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mber One Star Instructor Master Baek RAW novel - Chapter 550
550화. 이곳에서 있었던 일 전부가
“……네가 십대악인을 베었다고?”
“그렇다니까요! 명부삼괴라고 들어 봤죠? 그중에 검을 쓰는 자식이 첫째인데, 당소소가 놈을 유인해 왔거든요. 그다음 저랑 목형우 선배랑 같이…….”
헌원강은 열을 올리며 당시의 싸움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손에 든 과도로 직접 초식을 재현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순간 온몸의 감각이 곤두서면서 시간이 늘어지는데! 내 안에 있던 수라가 적을 베라고 울부짖으면서……!”
“얼씨구?”
전장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고주알 떠드는데, 백수룡은 영 못 미덥다는 반응이었다.
그러자 헌원강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펄쩍 뛰었다.
“아 허풍 치는 거 아니라니까!”
“누가 뭐랬어? 알았으니까 능금이나 하나 더 깎아 봐.”
“진짜 환자만 아니었으면…….”
“네 안의 수라가 또 울부짖으려고 하냐?”
“아오 진짜!”
헌원강은 ‘이걸 죽여 살려’ 하면서 혼자 씩씩거렸지만, 결국 전장에서 얻은 수라혈천도의 오의는 병문안 선물로 들고 온 능금 껍질을 얇게 깎는 데 쓰였다.
“음. 잘 깎았네.”
백수룡이 능금 조각을 집어 먹는 모습을 잠시 째려보던 헌원강이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래도 생각보다 멀쩡해 보여서 다행이네요. 닷새 동안이나 못 일어나서 다들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나라고 자고 일어났더니 엿새나 지났을 줄 알았겠냐.”
힘없이 웃는 백수룡의 모습이 묘하게 불안한 느낌을 주었지만, 헌원강은 내색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작해야 일다경 정도 짧게 이야기를 나눴지만, 서로 멀쩡한 모습을 보았으니 충분했다.
“아무튼 빨리 기운 차리고 일어나요. 이번에 깨달은 오의로 비장의 백수룡 조지기를 보여 줄 테니까.”
“너나 몸조리 잘해, 인마. 온몸에 붕대를 감고 와서 허세는.”
제자의 서투른 위로에 백수룡은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을 따라서 헌원강도 히죽 웃었다.
“또 올게요.”
“그래.”
백수룡은 헌원강이 나간 문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자식. 진짜로 많이 컸네.”
그는 헌원강이 일부러 잘난 척하며 무용담을 잔뜩 늘어놓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비극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으려고, 평소보다 더 과장해서 으스댔다는 것을 말이다.
헌원강뿐만이 아니었다. 한 명 혹은 두 명씩 제자들이 그를 찾아왔다. 다들 부상을 치료 중이라 운신이 쉽지 않은 탓에, 대화를 나눈 시간은 짧았다.
“선생님. 사형은…….”
거상웅과 야수혁은 무거운 표정으로 사곤과 만났던 이야기를 했고.
“……그 여자는 어떻게 됐어요?”
여민은 이사도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위지천은 위지열과 함께 찾아와 울먹이면서 몇 번이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독고준과 당소소는 함께 찾아왔다. 독고준은 학생회장으로서 감사 인사를 전했고, 당소소는 초췌해진 백수룡을 보고 눈물을 훌쩍였다.
목형우는 개방에서 준 보약을 먹기 좋게 달여서 가져왔다.
그 외에도 많은 학생들이 짧게나마 백수룡의 얼굴을 보고 갔다. 그가 닷새 만에 의식을 찾았다는 소식에 병문안이 계속 이어지며 하루 종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형님 보겠다고 밖에 줄 서 있는 거 알아요?”
“무림맹 조사단은 지금 끼어들 엄두도 못 내고 있다니까요.”
“오라버니. 몸은 어떠세요?”
강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동기들은 물론이고, 부관주 곽철우도 찾아와서 어서 기운을 차리라는 덕담을 건네고 갔다.
“허허. 자네가 인망을 많이 쌓긴 한 모양이야.”
노군상은 일부러 늦은 시간에 찾아왔는데, 종일 병문안 손님들을 맞이한 백수룡은 지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정신이 없군요. 덕분에 엿새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며칠은 더 머물러야 할 게야. 중상자들이 많아서 일단은 이곳에서 치료를 더 하고 움직일 계획일세.”
백수룡이 가장 늦게 깨어나긴 했지만, 전투에 참여했던 무인들 중 부상과 내상이 심한 이들이 많았다.
때문에 바로 움직이기보다는,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른 이후에 청룡학관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검치와 자네 부친에게는 일단 내가 전서구를 보냈네. 안 그러면 소문만 듣고 당장 달려오려고 하지 않겠나. 여기 답장이 왔으니 시간 날 때 읽어 보게나.”
백수룡은 노군상에게 건네받은 서찰을 읽었다.
두툼한 서찰에는 매극렴과 백무흔의 걱정과 염려가 가득 담겨 있었는데, 한참을 읽어 내려가도 끝이 나질 않았다.
두 사람은 당장이라도 백수룡을 보러 오고 싶어 했지만, 혹시나 모를 일에 대비해 청룡학관을 지키고 있겠다고 했다. 그것이 노군상의 부탁이기도 하다면서.
“내일이라도 답장을 보내야겠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을 매극렴과 백무흔을 생각하니 백수룡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느새 가족이란 존재는 그의 마음에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허허. 눈치 없이 아픈 사람을 붙잡고 있었군. 이만 가 볼 테니, 푹 쉬게나.”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주작학관주님의 마지막이…….”
염왕의 이야기를 궁금해할 것 같아 백수룡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자, 노군상이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들려주게. 나보다는 주작학관 강사들이 먼저 들어야 하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노군상마저 떠난 후, 혼자 남은 방 안에는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백수룡은 침상 옆에 놓아 둔 창룡신검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고작 엿새밖에 안 지났다니. 적어도 몇 달은 지났을 줄 알았는데…….”
대답은 없었다.
혈마와의 사투로 지친 것은 백수룡만이 아니었다.
창룡신검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번에는 꽤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할 거라고, 그녀는 백수룡이 심상세계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말해 주었다.
우웅.
적월이 대신 울었다. 창룡신검은 괜찮을 거라고, 언제 그랬냐는 듯 깨어나서 귀찮게 쫑알댈 거라고 말하는 듯했다.
“너도 한동안 꽤 심심하겠구나.”
백수룡은 적월을 쓸어 주며 피식 웃었다. 두 자루의 신병이기를 한 곳에 세워 둔 그는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열었다.
휘이이잉-
열어 놓은 창문에서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어왔다. 달빛을 머금은 백수룡의 머리카락이 가볍게 흩날렸다.
한동안 창밖을 바라보던 백수룡은 뒤에서 느껴지는 익숙한 기척에,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늦었네.”
“누구처럼 한가하지 않다.”
오늘따라 서늘한 목소리에 백수룡은 천천히 돌아섰다.
남궁수가 물끄러미 그를 응시하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서늘한 금안을 빛내며.
백수룡은 익숙한 냄새에 코를 찡그리곤 한숨을 쉬었다.
“종이 냄새와 먹 냄새가 진동하네. 설마 이 와중에 일하다가 온 거냐?”
“부고(訃告)를 보내고 왔다.”
그 말에 백수룡의 표정도 남궁수처럼 진지하게 변했다.
“……죽은 강사들의?”
남궁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백수룡은 잠시 진의협을 떠올렸다. 천살에게 희생되었던 청룡학관의 신입 강사.
이번에는 훨씬 더 많은 강사들이 죽고 다쳤다.
신입 강사라는 이유로 배려를 받은 동기들과 달리, 청룡학관의 선배 강사들은 학생들을 지키기 위해 전장에서 싸우다가 스러졌다.
“백수룡.”
“어.”
백수룡을 부르는 남궁수의 목소리는 평소와 같았다.
하지만 이 순간, 그 숨결에 희미한 분노가 어려 있음을 백수룡은 느낄 수 있었다.
“그날. 내가 본 것을 설명해라.”
그의 서슬 퍼런 눈빛에도 백수룡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언제는 관심 없다더니?”
천살과 싸웠을 당시에도, 남궁수는 역천신공을 펼친 백수룡을 등 뒤에 두고 싸웠다.
그러나 천하에서 가장 패도적이고 괴이한 기운을 느꼈음에도, 남궁수는 그 이후에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그때와는 달랐다.
“말장난이나 하러 온 것이 아니다.”
남궁수가 성큼성큼 다가와 백수룡을 똑바로 노려봤다.
“그때, 아무것도 묻지 않았던 것은 너를 믿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느낀 것이 무엇이든 청룡학관을 위해, 학생들을 위해서였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또한 네가 스스로를 완벽히 통제한다고 판단했기에 묻지 않았다.”
“…….”
“하지만 그날 넌 스스로를 전혀 통제하지 못했다. 만약 그런 일이 또다시 벌어진다면…….”
백수룡이 남궁수의 말을 중간에 끊었다.
“역천신공. 혈마가 익혔던 무공이야.”
“……!”
분명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을 텐데도, 남궁수의 금안이 동요를 숨기지 못하고 흔들렸다.
“어떻게 익혔냐고는 묻지 마. 말할 생각도 없고, 괜히 말했다가 미친놈 소리 듣고 싶지도 않으니까.”
전생의 복잡한 사연을 남궁수에게 구구절절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보다는 현 상황을 객관적으로 말해 주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될 터였다.
“난 역천신공을 익혔고, 혈교를 세상에서 없애 버리는 게 목표다. 그런데 이 망할 무공에 부작용이 있어. 그때도 봤겠지만, 내가 아닌 괴물이 튀어나올 때가 있거든.”
“……일종의 주화입마인가?”
“비슷하지만 달라. 내 심마가 만들어 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의지를 가진 놈이거든.”
순간 백수룡이 피식 웃었다. 그의 눈동자는 붉게 물들지 않았지만, 남궁수는 그 안에 무언가가 도사리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해결할 방법은?”
“적응하면서 찾고 있어.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한동안은 나타나지 않을 거야.”
잠시 무거운 적막이 흘렀다. 백수룡의 눈을 들여다보던 남궁수가 입을 열었다.
“백수룡. 더 이상 너를 믿지 않겠다.”
그게 당연하다는 듯 백수룡이 고개를 끄덕였다.
“믿지 마. 날 계속 주시해. 괴물이 언제 튀어나오는지, 놈이 나인 척 연기하진 않는지. 너라면 알아볼 수 있겠지. 그러다 정 안 되겠다 싶으면…….”
백수룡은 적절한 단어를 고르기 위해 잠시 고민했다.
어떤 말을 해야 남궁수가 자신의 부탁을 반드시 들어주게 할 수 있을까.
백무흔이나 매극렴에게는 부탁할 수 없는 일.
또한 아무나 할 수 없는 결단을 그에게 맡기고자 했다.
고민 끝에, 백수룡은 남궁수가 들어줄 수밖에 없는 단어를 떠올렸다.
“……은혜를 갚아. 그 한 번으로 전부 탕감해 줄 테니까.”
남궁수라면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 순간, 남궁수는 백수룡이 본 것 중에 가장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하지.”
백수룡이 원했던 대답이었다.
* * *
무림맹 지부에서 열흘을 보냈다.
중상을 입은 사람들이 고비를 넘기고, 운신이 어느 정도 가능해지는 데 필요한 시간.
상대적으로 부상이 덜한 이들은 무림맹 조사단과 함께 협곡으로 가서 사망자들의 시신을 확인했다.
많은 학생들이 그 일에 자원했다. 그들은 자신들을 지켜 준 강사들의 시신을 직접 수습했다. 많은 눈물이 흘렀다.
백수룡도 협곡에 다시 한번 다녀왔다. 바위틈에 처박아 둔 불사마존을 회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가 도착한 곳에는 짓이겨진 시체만이 널브러져 있었다.
‘대체 누가?’
누군가가 불사마존을 죽였다.
발로 짓이겨진 시신에서 악의와 분노가 느껴졌다.
혈교였다면 대장로를 살리기 위해 데려갔을 것이고, 무림맹도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혈교의 수뇌부를 죽일 리 없었다.
흉수가 남긴 단서 또한 전혀 찾지 못했기에, 백수룡은 찜찜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열흘째 되는 아침.
학관으로 돌아갈 채비를 갖춘 청룡·주작학관의 학생들이 작별인사를 나눴다.
“조심해서 돌아가라!”
“다음에 보자고!”
그들은 이제 함께 생사를 넘나든 전투를 겪은 전우였다. 끈끈한 유대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은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돌아가자마자 상처부터 제대로 돌보거라.”
“형님도 보중하십시오.”
강사들도 마찬가지였다. 남궁학과 남궁수가 서로의 안위를 염려했고, 처음에는 서로 소 닭 보듯 하던 강사들도 이제는 막역한 사이가 되었다.
“주작학관은 천무제에 참가할 수 있겠소?”
“고민 중에 있습니다.”
노군상의 질문에 주작학관 부관주 석여립이 짧게 대답했다. 그는 과묵한 노인이었는데, 염왕에 가려져 존재감이 흐릿하지만 주작학관을 이십 년 넘게 지켜 온 사람이었다.
주작학관은 염왕이라는 학관의 상징을 잃었다. 한동안은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당장 얼마 남지 않은 천무제에 참석할 수 있을지, 그조차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형님은…… 본인 때문에 학생들이 오랫동안 슬퍼하는 것은 원치 않으실 게요.”
“알고 있습니다.”
노군상의 말에 석여립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염왕의 장례는 주작학관에 돌아가서 치러질 예정이며, 고인의 유언에 따라 화장으로 치러질 것이라고 했다.
다행히도 그의 유언은 백수룡에 의해 주작학관 강사들에게 전해졌다.
“몇 가지 당부가 있으셨습니다.”
죽거나 크게 다친 강사들이 있으면 자신의 사비로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고, 유족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라는 것.
학생들이 많이 다치고 상했으니, 천무제 참가 여부는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결정하라는 것.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일이랍시고 학사 일정 중에 학관에서 제사 따위를 지낸다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정말 마지막까지 할아버지다운 말씀이네요.”
묵묵히 유언을 듣고 있던 사마영이 피식 웃었다.
그녀는 강한 여인이었다.
어려서부터 우상으로 삼아 왔던 조부를 잃었음에도 학생들을 먼저 다독였다.
그래서, 백수룡은 그녀와 주작학관을 위한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
“소소야.”
백수룡이 부르자, 당소소가 제법 두꺼운 책자를 여럿 가져왔다. 백수룡은 그것을 사마영에게 건넸다.
“이게 뭐죠?”
의아한 표정을 지은 사마영은 책자를 펼쳐본 순간, 그대로 굳어 버리고 말았다.
그 안에는 주작학관이 그려져 있었다.
경쟁하듯 청룡학관 학생들과 함께 산지를 달리는 장면과 수학여행지에 도착해 지쳐 쓰러진 모습들.
연무장에서 웃고 떠드는 얼굴들과 밤에 몰래 숙소를 돌아다니는 모습.
청룡학관 학생들과 난투를 벌이는 장면들과, 합동 수업을 하면서 껄껄 웃는 염왕과 강사들도 그려져 있었다.
백수룡이 건넨 것은, 수학여행의 풍경들을 담아 놓은 화첩이었다.
“청룡학관 동아리 학생들이 그린 겁니다. 원래는 천무제에서 만날 경쟁 상대이니 지켜보다가 무공을 펼치는 모습을 그리라고 시켰는데…….”
나중에는 그 의도가 바뀌어서, 수학여행에서 생긴 추억들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잠시 후, 주작학관의 학생들도 파파락지가 그린 화첩을 돌려보았다.
그때까지 잘 참고 있던 사마영이 기어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화첩에 그려진 조부의 모습을 본 직후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곳에서 있었던 일 전부가…… 나쁘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셔서요.”
주작학관은 청룡학관이 건넨 소중한 선물을 품에 안고 떠났다.
그들이 먼저 떠나는 모습을 지켜본 후, 백수룡은 제자들을 돌아봤다.
처음 이곳에 도착했을 때와는 모두가 달라진 눈빛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대견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결코 이런 경험을 겪기를 바라진 않았으니까.
하고 싶은 많은 말을 삼킨 채, 백수룡은 애써 덤덤하게 말했다.
“돌아가자.”
청룡학관으로 돌아가는 길, 모두의 가슴에는 앞으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각오와 다짐이 하나씩 새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