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1623
1624화 신비의 여인
목소도의 영혼이 사라짐을 느낀 순간, 엽현의 머릿속은 텅 비고 말았다.
죽었다…?
천년만년 살 것 같았던 그 뻔뻔한 목소도가 죽었다고?
“끄아아아악-!”
포효와 함께, 엽현은 곧장 풍마 상태로 진입했다.
엽현은 양손으로 검을 쥐고서 미친 듯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전신갑을 통해 엄청난 양의 전신지력(戰神之力)이 그의 몸 안으로 끊임없이 흘러 들어갔다.
콰콰콰콰쾅…….
엽현의 무차별적인 칼질에 앞에 놓여 있던 화염이 무수한 조각으로 잘려나갔다.
화염을 파괴한 엽현은 곧장 십일 인의 수호자를 향해 방향을 틀었다.
이 순간, 수호자들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엽현의 기운이 방금 전에 비해 엄청나게 상승했음을 느꼈던 것이다!
이때, 목소도가 사라진 곳에 이른 엽현이 손을 부르르 떨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미안해… 그 비도를 선물하는 게 아니었는데… 다 내 탓이야…….”
순간, 엽현이 눈을 부릅뜨고 정면을 쳐다보았다.
“너희 모두… 죽인다!”
외침과 동시에 엽현이 자리를 박차고 달려들었다.
막 출수한 순간, 엽현의 곁에 수호자들에게 파괴되었던 분신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의 분신들은 엽현과 마찬가지로 모두 광마 상태였다.
기세에 압도당한 수호자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때, 엽현은 이미 그중 한 명에게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엽현이 출수한 순간, 그의 등 뒤의 검갑에서 열두 자루의 혈검이 동시에 솟구쳤다.
이때 혈검들에 깃든 위력은 평소보다 훨씬 더 강했다.
아마도 풍마지력에 영향을 받은 것이리라!
이에 가장 앞에 있던 수호자가 화들짝 놀라며 맹렬히 창을 내질렀다.
하지만, 창에서 쏟아져 나온 날카로운 기운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십여 개의 검광이 순식간에 그의 육신을 도륙내고 말았다.
초살(秒殺)!
이 모습을 본 순간, 나머지 수호자들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엽현의 전투력이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던 것이다!
이때, 엽현의 발밑에서 검광이 번뜩이면서 그의 신형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쉭-!
뒤이어 공간을 뚫고 나오는 핏빛 검광들!
수호자들 사이에서 나타난 엽현은 이미 철저하게 풍마 상태에 접어든 상태였다.
살육(殺戮)!
엽현의 머릿속에는 온통 죽이고자하는 생각뿐이었다.
광인의 모습으로 달려드는 엽현을 보자, 십 인의 수호자는 빠르게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찰나의 순간, 결심이 들어선 수호자들은 일제히 엽현을 향해 신형을 날렸다.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도망?
우선 우주법칙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엽현의 속도로 보건대 도망치는 것 또한 여의치 않았다.
결국 살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선 목숨을 걸고 정면대결하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순간, 수호자들의 눈동자 속에 전의가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것은 엽현과의 생사를 가를 대전뿐!
도와 양족 여인은 다른 흑의인들에게 발목이 잡힌 상태였다.
두 여인의 실력이 더 강하긴 했지만, 이들을 떨쳐내고 엽현에게로 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게다가 언소소까지 합세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불가능했다.
언소소의 공격력은 그리 강력하다 볼 순 없지만, 무시할 수 없는 보조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후방 지원에 힘입어 흑의인들은 자신 있게 두 여인을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두 여인과 별개로, 무가 역시 한쪽에서 다른 우주신정 무인들을 상대하고 있었다.
한편, 마의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목소도가 서 있던 자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바보… 멍청이…….”
바로 이때, 그녀 곁에 나타난 검칠이 냉랭하게 소리쳤다.
“흥! 멍청한 짓을 했으니 죽어도 싸지!”
이 말을 들은 순간, 마의가 검칠을 쳐다보며 소리쳤다.
“죽는 건 네 년이다!”
외침과 동시에, 마의가 검칠을 향해 달려들었다.
곧, 두 여인 간의 격렬한 전투가 펼쳐졌다.
다른 한편.
전투가 가장 치열한 곳은 다름 아닌 살수 소녀, 소막과 생명법칙이 싸우는 장소였다.
고고한 자세로 가만히 서 있는 생명법칙의 주변으로 끊임없이 차가운 빛이 번뜩였다. 다만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바로 이때, 생명법칙이 정면을 향해 가볍게 손을 내밀었다.
순간, 어둠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비수가 생명법칙의 손끝에 닿았다.
쾅-!
생명법칙 정면의 공간이 일렁이면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미친 듯이 튕겨 나갔다.
그림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소막이었다.
거의 백 장이나 밀려난 소막을 보며 생명법칙이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내 차례로구나!”
생명법칙이 순간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와 동시에 소막 역시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잠시 적막이 흐른 이때,
콰콰콰콰콰쾅-!
굉음과 함께, 반경 수만 장 이내의 성역이 통째로 주저앉고 말았다.
잠시 후, 폐허가 된 성공 위에 두 여인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소막은 생명법칙을 노려보며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냈다.
하지만 생명법칙은 아무런 상처도 없이 멀쩡한 모습이었다.
생명법칙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소막, 사실 예전부터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알고 있느냐?”
“피, 필요…….”
생명법칙이 말을 더듬는 소막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내가 마음에 들어 하는 것 따위는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거지?”
생명법칙은 천천히 소막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소막, 정말이지 주인이 왜 너 따위 폐물을 거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음… 어쩌면 동정심 때문이었을까? 그래, 그때 네 모습은 마치 비에 홀딱 젖은 강아지처럼 처량하기 그지없었지. 주인에게 있어 너는 그저 연민의 대상이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는 말이다.”
소막은 죽일 듯한 기세로 생명법칙을 노려보았다.
찰나의 순간, 그녀의 비수가 가볍게 떨리면서 소막의 신형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에 생명법칙이 씩 웃으며 가볍게 소매를 펄럭였다.
쾅-!
한 줄기 빛이 폭발하면서 소막이 수백 장 뒤로 날아갔다.
“훗, 냉정을 잃는 건 살수에게 가장 금기시되는 덕목이란 걸 잊었나?”
“…….”
생명법칙은 소막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엽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때, 엽현이 상대하는 수호자의 수는 겨우 다섯이 남은 상태였다.
이 모습을 보자, 생명법칙의 눈썹이 가볍게 떨렸다.
“정말이지 쓰레기들이 따로 없다니까.”
말을 마친 생명법칙이 손가락 하나를 가볍게 까딱였다.
그러자 한쪽 공간이 찢어지면서 중년 남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생명법칙이 엽현을 가리키며 중년 남자에게 말했다.
“정말이지 귀찮기 짝이 없는 혈맥이다. 당장 가서 제거해 버려라!”
중년인이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에서 사라졌다.
순간, 막 출수하려던 엽현이 갑자기 돌아서며 검을 휘둘렀다.
쾅-!
갑작스런 공격을 받은 엽현이 수백 장 뒤로 튕겨 날아갔다.
그가 막 멈춰 선 이때, 이번에는 거대한 권인 하나가 눈앞으로 날아들었다.
엽현은 피하는 대신 전신갑을 믿고 그 자리에서 버텼다.
쾅-!
엽현의 신형이 다시금 수백 장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공격을 한 중년인은 천 장 이상 날아간 상태였다.
당연한 결과였다.
이 전장에서 엽현의 전신갑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은 단 둘.
소막과 생명법칙 뿐이었다.
중년인은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살폈다. 그의 육신은 군데군데 갈라져 장포를 붉게 물들인 상태였다.
이 장면을 보자 생명법칙이 눈살을 찌푸렸다.
“하나 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군!”
말을 마친 생명법칙이 엽현을 향해 손을 뻗었다.
바로 이때, 멀리 떨어져 있던 소막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에 생명법칙의 눈가에 살기가 돋았다.
“귀찮은 년, 저리 꺼져!”
엽현을 향해 있던 생명법칙의 손바닥이 다른 쪽으로 이동했다.
콰쾅-!
찰나의 순간, 그녀 정면에 있던 공간이 형체도 없이 날아갔다.
이 충격에 장내에 있던 모든 무인이 뒤로 밀려났다.
일부 무공이 약한 자는 육신과 영혼이 동시에 터져 죽음을 맞이했다.
소막 역시 천 장 가까이를 날아가고서야 자리에 멈출 수 있었다. 이때, 그녀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어느새 생명법칙이 엽현에게 접근하고 있던 것이다!
“안 돼!”
소막이 고함을 지르며 자리에서 사라졌다.
소막의 목소리를 듣고 돌아선 엽현.
이때, 그의 눈앞에 한 여인이 나타났다. 바로 생명법칙이었다.
반응할 새도 없이, 생명법칙이 씩 웃으며 엽현의 가슴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
쾅-!
순간, 엽현이 몸이 둥글게 말린 채로 멀리 튕겨져 날아갔다. 이 일격에 전신갑 전체에 균열이 일었을 뿐만 아니라, 엽현의 육신 또한 갈기갈기 찢겨져 나갔다.
엽현이 수천 장 밖에 멈춰 섰을 땐, 이미 육신은 사라지고 영혼만 남은 상태였다.
생명법칙이 기회를 주지 않고 출수하려는 이때, 뭔가를 감지한 그녀가 미간을 찌푸리며 뒤쪽을 향해 일권을 날렸다.
쾅-!
어둠 속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멀리 미끄러지듯 날아갔다.
다름 아닌 소막이었다.
생명법칙은 쓰러져 있는 소막을 한 번 노려본 후, 영혼만 남은 엽현을 향해 돌아섰다.
“이걸로 끝이다.”
다시 주먹을 움켜 쥔 생명법칙.
그녀가 막 주먹을 휘두르려는 순간, 한 자루 비도가 그녀의 목을 향해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생명지력이 가볍게 손을 뻗자, 그녀의 손 안에 소막의 비수가 들어왔다.
그러나 이때, 한 줄기 차가운 기운이 이번에는 뒷덜미를 향해 날아들었다.
생명법칙이 귀찮다는 듯 나머지 팔을 아무렇게나 휘둘렀다.
쾅-!
무형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소막이 미친 듯이 뒤로 밀려났다.
생명법칙이 소막을 향해 차갑게 소리쳤다.
“소막, 이 몸이 본체가 아닌 것을 다행히 여기거라. 그러지 않았더라면 재롱 피울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테니까!”
생명법칙은 다시 엽현을 향해 다가갔다.
바로 이때, 소막이 다시 생명법칙을 향해 달려들었다.
찰나의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공격이 연속해서 이어졌다.
파파파파팟…….
하지만 공격이 끝나고 난 후, 생명법칙은 여전히 멀쩡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때, 생명법칙이 차가운 기운을 흘리며 소막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를 감지한 소막이 막 자리에서 사라진 순간, 생명법칙이 맹렬히 일권을 내질렀다.
쾅-!
일권이 방출된 순간, 공간이 움푹 들어가면서 소막이 뒤로 날아갔다.
하지만 이 순간, 소막이 다시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때, 생명법칙이 뒤로 몸을 기울였다. 이 순간, 한 자루 비도가 그녀의 코끝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지나갔다.
비수를 피해 낸 생명법칙이 오른쪽 공간을 향해 날카롭게 발길질을 했다.
퍽-!
공간이 허물어지면서, 소막이 다시 튀어 나갔다.
이때, 생명법칙이 날아가는 소막을 따라가면서 통렬한 일권을 내질렀다.
쾅-!
이 일격에 소막이 만 장 밖으로 튕겨 나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생명법칙은 공격을 멈추고서 다시 엽현을 향해 돌아섰다.
“주인, 이번에야말로 이별을 고할 시간이야.”
어느새 엽현 앞에 나타난 생명법칙이 팔꿈치를 들어 엽현의 안면을 내리찍었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그림자 하나가 멀리 튕겨 날아갔다.
하지만 날아간 것은 엽현이 아니었다.
그건 바로 생명법칙이었다!
이 순간, 웬 여인 하나가 엽현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무심한 눈으로 생명법칙을 응시하던 여인이 눈 깜짝할 사이 생명법칙의 정면에 나타났다. 여인을 정면으로 마주한 생명법칙이 곧장 주먹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녀의 공격은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생명법칙의 눈가에 기이함이 흐른 순간, 그녀는 복부로부터 전해져 오는 고통을 느꼈다.
퍽-!
생명법칙이 뒤로 주르륵 밀려냈다. 이 순간, 하얀 손이 다가와 생명법칙의 오른팔을 붙잡았다. 이에 생명법칙이 황급히 나머지 한 손을 휘두르려 했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상대의 손이 생명법칙의 목을 움켜쥐고서 허공에 맹렬히 내리꽂았다.
퍽-!
생명법칙의 머리가 공간을 부수고 들어간 이 순간, 여인의 무릎이 생명법칙의 복부에 박혔다.
쾅-!
엄청난 굉음과 함께, 생명법칙이 천 장 가까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