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3
3화 검으로 단전을 대체할 수 있다고요? 그게 가능합니까?
여인은 탑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내가 너에게 원하는 것은 단 하나다. 네가 천지간에 흩어진 도칙(道則)을 찾아 그것으로 이 탑의 균열을 막아야 한다. 물론, 앞서 말한 존재들을 꺼내주는 것도 가능하다.]“그들을 풀어준다는 말씀입니까?”
엽현이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 후에는 어떻게 됩니까?”
[두 가지의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그들이 널 죽이고 탑을 차지하는 것. 둘째는 네가 그들을 제압하고 부려먹는 것이다. 물론 지금으로선 전자의 가능성이 십할에 가깝다.]엽현이 쓴 웃음을 지었다.이것을 복이라 해야 할지, 화라 해야 할지.
곰곰이 생각에 빠져있던 엽현이 갑자기 머리를 치켜들고 물었다.
“당신… 아니 영험하신 존재시니 천녀님이라 부르겠습니다. 천녀님도 이 곳에 갇혀 있는 것입니까?”
[아니다!]엽현이 추궁하듯 물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이 곳에 계신 것입니까?”
[쓸데없이 말이 많구나!]“…….”
[현재 이 탑의 주인은 너다. 매번 하나의 도칙을 찾아 올 때마다 너의 실력과 탑에 대한 장악력 또한 크게 증가할 것이다. 네가 하나의 도칙을 찾아온다면 너는 탑의 일 층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후에 네가 상대하는 적이 너보다 지나치게 강하지 않다면 너는 그 자를 탑 안에 가둘 수도 있다.현재 이 탑에는 한 개의 도칙도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봉인이 점점 느슨해 지고 있다. 만약 봉인이 완전히 풀리게 된다면 이 탑은 무너지고 그 안에 있는 존재들은 다시 세상으로 쏟아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네가 있는 세상은 파멸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너는 그들 손에 죽는 첫 번째 희생자가 될 것이다.]
엽현이 물었다.
“저보고 이 세상을 구하라는 말씀이신가요?”
[그 전에 너 자신부터 구해야 할 것이다. 첫번째 봉인이 풀리는 것은 길어야 일년이다. 그 것을 막지 못한다면 이 아름다운 세상과도 이별이다.]엽현이 무언가를 다짐한듯 두 주먹을 불끈 지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눈앞의 미지의 존재를 향해 천천히 예를 올리며 말했다.
“단전이 필요 없는 무공을 가르쳐 주십시오.”
천녀가 잠시 뜸을 들인 후 말했다.
[나의 수련방식은 보통의 것과 다르다. 그 난이도 또한 마찬가지다. 수련을 시작하게 되면 차라리 죽여 달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니 잘 생각해 보거라.]엽현이 자조섞인 웃음을 지었다.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단전이 파괴되었으니 제게 남은 길은 이 것 말고는 없습니다.”
[그도 그렇군. 그럼 설명하겠다. 이 수련 방식은 앞서 말한 대로 단전이 필요 없다. 너는 검으로 단전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엽현이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검을 단전으로 삼는다?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가능하다. 네가 가는 길은 무도(武道)가 아닌 검도(劍道)기 때문이다. 검이 단전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검이 좋을수록 단전 또한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이들이 단전을 연마할 때, 너는 검을 연마한다.너는 다른 이들처럼 앉아서 영기(靈氣)를 흡수할 필요가 없다. 좋은 검 하나를 찾아서 흡수하면 된다. 검이 좋을수록 너의 실력은 더욱 빨리 상승할 것이다. 만약 소성(小成)에 이르게 된다면 너의 육체는 바로 검체(劍體)가 된다. 그 때가 되면 보통의 검으로는 너를 벨 수 없을뿐더러 이 세상 모든 만검이 네게 복종할 것이다.]
만검신복(萬劍臣服)!
그 말을 듣자 엽현은 이미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었다.
[들어오기 전에 탑 꼭대기에 꽂혀 있는 세 개의 검을 보았느냐?]“보았습니다.”
[그 세 자루는 각각 천지(天地)에 존재하는 세 가지 검도의 극치(極致)를 의미한다. 이 세 검을 네가 체내에 흡수해서 너의 단전으로 삼는다면 너는 전대미문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엽현이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제가 봤을 때, 그 세 자루 검은 이 탑을 봉인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만약 그것을 제가 흡수하게 되면 탑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닙니까?”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나를 믿거라. 내가 너를 보호해 줄 것이니.]엽현은 조금 미심쩍기는 했으나 천녀를 믿어보기로 했다. 사실 단전이 망가진 엽현으로서는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다시 천녀의 음성이 들려왔다.
[네 앞에 있는 검을 보거라.]엽현은 백골 옆에 놓여 있는 검을 바라보았다. 길이는 약 삼척(三尺)에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폭, 그리고 전신은 온통 영롱한 은빛을 발하고 있었다. 그 검신(劍身)에는 작을 글씨로 두 글자가 적혀 있었다.
[영소(靈霄)]‘영이 깃든 검이라고?’
[이 검은 이미 천 이백년 동안 봉인 되어 있었다. 오랜세월이 지나면서 영력(靈力)의 9할이 소멸되었으니, 네가 쓰기엔 아주 적당할 것이다. 네게 한 권의 공법을 줄 테니 거기에 쓰여 있는 방법대로 검을 흡수하거라. 만약 성공하게 되면 현재 오품 부식경의 경지에서 육품 기변경(氣變境)으로 단번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엽현은 한편으로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었다.
“혹시 실패할 수도 있다는 말입니까??”
[그렇다.]“혹시 이렇게 수련하는 자가 또 있었습니까?”
천녀가 잠시 침묵하더니 대답했다.
[확실히 네가 처음이긴 하다. 혹시 네가 성공하면 최초가 될 테니 축하할 일이겠지.]엽현은 당황스러워서 울고 싶었다.
“그럼 만약 실패하면 어찌 됩니까?”
[검이 부서지고, 너의 몸도 부서지겠지. 간단히 말해서 죽는다고나 할까?]“…….”
[어차피 너는 단전이 파괴되어 살아도 죽은 것 아니냐? 무엇을 그리 뜸 들이는 게냐?]그녀의 말에 엽현의 눈빛이 다시 돌아왔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었다. 지금 그의 단전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동생 엽령을 살리기 위해서 반드시 이 무공을 배워야 했다!
목숨을 걸어서라도!
엽현이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하겠습니다!”
엽현이 대답하자마자 한 줄기 백광이 순식간의 그의 미간으로 향했다. 동시에 수많은 정보들이 그의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무적검체결(無敵劍體决)!
잠시 후, 그의 미간을 비추던 백광이 이번에는 영소검으로 향했다.검이 잠시 떨리더니 한 줄기의 검광으로 변해 엽현의 몸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으아악!”
순간, 엽현의 동공이 확장됐다. 그의 얼굴이 괴로운 듯이 비틀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이었다!
이때, 엽현은 마치 하나의 검이 자신의 몸을 조금씩 절단하는 느낌을 받았다.
비명을 지르는 와중에 천녀의 음성이 엽현의 머릿속에 울렸다.
[검이 이미 네 몸 안에 들어왔다. 지금 참지 못하면 너는 검을 단전으로 삼을 수 없을뿐더러,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다!]전신이 심하게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여지껏 느껴보지 못한 고통이었다. 엽현은 있는 힘껏 어금니를 깨물었다 .
‘성공하지 못하면 죽음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의 얼굴은 점점 귀신의 형상으로 변해갔고 극심한 고통에 전신이 심하게 떨렸다.
까무러칠 뻔한 순간도 수없이 많았다. 엽현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여기서 정신을 잃는다면 다시는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견디어 내고야 만다!’
이렇게 죽기 살기로 버틴 지 하루가 지났다. 갑자기 미세한 검명(劍鳴)이 울려 퍼지면서 엽현이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그와 동시에 한 줄기 기혈이 그의 몸 전체로 퍼져나갔다.
엽현의 단전이 위치해야 할 곳에 한 자루의 작은 검이 희미하게 떠있었다.
그리고 탑 안을 채우는 천녀의 목소리.
[진짜로 될 줄은 몰랐는데…….]다행히도 이미 기절한 엽현은 이 말을 듣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엽현은 조심스레 눈을 떴다. 느낌이 이상했다. 순간 벌떡 일어난 그는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내가… 기변경에 이른 것인가?”
기변경!
그는 몸 구석구석을 누비는 기류의 흐름을 느꼈다. 아니, 기류가 아니다.
이 것은 검기(劍氣)였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신의 단전에서 소검(小劍)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이때, 천녀의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기변경이다.]‘정말로 기변경의 경지에 들어서다니!’
엽현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전신이 점점 떨려오기 시작했다. 그는 극도의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이는 마치 끝도 없는 어둠의 심연을 헤매던 중 한 줄기 빛을 발견한 것과 마찬가지였다. 절망 중에 희망을 보았으니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는 엽현에게 있어서 아주 의미 있는 일이었다. 이제 그는 어기경에 이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동생을 데리고 창목학원으로 갈 수 있겠다는 희망 또한 다시 생겼다.
[뭘 그리 들떠있는 게냐?]천녀가 소리쳤다.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을.]“하하하, 웃으면 보기 좋지 않습니까!”
천녀가 입을 열었다.
[검을 단전으로 삼는 것다는 것은 앞으로 검이 너의 파괴된 단전을 대신해 줄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좋은 것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검에도 등급이 있다. 속검(俗劍), 영검(靈劍), 명검(明劍), 진검(真劍), 천검(天劍), 도검(道劍), 불후지검(不朽之劍). 네 몸 안에 있는 검은 원래는 진검이었다. 하지만 천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영검급으로 떨어졌다.]천녀가 잠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검은 영혼과 같다. 만약 검이 소멸되는 날에는 너 역시 소멸될 것이다.”
순간, 엽현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새로운 영검을 찾아 흡수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네 몸 안에 있는 검의 영력을 보충할 수 있다.다른 하나는 다른 검을 찾아 네 몸안에 있는 검과 교체하는 것이다. 검이 좋을수록 너의 단전도 강해질 것이다. 자연히 너의 실력도 증가하겠지. 그런데… 내가 보기엔 너는 속검 하나도 살 수 없는 빈털터리 같구나…….]
엽현이 무언가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탑 꼭대기에 있는 그 세 개의 검 있지 않습니까, 그 검들은 어떤 등급입니까?”
[알 수 없다]“…….”
[너는 생각이 너무 많구나. 저 검들이 없었다면 너희들 세상은 지금과는 모습이 많이 달랐을 것이다. 검에 대해서는 너무 조급할 필요 없다. 네 몸 안에 있는 검이 유지되는 시간은 겨우 일 년 남짓이다. 그러니 너에게 있어 가장 급선무는 연검(練劍)이다.]‘연검? 검을 어떻게 연마하지?’
“어떻게 연마하면 됩니까?”
[검으로 살인을 하면 된다.]“네?”
[검은 죽이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다. 살인을 하는 과정에서 너는 자연히 검의 이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물론, 너는 막 걸음마를 떼었을 뿐이니 속도와 힘을 먼저 길러야 한다. 내가 너에게 준 검결을 이용해서 몸속에 있는 검을 꺼내 보아라.]엽현이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가 손바닥을 펼치자 그 위로 하나의 검광이 나타났다. 검광은 이윽고 한 자루의 검이 되어 그의 손바닥 위에 머물렀다.
그 것은 바로 그가 흡수했던 영소검이었다!
엽현이 토끼눈을 뜨며 소리쳤다.
“저…정말로 검이 나타났습니다!”
[그래. 최대한 조심해서 그 검을 다뤄야 한다. 검이 부서지면 너 역시 죽을 테니까. 그럼, 이제 상대가 필요하겠구나.]그녀의 말이 끝나자, 엽현의 눈앞에 하나의 허영(虚影)이 나타났다.
[너와 같은 기변경이다. 한번 싸워 보거라!]순간, 허영이 엽현의 눈에서 사라졌다.
상대의 검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 엽현이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상대는 마치 그것을 미리 알았다는 듯 엽현이 피하는 방향으로 검을 틀었다.
그리고 엽현의 두 발이 땅에 닿는 순간, 검이 엽현의 가슴을 스치고 지나갔다.
으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