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675
675화 찾았습니다
상관선아가 대답하자 엽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전 입구로 걸어갔다. 문 앞에서 고개를 든 엽현은 공중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한 중년인과 눈이 마주쳤다.
북경왕.
이번에 온 것은 분신이 아닌 본체였다.
장내 모든 무인들이 일제히 북경왕을 바라볼 때, 북경왕이 엽현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무릎 꿇고 목숨을 구걸하느니 차라리 서서 죽겠다 하지 않았더냐? 걱정하지 말거라. 네가 원하는 대로 해 줄 테니.”
말을 마친 북경왕이 오른손을 들어 천천히 지면을 향해 내리눌렀다. 순간, 기이한 검은 기류가 나타나 혼돈우주 상공을 뒤덮기 시작했다.
검은 기류가 출현한 순간, 혼돈우주에 있던 모든 영기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속도로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 장면을 보자 신국 무인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바로 이때, 한 여인이 갑작스레 성공 중에 모습을 나타냈다.
성공 중에 모습을 드러낸 여인.
여인은 다름 아닌 천도였다.
혼돈우주의 영기가 강탈당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바로 천도였다. 왜냐하면 혼돈우주의 영체인 그녀에게 영기는 그녀를 구성하는 뿌리이기 때문이다.
북경왕을 바라보는 천도의 표정이 점점 흉악하게 일그러졌다.
이때, 사방에서 엄청난 영기가 불어와 그녀에게로 집중됐다.
이런 그녀를 바라보며 북경왕은 가볍게 웃고 있었다.
“나약한 천도 주제에 본왕 앞에서 재롱을 피우려는 것이냐?”
북경왕의 소매가 펄럭인 그 순간!
쾅-!
한 줄기 강대한 힘이 공간을 뚫고 천도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에 천도가 분노하며 쌍장을 방출했다.
콰쾅-!
무수한 영기를 압축한 기운이 북경왕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러나 두 힘이 맞붙은 순간, 천도의 기운은 순식간에 흩어졌고 천도 자신마저 천 장 밖으로 튕겨 나갔다.
북경왕이 천도를 흘끗 쳐다보며 소매를 펄럭였다.
쾅-!
순간, 천도 주변의 공간이 희미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천도의 동공이 잔뜩 확장됐다. 그녀의 실력으로 이 힘에 대항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바로 이때, 그녀 앞에 나타난 엽현이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쉭-!
한 줄기 검광이 번뜩인 순간, 북경왕이 내보낸 힘이 양등분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엽현과 천도는 동시에 천 장 밖으로 튕겨 나가고 말았다.
이 장면을 목격하자, 대전 안에 있던 신국 강자들의 안색이 일순 어두워졌다.
공중에서 북경왕은 엽현을 내려다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네 나이에 본왕의 공격을 한 번이라도 막아낼 수 있는 자는 현황대세계에서도 열 명이 채 되지 않을 것이다.”
“후후, 이렇게 용을 쓰는 걸 보니, 반드시 성공해야 할 이유가 있나 보지?”
엽현의 말에 북경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번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다. 만약 실패하게 되면 우리 북경은 혼돈우주를 빼앗기게 될 테니까.”
“너희 말고 다른 세력들도 혼돈우주를 노리고 있나?”
“그렇다. 이곳은 그들이 지나치기엔 너무나 매력적인 곳이다. 그러나 혼돈우주를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북경이니만큼 우리에게 우선권이 주어진 것이지.”
엽현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여전히 혼돈우주의 영기를 흡수하고 있는 검은 기류가 눈에 들어왔다.
엽현이 천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멈출 방법이 없을까?”
이에 천도가 고개를 저었다.
“나로서는 방법이 없다.”
엽현이 침통한 얼굴을 하고 있을 때, 별안간 아월의 음성이 들려왔다.
[네가 멈출 수 있다.]“뭐, 뭐? 내가 뭘 할 수 있는데?”
공간도칙!
“그게 가능할까?”
[해보면 알겠지.]엽현이 서둘러 공간도칙을 발동했다. 그러자 천지 공간에 균열이 생성됐고, 그러자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던 검은 기류들이 생성된 균열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이를 본 순간, 북경왕의 표정에 변화가 일었다.
“이것은… 공간도칙…….”
“네가 어떻게 공간도칙을 알고 있지?”
엽현의 외침소리에 북경왕이 그를 돌아보았다. 이때 북경왕의 눈빛은 매우 무거워져 있었다.
“오유계의 도칙을 지니고 있을 줄이야. 너에 대해 모두 파악한 줄 알았는데, 내 착각이었구나.”
엽현이 북경왕을 응시한 채, 속으로 소리쳤다.
“아월, 저 남자를 이길 수 있겠어?”
[못 이긴다.]“왜? 너는 위대한 오유계의 도칙이잖아!”
[오유계에서 왔다고 목숨이 두 개라더냐?]“…….”
[네 앞에 있는 자의 실력은 네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강하다. 육층에 있는 자라면 아마 처리할 수 있겠지만, 그는 여전히 잠들어 있는 상태다.]“도대체 왜 아직까지 자고 있는 건데! 이렇게 오래 자는 사람이 어딨어!”
[그러게 말이다. 깨워서 물어보든가.]“…….”
바로 이때, 먼 하늘에서 하얀빛이 나타났다. 이 빛은 마치 유성처럼 빠르게 엽현이 있는 쪽으로 날아들었다.
잠시 후, 하얀빛이 사라지고, 장내에 젊은 남자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십 대 초반 가량으로 보이는 남자는 날렵해 보이는 몸매에 손에는 긴 창을 들고 있었다.
남자의 등장에 북경왕은 고개를 갸우뚱하긴 했지만, 관여할 마음은 없어 보였다.
이내 남자의 시선이 엽현의 얼굴로 향했다.
“엽현?”
“누구?”
남자는 엽현에게 대답하는 대신 북경왕을 향해 깍듯이 예를 차렸다.
“검무문의 왕봉(王峰), 북경왕께 인사 올립니다.”
검무문!
북경왕의 시선이 자신을 왕봉이라 소개한 남자에게 향했다.
“검무문이 규칙을 어기려 하는 것이냐?”
북경왕의 말에 왕봉이 재차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런 뜻이 아니라, 엽현과 겨뤄보기 위해 찾아온 것뿐입니다.”
엽현과 대결을 원한다?
“확실히 그것뿐이더냐?”
“그것뿐입니다.”
왕봉의 대답에 북경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하거라.”
“감사합니다, 북경왕!”
다시 가볍게 예를 차린 왕봉은 다시 엽현을 향해 돌아섰다.
“한 수 배워 볼까?”
음성이 떨어짐과 동시에 남자가 다짜고짜 지면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순간, 그의 창이 마치 벼락처럼 엽현을 향해 떨어졌다.
엽현은 방심하지 않고 순식간에 대지지력을 흡수한 후, 일검을 휘둘렀다.
어떠한 기교도 없는 평범한 검이었다.
쾅-!
커다란 충격과 함께 왕봉의 신형이 수백 장 뒤로 밀려났다. 엽현 역시 백 장 뒤로 뒷걸음질 쳤다.
이때 왕봉의 손바닥은 크게 갈라져 있었다. 이를 본 왕봉이 고개를 들어 엽현이 들고 있던 천주검을 바라보았다.
“역시 대단한 검이군.”
“검 때문에 밀렸다는 헛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겠지?”
“그 검은 원래부터 검무문 조사의 애병이었다.”
“이걸 어쩌나. 지금은 내 것인데.”
“엽현… 네가 혼돈우주 제일의 검수라는 것은 현황대세계에서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설마 한 자루 검에 의지해 그 자리를 차지한 건 아니겠지?”
이에 엽현이 웃으며 대꾸했다.
“지금 네 경지가 무엇인가?”
“신경 끝자락이다.”
“그렇군.”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무상지경에 지나지 않는다. 경지로 치면 너보다 몇 단계는 아래에 있지. 이렇게 하자. 이 검을 쓰지 않을 테니, 너도 무상지경으로 경지를 낮춰라. 할 텐가?”
순간, 왕봉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말도 안 돼! 어떻게 고작 무상지경일 수가 있느냐!”
“못 믿겠으면, 저기 있는 북경왕한테 물어보든가.”
왕봉이 북경왕을 쳐다보자, 북경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엽현의 경지는 무상지경이다.”
그 말을 듣자 왕봉의 표정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하하, 자 나는 천주검을 사용하지 않고, 너는 경지를 낮춘다. 이러면 누구도 손해 보지 않고 싸울 수 있다!”
“…….”
“왜, 여전히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말을 마친 순간, 엽현이 공중으로 솟구쳤다.
쉭-!
장중, 한 줄기 검광이 공간을 가르며 떨어졌다.
이를 본 왕봉이 안색이 변하더니, 들고 있던 창으로 정면을 찔렀다.
쾅-!
강대한 기운이 창끝을 통해 방출 됐지만, 엽현의 검 앞에 눈 녹듯 사라졌다. 엽현의 검은 이에 그치지 않고 순식간에 왕봉의 팔 한쪽마저 잘라냈다.
크게 놀란 왕봉이 황급히 천 장 밖으로 물러났다.
엽현은 추격하는 대신 왕봉을 향해 소리쳤다.
“도망이나 치는 겁쟁이에게는 관심 없다. 썩 꺼져라!”
안색이 흙빛으로 변해버린 왕봉.
이때, 왕봉이 대꾸했다.
“엽현, 용기가 있으면 그 검을 놓고 정정당당하게 싸워 보자!”
“그러니까, 네가 나와 경지를 맞추면 그렇게 한다니까?”
“…….”
왕봉이 대답이 없자 엽현이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런, 이런… 말은 정정당당을 외치면서 행동은 그렇지가 않군. 어쩌면 이렇게 뻔뻔할 수가 있지?”
왕봉이 무어라 대꾸하려 할 때, 한쪽에 있던 북경왕이 그의 말을 가로막았다.
“계속해서 검무문의 이름에 먹칠할 생각인가?”
“하, 하지만 북경왕…….”
“너로는 가망이 없다. 가서 검무문 젊은 무인 중 가장 강한 자를 데려오너라. 그러면 혹시 해볼 만 할지도 모르지.”
“…….”
잠시 침묵하던 왕봉이 엽현을 향해 거칠게 외쳤다.
“나는 절대 너에게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러니…….”
바로 이때, 엽현이 잔상을 남기며 달려들었다. 순간, 검이 아닌 엽현의 주먹이 왕봉을 향해 날아왔다.
장권!
장권이 방출된 순간, 반경 만 장의 공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엽현의 주먹에 담긴 거대한 힘을 본 순간, 왕봉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할 수 없이 전력을 다해 들고 있던 창을 찔러 넣었다.
콰쾅-!
커다란 폭음이 천지를 뒤덮음과 동시에, 왕봉의 육신이 쩍 갈라지며 튕겨 나갔다.
왕봉이 수백 장 밖에 멈춰 섰을 때, 그의 육신은 이미 사라졌었고, 영혼체만 달랑 남아있을 뿐이었다.
불신 가득한 눈으로 엽현을 바라보는 왕봉.
“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권기인가…….”
“장권이라 한다. 내가 직접 창안한 기술이지.”
엽현의 말을 듣자 왕봉의 표정이 흉흉하게 일그러졌다.
“거짓말! 이런 극강의 권기를 네가 무슨 수로 만들 수 있단 말이냐!”
“왜냐하면 나는 하늘이 내린 천재니까.”
엽현이 무덤덤하게 대꾸하자 왕봉의 눈에서 살기가 돋았다.
“엽현… 방자한 것도 정도가 있다. 우리 검무문이 제대로 나서면 너 정도는…….”
왕봉이 말을 마치기 전, 검광이 장내에 번뜩였다.
눈 깜짝할 사이, 엽현의 진혼검이 왕봉의 미간에 박혔다.
왕봉이 눈을 부릅뜨며 몸을 움직여 보려 했지만, 그의 영혼은 서서히 희미해지더니, 잠시 후 완전히 사라졌다.
이를 보고 있던 북경왕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죽을 때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는군.”
“후후, 현황대세계 젊은 무인들은 모두 이렇게 머리가 비었나?”
엽현의 비아냥거림에 북경왕이 대꾸하려 할 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의 정면에서 흘러나왔다.
“그녀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그래?”
순간, 북경왕의 두 눈이 가늘어졌다.
“이곳으로 유인해라. 오지 않을 시 엽현의 목숨은 없다는 말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