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niscient First-Person’s Viewpoint RAW novel - Chapter (82)
EP.82 머리 속의 지우개
아무리 그래도 결혼하지 않은 남녀가 같은 방에서 밤을 지낼 수는 없다. 티르칸쟈카에게 그건 감히 의심할 수도 없는 상식이었다.
티르칸쟈카는 그를 방에 들여보낸 뒤 침대에 눕혔다. 차마 그녀가 직접 옷을 벗길 수는 없었기에, 불편하더라도 옷을 입은 채 눕게 해야 했다.
사흘동안 피로가 쌓인 탓일까. 그는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순식간에 잠들었다.
말없이 이불을 덮어주고 나온 티르칸쟈카는 그의 방 앞에 자리를 잡았다. 관 위에서 양산을 어깨에 걸친 채, 안쪽에서 들려오는 숨소리를 배경 삼아 밤을 지샜다.
그러던 도중, 딱 주간등이 켜지기 직전 개의 왕이 나타났다. 저 먼 복도에서부터 가볍게 걸어오는 개의 왕 아지. 티르칸쟈카는 잠깐 양산을 쥔 손에 힘을 줬으나.
“멍?”
아지는 티르칸쟈카를 보고도 고개만 갸웃할 뿐이었다.
새삼스레 자신이 되찾은 것이 무엇인지 상기했다. 티르칸쟈카는 작은 감동을 느꼈다.
개의 왕이 짖지 않는다는, 고작 그뿐인 이야기였으나 그녀에겐 그런 조그만 것도 기쁨이 되었다. 되찾은 감정이란 이토록 사소한 부분에서도 와닿는 것이었다.
“정말로 짖지를 않는구나….”
아지는 문 앞을 막고 있는 티르칸쟈카를 향해 말했다.
“멍! 아침이야! 깨워야 해!”
“기다리거라. 내가 깨우겠….”
“멍! 멍!”
티르칸쟈카가 문을 연 사이, 열린 문틈으로 아지가 쏜살같이 달려들어갔다. 그리고는 사방을 날뛰며 맹렬하게 짖었다.
화들짝 놀란 티르칸쟈카가 아지를 따라 들어갔다.
아지는 충분히 시끄러웠다. 기억을 잃은 이도 잠에서 깰 만큼.
그가 미라처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한숨 자고 일어났음에도 그는 여전히 멍한 눈으로 허공만 응시하고 있었다.
“일어났느냐?”
티르칸쟈카는 어제처럼 말을 걸었다. 대답을 기대하고 하는 건 아니었다. 그저 그에게 일상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하는 말.
그때.
“안녕, 하세요….”
침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티르칸쟈카는 심장이 떨어질 듯 놀랐다.
“셰이! 셰이!”
그 길로 그를 관에 앉혀 날아온 티르칸쟈카는 곧장 셰이를 찾아왔다. 셰이가 눈을 비비며 문을 열자, 티르칸쟈카는 셰이에게 멀뚱거리는 그를 보여주며 외쳤다.
“그가 기억을 되찾은 것 같다!”
“응?”
“금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나에게 인사를 하지 않더냐. 필시 기억이 되돌아오는 중인 게 틀림없다!”
티르칸쟈카는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에 비해 셰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글쎄? 내가 보기에는 아직 한참 멀어 보이는데. 저 멀뚱멀뚱한 얼굴을 봐. 평소의 그 녀석하고는 완전 딴판이잖아.”
“작일보단 나아지지 않았느냐? 작일은 드문드문 내 말을 따라 하는 정도였는데, 금일은 직접 말하기까지 했다. 말을 기억해내는 게 분명하다!”
신이 난 티르칸쟈카를 보고 셰이는 잠시 고민했다. 진실을 말하면 실망할 텐데.
그러나 셰이에게는 듣기 좋은 거짓말을 할 능력이 없었다. 그럴 성격이 아니기도 했고.
“저런 식으로 기억을 잃는 건, 정보로서의 기억을 잃는 게 아니야. 지식이나 언어 같은 정보는 머릿속에 그대로 있어. 단지 그것을 자기 자신과 결부시키고 끌어낼 자아가 사라진 거지.”
자기 이야기인지도 모르는 모양이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서도 관 위에서 멀뚱거릴 뿐이니.
셰이는 그를 보며 중얼거렸다.
“봐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잖아. 아마 지금 자기 자신이 누군지도 모를걸.”
“하지만, 조금 다르다. 보거라.”
티르칸쟈카는 종종걸음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멀뚱히 앉아있던 그는 티르칸쟈카가 가까이 다가오자 그제야 반응했다. 티르칸쟈카는 그의 어깨를 톡톡 두들기더니, 셰이를 가리키며 속삭였다.
“자, 저기. 셰이에게 인사를 해보려무나.”
아기처럼 멀뚱거리며 앉아있기만 한 그와, 그를 극진히 보살피는 티르칸쟈카.
그 모습을 본 셰이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아, 인지 부조화 올 것 같아.’
겉으로만 보면 다 큰 성인 남성과 소녀다. 그런데 소녀가 마치 어머니처럼 그를 돌보고 있다.
심지어 그 성인 남성은 며칠 전만 하더라도 능글맞게 웃으며 수상한 분위기를 팍팍 흩뿌리던 군국의 교관. 셰이를 몇 번이고 긴장하게 만든 그가, 세상 순진한 얼굴로 앉아서 티르칸쟈카의 시중을 받고 있으니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티르칸쟈카의 심정은 이해가 가. 자기 심장을 고쳐주다가 무언가 문제가 생긴 모양이니 큰 책임을 느끼고 있겠지.’
하지만 셰이는 아직도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앉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읽어내고, 쪽지로 사람을 들었다가 놓았다 하는 저건 셰이가 가장 질색하는 흑막 타입이었다.
차라리 흑막 같기만 하면 또 모른다. 그러나 시조의 심장을 뚝딱 고쳐버린 탓에 셰이는 그 진의조차 짚을 수 없었다.
그냥 흑막도 아니고 완전한 백색도 아닌 것 같은, 혼돈에 가까운 존재.
‘진짜, 진짜로 저게 연기는 아니겠지? 할 이유가 딱히 없기는 한데….’
아무런 이유가 없더라도, 그라면 미친 짓을 태연히 저지를 사람이었다. 의심을 거두고 싶어도 계속 한구석에 자국처럼 남는다.
셰이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그를 노려볼 때였다.
“인…사.”
그는 티르칸쟈카의 말을 알아듣고는, 셰이를 향해 소극적으로 고개를 꾸벅였다.
“아, 안녕하세요….”
지금 보여주는 저 태도조차 의심스러운 건, 그의 행실 탓이리라. 셰이가 손을 내저었다.
“이건 의미 없어. 기억을 잃어도 인사는 할 수 있다니깐….”
“…언니.”
“?!?!”
셰이의 팔에 닭살이 오소소 돋는다.
온몸에 소름이 끼친다.
그와 더불어, 생리적인 거부감과 함께,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셰이는 다급히 외쳤다.
“뭐뭐무뭐, 뭔 소리야! 누나겠지!”
티르칸쟈카가 지적했다.
“셰이, 형이 맞지 않겠느냐?”
“아차, 그래, 형, 아니, 내가, 연하, 그보다! 잠깐! 다들 제자리에 멈춰!”
급격하게 당황했을 때, 셰이가 취하는 태도는 하나였다. 셰이가 머리맡에 띄워둔 천앵을 쥐고는 바람을 일으켰다.
후우웅. 압축된 공기가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셰이를 중심으로 복잡한 기류가 생겨나며, 좁은 문틈을 바람이 스쳐 지나가며 짐승의 울부짖음과 비슷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느닷없이 무슨 일이냐?”
양산을 내려서 바람을 막아낸 티르칸쟈카가 미간을 찌푸리며 뒤를 살폈다. 다행스럽게도 그녀가 바람을 막은 탓에 그의 몸이 뒤로 넘어가지는 않았다.
셰이는 애검 천앵을 만지작거리며 안정을 되찾았다.
“후우. 잠깐 머리 좀 식히려고.”
“두 번 식혔다간 감옥이 뿌리째 뽑히겠구나. 조심하거라. 어쨌건, 이제 알겠느냐? 내가 왜 다르다고 말했는지?”
“응. 알긴 알겠어….”
언니라는 호칭은, 손아래 여자가 손윗 여자를 부르는 말. 자신과 상대 사이의 거리를 객관적으로 잴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은 물론 상대방을 인지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 갖고 있다는 뜻인데….
“그런데 왜 하필 언니인데?! 완전 정반대잖아!”
‘저 자식은 남자인데 왜 자기를 여자라고 인식하는 거냐고!’
어디까지나 그를 겨누고 한 말이었지만, 반대로 알아들은 티르칸쟈카는 턱에 손을 괴고는 셰이를 위아래로 살펴보았다.
“흐음. 네가 조금 곱상하기는 하지. 여자로 착각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여자로…….”
갑자기 말이 길어지며, 티르칸쟈카의 미간이 급히 좁아진다. 티르칸쟈카는 심각하게 셰이와 교관을 몇 번이고 번갈아 보곤 무언가 걱정스러운 듯이 신음했다.
그러고는, 그에게로 다가가서 조곤조곤 설명하는 것이었다.
“헷갈리지 말거라. 셰이는 비록 체구도 작고 팔다리도 가늘며 얼굴도 곱상하나, 그는 분명한 사내이다. 명실상부한 남자란 말이다.”
“남…자?”
“그래. 사내이니, 꼭 명심하거라. 언니는 아니고, 누나도 더욱 아니니. 그것을 틀리는 건 실례 중의 실례란다.”
오해를 정정하기 위해서라기보단, 경계하는 느낌이 가득 담긴 말이었다. 셰이는 자신을 흘겨보는 티르칸쟈카를 보며 무어라 형용하지 못할 감정을 느꼈다.
‘어제 보여줬던 태도도 그렇고. 에이, 설마. 정말로 얼어붙은 심장을 녹이거나 했다고? 내가 했던 의심이 정말 현실이 된 거야?’
그러던 셰이는 한참 뒤늦게서야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티르칸쟈카의 말마따나, 지금 셰이는 남자로 가장하고 있다. 이것은 아티팩트에 의한 것이라, 셰이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작동한다.
그런데 그는 셰이를 언니라고 불렀다.
언니. 달리 말하면, 상대가 여자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할 수 있는 말.
‘잠깐. 아가르타의 가면을 꿰뚫어 보았어? 어떻게?’
순간 새로이 의심이 들었다. 설마, 그는 처음부터 셰이의 남장을 꿰뚫어 본 것일까?
하지만 셰이는 금방 의심을 지웠다.
‘그럴 리 없지. 아가르타의 가면은 분명히 효과를 가지고 있어. 티르칸쟈카나 다른 사람이 아직도 나를 남자로 믿을 정도로. 그리고 남장을 꿰뚫어 봤다면 지금 밝히는 것도 이상하고.’
그렇다면 어떻게?
셰이는 금방 합리적인 가설을 찾아냈다.
‘맞아. 내 아티펙트, 아가르타의 가면은 첫인상을 결정짓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첫인상은 이후의 만남에도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이 아티팩트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첫인상. 이미 만난 이에게는 통하지 않지.’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그는 셰이를 처음 보는 것은 아니나, 첫인상은 남아있지 않다는 것.
즉,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확실히 기억을 잃기는 잃은 모양이네. 의심은 풀어도 되겠어…. 아니, 어쩌면 이걸 계기로 내가 남자라는 오해를 자연스럽게 풀 수도….’
무저갱에 들어오기 위해 남장을 하였지만, 그리고 혹시나 하는 상황을 대비해 그것을 유지했지만…. 셰이는 의외로 남장에 목매지 않았다. 자기 자신도 남장했다는 사실을 자주 깜빡할 정도였으니.
굳이 남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지금이라도 오해를 풀고 편히 관계를 맺는 게 좋을 수도 있었다. 그렇다고 옷을 벗어 던지면서까지 억지로 성별을 알리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이것으로, 자연스럽게 셰이가 여자일 수도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남…자.”
“그래. 남자다. 기억했지?”
티르칸쟈카의 말이 끝나자, 그가 크게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왠지, 애매호모하더라.”
왠지. 애매.
언어로 빚어내지는 않았으나, 그 사이에 들어갈 말이 귓가에 울렸다, ‘여자라고 보기도’ 애매하다는 뜻. 아가르타의 가면과도 관계없이….
셰이의 관자놀이에 힘줄이 돋았다. 그녀가 무시무시한 얼굴로 그를 향해 손짓했다.
“야. 잠깐만 너, 일로 와 봐. 너 기억 있지!”
위기를 감지하는 본능이 자아보다 먼저 나타났다. 그가 겁을 집어먹고는 티르칸쟈카 뒤에 숨었다. 그러자 티르칸쟈카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다독이고는, 곧 셰이를 나무라기 시작했다.
“셰이. 너무 겁주지 말거라. 그가 무서워하지 않느냐?”
“아니, 저거 수상하지 않아? 말하는 꼬라지를 봐! 슬슬 긁는다니까?”
“네가 애매한 건 사실이지 않느냐. 사내치곤 선이 가늘어, 나도 가끔은 헷갈리곤 했다.”
“헷갈리는 게 끝이야?!”
‘잠깐만. 조금 전 저 자식, 애매모호…말고 다르게 말하지 않았어?!’
셰이가 눈을 부라리자, 티르칸쟈카는 한결 더 가까이 붙어서 그를 감쌌다. 티르칸쟈카가 걸친 양산이 그의 얼굴을 가렸다.
“예전이면 모르나, 나를 도우려다 기억을 잃은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나 마찬가지이다. 어찌 그를 탓할 생각을 하느냐?”
“내 성별 헷갈리는 것도 수상한데, 애초에 자기 자신을 여자로 인식하는 게 말이 안 되잖아!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야! 너 솔직히 얘기해. 기억 안 잃었지?! 속으로 웃고만 있지?!”
“이제는 모함이더냐? 사내가 품이 그리 좁다니. 너무하구나. 그렇지 않느냐?”
티르캰자카가 끝까지 교관을 감싸고 도는 바람에 셰이는 씩씩거리기만 할 뿐 손을 쓰지 못했다. 다만 노려보는 눈초리가 매서웠던 터라, 본능만 남은 그는 겁을 먹고 티르칸쟈카의 등 뒤에 숨었다.
그리고 티르칸쟈카는 그 사실을 은근히 즐겼다. 그녀가 굳이 셰이를 호통치지 않는 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었다.
옷깃을 꼭 쥐는 손길이 느껴지자 티르칸쟈카는 다시 그를 다독였다.
“걱정 말거라. 내가 너를 책임지겠다 하지 않았느냐.”
“저, 감사, 합니다. 어….”
그가 말끝을 흐리자 티르칸쟈카가 부드럽게 덧붙였다.
“아까 알려주지 않았느냐. 티르, 라고 부르거라.”
“네, 티르.”
“그래, 착하구나.”
셰이는 기가 막혀서 입만 딱 벌렸다.
‘나도 딱히 공격할 생각도 없었거든! 남을 악역으로 쓰지 말라고!’
점점 가관이었다.
의심하고 싶지 않아도 불쑥불쑥 솟아난다. 만일 그가 자아를 잃은 척하는 중이라면 그것도 기가 찰 일인데, 혹 진짜 잃었다고 해도 대단하다. 어떻게 사람이 기억을 잃어도 수상하게 굴 수가 있다는 말인가?
한참 이를 갈던 셰이는 문득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
“잠깐.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만일 진짜 기억을 잃었다면, 묻는 말에 솔직히 대답할 것이다.
만일 기억을 잃은 척하는 중이라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에 말을 흐릴 것이다.
‘전자라면 그의 비밀스러운 정보를 알아낼 수 있고, 후자라면 그의 연기를 간파할 수 있어. 이건 기회야!’
어찌 되었든 손해볼 게 없다. 셰이가 신나서 말했다.
“티르칸쟈카. 지금이야. 지금이 그에게서 정보를 캐낼 기회야!”
물론 티르가 곧장 고개를 끄덕이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셰이는 그녀를 설득할 자신이 있었다.
예상대로 티르는 즉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보라니? 기억을 잃은 이 상대로 심문을 하겠다는 뜻이냐? 또 무엇을 캐내려고. 절대 불가….”
“그의 이름이나, 계급, 아니면 여기 오게 된 계기나 능력 같은 거! 지금 아니면 알 기회가 없어!”
하지만, 만일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면. 셰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넌지시 제안했다.
“어때?”
극렬히 반대하려던 티르는 말을 하다 말고 멈추었다.
“이름, 이름이라.”
작게 중얼거리던 티르는, 호기심과 죄책감이 반반 섞인 얼굴로 그를 한 번 바라보고는, 눈을 살짝 감고 한 걸음 물러나는 것으로 셰이를 향해 소극적인 동의의 뜻을 표했다.
“…앞으로도 보살피려면, 최소한은 알아야겠지. 그의 이름 같은. 음음.”
그를 감싸주던 벽이 사라졌다. 그는 티르를 빤히 쳐다보았으나, 티르는 시선을 피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