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All Heroes From Earth Are Bad RAW novel - Chapter (226)
세상에 나쁜 용사는 없다-226화(226/273)
“이거 하나만은 확실해.”
“뭐가요?”
“이번 사건에 신성 제국 가트렌이 얽혀있다는 것.”
최현석이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말했다.
“왜 그런 거예요?”
라헬은 이해할 수 없었다.
어째서 가트렌의 개입을 확신할 수 있는 걸까.
지금 밝혀진 것은 이엔 넬 체르시가 무언가 사건을 꾸민다는 것뿐.
가트렌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무슨 근거로 그렇게 확신하세요? 게다가 그 파란 여우는 가트렌을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요?”
이번에 최현석이 온 이유는 가트렌의 마수를 떨치기 위해서였고.
이엔 넬 체르시는 나름 적극적으로 최현석을 도왔다.
그녀가 가트렌의 사주를 받았다기엔 정황이 들어맞지 않았다.
“그건 맞아. 이엔이 가트렌의 수하일지 아닐지는 모르지.”“그런데 왜 가트렌이 얽혀 있다고 확신해요?”“용사 퀘스트가 아직 클리어되지 않았거든.”
최현석은 이곳에 오기 전 받았던 용사 퀘스트를 확인했다.
★☆★☆ 용사 퀘스트! ★☆★☆
체르시 왕국이 위기에 처했습니다!
전설적인 용사로서 그들을 모른 척할 수 없죠!
사악한 가트렌의 마수를 떨쳐내 체르시 왕국을 구원하세요!
· 목표 : 체르시 왕국에서 가트렌의 세력을 몰아낼 것· 보상 : 대량의 경험치 및 용사 포인트 3,000
최현석은 계속 이상하게 생각했다.
분명 체르시 왕국에서 강경파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다.
아니, 대륙 전체에서 강경파는 빠르게 힘을 잃어가고 있다.
오히려 퀘스트 목표를 초과해서 달성한 것이다.
당장 추가 보상이 떨어져도 모자랄 판에 아직 클리어 소식조차 들리지 않으니 이상할 수밖에.
“퀘스트가 클리어되지 않았다는 건, 아직 가트렌의 계략이 남아 있다는 뜻이야. 여기서 이엔이 뭔가 사건을 벌인다면 분명 가트렌도 얽혀있을 가능성이 크지.”“아하! 정말 그러네요!”
라헬은 진심으로 감탄한 듯 손뼉까지 쳤다.
“용사님! 오늘따라 이상하게 지적으로 보여요! 혹시 뭐 잘못 드신… 아악!”“나는 원래 지적이거든.”
최현석은 라헬의 이마에 딱밤을 날리고는 말을 이었다.
“아무튼, 이엔 넬 체르시가 일으키려는 사건에 가트렌이 얽혀있어. 내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다고.”“흐음, 그럼 이제 어떡하죠? 우리는 그 여우가 정확히 뭘 하려는 건지도 모르잖아요.”“그러니까 정보를 모아야지.”
“어떻게요?”
라헬의 물음에 최현석이 씨익 웃었다.
“여기 국왕이 내 깐부잖아.”
“깐부?”
“친구라고. 국왕한테 밥 한 끼 먹자고 하면 아마 오늘 당장에라도 자리를 만들 거야.”
우선 핵심 인물인 국왕 일가부터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결정을 내린 최현석은 곧장 국왕 몰린의 집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그날 저녁.
최현석은 국왕 일가의 식사에 초대됐다.
국왕 몰린 델 체르시.
아내 소피 넬 체르시.
딸 이엔. 그리고 두 아들 키안과 로간까지.
참석자는 왕족과 최현석뿐이다.
왕족과의 식사라니.
예전이라면 떨렸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전설급의 무력을 얻고. 각 세력의 지도자들과 안면을 트게 된 지금.
이런 자리는 익숙하다 못해 편안한 편에 속했다.
식당으로 들어서자 국왕 몰린이 환하게 웃으며 맞이해 주었다.
“어서 오시오! 폴킬 경. 경이 먼저 식사 자리를 제안하다니. 내 진심이 통했나 보오. 하하하!”
국왕 몰린은 진심으로 기분이 좋아 보였다.
지금껏 수많은 구애를 했음에도 모두 거절당했는데, 최현석이 먼저 다가오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자자, 시장할 텐데 식사를 들면서 이야기합시다. 오늘 폴킬 경께서 함께한다고 해서 내 특별히 신경 쓰라 지시했다오.”
“감사합니다.”
식사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음식은 맛있었고.
국왕 몰린은 시종일관 웃음을 띠고선 말했다.
“대륙의 모든 국가가 체르시 왕국을 주시하고 있소. 우리가 평화의 상징이 됐기 때문이지. 나는 지금이야말로 체르시 왕국이 도약할 때라 생각하오.”
국왕 몰린의 목소리가 들떠 있다.
체르시 왕국은 개국 당시부터 그리 국력이 강하지 않았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늘 주변국의 눈치를 살폈으며, 특히 가트렌과 드라센의 말에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인간과 마족이 한 최초의 조약.
그로 인해 평화의 상징이 된 체르시 왕국은 다른 나라에서 함부로 건들 수 없는 위치에 서게 됐다.
“이대로 중립 평화국이라는 지위를 공고히 한다면 앞으로 체르시 왕국은 영원히 대륙 평화의 대명사로 남게 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오.”“훌륭하신 생각입니다.”
최현석은 적당히 국왕 몰린의 말에 맞장구치며 공감했다.
‘확실히 똑똑한 양반이야.’
국왕 몰린은 주어진 기회를 붙잡을 줄 아는 남자였다.
결단력과 행동력도 있는 만큼 그는 분명 자신의 청사진을 이룰 수 있으리라.
‘가트렌의 방해만 없다면 말이지.’
최현석이 은근히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그가 이 자리를 만든 건 그저 밥을 먹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엔과 두 왕자의 정보를 얻는 게 진짜 목적.
‘만약 가트렌이 뭔가를 하려 한다면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하나를 끄나풀로 뒀을 가능성이 커.’
90% 이상 확신한다.
분명 이 자리에 가트렌의 끄나풀이 있고, 그건 가트렌에 줄을 댄 키안 왕자나 무언가 일을 꾸미는 이엔일 가능성이 크다.
최현석의 생각이 깊어지던 그때.
국왕이 다른 화두를 던졌다.
“아, 폴킬 경. 며칠 후 왕궁에서 큰 파티가 있을 예정이라오. 그때 폴킬 경도 참여하지 않겠소?”
“파티요?”
“그렇소! 평화를 기념하기 위한 파티지. 왕국의 모든 고위 귀족이 모여서 축하하고 우애를 다지는 자리라오.”
순간 최현석의 눈이 빛났다.
‘이거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이엔 넬 체르시가 꾸미는 일.
동시에 가트렌 제국이 행동하는 시점.
모든 게 이 파티와 연관돼 있을 것이다.
“초대해주신다면 감사히….”
“아버지.”
파티에 참가하겠다고 말하던 그때.
둘째 아들 키안이 도중에 끼어들었다.
“파티는 우리 체르시 왕국 귀족의 단합을 위한 자리입니다! 외부인. 그것도 귀족이 아닌 자가 참가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키안은 굉장히 단호한 어투로 최현석의 참석을 반대했다.
“저도 키안의 생각에 동의해요. 폴킬 경이 참석하는 건 왕국 귀족의 단합이라는 파티의 정체성을 해치는 일이 아닌가 싶어요.”
심지어 이엔 또한 키안의 말을 거들며 최현석의 참석을 반대한다.
최현석은 그 둘을 자세히 살폈다.
‘둘째 아들 키안. 가트렌의 비호를 받는 놈. 역시 그날 뭔가 일을 벌일 생각인 게 분명해.’
이번에는 시선을 돌려 이엔을 바라봤다.
‘이엔과 가트렌 사이에 드러난 연결고리는 없다. 그렇다면 둘 중 하나. 독자적으로 뭔가를 계획 중이거나, 아니면 내가 모르는 가트렌과의 비밀 고리가 연결돼 있거나.’
최현석이 둘의 의중을 살피는 사이.
국왕 몰린은 당황한 마음을 수습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딸과 아들이 최현석의 참석을 반대하는 것에 조금 놀란 것 같았다.
“너희의 그 말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폴킬 경은 우리 왕국을 돕기 위해 온 은인이다. 다른 국가에 소속된 인물도 아니지.”“그래서 더 문제입니다. 신원이 불분명하지 않습니까. 혹여라도 저 남자가 악한 마음을 품으면 그 자리에 있는 귀족은 몰살될 겁니다.”
키안의 말은 합당했다.
파티는 왕국의 모든 고위 귀족이 모이는 자리다.
최현석이 마음만 먹으면 10분 안에 체르시 왕국의 모든 지도층을 죽일 만한 기회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해는 한다만, 보통 이런 걸 당사자 앞에서 대놓고 말하진 않을 텐데.’
사실상 최현석의 면전에서 ‘당신이 악당 혹은 살인마일지도 모르니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최현석은 피식 웃었다.
괘씸하긴 해도, 어쩌겠는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굳이 파티에 참석할 이유는 없다.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만들면 그만이니까.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최현석이 파티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하려던 그때.
국왕 몰린이 벌떡 일어나더니 벌게진 얼굴로 소리쳤다.
“키안 이놈! 귀빈 앞에서 못하는 말이 없구나! 폴킬 경은 내 손님이다! 네 언사는 손님을 무시하고 나아가 국왕인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걸 모르는 게냐!”
식당이 떠나갈 정도로 큰 목소리다.
최현석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국왕을 바라봤다.
“어어… 저는 괜찮습니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지 않으셔도….”“아니오! 이건 자식 교육을 형편없이 한 내 잘못이오! 폴킬 경. 내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소.”
국왕이 머리까지 숙이며 사과했다.
키안은 고개를 떨궜으니 분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뭐, 잘된 건가. 굳이 파티에 정식으로 초대받지 않아도 상관없었지만, 이러면 일이 쉬워지니.’
솔직히 파티에 초대받든, 그렇지 않든 상관은 없었지만, 이왕이면 초대를 받아 편하게 움직이는 게 나았다.
몰래 숨어드는 건 여러모로 귀찮았으니까.
그는 흥분한 국왕 몰린을 다독이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 양반, 은근히 다혈질이었네.’
매일 웃는 낯으로 대화를 해서 몰랐는데, 불같은 성격이 있는 남자였다.
어쨌거나 식사는 다시 이어지고.
그럭저럭 나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됐다.
이후 방으로 돌아온 최현석은 내일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내일은 둘째 키안. 그놈을 집중적으로 파보자 보자.’
어떻게든 자신을 막으려 했던 키안.
가트렌의 비호를 받는 그가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다.
***
다음 날 아침.
이른 시각부터 왕궁이 부산스러웠다.
“무슨 일이지?”
밖에서 들리는 소란에 의아해하기도 잠시.
곧이어 문이 벌컥 열리며 무장한 왕실 기사가 들이닥쳤다.
“무슨 일입니까?”
최현석은 멀뚱히 왕실 기사를 바라봤다.
“듀갈 폴킬. 잠시 우리와 동행해 주셔야겠습니다.”
“예?”
갑자기 쳐들어와서는 따라오라니?
최현석이 가만히 있자, 선임자로 보이는 왕실 기사가 말했다.
“당신이 왕궁 내 하녀와 데우시스 교의 여성 사제를 상대로 육체 및 언어적 희롱을 했다는 추문이 일고 있소.”
“예에!?”
“우리도 분란을 원하지 않소. 가능하면 동행해서 오해를 풀어주길 바라오.”
최현석은 한숨과 함께 마른세수를 했다.
“하아… 여기 와서 여자랑 말 한번 못 섞었는데 희롱이라고…?”
“뭐라 했소?”
“아무것도 아닙니다. 알겠으니 가보죠.”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뻔하다.
자신을 쫓아내기 위해 누군가 이상한 소문을 퍼트린 것이리라.
왕실 기사를 따라 이동한 곳에는 국왕 몰린과 몇몇 여성이 기다리고 있었다.
여성은 하나같이 최현석이 처음 보는 자들이었다.
“똑바로 이실직고해라. 정말 너희가 말한 게 사실이냐!”
국왕 몰린이 소리쳤다.
하녀와 사제로 보이는 이들은 모두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물러나지 않았다.
“예… 저분께서 저에게 만날 생각이 없냐고… 저는 남편이 있다고 했더니 그게 뭐가 중요하냐면서 강제로 끌어안았습니다…”
한 하녀가 오들오들 떨면서 말했다.
당연히 최현석은 기가 찼다.
‘당신 나 처음 보잖아!’
게다가 남편이 있는 게 뭐가 중요하다니.
자신이 아무리 여자를 좋아한다지만 그런 파렴치한, 쓰레기는 아니었다.
“복도를 청소하는 중이었습니다. 저분이 갑자기 나타나서 제 둔부를 더듬으면서 토실토실하다고… 흐흑…!”“저분의 방을 청소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옷을 벗으시고는… 불경한 눈으로 침대에 앉으라 말했습니다…”
하나같이 기가 차는 내용이었다.
저 말대로라면 자신은 정신 나간 호색한 그 자체였다.
그렇게 다섯 명의 하녀가 최현석에게 희롱을 당했다 고백하고.
마지막으로 사제복을 입은 중년 여성이 나섰다.
“데우시스 교의 일등 사제 토리스입니다.”“말씀해주십시오.”
일등 사제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국왕의 태도와 느껴지는 신성력으로 보아 고위 사제인 것 같았다.
“저 남자가 신과 동침할 생각이 없냐고 했습니다.”“사제. 신과의 동침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오?”“저도 이해가 가지 않아서 무슨 말이냐 물었더니…”
사제 토리스가 경멸의 눈빛을 하며 말했다.
“음부를 가리키며 자신의 물건은 신이나 다름없다고 했습니다. 당당한 표정으로 신의 은총을 받으라 말하는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이봐, 그건 너무 갔잖아! 그리고 당신은 내 취향도 아니야!”
이제까지 잘 참던 최현석도 이것만큼은 참을 수 없었다.
자신보다 나이가 2배는 많아 보이는 여자가 저런 말을 하니 머리 뚜껑이 열릴 지경이었다.
“자신은 취향이 아닌 여자, 특히 나이 든 여자를 범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는 말도 했습니다!”“이 여편네가 진짜!”
최현석이 뛰쳐나가려 하자 국왕 몰린이 먼저 나섰다.
“여기까지 하지. 이야기는 이만하면 되었다. 하녀를 돌려보내고 사제를 모셔라.”
“예.”
하녀와 사제가 밖으로 나서고.
국왕 몰린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대들도 밖으로 나가주게. 잠시 폴킬 경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니.”“안 됩니다. 폐하! 이런 자와 폐하를 함께하게 둘 수는….”
“어서!”
국왕의 완강한 말에 왕실 기사들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최현석과 둘만 남게 된 국왕이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쓸었다.
“하아… 미안하오.”
“예?”
“폴킬 경께서 이런 파렴치한 일을 벌이지 않으실 분이란 건 잘 알고 있소.”
국왕 몰린이 힘없이 의자에 주저앉았다.
“아무래도 폴킬 경이 왕궁에 있는 걸 못마땅해하는 누군가 일을 벌인 것 같소.”
그 누군가가 누구인지는 국왕과 최현석 모두 알고 있다.
둘째 키안 델 체르시.
그놈이 분명했다.
하지만 최현석과 국왕 모두 직접적으로 그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이미 왕궁 내에 소문이 파다하고, 폴킬 경이 추행하는 것을 봤다는 목격담, 피해 증언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오.”
“후우…”
“특히 데우시스 교의 고위 사제 발언은 국왕인 나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 정말 미안하오.”
뒷말은 굳이 듣지 않아도 됐다.
왕궁을 떠나 달라는 말이었다.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죠.”
최현석은 열불이 났지만, 화가 난다고 왕궁을 뒤집어엎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인연이 되면 또 뵙죠.”“자, 잠시… 폴킬 경…!”
뒤에서 절절하게 소리치는 국왕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최현석은 곧장 왕궁을 떠났다.
가는 길마다 사람들의 따가운 눈총이 꽂혀왔다.
“시발… 살다살다 별 거지 같은 일을 다 겪네.”
마침내 도착한 왕궁 입구.
경비 앞에서 욕설을 한 최현석이 가래를 잔뜩 머금고는 뱉었다.
“캬야악- 퉷!”
“다, 당신! 지금 무슨 짓이야!?”
기겁한 경비병이 창을 내질렀지만, 최현석은 오히려 당당했다.
“뭐? 어쩌라고?”
“…”
이러나 저라나 최현석은 전설급의 강자다.
일개 왕궁 경비가 침을 뱉은 것으로 책임을 묻느니 마느니 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최현석은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지 씩씩대며 길을 걸었다.
“더러웠고! 다시는 보지 말자! 이딴 왕궁에 다시는 발을 들이나 봐라!”
경비들은 멀어지는 최현석의 등을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