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ber One Star Instructor Master Baek RAW novel - Chapter 51
50화. 최종 합격자 발표 (1)
“형님! 진짜 미쳤어요?”
“깜짝이야.”
나는 비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악연호에게 습격받는 줄 알았다.
휘이익!
경공을 펼쳐 순식간에 내게 날아온 녀석은 멱살이라도 잡아서 흔들고 싶은 눈치였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내 얼굴에 자기 얼굴을 들이대며 속이 터진다는 투로 말했다.
“천무학관 우승이라니. 그런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면 어떡해요!”
“왜 못 지켜? 진심으로 한 말인데.”
내 대답에 악연호가 입을 떠억 벌렸다. 농담이 아니라 그 안에 참외도 통째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허. 이 형님 진짜 도라이였네…….”
“이제 뒷간에는 안 가냐?”
“마침 똥이 나오려다가 형님 말 듣고 쑥 들어갔습니다.”
“그거참 다행이네.”
악연호와 시답잖은 농담을 하며 걷고 있는데, 제갈소영이 빠른 걸음으로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내게 다가오던 제갈소영이 잠시 멈칫하곤 그대로 멈춰 섰다.
그 표정은 뭐랄까.
흥미로운 미친놈을 발견했지만 미쳐도 너무 미친 것 같아서, 말을 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하는 눈치였다.
“……청룡학관을 천무제에서 우승시키겠다고요? 설마 진심이세요?”
결국 호기심이 이겼는지, 잠시 멈춰 서 있던 제갈소영이 내게 다가오며 물었다.
“맞다. 소저는 천무학관 출신이라고 했지. 나중에 이것저것 물어봐도 됩니까?”
“가르쳐 드릴 수는 있지만…… 후회하실 거예요.”
“어째서?”
“……청룡학관의 우승이 절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알게 될 테니까요.”
절대불변의 사실을 말하는 듯한 그녀의 표정에, 나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거참. 왜 다들 해 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만 하는지 모르겠네.”
“형님. 주변을 한번 봐요.”
악연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둘러봤다.
우리 세 사람, 정확히는 나를 향한 수많은 시선들이 느껴졌다.
“방금 뭐라고 한 거야?”
“천무제 우승?”
“그냥 미친놈이었군…….”
수군대는 학생들의 얼굴에는 대부분 황당함, 조롱, 그리고 분노가 가득했다.
‘미친놈이라…….’
상황이 좀 다르긴 하지만, 그런 말은 혈교에서도 많이 들어봤다.
하지만 내게 그런 말을 하던 훈련생 중 대부분은 몇 달 뒤에 나를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미친개라고 불렀지.’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혈교의 악마 교관이었던 시절과 달리, 이번 생에서 나는 일타강사이자 좋은 선생이 되기로 결심했으니까.
“강사들도 전부 저희를 노려보는데요.”
“자기들은 못 했던 말을 내가 했으니까.”
특히 남궁수는 외나무다리에서 아버지의 원수를 만나기라도 한 것처럼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뭐? 한판 붙어?’
내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노려보자, 이제는 자연스럽게 우리 둘 사이에 노군상이 끼어들었다.
“자네…….”
“관주님. 좋은 선생이 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허허. 내 말에 대한 대답이 이거란 말인가…….”
뒷짐을 진 노군상은 고개를 들어 관객석을 가득 채운 학생들을 바라봤다.
학생들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안타까움이 깃들었다.
“……청룡학관은 지난 십 년 동안 천무제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네. 알고 있나?”
“예.”
“그런데 갑자기 우승을 시키겠다니. 황당한 것을 넘어 자신들을 놀리는 거라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나?”
“그럼 다시 올라가서 무르겠다고 할까요?”
“……진심인가?”
“그럴 리가요. 진심은 다 말하고 내려왔습니다.”
나는 씩 웃었고, 노군상은 그런 나를 보고 못 말리겠다는 듯 껄껄 웃었다.
그러다 돌연 진지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자네는 진심이라고 해도, 그 말로 인해 학생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어졌을 수도 있네. 저 학생들에게 천무제는 듣기만 해도 불편한 단어야.”
“그런 것 같더군요.”
지금 쏟아지는 시선들 속에서 느껴지는 적대감과 분노를 생각하면,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었다.
나는 오늘 대부분의 강사들과 학생들을 적으로 돌렸다.
하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라 예상했으니까.
“그런데 이렇게까지 잘난 척했는데 떨어지면 어쩌려고?”
“전에 들으셨겠지만 길 건너에 백룡학관을 차릴 생각입니다. 십 년 안에 제 학생들이 청룡학관 애들을 쥐어패고 다닐걸요.”
“이런. 그것도 자네의 평가에 참고해야겠군.”
“그래 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잠시 나와 농담을 주고받던 노군상은 부관주 곽철우의 부름에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관주님. 폐회식 연설을 하셔야 합니다.”
“……귀찮지만 가 봐야겠군. 그럼 또 보세.”
“예. 다음에 뵙겠습니다.”
내 대련이 마지막이었으므로, 그 후에는 폐회식이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폐회식 행사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그들의 시선은 대부분 나를 향했고, 자기들끼리 계속 수군거렸다.
“이놈들! 집중하지 못하겠느냐!”
평소 같았으면 학생주임 매극렴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았겠지만, 지금은 매극렴도 수습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이러다 형님 얼굴 뚫리겠어요.”
“익숙해져라. 앞으로 자주 겪게 될 테니까. 그건 그거고. 너도 나랑 같이 떨어지면 백룡학관에서 강사 안 할래?”
“왜 같이 묶어요? 형님 혼자 떨어지고, 나는 붙을 수도 있지!”
“쯧쯧.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렇게 모든 행사가 끝난 후, 나는 어쩐지 나보다 더 파김치가 된 악연호와 함께 청룡학관을 빠져나왔다.
“결과는 며칠 뒤에나 나올 테니 술이나 한잔하러 가자. 아, 제갈 소저도 함께 가겠소?”
마침 근처에 있기에, 별 기대 없이 제갈소영에게도 물어보았다.
제갈소영의 품 안의 책을 꽉 껴안은 채로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술은 잘 못 마시지만.”
그녀의 한마디에, 지쳐 있던 악연호의 표정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제갈 소저. 제가 이 주변에 분위기 좋은 요릿집은 다 꿰고 있습니다. 드시고 싶은 음식이 있으신가요?”
“아, 예……. 아무거나 잘 먹어요.”
악연호가 기름칠한 목소리로 제갈소영에게 말을 걸자, 제갈소영은 영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연호야. 이번에도 글렀다.
“아, 그런데 일오는 어쩌지?”
문득 의원에 누워있을 명일오가 떠올랐지만, 그 순간 악연호가 손을 휘휘 저었다.
“아픈 사람이 뭘 어쩌겠어요. 우리끼리 마시러 가야지.”
“그래도 가기 전에 얼굴이라도 보고…….”
“매일 보는 얼굴은 뭐 하러 또. 오늘 같은 날 늦게 가면 자리 없다니까.”
“하긴.”
생각해 보니 그것도 맞는 말이라, 우리는 군말 없이 악연호를 따라서 술을 마시러 갔다.
* * *
며칠 후.
청룡학관 정문 앞.
학생들에게 싸고 양 많은 가성비 맛집으로 통하는 잠룡반점(潛龍飯店).
“올해 신입 강사 지원자 중에 웬 또라이가 하나 나왔다는 거 들었냐?”
손님이 뜸해진 시각.
잠룡반점의 주인과 점소이는 최근 손님들에게 전해 들은 소문을 반주 삼아 늦은 점심을 때우는 중이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청룡학관을 천무제에서 우승시키겠다고 했다면서요?”
“우승은 무슨. 올해도 꼴찌나 안 하면 다행이지.”
“그러게요. 작년에도 백호학관이랑 점수 차이가 두 배나 났는데.”
“그때 가관도 아니었지. 올해는 다르다며 의기양양하게 출전했던 녀석들이 비 쫄딱 맞은 똥개 같은 꼴을 하고 돌아와서는……. 글쎄 몇 명은 울더라니까?”
“기억나네요. 걔들이 이 동네에서 잘난 척하고 다니지, 밖에 나가면 쥐어터지기만 하잖아요.”
“내 말이 그 말이다.”
잠룡반점의 매출 대부분을 청룡학관 학생들이 올려주긴 하지만, 그들은 학생들의 뒷담화를 하는데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았다.
점소이가 국수를 후루룩 먹으며 물었다.
“그래서 그 또라이는 붙었답니까?”
“결과 발표는 내일인데…… 글쎄. 설마 그런 허풍쟁이를 붙여 줄까.”
“혹시 모르잖아요. 동아줄 잡는 심정으로 붙여 줄 수도 있죠.”
“쯧쯧. 그런 말에 혹해서 강사를 뽑으면 청룡학관도 정말 갈 데까지 간 거 아니겠냐.”
식사를 마친 반점 주인은 연초를 피우며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눈이 작은 점소이가 주인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그래도 실력에 자신이 있으니 그런 말을 한 거 아닐까요?”
“일단 붙으려고 뭔 말을 못 하겠냐. 청룡학관 강사면 월봉도 짭짤하고……. 요즘 거기 애들 의욕도 별로 없으니 설렁설렁 가르쳐도 되고.”
“주, 주인 어르신…….”
“아- 나도 편하게 돈 벌고 싶다.”
잠룡반점의 주인은 연기를 천장을 향해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그 탓에 그는 점소이의 창백해진 표정을 보지 못했다.
“주인 어르신…….”
“솔직히 저거 청룡학관, 몇 년이나 더 갈까 싶다. 조만간 여기 장사도 접고 딴 일이나 알아볼까……. 음? 너 표정이 왜 그러냐? 뭐? 뒤? 뒤를 보라고?”
점소이가 조금 전부터 입을 오므려 ‘뒤요! 뒤!’라고 소리 없이 외치고 있었지만, 주인장이 그 사실을 깨달은 순간은 이미 늦은 뒤였다.
“쉬고 계신데 우리가 때를 잘못 맞춘 것 같군.”
“히익!”
등 뒤에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온 순간, 반점 주인은 급히 연초를 끄고 전광석화처럼 몸을 일으켜 뒤를 돌아봤다.
그곳에는 잠룡반점의 단골인 학생회 간부들이 서 있었다.
독고준의 차가운 얼굴을 본 반점 주인의 이마에 식은땀이 삐질 흘렀다.
“아, 아이고, 우리 학생회 여러분……. 언제 오셨습니까?”
“저희가 의욕이 없어서 설렁설렁 가르쳐도 되는 애들이라고 말씀하실 때 들어왔습니다.”
좆됐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반점 주인은 곧바로 허리를 반으로 접으며 사과부터 했다.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낮부터 반주를 해가지고 정신이 나갔는지……. 사죄의 의미로 오늘 드실 음식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저희가 거지로 보이십니까?”
“그, 그런 의미가 아닌 거 아시지 않습니까…….”
울먹이는 표정의 객잔 주인을 본 독고준이 혀를 찼다.
사실 요즘은 어딜 가나 비슷한 얘기뿐이라, 자리를 옮기기도 귀찮았다.
“2층에 자리 있습니까?”
“아이고 물론이지요! 장삼아, 뭐 하냐. 빨리 이분들 안내해 드리지 않고!”
“예!”
점소이가 허겁지겁 2층으로 올라가 행주로 탁자를 닦고, 반점 주인은 주방으로 들어가 쉬고 있던 숙수를 닦달하고 직접 요리에 나섰다.
“백수룡. 요즘엔 어딜 가나 그 남자 얘기뿐이군.”
자리에 앉은 독고준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주변으로 학생회 간부들이 둘러앉았다.
며칠 전 신입 강사 실기시험이 모두 끝나고, 드디어 내일 그 최종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었다.
“워낙에 충격적인 선전포고였으니까요. 도시 전체에 소문이 날 만도 하죠.”
당소소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눈이 작은 점소이가 학생들 눈치를 보며 음식을 가져다 날랐다.
“천무제에서 우승시키겠다니…….”
“아마 지금쯤이면 다른 학관에도 소문이 다 퍼졌을 겁니다.”
“하아…….”
여기저기서 한숨을 쉬는 난감한 표정들이 보였다.
백수룡이 모두가 지켜보는 비무대 위에서 청룡학관을 천무제에서 우승시키겠다는 폭탄선언을 하는 바람에, 학생회도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었다.
“지킬 수 있는 약속을 해야지. 우승이 뭐야, 우승이.”
“그런 허황된 말을 해 봤자 학생 평가에서 감점인데…….”
“도발도 적당히 해야지. 덩달아 학생회까지 욕먹고 있잖습니까.”
당당히 입사 포부를 밝힌 신입 강사의 발언이라고 하기엔, 천무제 우승은 너무 허황된 목표였다.
비슷하지만 훨씬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 학생회 입장에선 그것도 상당한 부담이었다.
이미 학생회를 백수룡과 묶어서 조롱하는 학생들도 있을 정도이니…….
그때 독고준이 입을 열었다.
“나는 우리가 천무제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순간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독고준은 그런 분위기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창밖으로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올해로 세 번째 참가로군.”
독고준은 지난 백 년간 독고세가 최고의 기재라 불릴 정도로 재능 있는 후기지수였기에, 드물게 1학년 때부터 청룡학관 대표로 천무제에 참가했다.
세 번의 참가.
결과는 매년 압도적인 최하위.
항상 다른 오대 학관과의 격차를 실감했고, 그 커다란 벽 앞에서 좌절하는 선배들을 봐 왔다.
그런데 우승?
독고준이 아무리 이상주의자라도 꿈꿀 수 없는 목표였다.
‘다른 학관은 어떻게든 상대할 수 있을지 몰라도…… 천무학관은 넘을 수 없다.’
매년 최하위가 당연히 청룡학관의 몫이었다면, 매년 우승은 당연히 천무학관의 몫이었다.
좋은 가문에서 태어난 아이들 중에서도 선택받은 재능들이 각고의 노력을 거친 끝에야 입학할 수 있는 곳.
정파 무림에서 태어난 모든 후기지수들의 목표.
천하제일(天下第一) 천무학관(天武學館).
그곳에서 만났던 후기지수들을 떠올린 독고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때 당한 무시와 수모를 생각하면 지금도 이가 갈린다.
독고준이 조금 충혈된 눈으로 간부들을 바라봤다.
“간부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일 거다. 천무학관이 있는 한, 다른 학관이 천무제에서 우승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른 4대 학관이 모두 힘을 합쳐도…… 어렵겠지.”
학생회에 몇 안 되는 1학년들은 ‘설마 그 정도라고?’ 하는 표정이었지만, 직접 천무제를 경험해 본 2·3학년들은 흐린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독고준이 말을 이었다.
“하지만.”
우승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독고준의 머릿속에는 며칠 전 백수룡이 비무대 위에서 한 선언이 떠나지 않고 있었다.
-올해 천무제. 제가 책임지고 청룡학관을 우승시키겠습니다.
자신이 마음먹으면 당연히 할 수 있다는 듯한 말투와, 자신감을 넘어 오만하기까지 태도.
대체 청룡학관에서 누가 그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단 말인가?
학생회장인 자신도, 학관주도, 청룡학관 유일의 일타강사인 남궁수도 그런 말을 할 수는 없었다.
‘아무것도 모르니까, 직접 본 적이 없으니까 할 수 있는 소리지.’
신입 강사의 패기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패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독고준은 판단했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그날 이후로 학관에 전에는 없었던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올해처럼 수많은 사람이 천무제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없었어요. 그동안엔 금기어나 다름없었으니까요.”
부회장 당소소가 독고준의 말을 받았다. 학생회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수룡이 이것까지 의도한 거라면……. 설마 그럴 리는 없겠지.’
독고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후 당소소에게 말했다.
“부회장. 신입 강사 지원자에 대한 학생회 평가 서류는 학관 측에 전달했나?”
“아직 입니다. 오늘이 제출 마감 기한이에요.”
“그럼…….”
독고준이 무슨 말을 할 줄 안다는 듯, 당소소가 눈웃음을 지었다.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독고준이 말했다.
“학생회에서 백수룡 지원자의 입사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는 의견을 정식으로 전달해. 학생 평가 점수에서 부족하더라도 그 부분을 반영할 수 있도록.”
“네! 확실하게 전달하겠습니다.”
“……쓸데없는 소리는 적지 말고.”
“후훗. 이미 다 준비해 놨어요.”
사심 가득한 미소를 짓는 당소소의 표정에 독고준은 어쩐지 불길함 예감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그 이상 뭐라고 하지 않았다.
“이제 식사들 하지.”
전투적으로 식사를 끝낸 후, 독고준이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오후 수련을 하러 갈 시간.
학생회장 일을 하면서 천무제까지 준비하려면 일각도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부회장. 우리가 먹은 음식값은 전부 제대로 지불하도록. 대신…… 다음부턴 다른 회식 장소를 알아보고.”
부회장 당소소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더 괜찮은 맛집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여긴 곧 망할 것 같으니까요.”
“음식 맛이 영 별로더군.”
“반점 주인과 점소이도 불친절하고요.”
“앞으로 피해 보는 학생들이 없도록 해야겠군.”
“물론이죠.”
이럴 때는 죽이 잘 맞는 두 사람이었다.
그날 이후, 잠룡반점은 손님이 서서히 줄어들어 결국 문을 닫게 된다.
그리고 헐값에 내놓은 잠룡반점은 얼마 후 허천이라는 상인이 사들여, 훗날 백룡객잔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