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290
290화
‘20마리로 안 되면 30마리로 하면 되지.’
씩 미소를 머금었다. 물론 레벨 업을 하면 날개틀을 들고 날 공군들의 수는 줄어들 것이고, 날개틀의 수를 늘릴 수가 있을 것이다.
‘10개만 하늘에 띄워도…….’
앞으로 나를 막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것이 레드라고 해도 말이다.
‘한 번 붙어 봐…….’
나는 이미 박쥐 결사대를 이용해 레드의 근거지를 파악해 놓은 상태다.
그러니 내가 결심만 하면 레드와의 일전을 벌일 수 있다. 그것이 나와 레드의 차이라면 차이다.
‘레벨도 거의 비슷해지지 않았을까?’
내 레벨은 600이다.
어쩌면 레드와의 간격도 줄였을지도 모른다.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 순간 떠오르는 것은 병법이다.
전쟁은 승리하기 위해 일으키는 것이 아니고 승리한 것을 확인하기 위함이라는 병법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아직은 승패를 가늠할 수가 없다.’
누가 이기고 질지 모르는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레드와의 전쟁을 일으킨다면 그것은 부족의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거기다가…….’
나는 지금 수많은 씨족을, 그리고 악어머리 부족을 통합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의 기본은 먼저 백성들을 하나로 통합하는데 있고 백성들의 마음이 통일되어 있지 않으면 아무리 군비가 갖추어져 있고 또 전략에 빠짐이 없어도 그 전쟁에 이길 수가 없다고 했던 손자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지, 지금은 통합할 때다.’
모든 씨족과 악어머리 부족들이 나를 우러러보게 만든 후에 전쟁을 시작해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그건 그렇고 레드는 어느 정도로 발전했을까?’
레드의 근거지만 확인을 했을 뿐 어떻게 발전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내 눈으로 확인한 것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배트맨을 그곳으로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빛이 내게로 온 후에 빛의 이야기를 듣고 박쥐 결사대를 편성해 보냈지만 돌아온 수는 1/10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곳에 레드가 있다는 것만 알아냈다.
물론 배트맨을 보낸다면 더 많은 정보를 입수해 올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득보다 실이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레드가 어느 정도 성장한지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레벨을 더 올리려면…….’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클리어하지 못하고 온 광역 필드로 가서 광역 필드를 클리어하든지 아니면 검은얼굴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여자를 죽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5년의 간극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레드보다 그 여왕이라는 존재가 더 강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고민스러울 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은 통합의 찬스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위태로운 전쟁에 빠져들고 싶지 않았다.
‘내년 봄이 오면…….’
아들이든 딸이든 태어날 테니까.
* * *
레드의 용 부족.
통나무 목책 앞에 노예들이 모여 단단하게 구운 벽돌을 이용해 성을 쌓기 시작했다.
2,000여 명의 노예가 투입된 상황이지만 워낙 죽은 타크가 만들어 놓은 통나무 목책이 거대하기에 벽돌로 성벽을 쌓고는 있지만 축성 속도는 느리기만 했다.
“느리구나.”
“죄송하옵니다. 황제시여.”
하얀눈이 죄라도 지은 눈빛으로 레드에게 말했다.
“느릴 수밖에 없다. 천천히 쌓아도 단단히 쌓아야 한다. 이곳이 내 왕국의 시초가 될 것이다.”
“알겠사옵니다.”
“하얀말!”
“예, 황제님.”
“폐하라고 불러라.”
“알겠사옵니다. 황제 폐하!”
레드는 어느 순간부터 땅속에서일어서처럼 자신이 알고 있는 단어들을 현생 인류에게 주입시키고 있었다.
“전사들을 가장 강하게 하는 방법이 뭔지 아느냐?”
“싸워서 이기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 실전 전투야말로 왕국의 전사들을 강하게 만든다. 저번에 만들어 준 것은 잘 훈련하고 있겠지?”
“물론이옵니다. 그렇게 짧은 창이 멀리 나가고 위협적이라는 것에 놀라고 있습니다.”
“사용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석궁은 누구나 쓸 수 있다.”
“3일 연습한 전사들이 꽤나 잘 쏘고 있습니다.”
레드의 전사들도 이제는 땅속에서일어서의 전사들처럼 석궁 형태의 무기를 제작해서 훈련하고 있었다.
“말을 타는 훈련은?”
“그게, 그게 좀…….”
석궁을 쏘는 것과 다르게 기마술은 쉽게 터득할 수 있는 전투기술이 아니었다.
“내가 안장과 박차를 만들어 줬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숙달을 해야 한다.”
레드가 어려운 말을 할 때마다 하얀말은 레드가 한 말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래도 꽤 많은 말들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답답하군.’
레드는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이렇게 답답한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레드의 표정이 다시 평온해졌다.
원래 드래곤들은 느긋한 성격이다. 비록 일부 드래곤들이 광폭한 성격을 가졌지만 그들에게 끝없는 세월이 있었기에 느긋할 수밖에 없다.
“기마술은 열심히 훈련하겠습니다.”
“300명 이상의 전사들이 자유자재로 말을 타야 한다.”
다시 말해 지금 레드는 땅속에서일어서와 마지막 결전을 준비하기 위해 300기의 기마대를 창설해 훈련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전차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지금 레드의 발전은 땅속에서일어서를 넘어서고 있었다.
물론 땅속에서일어서도 전차로 쓸 수 있는 수레를 만들어 놓은 상태지만 말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땅속에서일어서는 이미 공군을 창설해서 하늘 위에서 공격할 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거였다.
“전차를 조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전차를 타고 그 위에서 석궁을 쏘면 막을 적은 없다.”
“이미 20개의 전차를 만들었습니다.”
“그 전차를 이용해서 다른 부족을 복속시켜라.”
“복속이라는 단어는…….”
“용 부족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설득하면 되겠습니까?”
“공격해서 무릎을 꿇게 하라.”
“알겠습니다!”
하얀말이 레드에게 머리를 숙였다.
“바로 복속시키기 위해 보내겠습니다.”
하얀말의 말에 레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아들이 태어나기 전까지 저 성벽이 완성되어야 할 것이다.”
드디어 레드도 확장을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 * *
까아악! 까아악!
검은얼굴들이 사는 곳은 지상으로 가기에는 험난하고 방어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었지만 대공 체제는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배트맨과 공군들은 아무런 방해도 없이 검은얼굴들의 본거지로 날아갈 수 있었다.
그들은 두 시간 정도 날아 광활하게 펼쳐진 옥수수 밭에 도착했다. 사실 신흥 공군들보다 배트맨의 비행 속도가 떨어지기도 했고, 신병들의 체력이 부족하다 보니 한 번 쉬게 되어 늦은 감이 있었다.
-저기다, 모두들 옥수수를 따!
배트맨은 무의식적으로 땅속에서일어서에게 보고할 때처럼 초음파 소통으로 말했지만 신흥 공군들이 알아먹을 턱이 없었다.
-아, 어리버리한 놈들! 정말 답답하네…… 따라고, 따. 이 새대가리들아-!
물론 신흥 공군들은 배트맨이 이렇게 초음파로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는 것까지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저 끼끽 거리는 소리로만 들릴 뿐이고 박쥐 따위가 자신들에게 끼끽 거리는 게 가소롭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흥 공군 한 마리와 배트맨이 공중전을 통해 싸우게 된다면 까마귀는 뼈도 못 추릴 거라는 것을 알 턱이 없는 신흥 공군들이었다. 그게 바로 레벨의 차이일 것이다.
-저것들이 째려보네, 확!
신흥 공군 한두 마리와 싸운다면 이길 자신이 있는 배트맨이었고 그래서 자신을 요상한 눈빛으로 보고 있는 신흥 공군들을 째려봤다.
-에이 씨, 옥수수나 따기나 하자.
배트맨은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자 답답했는지 날개로 가슴을 탁탁 치며 시범을 보이듯 발톱으로 옥수수자루 하나를 낚아챘다.
하지만 신흥 공군들은 배트맨의 생각과는 다르게 땅속에서일어서의 명령을 잊지 않고 있었고, 배트맨의 발톱에 잡혀 있는 옥수수를 한 번 힐끗 보고 거대한 옥수수 밭으로 날아들기 시작했다.
“어, 어? 저건 뭐야?”
옥수수 밭에서 옥수수를 따던 남자 노예들이 900마리의 까마귀 떼들이 출몰한 모습을 보며 기겁한 표정으로 변했다.
“뭐야, 검은새들이 왜 저렇게 많은 거야?”
“너네는 저것들을 검은새라고 부르나?”
그때 남자 노예 한 명이 까마귀들을 보고 검은새라고 말한 다른 노예에게 물었다.
“그럼 그쪽은?”
“우린 까악이라고 해…….”
남자 노예들의 눈빛이 서글픔이 흘렸다. 다시 말해 이 노예들은 각각 다른 곳에서 잡혀 왔거나 어릴 적에 팔려왔다는 증거였다.
“나,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어서 일이나 해!”
그때 활을 등 뒤에 메고 허리에는 뼈 칼을 차고 노예들을 감시하던 여전사 하나가 앙칼지게 소리를 질렀다.
철썩!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가죽으로 만든 채찍을 휘둘렀다.
“아악!”
남자 노예는 비명을 지르며 더 맞지 않기 위해 옥수수를 따기 시작했다.
까아악! 까아악!
신흥 공군들은 여전사가 노예를 때리든지 말든지 충실히 땅속에서일어서의 명령을 수행했다. 노예들에게 채찍질하던 여전사도 공군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들의 존재를 발견했다.
수백 마리가 넘는 까마귀들이 옥수수를 뜯어내는 모습을 본 여전사는 당황스러운 눈빛을 보였지만 그 전사들을 통제하는 전사 조장의 표정은 아무런 변함이 없었다.
“오늘은 까마귀 고기를 먹을 수 있겠군.”
도리어 까마귀를 사냥할 생각을 하는 전사 조장이었다.
“곧 겨울이라서 이러는 건가?”
그저 왜 갑자기 박쥐부터 까마귀들까지 나타나서 옥수수에 덤벼드는지가 궁금한 눈빛을 지을 뿐이었다.
“조, 조장님. 까마귀 떼입니다!”
놀랍게도 여전사들은 까마귀를 까마귀라고 부르고 있었다. 물론 그것은 여왕에서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놈들을 쫓아내라.”
“예, 알겠습니다. 어서 까마귀를 쫓아내라! 어서어서 움직여!”
여전사가 채찍을 땅에 휘두르며 소리를 질렀고, 남자 노예들은 여전사들의 눈치를 보며 까마귀들을 향해 달려갔다.
“워이~ 워이! 저리 가 이 망할 것들아-!”
“워이~ 워이~”
갑작스럽게 나타난 까마귀들을 쫓기 위해 남자 노예들은 정신없이 뛰며 소리를 질렀지만 신흥 공군인 까마귀들은 저들이 다가올 때마다 날갯짓하며 옆으로 피해 땅속에서일어서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소리를 질러도 저것들이 도망치지도 않습니다!”
노예 하나가 여전사에게 소리쳤다.
“어, 어떡하죠? 옥수수를 뜯어 갑니다.”
꽤 많은 신흥 공군이 두 발톱에 각각 옥수수 하나씩 뜯어 잡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옥수수 밭 자체가 거대하기에 신흥 공군들인 까마귀들이 따간 옥수수들은 티도 나지 않을 정도였다.
“활을 쏴서 저놈들을 잡아!”
900마리의 까마귀들이 출몰했지만, 전사 조장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까마귀 구이를 먹어 볼까?”
그저 미소를 보이는 전사 조장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명령에 활을 매고 있던 여전사들이 급하게 활을 꺼내 시위를 당겼다.
-어라라? 저러다가 맞으면 안 되는데…….
배트맨은 멀리서 지켜보면서 인상을 찡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