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lithic Hunter RAW novel - Chapter 97
97화
“헉헉헉! 헉헉헉!”
거친 숨을 몰아쉬며 네안데르탈인 전사 하나가 목책 앞까지 달려와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목, 목책, 목책을 열어라!”
네안데르탈인 전사가 숨을 가다듬지도 않고 소리를 질렀고, 목책 위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백인 전사가 네안데르탈인 전사를 보고는 소리쳤다.
“큰얼굴 전사가 돌아왔다! 목책을 열어라!”
끼이익!
거대한 목책이 열렸다.
그리고 큰얼굴 전사가 돌아왔다는 말에 와탕카가 목책 문 앞으로 뛰어왔다.
“왜 혼자 온 것이냐!”
“사이네가 어디에 있…… 있는지 찾았습니다!”
“어디에 있냐?”
와탕카가 다급하게 물었다.
“악어머리 부족 놈들과 같이 있습니다.”
전사의 말에 와탕카의 표정이 굳어졌다.
“……확실해?”
“예, 사이네를 쫓다가 악어머리 놈들한테 나머지는 다 당했습니다.”
“으음…….”
“다행히 목숨은 건진 것 같네.”
그때 타크가 다가와 와탕카에게 말했다.
“뭐?”
“어디에 있는지 알았으니 목숨은 건졌다고.”
“그런 거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레드 님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
타크의 말에 와탕카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로 보고를 드려야겠어.”
“타, 타크!”
와탕카가 떨리는 목소리로 타크를 불렀다.
“왜?”
“말…… 말 좀 잘해 주라.”
와탕카가 자신에게 꼬리를 내리듯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사정하자 타크가 미소를 지었다.
“동네북이 없어지면 내가 그 꼴이 되니까 말은 잘해 보마.”
“고맙다.”
“같이 가자.”
“나, 나도……?”
와탕카는 인상을 찡그렸다.
* * *
레드의 거대한 초막.
“사이네가 악어머리 부족에 있다고?”
레드가 묘한 표정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는 와탕카를 노려봤다.
“예, 그렇습니다.”
“결국 내 분노가 그쪽으로 향해야 한단 말이지…….”
“악어머리 부족에 분명 찾고 계시는 놈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사이네는 그것을 알려 주기 위해 도망쳤을 겁니다.”
타크가 차분하게 레드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그렇게 되는 건가? 하하하! 신께서 주신 이번 유희도 점점 재미있어지는군. 그렇지! 유희다, 유희 말이야! 하하하!”
“그렇습니다. 흐흐흐! 흐흐흐!”
와탕카도 레드가 웃으니 레드의 기분을 맞추려고 따라 웃었다.
“타크!”
“예, 레드 님!”
“출정 준비는 언제 끝나겠느냐?”
“최소한 이번 겨울은 지나야 합니다.”
“늦다.”
레드가 인상을 찡그렸고, 와탕카는 한층 더 고개를 숙이고는 다시 벌벌 떨었다.
“그놈들은 와탕카의 부하들을 반이나 죽인 놈들입니다. 지금 공격한다면 승패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저는 레드 님께 패배를 했다는 기억을 남겨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타크의 말에 레드가 만족스럽다는 듯이 입꼬리를 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그동안 더 많은 전사를 모아라. 정복 유희도 나쁠 것은 없지.”
* * *
“지……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하는 일에 물어보기는 하지만 반대도, 말리지도 않던 늑대발톱이 놀란 눈으로 변해 내 손을 잡았다.
“왜요?”
“그 칼은 용의 뼈로 만든 칼이다. 그걸 왜 망가트리려는 거냐?”
전사들이 본다면 나를 미친놈이라고 할 것이다.
“톱을 만들게요.”
“톱?”
“예.”
“톱이 뭔데?”
“나무를 쉽게 자르는 도구죠.”
“나무를 자르려고 그 칼을 망가트린다고? ……이건 아닌 것 같다.”
“제가 다 알아서 할게요.”
“하지만 그래도…….”
처음 내가 악어머리 족장에게 용의 뼈로 만든 검을 한 자루 더 얻어 왔을 때도 늑대발톱은 입을 떡 벌리고 눈을 부릅뜨며 경악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보다 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말리고 있다.
“저를 믿으세요.”
“……알았다. 하늘 부족의 족장은 너니까.”
늑대발톱이 잡았던 내 손을 놨다.
“땅속에서일어서 족장! 대나무를 많이 잘라 왔다.”
큰바위와 전사들이 엄청나게 큰 대나무를 잘라 왔다.
“저번에 대나무 쪼개는 거 해 보셨죠.”
“해 봤다.”
“그렇게 쪼개 주세요. 대나무 갑옷을 만들어야겠어요.”
“응.”
“삼촌도 만드세요.”
“그걸 만들어 주면…….”
늑대발톱이 전사들을 힐끗 보고 내게 속삭이듯 말했다.
“……네, 악어머리 부족 전사들은 강해지겠죠. 우선은 결자해지죠.”
역시 원시인들은 절대 멍청하지 않다.
“결자해지?”
하지만 나도 모르게 또 사자성어를 썼고, 늑대발톱은 모르는 단어가 나와 되물었다.
시기로 따져 봐도 사자성어가 나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최소 몇천, 최대 몇만 년 후의 일이다. 그러니 당연히 원시인들은 사자성어를 알아들을 수가 없다. 되도록 어려운 말을 쓰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가끔 이렇게 나도 모르게 쓰게 된다.
“이달투에게 여자가 끌려 간 것도 따지고 보면 저도 책임이 있으니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내 설명에 늑대발톱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다. 네가 족장이니까. 네가 하라는 그대로 한다.”
그때 저쪽 끝에서 연꽃과 여자들이 몰려 왔다.
즐거운 듯 수다를 떨며 이쪽으로 오는 그녀들은 모두 하나씩 물소 가죽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거리를 두고 여자들이 따라오고 있었는데, 그들은 돼지비계가 든 대나무 통을 들고 오고 있었다.
“가지고 왔어?”
“응! 물소 가죽하고 돼지 껍데기를 가지고 왔어.”
“우선 물소 가죽은 얇게 잘라서 줄을 만들어.”
“알았어. 그런데 이번에는 뭐 만들어?”
“대나무 갑옷.”
나는 대나무 숲에서 처음 만들었던 대나무 갑옷보다 더 좋은 갑옷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우리는 대나무만 이용해서 방어구를 만들었지만 지금 만들고 있는 것은 대나무와 물소 가죽을 이용해서 만들 참이다.
내가 만들 것은 대나무를 쪼개어 물소 가죽을 잘라 만든 줄로 묶는 갑옷으로, 한마디로 안감을 댄 대나무 갑주를 만들 생각이다.
“연꽃!”
“응.”
“너는 물소 가죽을 내가 지금 자르는 것과 똑같은 크기로 계속 잘라 줘.”
나는 연꽃에게 말하며 바로 칼을 들고 물소 가죽을 가로 60센티미터 세로 50센티미터 정도의 크기로 잘랐다.
“이 정도로 만들면 돼.”
“그러면 가죽 줄은 뭐로 만들어?”
“만들고 남는 가죽으로 만들어.”
“응, 알았어.”
시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물소 가죽을 내가 정한 규격대로 잘랐다.
“연꽃, 이리 와 봐.”
“왜?”
“잠깐만!”
나는 연꽃의 머리에 꽂혀 있는 상아 비녀를 뽑았고 연꽃의 찰랑거리는 머리가 흘러내렸다.
“쓰고 줄게.”
“응.”
나는 바로 상아 비녀를 이용해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바로 큰바위가 쪼갠 대나무 조각의 위아래도 구멍을 뚫었다.
이제 연결만 하면 된다.
‘정말 단순 작업이네.’
여기까지 만드는 데 1시간은 걸린 것 같다.
물론 내가 무기 제작 스킬과 손재주 스킬이 있기에 1시간밖에 안 걸린 것이다. 아마 저 여자들이 만들면 몇 시간은 더 걸릴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손은 빠르게 움직였고, 내가 만드는 것을 보는 여자들은 입이 쩍 벌어진 채 다물어질 줄을 몰랐다.
‘다 됐다.’
내가 봐도 그럴싸한 갑옷이 만들어졌다.
-방어구 제작이 완료되었습니다.
-무기 제작 스킬의 숙련도가 향상되었습니다.
-무기 제작 스킬이 업그레이드되어 4성이 되었습니다.
바로 메시지가 떴다.
-대나무 갑옷(중급)
대나무와 물소 가죽으로 만든 갑옷.
방어력 : 250
내가 착용하고 있는 대나무 갑옷은 초급이다. 방어력은 고작 50이 높았지만 내가 착용한 대나무 갑옷은 삼베 줄로만 고정시켜 착용감이 별로인데, 가죽을 덧대 훨씬 편안할 것이다.
적이 될 수 있는 악어머리 부족에게 너무 좋은 방어구를 만들어 준 것 같다.
“돼지 껍데기 좀 줘!”
연꽃이 비계가 잔득 붙은 돼지 껍데기를 내게 건넸고 나는 바로 돼지비계를 대나무 갑옷의 대나무 조각에 골고루 발랐다.
“반짝거려!”
돼지비계를 바르니 대나무 갑옷이 반들거렸다.
“삼촌, 송진 좀.”
“여기 있다.”
늑대발톱이 송진이 든 대나무 통을 내게 내밀었다.
나는 바로 대나무 조각과 조각 사이의 틈에 송진을 발랐다.
“왜 이렇게 하는 건데?”
연꽃은 내게 물었고 늑대발톱은 놀라 나를 한참이나 봤다.
“이렇게 하면 썩지 않고 비도 안 들어와.”
물론 땀도 배출이 안 된다.
‘불만 붙으면 활활 타는 거지.’
내가 부족으로 돌아가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불화살을 만드는 거다.
‘영원한 아군도 적도 없다.’
-대나무 갑옷이 다운그레이드되었습니다.
-대나무 갑옷(초급)
대나무와 물소 가죽으로 만든 갑옷.
불에 매우 약하다.
통풍이 전혀 되지 않기에 오랜 시간 착용을 하면 체력 소모가 증가한다.
방어력 : 290
대나무 갑옷의 방어력은 40이 올라갔지만 등급이 다운됐다. 내 나름대로 혹시 모를 대비를 하니 통풍이 안 되는 문제 때문에 대나무 갑옷의 등급이 하락했다.
“다들 보셨죠? 이렇게 만드는 겁니다.”
인원수가 많으니 적절히 인원을 분배하면 대나무 갑옷을 만드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공정이 아니다.
“예, 알겠어요.”
“이제 만드시면 됩니다.”
“어서 만들어요.”
연꽃이 여자들을 독려하듯 말했다.
“알았어요. 연꽃 님!”
“알았어.”
연꽃에게 존댓말을 하는 여자와 반말을 하는 여자가 있었다.
계급이 확실히 존재한다.
“특히 돼지비계와 송진을 잘 발라야 해. 그래야 대나무 갑옷이 썩지 않거든.”
“예, 알겠습니다.”
여자들이 모두 알았다는 듯 대답했다.
“왜 이런 것을 만드는 거지? 지금은 이런 것을 만들 때가 아니라 이달투를 죽이러 산으로 가야 하지 않나?”
그때 전사 하나가 내 눈치를 보며 말했고, 나는 바로 그 전사를 노려봤다.
“가, 가야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말을 바꿔 바로 존댓말을 했다.
내가 강한주먹을 묵사발을 내놓은 것이 떠오른 모양이다.
“이걸 입으면 몸을 보호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 꼭 필요한 방어구다.”
못 믿겠다는 눈치다. 나를 달갑지 않게 보는 전사들이 여전히 많다.
“입어 봐.”
“제가요?”
“입어.”
“왜…… 왜요?”
“악어머리 족장이 내 말을 무조건 따르라고 한 명령을 잊은 거냐?”
“……아닙니다.”
전사가 마지못해 내가 만든 대나무 갑옷을 입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돌을 주웠다. 생각 같아서는 돌도끼로 후려치고 싶지만 참았다.
‘대나무의 두께가 3센티미터는 되니까…….’
돌도 찍어도 대나무 갑옷을 입은 전사는 큰 충격이 없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나는 무겁게 대나무 갑옷을 만들었다.
“가만히 서 있어.”
“뭐, 뭐 하시려는 겁니까?”
“가만히 서 있어.”
“싫습니다!”
“아빠! 삼촌! 잡아요.”
내 명령에 큰바위와 늑대발톱이 뒷걸음질을 치는 전사의 양팔을 잡았고 지켜보고 있던 전사들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움직이지 마! 악어머리 족장님께서 너희들에게 모두 내 말을 무조건 따르라고 말씀을 하셨다.”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괜히 성능 시험을 하다가 싸움을 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