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307
307화
해군으로 쓸 바다거북을 125마리 테이밍을 해서 돌아왔다. 처음에는 백사장을 따라 함께 걸었지만 너무 이동 속도가 늦기에 나는 백사장을 뛰었고 해군들은 바다를 헤엄쳐 왔다.
“저, 저것들은.”
늑대발톱이 바다에서 기어 나오는 바다거북을 보며 입이 쩍 벌어졌다.
“이건 천막 안에 넣어둬.”
처음에 힘 조절 실패로 테이밍에 실패한 바다거북 한 마리와 또 다른 한 마리의 사체를 흑수말갈에게 천막 안에 넣어두라고 말했다.
“알겠습니다.”
흑수말갈이 바로 대답을 하고 전사들을 봤다.
“옮겨라.”
전사들과 일꾼들이 한 마리당 10명이 붙어서야 겨우 낑낑거리며 바다거북의 사체를 옮겼다.
‘내가 저걸 두 마리나 어떻게 끌고 왔는지 모르겠네.’
레벨 업의 효과가 분명했다.
“폐하, 뗏목을 다 만들었습니다.”
단단히가 자신 있기 내게 다가와 보고했다.
“제대로 만들었다.”
우선 단단히는 내 지시대로 바둑판 형태로 뗏목을 기초로 만들고 그 위에 대나무를 깔았다.
‘평저선이지.’
평저선은 바닥이 평평한 배를 의미한다.
물론 저런 뗏목을 배라고는 부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 뗏목을 끄는 존재가 현무라면 달라진다.
“그럼 이제 내가 마무리를 하면 되겠군.”
“더 보충하실 것이 있습니까?”
단단히는 자신이 만든 뗏목이 완벽하다는 생각을 하는 모양이다.
“있지.”
현무는 자신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자기 새끼 때보다 더 작은 바다거북을 보며 넋이 나가 있었다.
‘아무리 그렇게 봐도 교배는 불가능하다.’
현무가 왜 저렇게 바다거북을 보는지 알 것 같다.
현무도 종족 번식의 욕망을 불태우는 듯하였다.
‘치와와랑 도사견이 아주 가끔 교배하기는 하지만…….’
그 이상으로 덩치의 차이가 있었다. 그러니 지금 당장은 교배가 불가능하다.
물론 해군들이 레벨 업을 한다면 덩치는 커질 것이고 거북들의 특성은 생존과 함께 성장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니 바다거북은 더 커질 것이고 그때가 되면 치와와와 도사견의 교배처럼 현무의 교배가 불가능이 아닌 현실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무!”
끄으윽!
내 부름에 현무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너 이리 와.”
내 명령에 현무가 이동하기 시작했다.
쿠우웅! 쿠우웅!
“단단히. 대나무 남는 것 있지?”
“예,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뗏목과 현무를 결합해야 한다.
‘긴 장대를 이용하면 되겠지.’
-제작할 도구의 명칭을 지정해 주십시오.
그때 새로운 메시지가 떴다.
‘현무함.’
-새롭게 제작이 될 도구의 이름이 지정되었습니다. 구상하는 도면이 펼쳐집니다.
그 순간 내 눈앞에 현무함이라고 이름을 붙인 뗏목의 가상 도면이 떴다.
‘저대로 만들면 되겠네.’
* * *
-현무함 제작을 완료하셨습니다.
결합을 끝낸 후 바로 메시지가 떴고 내 신하들은 입이 쩍 벌어진 상태다.
등껍질이 6미터가 넘는 현무를 뗏목에 결합한다는 자체가 장관이라면 장관이었다.
긴 대나무 장대 두 개를 이용해 현무의 등껍질에 연결했다. 그리고 다시 대나무를 이용해 보강했고 현무가 바다로 잠수하지 못하게 부력을 가진 야크의 오줌보와 굵은 대나무를 드럼통처럼 뗏목에 부착했다.
“이걸 타고, 고래 사냥을 나가시는 겁니까?”
흑수말갈도 입이 쩍 벌어졌다.
“당연하지.”
“정말 폐하께서는…….”
“이젠 귀에 못이 박힐 정도다.”
“예?”
“대단하다는 소리는 지겹게 들었다고.”
“그래도 대단하십니다.”
“가자, 이제 고래 사냥이다. 나머지 전사와 일꾼들은 쉬지 말고 미역과 조개를 채집해.”
드디어 고래 사냥이 시작되었다. 나와 20여 명의 전사가 뗏목에 탔다.
“도저어어언!”
모처럼 외쳐본다. 이건 해양 헌팅의 첫 시작이었다. 도전이라면 도전이다.
‘해양 동물들은 얼마나 경험치를 줄까?’
궁금해 미칠 지경이다.
‘해양 몬스터는…….’
나는 순간 날개틀을 만들어 이동할 때를 떠올렸다. 그때도 망할 놈의 신이 시조새 비슷한 것을 내게 보였다. 물론 가볍게 공격해 헌팅에 성공했다.
‘설마 크라켄 그런 건 보내지 않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 순간이다. 하여튼 현무가 어기적거리며 바다로 이동했다. 125마리의 해군들도 현무함을 따라 바다로 향했다.
“모두 고래를 찾아라.”
고래를 찾으라고 끼옥과 배트맨에게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그들은 수면 위에 있는 고래 밖에는 찾을 수가 없다.
하지만 이제는 해군들이 있기에 수면 아래에 있는 고래도 찾을 수 있다.
“현무!”
크으윽!
“너 바다로 들어가면 절대 안 된다.”
현무가 바다로 못 들어가게 소리쳤다. 그리고 현무의 주둥이에 재갈도 물렸다.
만약 현무가 잠수하면 현무함에 타고 있는 20명의 전사는 저 바다에 수장될 수 있다.
크으윽!
“그리고 해군들은 모두 고래를 찾아.”
크윽!
바다거북 125마리가 일제히 요상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 정도면 없는 고래도 찾아내겠지.’
125마리의 정찰 해군이 출동하는 순간이었다.
* * *
[고래입니다요. 고래입니다요.]배트맨이 요란한 소리로 초음파 소통으로 보고했다. 끼옥은 묵묵하게 고래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고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따로 검은고래 부족 출신에게 고래를 찾으라고 말했고 더 높은 곳에서 고래를 찾을 수 있게 현무함을 제작할 때 망루 비슷한 것을 만들어 세웠다.
‘내가 계속 잡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곳까지 오면서 이런저런 훈련도 시켰다.
“드디어 때가 됐군.”
망망대해를 한 시간 이상 현무에 이끌려 항해한 것 같다. 육지에서는 그렇게도 둔하고 느린 것이 바다에 오니 정말 빨랐다. 아마도 바다에서 10여 킬로미터 이상 나온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전사들과 일꾼들에게 노를 젓는 훈련도 시켰다. 물론 노를 저을 때도 현무는 헤엄을 쳤지만 노를 젓는 것이 완력을 키우고 박자를 맞추는 일이니 소홀히 할 수 없었다.
“저 정도면 30마리 정도는 되겠네.”
흐뭇한 일이었다. 최소한 저 중에서 몇 마리 정도는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나는 거대한 고래를 잡은 최초의 왕이 될 것이고 이곳의 암벽에 고래를 잡은 내 업적을 암반 벽화로 기록을 남길 참이다.
“현무 달려! 고래가 보인다.”
정확하게 말하면 헤엄을 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와 동시에 현무가 속도를 냈고 내 현무함은 빠르게 앞으로 물살을 가르며 앞으로 나갔다.
“고래, 고래입니다!”
흑수말갈부터 시작해서 내 전사들이 고래 떼를 보고 호들갑을 떨었다. 저들 역시 거대한 고래를 보고 흥분한 것 같다.
“이, 이빨코끼리보다 더 큽니다.”
지금까지 고래를 보지 못한 전사들 몇이 고래를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눈깔도 산돼지보다 더 크다.”
“저, 저걸 잡을 수 있을까?”
겁을 먹는 전사들도 있었다. 그만큼 고래가 컸다.
“당연히 잡을 수 있지.”
고래는 대부분 혈우병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작살만 제대로 박으면 피가 멈추지 않아서 끝내 죽는다.
그래서 원시인들도 고래를 사냥할 수 있었던 거였다.
“폐하께서 잡을 수 있다고 하셨다. 우리는 고래를 잡을 수 있다.”
“이제부터 고래 사냥을 시작한다!”
내 말에 흑수말갈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가 돌아섰다.
“폐하께서 고래 사냥을 시작하신다고 하신다!”
흑수말갈의 우렁찬 외침에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던 노예들과 전사들이 잠시 일을 멈추고 나를 봤다.
지금 원시인들의 눈동자는 반짝이고 있었다.
‘원시인들에게는 고래는 고래 이상의 그 무엇이군.’
와와와! 와와와!
순간 엄청난 함성이 울려 퍼졌다.
‘내가 고래를 잡으면 나를 더 우러러보겠군.’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작살을 들고 현무함 앞에 섰다.
‘거북이 대가리가 방해되네.’
작살을 던질 때는 측면에서 던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히 잘못 던졌다가는 내 펫인 현무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도 있을 것 같다.
‘내 투창 실력이면!’
나는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한가롭게 헤엄치는 고래 떼를 노려봤다.
‘600대 중반의 헌터이기에 투창 실력도 뛰어날 수밖에 없지.’
“고래를 잡는다. 이야야얍!”
나는 함성을 지르며 들고 있는 작살을 든 손을 힘껏 하늘로 찔렀다.
와와와! 와와와!
내가 생각을 해도 좀 요란을 떠는 것 같다. 하지만 무슨 일이든 사기를 올리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오늘 밤에는 고래 고기로 배를 채울 것이다!”
나를 보고 있는 전사들이 소리쳤고 현무는 현무함을 끌며 빠르게 고래 떼를 향해 접근했다.
‘가까이서 보니 엄청나게 크군.’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고래가 고래 중에서 가장 큰 고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흰 수염고래]-종족 : 포유류.
-몸길이 : 35미터.
-무게 : 200톤.
-심장 무게 : 1톤.
-위의 길이 : 3m.
-창자의 길이 : 250m.
몬스터가 아니라서 그런지 이상하게 공격력과 방어력이 표시되지 않고 몸길이와 무게만 나왔다.
‘200톤이면…….’
대략 다 큰 야크 180마리 이상이다. 물론 먹을 수 없는 뼈가 대부분이지만 저 고래 한 마리를 잡아도 야크 100마리 정도를 도축하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해양 생물이라서 저렇게 표시가 되나?’
육상 동물과는 표시되는 것이 확연히 달렸다. 그렇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는 지금 고래 헌팅을 최초로 하니까.
‘헌터 최초이겠지.’
사실 지난 어비스에서 고래를 잡을 생각을 한 헌터는 아무도 없었다.
아니 고래를 찾아볼 수도 없었다.
‘몬스터가 아니니 전투 경험치는 많이 주지는 않겠군.’
대략적인 예측이 된다. 하지만 워낙 크기에 그럭저럭 제법 줄 것 같기도 했다.
뿌우우, 뿌우우.
흰 수염고래 한 마리가 숨을 쉬기 위해 수면 위로 올라와 분수를 뿜어냈다.
‘잠수하겠네.’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타이밍을 잘못 잡은 건가?’
그런 생각을 할 때 흰 수염고래 두 마리씩 잠수를 시작하더니 고래 전부가 다 수면으로 잠수를 시작했다.
“고래들이 물속으로 들어갑니다!”
내 바로 뒤에 서 있는 흑수말갈이 소리쳤다.
고래를 보고 정말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그만큼 저들의 흥분이 가시지 않는다는 증거일 것이다.
“기다리면 된다.”
“후우. 맞습니다. 고래는 숨을 쉬기 위해서 다시 올라옵니다.”
흑수말갈이 이제야 진정을 한 모양이다.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내게 알려 줬다. 물론 나도 아는 지식이다. 그리고 그런 흑수말갈을 다른 전사들이 놀랍다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그러니 기다린다.”
30여 마리의 흰 수염고래들이 다 입수했다. 만약 이 상태로 잠수해서 이 지역을 벗어난다면 내 고래잡이는 허탕을 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린 다시 고래를 찾으면 된다.
“기다린다.”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내 조급함을 달랬다.
‘헌팅은 기다림이다.’
물론 지난 어비스에서는 기다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몬스터들은 나를 향해 덤벼들 뿐이다. 그럼 나는 자연스럽게 헌팅하면 되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지난 것 같다. 작살을 들고 고래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초조해졌다.
‘이러다가 허탕을 칠 수도 있다.’
나는 수면 아래를 뚫어지게 봤다.
‘실패인가?’
내가 너무 여유를 부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수우우웅, 수우우웅.
그때 다시 숨을 쉬기 위해 흰 수염고래 한 마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것을 시작으로 다른 흰 수염고래들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300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현무!”
크으윽!
“전속력으로 항진하라.”
끄윽?
현무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항진이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죽어라 헤엄을 치라고!”
끄으윽!
현무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빠르게 물살을 가르며 현무가 고래를 향해 헤엄을 쳤다.
‘딱 바나나 보트를 탄 기분이군.’
그만큼 빠르다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