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265
265화
“너에게 성을 내리니, 너는 돈(敦) 가의 원로다.”
“예, 감사합니다.”
이번이 4번째로 성을 내리는 것이다.
이달투드워프1에게 단(端)가의 성과 단히라는 이름을 내렸고, 거산과 사초에게도 이름을 내렸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가문의 수장이 됐다.
“이름이 무엇이냐?”
“덩이입니다. 살집이 많다고 이름이 덩이었습니다.”
‘돈덩이라…….’
이래서 이름과 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돼지 씨족장은 돈덩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됐다.
“자, 올빼미 씨족장과 돼지 씨족장은 결정을 내렸다. 다들 결정을 해라.”
“저희도 따르겠습니다.”
그리고 결국 올빼미 씨족장을 제외한 7개 씨족이 나를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저희를 도와주신 일은 감사히 생각하나 저희는 이 산에 남겠습니다.”
올빼미 씨족장은 이 거친 산맥에 남겠다고 했고 나는 그저 평온한 눈빛으로 그를 봤다.
“그렇게 해라. 힘든 일이 있거나 어려운 일이 생긴다면 들판 대나무 숲으로 달려와라. 그곳에 하늘 부족이 있다. 내가 너희 씨족과 인연이 있으니 도와줄 것이다.”
통치에는 직접 통치와 간접 통치가 있다. 저들은 내게 도움을 받은 것을 기억하고 또다시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나를 떠올리고 도움을 청할 것이 분명했다.
그럼 간접 통치가 되는 것이고 훗날 더 넓은 영토를 차지하게 될 때 내 발아래에 엎드리게 될 것이다.
‘기미 씨족이 되는 거지.’
기미 부족이라고들 한다. 올빼미 씨족은 하늘 부족의 첫 번째 기미 부족이 될 것이다.
‘커지겠지.’
호랑이 없는 산에는 여우가 왕 노릇을 하는 법이다. 물론 다른 강한 부족이 나타나기 전까지 그러겠지만 말이다.
“그리하겠습니다. 감사하옵니다.”
“올빼미 씨족장은 떠나도 좋다.”
“그런데 저희가 이곳에서 살아도 되겠습니까?”
“여기서?”
“예, 이 산맥에서 이빨호랑이 부족이 있던 땅이 제일 좋은 땅입니다. 과일나무 숲도 많고 잡아먹을 짐승들도 많습니다.”
“그래, 그렇게 해도 된다. 우리 하늘 부족은 들판으로 돌아갈 것이니까.”
“감사합니다.”
올빼미 씨족장은 씨족장으로서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를 택한 것 같다.
“그럼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날 준비를 하면 된다. 먹을 것을 준비해 놨을 것이니 가자. 같이 갈 사람도 떠날 사람도 오늘은 즐겁게 먹자.”
그렇게 모든 담판은 순조롭게 끝이 났고 이제는 재만 남은 이빨호랑이 부족 부락으로 돌아왔다.
“족장님, 잔치 준비가 끝났습니다.”
거산이 달려와 내게 말했다.
‘시체들은 다 치웠군.’
빛이 지시한 것이 분명했다. 이것으로 온전히 전장 정리는 끝이 났다.
“수고했다.”
“캭 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거대한 전투가 일어났으니 근방에 있던 동물들은 이곳에서 멀리 도망쳤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캭이 산으로 뛰어가 돼지 몇 마리를 잡아온 모양이다.
모닥불 위에서 그 돼지들이 이글거리며 구워지고 있었다.
캬옹!
캭이 전사의 등을 툭툭 치더니 앞발을 내밀고는 돼지 바비큐가 타고 있으니 꼬챙이를 돌리라는 시늉을 하는 게 보였다.
‘저건 이제 사람이라니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알겠습니다. 바로 돌리겠습니다.”
캬오옹!
툭툭!
마치 똑바로 좀 하라는 듯 다시 등을 툭툭 치는 캭이었다.
“윽, 윽, 알겠습니다.”
캭이야 그냥 툭툭 치는 거지만 전사는 꽤나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끼옥만 오면 되는데…….’
예티들을 끌고 오는 끼옥이 생각났다.
‘다들 이야기를 해 주러 갔군.’
씨족장들이 자신의 씨족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 * *
“이거부터 좀 먹어 봐라.”
짝이 생긴 이달투드워프26이 여자 옆에 앉아 있는 아이에게 자기가 가지고 있던 꿀을 내밀었다.
“…….”
하지만 아이는 험상궂은 얼굴을 가진 이달투드워프26이 다가오자 겁에 질렸는지 잔뜩 움츠린 채 눈치만 보았다.
“이거 달다. 엄청 달다. 꿀이다, 꿀!”
여자 역시 눈치만 보고 있다.
“먹어 봐, 맛있다.”
계속 눈치만 보는 아이에게 이달투드워프26이 손가락으로 꿀을 찍어 아이의 입에 넣어줬고, 아이의 눈이 번쩍 떠졌다.
“달아!”
“헤헤헤, 달지?”
“응, 달아!”
“내가 너희들 클 때까지 아주 잘 먹이고, 입혀 줄게. 헤헤헤!”
이달투드워프들은 원래 다부다처다. 그러다 보니 자기 새끼가 아니라도 자기 새끼처럼 정성을 다해 키운다.
“저희한테 정말 잘해 주실 거죠?”
“잘해준다.”
처음에는 저렇게 경계하지만 하늘 부족에서 가장 행복하게 사는 여자들은 이달투드워프들의 아내들이다. 남자한테 할 소리 다 하면서도 공주 대접을 받고 사니 다른 여자들은 이제 질투의 시선까지 보내기도 했다. 저 여자도 우리 부족에서 가장 행복하게 지낼 것이다.
“네? 우린 남는다고요?”
그때 올빼미 씨족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버럭 소리를 지르는 사내의 목소리가 들렸다.
‘저자는…….’
올캉이라는 자로, 내가 완장을 잠시 채워 준 놈이다.
‘뭔가 난리가 나겠군.’
나도 모르게 인상이 찡그려졌다.
* * *
“네? 우린 남는다고요?”
올빼미 씨족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올빼미 씨족의 전사, 올캉이 씨족장의 이야기를 듣고 흥분한 듯 버럭 소리쳤다.
“다른 부족은 다 따라간다는데 왜 우리만 남는 겁니까?”
올캉이 씨족장에게 따지듯 물었다.
“남기로 했다. 사라진 이빨호랑이 놈들의 부락에서 새로 부락을 지어 살기로 했다.”
“말도 안 됩니다! 우린 약합니다. 또 산맥에는 이빨호랑이 부족만큼 강력한 놈들이 많습니다!”
“그래도 우린 여기 남는다. 산을 내려가면 먹을 것도 없다. 따라가면 이빨호랑이 부족 대신 하늘 부족에게 엎드리는 것뿐이다.”
“그래도 따라가야 합니다. 강한 부족과 함께 지내야 안전합니다!”
“그러면 뭐가 달라지는데! 결국, 무릎을 꿇고 산다니까!”
올빼미 씨족이 버럭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내 귀까지 들렸다.
“만약 검은얼굴들이 쳐들어와 아이들을 잡아가면 어쩔 겁니까?”
“그때는 그때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가 되면 하늘 부족에게 도움을 청하면 된다. 이제 이 숲은 우리 차지다. 굳이 먹을 것도 없는 곳으로 내려갈 필요는 없다.”
“검은얼굴들이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는데 아이들이 잡혀가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도움을 청할 겁니까!”
“그래서 너는 어쩌자는 거지?”
“하늘 부족을 따라가야 합니다.”
“안 된다. 우린 산에 남기로 했다. 남을 것이다.”
“안 된다니까!”
올캉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뭐?”
“지금까지 더러운 꼴을 당하면서 살았는데 또 그렇게 살라고? 난 싫어! 당장은 이빨호랑이부족 놈들이 없어졌으니까 편하게 살겠지! 하지만 검은얼굴들 외에도 살쾡이 부족 놈들도 있고, 표범 놈들도 있어! 그것들이 이제 가만히 있겠어?”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올캉은 잔뜩 흥분했는지 족장에게 버럭버럭 반말로 소리를 쳤고, 올빼미 씨족장이 정색하고 말하자 씩씩거리더니 다시 존댓말로 바꿔 말했다.
“족장님이 틀렸다고 말했습니다!”
“이 새끼가 정말-!”
씨족장이 버럭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내게 들렸고, 내 옆으로 다가온 늑대발톱과 빛, 거산이 인상을 찡그렸다.
“족장님, 아무래도 무슨 일이 날 것 같습니다.”
늑대발톱이 내게 말했다.
“그래도 끼어들 수는 없어요. 올빼미 씨족의 일은 올빼미 씨족이 알아서 할 겁니다.”
“왜 다시 제게 존댓말을 하십니까?”
“전투는 끝났습니다.”
늑대발톱에게 미소를 지었다. 나는 고성이 오가는 올빼미 씨족들이 있는 곳을 봤다.
‘저러다가 칼부림이 날 것 같군.’
만약 칼부림이 나서 올캉이 이긴다면 내가 올캉을 그냥 두지 않을 참이다.
‘상전을 죽인 놈은 또 죽일 생각을 하겠지.’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거야-!”
올빼미 씨족장이 버럭 소리를 지르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 * *
“지금 나랑 뭐하자는 거야-!”
올빼미 씨족장이 바닥에 놓여 있는 돌도끼를 집어 올캉을 위협하듯 소리를 질렀다.
“뭐긴 뭐야! 잘못된 것을 말하는 거잖아!”
“그래서 나랑 해 보겠다는 거야?”
“못할 것도 없지.”
올캉도 들고 있던 창으로 씨족장에게 겨눴고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그만! 싸우지 마십시오!”
“올캉, 족장님께 뭐하는 짓이냐!”
“아아앙!”
그 둘뿐만이 아니라 올빼미 씨족 전체가 험악한 분위기에 물들었다. 여자들과 다른 남자들은 둘을 말리려고 안간힘을 썼고 아이들은 무서워서 울기 시작했다.
“여기 남으면 끝내 다 죽는다고! 족장은 지금 우두머리 노릇을 하려고 남겠다는 거야. 다들 그걸 몰라서 이러는 거야?”
올캉의 말이 옳았지만 누구도 그렇다고 대답을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이 버릇없는 놈! 덤벼라, 덤벼!”
“내가 못 덤빌 것 같아? 이얍-!”
올캉이 창을 휘두르며 씨족장에게 달려들었다.
수우욱!
올빼미 씨족장도 눈이 돌아갔는지 돌도끼를 들고 내려치려 했지만 올캉이 더 빨랐다. 올캉이 든 창은 결국 씨족장의 목을 꿰뚫었다.
“으으윽…….”
푹!
씨족장이 허망하게 올캉이 찌른 창에 찔려 쓰러졌다.
“누구 또 남고 싶은 놈 있어?”
올캉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올, 올캉…….”
“아아앙, 아아앙-!”
올빼미 씨족 사람들은 겁을 집어먹고 올캉에게서 주춤주춤 물러났고 아이들을 여기저기서 울어대기 시작했다.
“여기 남으면 똑같아진다. 검은얼굴들한테 아이들을 빼앗겨야 하고 또 다른 놈들이 우리를 부려 먹을 거다! 내려가야 해. 우린 하늘 부족이 되어야 한다고!”
올빼미 씨족들 중에서 가장 영리한 존재를 고르라면 올캉일 것이다. 하지만 올캉은 때를 잘못 택했다.
“내가 이제 올빼미 씨족의 씨족장이다. 불만 있으면 나와서 덤벼!”
올캉이 소리를 질렀지만 누구 하나 앞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우린 하늘 부족을 따라서 내려간다.”
“올, 올캉, 조, 족장님을 감히 네가……”
“이젠 내가 족장이라고!”
올캉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올캉이라고 이름을 부른 남자를 마구잡이로 때리기 시작했다.
“아아앙~ 우리 아빠를 때리지 마요.”
“저리 꺼져!”
퍼억!
“아악!”
살인했다는 것 때문에 올캉이 흥분했는지 아이까지 때렸다. 누구도 올캉에게 뭐라고 하지 못했다.
“내가 하늘 부족 족장님께 말씀을 드리고 올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올캉이 씩씩거리며 소리치며 돌아서서 땅속에서일어서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