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15
115화
“크아악!”
동굴에 거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나는 이달투드워프1과 2, 3을 데리고 다시 동굴로 입성했다.
동굴 입구를 지키던 다섯의 이달투는 마치 지난 어비스에서 고블린들이 내게 막무가내로 달려드는 것처럼 거친 기세를 뿜어내며 달려들었다.
‘뭐, 놈들이 달려들어 주면 나야 고맙지.’
이번에는 한 손에는 대나무 몽둥이를, 또 한 손에는 용의 뼈로 만든 검이다.
그리고 그 결과 두 마리는 목이 잘려 그 목이 바닥에 뒹굴고 있고, 두 마리는 쓰러져 기절한 상태다.
또 한 마리는 맞아 죽기 일보 직전이다. 내 뒤에 있는 이달투드워프1과 2는 기겁한 표정이었다. 물론 이달투를 죽인 것 때문에 기겁한 것은 아니었고, 내가 늑대를 몰살시킬 때 짓던 표정과 흡사했다.
한마디로 내 무위에 놀라 입이 쩍 벌어진 것이다.
퍽퍽! 퍽퍽!
“크아악!”
비명이 메아리친다.
-또 옵니다요! 이번에도 많습니다요!
배트맨이 초음파로 놈들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넓은 동굴 광장에서 달려오는 놈들에 대해 보고했다.
배트맨과 박쥐들은 제대로 옵저버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무래도 박쥐인 배트맨의 초음파가 더 정확하다 보니 치고 들어갈 때와 물러나야 할 테이밍을 정확하게 잡을 수 있다.
‘알았어!’
퍽퍽! 퍽퍽!
나는 배트맨에게 알았다고 초음파를 보내고 다시 매타작을 이어 갔다.
“너희는 기절한 두 놈들 끌고 나가서 나무에 묶어!”
“예?”
“나가서 덩굴로 묶어 놓으라고!”
“예, 예!”
넋이 나가 있던 이달투드워프1과 이달투드워프2가 쓰러진 이달투들을 한 놈씩 질질 끌고 동굴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눈치를 보던 이달투드워프3도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살…… 살려…… 줘…….”
이달투의 언어를 강탈하기 전까지는 괴성 비슷하게 들렸지만 지금은 똑똑하게 들린다.
“살고 싶어?”
내가 이달투의 말로 말하자 거의 죽기 일보 직전까지 맞고 있는 이달투가 기겁한 눈으로 나를 봤다.
‘때리는 것도 지치네.’
퍽퍽! 퍽퍽!
“아악! 그, 그만 때려! 그마아아안!”
-24/1,400
-테이밍 몬스터를 시도하시겠습니까?
“물론이지! 테이밍 몬스터!”
퍽!
“크악!”
그리고 반말을 한 게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마지막으로 한 대 더 쥐어박았다.
-테이밍 몬스터에 성공하였습니다.
-펫에게 이름이 필요합니다.
“앞으로 네 이름은 이달투드워프4다.”
이제부터 이달투들은 나에 의해서 이름과 인생이 바뀔 것이다.
이달투드워프1부터 시작해서 얼마까지 늘어날지 모른다.
“또 그놈일 거다. 이번에는 꼭 죽인다!”
“죽여야 한다!”
“귀찮아 죽겠다. 빨리 죽이자!”
“밤에 몇 번이나 뛰는 거야!”
동굴 입구로 뛰어오는 놈들이 소리를 지르고 짜증을 부리고 난리가 났다.
‘이제는 물러날 때다.’
나는 눈만 멀뚱거리고 있는 이달투드워프4을 봤다.
몬스터 테이밍 스킬에 의해 이달투는 이달투드워프4로 거듭났고, 그와 동시에 이달투드워프4의 전투력과 방어력, 그리고 각종 스텟들이 표시가 됐다.
“앞으로 나를 주인님이라고 불러.”
“예, 주인님!”
이달투드워프4가 대답하자마자 본진에서 몰려나온 이달투들이 도착해서 나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저기 있다! 저놈을 죽여!”
선두에서 뛰어오던 놈이 나를 발견하고 소리를 질렀다.
“너는 당장 동굴 밖으로 뛰어라.”
나는 바로 토끼 가죽 주머니에서 조약돌 하나를 꺼냈다.
“예!”
이달투드워프4로 거듭난 이달투는 내가 말하자마자 동굴 밖으로 뛰어나갔다.
“이쯤에서 임팩트를 줘야지…….”
나는 조약돌을 몇 번 들었다 놨다 하다 달려드는 무리의 선두에 선 놈에게 힘껏 던졌다.
슈우웅!
퍽!
“크아악!”
얼굴에 돌멩이에 맞은 놈이 앞으로 고꾸라졌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사악한 미소를 보여 주고 뒤로 천천히 물러났다.
“멈춰라!”
이달투 하나가 쓰러진 이달투를 넘어 앞으로 뛰어나가는 순간, 가장 뒤에 있던 이달투가 멈추라고 했다.
“왜요?”
“저놈, 이상하다. 더는 공격하지 마.”
“동료들이 많이 당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다. 우리를 동굴 밖으로 끌어내려는 것 같다.”
“그러니까 동굴 밖으로 나가기 전에 죽여야 합니다! 저 새끼는 꼭 죽여야 합니다!”
내가 이달투라도 나를 죽이고 싶을 것 같다.
귀찮을 정도로 동굴 입구에서만 깔짝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안 돼! 저놈 이상해!”
이달투 두목의 명령 때문인지 이달투들은 더는 나를 향해 달려들지 않았다.
‘이대로 나가면 동굴을 쉽게 점령할 수 있겠네.’
이달투 놈들은 내가 어떤 추가적인 계획이 있는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이이제이!
이달투로 이달투를 잡는다. 그리고 여자들을 받아 내서 복귀한다. 그게 내 계획이다. 그렇게 하면 바로 미션 클리어다.
* * *
동굴 입구 쪽 공터.
팍! 팍! 팍! 팍팍팍!
동굴을 공략한 지 사흘째. 그동안 이달투드워프의 수는 여덟 명으로 늘었다.
이달투에서 내 일꾼으로 거듭난 이달투드워프들이 주먹도끼를 들고 마치 미네랄에 달라붙은 SCV처럼 지름이 70센티미터나 되는 나무에 달라붙어 나무를 찍고 있었다.
“넘어간다아아아!”
이달투드워프 하나가 소리를 질렀다.
나무가 굵다고 하지만 저 나무 하나를 넘어트리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이제이를 해야겠지.’
쿠우웅!
이달투드워프들은 보잘 것 없는 근력과 형편없는 도구인 주먹도끼를 이용해 그저 근성으로, 또 나에 대한 충성심으로 나무를 쓰러트렸다.
그저 내가 시켰지만 무식할 정도로 우직한 행동이 대단했다. 아마 내가 이달투드워프였다면 절대 못 했을 것 같다.
“나무를 쓰러트렸습니다!”
이달투드워프1이 내게 달려와 보고를 하듯 말했다.
“흐음, 레벨이 좀 올랐네?”
“예, 모든 것이 주인님 덕분입니다!”
그러고는 씩 웃었다.
스스로 다른 이달투보다 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벌써 레벨이 10이네.’
레벨이 10이 되면 펫들도 홀로그램 창이 재구성된다.
-땅속에서일어서의 이달투드워프1
종족 : 호모사피엔스(땅속에서일어서의 추종자)
특성 : 땅속에서일어서를 신처럼 섬기는 자
레벨 : 10
생명력 : 3,000
근력 : 80
민첩 : 15
일머리 : 10
명성 : 1
공격력 : 10
방어력 : 25
노동력 : 20(+10)
이달투드워프1은 레벨 10이 됐고 완벽하게 홀로그램이 재구성이 됐다.
그리고 지혜 스텟이 사라지고 일머리라는 스텟이 생성됐다.
‘확실히 캭과는 다르네…….’
종족의 차이 때문인 것 같다.
한마디로 종특이 달라서 그렇다.
내게 테이밍을 당한 캭이나 끼옥과 다른 것이 있다면 일머리와 노동력이라는 스텟이 생성되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뚜따나 악어머리 부족에 남은 내 전사들도 이달투드워프나 캭, 끼옥과는 종족이 다르니 홀로그램이 재구성이 됐을 때 또 다른 스텟이 뜰 거라는 의미다.
“수고했다. 그럼 이제 방패를 만들어 보자.”
“방패라굽쇼?”
“그래, 장비를 갖춫면 제대로 공격한다.”
“예, 알겠습니다.”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는 새삼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세뇌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테이밍 몬스터는 세뇌한 것과는 다르지만 철저하게 복종한다는 점에서 보면 세뇌와 같았다.
‘방패를 만들고 제대로 공략해 보자.’
내 이달투드워프들에게도 방패를 만들어 줄 생각이다.
‘으음, 톱을 줄 것을 그랬나?’
씻지도 않는 놈들이 땀까지 흘리니 사방에 악취가 진동했다.
‘맞아, 내가 할 필요는 없지, 톱질을 좀 가르쳐 보자.’
이달투드워프1을 보며 씩 웃었다.
“잘 봐!”
나는 바로 대나무로 만든 무기 통에서 톱을 꺼냈다. 이런저런 무기들을 휴대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예, 주인님!”
“시범은 딱 한 번만 보여 준다.”
일꾼으로 쓸 이달투드워프들이 있으니 이제부터 내가 땀을 흘릴 필요가 없다.
“이 부분을 썰면 된다.”
손수 황송하게 톱질 시범을 보여 줬다.
슥삭! 슥삭!
“이렇게 썰면 된다. 알겠어?”
“예.”
이달투드워프 중에서도 1의 일머리 스텟이 가장 높다. 이달투드워프1이 이해를 못 하면 다른 이달투드워프들이 이해할 리가 없다.
“봤지? 한번 해 봐.”
“예.”
나는 쉴 틈도 주지 않고 바로 일을 시켰다.
왜냐고?
나는 원시시대의 악덕 업주니까.
그리고 여기서 세월만 죽이고 있을 수도 없다.
스삭! 슥삭!
“야! 지금 장난해? 삐뚤게 썰었잖아.”
내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이달투드워프1이 바로 겁을 집어먹었다.
톱질도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죄…… 죄송합니다. 이거, 엄청 어려운 것 같습니다.”
“대가리 박아! 황송하게 손수 시범까지 보여 줬는데 이 단순한 톱질을 못 해?”
나는 지금 사각 방패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자른 나무의 옆면을 쳐 낼 생각이다.
원형 방패를 만들 생각이면 김밥을 썰듯 톱질하면 되지만 사각 방패를 만들 생각이기에 나무를 사각형으로 잘라 내야 했다.
“예?”
“대가리 박으라고!”
“저…… 그건 또 어떻게 하는지…….”
원시시대고 이달투이니 대가리를 박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머리 땅에 댄다.”
“예.”
이달투가 바로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머리를 땅에 박았다.
“그 상태로 엉덩이를 들고 무릎을 펴.”
대가리 박아도 이렇게 설명을 해 줘야 했다.
그냥 시범을 보여 주면 간단하지만 내가 머리 박아를 하는 꼴이 되는 거라 설명만 하고 있다.
“으윽!”
“무릎 펴!”
내 명령에 이달투드워프1이 바들바들 떨면서 무릎을 폈다.
“손은 허리에 올려!”
이게 바로 제대로 된 대가리 박아다.
“으으윽!”
아픈 모양인지 이달투드워프1은 온몸을 뒤틀며 떨고 있었다.
“이게 바로 진정한 대가리 박아다. 알았어?”
내 옆에는 일곱이나 되는 이달투드워프들이 겁먹은 얼굴로 대가리 박아를 보고 있었다.
“뭐하고 있어? 너희들도 다 박아!”
“예?”
“지금부터 너희들은 일심동체다. 한 놈의 잘못은 모두의 잘못이다. 그러니까 다 대가리 박아!”
내 명령에 나머지 이달투드워프들도 모두 이달투드워프1의 자세를 보며 대가리를 박았다.
그렇게 30분이 지났다.
또 악취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을 보니 땀을 제대로 흘리고 있는 것 같다.
“일어서!”
내 명령에 이달투드워프 여덟이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헉헉! 헉헉!”
“다시 한 번 톱질 시범을 보여 줄 테니까 제대로 해라. 알았나?”
“예!”
마치 짠 것처럼 이달투드워프들은 동시에 외쳤고, 산맥에 함성이 우렁차게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