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RAW novel - Chapter (258)
EP.258 강철의 나라와 얼굴 없는 인간들 – 7
‘텄군, 텄어. 아아, 제법 괜찮은 연극이었는데.’
‘캐러팔드’는 지크흐룬드로 돌아왔다. 마음 같아서는 이 무대에서 조금 더 어울리고 싶었으나, ‘캐러팔드’와는 달리 지크흐룬드에겐 사명이 있었다.
‘제련소가 증발하면… 큰일이지. 작전 실패야. 이거, 다들 가만히 있지 않겠지.’
원래 그의 계획은 이게 아니었다.
제어실 한가운데에는 함정이 마련되어 있었다. 급조하긴 했지만 성능은 확실한 종류의 함정이다. 빨간 손잡이가 달린, 누가 봐도 인상적인 레버가 그 함정의 트리거였다.
원래 회귀자와 히스토리아는 언쟁하다가 결국 함정을 작동시키고는, 군국이 준비한 함정에 빠졌어야 했다.
그런데 지크흐룬드의 생각을 읽은 내가 함정을 건너뛰고는 진짜 말살 장치를 작동시킨 것이다.
‘말살 장치를 미리 없애야 했나… 아니, 시간이 촉박해서 그럴 여유까진 없었지. 함정이야 급조할 수 있어도, 말살 장치는 이 제련소를 만들 때부터 설계된 것이니.’
거기까지 생각한 지크흐룬드는 미심쩍은 시선으로 나를 보았다.
‘그나저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저것이 말살 장치인지 어떻게 알았지? 인상적인 빨간 손잡이까지 달아두었는데, 약 올리듯 건드리기만 하다니.’
지크흐룬드가 몰입에서 벗어나며 한탄하는 동안, 내 만행을 깨달은 회귀자는 다급하게 소리쳤다.
“미친놈아! 도대체 뭐하는 거야?!”
“보면 몰라요? 운명의 수레바퀴를 돌렸어요!”
“당장 돌려놔!”
“안 돼요. 이건 따지자면 절벽 끝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던 물건을 떨어뜨린 거랑 마찬가지라서, 한 번 작동시키면 다시 돌려놓는다고 돌아오지 않아요!”
“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
“그걸 왜 제가 고민해야 하죠?”
회귀자는 내 대답이 기가 찬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진지했다.
“법을 만든 것도 군국, 법을 어기면 강제 노역형에 처한 것도 군국. 제련소를 만든 것도, 거기에 말살 장치라는 걸 만든 것도 군국! 제가 한 건 눈앞에 딱 놓여있는 버튼을 누른 죄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게 온전히 저의 탓인가요?”
“궤변이야! 어쨌건 이대로 가면 이들은 죽어. 그리고 이들이 죽어서 잠깐 군국의 계획을 늦춘다고 해도, 그게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이들을 살리고 싶어요? 그러면 가서 살리시면 돼요. 이 제련소가 그들을 죽음으로 인도하기 전, 셰이 씨가 직접 구하세요!”
“뭐어?”
[그만.]티르가 회귀자의 말을 끊고 나섰다. 잠시 한숨을 내쉬며 회귀자를 바라본 티르는, 이내 나를 향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걸어왔다.
[휴는 너희를 위해 악역을 자처한 게 아니더냐. 고마워하지는 못할망정, 도리어 책망하다니. 부끄럼을 알거라.]“이걸 어떻게 고마워해?!”
[어차피 쉬이 결론 나지 않을 일. 무의미하게 심력을 소모하기 전에 휴가 모든 죄를 떠안고 내린 것이다. 셰이, 현시점에 네가 필히 해야 할 것은 휴를 탓하는 게 아니다. 다음에 해야 할 것을 떠올리고, 행하는 것이지.]준엄하게 회귀자를 꾸짖은 티르는 나에게 다가와서는, 차가운 손으로 내 손을 잡으며 나를 위로했다.
[괜찮다. 우리 중 누구도 네게 실망하지 않았다. 자책하지 말거라. 셰이가 네게 무어라고 해도, 그건 아쉬움의 토로일 뿐이지 네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니.]“네? 저는 딱히 자책하지 않고 있는데요.”
[그래. 그런 거로 하자꾸나.]티르가 미소를 지으며 위로하는 포지션을 유지했다. 그런 거로 하자는 게 아니라. 애초에 나는 아무런 죄책감도 없다니까? 군국이 만든 장치인데 왜 내가 책임을 느껴야 해?
뭐, 그래도 나에게만 다정한 연상에게 위로받는 건 그다지 나쁜 기분은 아니네. 조금 아득히 연상이긴 하지만.
“굳이 네가 떠맡을 필요는 없었어.”
스스로 제안한 전략적인 목표는 이뤘지만, 히스토리아는 여전히 개운치 않았는지 나를 향해 투덜거렸다.
“내가 했어야 했어. 다른 누군가에게 맡길 생각은 아니었는데….”
“고마워하지 않아도 돼. 단지 톱니바퀴를 돌렸을 뿐이니까.”
“나는 육장성이야. 본인의 판단에 따라 군국의 시설을 작동시킬 권한이 있어.”
“누가 맡겼다고 자격이 생기나? 권한이 있든 없든, 마지막에 내 몸을 움직이는 건 내 의지인데.”
“그렇더라도.”
아, 군국이 만든 장치니까 군국이 준 권한으로 작동시켰으면 훨씬 좋은 그림이었겠네. 하지만 히스토리아도 무엇이 말살 장치인지는 몰랐으니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휴이. 너 어떻게 말살 장치를 찾아냈….”
히스토리아는 말을 다 끝내지 못했다. 자신을 제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누군가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다.
“캐러팔드?”
캐러팔드가 아니었다. 이미 지크흐룬드는 배역에서 벗어났으니까.
성큼성큼 걸어간 지크흐룬드는 어느 순간 빨간 손잡이를 가진 레버 앞에 서 있었다. 그의 표정은 오묘했다. 아쉬운 듯하면서도 초연한 듯, 다차원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잡이를 콱 쥐었다.
모두가 무대 중심에 나타난 그를 향해 의아해하는 시선을 보낼 때, 그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한탄했다.
“이러려던 게 아니었는데 말이지.”
“기다려, 캐러팔드! 너, 무슨…!”
말이 끝난 직후, 지크흐룬드는 빨간 손잡이를 세차게 당겼다.
함정은 급조한 것이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극적이었다. 미처 반응할 틈도 없었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불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촤라라라락.
제어실 벽에는 묘한 물건이 벽에 매달려 있었다. 조명이 없기에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았던 그 장식품은, 지크흐룬드가 레버를 당기자 일제히 움직였다.
그야말로 빛의 속도. 저항할 틈조차 없다. 인식한 순간, 제련소를 가득 메운 함정이 우리에게 쏟아졌다.
단, 미리 생각을 읽고 있던 나는 한발 빠르게 반응했다.
“티르! 이리로!”
[휴? 갑자기 왜.]나는 티르를 잡아당기는 동시에 카드 한 장을 꺼냈다.
다이아몬드 퀸. 천의 여왕. 연금사를 압축해서 만들어둔, 원초적인 의복 패킷을 펼쳤다. 다른 카드와 조합하면 마도장교들이 쓰는 영의(靈衣)가 되지만, 지금은 그럴 짬이 없다.
갑옷 같기도, 혹은 비단 같기도 한 널따란 천이 펼쳐진다. 크기는 불만족스럽지만 티르의 몸을 가리기엔 충분하다. 손을 털어 천을 넓게 펼친 뒤 티르의 몸을 크게 감쌌다.
놀랄 법도 하건만, 티르는 가만히 내가 하는 일을 보고만 있었다. 티르의 성격이 느긋해서 다행이다. 똑같은 일을 회귀자에게 했다면 냉큼 베어버렸겠지.
천이 티르의 전신을 감싼 직후.
빛이 번쩍였다.
수천 개의 태양이 번쩍였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던 건, 하나하나가 밝은 빛을 가진 탐조등. 고출력의 빛을 뿜어내는 탐조등 수천 개, 수만 개가 일제히 광선을 뿜어냈다.
그 빛은 직접 닿기도, 땅에 부딪히고 튀겨 나오기도, 서로서로 겹치고 겹쳐 하얗게 타오르기도 했다.
압도적인 광량이 시야를 가득 메운다. 본능적으로 눈을 감지만, 폭발하는 듯한 빛은 얄팍한 눈꺼풀을 비웃으며 내 망막 안쪽까지 침범했다.
“윽! 빛?!”
군국이 파 놓은 함정. 그건 제어실에 미리 잔뜩 배치해놓은 어마어마한 숫자의 탐조등이었다. 다름 아닌, 티르를 가두기 위해서다.
태양은 온누리를 비출 정도로 밝지만 땅 위에 선 우리 입장에선 하늘에 뜬 작은 구멍일 뿐이다. 직접 노려보지만 않으면 해롭지 않다.
그에 비해, 군국이 만든 탐조등은 사방팔방에서 빛을 뿜어내며 우리를 포위하고 있었다. 시선을 어디로 향하든 눈이 부셔서 뜰 수조차 없다.
[지금은 태양이 잠들었는데, 어찌 이 정도의 빛이…!]“탐조등이에요! 달아오른 금속은 빛을 내거든요! 금속을 가공하는 제련소는 탐조등을 만드는 공장이기도 하거든요!”
해가 뜨지 않는 밤 중에 티르를 상대하기 위해 짜낸 고육책. 만일 내가 없었다면 꽤 유효타였겠지. 인공의 빛에 대항하기 위해 어둠이 미친 듯이 소모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태양과는 달리 탐조등의 인공적인 빛은 인간의 눈에 보이는 빛만 내는 실용적인 물건이다. 태양의 것보다는 덜 신비하고 덜 뜨거운 빛은 내 두꺼운 천자락을 꿰뚫지 못했다.
“티르, 괜찮아요?”
[괘, 괜찮다. 지켜지는 쪽도 꽤 나쁘지 않은 기분이구나….]내 옷자락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며 티르가 머리를 기댔다. 뭐가 나쁘지 않아. 충분히 나쁘거든! 지켜지지 말고 나를 지켜줘야지!
지금 지크흐룬드가 움직인다고!
‘일단, 변수를 제거하자.’
모두가 잠깐 시각을 잃은 그 틈을 지크흐룬드는 놓치지 않았다. 숨겨둔 단검을 꺼내 순식간에 나를 향해 뻗었다. 티르가 가까이 있지만, 바깥이 빛으로 가득 찼기에 티르는 그 공격을 깨닫지 못했다.
이걸 어쩌지? 티르를 방패로 삼을까? 아니, 그건 최후의 수다. 티르를 감싼 천이 찢어지기라도 하면 어둠 소모가 장난이 아닐 테니까.
어차피 저쪽도 시력을 회복한 건 아니고, 단지 내가 있던 위치를 기억해서 공격했을 뿐. 그렇다면.
“티르! 실례할게요!”
[…마음껏 하거라.]“마음껏 할 것도 없어!”
나는 티르를 감싸 안은 채로 곧장 몸을 던졌다. 나와 티르의 몸이 땅에 거세게 부딪혔다. 등에 아찔한 아픔이 찾아든 것도 잠시, 지크흐룬드가 내 위치를 특정할 수 없도록 필사적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딱딱한 바닥에 등이 다 배길 정도였지만, 그래도 칼에 찔리는 것보다는 나았다. 지크흐룬드도 빛의 폭포 속에서 내 움직임을 쫓지 못하고 놓쳤다.
휴, 살았다. 눈을 감아도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야. 어디, 티르는 괜찮나….
[이, 이게 보쌈이라는 풍습인가…. 전해 들을 때는 어처구니가 없어 말도 나오지 않았으나, 직접 당하니 색다른 기분이구나….]헛소리하는 걸 보니 어디 찢어지지는 않은 모양이다. 티르는 훨씬 괜찮고. 애초에 땅바닥을 구른다고 다칠 흡혈귀가 아니니까 말이야.
‘…함정이 어떤 것인지 간파했나? 거기다 나의 공격까지 피하다니. 직관이나 지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다.’
쳇. 그보다 내 걱정이나 해야겠다. 상황이 급해서 먼저 움직였는데 지크흐룬드의 의심을 사고 말았네.
‘미심쩍군. 이건, 확인할 필요가 있어. 나의 변검을 드러내는 한이 있더라도.’
감기공을 익힌 회귀자와 히스토리아는 순식간에 빛에 적응했다. 경지에 이른 기공사는 눈에도 기공을 불어넣을 수 있다. 망막을 태울 듯한 빛에 적응한 둘은 냉큼 상황을 파악했다.
“이 빛이면, 어둠을 소모하기 위한 함정이야. 티르칸쟈카를 붙들기 위한 함정! 어? 그러면?”
무언가를 깨달은 회귀자가 곧장 ‘캐러팔드’의 모습을 한 지크흐룬드를 가리켰다. 그는 한 손에 단검을 든 채, 누군가를 찌르려는 듯한 이질적인 모습으로 빛 한가운데 서 있었다.
히스토리아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했다. 캐러팔드는 레버를 잡아당겼고, 그 결과 수많은 탐조등이 일제히 켜졌다.
여기서 이어지는 결론.
“캐러팔드가 함정을 작동시켰어.”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멜른에서 살아남은 동기들에게 묘한 애착을 가진 히스토리아지만, 정도는 존재한다. 마도장교 지망생이었던 캐러팔드는 히스토리아와 심정적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다.
따라서 의심도 쉬웠다.
“배신? 아니면, 변장…?”
“어찌 되었든, 적이라는 소리지? 그렇다면!”
회귀자는 약간의 머뭇거림도 없이 즉각 천앵을 들고는 돌격했다. 히스토리아가 잠깐 주저한 것에 비하면, 혹 조금 전까지 칼을 대고 맞서 싸운 관계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자연스러운 공격이었다.
투명한 검이 빛무리를 반으로 가르며 지크흐룬드를 크게 베었다.
“끄아아아악!”
지크흐룬드는 피를 쏟으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힘이 풀린 손이 단검을 떨어뜨렸다. 단숨에 그를 몰아붙인 회귀자는 천앵을 겨누며 소리쳤다.
“당장 함정을 멈…! 어? 죽었어?”
회귀자는 당황했다. 딱히 살초를 펼친 것도 아닌데, 아무리 약하다고 한들 몸을 파들파들 떨면서 죽어버린 것이다.
“뭐야, 인형? 아니, 아까까지의 느낌을 ”
아니, 저건 연기다. 지크흐룬드가 지금까지 몇 번이고 해왔던 죽은 척한 연기.
호흡을 멈추고 기공을 흐트러뜨리는 것까지 완벽하게 흉내 낸 실감 나는 연기 앞에서 회귀자가 잠깐 당황했다.
마음 같아서는 죽은 척 연기하는 거라고 알려주고 싶지만, 그랬다간 지크흐룬드의 주의가 더 내 쪽으로 향할 것이다. 지금은 그냥 입을 다물고 있자.
지금 여기서 상황을 따라오지 못한 건 시아티뿐이었다. 잔뜩 인상을 찌푸린 채 있지만, 아직 그녀의 시야는 회복되지 않은 채였다.
“윽…. 캐러팔드? 어디 있어?”
작게 혀를 찬 히스토리아는 시아티를 붙들며 외쳤다.
“시아티, 똑똑히 들어! 캐러팔드는 우릴 배신했고. 그 탓에 지금 우린 함정에 빠졌어!”
“히스토리아? 너는 갑자기 왜 우리를 이간질하는.”
“내 말 들어! 지금 너를 이해시키기 위해 하나하나 신경 쓸 시간 없으니까!”
날카롭게 소리친 히스토리아는 곧장 시아티를 데리고 비교적 그늘진 곳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히스토리아는 냅다 소리쳤다.
“귀염둥이!”
회귀자가 즉각 반응했다.
“왜, 가 아니라! 귀염둥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함정이 이것 하나로 끝날 리 없어. 빨리 벗어나야 해! 벽을 잘라! 내가 부수면 건물째로 붕괴할 위험이 있어!”
“치잇…! 이대로 벗어나면, 여기는 진짜 지옥으로 변할 텐데…!”
“너를 믿고 따라온 이들을 다 죽일 셈이야? 여기 갇힌 악인보다 네 동료를 더 생각해!”
회귀자도 그 말에는 수긍했다. 어디까지나 여유가 있을 때만 고민하지, 그녀 역시 동료의 위험 앞에서 사소한 대의를 앞세우는 성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회귀자도 신이 아니다. 능력에 한계가 있는 이상 당장 쌓인 일부터 해결해야 한다.
다른 모든 평범한 사람처럼, 회귀자는 융통성을 발휘했다.
“천검기…!”
회귀자가 벽을 잘라내기 위해서 천앵을 휘두르기 직전.
무언가를 발견한 그녀는 멈칫하더니 천앵의 방향을 바꾸어 날아오는 무언가를 쳐냈다.
챙!
분명 허공을 향해 칼을 내뻗었는데 강철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회귀자는 곧장 스텝을 밟아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공에다가 수십 번 검격을 내질렀다. 그녀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요란한 금속음이 들려왔다.
사방이 눈부시다. 푸른 바다 속에서 떠다니는 청포꽃을 발견하기 힘들듯, 눈부신 빛 속에서 빛 그 자체로 이루어진 존재를 포착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회귀자조차 마안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그것을 찾아내지도 못했으리라. 일곱 빛깔 색깔이 차례로 번뜩이며, 회귀자는 눈앞에서 그녀를 공격한 존재를 간신히 포착했다.
그리고 회귀자는 난색을 표했다.
“에이…메데르…! 하필, 여기서!”
『관제 관측 완료. 구현율 57%. 인공광 환경. 유리.』
전신이 빛으로 뒤덮인 군국의 수호천사가, 쏟아지는 빛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시에 바깥에서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군국이 제련소 안에 숨겨둔 병력이, 덫 안에 든 쥐를 소탕하기 위해 직접 찾아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