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443
443화 도대체 저건 뭐냐?
엽현의 신형이 빠르게 튕겨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주변의 공간이 갈라져 나갔다.
천살이 백 장 멀리 떨어진 엽현을 향해 다시 달려들려는 찰나, 걸음을 멈추고 뒤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팔 한쪽이 떨어져 나간 청삼남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시간이 멈춘 듯 모두가 움직임을 멈췄다.
이때 나무토막처럼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오른팔을 바라보던 청삼남이 나머지 한 손을 폈다. 그러자 기이한 푸른빛이 그의 팔을 덮더니,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잘려나간 팔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다.
잠시 후, 팔이 완전히 원래 모습으로 회복하자 청삼남이 다소 굳은 얼굴로 엽현을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방금 말은 취소해야겠군. 너는 자격이 충분하다.”
“…….”
잠시 침묵하던 엽현이 전군 등을 향해 말했다.
“그대들은 먼저 가시오.”
그러자 전군이 어리둥절하더니 화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무슨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것이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우리가 동료를 두고 도망친단 말…….”
이때 엽현이 그의 말을 잘라냈다.
“내 말을 오해했나 본데, 잘 들으시오. 빨.리.가.서.원.군.요.청.해! 당장!”
“…….”
어려운 싸움이었다.
단 일 합이었지만, 엽현은 세 사람을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들 하나하나는 결코 엽현보다 약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무리 전군 등이 합세한다고 하더라도, 승산이 전혀 없는 싸움이었다.
특히, 방금 전 청삼남의 움직임은 놀라웠다. 엽현은 방어를 포기하는 대신 청삼남을 기습하면서 틀림없이 성공했다고 생각했으나, 뜻밖에 청삼남은 찰나의 순간에 몸을 비틀어 목숨을 보전했다.
게다가 놀랍게도 그는 순식간에 팔을 재생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었다.
괴물 같은 놈!
엽현은 청삼남을 보며 생각했다. 만약 이대로 세 사람에게 에워싸이게 되면 전군 등은 순식간에 목숨을 잃고 말 것이다.
“간다고?”
이때, 청삼남이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갈 수 있다고 생각하나?”
말이 끝나자마자 청삼남이 출수하려 자세를 취했다. 바로 이때, 그가 갑자기 동작을 멈추더니 몸을 비틀었다.
이에 영문을 알지 못한 무인들이 의아한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다.
고요함이 흐르는 가운데, 청삼남의 콧등에서 한 줄기 선혈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순간적으로 무인들이 엽현을 향해 고개를 홱 돌렸다.
도대체 언제 출수했단 말인가?
전군뿐만 아니라 지살과 천살 역시 엽현이 출수하는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한 표정이었다.
이때, 엽현에게서 가까이 있던 천살이 달려들려는 순간, 청삼남이 말했다.
“내가 하마.”
그 말에 천살이 동작을 멈추고 한쪽으로 물러났다.
청삼남이 엽현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제법… 빠른 검이군.”
엽현은 대꾸하는 대신, 몰래 전군 등을 향해 전음을 보냈다.
“나 죽는 꼴 보기 싫으면 어서 탈출하시오! 나 혼자라면 살아날 확률이 더 크오!”
그 순간, 전군과 독자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동시에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 소리 하지 마시오. 우리가 떠나면 그대는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오. 구원이라면 걱정할 것 없소. 아마 우리가 지체되는 것을 눈치챈 동료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을 것이오.”
독자의 말에 전군 역시 맞장구쳤다.
“엽 형, 그대가 가장 쎈 놈을 맡아 주시오.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소. 안 그래도 오래전부터 천살과 한번 붙어보고 싶었소. 하하하!”
“후… 어쩔 수 없지. 그럼 모두 조심하시오!”
말을 마친 엽현이 이번엔 청삼남을 향해 돌아보았다.
“어찌, 너희 마가족도 물건에 욕심을 내는 것인가?”
“하하하! 두말하면 잔소리!”
그 말과 동시에 청삼남이 엽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러자 엽현이 지체하지 않고 정면으로 일 장을 날렸다.
쾅-!
폭음성과 함께 두 개의 신형이 뒤로 밀려났다. 하지만 이내 두 사람은 제자리에서 다시 사라졌다.
두 무인의 움직임은 지극히 빨랐기에, 다른 이들의 눈에는 잔상밖에 보이지 않았다.
더욱 두려운 것은 두 사람이 격렬하게 전투를 펼치는 가운데도 아무런 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마치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것처럼!
그야말로 괴수들의 싸움이었다.
한편, 천살과 지살은 뒤편에 자리 잡은 채, 두 사람이 싸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만 보았다.
그러자 전군 등 역시 쓸데없이 싸움을 걸기보다는 장성에서 원군이 오는 것을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알다시피, 눈앞의 세 사람은 틀림없이 마가족의 정예임이 분명했다.
하지만 그에 맞서는 이쪽은 엽현 하나가 전부였다. 설백의나 주생생 등의 주요 전력이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출수했다간 오히려 화를 입을 가능성이 높았다.
바로 이때, 엽현과 청삼남이 십여 장 거리를 두고 서로 덜어졌다.
두 사람의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 청삼남이 정면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였다.
“기(起)!”
그러자 엽현의 발밑으로부터 무수히 많은 넝쿨이 생성되더니,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대며 엽현을 향해 다가왔다.
이때, 엽현의 손끝에서 한 줄기 검광이 번뜩이자, 사방의 넝쿨이 순식간에 끊어져 나갔다. 이러한 상황은 한동안 계속됐다. 넝쿨은 무한대로 생성됐고, 엽현 역시 이 많은 넝쿨을 모두 쳐내는 것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청삼남이 손바닥을 펼치더니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잠시 멈춰있던 남자가 주먹을 불끈 쥠과 동시에 두 눈을 번쩍 떴다.
“만풍인(萬風刃)!”
그 말과 동시에, 장내 기류가 기이하게 변했다. 찰나의 순간, 무수히 많은 수의 칼날이 마치 폭우처럼 엽현을 향해 날아갔다. 이 색도 형태도 없는 풍인들은 넝쿨 사이를 통과하며 순식간에 엽현 앞에 도착했다.
헙!
이를 본 전군 등이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내었다.
넝쿨에 둘러싸인 엽현 역시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게 도대체 무슨 수단이란 말인가?
엽현은 방심하지 않고 즉시 영선검을 소환했다. 그와 동시에 강하게 지면을 박차며 그대로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자 그의 앞을 막고 있던 넝쿨들이 가닥가닥 끊어졌다. 이때, 그의 양쪽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두 개의 기검이 나타나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내 거대한 빛의 장벽이 엽현을 둘러쳤다.
이와 거의 동시에 무수히 많은 풍인들이 마치 창문을 두들기는 모기떼와 같이 장벽에 부딪혔다가 떨어져 나갔다.
마침내 넝쿨을 뚫고 나온 엽현이 영선검을 쥔 채 청삼남을 향해 돌진했다. 이에 청삼남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양손을 하나로 합쳤다.
그 순간, 청삼남의 발밑이 격렬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지갑(大地甲)!”
그의 말이 떨어진 순간, 엄청난 양의 대지지력이 순식간에 응집되더니, 이내 황금색으로 빛나는 방패 하나가 나타나 엽현의 앞을 막아섰다.
바로 이때, 엽현의 미간에 황금색 글자 하나가 응집됐다. 다음 순간, 엽현이 맹렬히 검을 휘두르자, 청삼남의 방패가 그대로 깨져 나갔다.
그러자 청삼남의 눈에 순간 의외라는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슉-!
이때, 엽현의 검이 청삼남의 가슴께를 뚫는 듯했다. 하지만, 상대는 어느새 수십 장 밖으로 물러나 있었다.
자리에 멈춰선 청삼남이 엽현을 향해 뭐라고 하려는 순간, 안색이 급변해 몸을 비틀었다. 그렇지만 반응이 조금 더뎠는지, 한 줄기 검광이 그의 어깨를 그대로 통과하고 말았다.
청삼남의 오른팔이 다시 한번 땅에 떨어졌다. 하지만 상처 부위에선 피 한 방울 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잘려나간 부위에서 빠르게 팔이 재생됐다.
전군은 이를 보자,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저자는 불사신이란 말인가!’
엽현 역시 상대에게서 무언가 기이함을 느끼고는 살짝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때, 청삼남이 엽현을 향해 미소를 보냈다.
“다시 해 볼까?”
청삼남이 손을 펼쳤다. 그러자 손바닥 중앙에 화염이 피어올랐다. 그런데 화염의 색이 불투명한 흰색으로 어딘가 매우 이상해 보였다.
이 화염이 나타난 순간, 장내의 온도가 순식간에 치솟는 동시에, 주변의 공간마저 태우기 시작했다.
“이것은 사령지화(死靈之火)라 한다, 천지기물방(天地奇物榜) 육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이지. 어디, 네 검이 이것도 파괴할 수 있는가 볼까!”
말과 동시에 청삼남이 손바닥 덮었다.
그러자 기이한 화염이 한 자루 화검(火劍)으로 변해 엽현을 향해 날아갔다.
하얀 불꽃이 스치는 공간은 그대로 검게 그을렸다!
이를 본 전군 등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황급히 엽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이때, 엽현이 손을 펼치자 그 위로 한 자루 검이 들어왔다.
진혼검!
검자루를 쥔 엽현이 화검을 향해 곧장 검 끝을 찔러 넣었다.
검끝과 검끝이 부딪친 순간, 화염검이 오히려 청삼남을 향해 튕겨 나갔다. 이에 청삼남이 화들짝 놀라며 순식간에 백 장 밖으로 물러났다.
“그게 도대체 무엇이냐!”
청삼남이 검게 변한 얼굴로 소리쳤다.
전군 등 역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한편, 엽현은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방금 전 그는 진혼검의 능력인 분혼(分魂)을 운용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말도 안 돼!’
엽현이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소혼, 도대체 왜 실패한 거야?”
[…주인, 상대의 체질이 매우 이상합니다. 영혼과 육신이 매우 기이하게 얽혀 있는지라, 혼을 분리해 낼 수 없었습니다.]엽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체질이 이상하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
[세상엔 날 때부터 천부적인 체질을 부여받은 자들이 존재합니다. 바로 눈앞의 남자처럼 말입니다. 방금 전 접촉했을 때, 그의 체질이 어떤 것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육신에서 영혼을 떼어 낼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특수체질!
엽현이 청삼남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마침 그를 바라보고 있던 청삼남과 시선이 마주쳤다. 이때 청삼남의 눈빛엔 어떤 거리낌이 깃들어있었다.
“엽현, 그 검이 도대체 무엇이냐?”
“뭐긴 뭐야, 사람 죽이는 검이지!”
말과 동시에 엽현의 신형이 사라졌다. 그러자 청삼남이 눈을 크게 뜨더니, 오른손으로 발밑의 지면을 강하게 후려쳤다.
쾅-!
두 사람 사이의 대지가 길게 갈라지는 순간, 청삼남이 돌연 정면으로 돌진하더니 일 권을 뻗어냈다. 그의 주먹이 지나가는 공간은 마치 강둑이 터지듯 찢어져 나갔고, 동시에 강대한 권세가 엽현을 덮쳤다.
엽현의 검을 상대로 그는 강공을 선택한 것이다!
찰나의 순간!
검과 주먹이 격돌했다.
쾅-!
뇌전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이 동시에 튕겨 나갔다. 바로 이때,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한 줄기 작은 검광이 청삼남 앞에 도착했다.
청삼남은 이 검광을 결코 눈으로 보진 못했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찰나의 순간, 청삼남이 두 손을 모아 횡으로 후려쳤다.
쾅-!
검광이 부서지는 순간, 청삼남은 백 장 뒤로 밀려났다. 뿐만 아니라, 그의 팔은 그 충격에 처참하게 찢겨져 나갔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의 상처는 눈 깜빡할 사이에 완전히 아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