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RAW novel - Chapter (374)
신난 아지는 냅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나는 밖으로 향하는 문을 열고 갑판으로 나섰다.
바람이 거세게 지나쳐간다. 황금함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발밑에 닿는 모든 것을 분해하면서 움직였다. 분쇄가 아니라 분해인 덕분에 황금함의 움직임은 고요하기만 했다.이 배라면 바다에도 갈 수 있을까… 아니, 무리겠지.바다는 뭔 바다. 배는 호수나 강에서 쓰는 건데.
“멍….”
아지는 벌써 갑판 옆에다 발을 올리고는 바깥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멍하니 쳐다볼 거면 혼자 있지 왜 나를 데려왔는지 모르겠다.아니, 그보다 얘는 탈것에만 타면 꼭 창문에 앞발 올리고 고개 내밀더라. 버릇이라도 돼?
내심 투덜거리고 있는데 아지가 멍하니 말을 걸어왔다.
“인간, 서로 싸워.”
“같은 인간 말고는 싸울 상대가 없어서 그래.”
“멍, 맞아. 짐승, 적어. 그래서 인간, 서로 싸워.”
군국이 군부를 조직하고는 바로 유해조수 퇴치 작전을 펼쳤다. 그 와중 많은 이들이 죽어 나갔지만, 상당한 성과를 거둬서 군국 내 사람 사는 지방에는 위험한 짐승이 없다시피 했다.열국은 마신 황금경이 떠도는 괴상한 나라라 짐승이 살 곳을 잃었다. 말이나 양처럼 목축에 유리한 몇몇 짐승 말고는 다 땅을 떠났다.
아지는 힘없이 말했다.
“…그래서, 멍. 나, 못 도와. 인간이니까.”
그렇지만 그 역시 어디까지나 일부. 군국 남부나, 혹은 이 안개 산맥처럼 드넓은 땅에는 여전히 짐승들이 서식한다. 무엇보다.
“꼭 그렇진 않아. 늑대가 있잖아.”
“멍….”
위로가 되었는지, 아지는 다시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바라보았다. 뭘 저리 볼 게 있다고 자꾸 보는지. 나도 보자.갑판 가장자리에 손을 얹고 저 멀리 시선을 보내자, 나는 아지가 뭘 보고 있었는지 드디어 알 수 있었다.
“클라우디아잖아? 거의 다 왔네.”
확실히, 저 풍경이라면 시선을 떼기 어렵지.
하늘에서 구름이 폭포처럼 쏟아지고 있다. 하늘 저 드높은 곳에서 떨어진 구름이 땅에 가까워지면서 잘게 부서지고 흩어져, 시골 소녀의 치맛자락처럼 한껏 펼쳐져 있었다.구름은 물이지만 햇빛을 가린다. 그 애매한 은혜 덕분에, 구름 폭포가 닿는 산등성이는 키 낮은 풀들만이 무성히 자라고 있다. 그런 풀은 양과 염소의 만찬이 된다. 초록색 식탁 위를 떠도는 흰색 양 떼는 부서진 구름 조각과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신이 실재하는 듯, 보기만 해도 경외심이 드는 풍경.
옛사람들은 저 광경을 보며 하늘길이니 천국의 계단이니 이름 붙였지만, 저 구름의 폭포는 순수하게 지형적인 조건 때문에 생겨났다.
안개 산맥 너머에 있는 해흉의 바다. 그곳에는 해흉이 산다.인간은 범접조차 하지 못하는 태고의 바다. 고작 한 겹으로 덮인 표면만 볼 수 있는 인간은 감히 헤아릴 수 없는 깊고 아득한 심해에는 괴물들이 헤엄친다.해흉. 지상의 지배자라고 일컫는 인간이 바다로는 결코 나아가지 못한 이유.
바다에는 짐승의 왕이 인간 형상을 취하지 않았다. 인간은 지상의 지배종이지, 아득한 심해에는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하므로. 해흉, 아득한 바다를 떠도는 그 거수들은 저 바닷속에서 고고히 살아가니.
그러나 상대적으로 수심이 얕은 해흉의 바다에는 해흉이 모습을 잘 드러낸다. 심심찮게 해흉이 만들어내는 해일이 밀려오며, 멀리서 해흉의 그림자가 일렁이곤 한다. 그토록 넓은 바다를 욕조 삼고 물장구치다 보니 물안개가 잘 날이 없다.솟아오른 물안개에게는 두 가지 미래가 있다. 다시 가라앉아 바다의 일부가 되거나, 아니면 그대로 솟아 구름이 되거나. 대부분 전자의 길을 택하나, 그 나머지만으로도 구름을 만들어내긴 충분하다.
창공의 권역까진 닿지 않으나 머리 위를 어둑어둑하게 만드는 그 낮은 구름은 그대로 바람을 타고 대륙으로 향한다. 구름을 품은 바람이 대지의 장막에 부딪혀 잠깐 정체되나, 이윽고 그 한복판에 난 틈으로 흘러내린다.
그곳이 바로 구름의 마을. 클라우디아.
쏟아지는 구름 속에 몸을 숨긴 인간들의 마을…일 터인데.
“그런데 아지야. 저건 뭐냐.”
“멍?”
“폭포에 뭐가 달려있잖아. 저건 뭐야.”
구름의 폭포에 무언가가 있다. 나는 눈썹을 찌푸리며 움직이는 거대한 구조물을 다시 살폈다.
“…물레방아?”
그건 거대한 물레방아처럼 생겼다. 누군가 흐르는 물 대신 폭포에다 물레방아를 설치한다는 무모한 발상을 실천에 옮긴 모양이다. 그게 물이었다면 물레방아고 뭐고 쏟아지는 무게에 부서졌겠지만, 다행스럽게도 저 폭포의 물은 구름의 형태다. 물레방아는 멀쩡했다.
달리 말하면 물레방아를 돌릴 힘이 부족하다. 구름이 무게가 없진 않겠지만 그래도 물과 비교할 순 없다. 저토록 큰 물레방아가 돌아갈 리 없다.
그러나 물레방아는 돌아간다.구름에서 벼락이 친다. 파직거리는 잔벼락이 물레방아와 폭포의 접촉면에서 일어난다. 층층이 쌓인 구름도 아닌데 불길한 기운이 위협적으로 솟구쳤다가 가라앉는다.꼭 정전기 같지만, 저 규모라면 우레와 다를 바가 없다. 빛이 번쩍일 때마다 구름과는 다른 것이 물레방아를 타고 흐른다. 필시 저 바퀴를 돌리는 건 구름이 아니라 그 속에서 숨을 죽이던 벼락이리라.
내가 처음 보는 물건이지만… 나는 막시밀리앵과 페루의 기억을 읽은 적 있었기에. 어렵지 않게 정체를 짐작했다.
“저게 우레방아구나.”
막시밀리앵이 열국에 도입했던 우레바퀴. 그 원본이자, 클라우디아를 움직이는 거대한 동력.옛날, 구름 속에 숨어 양이나 키우던 구름 마을은… 어떤 도전 끝에 어마어마한 힘을 손에 넣은 것 같다.
잠시 그 광경을 감상하던 나는 다가오는 일련의 무리를 발견했다. 클라우디아보다는 우리 쪽에 더 가까웠고, 이 속도라면 몇 분 안에 도착할 것처럼 보였다.
“감탄하고 있을 시간이 없네. 저쪽에서 마중 나온 모양이야.”
“멍! 여기야, 여기!”
“적일 수도 있는데 왜 그리 신났냐.”
하긴, 아지라면 모든 인간은 친구일 테니 상관 없겠지만.
클라우디아에서 온 병력은 열국답지 않았다. 그러니까, 체계가 잡혀있고 잘 통솔되었다는 뜻이다. 군대라고 부를 법한 숫자의 병력이 오와 열을 맞추어 클라우디아 앞 평야를 내달린다.그중, 가장 앞에서 달리는 자동마차만이 무언가 달랐다. 다른 자동마차보다 몇 배는 커 보이는 차체에는 벼락을 머금은 우레바퀴가 맹렬하게 회전하고 있다. 너무 빨라서 요철이 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그 자동마차 위에 우뚝 선 한 명이 우리 쪽을 정확하게 노려보았다.
가장 인상적인 건 샛노란 머리카락. 허리춤까지 길게 내려오는 머리카락을 한 가닥으로 묶었다. 머리카락에도 무게는 있기에 중력에 따라 착 가라앉아야 정상이건만, 어찌 된 일인지 부스스하게 뜬 머리카락은 바람을 따라 부유하고 있다. 단순히 머리카락만 길었다면 별로 인상에 남지도 않았을 것이다. 다만, 신기한 건 머리카락 말단에 있다.
바람에 휘날리는 머리카락 끝, 그 사이… 작은 스파크가 명멸하고 있었으니까.
거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그녀는 냅다 마차를 박차고 뛰었다.
이 땅의 거대한 이끌림에 의해, 땅에서 떨어진 모든 물건은 포물선을 그리며 움직인다. 바람을 타고 날거나 하지 않는 한 그 곡선의 종류가 변하는 일은 없다.
그러나 우레회주의 움직임은 달랐다.떠오른 그녀가 공중에서 팔을 훅 당겼다. 그러자 마치 황금함에 실을 잇고 잡아당기듯 그녀의 신형이 훅 움직였다. 직선에 가까운 곡선으로 솟구친 그녀는 단숨에 황금함의 갑판에 내려앉았다.쿵, 하고 갑판이 울린다. 발바닥과 갑판이 닿는 사이에서 정전기가 파짓거린다. 건조하게 들뜬 머리카락을 톡톡 두들긴 우레회주는 갑판에 있는 유일한 인간을 향해 물었다.
“이 배는 잔녹회주의 것. 당신, 잔녹회주의 손님인가요?”
그게 나였다.클라우디아의 지배자이자, 열국 최강자를 눈앞에 둔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대답했다.
“네. 선실에서 쓰러져 있어요.”
“억압회주가 보낸 전령으로부터 황금경이 클라우디아로 향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황금경은 어디에 있죠?”
“여기예요.”
“무슨 뜻이죠?”
우레회주의 물음에 나는 손가락으로 갑판 아래를 가리키며 대답했다.
“설명하자면 긴데, 잔녹회주가 황금경을 막았어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억압회주가 죽고 평화 협정에 관해 이것저것 잡음이 생겨서 그걸 해결하기 위해 클라우디아로 향하고 있고요.”
“정말인가요?”
“거짓말이었다면, 지금쯤 저희 대신 황금경을 맞이하고 있으셨겠죠.”
‘예상 도착 시간이 지났는데 근처에 황금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어요. 땅의 형태는 마지막 그대로…. 그렇다면. 사실이겠군요.’
한 도시의 지배자인 우레회주는 그녀의 능력을 어김없이 보여주었다. 주변을 한 번 빠르게 살핀 그녀는 순식간에 판단을 끝내고는 입을 열었다.
“잘 뒤졌군요. 그 망령.”
“…네?”
“뭐가 연금술의 신인지. 채 뒤지지도 못한 망령이 나라를 떠도는 것뿐이면서. 흥, 그가 사라졌으니 이제 좀 나라다운 꼴이 되겠어요.”
황금경의 습격이 없다고 판단되자 긴장을 푼 우레회주는 마음 속 깊숙이 담아두었던 본심을 토해냈다. 뭐라고 반응해줘야 할지 모른 채로 서 있는 동안 우레회주가 오른손을 위로 들었다. 검지와 엄지를 맞댄 채 치켜든 그녀가 중얼거렸다.
“천둥잡이.”
탁, 하고 그녀가 손가락을 튕긴 순간.번쩍, 하고 그녀의 손안에 벼락이 쳤다. 집채만 한 부싯돌이 서로 부딪힌 듯했다. 마치 천둥을 손에 쥔 것처럼, 우레회주의 위로 벼락의 나뭇가지가 솟구쳤다.
“왈왈! 왈왈왈!”
“우아아아!”
짐승 두 마리가 혼비백산해서 날뛰는 동안 우레회주는 쥔 벼락을 흔들어 털어내고는 말했다.
“놀랄 것 없어요. 부하들에게 보낸 수신호니까요.”
“수신호고 뭐고, 그게 벼락이라서 무서운 건데요!”
“그러면 어쩔 수 없죠. 당신이 참으세요. 내가 능력을 안 쓸 수는 없잖아요?”
갑판 아래, 우레회주의 병사들이 사방으로 퍼지는 모습이 보인다. 신호를 받고는 전투 태세를 그만두고 탐색 태세로 이행한 것이다. 열국답지 않은 일사불란함이다.
부하에게 명령을 끝마친 우레회주는 손을 뻗었다. 직접 밀어젖힌 것도 아닌데, 그녀의 손에 반발하듯 선실로 향하는 철문이 활짝 열렸다. 길을 턴 그녀는 거침없이 선실 아래로 걸어 내려갔다.
“아지야. 우리도 내려가자.”
그러나 아지는 따라오지 않았다. 왜인가 돌아보니, 아지의 머리털이 정전기에 붕 떠 있었다. 개의 털이라는 의미에서는 원래 개털이긴 했지만, 지금은 사방으로 뻗쳐 완전 개털이었다.
“멍멍. 내 털! 내 털!”
“정전기 때문에 그래. 그거 씻으면 나아.”
“멍! 시간 없어! 빨리 가자, 멍!”
“너는 고양이도 아니면서 왜 씻기를 그리 싫어하냐?”
아지 머리털을 손으로 탁탁 쳐서 숨을 죽이며 나는 우레회주를 따라 선실로 내려갔다.
선실로 내려간 우레회주는 잔녹회주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그녀를 깨웠다. 페루가 아직 다 회복되진 않았지만, 우레회주는 진실을 당사자의 입으로 듣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그건 페루도 마찬가지였다. 페루는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최대한 그녀가 아는 사실을 설명했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황금경께서 폭주하시는 걸 막았습니다.”
이야기를 대강 들은 우레회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어요, 잔녹회주. 아니, 차기 황금회주라고 해야 하나요? 클라우디아의 모든 시민들이 당신의 용기를 추앙할 거예요. 우레방아의 전력을 다 써도 승산이 없었는데, 덕분에 터전을 잃진 않게 되었군요.”
“…그리고.”
“휴전 협정? 뭐, 상관없지요. 클라우디아 정반대에 있는 무저갱 평야는 내 알 바 아니니…. 황금회주의 판단에 따르죠. 다만.”
우레회주는 날카로운 눈으로 회귀자와 힐데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 과정에서 군국 측이 과한 요구를 한다면 즉각 제지하겠어요. 열국은 패배하지 않았고, 설사 열국이 패배하더라도 클라우디아는 결코 공격당하지 않으니까요. 당신들이 무엇을 노리고 있든. 제가 있는 한 쉽게 내주진 않을 거예요.”
우레회주의 말에 호응하듯 그녀의 팔과 다리에 강렬한 기운이 맴돌았다.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는 벼락의 잔재는 그녀가 가진 힘을 간접적으로 내보였다.가장 위대한 회주이자, 클라우디아의 지배자 우레회주 엘키드.번개 도둑이 훔쳐 간 벼락을 다시 하늘에 되돌린 초대 우레회주의 후계.
강철은 벼락이 흐르는 길이 될 자질을 갖는다. 연금술로 만든 강철일수록 그 성질은 더욱 뛰어나서, 극에 달한 연금술사는 상시 벼락을 머금고 다닐 수 있다고 한다.단, 벼락처럼 커다란 힘은 자신을 해칠 수 있기에 굳이 그러지는 않으나… 선택받은 몇 명. 특수한 성질과 그 고유마도를 몸에 지닌 이들은 번개를 머금고 최강의 인간으로 거듭난다.
우레회주 엘키드는 번개에 선택받은 인간. 열국 최강의 회주이며, 언제나 벼락이 몰아치는 클라우디아 한정으로는 신에 가까운 힘을 빌려 쓸 수 있는 존재.
그런 우레회주를 앞두고, 회귀자는….
“오해야! 나는 딱히 군국 편이 아니고, 너와도 적대할 생각 없어! 아니, 오히려 내가 선물 하나 해줄게!”
마치 친해지고 싶은 것처럼 살가운 태도를 보였다.그러자 붕 뜬 쪽은 괜히 기세를 흩뿌렸던 우레회주였다. 누구도 대항하려고 들지 않자 허무하게 파짓거리는 머리카락이 차츰 가라앉았다.
‘뭐죠? 얕잡아 보이지 않으려고 기세를 뿌렸건만. 군국에서 온 사자라면,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할 텐데요?’
머리카락과 함께 기세를 가라앉힌 우레회주는 미심쩍다는 듯이 물었다.
“…선물? 클라우디아에 불가능은 없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제안하려는지는 몰라도, 그게 딱히 필요하다고 여겨지지는 않는군요.”
우레회주는 여전히 경계를 거두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 중에서 경계심이 누구보다도 심한 회귀자는 의외로 우레회주에겐 마음을 완전히 열고 있었다.뭔가 억울한데. 상대가 누구든 굴하지 않는 게 네 매력이잖아. 왜 우레회주는 오른팔을 자르려고 하지 않는 거냐고.
‘엘키드. 이토록 빨리 마주친 건 처음이네. 지금까진 지잔을 얻은 다음에 뇌신을 깃들이려고 찾아왔으니까. 몇 년 어릴 때의 엘키드는 이렇구나.’
쳇. 학연, 지연, 혈연도 모자라 이젠 전생의 인연 때문이냐? 이래서 연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어떻게 살겠어? 오른팔 잘릴 뻔했던 옛날이 떠올라서 서럽네.회귀자는 확신에 차서 말했다.
“아니. 필요할 거야.”
“그게 무엇인지는 둘째치고, 그쪽이 원하는 건?”
“딱히 없어. 우호의 표시니까. 그나마 하나 있다면 휴전 협정이 좀 잘 되었으면 하는 정도.”
“대가 없이 주는 선물이 더 수상하네요.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리 자신만만하죠?”
우레회주는 여전히 미심쩍어했으나, 사라진 미래에서 우레회주와 친밀한 관계를 맺은 회귀자는 이미 그녀와 정을 쌓아두었다. 이전 회차 언제나 아군이었던 우레회주는 이미 회귀자의 적이 아니었다.
‘여전히 긴장을 안 푸네. 하지만 괜찮아. 이 조건은 우레회주로서 결코 외면할 수 없을 테니까. 마침 황금경까지 처리했으니, 뇌신만 없애주면 이번 회차에서도 내 든든한 아군이 되어줄 거야. 나도 엘키드의 도움이 될 수 있고.’
비록 그때의 기억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있을 지라도, 회귀자는 다시 호감을 얻기 위해 말했다.
“클라우디아는 번개 도둑이 훔친 번개를 숨겨둔 도시잖아?”
“외지인에게 클라우디아의 역사를 들어야 할 정도로 배움이 짧진 않아요.”
“끝까지 들어 봐. 초대 우레회주는 번개 도둑을 잡아서 하늘에 되돌려주었지만, 존재가 사라질 뻔한 뇌신은 주기적으로 구름을 타고 내려와 화풀이로 클라우디아를 공격하지.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