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237
237화
땅속에서일어서의 부족 앞.
이달투드워프15의 아내가 된 예쁜코는 간단한 가내수공업을 할 때는 조장 역할을 하는 여자다.
“만들라고 하신 대로 다 만들었습니다.”
십여 명의 여자들 앞에서 서서 땅속에서일어서에게 보고했다.
“어디 보자…….”
“여기 있습니다.”
예쁜코가 공손히 내게 작은 줄이 묶인 작은 대나무 통을 내밀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지.’
노가다만큼 펫들의 레벨을 빠르게 상승시키는 것도 없다.
‘공군들이 끼옥의 반만 되어 줘도…….’
나는 강력한 공격 옵션 하나를 가지는 것이다.
‘전랑대가 전격전으로 이빨호랑이 부족 목책을 뛰어넘어서 공격하면서 동시에 하늘에서 공격하면!’
이빨호랑이 부족을 간단히 전멸시킬 수 있다.
“수고했구나. 잘 만들었다.”
예쁜코와 여자들이 만든 것은 모래주머니 대용이다. 어제 테이밍을 한 200마리의 공군의 발목에 채울 것으로, 이것으로 시작해서 레벨 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물론 끼옥의 능력에 반절이라도 미치려면 꽤 시간이 걸리겠지만 당장 아예 못 쓸 정도로 부실한 것도 아니다.
‘근력만 조금 더 높이면 충분하지!’
공군들의 근력을 내가 생각하는 만큼만 높이고 전랑대인 백색 늑대들에 이달투드워프들이 모두 올라탈 수 있다면 그때가 바로 호랑이부족을 공격하는 날이 될 것이다.
“모래를 꽉꽉 채워 넣었습니다.”
“잘했다.”
“그런데 족장님, 이건 어디에다 쓰시려는 겁니까?”
“운동.”
“예?”
예쁜코는 내가 한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곧 알게 될 것이다. 자신이 만든 모래주머니 대용품을 공군들의 발목에 착용시키는 것까지 해야 하니까.
“하늘에 뭐가 보여?”
내 물음에 예쁜코와 여자들이 하늘을 봤다.
“하늘에는…… 까만새가 보입니다. 그런데 저렇게 많은 것은 처음 봐요.”
원시인들은 까마귀를 까만새라고 불렀다.
“우리 편이다.”
“캭 님처럼 말입니까?”
짐승인 캭이 부족 사람들에게 존칭을 받고 있다는 것이 어이가 없지만, 어떤 면에서 캭은 나보다 더 무서운 존재로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은 나도 알았다.
“공군-!”
나는 하늘을 보며 내 주위를 맴돌고 있는 까마귀 떼, 아니, 공군들을 불렀고 그 순간 내 머리 위를 맴돌던 까마귀들이 나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이빨호랑이 부족을 칠 모든 준비가 갖춰지고 있었다.
“내게 와라!”
그 순간 정어리 떼처럼 한 덩어리로 뭉쳐 하늘을 빙빙 돌고만 있던 200마리의 공군이 빠르게 공터에 내려앉았다.
기백에 이르는 까마귀들이 공터에 내려앉아 내 쪽을 노려다 보는 모습은 기묘하게 섬뜩하면서도 장관이었다.
“내가 하는 걸 잘 봐라.”
“……예, 족장님!”
예쁜코도 흠칫했는지 숨을 집어삼킨 채 내 말에 간신히 대답했고, 나는 바로 공군1의 발목에 모래가 든 주머니를 각각 하나씩 달았다.
-땅속에서일어서의 공군1
종족 : 몬스터(까마귀)
레벨 : 10
특성 : 따르는 자.
생명력 : 300
근력 : 60
민첩 : 6,000
지혜 : 25
명성 : 1
공격력 : 30
방어력 : 15
어제보다 레벨이 10이나 상승했다. 그리고 다른 스텟들까지 불규칙적으로 상승했고 놀랍게도 지혜 수치가 25까지 상승했다.
‘까마귀가 영리하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어.’
이 상태라면 순조로이 성장했을 때 내가 펼칠 전술을 제법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묶는 거다. 어떻게 묶는지는 기억할 수 있겠지?”
“예. 알겠습니다.”
“그럼 남은 애들까지 다 묶어.”
“예, 족장님!”
레벨이 10까지 상승해서 그런지 까마귀로 구성된 공군들은 거의 다 자란 거위만 한 크기가 되었다.
‘끼옥도 처음에는 작았지.’
하지만 레벨이 높아질수록 그 덩치는 어마무시하게 커졌고, 날개를 폈을 때는 거의 3미터 이상이 됐다.
‘그나저나 공군 대장은 왜 안 오는 거야?’
저것들을 부릴 공군 대장은 누가 뭐라고 해도 끼옥이다.
캭이 맹수돌격대의 대장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캭이 훈련시키는 불곰들한테도 가봐야겠어.’
나는 지금 부족의 팽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만간 하늘 부족은 이 산맥을 장악하는 거대한 부족이 될 것이다. 이빨호랑이 부족을 멸족하는 그 날.
“족장님!”
그때 가시꽃이 조심스럽게 내게 다가오더니 머리를 조아렸다.
“그래, 이제 되었어?”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하지만…….”
“차돌을 보고 싶은 모양이구나.”
“제, 제 아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시는군요.”
가시꽃은 감격한 듯 나를 봤다.
“너와 한 약속이 있으니까. 그래, 어디 실력을 보자.”
“예?”
“덤벼!”
내 말에 가시꽃이 살짝 당황한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내게 실력을 인정받아야 악어머리 부족으로 떠나 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눈빛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예. 가겠습니다.”
그 순간, 가시꽃의 눈빛이 암표범처럼 매섭게 변했다.
* * *
이달투드워프들 중 10명은 늑대발톱과 함께 전랑대 탑승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하지만 땅속에서일어서가 아직 박차와 안장을 만들어주지 않았기에 백색 늑대들을 타는 것이 아니라 간신히 매달려 끌려가는 수준에 머물렀다.
두두두! 두두두!
쿵!
“으, 으허억?”
이달투드워프3은 백색 늑대의 털을 바짝 쥐고 있었지만 백색 늑대가 달릴 때마다 들썩이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떨어져 나갔다.
순간 백색 늑대는 급브레이크를 밟듯 멈춰 서더니 하늘 위로 날아간 이달투드워프3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봤다. 그러다가 떨어진 그의 목덜미를 살짝 물고는 등 뒤로 던졌고, 그가 허둥지둥하며 털을 다시 쥐자마자 다시 무리를 향해 뛰어갔다.
“크으윽!”
전랑대의 선두에서 달리고 있는 늑대발톱은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그나마 수월하게 백색 늑대를 타고 달리고 있었지만, 그 또한 절대 능숙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늑대발톱 역시 타고 달린다기보다는 매달려서 딸려간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멈, 멈춰!”
그 순간 백색 늑대가 완전히 멈춰 섰다.
“크악!”
관성의 법칙을 이기지 못한 늑대발톱은 그대로 백색 늑대1을 앞서 앞으로 날아갔다. 그 모습이 익숙하다는 듯이 백색 늑대는 그의 옷자락을 물고는 다시 등 뒤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이래서는 안 된다고 훈계하듯 늑대발톱을 향해 돌아본 채 한 번 크게 짖었다.
“어떻게 이걸 타라는 거야? 족장님께서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땅속에서일어서가 캭을 타고 달리는 모습을 꽤 많이 봤지만 그건 족장이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휴, 그래도 다시 시작한다.”
“아이고, 허리야!”
“여기까지 오는데 몇 번이나 떨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나 그냥 풀 베고 싶다. 그럼 안 됩니까?”
이달투드워프들은 백색 늑대를 타는 것이 한마디로 죽을 맛이었고, 30명 중 자신들이 차출됐다는 것이 한없이 서럽기만 했다.
“일하는 것이 제일 편해.”
“그러니까. 목책을 세우고 풀을 베는 것이 제일 편해.”
기마병으로 차출된 이달투드워프들은 푸념했다. 아이들을 이끌고 풀을 베고 비지땀을 흘리며 일하는 자들과 강가 목책을 세우는 자들,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라는 명을 받고 일하는 단단히를 부러워했다.
“군소리하지 마라! 족장님께서 다 생각이 있으셔서 우리에게 명령하신 거다.”
늑대발톱이 이달투드워프들의 말로 그들을 다그쳤다. 이제 늑대발톱은 이달투드워프의 말을 어느 정도 이상 알아들을 수 있고, 말도 할 수 있었다.
“허리가 부러질 것 같습니다.”
“어떻게든 백색 늑대들의 갈기를 꽉 잡고 매달려라. 그리고 중심을 잡으라고.”
물론 늑대발톱 역시 이달투드워프들에 비하면 능숙하게 탄다고 해도 아직까지 중심을 잡는 것까지는 못하고 있었다.
“우린 한 손으로 긴 창을 들고 달려야 한다고 하셨다. 한 손만으로 백색 늑대를 타고 달릴 정도까지는 되어야 한다.”
땅속에서일어서는 백색 늑대와 이달투드워프들로 구성된 전랑대를 중세 시대의 기마대처럼 쓸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너희들이 백색 늑대를 자유자재로 타게 된다면 너희 짝을 구해 주기 위한 전쟁을 시작하신다고 하셨다.”
그것은 다시 말해 이빨호랑이 부족을 공격한다는 의미라는 것을 누구보다 이달투드워프들이 잘 알고 있었다.
“예, 알겠습니다. 허리가 부러져도 타겠습니다.”
수컷들에게 가장 큰 본능은 종족 번식이다. 그리고 이달투드워프들은 그 어떤 현생인류보다 성욕이 왕성했다.
몇몇 짝이 있는 이달투드워프들처럼 자신들도 곧 짝이 생길 거라는 생각을 하자 이달투드워프들은 하나같이 허리가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백색 늑대를 능숙하게 타겠다고 다짐했다.
“다시 하자. 이제 고작 하루가 지났다. 며칠만 더 타면 족장님처럼 잘 타게 될 거야.”
“예, 늑대발톱 님!”
“해 보자!”
“짝을 만드는 일이다!”
“하자!”
다시 한 번 이달투드워프들이 의욕을 불태웠다. 다시 백색 늑대들은 이달투드워프와 늑대발톱을 등에 태우고 달렸다.
‘땅속에서일어서 족장이 편하게 탈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주신다고 했다.’
늑대발톱은 땅속에서일어서가 어떤 도구를 만들지는 모르지만, 그 도구만 있다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타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도구 없이 어떻게든 백색 늑대의 등에 타야만 했기에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었지만 백색 늑대의 갈기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크허어어엉!”
마치 그것이 신호였는지 백색 늑대가 힘차게 울부짖고는 다시 빠르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기마술이 발달하지 않은 원시시대에서 탈것의 등장은 중세 시대에 전차가 나타난 것과 같다.
땅속에서일어서는 엄청난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 * *
이달투드워프5와 15, 그리고 땅속에서일어서의 부족 아이들은 낫을 들고 죽을힘을 다해 강가 아래의 초지에 무성히 나 있는 풀을 베고 있었다. 낫은 잔치 때 잡아먹은 야크의 갈비뼈를 갈아 만든 뼈 낫이었다.
“어서어서 해! 서둘러야 한다!”
이달투드워프5가 그나마 현생인류의 언어에 능숙하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서툰 말로 아이들을 재촉했다.
“조금만 쉬었다 해요. 힘들어 죽겠어요.”
놀라운 것은 아이들은 거의 능숙하게 이달투드워프들의 말을 구사하고 있었다.
원래부터 어린아이들의 언어습득 능력이 뛰어나서 그런지 그럭저럭 노동에 대한 언어 구사는 무리 없이 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오늘 먹일 것은 다된 거 아닌가요?”
아이 하나가 이달투드워프5에게 물었다.
“그렇게 보이기는 하는데, 놈들의 먹성이 워낙 좋아서.”
“그러게요. 조금만 덜 먹으면 안 되나, 에휴…….”
목장에 들어선 야크들의 수가 오백이 넘다 보니 그들이 먹을 풀을 베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힘들어도 열심히 하자! 이제 고기는 배불리 먹을 수 있어.”
문제는 종일 풀을 베어도 고작 하루하루 간신히 먹일 양을 베는 수준이었다는 거다.
“족장님께서는 겨울에 먹일 풀도 만들라고 하셨다! 어서어서 일을 하지 않으면 겨울에 야크들이 다 죽는다!”
이달투드워프15가 이달투드워프5에게 말했다.
“하지만 지금으로는 안 된다.”
“어떻게든 해야 한다.”
“안다.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니 쉴 시간이 없다. 일하자.”
“해야지. 그래도 우린 늑대 등에는 안 타잖아.”
“그러니까, 열심히 하자.”
두 이달투드워프는 죽을힘을 다해서 풀을 베면서도 전랑대로 차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