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RAW novel - Chapter (384)
유쾌하게 웃으며 셰이의 가슴팍을 갈랐던 은빛 나이프를 뻗었다. 반응이 빨랐던 덕에 옷을 한 장 자르는 데만 간신히 성공한 나이프. 피는 묻어있지 않으나 소기의 목적은 이루었다.처음부터, 그 나이프는 셰이의 옷을 자르기 위함이었기 때문이다.
“보세요! 잘 보라고 ‘제’가 친히 잘라놨어요!”
셰이는 뒤늦게 허전한 감각을 느꼈다.너무 튼튼했다간 도리어 자신을 얽매는 감옥이 될 수 있기에 셰이의 옷은 기력이 잘 통하는 종류의 직물이었다. 그건 상대에게도 마찬가지. 기공을 불어넣은 칼날은 크게 무리 없이 셰이의 옷을 베었다.
고작 그뿐이다. 다치지도 않았고, 천반경으로 반응도 했기에 가슴팍이 찢어진 것에 불과한. 회심의 기습이 낸 결과라 하기에는 한없이 초라한 결과.그러나… 하필 그게 가슴팍이었으니.
“저기, 보세요! 놀랍게도 우리가 지금껏 곱상한 소년이라고 알고 있었던 셰이는!”
가장 치명적인 타이밍에 정곡을 찔렸다. 고작 옷자락이 찢어진 것뿐이고, 이 자체로는 별다른 문제가 아니나… 진짜 문제는 옷에 가려진 그녀의 ‘거짓말’이 드러나는 거다.
찢어진 옷자락 틈으로 그녀의 가슴팍을 가로지른 천잠사가 보인다. 상체의 적도를 둘러싼 붕대, 그 아래 명백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둥근 윤곽이 있다.
천잠사. 튼튼하고 잘 늘어나지 않는 귀중한 천. 전투 중 격하게 움직이는 셰이는 가슴이 흔들리지 않도록 천잠사를 감싸곤 했다. 조금 타이트하게 묶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남장이 된다.
그리고 가슴에 묶은 천은 그럴 용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명백히 여자의 곡선이 보인다면 더더욱.
“여자였어요!”
힐데는 클라이막스를 맡은 배우처럼 양팔을 펼치며 외쳤다. …어찌 보면, 이마저도 그토록 큰 문제는 아니다. 고작 성별을 숨겼을 뿐이니까. 다만, 영궤의 함정이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셰이도 티르칸쟈카도 모두 알고 있었다.
“겪지 않은 것을 겪고, 알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온갖 비밀에 능통했으면서. 심지어 나이도 얼마 안 되죠? 거기다 억지로 성별을 숨겨서까지 탄탈로스에 잠입했죠? 왜 그랬을까~?”
이래서 혼자여야 했다.함께하면 위험한 점이 너무나도 많다. 그 사람이 배신하여 적으로 돌변할 경우도 그렇지만, 그 사람이 아군이어도 그렇다. 마음을 나눈 아군이 그녀를 저버리거나, 혹은 다투고 실망하여 갈라진다면.…회귀로 몸이 되돌아와도, 건네주었던 마음이 깎이고 마니까.
“다들 아시죠? 정답은, 자기가 성녀인 걸 숨기기 위함이겠죠! 네, 셰이! 그, 아니, 그녀는! 성녀예요!”
어떻게 들켰냐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이 자리에서 성녀를 가장 증오하며 격렬한 살의를 품은 한 명.셰이는 굳은 각오를 하고 티르칸쟈카를 마주 보았다.
어느 순간부터 반문하기를 포기하고, 양산을 어깨에 걸친 채 가만히 지켜보던 티르칸쟈카는… 지독한 무표정으로 셰이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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