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161
161화
“예, 알겠습니다. 주인님!”
“이것들만 따로 주워서 수레 하나에 담아.”
“이것들만 말입니까?”
“그래, 가능하면 이걸로 수레를 다 채웠으면 좋겠군.”
겨울에 먹을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나왔다. 그러니 당장 먹을 것을 것보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것을 가지고 가는 것이 좋다.
‘머니까…….’
하늘 부족이 있는 대나무 숲과 이곳까지는 제법 거리가 되니 이달투드워프들과 여자들만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최소한 캭이라도 붙여서 보내야 할 것 같다.
‘먹을 것이 많은 곳에 위험한 놈들도 많다.’
소금 바위에 진을 치고 사는 거대 불곰도 있으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이것들만 골라서 따로 모으겠습니다.”
끼끼끼! 끼끼끼!
그때 원숭이들이 순간이지만 얼음처럼 굳어졌다가 다시 나뭇가지를 뛰어다니며 발광을 하기 시작했다.
뭔가 경계를 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했지만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발광처럼 보였다.
-주, 주인님! 털이 검은 놈들이 몰려옵니다요!
그때 경계를 서고 있는 배트맨이 초음파 소통으로 내게 보고를 했다.
‘검은 털?’
-으음…… 사람인가? 아니, 이달투랑도 비슷하게 생겼습니다요. 어? 아니, 끼끼처럼 생긴 것 같기도 합니다요!
배트맨의 보고에 주변을 살폈다.
‘여기선 안 보이는데…… 얼마나 되지?’
-음…… 잘 모르지만 엄청 많습니다요!
끼끼! 끼끼끼!
지금 보니 원숭이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윽고 지금 있는 곳보다 더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원숭이들이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나무 꼭대기 가지가 주렁주렁 과일이 달린 것처럼 축 늘어지기 시작했다.
“모두 한곳으로 모여! 어서어서 움직여!”
내 외침에 담배를 피우고 있던 늑대발톱도 원숭이들의 행동을 보고 인상을 찡그리며 주변을 살폈다.
여자들은 지금 과일을 줍느라 이곳저곳 사방으로 흩어져 있다.
“왜요?”
모래사장의 모래처럼 사방에 널려 있는 과일을 줍느라 신이 난 여자들이 내게 물었다.
“설명할 시간이 없다! 어서 수레가 있는 곳으로 모여!”
원숭이들이 경계를 하는 것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마 원숭이들을 잡아먹는 포식자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에게도 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달투드워프들, 장대를 가지고 와!”
“예, 주인님!”
과일을 따기 위해 가지고 온 장대를 사선으로 베면 죽창이 된다.
서걱! 서걱!
나는 빠르게 장대의 뒷부분을 사선으로 잘라서 죽창을 만들었다.
“왜 그래?”
늑대발톱이 내게 물었다.
“뭔가 오고 있어요.”
“으음…….”
늑대발톱이 신음 소리를 흘렸다.
‘혹시 그놈들이 쿵쾅이라고 했던 것들인가?’
쿵쾅의 정체가 고릴라라면 과일을 먹기 위해서 온 것이니 크게 걱정할 것 없다.
고릴라는 의외로 겁이 많은 동물로 자극을 주지 않으면 먼저 공격받을 일은 없다.
그리고 땅에 떨어진 과일은 많으니 서로 나눠 먹으면 된다.
하지만 무리를 지어서 다니는 침팬지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침팬지들은 주로 과일을 주식으로 먹지만 흰개미 등도 먹는 잡식성 동물이다.
보통 흰개미들을 먹어 우습게 보기 쉽지만 흰개미뿐만 아니라 자기보다 작은 동물들은 눈에 보이는 족족 사냥하는 놈들이다.
고기에 대한 열망이 대단히 강한 놈들이다. 자신보다 작은 원숭이들을 잡아먹는 것은 일상이고, 자신보다 크더라도 영악하게 새끼만을 낚아채 잡아먹기도 하는 놈들이다.
전 어비스에서는 자신의 영역에 들어온 인간들을 협공해 죽이고 고기를 먹는 것을 보기도 했다.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이다.
후후후! 후후후!
불길한 예감은 항상 적중한다.
후후후! 후훡! 쿵쾅! 쿵쾅!
요란한 소리를 내며 풍성한 검은 털을 흩날리는 스무 마리 정도의 거대한 침팬지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놈들은 자신을 가슴을 마구 두드리며 위협하는 행동을 보였는데, 고릴라와 침팬지의 습성이 있는 놈들처럼 보였다.
‘괜히 캭을 풀어 줬어.’
캭도 사냥을 해야 할 것 같아서 풀어 줬다.
아마 캭이 있었다면 저렇게 몰려들지는 않았을 것 같다. 이건 완벽한 내 실수다.
그리고 놈들도 우리를 보고 놀란 것 같다. 그러면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놈들이 지금 보는 것들은 우리들의 뒤에 모여 있는 여자들이었다. 하지만 그 눈빛이 과거 이달투와는 또 다른 눈빛이다.
이달투들이야 짝짓기를 위해서 여자들을 잡아갔지만, 저놈들은 여자들을 먹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여자들은 모두 수레 안으로 들어가! 어서!”
내 외침에 여자들이 수레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꺄아악! 꺄아악!”
여기저기서 놀란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수레 쪽으로 뛰어왔다.
후훠후! 후훠훡!
그 모습을 보고 침팬지들이 흥분했는지 더 강하게 자기 가슴을 치며 괴성을 질렀다.
끼끼! 끼끼!
나무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 끼끼 원숭이들은 잔뜩 겁에 질린 듯 조용하게 울고 있었다. 아마도 침팬지들은 원래 저 원숭이들을 잡아먹으러 왔을 것이다.
하지만 원숭이들은 나무 위에 있고, 침팬지들도 나무를 잘 타지만 여기 있는 놈들은 몸집이 크다. 그런 만큼 무겁기도 하고, 이전 어비스나 현대에서 본 침팬지들만큼 나무를 잘 타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대신 땅에 있는 우리를 보고 먹잇감을 바꾼 것 같다.
“망할 것들!”
큰바위가 투구만 쓰고 죽창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섰다.
‘시팔! 정말 어이가 없네.’
원숭이들과 돌을 주고 과일을 받는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침팬지 무리와 싸워야 할 판이다.
침팬지들은 절대 강한 존재에게는 덤벼들지 않는다. 대신 약하다고 판단하면 곧장 덤벼든다.
지금 놈들은 우리를 먹잇감을 보는 눈빛으로 보고 있다. 난생처음 보는 사람이라서 덤벼들지는 않고 있지만 당장에라도 덤벼들 것 같다.
그것을 보고 놈들이 영악하고 사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덩치가 내가 아는 것의 2배 정도 크군.’
역시 원시시대에는 뭐든 다 크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놈들이 쉽게 덤벼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후우!
쾅쾅!
보통 처음 무언가를 보는 경우에는 호기심을 보이거나 물러나는 것이 보통인데, 우리가 우습게 보이는 모양이다.
‘딱 우리 정도의 크기네.’
하지만 그것도 놈들이 완전히 직립보행에 익숙지 않은 듯 구부정하게 허리를 숙이고, 다리를 반쯤 접고 있어서 그래 보이는 것이다. 아마 허리와 다리를 쫙 피면 우리보다 훨씬 더 클 것이다.
마치 우리를 위협하듯 놈들은 계속해서 가슴을 두드리고 있었다.
쿵쿵! 쿵쿵!
후후후!
그리고 발도 구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주위만 맴돌고 있다. 자신들 쪽으로 우리의 시선을 집중시키려는 것 같다.
‘교란 작전이다.’
놈들의 목표는 더 약한 암컷, 즉 여자들이다.
어느 순간 침팬지들은 가슴을 치는 것을 멈추고 우리를 향해 달려들었다. 나는 수레 주변에 모여 덜덜 떨고만 있는 여자들을 봤다.
“활!”
나는 이달투드워프2에게 바로 활을 달라고 했고, 이달투드워프2는 다급하게 내게 활과 활통을 건넸다.
“족장님, 놈들이 여자들을 공격하려 해요!”
빛도 놈들의 의도를 알아챈 듯 소리를 지르고는 나무 옆에 놔둔 활 쪽으로 뛰었다.
우우우! 캬아악!
나는 재빠르게 시위를 당기고 가장 앞에서 달리는 침팬지를 향해 화살을 날렸다. 그리고 화살은 여자 쪽으로 달리던 침팬지의 목에 박혔다.
-치명적인 일격이 터졌습니다.
그리고 바로 빛과 연꽃도 활을 들고 침팬지를 향해 쏘기 시작했다.
슛슛!
두 발의 화살이 날았고 침팬지에게 명중했다.
후훡! 후훠워!
동족이 쓰러지는 것을 보고 침팬지들이 화가 난 듯 더 큰 괴성을 질렀다.
“이 망할 것들!”
큰바위가 힘껏 침팬지를 향해 죽창을 던졌다.
슈우웅!
죽창에 맞은 침팬지는 죽창에 꿰뚫린 채로 쭈욱 뒤로 날아가 나무에 박혔고, 죽창의 충격 때문에 나무에서 과일들이 우두두 떨어졌다.
후후후! 꺄악! 꺄악!
침팬지들은 놀란 것 같다. 이렇게 자신들의 급습을 빠르게 대처한 존재들은 없었던 모양이다.
이제 침팬지들은 쉽게 덤벼들지 못할 것이다.
저놈들은 오판을 제대로 한 것이다.
아마 저놈들에게도 우두머리가 있을 것이고, 자신보다 작거나 비슷한 크기의 우리를 보고 자신들이 숫자가 더 많다는 생각에 겁도 없이 덤벼들었을 것이다.
이래서 한 무리의 우두머리는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한다. 아니면 이렇게 무리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
“감히 우릴 공격하다니, 죽을 각오를 해라!”
나는 뒤로 주춤 물러난 놈들을 노리고 활시위를 놨고, 내 살기가 담긴 화살은 침팬지를 향해 빠르게 날아가 박혔다.
컥!
내 화살이 이마에 그대로 박힌 침팬지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쓰러져 죽었다.
침팬지들은 쓰러진 동료를 돌아보고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캬아아악!
그때, 뒷걸음질을 치는 침팬지의 뒤에서 거대한 이빨호랑이인 야수돌격대1이 달려와 퇴로를 막았다.
캬아아악!
그 포효에 침팬지들은 마치 돌처럼 뻣뻣하게 굳은 듯 반응조차 못 하고 멈춰 서고 말았다.
야수돌격대1은 바로 자신의 앞에 있는 침팬지를 앞발로 후려쳐 즉사시키고 다른 놈의 목을 물어뜯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놈은 단번에 머리와 몸통이 분리되었고, 야수돌격대1은 곧바로 죽은 침팬지를 뱉어내고 다른 침팬지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캬아악!
그리고 여자들의 비명 소리를 듣고 나타난 캭이 야수돌격대1을 보고 잠시 놀랐다가 야수돌격대1을 따라 침팬지들을 죽였다.
순식간에 두 마리의 이빨호랑이가 서른 마리에 가까운 침팬지들을 죽였다.
살아남은 몇몇 침팬지들은 이제 도망치기 급급했다. 어느 순간 팀워크를 이룬 두 마리의 이빨호랑이가 도망치기 시작한 침팬지들을 몰아서 죽이기 시작했다.
‘저놈 참, 엄청나네.’
대단한 전투력이 분명했다. 그리고 캭과 야수돌격대1이 마음이 꽤나 잘 맞는 것처럼 보였다.
‘저러다가 통하려나?’
캭과 야수돌격대가 암수라면 자연스럽게 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긴장된 상황은 빠르게 해소됐다. 지금 이곳에서 우리를 위협하던 침팬지는 한 놈도 남김없이 몰살당했고, 침팬지 사체들만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캭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
‘저게 저런 면도 있었네.’
캭은 자신이 죽인 침팬지를 야수돌격대1에게 물고 가 앞에 놨다.
마치 구애를 하는 것 같다.
‘얼씨구? 다 컸네.’
캭은 수컷이다. 그렇다면 야수돌격대1은 암컷일 것이다.
“야, 캭!”
캬아옥!
보통 이렇게 부르면 애교가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데, 여자 앞이라고 제법 근엄하게 울었다.
“쟤랑 저쪽 가서 놀아라. 그전에 흉측한 것들을 싹 다 치우고.”
캬악!
알았다는 듯 캭이 씩 웃음을 짓고는 한 번 울었다. 이윽고 캭과 야수돌격대1이 침팬지 사체 몇 개를 물고 사라졌고, 이달투드워프들이 침팬지의 사체를 한곳으로 치우기 시작했다.
“이제 다시 일을 해라!”
수레 안에서 두려움에 덜덜 떨고만 있던 여자들이 진정된 듯 하나둘 고개를 끄덕이고는 수레에서 내려와 과일을 줍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