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341
341화
“으아아아압!”
내 기합을 신호로 레드와 나는 힘차게 날아올랐다. 빙룡 안타라고스는 거대한 대가리를 돌려 우리를 노려봤다.
거친 호흡을 몰아쉬는 놈은, 한계에 도달했는지 끊임없이 달려드는 우리의 공격에 당황한 눈빛이다. 어떻게든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단 일격.
초를 다투는 시간과의 싸움에선 그 한 번이 모든 것을 가름한다.
“필멸의 일격-!”
내 등이 활처럼 휘어지면서 양손에 굳건하게 쥔 천부의 검이 강렬하게 빛났다. 절정에 오른 순간 반동을 이용해 검을 내리꽂았다.
“킬 더 드래곤-!”
레드 역시 온몸을 회전시키며 놈에게 마력 검을 쑤셔 박았다.
좌와와와와압!
순간 빙룡 안타라고스도 우리를 향해 마지막 필살의 한기를 뿜어냈다.
쫘아아악!
필멸의 검기가 빙룡 안타라고스의 한기를 가르며 놈의 대가리에 박혔다. 레드의 일격 역시 놈의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슈우우우욱!
크아악!
광역필드의 최종 보스 빙룡 안타라고스가 거친 비명을 내지르며 쓰러졌다.
콰콰쾅!
쿵.
쓰러진 빙룡 안타라고스의 농구공보다 더 큰 눈동자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젠 놈도 제 죽음을 직감하는 듯 보인다.
-안타라고스: 15/6,356,000
“이얍!”
우린 동시에 안타라고스에 박힌 검을 뽑았다.
-광역필드 던전을 클리어했습니다.
드디어 광역필드의 팽창을 막아 냈다.
“이젠 봄이 오겠지?”
거친 숨을 몰아쉬는 레드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끝난 건가?”
“이제 평화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거니까. 씨를 뿌리고 우리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고 살자.”
나는 레드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고 레드는 나를 봤다.
“평화의 시대라…….”
순간 레드가 나를 노려봤다.
‘설, 설마……?’
지난날의 앙금을 지금 풀고자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땅속에서일어서!”
“왜.”
“나를 위해 한 번 죽었으니 용서하마.”
“휴우, 괜히 쫄았잖아.”
“앞으로 서로 빚지고 살지 말자.”
“당연하지.”
나는 레드에게 멋쩍게 웃어 보였다.
* * *
레드의 용성.
“수송 날개틀이 오고 있습니다.”
땅속에서일어서와 레드가 광역필드를 클리어를 하기 전까지 레드의 용성은 고립된 상태였고, 부족한 식량은 땅속에서일어서의 임시 수도성에서 공수해 주고 있었다.
“또 고래 고기를 잔뜩 가지고 왔겠지.”
용벽 위에 서 있는 하얀말이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까아악! 까아악!
날개틀의 동력체인 까마귀들이 울며 천천히 착륙을 시도했다. 하얀말이 예상한 대로 날개틀 안에는 꽤 많은 식량이 실려 있었다.
“또 보내온 건가요?”
여명을 품에 안은 여와가 물건들을 확인하는 하얀말에게 물었다.
“예, 그렇습니다. 고래 고기와 말린 과일들을 보내왔습니다.”
“참 고맙군요.”
만약 연꽃이 용성으로 먹을 것을 보내지 않았다면, 식량난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정말 좋은 친구들인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까아악! 까악!
그때 땅속에서일어서의 공군들이 요란하게 울기 시작했다.
“적, 적이다!”
그리고 용벽 위에서 전방을 감시하던 전사 하나가 소리쳤다.
“뭐라고요?”
“적, 적이랍니다.”
하얀말이 놀라 여명에게 말했다.
“개미떼보다 많습니다.”
전사의 외침에 하얀말이 급하게 용벽 위로 뛰어 올라갔고 놀랍게도 곤의 전사들이 벌떼처럼 용성을 포위하고 있었다.
“저, 저건 또 뭐야?”
“엄, 엄청난 숫자입니다.”
“도대체 저놈들이 어디서 나타난 거야?”
“모,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처음에는 한두 놈이었는데 갑자기 많아졌습니다.”
신이 내린 마지막 시련이 용성에 도착한 거였다.
“싸, 싸울 준비를 해라.”
전사가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곤의 전사들이 던진 수많은 창이 용벽 위로 날아들었다.
슈유유융! 슈유유융!
“창들이 날아든다!”
퍼퍼벅! 퍼버덕!
“으악!”
“아아악!”
용벽 위에서 거친 비명들이 메아리쳤다.
“어서 피하십시오!”
하얀말은 용벽 안쪽 공터에 서 있던 여와를 향해 소리쳤다.
“도대체 누가 공격하는 거죠?”
여와가 앙칼지게 소리쳤다.
“어느 부족의 전사인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수의 전사들입니다.”
하얀말은 지금까지 저렇게 많은 수의 전사를 본 적이 없었다. 거대한 용성이 적들에게 몇 겹으로 포위된 지금, 결코 쉬운 싸움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 * *
곤의 본진.
“돌로 쌓은 벽이 너무 높습니다.”
“높아도 기어오를 수 있다.”
“꽤 많은 전사가 죽게 될 겁니다.”
“상관없다. 저곳을 점령하면 전사들의 수는 더 늘어난다.”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공격할 것이 아니라 사다리를 만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때 돌멩이로 만든 전사 중 하나가 곤에게 말했다.
“사다리? 그게 뭐지?”
“밟고 올라가는 겁니다.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면 쉽게 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네가 만들 수 있다는 거냐?”
“예, 그렇습니다. 포위한 상태에서 사다리를 만든 후 공격을 하는 겁니다.”
“좋다. 그럼 만들어라. 다른 전사들은 계속 창을 던져서 공격해라. 내 첫 전사들이 제일 앞에 서서 공격할 것이다.”
돌멩이로 만들어진 전사들은 일반 전사들보다 월등히 강했다.
“내가 모든 것을 지배할 것이다. 하하하!”
곤은 반쯤 미쳐 있는 듯 보였다.
* * *
“어떻게 창들이 이렇게 강력하게…….”
용벽 위에서 방패를 들고 버티고 있는 하얀말은 강렬하게 날아드는 투창 공격에 숨이 막혔다.
용성을 공격하는 전사들은 평범한 놈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의 너무 수가 많다.’
하얀말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저 멀리 몸을 숨긴 여와를 봤다.
“놈들이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창들이 날아든다!”
용벽 위에는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 울려 퍼졌다.
“방패를 들어서 창을 막아라!”
하얀말의 외침에 용벽을 지키는 레드의 전사들이 일제히 나무방패를 들었다.
수우욱! 파파아악!
“으악!”
놀랍게도 날아온 창은 나무방패를 뚫고 전사의 몸통에 박혔다.
“아아악!”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쉬웅!
바람을 가르는 하나의 창이 적의 침략을 알리던 레드 전사의 목을 꿰뚫었다.
퍽!
“케에에엑!”
관통당한 전사는 자신의 목을 부여잡고 용벽 아래로 떨어졌다. 다른 레드의 전사들은 용벽 아래로 떨어진 동료의 죽음을 걱정할 틈이 없었다.
“적이 공격해 온다! 야만족이다!”
“적들이 뭔가 들고 달려든다!”
곤의 전사들은 벌써 사다리를 만들어서 용벽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어, 어떻게 합니까?”
레드의 전사 하나가 하얀말에게 소리쳤다.
“투, 투석기를 쏴라. 놈들이 성벽 위로 붙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팽창했던 광역필드에 의해 덤벼들던 몬스터에 비해 저들 하나하나의 공격력은 그리 높지 않았다.
하지만 엄청난 수였기에 하얀말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에게 무방비 상태로 당해 더 혼란스러웠다.
“예, 알겠습니다. 투석기를 커어억!”
투석기 준비를 외치려고 했던 전사의 가슴에 창이 박혀 죽었다.
‘강, 강하다. 아주 강해.’
분명 사람의 모습이었지만, 저들이 던지는 투창은 자신들이 투창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이 드는 하얀말이었다.
* * *
“하하하! 잔뜩 겁을 먹었군.”
자신의 본진에 있는 곤은 돌멩이 전사들의 투창 공격에 레드의 전사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비릿하게 웃었다.
‘역시 돌멩이로 만든 전사들은 강하다.’
그들의 활약으로 승승장구하며 이곳까지 올 수 있었다. 지금도 엄청난 위력을 뿜어내며 공격 중이다.
“막아보겠다고? 나를 막을 수 있는 전사는 없다. 신께서 내게 이 모든 것을 지배하라고 하셨으니까. 하하하!”
돌멩이 전사 2,000이 선두에 섰고, 사다리를 든 2만에 육박하는 원시인 전사가 돌창을 들고 용성을 향해 달려들었다.
레드와 땅속에서일어서에게 닥친 또 다른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 * *
“투석기를 준비하라! 놈들이 사다리를 이용해서 성벽에 달라붙지 못하게 해야 한다.”
하얀말은 절망을 떠올리면서도 어떻게든 막아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하얀말의 명령에 팽창하는 광역필드를 막기 위해 사용한 투석기들이 일제히 뒤로 젖혀졌다.
‘성벽에 붙기 전에 수를 줄여야 한다.’
하지만 투석기 공격으로 얼마나 많은 적의 수를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혹시 이 공격은…….’
순간 하얀말은 땅속에서일어서의 전사들이 배신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아닌 것 같다.’
지금까지 날개틀을 이용해서 식량을 보내줬다. 공격할 계획이었으면 식량을 보내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놈들은 어디서 나타난 거야!’
“돌벽에 사다리를 대라!”
“돌격해라! 돌격이다.”
곤의 전사 조장들이 공격을 독려하기 위해 소리를 질렀다.
“빨리, 빨리! 시간이 없다. 어서 준비해라.”
하얀말은 적들이 빠르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졌는지 투석기와 적들의 진군을 번갈아 보며 외쳤다.
“이챠!”
“이야챠! 당겨!”
쫘아악!
“어서 당겨!”
“공격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레드의 전사들이 하얀말에게 외쳤다.
“쏴라!”
투석기 위에 올린 얼마 남지 않은 화염병이 곤의 전사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슈우웅! 슈수우웅!
“최대한 놈들의 수를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