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ist Running Through Time RAW novel - Chapter (66)
EP 3 – 마검님! 제발 절 조종해주세요!
아무말 대잔치.
예능 촬영을 설명하기에 딱 좋은 단어다.
특히 토크쇼.
시청자들이 보는 토크쇼는 재미있는 장면의 연속이다. 연예인들의 말재주를 보며 감탄할 정도로 현란한 이야기가 오간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편집의 마술’을 거친 뒤의 완성본이다. 실제 예능 촬영은 9마디의 ‘노잼’과 1마디의 ‘꿀잼’으로 만들어진다.
진흙 속에서 진주를 찾는 일과 같다.
하지만 가끔, 촬영장이 웃음바다가 될 정도로 활기가 도는 상황이 생긴다.
업계 최고 수준 MC가 게스트의 기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냈을 때, 수십 년간 함께한 연예인들이 찰떡같은 호흡을 맞출 때, 무명 연예인에게 예능신이 강림했을 때, 등등···
그런 현장을 보고 있으면 PD는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
‘이건 터진다···!’
백학문화방송 예능국 자체 세트장.
촬영을 진두지휘하던 PD에게 감이 왔다.
PD가 스태프들에게 지시했다.
“쟤 잡아.”
체포하라는 뜻이 아니라 카메라 앵글 안에 꽉 붙잡고 있으라는 뜻이다. PD의 지령을 받은 카메라맨이 담요를 덮어쓴 소년을 앵글 안에 담았다.
소년은 열성적으로 구유빈의 작품을 평론하고 있었다. 그리고 구유빈은 소년의 평론이 이어질 때마다 얼굴을 붉히고 어깨를 흠칫! 떨었다.
“특히 SF에 도전하시면서 우주론과 세상관을 열심히 직조하셨는데, 주인공의 여정이 한 아이의 성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를 둘러싼 따스하면서도 압도적인 세상, 포근하지만 넘어설 수 없는 벽, 이것도 역시 구학준 교수님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그만···!”
PD는 벌써 유튜브 클립에 올릴 동영상 제목까지 뽑았다. ‘악의 없는 순수한 감상’.
어린 천재가 다른 사람의 소설을 통해 숨기고 싶은 속내를 낱낱이 파헤치는 장면은 어떤 예능에서도 다룬 적 없는 콘텐츠였다.
특히 악의가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재미 포인트에 가점을 줄 수 있다.
설마 초등학생이 일부러 저러겠는가? 닳고 닳은 PD인 자신도 차마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비주얼도 괜찮았다. 원래 예쁜 사람은 뭘 해도 예쁜 법이다. 그리고 예쁘면 쳐다보고, 쳐다보면 조회수로 잡히고, 시청률이 높으면 돈이 된다.
그 이후로도 줄곧 문인섭의 원맨쇼였다. 천재 소년에게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존재감이 있었다. 그걸 다른 말로는 아우라, 혹은 화제성이라고들 한다.
하이라이트 씬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MC가 질문을 던졌다.
“여기서 질문! 굉장히 특이한 게! 문인 작가님은 김별 배우를 꼬박꼬박 김 선배라고 부르네요? 같은 학교 선후배라서 그런가요?”
김별이 잠시 움찔거리더니 자연스럽게 답했다.
“아, 아하하! 우리 인섭이가 방송은 처음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것저것 챙겨주다 보니-”
소년이 정색하고 끼어들었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김 선배?”
“···!!!”
“제가 왜 김 선배한테 꼬박꼬박 존칭을 붙이냐면···”
“꺄아아아악! 하지마! 하지마아아악!”
“처음 만났을 때, 김 선배가 저보고···”
“꺄아아악! 꺄악! 꺄아아아 – !”
“제가 아역배우인 줄 알고서, 절 노려보면서 다리를 꼬더니···”
“미안해! 잘못했어! 미안하다고오오!”
“뭐라고 했냐면···”
“꺄아아아악 – !”
“후··· 이번만 봐드리겠습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