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All Heroes From Earth Are Bad RAW novel - Chapter (215)
세상에 나쁜 용사는 없다-215화(215/273)
추기경단.
이름 그대로 데우시스 교의 추기경이 모인 단체다.
그 수는 그때그때 달랐는데, 적게는 50명, 많게는 80명이 넘는 때도 있었다.
보통 70명 내외로 유지되며 그건 지금 오르반 4세의 치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재 추기경단의 인원은 67명.
이들의 서열은 교황 다음으로. 사실상 권력의 최정상에 자리 잡고 있다.
몇몇 추기경의 경우에는 어지간한 왕국의 국왕보다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그런 추기경단이 마리어트 왕국을 방문했다.
“피덴지오 피올라입니다.”“베니그소 달폰소입니다.”“카이노 아비노입니다.”
각각의 추기경이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소개했다.
찾아온 추기경은 총 셋.
이 셋을 수행하는 인원만 무려 삼천 명이 넘어갔다.
모두가 고위 사제와 성기사로 이뤄진 만큼, 사실상 거대한 무력 집단이나 다름없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아벨슨 마리어트라고 해요.”
아벨슨이 왕좌에 앉아 추기경들을 내려다봤다.
“그래서. 이곳에는 어쩐 일이죠? 단순 인사라기엔 규모가 지나친 것 같은데.”“우리는 마리어트 왕국 내에 있는 이단을 색출하기 위해 왔습니다.”
이단이라는 말에 아벨슨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단?”
“그렇습니다. 폐하께서도 아시다시피 스콜본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 않습니까?”“사고로 데우시스의 사제가 죽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기는 했죠.”“그건 사고가 아닙니다.”
추기경 피덴지오가 단호하게 말했다.
“데우시스 교의 사제를 조직적으로 음해, 살해한 사건. 명백한 이단의 짓입니다.”“하아,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군요.”“근거라면 여기 있습니다!”
추기경 피덴지오가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그가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최근 스콜본에서 이단 단체가 조직된 것은 물론, 체계적으로 운영돼왔다는 증거입니다.”
서류를 받아 든 아벨슨은 찬찬히 살펴봤다.
내용을 살펴볼수록 아벨슨의 미간이 좁혀졌다.
‘역시나… 이들은 처음부터 이럴 작정이었어.’
현재 대륙은 크게 두 개의 세력으로 갈라져 있다.
전쟁으로 마족과 처단해야 한다는 편과 이젠 마족과 평화를 맺어야 한다는 편.
하지만, 이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다른 기준이 보인다.
바로 데우시스 교를 지지하는가 아닌가.
아니면 가트렌 제국과 그 외의 국가들이라고 봐도 좋았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평화를 외치는 세력은 여러 개의 국가 및 단체가 모여 있다는 점이다.
자연스레 이들의 단합력은 약할 수밖에 없었고.
가트렌은 그 틈을 파고들었다.
오래전부터 스파이를 심어 정보를 모으고 일을 계획했을 것이다.
‘애초에 고위 사제가 죽은 것도 저들의 짓이겠지.’
고위 사제의 죽음.
그 또한 분란을 내기 위해 가트렌 측이 벌인 자작극이 분명하다고 아벨슨은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추기경단과 더불어 대규모 성직자 및 이단 심문관을 파견할 수 없을 테니까.
결국은, 속이 빤히 보이는 짓.
상대도 그걸 딱히 숨길 생각은 없어 보였고.
하지만, 그 속내를 다 알고 있음에도 당할 수밖에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렇군요.”
관련 서류를 돌려주며 아벨슨이 말을 이었다.
“경들께서 이단의 색출을 위해 왔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방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네요.”“폐하께서도 아시다시피 이단 색출은 교의 고유 권한입니다. 해서 굳이 이 자리에서 방법을 밝힐 필요는 없습니다만…”
순간 추기경 피덴지오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마리어트 왕국의 위상과 폐하의 존엄을 위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벨슨이 감사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고.
추기경 피덴지오가 설명을 이었다.
“이단을 색출하는 방식은 신앙의 증명입니다. 그리고 신앙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색출에 불복하는 자는 즉결 처형입니다.”
“뭐라고요…?”
아벨슨의 주먹이 꽉 쥐어졌다.
“지금 수도에서 대규모 학살극을 벌이겠다는 건가요!?”
아벨슨의 언성이 절로 높아진다.
일국의 왕이 분노하는 상황이었으나, 추기경들의 얼굴에는 여유가 가득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단 색출은 우리의 고유 권한입니다. 그리고 스콜본에는 대규모 사교도 단체, 마족
숭배자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추기경 피덴지오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저희가 하는 일은 마리어트 왕국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입니다. 폐하께서는 왕국 내에 마족
숭배자들을 내버려 둘 작정입니까? 그게 아니면 혹시…”
순간 그의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소문처럼 폐하가 마족을 추종하기라도 하는 겁니까?”“추기경. 선을 넘지 마세요.”
아벨슨의 목소리가 싸늘해지고.
추기경 피덴지오는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
아무리 이들의 위세가 대단하다 해도 이곳은 왕궁.
국왕에게 지나치게 무례한 모습을 보여서는 명분을 잃게 된다.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이단 색출은 예정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불허합니다.”
“그 발언은 가트렌을. 아니, 데우시스 교를 적으로 돌리겠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그건…”
아벨슨 이를 악문다.
대륙에서 데우시스 교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강대한 드라센 제국조차도 데우시스 교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불행히도, 마리어트 왕국은 데우시스 교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 중 하나였다.
만일 마리어트 왕국이 데우시스 교와 척을 지면, 왕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신자들에 의해 엄청난 반발이 일어날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건가…’
아벨슨이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알겠어요. 이단 색출을 허가합니다.”“현명한 판단을 내리신 겁니다.”
세 명의 추기경이 비릿한 웃음과 함께 왕궁을 떠나갔다.
***
평화롭던 어느 한 가정.
그들은 갑작스레 들이닥쳤다.
무거운 군홧발로 바닥을 더럽히고.
일가족을 거실에 결박한 채 집안을 헤집는다.
“이건 목걸이는 뭐지?”
이단 심문관이 물었다.
이미 성기사들이 주변을 둘러싼 상황.
남자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 그건 저희 할머니의 유품입니다…”
“유품?”
이단 심문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목소리가 떨리는 걸 보니 거짓을 말하고 있군.”
“예…?”
“이건 유품 따위가 아니다. 마족을 우상화하는, 사교도의 성물이지.”“아닙니다! 그건 정말로 할머니께서 남겨주신…. 커헉!”
항변하던 남자의 배에 주먹이 꽂혔다.
이단 심문관은 마치 더러운 벌레를 보는 것처럼 혐오가 가득한 표정으로 목걸이를 집었다.
“끝까지 발뺌하는군. 이건 명백히 마족을 우상화하는 상징물이다. 증거품을 압송하고 이들은 사형대에 매달아라.”“아닙니다! 제발 살려주십쇼! 저는 죽어도 좋습니다! 가족만이라도!”
남자가 처절하게 소리쳤으나, 돌아오는 것은 무자비한 폭력이었다.
일반인은 감히 대항할 수 없는 성기사의 완력.
순식간에 피떡이 된 남자와 가족이 대로변에 짐짝처럼 질질 끌려갔다.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며 저마다 수군댔다.
“마일로 저놈이 이단이었다니…”“역시 이럴 줄 알았어. 며칠 전에 마족이랑 화평을 맺어야 한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네.”“맞아! 사실은 마족의 개! 지령을 받고 움직였던 게 분명해!”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했다.
본격적인 이단 색출이 시작되고.
수도의 분위기는 급변했다.
“역시 데우시스 교가 나서야 해.”“마족과 평화라니 말이 되는가? 그놈들이 마족
숭배자라는 걸 나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네.”
애초에 마리어트 왕국민 대다수가 데우시스 교의 신자였다.
그들 전부가 마족과의 전쟁을 외친 건 아니었으나,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중립을 지키던 이들도 전부 마족을 박멸해야 한다는 쪽으로 돌아섰다.
이러한 현상 또한 데우시스 교의 노림수 중 하나였다.
“끄아아아!”
“꺄아아-!”
스콜본에는 밤낮으로 비명이 울렸다.
이단 색출을 명목으로 한 살육.
끔찍한 학살이었다.
하루에도 억울한 사람들이 수백 명씩 죽어 나갔다.
아무리 사소한 죄라도 심문관들의 눈을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심지어는 죄가 없더라도 죄를 만들어 이단, 마족
숭배자로 몰아갔다.
“이번 일이 끝나면 우리 왕국도 조용해지겠어.”“이건 어쩔 수 없는 게지. 그러게 진작 신을 믿었어야 할 것 아닌가?”
차가운 공기 속에서 스콜본의 피 냄새는 점차 짙어져만 갔다.
***
“이대로 보고만 있을 겁니까? 학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고한 왕국민이 이단으로 몰려 죽고 있단 말입니다!”
한 남자가 열변을 토해냈다.
근래 마리어트 왕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단 심문의 부당함에 대한 토로였다.
모인 이들 중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허! 큰일 날 소리를 하십니다. 입을 조심하십시오! 정당한 이단 색출 절차를 두고 학살이라니요!”“정당? 이 학살극 어디에 정당함이 있단 말이오!”“누차 말씀드리지만, 학살극이 아닙니다. 아니면 혹여 경께서도 마족
숭배자입니까?”“마, 마족
숭배자!? 그게 무슨 망언이오!”“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이런 반응을 보일 리가 없지 않소?”
분위기는 점점 개판으로 흘러갔다.
“흥분하는 꼴을 보니 뻔하군. 하긴 마족
숭배자가 아니고서야 저런 생각을 할 리가 없지!”
서로에 대한 존칭이 사라지고.
“닥쳐라! 그 입 다물지 못할까!”“어디서 막말인가!?”
“이 새끼가!”
고성과 욕설이 오간다.
“네놈이 천한 시녀의 배에서 태어난 걸 모를 줄 아나? 쯧쯧! 이래서 불결한 피가 섞인 것들과는 대화를 할 수가 없어.”
급기야 각 가정의 안녕, 부모의 안부까지 묻는 사태가 왔다.
“하! 네놈은 그리도 고결한 인간이라서 아내가 바람을 피우는가 보군.”
“뭐라…?”
“몰랐나? 데커 부인과 하룻밤을 보내면 금화를 던져준다는 소문이 수도에 파다하다! 네가 말한 천한 남정네들이 아주 줄을 섰다더군! 천한 것과 몸을 섞었으니 네놈의 아내와도 대화하지 않겠지?”“이런 개자식이! 결투다! 당장 검을 들어라!”
믿을 수 없지만, 이건 왕국의 어전회의였다.
국왕인 아벨슨 마리어트와 왕국의 고위 귀족들이 모여 중요한 국사를 결정하는 자리.
그러나 지금은 한낱 시장바닥에서 벌이는 개싸움만도 못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그만. 그만 하세요!”
아벨슨이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한데 뭉쳐 주먹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귀족들에게는 닿지 않았다.
“하아… 근위병. 정리하세요.”
아벨슨의 말에 병사들이 달려들어 엉킨 귀족들을 뜯어냈다.
“놔라! 놓으란 말이다!”“어디선 천한 것들이!”
병사들의 만류에도 귀족들의 저항은 계속됐다.
도저히 분위기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아벨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에 있는 메이스를 들고는 귀족들 사이로 걸어 들어간다.
“하아…”
그녀가 손에 든 메이스를 힘껏 바닥에 후려쳤다.
콰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어전이 진동했다.
거센 충격파에 근처에 있던 귀족들은 꼴사납게 바닥을 뒹굴었다.
“…”
한순간에 찾아온 정적.
고요 속에서 아벨슨이 입을 뗐다.
“마지막 경고입니다. 회의는 끝났습니다. 해산하고 돌아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귀족들이 침을 꿀꺽 삼키고.
아벨슨이 냉기가 뚝뚝 흘러내리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왕명을 거부한 것으로 알고 즉결 처분하겠어요.”
당장 누구의 머리통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
눈앞의 어린 국왕은 정말 귀족의 머리를 깨고도 남을 위인이었다.
“크흠, 흠!”
“얼른 갑시다! 그러게 왜 그런 말을 해서…”“빨리 나오기나 하세요!”
귀족들은 다급히 회의장을 떠나갔다.
나가면서도 입을 쉬지 않는 그들을 보며 아벨슨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고생하셨습니다.”
한쪽에서 회의를 지켜보던 최현석이 다가왔다.
“하아, 못 볼 꼴을 보여드렸네요.”“신경 쓰지 마십쇼. 어차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뭐라고요…?”
순간 아벨슨의 눈이 사납게 떠졌다.
실수를 깨달은 최현석이 한발 물러서며 어색하게 웃었다.
“다, 다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은데,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참 큰일입니다! 하하하…!”
다급한 말 돌리기와 어색한 웃음.
아벨슨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최현석의 말처럼 이런 개판이 벌어진 게 하루 이틀도 아닌 건 사실이었으니까.
“나라의 미래…”
아벨슨의 한숨이 한층 더 깊어졌다.
“저들에게 그런 걱정이 있긴 할까요?”“그렇지 않겠습니까?”“솔직히 말하면 이건 파벌 싸움이에요. 저들은 그저 자리를 보전하는 것 말고는 관심이 없죠.”
귀족들이 두 파벌로 나뉜 이유는 간단하다.
가트렌을 지지하느냐 드라센을 지지하느냐.
어디와 끈이 닿아있냐에 따라 현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제국의 영향력에 오래 노출돼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 몰랐네요.”
아벨슨의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했다.
심지어 이건 그녀가 국왕이 되고 귀족들을 대거 정리한 이후다.
즉, 줄이고 줄인 게 이 정도란 뜻이다.
“국왕이 아니라 허수아비가 된 기분이에요.”
너무도 무력하다.
데우시스 교가 수도를 유린하고.
귀족이란 작자들은 두 제국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기 바쁘다.
마리어트 왕국에서 벌어지는 일이건만, 왕국의 국왕인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수도에서 깽판 치는 광신도 놈들. 그냥 처리하면 안 됩니까?”
최현석의 물음에 아벨슨이 고개를 저었다.
“그거야말로 저들이 바라는 일이에요. 그렇게 되면 마리어트 왕실 전체가 이단이 되는 거니까요. 그것도 단순 이단이 아니라 마족
숭배자죠. 이단 중에서도 최악이에요.”
“아…”
“그렇게 되면 단숨에 전력을 동원해 저를 죽이고 왕국 전체를 집어삼킬 거예요.”
아벨슨이 자조적인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생각해보니 아까 싸움박질을 하던 귀족의 절반은 오히려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이거 정말 답이 없는 겁니까?”“글쎄요. 저도 며칠 밤을 새워가면서 고심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어요.”
둘의 고민이 깊어지던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게 생각이 있다.”
사라 던피가 한쪽에서 걸어왔다.
최현석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봤다.
“언제 오셨습니까?”
“어전회의가 시정잡배의 패싸움으로 변모했을 때부터 있었지.”
그녀의 말에 아벨슨의 볼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먼 과거라고는 하나 사라 던피는 일국의 왕이었던 자.
그래서일까.
그녀에게 이런 모습을 보였다는 사실이 다른 이에게 보인 것보다 몇 배는 더 수치스러웠다.
사라 던피는 이에 관해 별다른 생각이 없는 듯, 태연하게 말을 이었다.
“아무튼, 지금 상황이 어떤지는 알았다. 간단하게 말하면 강대국의 눈치를 보느라 내부의 해충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네.”
“그렇다면 몰래 처리하면 될 것 아닌가?”
“몰래?”
“암살하는 거다.”
최현석과 아벨슨이 고개를 갸웃했다.
뜬금없이 암살이라니?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긴 한 걸까.
“사라 씨. 지금 수도에 온 놈들만 해도 삼천 명이 넘습니다. 원래 상주하던 것까지 합치면 사천은 돼요.”“거기에 수도의 인구가 십만. 이 많은 눈을 피해서 암살을 한다는 건 불가능해요.”
한둘도 아니고 무려 사천 명이다.
십만 명의 눈을 피해 사천 명을 암살하겠다니.
이건 그 무슨 마법을 부리든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라 던피는 아무런 생각 없이 이런 말을 꺼낸 게 아니었다.
“유명한 말이 있지.”
그녀의 입꼬리를 올리며 씨익 웃었다.
“목격자가 없으면 암살이다.”
지상 최대 규모의 암살극을 벌여볼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