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650
650화 실력이 제법이구나
[주인, 정말 대단합니다! 이 영석을 완전히 흡수할 수만 있다면 가볍게 신경을 넘어버릴 것 같습니다!]“하하하! 그거 좋은 소식이구나! 신경 다음은 어떤 경지가 있느냐?”
[아마… 지경(至境), 지경일 것입니다!]“지경?”
[그렇습니다. 지경이란 말 그대로 스스로 품을 수 있는 역량이 극한에 이르렀다는 뜻이지요. 주인이 가진 천주검은 아마 지경 절정에 놓여 있을 것입니다. 그 이상으로 향하려면 이때부터는 주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그렇습니다. 검은 주인에 따라 성장하기도, 퇴화하기도 합니다. 천주검이 전설상의 범검(凡劍)에 이르기 위해선 주인의 검도(劍道) 역시 그 수준이 돼야 합니다. 저 역시 훗날 범검이 되길 원하니,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하하하! 그건 내가 할 말이다. 앞으로 함께 힘내 보자꾸나!”
대화를 마친 후, 진혼검은 계속해서 혼석과 융화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그렇게 대략 한 시진이 지난 후, 진혼검이 갑자기 격렬히 떨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강대한 기운을 뿜어내었는데, 어찌나 강한 힘인지 제성함을 포함한 성공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였다.
바로 이때!
“앞을 봐!”
소칠의 갑작스런 외침에 엽현이 벌떡 일어나 소칠의 곁에 섰다. 엽현이 정면을 바라보자 과연 저 멀리서 한 무리 병사들이 오와 열을 맞춰 진군하고 있었다.
이때, 소칠이 병사들 앞에 나타나자, 부대가 급히 제자리에 멈춰 섰다.
“너는 누구냐!”
그중 지휘관으로 보이는 장수가 소리쳤다.
이에 소칠이 상대를 뚫어져라 바라봤다.
“너희는 현황대세계의 무인들인가?”
“음? 네가 그걸 어찌 알았느냐?”
“혼돈우주로 향하는 길이겠지?”
소칠의 말에 장수의 눈이 순간 가늘어졌다.
“네가 어찌 그런 기밀을… 말해라! 네 정체가 무엇이냐?”
“…….”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던 소칠이 엽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먼저 돌아가. 이들은 내가 막는다.”
엽현이 어두운 표정으로 병사들을 살폈다. 눈앞의 장수는 그 기운으로 보아 최소 신경 절정의 강자였다. 게다가 그 뒤로 보이는 백 명의 무인 중 신경 강자는 최소 열 명이었으며, 봉제경 강자도 서른 명 이상은 돼 보였다.
게다가 눈빛과 기운이 날카로운 것이 분명 일반 봉제경 강자와는 달랐다.
“같이 하는 게 어때?”
“아니, 나 혼자 한다. 지금 혼돈우주가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으니 한 명이라도 빨리 도착해야 해.”
“그도 그렇군… 그럼 조심해!”
말을 마친 엽현은 곧장 제성함에 올라타 성공 중으로 사라졌다.
“단 한 명이서 우릴 상대하겠다고? 이 무슨 멍청한 생각인가?”
장수가 비웃음을 섞어 말했지만, 소칠은 전혀 상관하지 않은 채, 조용히 검을 뽑았다. 다음 순간, 그녀의 신형이 한 줄기 빛이 되어 상대를 향해 날아들었다.
윙-!
날카로운 검명 소리가 울려 퍼짐과 동시에 피 묻은 머리들이 하나둘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대략 반 시진이 지났을 때, 소칠이 검을 거뒀다. 그녀의 앞에 보이는 것은 한 무리의 시체들뿐이었다.
차가운 표정으로 장내를 둘러보던 소칠은 몸을 돌려 혼돈우주 쪽으로 향했다.
그러나 바로 이때, 무언가를 발견한 소칠의 안색이 크게 변했다.
* * *
엽현은 최고 속력으로 제성함을 몰았다. 이대로라면 대략 한 시진 안에 혼돈우주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로부터 반 시진 가량이 지났을 때, 마주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위험해!]그 말에 엽현이 곧장 자리에 멈춰 섰다.
바로 이때, 무언가가 형용할 수 없는 속도로 그의 미간을 향해 날아들었다.
검!
엽현을 향해 날아든 것은 다름 아닌 검이었다.
순간 엽현은 자신도 모르게 헛숨을 들이켰다.
눈앞의 검은 그의 인지 범위를 넘어설 만큼 빨랐던 것이다.
엽현이 어찌할 수도 없는 사이, 검 끝이 그의 미간을 파고들었다.
순간, 엽현은 본능적으로 몸을 뒤틀며 자신의 검을 휘둘렀다.
쉭-!
그가 검을 휘두른 순간, 쇳소리 대신 공기 가르는 소리만 울려 퍼졌다.
그의 미간을 꿰뚫은 검은 이미 사라진 상태.
‘사라졌다!?’
엽현이 두 눈을 가늘게 뜨고는 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분명 검이 박힌 것 같았는데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단 말인가?
엽현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자칫 잘못했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이때 마주의 음성이 들려왔다.
[평범한 은신술이 아니구나. 조심하도록 하거라.]“선생, 놈이 어디쯤 있는지 알 수 있습니까?”
[알고는 있지만, 정말 내가 알려주길 원하느냐?]“…….”
엽현은 잠시 침묵했다.
만약 마주에게 도움을 받기 시작한다면 그 능력에 점점 기대게 될지도 모른다. 마주는 이 점을 경고하고 있던 것이다.
[게다가 내 정체가 드러나게 되면 네게도 좋지 않다.]“어떤 점에서 말입니까?”
[그건 나중에 차차 알게 될 것이다. 어쨌든, 지금부터 나는 폐관에 들어갈 테니, 다시 깨어났을 때까지 부디 살아있길 바란다.]폐관이라니!
엽현은 참지 못하고 씁쓸한 웃음을 흘렸다.
마주의 실력이라면 계옥탑을 탈출했어도 이미 열 번은 탈출했어야 정상이다. 도대체 그는 무슨 사정으로 떠나지 않는 것일까?
엽현은 풀리지 않는 궁금증을 접어둔 채 다시 길을 나섰다.
대략 일각쯤이 흘렀을 때, 엽현이 제자리에 멈춰 섰다. 미간에 공간도칙이 형성된 순간, 그가 갑자기 오른쪽을 향해 몸을 날렸다.
쉭-!
한 줄기 검광이 공간을 찢으며 날아가자, 백 장 밖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림자는 날아드는 검광에 흠칫 놀라면서도 재빨리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렸다.
엽현이 차가운 눈으로 그림자를 응시했다. 겉모습으로 짐작하건대 상대는 여인인 듯했다.
다만 머리에 검은 갓을 눌러 쓴 까닭에 용모는 확인할 길이 없었다.
“현황대세계?”
여인은 엽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은 채, 잔상을 남기며 사라졌다.
여인이 사라진 순간, 엽현 역시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은신술이라면 그 역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던 것이다.
엽현은 더 이상 여인에게 뺏길 시간이 없었다. 지금 그에게 가장 급한 용무는 한시라도 빨리 혼돈우주에 도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 *
혼돈우주.
이때 혼돈우주의 전쟁은 극으로 치닫고 있었다.
현황대세계의 원정군은 신국의 강자들에게 계속해서 압박을 받는 중이었다. 다만 원정군의 실력 역시 보통은 아닌지라, 빠른 시간 안에 전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게다가 원정군 중에도 특출난 자들이 더러 섞여 있었다.
점점 더 격화되는 전장.
방야는 차가운 눈으로 이 장면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목남지, 주아부 그리고 신국의 염도 등이 방야가 출수할 수 없도록 견제했다.
일대일 상황이라면 이 중 누구도 방야의 상대가 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때, 염도가 곁에 있던 상관선아에게 조용히 물었다.
“그들이 출수할 때가 된 것이냐?”
그러자 상관선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잠시 두고 보시지요.”
“그러지.”
바로 이때, 그들 앞에 있던 방야가 갑자기 자리에서 사라졌다.
가장 먼저 날아든 것은 염도의 도였다.
그 뒤를 이어 목남지 등도 줄줄이 출수했다.
콰쾅-!
어두운 성공 중, 환한 빛이 번뜩이더니, 방야가 원래 자리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때의 방야는 다소 난처한 상황이었다. 비록 그의 실력이 혼돈우주 측의 무인들보다 강하긴 하지만, 이들이 연합을 해서 덤비니 그로서도 어쩔 도리가 없던 것이다.
방야가 고개를 돌려 한쪽 방향을 바라보았다. 원군을 요청한 지 한 참이 지났건만 어찌하여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단 말인가?
이 순간, 방야 곁에 웬 노인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변고가 생겼습니다!”
그 말을 들은 방야가 눈을 가늘게 뜨며 상관선아 등을 노려보았다.
“과연… 너희를 너무 얕보았구나…….”
“하하하하!”
바로 이때, 성공 한 켠에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방야가 돌아보자 아무도 없던 공간에 균열이 일더니, 중년인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중년인을 알아본 순간, 방야의 안색이 딱딱하게 굳었다.
중년인은 바로 북경군의 장군, 소별무(蕭別武)였다.
소별무가 방야를 발견하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방 형, 어째 일이 잘 안 되는 모양이오?”
“소별무, 듣자 하니 이쪽으로 진군하던 북경군 일백이 전멸했다던데, 사실인가?”
그 말에 소별무가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소식이 꽤나 빠르시군.”
“내 쪽이나, 네 쪽이나 이대로는 어려운 것 같은데, 잠시 손을 잡겠느냐?”
“좋소. 다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엽현과 신무성이오.”
“엽현? 오유계의 신물을 독차지하겠단 말이냐?”
방야가 다소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하하, 방 형. 그대 원정군의 임무는 다른 우주를 복속시키는 것까지요. 물론 그대라고 오유계의 신물을 탐하지 말란 법은 없소. 하지만 지금은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닌 것 같으니, 일이 다 끝난 후에 이야기하는 게 어떻겠소?”
“동의한다.”
“하하, 그럼 일단 여기 이자들을 맡아주시오. 그리고 나는…….”
말을 하던 중에 소별무가 아래쪽에 있던 안란수를 바라보았다.
“엽현이 돌아왔을 때, 자신의 여인을 택할지 아니면 보물을 지키려 할지 궁금해지는군.”
“그녀는 건들지 않는 게 신상에 좋을 것이오.”
갑작스레 상관선아가 끼어들자, 소별무가 그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게 무슨 소리냐?”
“평소의 엽 성주는 시시덕거리며 철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과 관련된 사람을 건드리면 한 마리 맹수로 돌변하오.”
“맹수? 하하하하! 그거 재밌겠구나. 그가 화를 내면 낼수록 볼거리가 풍성해진다는 것이로군!”
말을 마친 소별무가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때, 아래쪽에서 막 병사 하나를 해결한 안란수가 안색이 변하더니, 황급히 허공을 향해 창을 찔렀다.
콰쾅-!
그 순간, 안란수가 수백 장 뒤로 주르륵 밀려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 앞에 나타난 소별무.
“계집, 실력이 제법이구나!”
소별무가 다시 한번 돌진했다.
콰쾅-!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성공이 크게 흔들렸다.
이에 상관선아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도와줘야 해요!”
안란수는 분명 동 연령대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강자였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도 신경, 아니 그 이상의 경지일지도 모르는 소별무는 매우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상관선아의 외침에 목남지 등이 몸을 날리려 했다. 그러나 이들의 의도는 방야에 의해 곧바로 차단되고 말았다.
그리고 이때였다.
쾅-!
다시 한번 폭발음이 작렬하며 안란수가 튕겨 나갔다.
제자리에 멈춰 선 그녀의 입가에선 어느새 붉은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손등으로 피를 닦아 낸 안란수가 돌연 창을 치켜들고 정면으로 돌진했다.
번개처럼 공간을 가르는 창끝!
허나 소별무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 가볍게 일권을 내질렀다.
쾅-!
가볍게 날아오는 창을 막아낸 소별무. 순간 그가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창을 파고듦과 동시에 안란수의 안면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이에 안란수는 오히려 일보 전진하며 일권을 내질렀다.
눈앞의 중년인과 같은 고수를 상대로 뒷걸음질 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란 걸 알고 있었던 것이다.
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