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dinary Art Factor RAW novel - Chapter 14_2
그럼 그냥 얻어 걸린 건가?
낚시하는데 월척이 주둥이가 아닌 옆 지느러미에 바늘이 걸려 올라오는 현상, 뭐 이런 거?
그래도 그게 어딘가?
우연인지, 능력인지, 행운인지는 몰라도 노력하는 자만이 그 능력을 가지는 거다.
많은 이벤트를 보여준 옥수역 3등급 기갑 던전 리젠 클리어를 마치고 하루를 더 쉰 뒤 제주로 내려왔다.
이게 도대체 얼마 만에 집에 들어가는 거냐!
프랑스 파리 1등급 바이오 던전을 거쳐, 스위스 1등급 던전과 서울 영등포역 4등급, 태백산 1등급, 서울시청 3등급, 옥수역 3등급 던전을 빙글빙글 돌다보니, 근 한 달간 외국에 있거나 육지에 있었다.
뭐 중간에 와이프가 몇 번 전화 오기는 했지만, 던전에 들어가 있던 시간이 더 많으니 할 수 없는 일이고.
그래도 이렇게 간만에 집에 들어가 깜짝 놀라게 해줄… 응? 뭔가 분위기가 이상한데?
제주로 내려와 조용히, 조심스럽게,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집으로 들어가려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지속적으로 내 뒤통수를 간지럽힌다.
뭐지? 이 느낌은?
뭘까? 이 알 수 없는 간지러움은?
현관문 락에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휑.하.다.
그냥 말 그대로 휑하다.
집 내부의 가구들과 가전제품 등은 그대로 있지만, 사람의 인기척이라고는 한 톨도 없는 그런 느낌?
먼 해외여행을 갔다가 근 6개월 만에 집에 들어오면 나는 그런 냄새?
뭐지?
내가 뭘 놓치고 있는 거지?
난 얼른 핸드폰을 꺼내… 음, 배터리가 없어 핸드폰이 켜지질 않는다.
일단 충전부터 하고.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두고, 냉장고 문을 열어… 뭔 놈의 김치 냄새가 이렇게 진동하는 건데!
됐다. 냉장고에서 김치 냄새 나는 건 자연스러운 거다.
일단 음료수 칸에 있는 캔맥주를 하나 집어 들고 벌컥벌컥 들이키다, 냉장고 문 앞에 달린 묘한 포스트잇이 눈에 들어왔다.
응? 뭐, 뭐라고?
포스트잇에 와이프가 써 놓은 조그만 글씨가 내 뒤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친다. 거기엔,
‘자기하고 연락이 안되네? 제주 내려와서 이걸 보면, 전화 줘. 우리 먼저 새 집 들어간다~. 사랑해~.’
에~, 그러니까, 이 포스트잇에 써져 있는 문구의 뜻은… 크으으음.
캔맥주를 싱크대에 던진 후 얼마 충전되지 않은 핸드폰을 켜, 와이프에게 전화했다.
신호가 가는 찰나의 시간조차, 왠지 가슴에 알수 없는… 응? 전화도 안받네?
“… 하… 내가 인생을 헛살았어….”
난 조용히,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충전기 잭에 핸드폰 엉덩이를 끼워 넣었다.
일단 와이프와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는 알아냈고, 그냥 내가 택시를 잡아타고 그리로 가면… 자, 잠시!
지금 이곳엔 아무도 없다.
그리고 누가 들어올 일도 없고, 찾아올 사람도 없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난 내 방으로 가서 PC를 킨 후 G 드라이브 속에 깊숙이 숨겨진 폴더를 더블 클릭했다.
그리고는 스피커의 전원을 키고 조심스럽게 볼륨을 높여갔다.
혼자서,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탐닉하는 야구 동영상.
난 지금 핸드폰 배터리가 충전되기를 기다리는 나이 40의 젊은 아저씨일 뿐이다. 크으음. 좋다.
야구 동영상을 종류별로, 국가별로, 인원 수 별로 다시 한 번 폴더에 정리하고, 내 피를 뜨겁게 만들지 못하는 아쉬운 타자들과 안녕을 고한 후 현자 타임이 찾아오자, 긴 한숨과 함께 와이프에게 전화를 걸어 제주공항에 이제 도착했다고 알렸다.
그리도 내 전화가 반가운건지, 뭔지는 모르지만 어수선한 소음에 일찍 전화를 끊고 집을 나와 택시를 타고 새 집으로 향했다.
중간중간에, 시간이 날 때마다 공사 현장을 찾아 구경하기는 몇 번 했지만, 실내 인테리어나 나머지 부분은 모두 와이프에게 위임한 상태.
뭐 양쪽 건물, 부모님과 장인어른 집은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고, 카드를 건네줬으니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거고… 그럼 처제하고 처남, 지금까지 연락 한번 제대로 하지 않은 쓸모없는, 재수탱이 없는 남동생만 챙기면 끝나는 건가?
아, 아니지. 삼촌들과 숙모들도 은근히 바라는 눈치이긴 한데.
주변의 땅을 더 구입해서 건물을 더 올려?
한득과 길수, 지혜와 미혜, 최은지와 김은희까지 주변의 땅을 시세와 상관없이 무조건 사들이던데, 여유 공간이 있으려나?
이런 저런 고민이 채 이어지기도 전에 택시가 새 집 앞에 도착… 응? 이건 뭐냐? 왠 현수막?
한사코 택시비를 안 받겠다는 기사분에게 대충 사인 한 장 해주고, 3m에 달하는 외벽 정문에 다가가는데… 경 세계 최고 각성자 한지원님 집뜰이 축! 란 문구가 날 존나 쪽팔리게 만든다.
그래도 근 한 달 이상 신경 쓰지 못 한, 어떻게 인테리어 했는지 궁금한, 내 새로운 보금자리이기에, 약간 벌게진, 가슴이 쿵쿵 뛰는 상태로 정문을 지나치자, 수백 명의 사람들이 집 앞마당 잔디 밭 위에서 술과 음식을… 음, 호텔 출장 뷔페도 불렀군.
응? 오성급 호텔인데? 한라호텔?
거기서도 출장 뷔페 해?
얼씨구? 저분은 각성자제주지부장?
어? 도지사는 왜 왔는데?
여긴 내 집이라고!
내가 피와 땀으로 번 돈으로 지은 예쁘고, 소박… 하지는 않은 내 새로운 보금자리!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는데, 누가 날 알아보고 이쪽으로 뛰어온다.
“아빠~.”
역시 날 가장 반기는 이는….
“자기야~.”
“아들!”
“한 서방!”
“고모부!”
“이모부!”
“지원아~.”
“지원 길드장님!”
전부다?
왜 날 이리도… 커억!
이 놈의 새끼들이.
지금 나하고 육탄돌격 놀이 하자는 거냐!
달려드는 아들을 덥석 안아 들고, 육탄돌격 하는 조카들을 향해 쪼그리고 앉아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다가와서 안기는 와이프 등을 쓰다듬어 주고, 부모님과 장인어른에게 인사를 하는데,
[띠링! 온 가족이 새 집으로 이사한 것에 대해 대단히 기뻐하고 있습니다. 축적된 가용률로 레벨 1 상승합니다. 개인 능력치 10이 부여됩니다.] [띠링! 레벨 100을 달성 하였습니다. 최소 기준을 최초로 통과 하였습니다. 새로운 던전을 부여합니다.] [띠링! 이데아와 커넥트 되었습니다. 던전을 활성화 합니다.] [띠링! 현재 활성화 던전에 대한 마력이…]각성한 이후 처음으로 몇 개의 알림이 한꺼번에 울린다.
내게서 떨어지기 싫어하는 아들을 와이프에게 맡기고, 부모님과 장인, 장모, 친인척분들에게 대충 인사하고, 어디서 배워왔는지 모를 조카들에게 셀카를 몇 장 찍어주고, 각성자 협회 제주지부장과 도지사, 한라호텔 총괄지배인 등의 인사들을 모조리 무시한 뒤 새 집으로 들어가 지하 1층으로 향했다.
지금 새 집 구경이나 집들이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각성한 이후 처음으로 울린 다중의 알림.
각성자 능력치 레벨 100으로 올라가며, 뭔가 다른, 이상한, 이해할 수 없는 알림이 수차례나 울렸기 때문이다.
현관 옆 계단을 이용해 지하 1층으로 내려가 도어락 문을 열고, 불을 밝혔다.
깔끔하게 인테리어 된 넓은 공간.
원래 여기는 내 전용 서재를 가장한 PC방처럼 꾸며질 공간이고, 저쪽 벽에는 지하 2층으로 내려가는 비밀 문을 설치했지만, 지금은 그런 것조차 사소한 일이 되어 버렸다.
한쪽 구석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순차적으로 울린 알림 내용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일단, 예전 처음 각성할 때부터 일상생활에서 레벨업이나 능력치 상승이 곧잘 이루어졌으니, 반년 이상 진행해 온 이번 일 때문에 레벨업 됐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
물론 중간에 낚시, 요리, 청소 등을 해서 올리는 능력치 상승보다, 던전 클리어 시 맞는 스펠 쇼크웨이브가 레벨업에 더 큰 영향을 주기에, 가능하면 던전 클리어를 진행했던 건데… 그게 지금까지 쭉 이어져 온 거다.
됐다.
일단 레벨업이 이루어졌으니 나머지는 생각지 말고, 하나씩 되짚어 보자.
처음에 울린 알림은 축적된 가용률에 따른 레벨 상승.
99레벨에서 1단계 레벨업을 했으니 레벨 100이 된 거고 개인 능력치 10 부여.
이건 이상하지 않다. 지금까지 레벨업할 때마다 울린 똑같은 내용이니까.
그런데 그 다음부터 울린 다중의 알림이 문제다.
두 번째가 레벨 100을 달성 했다는 말과 함께 최소 기준을 최초로 통과 했다고 했고, 새로운 던전을 부여한다고 했었지?
레벨 100은 당연한 거고, 최소 기준과 최초는?
내가 어떤 기준점을 최초로 통과 했다는 말인가?
그리고 새로운 던전?
“… 일단 패스.”
이건 일단 접어두고, 세 번째.
이데아와 커넥트? 던전을 활성화 한다고?
“… 이것도 패스.”
이것도 접어두자. 네 번째.
현재 활성화 던전에 대한 마력이….
“… 패스. 이거 다음이 뭐였더라?”
음, 왜 기억이 안 나지?
몇 개의 알림이 더 있었던 것 같았는데. 이걸로 끝이었나?
그래. 이게 마지막이라면, 지금까지 울린 알림의 내용을 총괄적으로 묶어서 생각해 보자.
“…….”
음… 그러니까… 결국은… 에~ 또… 크으음.
난 자리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은 1층으로 올라가 볼펜과 메모지를 들고 다시 지하로 내려왔다.
그리고 적기 시작했다.
사람은 역시 대가리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뭔가 종이에 적고, 생각나는 단어들을 쭉~ 써 놓아야 답이 나오는 거다.
2차 방정식이든, 3차 방정식이든지 간에 풀이과정이 있어야, 내가 모르는 유레카가 옆에서 형님, 나 여기 있소 하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에.
일단 적자. 적어서 남 주는 거 아니다.
난 메모지에 알림의 내용을 나름대로, 신중하게, 열심히 머리를 굴려 정리하기 시작했다.
1. 레벨 100 달성함.
2. 어떤 테스트 또는 시험을 내가 최초로 통과함(아마도 내가 레벨 100 달성한 게 여기에 해당하는 것 같음).
3. 2번의 현상으로 무슨 새로운 던전이 생겨버림(종류 모름. 확인 필요).
4. 새로운 던전의 출현으로 이데아와 연결되고, 던전이 활성화되며 마력을 부여함(여기서 이데아는 혹시 예전의 그 이데아인가? 어차피 확인 못 함. 던전에 들어가 보면 가능하려나?).
아들의 받아쓰기 노트 몇 장이 구겨져서야 간단한 정리를 할 수 있었다.
일단 정리는 끝냈으니, 이제는 이걸 확인해야 하는데… 아! 그전에,
“상태창!”
[띠링! 본인의 상태를 확인합니다.] [아트팩터/전사: 한지원(Lv-100)국적/소속: 대한민국/지원 길드, 나이: 40, 신장/체중: 182cm/76kg,
민첩: 133, 지구력: 146, 힘: 137, 체력: 138, 지능: 136, 행운: 144, 인챈트: 124,
인벤토리: 22/22
(줄럿(방어+공격 200%, 1,160), 어둠의 암살자(94), 토르칸(600), 타락한 전사(10), 드란(101), 발업 저굴링(공격 100%, 388), 히드라(300), 와이번(300), 울트라(300), 마법 지렁이(100), 미네랄(5.895kg), 물(2.0L 98개), 콜라(1.5L 7개), 팝콘(라지 5통), 참치 통조림(1,000개), 스팸 통조림(997개), 햇반(큰 용기 998개), 배추김치(19.8kg), 감자(20.2kg), 생닭(19마리), 돼지고기(오겹살 9.7kg), 고추장(9.2kg))
건물: 11
(포스, 배터리, 게이트웨이, 드라칸 코어, 가스채광소, 발업 코어, 랜드 코어, 스타게이트,
블랙 코어, 라이트 코어, 랜드 스포 코어),
수정체: 0/1,000, 개인 보유 능력치: 10, 소환 대상 능력치: 15,001(프롤브),
보유 아트팩트:
미네랄 조각(흡수): 3,660, 가스 조각(흡수): 3,660, 이데아 주머니(흡수): 4, 이데아 송곳(흡수): 2]
역시 레벨은 100이 되었고, 인벤토리는 항상 꽉 채워져 있어야… 음… 크으음. 크음.
왜?
아무리 각성자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던전에서 오랜 시간 동안 지내다 보면, 집 밥이 그리운 법이지.
식량이라고 읽고, 배고파서 먹는 그런 음식 말고, 진짜로 제대로 된 음식을 먹고 싶었다고!
물론 다른 이들은 인벤토리 공간이 모자라, 이따위 짓은 나밖에 하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여유 공간이 있으니 넣어둔 것뿐이야. 오해하지 말라고!
응? 왜 개수가 딱딱 1,000개로 떨어지지 않냐고?
어허~ 알 만한 사람들이 왜 그래?
모든 일은 항상 테스트를 해봐야지. 그래야 나중에 변수가 생기더라도 대처를 잘 할 거 아냐.
맞지? 크큼.
여하튼, 수정체는 990개에서 천개로 늘어났고, 개인 보유 능력치 10개 받았고, 소환 대상 능력치도 꽤 늘어났군.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레벨 100으로 올라가며 울린 알림 내용에 대한 특이사항은 전혀 없다. 음….
누구에게 물어봐야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조금이라도… 아! 사라!
“사라!”
“… 네.”
하얀 빛이 내 서재를 겸한 PC방으로 탈바꿈될 지하 1층에 가득 퍼진다.
사라가 내 옆에 현신하자, 레벨업에 따른 황당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뭐 좀 물어볼게. 내가 이번에 새 집으로 이사하면서, 지금까지 정체되어 있던 레벨이 99에서 100으로 업 되었는데….”
“알고 있어요. 드디어 자격을 갖추셨네요.”
“… 알고 있었어? 어떻게… 아니다. 어차피 나에게 종속된 존재니까, 알고 있겠지. 근데, 무슨 자격?”
“그 곳에 드나들 수 있는 자격요.”
“그 곳? 그곳이라면 혹시 이데아?”
“네.”
“… 저번에 니가 말한 그 이데아는 아니겠지?”
“아니요. 그곳이 맞아요.”
“…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근데 내가 굳이 거길 가야해? 안 가면 그만이잖아.”
맞다.
알림에서 아무리 어쩌고저쩌고 떠들어봐야 말짱 도루묵이다.
내가 안가면 그만.
어디와 커넥트가 되던 말던, 새로운 던전이 생기든지 말든지, 활성화가 되든지 간에 내가 그쪽으로는 오줌도 안 싸면 그만인….
“가야해요.”
“… 왜?”
“절 찾아 주셔야 하잖아요?”
“… 내가 왜?”
“그 분이 선택했으니까요.”
“미친! 그 년이 날 선택했다고 내가 널 꼭 찾아 줘야해? 강제사항이야? 내가 로봇도 아니고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야 해? 지금 나보고 죽으라면 죽고, 먹으라면 먹고, 싸라면 싸는 그런 개새끼가 되라고? 앙?”
뭔 어처구니없는 개소리인데?
내가 왜 위험을 무릅쓰고 새로운 던전에 들어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험난한 여정에 몸을 던져야 하는 건데?
싫다고! 난 싫다니까!
레벨업 안하고 그냥 이대로, 현 상황을 즐기면서, 인생 막 살면서, 가늘고 길게 살다가 뒤지면 안될까?
격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고, 온 몸으로 거절의 의사를 확연하게 피력(披瀝)함에도 불구하고, 사라는 덤덤한 눈빛으로 가증스러운 말을 한다.
“아무리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운명은 피할 수 없어요. 결국은 그곳으로 가게 될 거고, 절 찾게 될 거예요… 그럼 이만.”
“어이, 왜 말을 하다 말고… 야, 사라! 사라 마틸다!”
자신의 말만 내뱉고 사라지는 쓸모없는 내 스킬, 사라 마틸다.
니가 ARS 자동 응답 멘트야?
왜 내 얘기는 듣지도 않고 니 맘대로 사라지는 건데!
하, 이럴 거면 차라리 물어보지도 않는 건데.
괜히 궁금하다고 벌집을 건드려서는… 피똥 싸게 생겼네. 씨팔!
2주일 후.
대충 이사가 마무리 되었다.
아니 처음부터 이사할 이유 자체가 없었다고 보는 게 맞는 말이다.
가구류와 가전제품 모두가 최신의 사양으로 전부 다 새로 구매했고, 예전에 없던 것들과 필요한 것들은 그때그때마다 새롭게 구매했으니까.
그나마 예전 집에서 가지고 온 건 몇 벌의 옷가지와 와이프 화장품, 아들이 아끼던 장난감 정도?
지하 1층, 지상 3층의 우리 집.
비밀의 공간이 있는 지하 1층은 입구에서부터 도어락으로 잠겨 있어, 내가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이상 나만 들어올 수 있다. 물론 층마다 키폰이 설치되어 있으니 어디에 있든지 간에 의사소통은 문제없고.
1층은 거대한 거실과 식당, 침실, 드레스 룸, 아들방과 욕실, 화장실 두 곳, 찜질방으로 구성되어 있고, 2층은 3D 전용 영화 감상실과 아들의 놀이방, 장난감 방, 공부방, 화장실 그리고 3층은 손님방 두 곳, 헬스장, 샤워실, 화장실로 구성되었고, 옥상은 테라스와 조그만 정원이다.
내 공간은 어디에 있냐고?
여기 있잖아. 지하 1층!
화장실과 샤워실, IDC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을 넓게 튼 후 3D 게임장처럼 꾸몄다.
최신형 카 레이싱 게임부터 각종의 비행 모듈 시스템과 최신의 PC를 설치하고, 지원재단 및 지원 길드 홈페이지 서버를 운영을 위한 IDC(Internet Data Center) 공간을 만들고, 전용 회선을 끌어와 각종의 스위치와 UPS, 방화벽, 항온항습기 등을 설치한 후 운영 서버 이중화와 물리적 DB 분리, 여분의 렉을 설치하여, 존나게 뭔가 있어 보이는 공간을 꾸몄다.
당연히 서버에서 발생하는 팬 소음과 CPU 온도의 문제를 위해 IDC 공간을 별도로 분리하여 공사를 진행했고, UPS 공간을 지나 변전실 뒤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면, 내 비밀공간인 지하 2층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지하 2층엔 뭐가 있냐고?
물어보지 마라. 비밀이다. 크큼.
나, 나중에, 먼 미래에 알려주도록 하지. 크으으음!
여하튼, 새 집 구조는 대충 이렇고 좌, 우에도 같은 외양의 비슷한 구조를 가진 부모님 집과 장인어른, 장모님 건물이 있다.
그리고 집 앞에는 거대한 잔디밭과 낚시터, 정문, 주차장, 경비실이 있고, 뒤쪽으로는 같은 구조의 3층짜리 건물 두 동과 도우미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지낼 수 있는 공간, 노래방, 당구장, 체력단련실, 소강당과 회의실, 그리고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되는, 아무 물건이나 막 집어와도 상관없는, 없는 것이 있으면 안되는 만능의 편의점이 있다.
편의점? 편의점은 누가 운영하냐고?
당연히 도우미 아주머니가 운영하지.
물건은 누가 대냐고?
당연히 도우미 아저씨들이 대지.
돈은?
뭔 소리야? 내가 내 집 물건 쓰겠다는데 돈을 왜 내?
그냥 쓱 가지고 오면 되는 거지. 크큼.
여하튼, 이런 공간에서 세상과 단절하여, 걸려오는 전화도 받지 않고, 지하 1층 게임의 나라 주인공이 되어 한창 재미있게 놀고 있는데, 서울에 있어야 할 홍찬이 형이 집으로 찾아왔다.
와이프의 키폰을 받고 1층으로 올라가자, 홍찬이 형이 거실 테이블에서 원두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난 슬리퍼를 질질 끌며 테이블로 다가가 홍찬 형에게 물었다.
“서울에 있어야 할 사람이 제주는 어쩐 일이야?”
“…….”
“왜? 뭔 일 있어?”
“…….”
“아~ 왜?”
“… 나 지원 길드 탈퇴 하련다.”
“… 뭐? 왜? 뭣 땜에? 진짜 뭔 일 있어? 도대체 뭔 소리야? 왜에에?”
이 아저씨가 갑자기 왜 이래? 진짜 무슨 큰일이 벌어진 건가?
외부의 압력?
아니, 그건 아닐 거다. 예전에 정리를 싹 했으니까.
그럼 길드 내 자체 문제? 길드원들이 무슨 사고를 쳤나?
서울지부 팀장급 길드원들의 이름이 어떻게 되더라?
이 씨밤바쌍놈의 애새끼들을 당장!
“기다려 봐. 내 이것들을….”
내가 핸드폰을 꺼내 어디론가 전화를 하려고 하자, 홍찬이 형이 한심한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왜? 내가 알아서 정리할게. 조금만 기다려 봐. 그래도 그렇지 형이 이렇게 나오면,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하… 내가 지금 왜 이러는지 몰라서 그래? 다 너 때문 아냐! 너 때문에!”
“응? 나?”
내가 지금 뭔 소리를 들은 거지?
왜? 내가 뭐? 뭘 어쨌다고?
내가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얼굴이 벌게진, 숨을 잔뜩 참고 있던 홍찬 형이 드디어 폭발한다.
“새꺄! 내가 내 전화는 무조건 받으라고 했어, 안했어? 매일은 아니더라도, 일주일에 한번 팀장급 얘들 업무보고 받으라고 했어, 안했어? 그리고 도대체가 폐인모드 끝난 지가 언젠데 왜 또 이 지랄인데! 나도 연락이 안 돼, 얘들도 안되는데, 다들 너만 찾는다고 나를 들들 볶아대면 내가 더 이상 어떻게 하냐고! 안 해! 진짜 더럽고, 치사하고, 아니꼬워서 안 해! 나 제명시키든지, 탈퇴 수락하든지 니 좆 꼴리는 대로 하고. 나 안 해! 씨발!”
격한 고함을 쏟아내던 홍찬 형 때문에 안방에 있던 와이프가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제수씨, 미안. 하도 이 녀석 때문에 화딱지가 나서….”
“아니에요. 말씀 나누세요. 전 어머님 댁에 잠시 볼일이 있어서….”
와이프가 현관문을 닫고 밖으로 나가자, 홍찬 형이 굳은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마치 이젠 어떻게 할래? 라는 표정으로.
“… 미, 미안. 일부러 그런 게 아니고, 이번에 이사하면서 하도 정신이 없어서….”
“탈퇴한다고 했다.”
“… 아니 그게 아니고, 내가 이번에 100레벨로 업 했는데….”
“니가 레벨업 한 거하고 2주일 동안 잠수 탄 거하고 뭔 상관인데!”
이것도 안 통하나?
그렇다면, 비장의 무기를 꺼내 들어야지.
“아니. 이번에 새로운 던전이 나타날 거라고 해서, 그거 알아본다고….”
“그래도 무조건 탈퇴… 어? 너 아까 뭐라고 했어?”
“새로운 던전이 나타날 거라고….”
“너 그거… 어떻게 알고 있는데? 처리국 국장 왔다 갔어? 그거 나한테는 특급 보안 사항이라고 구구절절 말하던 사람이… 어떻게 너한테는 그냥 다 오픈하냐? 뭐라디? 도와달래?”
뭐야? 뭔 말인데?
지금 처리국 국장이 홍찬이 형한테 뭔가를 알렸다는 건데, 그게 새로운 던전에 관련된 내용이라고?
“처리국 국장? 특급 보안? 뭘 도와줘? 뭔 말?”
“… 뭐야? 몰라? 국장이 얘기한 게 아냐? 그럼, 넌 어떻게 아는 건데?”
“레벨업 하니까 각성자 시스템 알림이 알려주던데?”
“…….”
“진짜야! 레벨 100 되니까, 다중 알림 울렸다고!”
“… 저, 정말이냐?”
“더 한 것도 얘기해 줘? 안 그래도 대가리 터지기 일보직전인데.”
“더한 게 있어?”
“어. 새로운 던전이 나타나고, 이데아와 커넥트되고, 던전이 활성화되며, 마력이 활성화….”
“처, 천천히!”
“아냐, 그냥 이걸 봐.”
흥분한 홍찬 형에게 내 상의 주머니에 소중히 보관되어 있던, 아들 받아쓰기 노트 메모를 꺼내 보여줬다.
잠시 후.
홍찬 형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뭔가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더니, 내 메모를 암기하려는 듯이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뭔가 쑥덕쑥덕 거린다.
어? 지금 분명 내 눈치를 본 것 같은 느낌인데?
아닌가? 내가 잘못 봤나?
커피 머신에서 새롭게 원두커피 두 잔을 내리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자, 홍찬 형이 급히 단답형으로 전화통화를 마친다.
뜨거운 커피을 후후 불어가며 물었다.
“어딘데?”
“…….”
“왜? 어디냐니까?”
“… 너 이거, 정말 뻥 아니지?”
“믿기 싫음 믿지마. 안 그래도 대가리 아파 죽겠구만, 형까지 도대체 왜 이러는데!”
“… 아니다. 그건 그렇고, 내일 나하고 서울 올라가자. 갈 곳이 있어.”
“어디?”
“…….”
“아, 진짜! 도대체 왜 이러는 건데? 내가 잠수 탄 건 미안한데, 그만한 사정이 있었잖아. 지금 내 코가 석자인데, 외부 일이 눈에 들어와? 형 같으면 시스템 알림이 그런 내용인데, 전화 받게 생겼냐고!”
이제 역전이다.
보아하니 뭔가 내 꼬리를 잡으려고 제주까지 내려온 것 같은 모양인데.
잘 못 짚었수. 홍찬 형.
“그게 아니고, 내일 파란 집 들어간다.”
“… 파란 집? 거긴 왜!”
내가 저번에 거길 갔다 오고 나서, 두 번 다시는 그쪽 사람들하고 상종하지 않기로 굳게 맹세했는데. 지금 거길 도대체 왜 가는데?
그리고 아까 전화 통화한 사람이 대체 누구이길래… 형, 아까부터 뭔가 이상해.
괜히 내 눈치를 보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계속 든단 말야. 왠지 뭔가 계획된 일이…어?
혹시 형. 이거, 진짜, 정말 계획된 연극이야?
내가 지금까지 잠수 탄 게 한두 번이 아닌데, 오늘처럼 형이 이렇게 거칠게 나오는 건 처음이거든. 더군다나 자신의 길드 탈퇴라는 무지막지한 무기를 들고 말야.
설마… 에이, 아니지? 그치?
다음날 오전.
이번에 새롭게 구입한 지원 길드 전용기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왔다.
한득이나 길수가 갑작스럽게 수십 명의 길드원들 항공편을 예약할 필요도 없고, 탑승 시간 전에 VIP 라운지에서 괜한 뻘짓으로 시간을 때울 필요도 없으며, 비행기 안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칠 이유조차 없으니,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국내에서 이동하는 게 이 정도면, 외국으로 나가는 일에는 더욱 유용하겠지.
당연한 말이지만 젊고, 몸매 좋은, 어여쁜 승무원 때문은 아니라고 분명하게 밝힌다. 크큼.
공항을 빠져 나오자 몇 번 얼굴을 읽힌 대통령 경호실장이 마중을 나왔다.
대충 귀찮은 인사를 간단히 하고, 검은 정장에 검은 선그라스, 검은색 넥타이와 검은색 구두를 신은 젊은 얘들의 경호 속에 그곳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차 안에서 경호실장과 같이 나온 비서관이 자꾸 엉덩이를 들썩 거리며, 안절부절 한다.
똥 마려운가?
왜 얼굴 표정이 굳어지고, 식은땀을 흘리는데?
50대 중반의 아저씨가 내 앞에서 이러고 있으니, 당연한 의문이 들 수밖에.
몇 번이나 입을 열고 내게 뭐라 말하고 싶은 눈치인데, 자꾸 옆에 있는 경호실장을 쳐다보는 걸 보니, 차를 세우지 못해서 그러는 건가?
나한테 허락을 맡아야 하기 때문에?
에이, 괜한 의심을 집어 치우자.
끝까지 입술에 침만 덕지덕지 바르던 비서관을 구경하다가 파란 집에 도착했다.
역시나 저번처럼 주의사항을 달달 외우게 하고, 철저하게 몸을 더듬거리며 수색… 응? 안하네?
뭐, 뭐야? 바로?
그 곳 현관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그냥, 다이렉트로 대통령 집무실로 이끈다.
음… 내가 끗발 좀 사니까 대우를 해주는 건가?
커다란 문을 앞에 두고 지금까지 조용하던 경호실장이 한마디 한다.
“지금부터 이 안에서 나온 모든 얘기들은 특급 보안 사항입니다. 절대 외부로 발설하시면 안됩니다.”
“… 그래요? 전 그런 거 모르는데. 그럼 이만….”
한마디 하고 뒤돌아 돌아가려는데, 홍찬 형이 내 팔을 붙잡는다.
“장난치지 말고 진지하게 들어. 상황이 꽤 안좋아.”
“… 뭐야? 나는 뭔가 알고 있다는 그런 말투는?”
“하… 지원아, 이번에는 진짜 심각해. 잘 못 하다가는….”
“거기까지 하시죠. 일단 들어가시면 알게 될 일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뭐? 뭔데?
경호실장과 홍찬이 형은 뭔가 알고 있다는 느낌이고, 비서관이 요상하게 날 쳐다본다.
진짜 지금 뭐하자는 짓인데!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대통령을 포함한 몇몇 얼굴은 내가 알고 있던 사람들이다.
대빵이야 그렇다 치고, 던전 처리국 국장, 각성자 협회장인 태석 형님, 외교부 장관까지는 안면을 익힌 사람이고, 나머지는 생판 모르는 사람들.
“드디어 주인공이 오셨네요. 연락이 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다른 방법을 좀 썼어요. 이해하시죠?”
“…….”
역시나.
홍찬 형이 국내에서, 아니 어쩌면 전 세계에서 제일 잘 나가는 길드를 탈퇴한다는 걸 믿지 않았다.
그래도 한때는 국내에서 좀 나간다는 중견기업 소속 길드장을 지낸 사람이, 최고의 권력을 지닌, 무지막지한 돈을 벌어들이는, 지원재단을 통해 수 조원의 현금을 국내에 푸는, 그런 길드를 탈퇴한다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는 경우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다… 맞지? 이런 표현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혀를 쯧쯧 차며, 옆에 있던 홍찬 형을 한번 째려봐 주고, 빈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며 대답했다.
“이제는 절 좀 아시는 것 같네요. 뭐 어쩌겠어요. 일단 여기까지 온 거. 근데 무슨 일이죠? 뭐 새로운 던전이라도 발현 됐나요?”
“자네 그거 어디서 들었나? 부길드장이 말해 주던가?”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군복을 입은 아저씨가 거만하게 묻는다.
“누구시죠?”
“내가 먼저 물었네. 그거 어디서 들은 정보냐고!”
뭐지?
뭔데 예전 그 빌어먹을 늙은 생강이 생각나는 거지?
금수저 형님뻘인가? 아니면 싹 갈아엎은 국개의원들의 대변인? 대체 정체가 뭐야!
“자네도 그만하게. 그렇게 물어본다고 대답할 사람이 아닐세.”
“차라리 이걸 보시면….”
옆에서 대통령이 나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홍찬 형이 품속에서 아들 받아쓰기 메모를 꺼내려는데,
“함부로 손을 움직이시면 곤란합니다.”
어느새 경호실장이 홍찬 형 뒤로 다가가 경고한다.
하… 내가 이래서 여길 오기 싫었던 건데.
역시 갑 중의 갑. 베오베다.
“대통령님, 저 그냥 갈까요? 절 부르신 이유가 있지 않아요?”
이럴 땐 대빵한테 의견을 묻는 게 가장 빠르다.
밑에 있는 나이든 아저씨들을 상대해 봤자 입만 아플….
“건방진 청년이구만! 지금 여기가 어디라고! 각성자라고 눈에 뵈는 게 없는 모양이지?”
“…….”
“… 지, 지원아!”
“자, 장관님!”
“지, 지금 이러시면….”
“자네!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옆에서 홍찬 형과 처리국 국장, 태석 형님과 대통령이 거만한 아저씨에게 뭐라고 한다.
우와~새로운 캐릭 발견!
초창기의 금수저들에게 이런 대접을 받아본 후 정말 간만이다.
옛날 그 좆같은, 열받는, 어처구니 없이 황당한, 지랄 같은, 확 엎어버리고 싶은 생각들이 파노라마처럼 내 눈앞에 펼쳐지고, 그때의 느낌이 새록새록 가슴에 피어나며, 어느덧 대가리에 힘이 똭~ 들어간다.
하, 진짜 간만에 스팀 좀 받는데?
* * *
“예? 하지만 지금 저렇게 건방진 녀석이….”
“그만! 그만하라니까!”
대통령의 큰 소리가 집무실에 울려 퍼지자 장관이라는 아저씨가 당황한 표정이다.
웃기지? 이 상황이?
왜 대통령이나 다른 사람들이 존나 가만히 있는지 전혀 모르겠지? 그치?
난 잔뜩 꼬인 심정으로, 억눌린, 타박하는 말투로 아저씨한테 물었다.
“국방장관님이세요~?”
“… 크음. 그렇네.”
“근데 여기 왜 있으세요~?”
“있을만한 자리니까 있는 거지! 근데 지금 뭐하자는 짓인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하하. 그래요? 감히, 감히라… 제 앞에서 감히 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은 또 간만에 보네요.”
“뭐? 뭐라고! 이… 천둥벌거숭이 같은….”
“그만! 지금 이게 뭐하자는 건가! 내 말이 그토록 우습나? 그리고 지원 길드장도 그만하게. 내가 나중에 알아듣도록 얘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