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1673
1674화 극한을 느껴라
실전 대련!
순간, 엽현의 안색이 검게 물들었다.
이건 그야말로 화가 나서 폭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닌가!
아버지라는 작자가 이런 식으로 치사하게 나올 수가 있단 말인가!
곧, 구층의 공간 곳곳에서 처절한 비명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한쪽에서 사탕을 빨며 구경하던 이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눈 뜨고 못 봐 줄 지경이군!”
곁에 있던 소백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작은 손으로 눈을 가렸다.
그만큼 처참한 광경이었던 것이다.
한참이 지난 후, 엽현은 결국 바닥에 대자로 뻗고 말았다.
이때의 그는 전신에 아무런 기운이 남아 있지 않았다.
힘을 써서가 아니라 얻어맞다가 기력을 전부 소진한 탓이었다.
이때, 청삼남이 엽현 곁에 털썩 주저앉더니 웃으며 말했다.
“기분이 어떠냐?”
엽현이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하! 혹시 이 애비가 널 때리기 위해 핑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그게 아니면 뭡니까.”
“하하하! 녀석! 내가 너를 공격한 건 한 가지 도리를 깨닫게 하려는 차원이었다.”
“…무슨 도리 말입니까?”
“그건 네가 스스로 생각해 봐야지?”
“…….”
엽현의 표정이 어둡게 그을렸다.
청삼남이 말하는 깨달음이란 자신의 허물을 함부로 들추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무슨 이유가 있어 때린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을 하다니.
엽현은 하마터면 입 밖으로 욕지거리가 튀어나올 뻔했다.
‘참아야 해!’
엽현은 입술을 잘근 씹으며 ‘참을 인’자를 마음에 새겼다.
주먹 앞에서는 없는 인내심이라도 발휘해야 한다!
“소백아, 치료 좀 해주어라.”
청삼남의 말에 소백이 가볍게 소매를 펄럭였다.
한 줌의 자기가 엽현을 뒤덮자, 온몸에 나 있던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었다.
청삼남이 엽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발검술의 핵심이 무엇인지 아느냐?”
엽현이 고개를 저었다.
“발검술의 핵심은 첫째로 검을 뽑는 순간의 폭발력, 그다음으로 중첩이다.”
이에 힘없이 누워 있던 엽현이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청삼남을 바라보았다.
“중첩?”
“그렇다. 만약 한순간에 백 번의 중첩을 이뤄낼 수 있다면 지금 네 실력으로도 충분히 의경 강자를 제압할 수 있을 거다.”
엽현은 다소 어리둥절해졌다.
“하지만 저는 고작 입신경… 큭!”
청삼남이 엽현의 머리에 꿀밤을 때리며 말했다.
“경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몇 번이나 말하지 않았느냐! 말대꾸하지 말고 직접 해 보거라!”
고개를 끄덕인 엽현이 다시 검을 들었다.
자세를 갖춘 엽현이 청삼남의 발검술을 시전했다.
검이 검집 밖으로 나갔다 들어 온 순간, 다시 한번 검집을 떠났다.
파팟-!
순간, 두 줄기의 검기가 장내에 번뜩였다. 이 검기는 순식간에 공간을 찢고 날아가 수만 리 밖에 있던 산맥 하나를 가루로 만들었다.
이번 발검술의 위력은 적어도 지금까지의 두 배 이상으로 강한 것이었다!
하지만 청삼남은 만족하지 못했다.
“그게 아냐! 아직 속도와 힘이 모자라다!”
엽현이 눈을 깜빡이며 청삼남을 쳐다보았다.
“이게 부족하다고요?”
청삼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고작 두 개의 검기를 만들었을 뿐이다. 적어도 백 개는 되어야 진정한 중첩이라 할 수 있지.”
백 개의 검기를 중첩하라!
엽현의 표정이 다소 딱딱하게 굳었다. 방금 전 두 개의 검기를 중첩한 것만으로도 그 위력이 놀라울 정도였다.
그런데 백 개를 동시에 펼쳐 낸다면… 이 세상이 남아날 수 있을까?
“왜? 어려운 것 같으냐?”
청삼남이 묻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만으로도 어렵다는 게 느껴집니다.”
“이유인을 상대하는 것보다 어려울까?”
“…….”
엽현이 가만히 있자, 청삼남이 엽현의 어깨를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
“세상에 어려운 일은 없다. 다만 의지의 문제일 뿐! 너의 가능성을 너 스스로가 부정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내가 봐 줄 테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꾸나!”
엽현이 결연한 의지를 보이며 자세를 갖췄다.
엽현은 나머지 시간을 오직 발검술을 익히는데 할애했다.
다른 것은 신경 쓸 시간이 없었다.
한 번, 또 한 번…….
엽현은 미친 듯이 수련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두 개의 검기를 중첩하는 게 전부였지만, 그 수가 점점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수련이 이어지는 동안, 청삼남은 약속대로 엽현의 곁을 머무르며 끊임없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엽현의 발검술이 매우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청삼남의 지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발검술을 창안한 자가 직접 지도하는데 실력이 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리라.
한편, 구구루의 대문 밖에는 한 여인이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
화일의!
그녀는 이미 이틀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엽현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엽현의 수련이 언제 끝날 줄 몰랐기에 하염없이 문 앞을 서성이는 것밖에는 할 수 없었다.
현재 무변성의 일부 무인들은 이미 우주신정에 가입해 홍몽자기를 획득한 상태였다.
비록 시일이 걸리겠지만, 이들은 언젠가 의경에 이르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우주신정에 가입하지 못한 자들과의 실력 차이는 크게 벌어질 게 분명했다.
그녀가 가장 우려하는 점은 이들이 의경에 이르게 되면 자신의 성주 자리는 물론 무변성의 권력 체계가 순식간에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이미 엽현에 대한 보고를 받은 상태였다.
조사 결과 엽현은 인품에 어떠한 문제도 없었다.
즉,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무변성으로서는 반드시 엽현의 다리라도 붙잡고 매달려야 하는 것이다!
며칠 후.
구층의 엽현은 여전히 미친 듯이 발검술을 연마하는 중이었다.
그는 수련을 거듭할수록 점점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발검술의 진정한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발검술을 중첩하여 펼칠 때의 위력은 정말이지 하늘을 부수고 땅을 뒤집어 놓을만한 것이었다.
엽현은 이미 열여섯 개의 검기를 중첩할 수 있는 상태였다.
열여섯 번의 발검술 중첩!
구체적인 예시를 들자면, 멸신경 강자 하나 정도는 웃으면서 죽일 수 있는 정도였다.
하지만 그의 목표는 멸신경 따위가 아니었다.
궁극적인 목표는 일검에 이유인을 척살하는 것!
이유인을 해치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유계를 벨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엽현은 그 정도 경지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태였다.
‘아직 멀었어!’
지칠 줄 모르는 수련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소백의 홍몽자기만 있으면 체력이 떨어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청삼남은 여전히 엽현의 곁을 지키며 말로 또는 행동으로 시범까지 보여 가면서 열정적으로 발검술을 지도했다.
이때, 막 발검술을 펼친 엽현이 바닥에 대자로 쓰러졌다.
서 있을 힘조차 없을 정도로 기진맥진했던 것이다.
방금 전 그가 중첩한 검기의 수는 무려 스물아홉이었다.
이 발검술을 성공시킨 후, 엽현의 몸에는 손가락 하나 까딱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이때, 청삼남이 웃으며 다가왔다.
“한계를 느꼈느냐?”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극한에 이른 것 같습니다.”
이에 청삼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직 멀었다.”
“…….”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엽현의 표정이 다소 멍해졌다.
“더 잘할 수 있다…?”
“그래. 극한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그건 자신을 벼락 끝으로 밀어붙였을 때 이를 수 있는 경지다. 자, 정신 차리고 다시 한번 필사의 힘을 다해 보거라!”
“…예!”
엽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검을 잡았다.
그렇게 삼 일이 지났을 때, 엽현이 중첩할 수 있는 검기는 서른 개로 늘었다.
삼 일 동안 한 개의 검기를 더한 것이다.
마지막 서른 번째 발검을 마친 후, 엽현은 삼 일 전보다 훨씬 더 큰 고통을 느꼈다. 전에는 전신에 무력감이 밀려왔다면, 이번에는 온몸이 흠씬 두들겨 맞은 것 같은 통증이 있었다.
자리에 대자로 쓰러진 엽현은 손가락은 고사하고 눈을 깜빡일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때, 청삼남이 혀를 차며 나타났다.
“아버지… 이젠 정말 한계입니다…….”
“삼 일 전에도 그 소리를 했었다. 하지만 기어코 서른 번을 채울 수 있었지.”
“아니… 이번에는 진짜 못할 것 같습니다. 다음 경지에 진입한다면 또 모를까…….”
이에 청삼남이 고개를 저었다.
“이는 경지가 아니라 심경과 관련이 있는 일이다. 너는 아직도 너 스스로를 부정하고 있구나.”
“아니…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아직 한계에 이르지 못했단 말입니까?”
“네가 보기에 그런 것 같으냐?”
엽현이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만약 이 상태로 검을 휘두르면 당장이라도 죽어버릴 것 같습니다. 이런데도 한계가 아니라 하시면…….”
“쯧쯧… 죽는 건 네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 진심으로 한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지금 당장 일어나 검을 휘둘러야 한다. 설령 단 한 번이라 할지라도.”
엽현이 말없이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백아!”
청삼남의 부름에 소백이 빠르게 자기를 생성했다.
몇 가닥의 자기가 엽현을 감싸자, 그의 몸 상태가 곧 정상으로 돌아왔다.
“뭔가 달라진 걸 모르겠느냐?”
막 검을 휘두르려던 엽현이 청삼남의 말에 시선을 돌렸다.
“뭐가 달라졌단 말입니까?”
“네 육신을 잘 살펴보거라.”
이 말에 엽현이 몸 주변을 살펴보았다.
“여전히 차원 육신인데 뭐가 달라졌다는 겁니까?”
이에 청삼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 바보 같은 녀석. 네 육신이 이전보다 강해졌다는 게 느껴지지 않느냐?”
순간, 엽현의 눈이 반짝였다.
그랬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체력이 매우 강해져 있었던 것이다!
몸을 가누기도 어려웠던 그가 어떻게 서른 번의 발검술을 연달아 펼칠 수 있었을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이는 그의 육신의 강도와 관련이 있었다.
수련을 진행하는 동안 그의 육신이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네가 극한에 도전하는 동안 네 육신은 눈에 띄게 강해졌다. 몸이 튼튼해지니 자연스레 발검술의 횟수도 늘어나게 된 것이다.”
“아… 어떻게 된 건지 알겠습니다!”
깨달음을 얻은 엽현은 수련을 재개했다.
청삼남은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엽현의 모습을 관찰했다.
엽현이 모르는 사이 청삼남의 얼굴에는 미소가 드리워져 있었다.
사실, 그는 엽현이 매우 부러웠다.
지금의 경지에 이르기까지 그 누구도 자신을 이런 식으로 훈련시켜 준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이때, 머릿속으로 누군가를 떠올린 청삼남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또 한 달이 지났다.
엽현은 이미 마흔두 개의 검기를 중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었다.
검이 검집에서 빠져나오는 순간, 수십만 리 이내의 공간이 휑하니 변했다.
이때, 이아가 청삼남에게 물었다.
“오빠, 언제 떠날 거야?”
“조만간.”
조만간!
이아가 검을 휘두르고 있는 엽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정말로 저 녀석을 데려가지 않을 생각이야?”
이 물음에 청삼남이 엽현을 지그시 응시하더니,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저 아이는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만 해. 함께 가는 건 그를 돕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방해하는 꼴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