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ber One Star Instructor Master Baek RAW novel - Chapter 324
323화. 만약, 그 녀석들이
징벌위원회는 취소되고, 오단의 단주들은 배신자 모용준에 대한 처벌을 결정하기 위해 급히 회의를 열었다.
백수룡도 총사범의 자격으로 참여해야 했지만,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끄응……. 살살 좀 하지?”
실제로 백수룡의 몸 상태는 상당히 좋지 않았다.
내상도 내상이지만, 그동안 쌓인 피로가 한 번에 터진 느낌이었다.
남궁수가 추궁과혈을 해 준다고 했을 때, 선뜻 고개를 끄덕인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설마 이런 식의 추궁과혈일 줄이야.
“조용히. 입을 열면 효과가 떨어진다.”
침상 위에 엎드린 백수룡의 등 위에서, 남궁수가 현란하게 보법을 밟고 있었다.
콕! 콕콕콕!
등의 혈도와 근육을 발끝으로 밟을 때마다 백수룡이 오만상을 썼다. 고개를 돌린 백수룡이 남궁수를 노려봤다.
“일부러 아프게 밟는 거 아니야?”
“본가 비전의 추궁과혈이다.”
남궁수는 무표정하게 말하며 추궁과혈을 계속했다.
아픈 만큼 효과는 확실했다. 굳었던 근육이 풀리고, 답답했던 기혈이 한결 편안해졌다.
더 이상 추궁과혈에도 별로 아프지 않게 되자, 백수룡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후우. 그럭저럭 괜찮아졌으니 이제 내려…….”
“뒤집겠다.”
쿵!
남궁수가 발로 침상 모서리를 찍자, 부침개 뒤집히듯 백수룡의 몸이 홱 뒤집혔다. 추궁과혈은 계속됐다.
콕콕콕콕!
“끄으으으……!”
그로부터 약 일 각 후, 백수룡은 쥐어짠 행주 같은 몰골이 되어 침상에 널브러졌다.
추궁과혈이 아프다는 건 그만큼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방증이었다. 백수룡이 노곤해진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 무리하긴 했나 봐. 며칠은 꼼짝없이 여기서 쉬어야겠어.”
“……를 갚을 절호의 기회로군.”
“뭘 갚아?”
남궁수는 이 기회에 은혜를 갚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에 눈을 빛냈다.
“저녁에는 본가 비전의 영양식을 만들어 주지.”
“……너네 집은 뭐 그렇게 비전이 많아?”
“대남궁세가니까.”
무표정 속에 은근한 자부심이 드러났다. 남궁수는 요리에 필요한 재료가 있는지 확인하러 가겠다며 방을 나섰다.
“저 자식은 뭘 자꾸 갚는다는 거야? 역시 원한인가?”
백수룡이 남궁수가 나간 문을 노려보며 중얼거릴 때였다.
똑똑-
“들어가도 되겠나?”
목소리의 주인은 개방 방주였다. 백수룡은 황급히 겉옷을 주워 입으며 바깥을 향해 말했다.
“들어오십시오.”
잠시 후, 초췌한 안색의 방주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는 키가 작고 왜소한 노인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마주 서면, 전혀 작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방주는 개방의 신물인 타구봉을 지팡이 삼으며 걸어왔다. 백수룡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했다.
“내상이 심하다고 들었는데, 몸은 좀 어떤가?”
“며칠 쉬면 괜찮아질 것 같습니다. 방주님이야말로 좀 어떠신지…….”
“나야 조금 피곤할 뿐이라네. 뇌룡신검이 가져다준 해독약이 아주 잘 듣더군.”
지난밤, 백수룡의 부탁을 받은 남궁수는 죽은 독마의 제자들의 품을 뒤져 찾아낸 해독약을 들고 개방을 찾아갔다.
방주는 이미 회복세에 접어든 상태였기에, 남궁수가 가져간 해독약을 더하자 금세 의식을 차릴 수 있었다.
“받게나. 개방 비전의 내상약일세.”
방주가 품 깊숙한 곳에서 손가락 두 마디만 한 크기의 환약을 꺼내 내밀었다. 순간 백수룡의 예민한 코가 씰룩였다.
‘소똥 냄새?’
개방 비전의 내상약에서 소똥 냄새가 났다.
백수룡이 멈칫하는 모습을 본 방주가 짓궂게 웃었다.
“거지들이 만든 약이라고 편견을 갖지 마시게. 효과는 구파의 어떤 내상약보다 뛰어나다고 장담할 수 있으니.”
“하하. 그럴 리가요. 방주님께서 드셔야 하는데, 제가 받아도 되나 싶어서…… 감사히 받겠습니다.”
백수룡은 어색하게 웃으며 방주가 건넨 내상약을 받았다.
하지만 당장 먹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살기 위해 아무거나 주워 먹던 전생이라면 모를까, 이번 생에서까지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내상약은 무림맹에도 많았다.
‘나중에 더 급할 때 먹어야지.’
그렇게 합리화하며, 일단 보이지 않는 곳에 내상약을 숨겨 둘 생각이었다.
하지만.
“오는 길에 뇌룡신검을 만났는데, 내상약 이야기를 하니 아주 좋아하더군.”
“설마…….”
백수룡이 불안한 표정으로 바라보자, 방주가 수염을 쓸어내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자넨 아주 좋은 친우를 두었어. 영양식과 함께 달여서 먹이면 회복이 더 빠를 거라며 기뻐하기에, 내상약을 하나 더 주었네. 바로 달이러 갔을 게야. 지금 준 것은 비상용으로 챙겨 두게나.”
“……빌어먹을.”
저도 모르게 나온 욕설에, 방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방금 뭐라고 했나?”
“그, 혈교 놈들 말입니다. 놈들 때문에 이 꼴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분해서 그만…….”
“아암, 그렇고말고! 내 자네 마음은 백번 이해하고도 남지! 아주 육시랄 놈들이야!”
쌓인 것이 많았는지, 방주는 한동안 혈교를 향해 걸쭉한 욕설을 쏟아냈다.
백수룡은 맞장구를 쳐주다가 물었다.
“그런데, 모용준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방주도 단주들과 함께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이번 일에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인 만큼, 방주의 발언권은 회의에서 무척이나 클 수밖에 없었다.
“단전을 폐하고 사지 근맥을 자르는 짓은 하지 않기로 했네. 내가 그런 식의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하니, 다들 깜짝 놀라더군.”
다행히 최악은 피한 셈이었다. 백수룡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나중에 모용준을 한번 찾아가 봐야겠군.’
백수룡은 방주에게 포권을 취했다.
“선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허허. 은인의 부탁이 아닌가. 게다가 주화입마에 걸려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하니, 마냥 죄를 물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
방주는 보기 드문 호인이었다. 은원을 확실하게 따지면서도, 상대가 처한 상황에 따라 자비를 베풀 줄도 알았다.
“하여튼, 회의가 길어질 것 같아서 혼자 빠져나왔네. 뻔히 아는 얼굴들보다는 자네와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었거든. 좀 앉아도 되겠나?”
“아, 죄송합니다.”
그제야, 백수룡은 아직도 방주를 세워 놓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쪽에 앉으시죠. 차라도 한잔 드시겠습니까?”
“거지가 공짜 마다하는 것 보았나? 다과도 있으면 좀 주게.”
두 사람은 탁자를 두고 마주 앉았다.
방주가 백수룡이 내온 차를 홀짝이며 웃었다.
“자네에 대한 소문이 하도 무성하기에 한 번쯤은 꼭 만나 보고 싶었지. 이런 식으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만.”
천하에서 가장 큰 무림방파의 수장은, 현기가 어린 눈으로 눈앞의 청년을 바라봤다.
그는 비록 십존에 드는 고수는 아니었지만, 사람을 보는 안목이라면 결코 십존에 부족하지 않다고 자부했다.
‘당대에 십존이라 불리는 고수들을 모두 내 두 눈으로 직접 보았지. 하지만…….’
그중 누구도 청룡신협만큼 독특하고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지는 않았다.
무림의 역사를 통틀어도 이토록 빠르게 강해지고, 명성을 쌓아 가는 고수가 몇이나 있던가?
잠시 백수룡을 살피던 방주는 이내 감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소문이란 대개 과장되기 마련이거늘……. 자네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로군.”
백수룡은 뭐라고 대답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주변에 다른 사람들도 없는데 더 이상 가식적으로 대답하는 것도 어색해서 그냥 솔직하게 대하기로 했다.
‘방주라면 이미 내 성격 정도는 파악하고 있겠지.’
솔직한 편이 방주의 호감을 얻는 데도 더 유리할 것이다. 가식을 떨쳐 낸 백수룡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 자주 듣는 편입니다.”
예상대로 방주는 껄껄 웃었다.
“들었던 대로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이구나. 아까는 안 어울리게 겸양을 떨더니.”
“아까는 좀……. 보는 눈이 많지 않았습니까. 얼굴에 너무 금칠을 해 주시니 민망하기도 했고요.”
“의외로군. 뇌룡신검에게 듣기로는 철면신공이 극성에 이르러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다고 들었는데…….”
방주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백수룡을 바라봤다.
백수룡은 속으로 남궁수에게 욕을 퍼부으며, 이 기회에 오해를 풀기로 했다.
“흠흠. 남궁수한테 무슨 말을 들으셨는지 모르겠는데, 저 그렇게 뻔뻔한 성격 아닙니다. 보상을 바라고 방주님을 구한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그 개방 명예 방도는 제가 좀 부담스러워서…….”
백수룡은 지금이라도 방주가 개방의 명예 방도 선언을 취소해 주었으면 싶었다.
‘학관에 돌아가면 제자 놈들이 얼마나 놀려대겠어?’
특히 원강이 놈이라면 대가리가 깨지더라도 한 달은 놀려댈 것이다.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하지만 방주는 백수룡의 그런 마음조차 겸손으로 받아들이는 듯했다. 그가 흐뭇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럴 수는 없지. 개방은 결코 은혜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네. 자네는 이제부터 개방의 형제이자 한 식구일세.”
“…….”
“그리고 아까는 말하지 못했네만.”
부드럽게 웃던 방주의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동시에 다소 흐릿하던 그의 존재감이 일순간에 뚜렷해지며, 방 안의 공기가 무거워졌다.
‘단숨에 분위기가 바뀌다니. 괜히 구파일방 중 한 곳의 수장이 아니군.’
백수룡이 속으로 감탄하는 가운데, 방주가 낮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자네가 본 방에 혈교의 세작이 있음을 알려 주었다고 들었네.”
“후개에게 들으셨습니까?”
방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개방 내부의 일이기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말하지 않았던 것.
백수룡은 무한 분타를 방문했을 당시, 개방도들 중 혈교의 무공을 익힌 자를 발견했다.
-저자가 진짜 청룡신협이라는 증거도 없는데, 어찌 이리 경거망동하는가!
백수룡이 방주와 만나는 것을 적극적으로 반대했던 장로.
무한 분타를 떠나기 전, 백수룡은 후개에게 조용히 그 사실을 전했다.
장로 중 한 명이 혈교의 무공을 익힌 것 같으니 확인해 보라고.
그 뒷이야기는 지금 처음 듣는 것이었다.
“세작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방의 규칙대로 처리했지.”
방주는 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개를 잡는 타구봉으로 세작을 때려죽였다는 말이었다.
애초에 개방에는 신분이 불분명한 고아들이 대부분이었기에, 혈교에서 심은 세작이 있을 가능성은 컸다.
‘그렇다 해도 설마 장로들 중에 배신자가 있을 줄이야.’
어쩐지, 방주는 은밀히 무림맹의 배신자를 찾던 과정에서 너무 쉽게 발각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걸 알아챈 청룡신협의 혜안에 거듭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남궁세가, 무림맹, 그리고 개방까지. 자네는 어찌 그렇게 혈교 놈들을 잘 잡아내는 것인가?”
의심해서 물어보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저 순수한 호기심으로 보였다.
솔직하게 대답할 수 없는 노릇이라, 백수룡은 적당히 둘러댔다.
“혈교와 몇 차례 싸워 보았더니, 그런 쪽으로 감이 생긴 모양입니다.”
“감이라……. 하긴 절세고수쯤 되면 그것만큼 믿을 수 있는 것도 없지. 자네는 그중에서도 사공과 마공을 느끼는 데 특출난 기감을 가졌나 보군. 실로 정파의 홍복이야.”
방주는 백수룡의 말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청룡신협의 행보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남궁세가와 무림맹의 일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지도 모르네. 개방에도 배신자가 있었고, 다른 구파라고 해서 없다고 장담할 수 없겠지.”
“…….”
“뿐만 아닐세. 무림 곳곳에 혈교의 짓으로 의심되는 흔적들이 있네. 갑자기 멸문한 문파와 세가, 하루아침에 주인이 바뀐 사파들, 자취를 감추었다가 어느 날 강해져서 나타난 무인……. 의심이 가는 곳이 아주 많아. 개방조차 다 파악하지 못할 만큼.”
오십 년 전 혈교와의 전쟁이 끝난 후, 개방은 혈교의 잔당을 뿌리 뽑기 위해 천하를 이 잡듯이 뒤졌다.
하지만 큰 소득은 없었다.
혈교 본단의 위치를 찾아내기는커녕, 기껏해야 일부 문파에 숨어든 세작들을 솎아낸 정도였다.
“헌데 자네는 벌써 두 번이나 혈교의 계획을 망쳤지. 아니, 나를 살린 것까지 포함하면 세 번이라고 봐도 무방해.”
“운이 좋았습니다.”
방주는 고개를 저었다. 그가 현기가 가득한 눈으로 백수룡을 바라봤다.
“같은 일이 세 번이나 반복되면 운이라고 말하지 않네. 운명인 게지.”
“…….”
백수룡이 누구보다 혈교의 무공을 많이 알고 있고, 그들의 생리에 대해서 잘 알기에 가능했던 일.
하지만 방주는 그 사실을 모르기에, 백수룡이 해낸 일을 운명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노인의 표정이 더욱 진지해졌다.
“조심하게. 놈들은 더 이상 자네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야. 자네는 혈교의 표적이 될 걸세.”
“각오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우연과 의도가 겹치면서 명성이 상상 이상으로 높아졌다.
혈교는 더 이상 백수룡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백수룡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이제부터가 진짜겠지.’
혈교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살수를 보내든, 함정을 파든, 계략을 짜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백수룡을 제거하려 할 것이다.
‘전부 받아쳐 주마.’
백수룡은 그 모든 것을 박살 낼 생각이었다.
살수가 오면 오는 족족 죽이고, 함정을 판다면 보란 듯 농락하고, 계략에는 더 교활한 계략으로 맞설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혈교 본단에 대한 정보도 알아낼 수 있으리라.
“……자네 눈빛을 보니 내가 괜한 걱정을 한 것 같군. 노인네의 주책이라고 생각해 주게.”
“아닙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혹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게. 내가 아는 것은 모두 다 대답해 줄 테니.”
무림에서 가장 큰 정보조직의 수장이 한 약속이었다. 그 자체로 기연이나 다름이 없었다.
“……혹시.”
백수룡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그의 기억 속에서, 지금껏 마주했던 혈교의 장로들이 몇 번이나 언급했던 말이 떠올랐다.
-일사도께서 이르시기를, 남궁세가를 멸문시키고 음양마존께서 안배하신 탈혼마인들을 데려오라 하셨습니다…….
혈교의 사도(使徒).
본래 혈교에는 없었던 직위이나, 지금은 장로들조차 수족처럼 부리는 자들.
-어째서 본교를 적대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사도들도 당신을 보면 생각이 바뀔 겁니다.
장로들보다 위에 서려면 그들보다 강한 무공은 물론이고, 명분도 있어야 한다.
‘대체 누가?’
백수룡은 사도가 누구일지 여러 번 생각해 보았다.
그가 아는 혈교의 많은 고수들, 팔대가문의 후계자들, 그러나 그 누구도 사도가 되기엔 부족했다.
……그러다 문득 한 가지 가정에 이르렀다.
외면하고 싶지만,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과거.
자신의 옛 제자들.
‘만약, 그 녀석들이 아직 살아 있다면…….’
질문을 기다리던 방주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뭔데 그리 뜸을 들이나?”
“…….”
백수룡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진실을 마주하기가 두려웠지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열리지 않는 입을 억지로 비틀어 열었다.
“……사도의 정체에 대해서 아십니까?”
목소리가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