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RAW novel - Chapter (378)
“대충 눈치챘구나? 맞아. 저건 마신도 아니고, 진짜 뇌신도 아니야. 겉보기에는 매우 두렵고 강력해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뇌운(雷雲)과 벼락의 형상화. 우리가 흔히 아는 벼락의 수준을 벗어나지 않아.”
“그러면 사기잖아요.”
“사기는 아니지. 최소한 벼락에 대한 두려움, 혹은 신앙이 모여서 만들어진 거짓 우상이니까. 벼락이 강력한 만큼, 저 뇌신에게는 두려워할 만큼의 힘이 있어.”
…거짓 우상? 잠깐만.나는 스페이드 카드를 슬쩍 더 안으로 밀어넣으며 물었다.
“거짓 우상이요?”
“너도 알 거야. 인간의 두려움이 형상화된 존재. 마신과는 달리, 앎이 아니라 무지와 공포에서 나오는 힘이 있잖아? 예를 들어, 늑대의 왕이나 흡혈귀처럼.”
“아아, 그거요.”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아, 그거 말하는 거구나.
“흡혈귀는 원래 혈조술 뿐이었잖아? 그런데 성황청에 대적하며 싸우며 두려움의 상징이 되다 보니 어둠을 다루는 힘을 얻었어. 마찬가지로, 늑대도 평범한 짐승 중 하나였을 뿐이지만 그 잔혹성이 널리 퍼진 탓에 인간의 숙적이 되었지. 그것처럼 저 뇌신도 클라우디아의 경외심이 모여서 생긴 존재야.”
‘성황청에서 직접 들었던 이야기니까 확실해. 나에게 천앵과 지잔을 건네주며 그런 말을 했었으니까.’
반신반의했는데, 이걸로 확실해졌다.성황청 자식들, 회귀자에게도 대놓고 구라를 쳤구나.
회귀자의 말이 틀렸다는 게 아니다. 실제로 인간이 지상의 지배자가 된 이후, 세상에는 기이한 일이 일어났다. 한 종의 짐승이 너무 거대한 힘을 얻고 세상을 마음껏 뒤바꾼 나머지 지상이 마치 인간의 장난감처럼 변했다. 대표적인 예시가 짐승의 왕. 한 종의 대표여야 할 짐승의 왕이 인간의 형태로 바뀐 게 그 기이한 일 중 하나다. 실제로 그러한 일이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기에, 회귀자가 하는 말 자체는 진실이다.
그래도 성황청이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니네가 주범이잖아!어쨌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다행이네요. 황금경 같은 괴물과 또 갈등을 빚는다는 줄 알고.”
“그럴 리 없지. 벼락은 마신이 아니니깐. 저건 그냥 현상이야.”
“하하. 그건 또 모르죠. 어딘가에서 마신이 삐죽 튀어나올지.”
“걱정도 팔자네. 세상에 마신이 그리 많을 리 없잖아?”
…그러게. 그래야 하는데 말이야.회귀자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장담했다.
“어쨌든. 이번 일에서는 신경 꺼도 돼. 내가 다 알아서 할 수 있으니까. 너는 편히 관광이라도 하고 있어.”
“세상에서 가장 못미더운 말을….”
불안하긴 하지만, 당장 할 급한 일도 없고. 내가 구름이랑 드잡이질을 할 수는 없을 테니까.구름의 도시는 어떤 꼴을 하고 있을지 견학이나 해볼까. 나는 한결 느긋해진 태도로 밖으로 나섰다.
클라우디아는 드높은 피뢰탑 아래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독특한 구조를 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우레회주가 기거하는 제 1 피뢰탑은 가장 거대했을뿐더러, 우레방아가 제공하는 우레의 힘을 전부 독점하고 있었다.
피뢰탑 안쪽이나 구경해볼까 생각하던 나는 거기서 페루를 발견했다. 페루는 그녀를 따라왔던 승냥이들에게 둘러싸여서는 곤혹스러워하고 있었다.
“억압회주의 돈은 언제 주시는 겁니까?”
“이대로 질질 끌다가 결국 안 주는 것 아뇨?”
“…그. 뇌신 때문에, 우레회주께선 바쁘셔서.”
“우리를 바보로 압니까? 우리도 클라우디아에서 자랐어요! 뇌신이 찾아오는 건 연례행사 아닙니까!”
“당분간 아무것도 건네줄 수 없다니? 그게 안 주겠다는 것과 다를 게 있나!”
승냥이들은 억압회주의 유산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쳤다. 그러나 한창 신경 쓸 일이 많은 지금, 페루가 거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애초에 나라의 존망이 걸린 지금 그깟 유산 따위 우선순위에서 잔뜩 밀린다.그래서 더더욱 승냥이들은 굶주린 짐승처럼 따지고 들었다. 당장 받지 못하면 점차 가능성이 줄어들까 봐.
쯧. 소시민 감수성을 가진 나는 저 승냥이들 마음은 이해한다. 그래도 나는 혀를 차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쩔쩔매던 페루는 내가 다가가자 은근히 반가워했다. 말을 못하면 힘이라도 써야 하는데, 그것도 안 쓰려고 하니까 이 모양이지.
“봤죠, 페루? 제가 뭐라고 말했어요.”
“…어?”
연기할 때 가장 좋은 상대는 말이 없는 사람이다. 내 뜻대로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 있으니까. 나는 귀찮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저 승냥이들 도움도 안 되는 주제에 어차피 문제만 일으킬 테니, 클라우디아 도착하기 전에 다 죽여준다고 했잖아요. 그럴 필요까진 없다면서 거절하더니만, 역시 귀찮아졌잖아요.”
“…?”
페루는 고개를 갸웃했다. 금시초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녀의 반응은 당연하다. 나도 오늘 처음 하는 말이니까.
“우, 우리를 죽인다고?”
다만,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들은 승냥이들은 그제야 예의를 좀 주입받고는 몸을 사렸다.
겁에 질린 승냥이들이 항변했다.
“죽, 죽인다니! 우리는 정당한 대가를!”
“계약이었소!”
나는 승냥이들의 말을 무시한 채 페루에게 말했다.
“쟤네가 뭐 도움이 되었어요, 아니면 힘이 세기라도 해요? 믿을 건 억압회주가 한 약속인데 정작 억압회주가 죽었잖아요. 돈을 받든 말든 저쪽이 알아서 할 일이지 우리 알 바인가요? 왜 여기까지 따라와선 행패야.”
귀찮은 듯 머리를 쓸어 넘겼더니, 내 작은 손짓에 승냥이들이 일제히 잔뜩 겁 먹고 움츠러들었다.물론 나는 어디까지나 평범한 수준의 힘을 갖고 있다. 이들을 단숨에 죽여버릴 방법 따윈 없다. 그러나 인생사 호가호위. 회귀자와 티르와 함께 있던 나는, 이들의 인식 속에서는 그와 동급의 괴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잔뜩 허세를 부리며, 하찮게 승냥이들을 깔아보는 눈으로 말했다.
“아직 우레회주에게 사건의 전말도 못 전했는데 맡아놓은 것마냥. 저딴 인간들에게도 여전히 억압회주의 재산을 나눠줄 거예요? 아직 생각이 안 바뀌었어요?”
이게 바로 착한 경찰, 나쁜 경찰 작전이다. 마치 내가 다 죽이려는 걸 페루가 막아준 척, 악역을 연기하며 페루에게 은혜를 느끼게 하는 거지. 괜찮아. 악역은 익숙하니깐.페루도 뒤늦게 내 진의를 깨닫고는 동조했다.
“…계약이니까.”
“뭐, 페루의 뜻이라면 어쩔 수 없죠. 그렇지만 저들 때문에 일에 차질이 생기면 우리가 알아서 처리할게요. 억압회주의 재산이 어떻게 되든 알 바 아니지만, 일이 늦어지면 전부 죽여버리고 싶어질지도 모르니까.”
“…그땐, 내가 처리할게.”
“하긴, 제가 하는 것보단 페루가 하는 게 더 효과가 좋겠죠. 페루의 능력이라면 뼈 한 조각 남기지 않고 부스러뜨릴 테니까.”
입으로만 세상 만물을 다 죽일 듯이 윽박지르고 있으니 겁 먹은 승냥이들이 앞다투어 도망쳤다. 저들이 다 도망가기까지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나는 최후의 한 사람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다가 말했다.
“고맙죠?”
“…응.”
곤경에서 벗어난 페루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참나. 곤란할 일이라면 애초에 떠맡지 않으면 될 것을.
“그러니까 억압회주의 유언을 왜 떠맡아서 그래요? 그냥 모르는 척 갔으면 되었을걸.”
“…계약, 이니까.”
“나랑 한 계약이 아니면 무시 좀 하지. 굳이 계약의 수호자를 자처해야겠어요? 귀찮게.”
페루는 자기 허리춤에 매달린 황금 종을 향해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
“…황금경께선 내게 맡기셨어. 나라도, 지키지 않으면.”
애국자 납셨네.
황금경도 사라지고 억압회주도 죽었으니 열국은 이제 어마어마한 혼란에 빠지겠지. 지금은 황금경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지만 잘 티가 나지 않지만 그건 나라가 액체처럼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멍으로 물이 줄줄 새면 어느새 나라 전체가 마르고 만다. 그때가 되면 모두가 싫어도 알게 되겠지. 열국이 끝났다는걸.다만, 아직 완전히 끝나진 않았다. 황금경은 사라졌지만 그의 유산은 건재하니까.
“그런데 그 종의 능력은 도대체 뭐예요? 나름 황금경의 유품인데 능력을 모르겠네.”
“…모르겠어. 망가진 물건을 고치긴 하는데.”
페루가 황금 종을 만지작거렸다. 망가진 물건을 고치는 것. 정말 유용한 능력이긴 하나, 나라를 창조했던 황금경의 권능에 비하면 한없이 미약하다. 나는 진지하게 조언해주었다.
“빨리 알아내는 게 좋을 거예요. 평화를 위해서라도.”
“그의 말이 맞아요.”
그때였다. 벼락이 번쩍인다 싶더니, 어느새 우레회주가 긴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우리 곁에 서 있었다. 잔광을 번뜩이며 멈춘 우레회주는 오연하게 페루를 내려보았다.
“…우레회주.”
“황금경의 인품이야 어쨌든, 그의 힘은 세상을 뒤바꾸는 신의 힘. 당신은 유품의 힘을 끌어내야 하는 건 물론, 유품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힘을 길러야 해요.”
“…네.”
“그리고, 그러려면 지금처럼 약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되죠.”우레회주의 날카로운 지적에 한껏 몸을 숙이고 있던 페루가 움찔거렸다. 우레회주는 쉴 틈도 없이 그녀를 몰아붙였다.
“쉬고자 하는 인간은 거목의 그림자에 몸을 뉘지, 갈대밭에 몸을 던지지는 않는 법이에요. 조금 전, 그들이 당신을 겁박한 이유는 당신이 미덥잖기 때문. 흔들릴 것 같으니 쥐고 흔들어보려는 수작이죠. 그걸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신이 굳건하게 의지를 보여야 해요. 여차하면 힘을 써서라도.”
물론 힘을 쓴다면 페루는 승냥이들을 쫓아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페루의 힘이 오로지 파괴에 관련된 것이라는 점이다. 자칫하다간 승냥이들의 신체 일부분을 부스러뜨릴 수도 있는.
그래서 페루는 인간을 상대로는 힘을 쓰겠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않았다. 페루가 힘없이 중얼거렸다.
“…하지만, 제 능력은.”
“잔녹의 힘이잖아요? 그걸 가지고서 왜 빌빌거리죠? 당신의 능력은, 황금경의 독이 몸속 가득 퍼진 이 열국에서는 누구보다도 강력하고 두려운 것인데. 그걸 쓰면 되잖아요?”
그렇지만 위대한 우레회주의 생각은 다른 모양이다. 여차하면 인간마저도 부스러뜨리라는 말에 페루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잔녹의 힘을, 인간에게 쓸 수는 없어요.”
혹여나 진의를 잘못 파악했나 싶은 페루가 되물었으나, 우레회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황금경은 곡식을 수확하듯 열국인을 재료로 삼곤 했죠. 그게 옳든 옳지 않든, 그 탓에 열국인은 황금경에 대한 경외를 가졌어요. 당신이 황금경 없는 열국의 황금회주를 자처한다면 그 정도의 힘은 보여야 당신의 권위가 살죠.”
“…우레회주께선, 황금경의 작물로 몸을 채우는 걸 싫어하시지 않으셨나요? 어째서 그런 말을.”
페루는 우레회주를 존경하고 있었고, 그래서 우레회주의 진의를 의심했다.
클라우디아는 열국 최대의 농경지이며, 그걸 기반으로 열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키워내는 도시다. 그 시스템을 만든 사람은 다름 아닌 우레회주. 그녀는 앞으로 살아가야 할 열국의 아이들을 위해서 황금경의 연금술에 오염되지 않은 ‘정상적인’ 식량을 만들어냈다.거기다 우레회주가 황금경을 싫어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니. 페루는 우레회주가 황금경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식량을 생산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우레회주가 보인 태도는 페루의 기대와는 달랐다.
“맞아요. 저는 황금경을 싫어하죠. 그러나, 그건 황금경이 아무런 규칙이나 법도 없이 힘을 남용했기 때문이지, 그의 힘과 업적을 부정하기 때문은 아니에요. 정작 제 육신도 황금경의 힘으로 이루어졌는데요.”
“…우레회주 님의 육신이요?”
“그래요. 발가락 끝부터, 머리카락 한 올 끝까지. 제 전신은 연금물질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래서 우레의 힘을 몸 안에 품어도 멀쩡하죠.”
하긴, 정상적인 인간이 벼락을 맞고도 멀쩡할 리가 없지. 우레회주의 내구성은 전신이 연금물질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나.
황금경이 만들어낸 작물은 전부 연금물질이고, 그것이 소화되어 몸을 구성한 육신은 연금적인 성질을 가진다. 연금물질이 갖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높은 반응성. 외부의 간섭에 대한 저항이 희박하다. 그래서 호문쿨루스가 티르나 페루의 능력에 취약했던 것이다. 정작 호문쿨루스는 ‘완벽’하다고 자칭했지만 어쨌든.
그러나 우레회주는 호문쿨루스가 아니다. 그녀는 다른 모든 인간처럼 어미의 뱃속에서 잉태되었으나 황금경의 작물을 먹고 자랐다. 뱃속에서도, 태어나서도. 그녀에게 공급된 건 순수한 황금경의 작물이었다.
열국에 장애가 많은 이유는, 반응성 좋은 연금물질이 몸에 섞여서 반발하기 때문. 그러나 순수한 연금물질로 채워진 인간은 완벽한 육체를 가지게 된다. 장애도 없고, 잔병치레도 하지 않으며, 벼락에 맞아도 제 힘으로 삼을 수 있는 선택받은 육체로.
다만, 그 말은 페루나 황금경의 능력에 매우 취약하다는 뜻.
흠칫 놀란 페루는 우레회주로부터 거리를 두었다. 그녀를 두려워해서가 아니다. 혹여나 페루가 본의 아니게 쓴 능력으로 우레회주를 다치게 할까 봐 두려워서였다. 존경하는 우레회주를 잔녹의 힘으로 부스러뜨릴 수는 없으니까.
순간적으로 그 기색을 읽은 우레회주의 눈에 벼락이 쳤다.
‘감히, 나를 걱정해?’
신기한 사람이네. 벼락을 도둑 맞고서도 태연하게 넘어갔으면서 자기 안위를 걱정했다는 이유로 화를 내?
좋은 말로 신기한 사람이지, 나쁜 말로는 비정상인이다. 조금 거리를 둘 필요가 있겠다.
“혹여나 지금 저를 걱정하는 거라면. 당신의 앞에 있는 존재가 누구인지 상기할 필요가 있네요. 저는 우레회주. 건곤을 이루고 우레의 힘을 다루는 저를, 당신이 해칠 수 있을 것 같나요?”
“…아. 죄송합니다.”
“쉽게 사과하지 마세요! 후우, 이리 자신이 없어서야 어떻게 하려는지. 배포가 그 소년의 반의 반이라도 따라갔으면 좋았을 것을.”
우레회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그 태도는 페루를 더욱 주눅 들게 했다. 우레회주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얕보이다간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될 거예요. 규칙을 정하고 올바름을 보여요. 저들의 머릿속에 그 가능성을 언제나 떠올리게 하세요. 그릇된 길로 간다면 징벌을 내려요. 그것이 남들의 위에 서는 자가 해야 할 의무. 저나 당신처럼, 선택받은 이들에게는 그럴 필요가 있어요.”
“….”
페루는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마음속으로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우레회주의 힘은 클라우디아를 번영토록 하는 우레의 힘. 아무리 써도 마르지 않으며, 대부분의 경우 도시에 도움이 된다.그러나 페루의 힘은 연금 가치를 붕괴시킨다. 무어라 포장하든 능력을 쓰면 쓸수록 열국의 가치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 어쩌면 둘이 서로를 이해할 날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입장이 다르니까.
침묵이 찾아왔다. 괜히 내가 껴 있으면 더 불편해질 것 같아서 나는 손을 들고 말했다.
“어쨌든, 이제 이야기가 다 끝났으면 저 좀 지나가도 될까요?”
우레회주는 페루에게서 시선을 떼며 물었다.
“어디를 가려는 거죠?”
“피뢰탑 안쪽을 구경 좀 하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