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135
135화 다시 형제로 만나자!
능한 일행이 엄호하는 가운데 엽현의 기운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이때 영수검이 격렬하게 몸을 떨며 대흑검의 힘을 미친 듯이 흡수해갔다.
대흑검 흡수!
현재의 엽현은 외부의 상황에 전혀 신경을 쓸 수 없었다.
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경지의 돌파였다.
능공경인 상태로는 지금의 위기를 타파하기에 역부족이라 판단한 것이다.
그러니 지금 당장 통유경에 도달해야 했다.
장내의 무인들은 그제야 엽현이 겨우 능공경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능공경으로 가히 신합경을 죽일 수 있는 그가 통유경에 이르게 된다면!?
상대에게는 엄청난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려는 조짐이 보이자 원래 평온했던 막청현의 얼굴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능공경인 엽현이 만약 통유경이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막청현이 순간 두 눈을 크게 뜨며 누군가를 향해 소리쳤다.
“만약 지금 죽이면 원래 걸었던 보상에 일억 냥을 더하고 거기에 최상품 영석 오십만 개를 추가하겠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별다른 움직임은 일지 않았다.
상대가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자 막청현의 표정이 더욱 굳어갔다.
한편, 육반장 등은 눈에 불을 켜고 엽현 주위를 지키고 있었다. 그들의 앞엔 일천 기의 당국 중기병이 일대를 뒤흔들며 달려오고 있었다. 그들의 사이사이에는 열아홉의 창목학원 도병들까지 섞여 있었다!
게다가 암계의 살수가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여유 있는 표정으로 이를 지켜보고 있는 무방 삼위의 강자 오엽까지!
어떻게 보아도 엽현 등에겐 일말의 우세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육반장 등 열한 명은 죽음을 각오하기라도 한 듯 엽현에게서 단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않았다.
긴장되는 순간, 이때 육반장이 한 발을 앞으로 강하게 디뎠다.
쿵!
그러자 육반장이 비장한 표정으로 커다란 전병을 꺼내 한 입 베어 물더니 도로 품 안에 집어넣었다.
“…….”
이때 육반장이 갑자기 바닥에 주저앉고서는 오른손 손바닥을 지면에 갖다 댔다. 그러고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았다.
순간 육반장이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며 손바닥으로 지면을 힘껏 밀었다.
“대지붕(大地崩)!”
쾅-!
거대한 소리와 함께 반경 백 장의 땅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이내 육반장의 발밑으로부터 대지가 입을 벌리듯 갈라져 나갔다. 그와 동시에 붕괴된 지면에서 거대한 기운이 지상으로 솟구치면서 달려오던 중기병들을 막아 세웠다. 심지어 앞서오던 기병과 말들은 이 힘에 정면으로 부딪쳐 수십 갈래로 갈라져 나갔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육반장의 신형이 어느새 놀란 말들을 진정시키고 있던 중기병들의 머리 위에서 나타나더니 그대로 몸을 아래로 향한 채 떨어졌다.
쾅-!
우레와 같은 소리와 함께 육반장 주변에 있던 중기병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이때 이 장면을 바라보던 막청현이 엽현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놈을 먼저 처리해라!”
막청현의 지시에 도병들이 일제히 엽현을 겨냥했다.
“엽현을 잡아라!”
그 말에 창목학원 도병들이 그대로 엽현을 향해 활처럼 쏘아져 나갔다. 근처에 있던 한 무리의 귀영들과 몇몇 강자들까지 이에 합세했다.
이때 능한이 앞으로 한 발 내디디며 손에 쥔 창에 힘을 주었다. 달려드는 도병들을 노려보며 능한이 사납게 웃었다.
“형제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서 모두 죽게 된다 하더라도 내세에서 다시 형제로 만나자!”
말과 동시에 그의 신형이 솟구쳐 올랐다. 동시에 그의 전신에서 강대한 기운이 쏟아지는 가운데 손에 들린 장창이 그대로 아래를 향해 날아갔다. 창망(槍芒)과 창의(槍意)가 깃든 창이 떨어지는 자리에 거대한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그의 뒤에 있던 야리 등 역시 순식간에 지면을 박차고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열아홉의 도병들과 일천 기의 중기병들 거기에 부지불식간에 나타나는 살수들. 능한 등은 이 수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금세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이에 육반장이 그들의 곁으로 급히 신형을 옮기려 했으나 어느새 몰려든 중기병들에 의해 둘러싸이고 말았다.
퍽-!
엽현의 앞으로 한 남자가 굴러들어왔다. 입에서 끊임없이 각혈하던 남자가 자신의 손에서 납계 하나를 빼서 엽현의 발밑에 두었다.
“엽 형, 나 왕명이오. 이 안에 내가 그동안 모은 것들이 있으니 꼭 우리 어머니께 좀 갖다 주시오. 그리고 우리 어머니께는 먼저 가서 죄송하다고…….”
그 말을 끝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왕명이 미친 듯이 적진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채 몇 걸음 걷기도 전에 한 자루의 장창이 날아와 그의 가슴에 구멍을 뚫었다.
순간 몸이 굳은 왕명이 애석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보다 바닥에 쓰러졌다.
왕명을 죽인 도병이 그의 시신에서 창을 뽑아낸 후 이번에는 엽현을 향해 돌진했다. 도병의 창이 엽현의 바로 앞에 도달했을 때, 한 남자가 엽현의 앞을 가로막았다.
푹-!
남자는 창이 자신의 복부를 관통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동시에 그는 복부에 창이 찔린 상태로 그대로 전진하여 마침내 상대 도병의 목에 비수를 박아 넣었다.
촤악-!
두 사람의 선혈이 순간 주변을 붉게 만들었다.
도병을 처치한 남자가 뒷걸음질 치듯 엽현에게 다가와 엽현의 바로 앞에 자신의 납계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이봉이오…….”
그 말을 끝으로 이봉의 두 눈이 천천히 감겼다.
이때 검은 그림자 하나가 엽현의 곁에 떨어졌다. 그는 바로 능한이었다. 그의 전신엔 칼자국이 가득했는데, 특히 오른팔은 심하게 난자되어 도저히 창을 들 수조차 없는 상태였다.
능한이 엽현을 등지고서 눈앞에 달려드는 여섯 명의 도병을 바라보았다.
“엽 형, 우린 최선을 다했소.”
말을 마친 능한이 자신의 손에서 납계를 빼어 엽현의 앞에 떨어뜨렸다. 그러고는 이내 흉악한 표정과 함께 도병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바로 이때, 누군가의 손이 그의 어깨를 잡았다.
엽현이었다.
능한을 멈춰 세운 엽현이 느린 걸음으로 도병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다 발밑에 쓰러져 있는 이봉의 시체를 보고는 걸음을 멈췄다. 바로 이 틈을 노리고 여섯 명의 도병들이 엽현을 향해 달려들었다.
도병들을 향해 고개를 든 엽현의 얼굴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엽현이 돌연 하늘로 고개를 치켜들며 마치 한 마리 맹수와 같이 포효했다.
“죽인다! 전부 다아아아아아!!!!”
윙-
장내에 청아한 검명 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어디선가 한 자루의 검이 튀어나와 한 도병의 머리를 잘라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막청현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통유경 절정! 진검(真劍)!”
바로 이때, 엽현의 신형이 사라지고 또다시 한 도병의 머리가 높이 솟구쳤다.
초살(秒殺)!
숨 쉴 틈도 없이 영수검이 다시 한 명의 도병을 향해 날아갔다. 그 도병이 재빨리 창을 들어 검 끝을 노렸다. 그러나 두 병기의 가장 날카로운 부분이 서로 맞닿는 순간, 장창이 마치 두부처럼 부드럽게 두 갈래로 갈라졌다.
그리고 검광이 빛났다.
서걱-!
상대의 목이 그대로 잘려나가며 사방에 선혈을 흩날렸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여섯 명의 도병들을 도륙해낸 것이다.
그 후로는 엽현이 지나가는 곳마다 시체가 쌓여 나갔다. 그가 한 번 검을 휘두를 때면 반드시 한 명의 머리가 떨어져 나갔고, 감히 그 누구도 그의 검을 돌려세우지 못했다.
엽현이 난입한 이후로 전세는 완전히 역전되었다.
이에 막청현의 안색이 점점 하얗게 변해갔다. 현재 통유경 절정인 그에게 창목학원의 도병들은 단 일 합도 견디지 못하고 스러져 갔다. 만약 신합경에 이르게 되면 누가 엽현을 감당할 수 있을까!?
이에 생각이 미친 막현청이 인상을 구기며 오른손을 펼쳤다. 손바닥 안에는 한 장의 종이가 들려 있었는데, 그가 진기를 운용하자 이내 불꽃을 내며 타올랐다. 곧 그의 머리 위 상공에 한 송이 화염이 번뜩였다.
봉화!
막청현이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저놈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
한편 마치 살인귀처럼 엽현은 쉬지 않고 살육을 자행하고 있었다. 그의 전신은 이미 다른 이들의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그 주변에는 피가 작은 강을 이루고 있었다.
그 누구도 그의 검을 막아낼 자가 없었다.
대흑검을 흡수한 엽현은 이미 대지지력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통유경 강자를 단칼에 베어낼 경지에 이른 것이다.
엽현은 강했고, 그의 검 역시 섬뜩했다.
오래지 않아 장내에 남아 있는 병사들의 수는 크게 줄어 있었고, 나머지 병사들과 청주에서 몰려온 무인들은 뒷걸음질 치기 바빴다.
그야말로 괴물이었다.
엽현은 자신의 앞에 보이는 자는 남김없이 베어 넘겼다.
하지만 다른 자들과는 달리 도병들은 결코 후퇴하지 않았다.
처음 여섯 명의 도병들이 죽음을 당한 후에 그들의 수는 계속 줄었다. 남은 도병은 이제 네다섯밖에 되지 않았다.
“퇴각!”
막청현이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남은 도병들은 물러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엽현을 향해 돌진했다.
이에 막청현이 분노하며 소리쳤다.
“멍청이들!”
이때, 한 도병이 막청현을 향해 고개를 돌려 소리쳤다.
“우리는 창목학원의 존엄을 수호하는 도병이다!”
말과 동시에 그가 엽현을 향해 솟구쳤다.
이때, 엽현의 신형이 흐릿해지더니 한 줄기 검광이 날아가 도병 한 명의 머리를 날렸다.
어느새 도병 뒤에 나타난 엽현이 왼손을 펼치자 그의 손 안으로 영수검이 들어왔다.
이때 나머지 네 명의 도병이 엽현을 향해 동시에 몸을 날렸다. 엽현이 제자리에 선 채로 눈을 번쩍 떴다.
쉭-
그러자 그의 눈에서 두 줄기 검광이 튀어나와 두 도병의 미간을 꿰뚫었다.
그 속도는 감히 쫓아갈 수 없었다.
빛과 같이 빠른 검광이 가까운 거리에서 날아오자 두 도병은 반응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목숨을 잃었다.
검광이 상대의 미간에 박히는 순간, 엽현의 신형은 이미 원래의 자리에서 사라진 상태였다.
그리고 또다시!
서걱-!
서걱-!
최후의 두 도병의 몸이 천천히 기울어지더니, 이내 그들의 머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이제 장내에는 한 명의 도병도 남지 않았다.
이때 엽현은 마치 전신에 피를 한 바가지 들이 부은 듯한 모습이었다. 특히 그의 어깨에는 누군가의 창에 의해 커다란 구멍이 난 상태였다.
잠시 숨을 고른 엽현이 능한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때 능한은 두 손으로 창을 꼭 쥐고서 창신에 머리를 늘어뜨린 상태였다. 그의 호흡은 이미 희미해져 있었다.
엽현이 이 모습을 보고는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그대로 바닥에 자신의 머리를 찧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마치 어린아이와 같이 큰 소리로 엉엉 울기 시작했다.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