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Sword Alone RAW novel - Chapter 762
762화 강자들의 총집합
엽현은 안도감과 함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교천아가 한 편이 된 것은 다행인 일이었다. 그녀와 같이 지혜로운 여인이 신전에 남아 있었더라면 꽤나 골치 아팠을 테니까.
사실 적이었을 때의 교천아는 매우 껄끄러운 존재였다.
“교천아, 그럼 경매 건은 네가 맡아서 처리하면 안 되겠나?”
“그러지. 다만 경매장소를 새롭게 선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천강성에서 했다가 의외의 사건이라도 벌어지면 성 안의 사람들이 무사하지 못할 테니까.”
“그럼 어디가 좋을까?”
교천아가 하늘을 바라보았다.
“성공.”
“음… 그렇게 하지.”
“그럼 나는 가서 준비하도록 하겠다.”
교천아는 곧 엽현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엽현이 성공을 바라보자 여전히 옥련과 원소도의 전투가 진행 중이었다.
아직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대략 반 시진이 지난 후, 옥련이 엽현 곁에 나타났다. 그와 동시에 원소도 역시 두 사람의 정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놀랍군!”
원소도의 말에 옥련이 웃으며 물었다.
“뭐가 놀라운가?”
원소도가 엽현을 흘끗 바라보았다.
“어째서 네 배후는 하나같이 이리도 강한 것이냐?”
“…….”
듣고 있던 옥련이 하하 웃으며 말했다.
“사실 이 녀석의 뒤를 봐 주는 자들이 많긴 하지. 게다가 네가 알고 있는 자들은 일부분에 불과하다.”
“…그런가?”
원소도가 미간을 찌푸리고 있을 때, 엽현이 황망히 옥련에게 말했다.
“정말로 제게 배후가 더 있습니까? 그들은 어디 있습니까? 빨리 와서 저 좀 도와주게 해 주십시오!”
“녀석, 거짓말이었다. 후후.”
“…….”
이때 엽현이 원소도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원소도.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이 오유계의 신물을 가지고 있을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 어울리는 주인을 찾아 주기로 결심했다. 며칠 후, 경매에 신물을 내놓을 예정이니 원한다면 참여해도 좋다.”
엽현의 말을 들은 옥련이 처음에는 멍하니 있다가 문득 웃음을 터트렸다.
반면 원소도는 엽현을 향해 날카로운 눈빛을 내비쳤다.
“제법, 잔머리를 굴리는구나.”
“왜 그런 말을 하지? 이건 다 우리를 위한 일이다. 생각해 봐라, 만약 지금처럼 신물을 놓고 싸운다면 무수히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인데, 이게 과연 옳은 일일까? 차라리 평화적인 방법으로 신물의 주인을 결정한다면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 될 거다. 아무튼 그날 다 같이 모여서 차도 한잔하고, 어? 무도에 대해 토론도 좀 하고, 어? 그리고 또…….”
“허튼소리만 하는 네 주둥이를 어떻게 찢어 놓을지도 이야기해야겠지.”
그 말에 엽현이 인상을 구겼다.
“원소도, 말조심하거라. 강자로서의 품위는 다 어디 간 것이냐?”
“흥! 정말 신물을 내놓을 생각은 있는 게냐?”
“물론이지! 내 모습을 봐라. 신물을 소유한 후로 이리저리 치이면서 하루도 마음 편히 산 적이 없었다. 게다가 적들은 계속해서 강해지지……. 어쨌든, 이번 경매에서 주인이 결정되면 깨끗하게 포기할 것이다. 그러니 너도 참가를…….”
“시끄럽다!”
호통을 친 원소도가 돌연 웃으며 말했다.
“엽현, 정말로 저 노괴들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 생각하는 게냐? 잘 들어라. 저들이 지금 나타나지 않는 건 네게는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일단 모두가 정체를 드러내는 순간 너는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저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네 의도 정도는 쉽게 꿰뚫어 볼 수 있단 말이다.”
“아, 무슨 소리 하는지 모르겠네. 나는 진심으로 탑을 포기하고 싶을 뿐인데.”
그 말에 원소도가 눈을 가늘게 뜨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만약 엽현이 술수를 부리려 한다면 죽어도 곱게 죽진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신물을 노리는 강자들이 바보가 아닌 만큼 엽현에게 쉽게 속아 넘어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엽현이 정말로 신물을 포기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렇게 되면 신물을 노리는 자들은 엽현을 적으로 생각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 쪽으로 포섭하고자 할 것이다.
이익이 충돌하지만 않는다면 엽현은 매우 매력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것은 신전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신전과 엽현은 이미 불구지천의 원수가 되었다는 사실.
생각을 정리한 원소도가 엽현을 보며 말했다.
“네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길 바란다. 그럼, 경매 때 보도록 하지.”
이 말을 끝으로 원소도는 사라졌다.
“정말 포기할 셈인 게냐?”
원소도가 떠난 후, 옥련이 물었다.
“혹시 누님 혼자서 저들을 다 쓸어버릴 순 없습니까?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저들과 타협하지 않아도 될 텐데 말입니다.”
“후후, 내게 그런 능력이 어디 있느냐.”
“후…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너처럼 약은 놈이 그렇게 순순히 탑을 내놓을 리 없지. 다만 한 가지 명심하거라. 상대 역시 멍청하지만은 않다는 걸.”
엽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됐다.”
옥련이 다시 먼 성공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나는 이곳에 오래 남아 있지 못한다. 이 일이 끝나고 나면 아마 떠나야 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모든 걸 네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
“어딜 가십니까?”
“훗… 매우 멀리 떨어진 곳이지……. 아무쪼록 이번 계획이 성공하길 바란다.”
엽현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만약 이번 계획이 틀어지게 된다면 신전뿐 아니라, 무수한 세력을 적으로 삼게 될 것이다.
두 사람은 곧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얼마 후, 모두의 이목을 끌만한 엄청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경매!
엽현이 오유계의 신물을 경매에 부친다!
이 소식은 현황대세계는 물론 사유계 전체를 들끓게 만들었다.
오유계의 신물, 정말 엽현이 이를 포기한단 말인가!?
* * *
장봉성.
이 소식을 막 전해 들은 모소창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역시 재밌는 놈이구나!”
자리에서 일어난 모소창은 대전 밖으로 나가 현황대세계를 향해 섰다.
“현황대세계로 간다.”
이때,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음성이 흘러나온다.
“성주, 정말 경매에 참여하실 생각이십니까?”
“이런 재미난 볼거리를 어찌 놓칠 수 있단 말인가? 출발!”
음성과 동시에 자리에서 사라진 모소창.
잠시 후, 한 무리의 그림자가 은밀하게 성문을 빠져나갔다.
장봉성 뿐만 아니라, 사유계의 내로라하는 강자들은 모두 현황대세계를 향하고 있었다.
오유계의 신물!
도대체 어떤 물건이기에 사유계 전체를 뒤흔드는 것일까?
어떤 이들은 신물을 얻는 것 자체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그저 호기심에 이동을 하는 자들도 있었다.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오유계의 물건을 볼 수 있겠는가?
열기가 뜨거워짐과 함께 천강성에도 처음 보는 얼굴들이 나타나 혼란을 야기했다. 하지만 그들 중 몇몇의 목이 성문 밖에 내걸리자, 성은 다시 잠잠해졌다.
* * *
북경 근처의 어느 고산.
산봉우리에 엽현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고, 그의 앞에는 세 자루 검이 놓여 있다.
전부 등봉경 급의 신검.
이 검들은 상관선아와 강구가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서 구해 온 검이었다.
상대는 원래 팔 마음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여인이 생명수를 꺼내 놓자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바꿨다고 했다.
세 자루 검!
엽현은 곧 세 자루 중 하나를 들고 거침없이 흡수하기 시작했다.
탁 트인 곳이었지만, 엽현은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누구도 함부로 자신을 공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엽현을 죽이고 계옥탑을 빼앗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을 테지만, 문제는 그다음이다.
계옥탑을 손에 넣은 자는 사유계 전체의 공적이 되어 비참한 말로를 맞게 될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게다가 사실 엽현의 실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도 않았다. 만약 엽현을 처리하다가 부상이라도 입게 되면 그건 남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이유로 누구도 감히 먼저 출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는 전적으로 엽현에 달려 있다.
계옥탑을 쥐고 있는 자는 결국 엽현이니까.
산 정상, 미친 듯이 검의 기운을 흡수하는 엽현.
게다가 그 곁에는 생명수까지 놓여 있었다.
이 두 가지 힘이 흡수됨에 따라, 엽현이 흘리는 기운도 점점 강대해졌다.
* * *
한편, 어느 허름한 방 안, 한 소녀가 무언가를 손으로 주무르고 있다.
이 소녀는 다름 아닌 소령이었다.
이때 소령은 이미 계옥탑에서 빠져나와 천강성의 한 가옥으로 이사를 마친 상태였다.
내 집 마련의 꿈!
사실 처음에는 다소 긴장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편안해졌다.
지금의 인간은 예전만큼 무서운 존재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는 물론 그녀의 실력이 강해졌기 때문도 있지만, 천강성 내에서 감히 엽현의 친구를 건드리려는 자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단약을 제조하거나 영과를 심지 않고, 성 안을 미친 듯이 싸돌아다니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다.
소령 외에도, 엽현은 탑 안에 있는 모든 물건과 인물들을 이미 밖으로 내보낸 상태였다.
경매를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한편, 천강성 안은 매일 같이 몰려드는 강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때문에 천강성에 터를 잡고 있던 원래 세력들은 성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한편, 천강성의 대전 안.
강구와 상관선아가 분주하게 서류를 뒤적이고 있다.
최근 들어 사유계에서 가장 정신이 없는 사람을 꼽으라면 바로 이 두 여인일 것이다. 왜냐하면 성 안에 들어온 세력들을 정리하고 분석하여, 누가 적이 되고 누가 아군이 될지 미리 구분해야 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성의 치안 유지를 위해 어떤 식으로 병력을 구성해야 하는지 역시 두 여인이 신경 써야 할 부분이었다.
다행히도 당장은 옥련과 관군, 그리고 교천아가 버티고 있기에, 아직까지 큰 소요는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옥련.
그녀의 존재로 인해, 성 안에 들어온 강자들이 함부로 신식을 펼쳐 성을 탐색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바로 이때, 서류를 검토하던 상관선아가 문득 대전 바깥을 바라보았다.
“드디어 내일이군요.”
“음… 그렇군.”
“사실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
그 말에 강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지금 마음이 편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성 안에 들어온 무인 중 마구잡이로 한 명만 뽑아도, 능히 천강성을 가루로 만들어버릴 능력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천강성 안에는 신전에서 보낸 신도 한 명 있지 않은가.
그야말로 폭풍전야.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감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전 안, 두 여인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가 점점 짙어져 갔다.
한편, 이 시각 엽현의 기운은 끊임없이 강해지고 있었고, 그가 위치한 산봉우리 주변의 공간은 마치 풍랑이 일 듯 끊임없이 일렁였다.
시간이 흘러 달빛이 머리 꼭대기에서 그를 비출 때, 돌연 한 줄기 강대한 기운이 엽현의 몸 안에서 굽이쳐 흘러나왔다.
쾅-!
순간 엽현을 둘러싼 무수한 산봉우리들이 지진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크게 흔들린다.
그리고 마침내 그가 눈을 뜬 순간, 그의 눈동자에서 두 줄기 검광이 뇌전처럼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