Navigator Leveling Up RAW novel - chapter 44
< 띠링! >
+ [고소고발 Lv.1]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
뭐?
고자질을 해도 [고소고발] 스킬의 능력치가 올라간다고?
개꿀인데?
능력치가 올라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골치 아픈 표정을 짓고 있는 이희영 선장.
그는 두통이라도 생긴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더니 손을 들어 올려 옆머리를 툭툭 쳤다.
“그럼, 일항사가 실족한 이유가 술에 취했기 때문이라는 건가?”
“아마도 그런 것 같습니다.”
“…….”
“밀항자 말에 따르면 갑판위에서 비틀거리며 걷다가 난간에 올라 바다를 향해 소변을 누었다고 합니다.”
“뭐? 이런 미친 인간이 있나!”
“…….”
좀처럼 흥분하는 법이 없는 이희영 선장이 욕설이라니?
“아 내가 좀 흥분했네. 삼항사 계속 말하게.”
“네, 그러더니 갑자기 두 팔을 벌려 이렇게 외쳤다고 합니다.”
나는 두 팔을 벌리고 크게 외쳤다.
“I am King of the world(내가 세상의 왕이다)!”
“…….”
“…….”
“…….”
이희영 선장, 김호영 이등항해사, 조타수 조셉은 나의 열연에 감동한 탓인지 아무런 말도 잇지 못했다.
그들의 반응을 기다릴 여유가 없는 나는 황급히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는 일항사는 술에 취해 중심을 잃고 바다로 그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뭐?”
“……!”
김호영 이등항해사가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큰일이네. 일등항하사님은 수영을 못한다고 들었는데.”
“뭐? 수영을 못한다고?”
깜짝 놀란 이희영 선장.
“선원이 수영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런 사람이 간혹 있더라고요.”
내가 대답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슬그머니 내 눈을 피하는 조셉.
“허허허. 참. 별일이네.”
이희영 선장이 실소를 흘렸다. 나 때는 말이야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그런 표정.
“그래도 다행히 밀항자가 재빨리 구명 튜브를 던져줬다고 합니다. 밀항자 말로는 구명 튜브를 잡는 것 까지는 봤다고 하더군요. 그 뒤로는 떠내려가서 확인을 못했다고 합니다.”
“음. 그래도 밀항자라도 목격해서 다행이군.”
“네.”
“그런데 밀항자가 목격했다고?”
“네.”
“밀항자가 영어를 하던가?”
“……!”
선교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
깜빡했네. 실토하는 수밖에 없었다.
“미, 밀항자도 사람 목숨이 걸린 일이니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영어를 생각보다 잘하더군요.”
“그래? 그건 다행이군. 곧 그 사람의 정체를 밝힐 수도 있겠어.”
그때 이등항해사 김호영이 말했다.
“선장님! 해경에서 수색을 시작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예상되는 해류 방향에서부터 선박으로 수색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오! 그래 이항사, 수고했네.”
음, 해경 수색도 시작했고.
바다에 떨어진지 얼마 안됐다고 하니 금방 찾을 수 있겠지.
한 시름 놓을 수 있겠군.
‘그런데 이상하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불안감이 아니라 몹시 찝찝한 그런 기분?
압둘 무바라크가 보여준 사악한 미소가 머리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아! 혹시?’
< 띠링! >
+
<히든 퀘스트를 시작합니다.>
“지금 비너스호에는 익사 및 저체온증의 위험에 처한 선원이 있습니다. 당장 구출하세요!”
세부 퀘스트 : 구조
클리어 조건 : 위험에 처한 선원의 구조
제한시간 :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전까지
보상 : 명성 + 25, 호칭 [구조의 달인]
실패시 : ???
+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
“선장님!”
“음?”
“조셉을 데리고 갑판으로 나가서 선체를 한 바퀴 돌아보겠습니다.”
“선체를?”
“네 돌면서 쌍안경도 좀 보면서 찾아보겠습니다.”
“그래 알았네.”
“조셉 따라와!”
나는 빠르게 빠져나왔다. 그리고 압둘 무바라크가 알려준 일등항해사의 추락 지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십점 만점에 십점
– 선박 “M.V. 비너스”호 갑판 좌현 부분
“이쯤인가?”
나는 압둘 무바라크가 알려준 추락 지점으로 달려왔다.
갑판의 난간으로 올라가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집중해서 바다의 수면을 보기 시작했다.
관심법을 쓰는 궁예처럼.
뚫어져라 바다를 바라보니 작은 메시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항해술 Lv.1] 스킬을 사용합니다. 해류를 읽는 능력이 상승합니다. +
스킬이 사용되자 순간적으로 수면의 파도와 수중 조류의 움직임이 내 눈앞에서 시각적으로 해석되는 느낌이 들었다.
“오! 보인다 보여!”
스킬 덕분인지 조류의 흐름이 머릿속으로 자연스럽게 이해되고 있었다.
“조류는 강하지 않구나.”
고개를 조류가 흐르는 방향 끝부분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해경의 순시선이 원을 그리며 수색을 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음, 역시 해경은 조류 방향에서부터 수색해서 들어오는구나.’
두두두두두!
‘이 소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해경의 헬기도 수색을 시작한 모양이다
술 취한 놈 때문에 글로벌 민폐가 되어 버렸네.
다시 집중해서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조류의 방향대로라면…….’
음?
“조셉 따라와!”
나는 선수 쪽으로 빠르게 달렸다.
선수 쪽에 도착한 나는 난간 위로 튀어 올라갔다.
머리를 난간 밖으로 뺀 상태로 조셉을 향해 소리쳤다.
“조셉 도와줘!”
“네?”
“내 다리를 좀 잡아줘!”
조셉이 달려왔다.
“선수 밑이 잘 안보여서 말이야. 난간 밖으로 상체를 빼서 볼 테니 뒤에서 좀 잘 잡고 있어.”
“삼항사님 너무 위험해요!”
“괜찮아.”
내가 난간 밖으로 몸을 반쯤 빼냈다. 조셉은 뒤에서 내 다리를 잡고 버티는 중.
“어! 저건?”
정확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주황색 물체가 보이는 듯 했다.
파도 때문에 선박의 선수 부분이 들썩일 때면 선수 밑으로 주황색 물체가 살짝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건?
‘구명튜브다!’
갑판위로 내려서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브릿지, 삼항사입니다.”
“삼항사, 브릿지다. 선장님도 옆에 계신다.”
“아무래도 일항사를 발견한 거 같습니다. 멀리 떠내려가지 않고 선수 밑 부분에 아직 걸려 있는 것 같습니다.”
“뭐? 진짜야?”
“정확하진 않은데 주황색 튜브 같은 물체가 언뜻 보입니다.”
“다행이다! 잘했다.”
“빨리 구명보트를 내려주십시오.”
“그래. 기다리고 있어 사람들 보낼게.”
“혹시 모르니 제가 먼저 내려가 보겠습니다.”
“뭐? 무슨 소리야. 위험해 그냥 기다려.”
“일항사가 수영을 못하니 아마 패닉 상태에 있을 것 같아요. 혹시 모르니 제가 내려가 볼게요. 빨리 구명보트를 빨리 내려주세요.”
“야! 야!”
무전교신을 마친 나는 조셉을 보며 말했다.
“조셉 위에서 잘 지켜보고 있어.”
“……?”
나는 조셉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그리고 난간으로 뛰어 올라 두 팔을 벌리고 크게 세상을 향해 외쳤다.
“I am Shipping tycoon of the world!(내가 선박왕이다!)”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리는 다이빙 선수 같이 멋진 포즈로 바다를 향해 뛰었다.
“사, 삼항사님!”
조셉이 달려오며 크게 소리쳤다.
“삼항사 이 미친놈아!”
조셈이 나를 애틋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띠링!”
낙하하는 내 눈 앞으로 작은 메시지창이 떠올랐다.
+ 스킬 [인명구조 Lv.2.]를 사용합니다. 잠수, 수영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
매우 높은 높이에서 뛰어내렸지만 스킬덕분인지 두려움이 생기지 않았다.
풍덩!
아주 매끄럽게 물속으로 입수했다.
‘십점 만점에 십점!’
스킬 덕분인지 그야 말로 만점에 가까운 다이빙 스킬을 선보이는데 성공했다.
나는 물속에서 빠르게 몸을 빙글 돌려 수면 위로 올라왔다.
‘선수 쪽인데.’
주변을 둘러 선수 부분을 찾기 시작했다.
주황색 물체가 내 눈에 들어왔다. 선수의 중심선 부분에 걸려있는.
“저기구나.”
나는 빠르게 수영을 시작했다.
+ 스킬 [인명구조 Lv.2.]를 사용합니다. 잠수, 수영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
‘내가 바로 부산 영도의 펠프스다!’
스킬 덕분인지 매우 빠르게 물살을 가를 수 있었다.
“역시 여기 있었구나!”
선수 근처에 다가서자 구명튜브를 끼고 반쯤 실신해 있는 일등항해사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수의 중심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버티고 있는 김영 일등항해사.
그의 얼굴은 창백하다 못해 하얗게 질린 상태.
“일항사님! 일항사님!”
내가 김영 일등항해사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며 크게 소리쳤다.
김영 일등항해사가 귀신소리라도 목격한 사람처럼 주변을 급하게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여깁니다!”
내가 손을 흔들자 그가 나를 발견했다.
“제가 거기로 갈게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물살을 빠르게 갈랐다. 그의 곁으로 다가서며 물었다.
“일항사님! 괜찮으세요.”
“사, 사하앙사!”
김영 일등항해사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