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53
153화
‘원시인이네.’
원시인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야수돌격대1이 자신들을 향해 으르렁거린 것 때문이 아니라 돌창에 맞았는데 끄떡도 없는 나를 보고 놀란 것 같았다.
“엎드려!”
일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는 순간이다.
“야, 도망쳐!”
카옥?
“싸우지 말고 그냥 도망가라고! 내일 여기서 다시 보자.”
야수돌격대1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나를 봤다.
“어서 엎드려!”
원시인 하나가 나를 향해서 소리를 쳤고, 원시인 전사들이 힘껏 돌창을 들었다.
‘던지겠다는 거네.’
이빨호랑이로부터 나를 구해 주려는 것 같다.
“엎드리라고! 이 멍청아!”
멀뚱거리고 서 있으니 원시인에게 멍청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냥 엎드려 주자.’
나는 바로 바닥에 엎드렸고, 그와 동시에 10개 정도의 창이 이빨호랑이인 야수돌격대1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슈웅! 슈슈슝!
이빨호랑이에게 날린 10개의 창이 모두 빗나갔다.
비록 테이밍이 되어 레벨이 1이지만, 그래도 이빨호랑이고, 성체다.
성체의 날렵함을 가진 놈에게 활이나 총처럼 빠르지 않은 돌창 정도는 우습게 피한 것이다.
카아악!
그리고 야수돌격대1은 자신을 공격한 원시인 전사들을 노려보며 크게 울고는 비호처럼 숲으로 방향을 틀어 사라졌다.
“뭐야?”
야수돌격대1이 자신들을 향해 달려들지 않고 사라지자 원시인 전사들이 더 황당한 눈으로 야수돌격대1이 사라진 숲을 훑었다.
‘이제 어쩌지?’
엎드린 상태에서 내게로 다가오는 원시인 전사들을 봤다.
‘눈빛이 좀 그래.’
덩굴로 된 밧줄을 들고 있다. 나를 구해 준 상황은 분명한데, 목적이 있는 것 같다.
‘이럴 때는 우선 튀는 것이 최고지.’
물론 저것들을 다 묵사발을 내 놓고 유유히 떠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고 살았으면 묶어.”
역시 뭔가가 있는 것 같다.
“예, 족장님! 그런데 저게 사람인지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불개미 방어구 세트를 착용하고 있기에 원시인 전사들의 눈에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저들이 본 사람들은 최소한 나처럼 이렇게 딱딱한 껍질을 뒤집어쓰고 있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확인해 보면 알겠지. 죽지 않았으면 다른 부족과 물물교환을 하면 된다.”
결국 나를 본의 아니게 구하게 된 목적은 노예 비슷한 것으로 팔아넘기기 위함이었다. 물론 이빨호랑이의 고기와 가죽을 얻기 위해 돌창을 던진 것일 수도 있었다.
“죽었나?”
원시인 전사 하나가 내 옆구리를 툭툭 찼다.
“……이상합니다. 발가락이 아플 정도로 엄청 딱딱합니다.”
“죽었냐?”
“모르겠습니다.”
“뒤집어 봐!”
놈이 나를 뒤집었고, 놈과 나의 눈이 마주쳤다.
퍽! 나는 힘 조절을 해서 놈의 면상에 주먹을 날렸다.
“으악!”
“점프!”
나는 점프를 시도했고 5미터 이상 날아오르듯 뛰어오르자 원시인 전사들이 당황했다.
척!
나는 근처에 있던 커다란 나무를 타고 등걸에 착지해 놈들을 봤다.
“으으윽!”
“저거……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불개미 방어구 세트를 착용하고 있으니 원시인들에게 사람 취급도 못 받고 있었다.
“저거, 아무리 봐도 쿵쾅이 새끼인 것 같습니다.”
“야, 이놈아, 쿵쾅이는 털이 있잖아! 도대체 저거 뭐야? 그리고 쿵쾅이는 나무를 저렇게 빠르게 못 타. 혹시 덩치가 큰 끼끼인가?”
나무에서 자신들을 내려다보는 나를 보고 원시인들은 둥글게 모이더니 토론을 하듯 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쿵쾅이는 뭐고 끼끼는 뭐지?’
나무를 잘 탄다는 말에 끼끼는 뭔지 짐작이 되었지만 쿵쾅이는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우선 잡아! 저 망할 것이 호랑이 부족 전사를 공격했다. 무조건 잡아서 죽여!”
“예, 아쿤 님.”
“돌창을 던져라!”
“저것을 죽여라-!”
졸지에 사람 취급도 못 받고 사냥감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나중에 보자.’
원래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법이다. 그리고 이 거대한 산맥에 살아가는 부족 중 하나를 알게 됐다.
‘좋은 정보였다고 치자.’
나는 바로 날렵한 원숭이처럼 가지와 가지를 뛰어넘으며 야수돌격대1이 사라진 방향으로 쏜살같이 달려갔고, 원시인 전사들은 따라갈 생각도 못 한 채 멍한 표정만을 지으며 내가 사라진 곳을 바라볼 뿐이었다.
* * *
“으음…….”
악어머리 족장은 자신의 초막 안에서 늑대발톱이 준 담배통을 만지작거렸다.
담배통 안에는 늑대발톱에게서 받은 담배는 단 하나만 남아 있었다.
“왜 그러세요?”
“휴우…… 이제 한 막대기 남았다. 쯧.”
담배는 중독성이 강하다. 그리고 악어머리 족장은 담배에 중독된 상태였다.
“예?”
이빨이 악어머리 족장을 유심히 봤다.
“제기랄, 이게 하나밖에 안 남았어…….”
악어머리 족장은 삶의 낙을 잃은 듯 허망한 표정을 지으며 연신 담배통을 내려다봤다.
제대로 골초가 된 악어머리 족장이었다.
“또 구하시면 되잖아요?”
옆에서 시중을 들고 있는 여자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그런데 말이야…… 정말 이게 마지막일까?”
악어머리 족장은 늑대발톱을 떠올렸다.
“예?”
“늑대발톱이 내게 마지막이라고 했거든.”
“설마 마지막으로 남은 것을 줬겠어요? 분명 하늘 부족에 또 있을 거예요.”
“그래, 그렇겠지?”
악어머리 족장은 묘한 미소를 보였다.
“이빨! 이빨!”
악어머리 족장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이빨을 불렀다.
“예, 족장님!”
이빨이 악어머리 족장의 초막으로 들어섰다.
그는 악어머리 족장의 옆에 여자들이 있는 것을 한번 훑어보더니 무릎을 꿇고 앉았다.
“편히 앉아라.”
“예.”
편히 앉으라는 말에 이빨이 다리를 풀고 앉았다.
“하늘 부족에 좀 다녀와야겠다.”
“물소 고기를 가져다주는 겁니까?”
얼마 전에도 땅속에서일어서에게 물소 고기를 가져다주겠다고 악어머리 족장이 했던 말이 떠오르는 이빨이었다.
“그래, 땅속에서일어서에게 물소 고기를 가져다 줘라.”
“예, 족장님!”
“그리고 가서 담배를 받아 와라.”
“주는 것이 아니라 물물교환입니까?”
“뭐든 상관없으니까 반드시 받아 와라. 이걸 못 피우니 기분이 이상해. 묘하군, 불안하면서도 답답하다 해야 하나…….”
우르르 쾅쾅! 콰콰쾅!
그때, 하늘에서 천둥이 쳤다.
“기분이 묘하다고요? 흠…… 그냥 비가 와서 기분이 그런 것이 아닐까요?”
“그건 모르겠고, 가서 담배를 받아 와라! 분명 늑대발톱은 더 가지고 있을 거다. 그리고 땅속에서일어서가 어떻게 사는지도 좀 보고.”
“예, 알겠습니다.”
악어머리 족장은 담배도 필요했지만 땅속에서일어서가 어떤 방식으로 부족을 키우고 있는지도 궁금했다.
“바로 가라!”
“하지만 지금은 비가 계속 오는 날입니다. 비가 오면 전사들도 쉽게 지칩니다. 물소가 죽을 수도 있습니다.”
장마철을 말하는 것 같다.
“끙…… 그렇지, 젠장!”
악어머리 족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비가 계속 오는 날이 끝나면 가라.”
“예, 족장님!”
* * *
우르르 쾅쾅! 우르르 쾅쾅!
동굴 밖으로 비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처음 장마가 시작되었을 때보다는 적게 내리고 있었고, 장마철이 거의 끝나 가는 것을 알리는 듯했다. 그리고 이 장마가 끝이 나면 무더운 여름이 찾아올 것 같다.
“어서어서 빗물을 받아라!”
할머니가 동굴로 모인 아이들에게 지시를 했다.
“예, 주술사 할머니!”
빗물을 받으면 멀리 있는 강가까지 물을 뜨러 갈 필요가 없다.
아이들은 빗물로 가득 찬 대나무 통을 동굴 안으로 가져다 놓고, 빈 대나무 통을 들고 동굴 밖으로 나가 빗물을 받기를 계속했다.
“어머니! 이제 빗물을 받을 필요가 없어요. 우물이 있잖아요.”
“아, 그렇지! 땅속에서일어서 족장이 우물을 4개나 파 줬구나. 덕분에 우리 하늘 부족은 이제 물 걱정 없이 살지.”
“그렇죠. 어머님.”
“애들아! 비 맞으면 머리벌레 생긴다. 어서 들어와!”
“예, 주술사 할머니!”
“비가 와서 그런지 으스스하구나, 불을 더 크게 피워라.”
동굴 안에서 일어나는 살림살이에 대해서는 대부분 제비꽃이 주관한다.
사실 이런 일은 족장의 짝인 큰어미가 해야 할 일이지만 아직까지 연꽃은 미흡한 부분이 많았고, 그 때문에 제비꽃은 그녀가 큰어미가 될 수 있게 이것저것 가르치고 있다.
“예, 할머니!”
연꽃이 땔감 창고로 가서 땔감을 가지고 와서 여기저기에 피워놓은 모닥불에 넣었다.
“그런 일은 이제 네가 직접 할 필요 없겠구나. 아이들을 시키려무나.”
제비꽃이 직접 땔감을 가지고 온 연꽃에게 말했다.
“……예.”
“큰어미는 어떻게 일을 시킬지 잘 생각해야 한다. 알았니? 연꽃아.”
“예, 언…… 아니, 제비꽃 님!”
“그래, 맞다. 나는 네 언니이기도 하지만 제비꽃이야. 그리고 너는 내 동생이지만 이 하늘 부족의 큰어미지. 그리고 곧 네가 나처럼 모든 것을 시키게 될 거야. 알았지?”
“예.”
정말 제대로 훈육을 하실 모양이다. 참 묘한 고부 관계가 분명했다.
슥삭! 슥삭!
나는 동굴 입구에서 쏟아지는 비를 감상하면서 손재주 스킬을 이용해 남은 상아로 상아 비녀를 만들고 있다.
‘어머니에게도 하나 만들어 드려야지.’
제비꽃은 난생처음 보는 상아 비녀가 연꽃의 머리에 꽂혀 있는 것을 보고 부러운 눈빛을 지었다. 그리고 그것을 내가 만들어 줬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 눈빛이 한층 더 강렬해졌다.
‘할머니도 만들어 드려야 하고…….’
모름지기 경영의 기본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다.
수신은 열심히 시간이 날 때마다 하고 있으니 이제는 제가를 할 때다. 그리고 내 부족이 성장을 하면 평천하를 이룰 생각이고, 그렇게 되면 레드와 제대로 붙어 볼 참이다.
‘놈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놈이 어디에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으니까.’
사이네, 아니, 빛에게 들은 것을 토대로 레드가 있다는 곳을 향해 옵저버 결사대를 구성해서 보냈고, 스무 마리 중 여섯 마리만 돌아왔다.
옵저버 결사대는 내게 레드의 용 부족 부락의 위치를 알려 줬지만 상세하지 않은 정보였고, 내 눈으로 직접 본 것이 아니다. 부족이 좀 더 성장을 하면 정찰을 나갈 생각이다.
슥삭! 슥삭!
천부의 검을 뽑아 톱의 끝부분을 잘라 내어 그 조각으로 작은 단도를 만들었다.
그 크기는 일반적으로 쓰는 단도에 비해 굉장히 작았지만 무척이나 날카로웠다. 그리고 그것을 작은 대나무 대에 홈을 파서 끼워 넣은 후 줄로 감았다.
한마디로 조각칼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만든 조각칼로 제비꽃에게 줄 상아 비녀를 만들기 시작했다.
-뼈송곳(중급)
상아로 만들어진 송곳.
찌르기 공격에 특출한 효과가 있는 무기다.
공격력 : 100
완성했다. 그리고 빠르게 손재주 스킬을 이용해서 할머니의 것도 만들어서 먼저 할머니에게 드렸다.
“이게 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