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336
336화
거대한 얼음성벽 앞.
‘역시 거대하군.’
반드시 저 성벽을 넘어 광역필드 중앙에 있을 빙룡 안타라고스를 끝장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전쟁은 끝나지 않을 테니까.
두두두! 두두두!
500기의 전차가 이곳까지 왔다.
광역필드 앞까지 도착했지만, 배트맨이 보고한 그대로 거대한 얼음성벽이 우리를 막고 있었다.
두두두! 두두두!
그때 우리에게 백색 늑대를 탄 빛이 달려와 잔뜩 긴장한 눈빛으로 소리쳤다.
“다크엘프 타키온이에요. 뒤로 전차들을 후퇴시켜야 해요.”
‘장궁의 사거리 밖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잘못 판단한 것 같다.
* * *
얼음성벽 위.
“타키온, 사거리 안입니다.”
다크엘프 타키온에게 다른 다크엘프가 보고했다.
“준비만 해라. 좀 더 접근하면 바로 공격한다.”
다크엘프 타키온이 거대한 얼음성 앞에 멈춰선 레드와 땅속에서일어서를 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먼저 공격해 오면 그때 공격할 것이다.”
타키온의 명령을 받은 다크엘프 전사가 성벽을 뛰며 지시를 내렸다.
* * *
땅속에서일어서의 임시 수도성.
땅속에서일어서와 레드가 팽창하는 얼음을 후퇴시키며 진격을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났고 이곳은 완연한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드디어 봄이 왔군.”
목책 성벽 위에 서 있는 늑대발톱이 새싹을 피우는 숲을 보며 중얼거렸다.
“예, 드디어 봄입니다. 봄!”
단단히도 땅속에서일어서가 승리를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며 무척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노란 꽃도 피었군.”
늑대발톱이 개나리를 한 아름 꺾어서 연꽃에게 걸어가고 있는 가시꽃을 보며 말했다.
“씨를 뿌릴 때입니다.”
“그렇게 하자.”
“예, 늑대발톱 님.”
* * *
곤의 임시 주둔지.
“왜 이렇게 더워진 거야?”
털옷을 장만한 곤은 보름 동안 다시 전진했고 추운 날씨가 갑자기 따뜻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털옷이 갑갑하군.”
곤은 바로 입고 있던 털옷을 벗었다.
그때 저 멀리서 정찰을 보낸 전사가 곤을 향해 급하게 달려왔다.
“보고드립니다.”
“부족을 발견했어?”
“예, 그렇습니다. 엄청나게 큰 부족입니다.”
“엄청나게 크다고?”
“예, 그렇습니다. 돌로 벽을 쌓아서 엄청 높습니다.”
드디어 곤의 정찰병들이 레드의 용성을 발견한 것이다.
“그럼 그곳으로 간다.”
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자, 내가 그곳을 점령하겠다!”
곤은 계속되는 승리에 도취해 있었다.
레드의 용성에 위기가 닥친 것이다. 곤과 1만이 넘는 성난 야수 같은 전사들이 레드의 용성으로 진격하기 시작했으니까.
* * *
“타키온?”
“다크엘프 군단의 사령관이에요.”
하얀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다크엘프들이 얼음성벽 위에서 장궁을 들고 우리를 노려보았다.
“뒤로 물러난다!”
내 명령과 함께 500대의 전차는 바로 물러났다.
“신께서 무슨 생각이신지 모르겠군.”
레드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저놈들은 이 세계에 영혼만 넘어온 것이 아니군.”
“그런 것 같다.”
얼음으로 된 성벽 위에 있는 다크엘프들은 족히 3,000명은 넘어 보였다.
원시인 전사 3,000이 아니라 전투력 높은 다크엘프로 구성된 전사가 3,000명이라는 점은 압도적인 차이다.
“망할 놈의 신이 끝까지 지랄이네.”
나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말했고 레드는 그런 나를 보고 피식 웃었다.
“왜 그렇게 웃어?”
“어떻게든 저곳을 돌파해야 광역필드다.”
“그러니까.”
끼이익! 끼이익!
그때 거대한 성문이 열렸다.
쿵쾅! 쿵쾅!
에티들이 거대한 얼음 몽둥이를 들고 성문 밖으로 나왔다.
“젠장, 산 넘어 산이군.”
얼음성벽 앞에 선 에티의 수는 100마리가 훌쩍 넘었다.
“땅속에서일어서!”
그때 레드가 나를 불렀다.
“왜?”
“저놈들은 언데드가 아니다.”
“그렇지, 그래서 방법이 있지.”
나는 100마리의 에티들을 노려봤다.
“방법이 있다고?”
나는 궁금해하는 레드를 뒤로한 채 애티들을 노려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거산!”
“예, 폐하!”
“춥다. 모닥불을 피워라.”
전차에 타고 있던 거산이 전차에서 내려 가지고 온 석탄을 꺼내 기름을 붓고 불을 붙였다.
화화화! 화화화!
“놈들이 우리가 공격하면 활을 쏴서 작살을 내겠지.”
나는 모닥불에 불을 쬐며 레드에게 말했다.
“그렇겠지.”
그리고 이 순간 뒤로 물러났던 얼음들이 다시 좌·우측에서 팽창하기 시작했다.
“거산! 석탄을 이용해서 얼음이 팽창하는 것을 막아라.”
거산이 바로 대답을 했고 100여 대의 전차들이 빠르게 움직여 여기저기에 석탄 무더기를 떨어트려 불을 붙였다.
“안타라고스가 여기에서 끝장을 보겠다는 것이군.”
레드가 내게 말했다.
“끝장은 저놈들이 나게 될 거다.”
나는 레드에게 말하고 하늘을 봤다. 레드 역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하늘에서부터 공격할 생각이군.”
얼음으로 된 성벽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우린 성벽보다 더 높은 날개틀이 있으니까.
‘활활 태워주마.’
* * *
얼음성벽 위.
“전차들이 뒤로 물러났습니다.”
다크엘프 하나가 타키온에게 소리쳤다.
“사이네군.”
“예?”
“저기 서 있는 백인 계집이 사이네인 것 같다.”
“저 여자가 말입니까?”
타키온은 땅속에서일어서에게 달려간 빛을 보고 그녀가 단번에 사이네라는 것을 알아챘다.
“우리를 알아보는 것은 사이네밖에 없을 테니까.”
“놈들이 거대한 화염을 일으켜서 얼음들이 더는 팽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역시 썩은 것들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설인들 이라도 공격하라고 할까요?”
부하의 말에 타키온이 불을 피우고 자신 쪽을 노려보고 있는 땅속에서일어서와 레드를 노려봤다.
“성벽이 있는데 뭐하러 우리가 먼저 공격해? 기다려라. 놈들은 무조건 이곳을 넘어야 하니까 우린 성벽을 이용해서 싸운다.”
“예,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저따위 병력으로 절대 이 성벽을 넘을 수 없다. 하하하!”
타키온은 10미터 이상 하는 거대한 얼음성벽의 높이와 자신들의 화살 솜씨를 믿고 여유를 부렸다.
* * *
“석탄을 불에 더 던져라.”
거산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소리쳤고 전사들은 바구니에 든 석탄을 들고 광역필드의 팽창을 막기 위해 더 크게 불을 피웠다.
“정말 으시으시하군.”
화염 때문에 멈춘 얼음과 언데드들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벌써 밤이다.”
나는 일부러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 놈들도 공격해 올 수도 있는데 잘 참고 있었다.
“다크엘프도 엘프니까 활을 잘 쏠 거야.”
“그렇겠지.”
“그래서 밤이 되도록 기다린 거다.”
“날개틀을 쏴서 떨어트리지 못하게?”
“바로 그거야.”
레드가 이해가 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저 성벽을 무너트리기는 아주 쉽지.”
“네가 생각한 그대로 된다면 아주 쉽지.”
“그다음이 문제다.”
나는 레드를 힐끗 올려봤다.
“무슨 문제가 있지?”
“안타라고스가 왜 얼음과 함께 진격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봤거든.”
“그래서 답을 얻었나?”
“드래곤이기 때문이지.”
내 말에 레드가 인상을 찡그렸다.
“드래곤이기 때문이라고?”
“그렇지. 얼음이 팽창했지만 던전이 아니라는 말이야.”
“그럴 수도 있겠군.”
“그러니 마력이 부족해서 드래곤의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거지.”
“그건 다시 말해서 광역필드 안에서만 드래곤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겠군.”
“내 예상은 그렇다.”
“우리 둘이 상대할 수 있을까?”
“내 레벨은 800이다.”
내 말에 레드가 놀란 눈빛으로 나를 봤다.
“왜 내게 그걸 밝히는 거지?”
“너는 얼마지?”
“900.”
레드의 말에 나는 씁쓸한 미소를 보였다.
“역시 나보다 높군.”
“우리 둘이 상대하기 어렵다고 내게 말하고 싶은 건가?”
“내가 너를 공격할 때보다 살아남을 확률이 더 낮지.”
“그래서 어쩌자는 거지?”
레드가 짜증스러운 얼굴로 노려봤다.
“그래도 공격해야지. 물러날 곳은 없으니까.”
내가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하자 레드는 그제야 담담한 표정으로 변했다.
‘아내와 아이를 정말 사랑하는군.’
레드가 완벽한 인간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레드.”
“또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둘 중 하나가 죽을 수도 있다. 아니 우리 둘 다 죽을 수도 있고.”
“그래서?”
“둘 중 하나가 살아남는다면 서로의 가족을 부탁하자.”
“물론이지. 네게는 아직 약간의 앙금이 남았지만 네 혈족까지 증오할 마음은 없다.”
“그럼 시작하자. 이곳에 와서 하늘을 날아봤나?”
“하늘…….”
레드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날자. 날개틀을 타고.”
* * *
나와 레드를 태운 100기의 날개틀이 하늘을 날고 있다.
‘밤이니까.’
날개틀의 동력은 까마귀다. 그래서 밤에는 놈들에게 쉽게 식별되지 않을 것이다.
“오랜만에 하늘을 나는군.”
나는 지금 레드와 같은 날개틀을 타고 있다.
“직접 날지는 못하지만, 가끔 드래곤이었을 때처럼 날고 싶다면 날개틀을 타도 좋다.”
“살아남는다면.”
레드가 미소를 보였다.
“그럼 시작이다.”
저 멀리 아래에는 타키온이 버티고 있는 얼음성벽이 보였다.
‘날개틀이 없었다면…….’
저 거대한 얼음성벽을 쉽게 넘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해.”
나는 불붙은 화염병을 레드에게 건넸다.
“내가?”
“이거 던지는 것도 꽤 재미있거든.”
내 말에 레드가 피식 웃다가 불붙은 화염병을 얼음성벽 아래로 집어 던졌다.
수웅! 수우웅!
그와 동시에 하늘 위에서 날고 있는 100기의 날개틀에서 화염병이 투척 됐다.
슈우웅! 슈우웅!
* * *
얼음성벽 위.
“저건 뭐지?”
다크엘프 전사 하나가 하늘에서 빠르게 떨어지는 불꽃을 보며 중얼거렸다.
쨍그랑! 쨍그랑!
화화화! 화화화!
그와 동시에 순식간에 얼음성벽에 불이 붙었다.
아아악! 아악!
여기저기서 거친 비명이 울려 퍼졌다.
“하늘에서 화염이 떨어진다.”
“유성이 떨어지고 있다.”
다크엘프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500기의 전차들은 여전히 모닥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여기저기 분주히 움직이고 있으니까.
“뭐야?”
그때 타키온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하늘에서 유성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레드가 화염 마법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레드가?”
타키온의 표정이 굳어졌다.
쨍그랑! 쨍그랑!
만약 이곳이 목책이나 돌로 만들어진 성벽이라면 벌써 화염에 휩싸였겠지만, 이곳은 거대한 얼음으로 만든 성벽이기에 더 큰 화염으로 번지진 않았다.
“하늘 위에서 뭔가 날고 있습니다.”
그때 다크엘프 전사 하나가 날개틀을 발견했다.
“기름을 부어라!”
화염병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땅속에서일어서가 기름을 부으라고 외쳤다.
“놈들이, 놈들이 하늘에서 공격한다!”
타키온이 기겁한 듯 소리쳤다.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쏴라! 에티들도 진격하라고 해.”
타키온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화염병 때문에 다급한 마음으로 에티에게 공격 명령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