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1558
1559화 지독한 여인
액난문의 협박에 가까운 말에 염마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액난문의 실력은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진심으로 싸우게 되면 여기 있는 스무 명이 한 번에 덤빈다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정도였다.
게다가 자신들 중 많은 수가 죽거나 다치게 될 것 또한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물론, 그는 아직 액난문의 실력 일부가 봉인된 상태라는 건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다만, 액난문이 진심으로 반항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왜냐하면 자신들을 죽이는 순간, 그땐 정말로 우주신정 전체의 적이 돼 버리기 때문이다.
노인이 멈칫하는 사이 액난문이 다시 엽현을 향해 소리쳤다.
“더 이상 곤란하게 하지 말고 어서 가! 나는 이미 액난법칙의 은혜를 입은 몸이고 배신할 생각도 전혀 없다! 제발, 이렇게 부탁한다!”
엽현이 무어라 말하려는 이때, 갑자기 하늘에서 붉은 뇌전 하나가 두 사람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를 본 액난문이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엽현을 한쪽으로 밀쳐냈다.
이때, 뇌전이 액난문을 직격했다.
쾅-!
찰나의 순간, 액난문의 육신이 파괴되고, 그 영혼은 붉은 뇌전과 함께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라졌다.
너무나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엽현은 머리가 멍해졌다.
이때 염마가 뇌전이 사라진 쪽을 향해 공손히 예를 차렸다.
조금 전의 그 뇌전은 바로 액난법칙의 힘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 목소도가 장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그녀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멍청한 년, 잘난 척하더니 꼴좋다! 이제 끝이로구나!”
“끝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엽현이 묻자, 목소도가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이미 무변신옥으로 끌려갔다. 지금부터는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겪게 될 거다. 그것도 영원히! 하하하!”
죽음보다 더한 고통!
순간, 엽현의 표정이 차갑게 변하면서 그의 손에 있던 진혼검이 점점 진동하기 시작했다.
이 모습을 본 목소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군. 너 같은 액체를 위해 액난법칙을 거스르는 선택을 하다니… 평소에는 똑똑했던 여인이 왜 갑자기 멍청해진 걸까?”
엽현이 천천히 눈을 감으며 물었다.
“무변신옥은 어디에 있지?”
이 말에 목소도의 눈이 커다래졌다.
“뭐? 설마 무변신옥을 찾아가서 그녀를 구출하기라도 하려는 건가?”
바로 이때, 엽현이 갑작스레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휘둘렀다.
발검술(拔劍術)!
이때의 발검술은 예전의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범경에 이른 검수의 발검술이기 때문이었다.
검이 빛을 보는 순간, 천지가 그대로 찢겨져 나갔다.
이때, 목소도의 손안에 한 자루 비도가 나타났다.
쉭-!
귀를 찢는 굉음과 동시에 그녀의 비도가 엽현의 검 끝을 강타했다.
쾅-!
검광이 쩍 갈라지면서, 엽현이 순식간에 천장 뒤로 밀려났다.
자리에 멈춰 선 엽현은 팔이 마비된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와 함께, 그의 입가에서 한 줄기 선혈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멀리, 목소도가 손을 뻗자, 비도가 그녀의 손안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천천히 엽현을 향해 다가섰다.
“절망스러운가? 그녀를 구하고는 싶은데 그럴 실력이 되지 않아서?”
이때 엽현이 씩 웃으며 받아쳤다.
“그거 알아? 너희가 만든 질서는 완전히 엉터리라는 거?”
목소도가 비도를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엽현을 응시했다.
“지금 우주신정의 질서를 의심하는 건가?”
엽현이 천천히 검을 들어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말을 뱉은 순간, 엽현이 정면으로 돌진하며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이에 목소도가 손을 뻗자, 그녀의 비도가 날카로운 빛을 발하며 엽현에게로 날아갔다.
쾅-!
검광이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엽현이 재차 만 장 가까이 뒤로 튕겨지듯 밀려났다.
하지만 이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 한 자루 검이 목소도 바로 앞에서 튀어 나왔다.
순살일검(瞬殺一劍)!
목소도는 침착하게 머리를 기울여 간발의 차이로 검을 피해냈다.
이와 동시에, 한 자루 비도가 그녀의 손을 빠져나갔다.
찰나의 순간, 엽현이 검을 들어 올렸다.
쾅-!
검날이 크게 휘어진 순간, 엽현이 다시 뒤로 날아갔다.
비도를 수거한 목소도가 엽현을 향해 씩 웃으며 말했다.
“우리 우주신정이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네가 딱히 할 수 있는 게 있느냐? 일대일도 싸움도 안 되고, 다대다 싸움도 네겐 전혀 승산이 없는 것을. 그저 지금처럼 무기력하게 친구가 잡혀가는 걸 지켜보는 게 네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뭐, 억울하겠지만 어쩌겠느냐? 꼬우면 너도 우리처럼 강해지던가! 하하하!”
목소도가 엽현을 자극하는 건 다분히 고의적인 행동이었다.
엽현이 흥분하게 되면 상대하기가 더 쉬울 것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녀가 정말로 염려하는 것은 이전보다 더 강력해진 엽현의 검기였다.
의도를 눈치챈 엽현이 웃으며 입가의 피를 슥 닦아냈다.
“혹시 날 자극하려는 속셈인가?”
“…내 말은 농담이 아니다. 앞으로 액난문이 어떻게 될지 알고 있느냐? 이미 육신이 파괴된 그녀는 무변신옥에 영혼 상태로 던져지게 될 것이다. 꺼지지 않는 법천신화(法天神火)에 의해 영원히 태워지는 것이지. 이뿐인 줄 아느냐? 매일 법혼편(法魂鞭)으로 수백 번씩 채찍질을 당하며 울부짖게 될 것이다. 법혼편… 상상만 해도 온몸이 짜릿해지는군. 하하하!”
이때, 엽현이 손을 펼치자, 그의 손안의 검이 진혼검에서 검령으로 바뀌었다.
청삼남의 검!
이때, 엽현은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내가 일대일 싸움이 안 된다고 했지? 지금 보여주마. 단, 이 싸움엔 누구도 끼어들어선 안 된다!”
쾅-!
말을 마친 순간, 엽현의 두 눈이 붉게 충혈되면서, 온몸의 혈관이 미친 듯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쾅-!
엄청난 기운이 회오리치듯 사방으로 흘러나오면서, 성공 전체가 일순 한 편의 혈해로 변했다.
이 모습을 보자, 목소도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이건 도대체 무슨…….”
이 순간, 엽현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와 함께, 목소도의 앞으로 피처럼 붉은 검광이 빠르게 날아들었다.
이때, 그녀의 비도가 허공을 갈랐다.
쾅-!
커다란 충격과 함께, 검과 비도가 동시에 허공에 멈췄다.
이번 일합은 가히 막상막하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장면을 보자 목소도의 표정에 변화가 일었다.
“이게 무슨…….”
바로 이때, 엽현이 강하게 발을 굴렀다.
쾅-!
순간, 공간이 쩍 갈라지면서 비도가 튕겨져 나갔다. 그러자 마치 막혔던 둑이 터진 것처럼 한 줄기 혈광이 목소도를 향해 맹렬하게 나아갔다.
목소도는 피하는 대신 빠르게 또 다른 비도를 꺼내 휘둘렀다.
콰쾅-!
혈광이 폭발하면서 엽현이 수천 장 뒤로 날아갔다. 목소도 역시 거의 천 장 넘는 거리를 뒷걸음질 치며 물러났다.
자리에 멈춘 목소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쥐고 있던 비도 중앙에 어느새 구멍이 뚫려 있던 것이다.
“이, 이게…….”
목소도가 엽현을 향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도대체 무슨 혈맥이기에 이따위로 생겨 먹은 거지?”
한편, 엽현은 대화를 생략한 채, 재차 목소도를 향해 달려들었다.
이를 보자 목소도의 눈에도 독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래, 누가 이기나 끝까지 해 보자!”
목소도가 손을 뻗는 순간, 한 자루 비도가 빛을 받으며 날아갔다.
“파창궁(破蒼穹)!”
비도가 공간을 나르며 날아가는 이때, 온 천지가 돌연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이 순간, 엽현의 검이 검집에 들어갔다가 빠르게 빠져나왔다.
발검술(拔劍術)!
검이 출현한 순간, 반경 수십만 장 이내의 공간에 차례로 균열이 일었다.
쾅-!
검과 비도가 다시 한번 허공에서 마주친 순간, 두 사람 주변, 수십만 리 이내의 공간이 일순 칠흑 같은 암흑으로 변했다.
두 사람의 기운을 버티지 못하고 공간이 아예 소멸해 버린 것이다!
바로 이때, 목소도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러자 엽현이 빠르게 돌아서며 검을 휘둘렀다.
쾅-!
순간, 그림자 하나가 멀찌감치 튕겨져 나갔다.
그림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목소도였다!
마찬가지로, 엽현 또한 수백 장 뒤로 밀려나 자리에 멈췄다.
다시 자세를 잡은 엽현은 정면을 응시한 채 검을 치켜들었다.
순간, 그의 전신으로부터 강대한 검의가 폭발적으로 흘러나왔다.
목소도의 표정이 문득 심각해졌다. 매번 부딪칠 때마다 엽현의 기운이 증가하고 있음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목소도는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도대체 무슨 혈맥이기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연출한단 말인가!
엽현은 범경이긴 했지만, 이 경지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엄밀히 따지자면 두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현격한 차이가 있어야 정상이었다.
하지만, 엽현의 혈맥은 이 차이를 너무나도 완벽하게 메우고 있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혈맥이 계속해서 강해진다는 사실이었다.
이를 깨달은 목소도는 빠르게 비도를 꺼내 들어다.
이 싸움은 반드시 속전속결로 끝내야만 했다!
목소도가 한 걸음을 크게 내딛은 순간, 그녀의 머리 위로 반쯤 투명한 비도가 서서히 응집되기 시작했다.
순간, 위기를 감지한 엽현은 순식간에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럴 때일수록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선수를 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때, 목소도의 몸에서 그녀의 영혼이 스르르 빠져나왔다.
뒤이어 비도를 움켜쥔 목소도의 영혼은 주저하지 않고 매섭게 휘둘렀다.
“참신(斬神)!”
이 순간, 강렬한 도세(刀勢)가 순식간에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와 함께, 성공 전체가 들끓기 시작했다.
이를 본 엽현은 주변에 검역을 펼쳐냈다. 그러자 빠르게 날아오던 비도의 속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엽현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졌다. 게다가 속도만 줄어들었지, 비도는 여전히 막강한 기운을 담고 있었다.
이때, 엽현이 한 발 크게 내딛으며 검을 휘둘렀다.
콰쾅-!
검역의 지원을 받은 일검이 펼쳐진 순간, 굉음과 함께 검역이 그대로 소멸했다. 뒤이어 두 종류의 강대한 기운이 정면에서 맞붙었다.
쾅-!
순간, 엽현이 뒤로 힘없이 튕겨져 날아갔다. 수천 장을 날아가고서야 멈춘 엽현은 이미 전신이 피범벅이 된 상태였다.
반대편의 목소도 역시 천 장가량을 미끄러지고서야 자리에 멈췄다.
그녀 역시 두 개의 강력한 힘이 만들어 낸 폭발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먼저 자신의 몸을 살핀 목소도는 곧바로 엽현을 바라보았다.
엽현이 부상을 입은 것을 확인하자, 목소도의 입가에 미소가 드리웠다.
“방금은 내가 이겼군.”
목소도는 또 다른 비도를 꺼내 들었다. 다시 엽현을 향해 신형을 날리려는 이때, 그녀의 입가에 맺혔던 미소가 빠르게 사라졌다.
엽현 몸에 남아 있던 상처들이 빠르게 아물고 있었던 것이다!
불사혈맥!
불사혈맥은 피투성이였던 엽현의 몸을 순식간에 정상 상태로 만들어 되돌려 놨다.
한편, 불사혈맥이 활약하는 동안 풍마혈맥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치, 지금은 자신이 나설 때가 아니란 걸 알고 있다는 것처럼.
물론 실제로는 풍마혈맥이 자진해서 잠자코 있던 게 아니라, 검령이 혈맥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제아무리 제멋대로인 풍마혈맥이라도 검령이 있을 땐 잠잠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엽현은 완전히 부상에서 회복됐다.
이를 보자 목소도의 표정이 급격하게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