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RAW novel - Chapter (291)
EP.292 적의 적은 아군, 아군의 아군은 적
“에휴. 언제나 그렇지. 내려가는 건 편한데, 올라가는 게 그보다 배는 힘들어.”
나는 투덜거리며 사다리를 기어올랐다.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오직 감각만으로 한 칸 한 칸 올라간다. 한참 더듬거리다 보니 내가 얼마나 올라왔는지, 이곳이 당최 어디인지 현실감이 없다. 영원히 계속되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기분이다.
감각이라도 있다면 좀 달랐겠지만, 하필 아까 먹었던 마약 때문에 감각도 온전하지 않다. 잠깐이라도 정신을 놓으면 사다리를 잡은 손을 놓고 비행을 시도할지도 모른다.
어라, 그러게? 나는 왜 날지 않는 거지? 왜 귀찮게 사다리를 하나씩 잡고 올라가려는 거야?
좋아, 이 손을 놓고 날개를 펄럭여 날아가는 거야. 하나, 둘, 셋 하면….
“잠까아아아안!”
어둑한 통로에 소리가 가득 찼다. 고막을 통해 나 자신에게 경종을 울린다. 제 목소리에 깜짝 놀란 머리가 가까스로 이성을 되찾았다.
나는 일부러 소리 내어 말했다.
“후우, 큰일 날 뻔했네. 웬 하수구 같은 곳에서 투신자살할 뻔했어. 폼 안 나게시리.”
마약에 찌들었어도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관조할 수 있었다. 독심술로 다른 관점을 읽는 나는 객관적이다. 따라서 마약도 내 이성을 망가뜨릴 수는 없다. 독심술의 몇 안 되는 장점이라고 할까.
하지만 내 주변에 아무도 없는 지금, 나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무슨 뜻이냐. 약효가 빠지지 않은 지금의 나는 약을 한 미친놈이라는 뜻이다.
“옆에 정상적인 인간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좀 나은데. 하필 지금은 아무도 없네. 올라가면 좀 있으려나.”
내려올 때는 꽤 많은 이와 함께 왔다. 하지만 지금은 나 혼자다.
다른 이들은 저 아래 머물기로 했기 때문이다.
에이비와 유엘이야 그렇다고 치고, 시아티의 선택은 의외였다.
시아티는 유엘과 에이비를 믿지 못하겠다고 대놓고 선언했다. 왕이 된다고 이전까지 쌓았던 업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며, 보증도 없이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다니, 오직 시아티만 할 수 있는 퍼포먼스다.
다만 시아티는 예전처럼 그 둘을 죽이겠다고 날뛰지는 않았다. 대신, 그들이 엇나갈 때를 대비하여 언제든지 처단할 수 있도록 남기로 했다. 특별한 힘은 없지만, 인간 하나를 죽이는 데에는 탁월한 엄지손가락을 쥐고서.
그렇지만 내가 읽은 바, 그때 시아티의 생각은 묘했다. 나는 시아티를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준엄한 심판자가 되고자 한 거지, 시아티? 왕을 심판할 수 있는 존재라면 군국에서 가장 높은 사람일 테니까. 어쩌면 네가 우리 중에서 가장 출세한 사람일지도 모르겠어.”
심판자. 얼마나 대단한 지위인가. 다스리거나 만드는 일을 하는 대신 지켜보다가 마음에 안들면 ‘심판’ 해버리는, 책임 없는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다. 시아티는 그 자리를 자처했다.
공주는 기겁하며 시아티를 말렸지만, 시아티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그녀를 말릴 수 없다. 애초에, 이해했다면 말릴 생각도 하지 않겠지만.
어쨌건 시아티의 뜻이 너무나 확고하다 보니 공주도 마음을 바꾸지 못했다. 갈등하던 공주는 우물쭈물하다가 시아티를 따라 남겠다는 선택을 해버렸다. 시아티와는 달리 ‘잠시뿐’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밖에 나가겠다는 사람이 나밖에 없을 줄은. 떨어지기는 쉽지만 올라오기는 어려워. 그러니까 저 아래 다들 고이는 건가.”
나는 유엘이나 에이비와는 다르게 앉은 자리에서 바깥을 볼 능력은 없거든. 그렇게는 못 산다는 말씀.
굳게 각오를 다지며 오르다 보니, 어느덧 사다리가 없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도대체 누가 사다리를 만들다가 만 거야? 확 뛰어내릴까 보다… 아니, 이게 아니지.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는 생각에 나는 고개를 내저었다.
사다리가 더 없는 건 이제 지상에 다다랐다는 뜻. 마음을 다잡고 머리 위로 손을 뻗어보니 딱딱한 무언가가 만져졌다. 들이받…지 말고, 이걸 열고 밖으로 나서면 된다.
사다리 맨 꼭대기에 발을 걸치고, 온힘을 다해 뚜껑을 밀었다.
“끄으으응.”
온 힘을 다해 뚜껑을 열자, 반파되어 무너진 건물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천사와 히스토리아가 싸우는 바람에 부서졌던 통신본부다. 두더지처럼 눈만 내밀어 주위를 살피는 와중 흙먼지 섞인 바람이 내 얼굴에 부딪혔다. 흙맛이 쓰다.
바깥 공기가 지하보다 별로네. 어쩌면 더럽고 위험한 바깥보다 저 아래가 살기 좋을지도. 나는 힘껏 뚜껑을 밀어젖힌 뒤, 배를 대고 주섬주섬 기어올랐다.
반갑다, 흙먼지 요동치는 지상아. 내가 돌아왔노라. 군국의 지하에 비밀을 묻어버린 채로….
잠깐. 모래 먼지? 바람?
분명 여기는 실내였는데, 아까 반파되었다고 해도 바람이 불 정도로 무너졌었나…?
등골이 서늘하다. 바람이 불어서가 아니라, 내 본능이 무언가를 깨달았기 때문이다.
생각이 읽힌다. 히스토리아의 것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람의 생각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다. 그 누군가는 내가 자기 존재를 알아차려 주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얼굴을 마주한 뒤 한 박자 늦게 외쳤다.
“어서 오시게나!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네!”
만면에 가득한 웃음을 짓고, 톱니 테두리를 가진 외눈안경을 쓴 채, 묵직해 보이는 망토로 온몸을 감싼 사내였다.
친한 사람인가? 아니다. 얼굴을 맞댄 건 저번에 한 번이 전부.
좋은 기억이 있나? 아니다. 그때도 서로 싸웠다. 얼굴에 한 방 먹였지.
분명 반갑게 인사를 나눌 사이가 아닌데, 저쪽에서는 일방적으로 나에게 친밀감을 느끼고는 다가오고 있다.
달갑지 않은 상황. 하지만 그런 티를 낼 수가 없다.
그야, 상대는 군국에서 가장 강하다는 육장성 중 한 명이었으니까. 나는 떨떠름하게 인사했다.
“막시밀리앵 씨?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무탈하셨나요?”
“무탈하긴! 자네를 다시 만나는 날을 기다리느라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네! 이리 손쉽게 재회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지금까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더니, 하필 가장 무방비한 순간에 찾아왔다. 그는 희희낙락 웃으며 말했다.
“참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야! 시조나 마신의 힘을 쓰는 청년을 제치고 어떻게 자네를 만날까 계획을 세웠는데. 이렇게 스스로 내 앞까지 와줄 줄이야! 이래서야 지원을 부른 의미가 없지 않나!”
“딱히 당신을 만나려고 온 건 아닌데요.”
“자네는 천통을 보러 온 거겠지. 안다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지금 우리가 그 어떤 방해물 없이 마주쳤다는 사실이 제일 중요하지 않겠는가!”
와, 여자한테 들었으면 가슴이 설렜을 말이네. 하필 미친 아저씨라서 다른 의미로 두근거리지만 말이야. 나는 질색하여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쳤다.
좋은 상황은 아니다.
내가 믿고 있던 두 보험. 하나는 히스토리아였고, 다른 하나는 공주였다. 보험답게 변수투성이 공주보다는 안정적인 히스토리아에 더 큰 믿음을 걸었다.
조금 과하게 의존한 감도 있지만, 육장성인 히스토리아라면 어지간한 위기는 타파할 수 있으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육장성인 막시밀리앵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뜻은?
“혹시 이걸 찾나?”
막시밀리앵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거인이 세상을 통째로 쥐고 찌그러뜨리는 듯한 굉음이 들렸다.
무너졌던 건물이 움직인다. 아니, 건물을 무너뜨린 무언가가 움직이며, 콘크리트 잔해가 파도치며 부스러진다.
모래성 안에 들어가 그것이 부서지는 광경을 지켜보면 이럴까. 건물을 지탱하던 기둥도, 콘크리트의 뼈대를 자처하던 철근도 마른 모래처럼 우습게 뭉개진다.
거창하게 건물을 뒤집으며 나타난 건, 톱니바퀴로 만들어진 거대한 마차였다.
겉으로만 보기에는 자동마차를 뼈대만 남긴 뒤 몇 배로 확대해놓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게 움직이는 모습은 마차보다는 벌레를 닮았다.
톱니바퀴는 홀로 돌지 않는다. 반드시 이웃한 것과 함께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저 거대한 몸체가 움직일 때마다 수백 개의 톱니바퀴가 물결치듯 움직인다. 그건 마차가 굴러가는 것보다는 애벌레가 기어가는 모습처럼 징그러웠다.
그렇게 건물도 으스러뜨리며 다가온 괴물은 내 몇 발자국 앞에 멈추었다. 고개를 들어야 눈에 들어올 정도의 위용.
침을 삼킨 나는 침착하게 대꾸했다.
“저는 고물상이 아닌데요?”
“고물이 아니네. 이건 ‘강철 딱정벌레’. 내 반평생을 바쳐서 만든 걸작이지!”
“장난감 따위에 바쳐진 반평생이 억울하지 않을까요?”
“흠, 그런가? 나와는 관점이 다르군. 즐거움을 위해서 쓰이지 못하는 인생이 훨씬 억울하지 않겠나!”
나름 도발이랍시고 살짝 긁었는데도 막시밀리앵은 허허 웃어넘겼다. 도대체 어찌 된 영문인지, 그의 마음속 내 호감도가 너무 높다. 어째서 첫인상만으로 나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 남자일까. 갑자기 슬퍼진다.
막시밀리앵은 짐짓 선심 쓰는 듯한 태도로 말했다.
“자세히 살펴볼 기회를 주겠네. 아마 자네라면 강철 딱정벌레의 구조를 금방 이해하겠지!”
“별로 이해하고 싶지 않은데요. 구조 말고 당신 취미 말이에요.”
“해야 할 걸세. 자네가 찾을지는 몰라도, 자네를 찾는 건 거기 있을 테니까.”
이젠 숫제 강권이네. 더는 모른 척할 수도 없다. 나는 그의 눈치를 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톱니바퀴로 만들어진 마차의 전면부에는 선수상 같은 게 매달려 있었다. 검은 머리를 무기력하게 풀어헤치고 전신이 피투성이로 물든, 유령선에나 어울릴 법한 불길하고 여인의 모습이었다.
팔과 다리는 파묻혀서 보이지 않는다. 맞물린 톱니바퀴의 요철 사이에 그녀의 사지가 짓눌려 있다.
끔찍한 상상이지만, 저 톱니바퀴가 돌아가기라도 하면….
“휴…이.”
히스토리아의 팔과 다리는 커다란 톱니바퀴 사이에서 짓이겨질 것이다.
잠깐 떨어져 있던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람. 처참한 모습을 한 히스토리아의 앞에 서서 그녀를 묶고 있는 톱니바퀴를 만지작거렸다.
“새로운 필살기까지 익혔잖아? 어쩌다 붙잡힌 거야.”
“…큭. 만전이 아니었어. 몸만 더 멀쩡했더라도….”
“와중에 챙길 자존심은 있어? 잠깐만 기다려. 풀어볼게.”
톱니바퀴를 쥐고 당기려고 했으나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내 완력으로는 풀지 못할 거 같다. 적어도 히스토리아 정도의 힘은 있어야 어찌저찌 벗겨낼 수 있을 텐데….
‘쓸데없는 노력이라네. 그건 내가 고안한 톱니바퀴 매듭. 자네가 힘을 주는 만큼, 그 힘은 그대로 전해져 히스토리아 소장을 옥죌 것이라네. 물론 자네라면 어렵지 않게 그 구조를 알아채겠지!’
쓸데없이 복잡하게 만들어져 있더라니. 악랄한 장치를 해놓았네.
나 따위가 힘을 준다고 해서 히스토리아가 느끼는 부담이 커지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무익한 일에 힘을 쓸 필요는 없다. 나는 톱니바퀴를 놓고는 말했다.
“힘으로는 안 되겠다. 톱니바퀴가 정교하게 맞물려 있어. 섣불리 힘을 썼다간 네가 다칠 거야.”
“…내 걱정할 때가 아니야.”
“그런가?”
하긴, 내가 남 걱정할 처지는 아니지?
힘도 약하고, 별다른 능력도 없고, 준비도 덜 되어있는 상태로 육장성과 마주쳤다. 장담하건대, 톱니바퀴에 끼인 채로 있는 히스토리아보다 내가 더 무력할 거다.
나 말고도 히스토리아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도망쳐. 아니, 시간이라도 끌어. 네 동료가 올 때까지 만이라도. 그가 다루는 톱니바퀴는 순수한 물리력이야. 시조라면 막시밀리앵 국장의 톱니바퀴를 상대로 유리해. 그러니까… 비위를 맞춰주든, 뭘 하든 상관없어. 다행히 그는 너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으니까….”
“야. 내가 아무리 그래도 묶인 사람한테까지 훈수를 들어야 하냐?”
“대책이 있어? 막시밀리앵 국장을 상대로는 도망치지도 못할 거야. 한 번 맞부딪혀보니까 알겠어. 저 사람은 뭔가… 이상해.”
히스토리아는 군사기밀이라도 누설하는 것처럼 자못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했다. 나는 히스토리아의 말을 곰곰이 곱씹고는 말했다.
“나도 알아. 딱 봐도 이상하잖아. 그걸 꼭 맞부딪혀봐야 알 수 있는 거야?”
“나는 진지해! 국장의 기공은 뭔가 달라… 윽!”
“움직이지 마. 톱니바퀴 돈다.”
강철도 접어버릴 정도의 압력이 팔에 가해지고 있다. 기공으로 몸을 강화한 히스토리아니까 버티는 거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팔다리가 끊어졌을 거다.
너무하다 싶지만, 히스토리아 정도 되는 강자를 사지 멀쩡하게 구속하기 위해서는 이런 방법밖에 없다. 어찌 보면 합리적이기도 하고, 달리 보면 우호적인 행동이다. 최소한 죽이거나 필요 이상으로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다는 의미니까.
“국장이 노리는 게 있을 거야. 왜 나를 죽이지 않았는지는 몰라도…. 그것만 알아낸다면….”
“알려줄게.”
힘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던 예전과는 달리, 지금은 이것저것 궁리까지 하고 있다. 나름 장군이랍시고 대국을 읽는 능력이 생긴 모양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상황이 사람을 만드는 법이다.
당연히 내 대응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지.
“뭘?”
“과병은 알고, 나도 알아. 이 와중에 내 아군인 네가 모르면 계산이 맞지 않아.”
히스토리아의 판단력은 장군에 어울린다. 그러니 별것 아닌 진실로 히스토리아가 더 빠르게 판단하게끔 둘 수 있다면 그건 그대로 나의 이득이 된다.
그래서 말했다.
“과병은 내 적이 아니야.”
물론, 어디까지나 이 내용을 알고도 히스토리아가 나의 아군이 되어주리라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내 수중의 패도 못 믿어서야 도박꾼이라 할 수 없지.
“…적이, 아니라고?”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시작했다.
“육장성은 여섯이고, 내 편인 너를 빼면 이너서클에 남은 건 영궤와 과병, 그리고 천통 이렇게 셋. 영궤가 이탈한 그 시점 사령부에는 과병과 천통만이 있었어. 그러면 이제 아주 간단한 수학 문제가 남아. 어린아이도 할 법한, 1과 2를 비교하는 부등식이.”
손을 들고는 손가락을 폈다. 내 쪽에는 하나, 저쪽에는 둘. 당연히 하나보다는 둘이 유리하다. 육장성 간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건 어디까지나 성질의 차이.
힘이 어느 수준에 이르면 그건 하나의 숫자가 된다. 기준 미달은 전부 소수점 아래에 버려버리고선 정수로 군림한다.
“그런데 이 공간에 셰이 씨가 없다면, 부등호의 방향이 바뀌어. 이렇게.”
나는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손가락을 접고, 또 폈다. 이제 내 쪽에 둘, 저쪽에 하나. 이제는 내가 유리하다.
당연히 ‘저쪽’은 천통이다. 군국을 만들었고 지켜왔으며,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라는 천통은 변화를 용납하지 않을 테니.
그렇지만, 군국을 만들었으나 그걸 어디까지나 흥미로운 장난감으로만 여겼던 과병은….
“그렇다네!”
만면에 미소를 짓고선 내 말을 긍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