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dinary Art Factor RAW novel - Chapter 17_5
“We’re rouser, Korea. Where the hell are here?”
길드원들 중 2팀 승환이가 나서서 미군의 물음에 답한다.
영어 좀 하는데?
혀 굴러가는 게 부드러운걸 보니 어디서 버터 좀 먹었나 싶다.
“This is near the University of California, losangeles United States. The dungeon was new outbreak of this time you come out that new type of new dungeon.”
허… 역시나 미국이 맞잖아!
다 알아 듣지 못해도 몇몇 단어는 귀에 박힌다.
“We are jiwon guild of Korea. We entered clear in a newly formed new dungeon in Korea, a few weeks ago, I come out here.”
“Look, jiwon is Really? Your guild? The, Then Mr. Han Ji Won, too?”
“Yeah, your Mr. Han Ji Won me over there, my jiwon guild. guild blind player.”
음….
몇몇 단어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대충 이해가 되는 걸 보니 역시 난 천재가 맞는 것 같다.
내가 20년 전 본 수능에서 영어는 한 문제 틀렸던가? 크으음.
난 자신 있게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My name is Mr. Han Ji Won. I’m Korean.”
“…….”
“저… 기, 길드장님….”
왜?
맞잖아?
내 이름은 한지원이고, 나 한국인 맞는데?
음… 중간에 and를 넣었어야 하나?
잠시 후.
급작스런 우리들의 출현에 미군들이 무척이나 바쁘게 움직이더니, 미국각성자 협회와 정부 측 요원들이 도착하기 시작했고, 우린 주변의 인근 호텔로 이동했다.
이상한 던전 알림과 인풋과 아웃풋이 전혀 다른, 생각지도 못한 밀입국이 되어버린 상황에 미처 생각지도 못 했었는데, 미군들이 가끔씩 인상을 찌푸리는 것을 보고, 그제야 우리가 존나 거지 같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오폐수로 빨래를 해서 마르지 않은 옷을 계속해서 입고 있으면 나는 그런 냄새?
채석장에서, 진흙밭에서, 갯벌에서 뒹굴다가 나온 뭐 그런 모습?
어허, 난 중간중간 세수는 했다니까! 옷에서 냄새는 조금 날지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양호한 거 아냐?
음… 근데 팀장급 얘들 중 여성 마법사들은 꽤나 옷이 깨끗해 보인다. 진짜 던전에서 빨래라도 한 거야?
호텔로 이동 후 입고 있던 옷을 버리고, 묵혀 있던 오물들과 때를 벗겨내고, 배가 터지도록 식사를 한 뒤 호텔 대회의실에 다시 모였다. 나와 팀장급 얘들, 그리고 통역을 맡은 승환까지.
대회의실에 들어가자마자 내 깔끔해진 모습에 반한 건지 미국각성자 협회 소속 직원 몇몇이 감탄사를 터트린다.
내가 좀 잘 생기긴 했지. 크음… 아, 아닌가?
반한 표정이 아니라 어디 유명인사를 보는 듯한… 내가 좀 유명하기는 하지. 크으음.
잠시 자뻑의 시간이 지나고, 미국측 요원들의 질문이 이어지면 승환이가 통역해 주고, 난 간단히 응대했다.
우린 잘못 없다.
우린 한국 내 신규 던전인 무등산 던전을 클리어하러 들어간 것 밖에 없다.
입구와 출구가 다른 것 전혀 몰랐으며, 우린 이대로 한국으로 돌아갈 거다.
귀찮게 하지마라. 신규 던전 클리어 내용은 오픈하지 못한다.
뭐 대충 이렇게 말해주고 그만 일어서려는데… 회의실 문이 급하게 열리며 누군가가 달려와 나에게 전화기를 건넨다.
뭐?
어쩌라고?
“South Korean president.”
그래서?
그러니까 뭐 어쩌라고?
쩝. 할 수 있나? 그래도 일국의 대빵인데.
그나저나 내가 여기 있는 줄 어떻게… 크음. 모를 리가 없겠지. 크으음.
내가 한숨을 한번 쉬고 전화를 받자, 저 옆에 있던 미국 정부 측 50대 중반의 대머리 아저씨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날 쳐다본다.
“네. 한지원입니다.”
“접니다. 우선 세계최초로 새로운 신규 던전을 무사히 클리어했다는데에, 무한한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지금 미국 정부와 다각적으로 이번 신규 던전에 대해 협의하고 있습니다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던전 상태와 리젠 클리어에 대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한지원 씨?”
“… 저 던전에서 한 달 이상, 이곳 시간으로는 최소 2주일은 집에 못 들어갔습니다. 치국(治國)도 제가(齊家)부터 해야죠.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입니다.”
“하하… 맞습니다. 당연한 말이에요. 지금 당장 가족분들을 그리로 모시겠습니다. 아무래도 가족분들이 옆에 있어야 맘이 편하실 테니, 그럼 내일 다시 통화하도록 하죠. 하하하….”
뭐지?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거지?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집에 가고 싶다는 건데… 왜 내 가족이 이곳으로 오는 건데?
내가 말한 문구에 내가 알지도 못하는 강제 가족 소환 주문이 있는 건가?
시팔! 내가 언제부터 저런 유치한 말을 썼다고!
그냥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하면 될 걸, 괜히 이상한 말을 써가지고는!
이게 다 싸이 때문이야!
다음 날 오후.
시차 때문인지, 아니면 던전에 나와서 긴장감이 떨어진건지는 몰라도 해가 중천에 뜬 다음에야 일어나 호텔 룸서비스를 시켜 처묵처묵하고, 대충 씻은 이후에야 아주 중대한 문제를 발견했다.
아~ 여권이 없구나.
엘레강스하며, 뷰티풀 한 검은색 VIP 카드를 비롯해 신용카드, 각성자 카드, 심지어 체크카드까지 없다. 당연히 현금도 없고.
그리고 누가 준비한 옷인지는 몰라도 더럽게 패션 센스도 없다.
길드원들을 비롯한 내 개인 소지품들은 무등산 던전 근처의 호텔에 있으니, 이곳에서 뭘 할 수가 없다. 어디 함부로 밖으로 나돌아 다닐 수도 없고, 내가 처묵처묵한 룸서비스와 호텔 숙박비, 돌아갈 항공편 등은 누가… 아, 아닌가?
굳이 내가 내 돈 들이며 이걸 처리해야 할 이유가… 없지?
내가 여기 있고 싶어서 있는 것도 아니고, 지들이, 그들이 이곳을 잡아서 묵고, 쉬고, 먹고, 자라고 했으니까… 아마도 돈은 안 받겠지?
음… 그렇다면….
어제 밤에 얼핏 본 성인 전용 영화를 결제해도 상관없겠… 크으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잠시 후.
수십 대의 대형버스들이 호텔 주차장으로 들어오더니, 버스 문이 열리고 그리웠던 사람들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아빠~.”
“자기야~.”
“아들!”
“한 서방!”
“삼촌!”
“고모부~.”
“형부!”
“아주버님!”
“형님!”
와이프와 아들, 부모님과 장인어른, 장모님까지는 이해한다.
근데 왜 처제와 처남, 그 밑의 조카들까지… 너희들 학교 안 가냐?
아니, 너희들은 출근 안 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어… 오늘이 무슨 요일이더라?
던전에서 한 달 동안 박박 기어 다녔더니, 시간 개념, 날짜 개념, 요일 개념이 내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래.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학교든, 직장이든, 장소와 시간이 무슨 상관있겠냐.
난 나에게 달려드는 귀염둥이, 재롱둥이, 소중한, 귀한, 사랑하는 아들을 힘껏 안아들었다.
“아빠아아앙~.”
“그래. 내 새끼!”
안아 든 아들 품에서 세상 제일 좋은 냄새와 세상 제일 행복한 시간이 흐른다.
격한, 감동의, 감성 충만한 가족상봉이 이어지고 배정된 객실로 이동해 서로 안부를 묻고 있을 때, 난 뭔가 이상한 걸 느꼈다.
지금이야 길드원들은 한 달 만에, 가족들은 2주 만에 타지에서 만난 상황이라 감개가 무량하겠지만, 조금만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살펴보면 뭔가, 아주 많이 이상하다.
첫 번째, 날 비롯한 길드원들의 가족들이 전부 다 이곳으로 오기까지 만 하루.
이게 가능한 일인가?
한 두 명도 아니고, 클리어팀 80명의 가족들이 대략 250명이 넘는데, 이 인원들을 만 하루 만에 이곳으로 데리고 왔다?
살고 있던 곳이 다르고, 제주와 서울의 거리도 있고, 더군다나 이 많은 인원들이 이곳으로 올 줄 알고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도 아닐 텐데?
두 번째, 나도 그랬지만 가족들의 반응이 더 문제다.
진짜 몇십 년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산가족 만난 듯이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마치 어디 생사불명이던 자식이, 남편이 돌아오기라도 한 듯.
뭐 우리가 태초의 던전 클리어하면서 위험한 순간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마치… 음….
모를 땐 물어보면 된다.
내가 괜한 지레짐작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니.
난 커다란 여행 가방을 펼쳐놓고 이것저것들을 정리하고 있던 와이프에게 물었다.
“혹시 이곳에 오기 전에 무슨 일 있었어? 예를 들면, 클리어팀 가족들하고 단체로 어디에 모여 있었던가….”
“응? 자기 몰라?”
“뭐, 뭐가?”
뭐야?
진짜 뭔가 있었던 거야?
“자기가 길드원들하고 같이 무등산 던전 들어가고 나서, 며칠 후에 한창 뉴스속보 떴었어. 여기 미국하고, 일본, 영국, 프랑스, 호주 등에서도 새로운 던전이 발현됐는데, 거기 클리어하러 들어간 각성자들이 다 사망했다고….”
“엥? 그게 뭔 말?”
“말이 안되는 소리 맞지? 나도 이상하더라고. 일본에 있는 던전에 들어간 각성자들의 시체가 영국에서 발견되고, 프랑스 던전에 들어간 각성자들이 호주에서 발견됐데. 인터넷에서도 하도 말이 많아서, 그냥 그러려니 했어. 협회하고 정부에서도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하니까. 그래도 나머지 가족들은 그게 아니잖아. 그래서 광주로 올라갔지. 일단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클리어하고 나오면….”
“…….”
허… 허허허….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 신규 던전 클리어하러 들어간 인원들은 다 뒤졌다?
그리고 그들의 시체는 타국에서 발견되고?
헐… 그래서 가족들의 분위기가 그랬었나?
그렇다면 이해가 가지. 어느 누구도 클리어하지 못한 신규 던전을 우리가 클리어… 응? 잠시!
이게 뭐야?
일본이 인, 영국이 아웃, 프랑스가 인, 호주가 아웃?
한국에서 던전에 들어갔는데, 나와 보니 미국?
더군다나 그제 파란 집 대빵은 신규 던전 클리어에 대한 내용을 이쪽에 협조하라고 했었지.
던전의 상태와 리젠 클리어에 대한 내용까지.
음… 그랬단 말이지.
그렇다면….
가족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던 팀장급 얘들을 호텔 로비 룸으로 불러들였다.
얼굴에 한껏 웃음을 띄고 들어오던 얘들이 내 표정을 보더니, 약간 의아한 모양이다.
“형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형수님하고 싸우셨어요? 표정이….”
“오빠, 왜?”
“일단 다들 자리에 앉아 봐. 그리고 길수는 나가서 호텔측에 노트북 같은 거 있냐고 물어봐서 가지고 오고. 아! 여기 인터넷 되는지도 확인해봐라.”
“노트북이요? 인터넷은 왜….”
“아, 쫌.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어디가 덧 나냐? 꼭 이율 밝혀야….”
“눼이~ 다녀오겠습니다.”
저, 저 대답하는 꼬라지 좀 보소.
진짜 길수 요즘 왜 저러는 건데? 존나 개김성이 투철해지고 있다.
시밤바샊. 언제 비 오는지 확인해서 먼지 나게 두드려 패야 말을 들을 건가? 쩝. 아니다.
지금 길수의 개김성을 논할 때가 아니다.
“가족들하고 쉬는데 불러서 미안하다. 하지만 내가 아주 이상한 얘길 들어서 말이지. 거두절미하고 결론만 간단히 얘기하마. 현재 국내 상황과 전 세계적으로 발현된 신규 던전, 즉 우리가 들어갔던 무등산 던전, 아니 던전 속 던전인 태초의 던전 이슈사항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 손!”
“…….”
“… 예? 이슈사항요?”
“오빠, 무슨 말이야? 뭔데?”
역시나.
물어본 내가 병신이지.
왜 너희들은 지금 이 상황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지 않는 건데?
존나 이상한 거 못 느껴?
뭔가 정말, 완전히,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지 않냐?
그냥 내가 가만히 있으면, 너희들도 가만히 있는 거야?
누구 하나 현 상황에 대해 거시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응? 가, 감히 니가?
싸이가 내 앞에서 오른손을 살짝 들고 초롱초롱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마치 혀를 내민 개새끼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주인을 쳐다보는 듯한 그런 느낌.
음… 이놈의 새끼는 꼭 이상한데서 뒤통수를 치던데….
난 약간 불안하지만, 기대하는 심정으로 싸이에게 물었다.
“왜? 아는 거 있어?”
“넵. 주군. 역시나 주군이십니다. 전 이번에 태초의 던전을 클리어하고 나오면서 울린 알림에 대해 밤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고민했지만, 도대체가 그 정확한 의미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주군이 말씀하신 국내 상황과 전 세계적인 이슈사항을 대입한 결과 대략적이나마 윤곽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첫 번째 울린 알림에 대한 결과는 던전을 클리어했다는 팩트. 그리고 던전 타이틀을 인지했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던전 타이틀을 인지함에 있어….”
“… 결론만!”
“넵. 주군!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알림과 두 번째 알림을 합쳐서 생각해보면, 태초의 던전을 클리어하면서 저희만 이용할 수 있다는 의미 같습니다. 타이틀과 클리어 인원에 대한 활성화, 뻔~ 한 게 아닙니까?”
“…….”
“싸, 싸이 씨.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저희만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긴 어떤 의미인데요?”
내가 존나 얼빵 없어하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 있자, 지혜가 대신 물어본다.
“3팀장님도 같이 들으셨으니 아실 것 아닙니까? 우리가 클리어했고, 타이틀을 인지했다고 했으니 우리 거고, 클리어 인원에 대해 활성화 인식을 했으니 우리만 쓸 수 있는 거죠.”
“…….”
“…….”
“… 그, 그게 무슨….”
“도, 도대체가 뭔 소린데!”
옆에서 싸이의 설명을 듣고 있던 김은희, 최은지, 미혜는 아무 말 하지 못하는 벙어리가 되었고, 지혜는 더듬거렸으며, 한득이는 괴상한 고함을 질렀다.
뭐 나야, 그냥 존나 가만히 있었고.
“주군께서 저희들보고 작금의 상황에 대한 심각함을 느끼게 하고자, 이런 자리를 마련하신 것 같습니다. 역시나 전지전능한 주군이십니다. 제가 말씀드린 가이드를 참조하시어, 주군의 말씀을 경청토록 하겠습니다. 주군, 말씀하시지요. 제가 복선은 깔아놨습니다.”
“…….”
“오, 오빠 맞아? 싸이 씨가 말한 게 도대체 무슨 말인데?”
“형님. 그러니까 태초의 던전 클리어하고 나오면서 울린 알림에 어떤 의미가….”
때릴까?
팰까? 아, 이건 같은 뜻이군.
그럼, 엎어?
도대체가 이~ 씨밤바 새끼의 대가리에는 뭐가 들어있는 건데!
도대체… 도대체가!
…….
다음날.
어제 대략적인 미팅을 끝내고, 대략적인 협의를 마치고, 대략적인 앞으로의 계획을 세웠다. 물론 내가 주도한 게 아니고, 싸이가 알아서 다 한 거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별명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지은 것 같다.
어제의 상황에서 나만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라, 싸이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이 그저 멍만 때렸었으니. 그러니까 싸이가 말한 내용 중 일부를 각색하면,
“… 그래서 마력 패턴이 달랐던 겁니다. 어차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마력은 던전 내에서 자연적으로 흡수하거나, 또는 6등급 이상의 던전에서의 넥서스나 성체 타워 파괴 시 발생되는 스펠 쇼크웨이브 영향으로 증가하는 것인데, 이는 기존의 마법진과 연동되지 않음을 의미하며, 우리가 나온 태초의 던전 마법진은 기존의 입, 출구가 아닌 마법 회로를 이용했기 때문에 그 위치를 인위적으로 조정 가능했던 것입니다. 이를 쉽게 설명하자면, 콩은 콩인데, 완두콩, 강낭콩, 렌틸콩, 병아리콩, 풋콩, 검은콩 등 같은 종이긴 하지만, 종류가 다른 형태의 유전학적, 즉 아까 말씀드린 던전 출, 입구가 아닌 마법진의 인위적인 패턴에 의해서 발생되는 현상으로, 마력 패턴이 다르더라도 마력은 마력이기 때문에, 패턴에 따라 마법 회로가 달라지는 것을 위치의 설정에 따라 마법진으로 변경하여….”
때렸다.
뒤통수를, 시원하게.
그리고 나왔다. 로비 룸을.
그래서 미팅은 끝났지.
그럴 수밖에 없었어.
이해하지?
여하튼, 결론만 간단히 얘기하자면.
이번에 나온, 일명 캘리포니아 대학 신규 던전을 다시 들어가기로 했다.
물론 싸이가 말한 내용 중 거의 80%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내가 결론만! 이란 단어를 수십 번 외친 끝에야 뭔가 느낌이 왔다. 아! 물론, 파란 집 대빵 아저씨가 부탁한 일도 함께 처리하기 위함이다.
만약, 만약에 말이야….
며칠 후.
나를 포함한 클리어팀 가족들이 전원 한국으로 다시 돌아갔다.
헤어지기 싫어하는 아들 때문에 약간 난처하긴 했지만, 엄마가 한국 대형마트에서 장난감을 사줄 거라는 달콤한 진실에 일단은 넘어갔다.
가족들과 헤어진 후 미국각성자 협회 직원들과 정부 요원들, 미군들이 우리의 편의를 봐준다는 명목하에 다시 감시하기 시작했고, 한국각성자 협회와 외교부 등의 직원들이 이곳에 도착하면서 기존 무등산 던전에 있던 개인 소지품 등을 다 가지고 왔다.
전원을 연결한 핸드폰의 부재중 전화가 250통이 넘었고, 문자는… 크음.
홍찬 형, 태석 형님 그리고 이곳에 오지 못한 나머지 지인들에게 살아 있다는 결론만 통보한 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로 들어가 국내 상황을 살폈다.
… 살펴봤자, 별게 없었다.
아니 한국과 비교했을 때 달팽이가 존나 빠른 속도로 전력 질주하는 인터넷 속도에 답답해서 살펴보는 걸 그만뒀다. 어차피, 100명이 모여 있는 곳에서 단 한 사람만이 진실을 말하면, 그게 거짓이 되는 세상이니까.
그나저나 태초의 던전을 우리만 이용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인원을 따로 꾸려서 팀을 다시 구성해야 하나?
음….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신규 던전, 일명 무등산 신규 던전, 던전 속 던전, 태초의 던전 재 입장 시간이 다가왔다.
혹시나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 미국각성자 협회 측의 협조를 얻어 시중에 나와 있는, 인근 각성자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상급의 포션을 싹쓸이하다시피 구매했고, 비상식량을 비롯해 응급용품들과 꼭, 반드시, 기필코, 부득부득 사정하는 이데아 미러를 두 개 챙겨 넣었다.
이데아 미러는 왜 챙겼냐고?
뻔한 거지. 자신들이 직접 클리어하지 못하니 우리들의 상황을 살펴보겠다는 심산.
던전에 들어가게 되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클리어팀의 누군가가 VJ 놀이를 시작 할 거다.
그런데 왜 두 개냐고?
에이, 당연하잖아. 미국에 하나, 우리 대빵 아저씨 거 하나.
여기에 도착하고 나서, 클리어팀 가족들과 1차로 급파된 정부 측 아저씨들과 지금까지 마신 커피만 한 봉지가 넘어갈… 음, 그 정도는 아니려나? 크음.
여하튼, 안 그래도 귀찮아 죽겠는데, 날 더 귀찮게 만드는 아저씨들 때문에 내가 빨리 여기서 사라지던가 해야지… 내가 돈만 밝히는 막돼먹은 멍멍이인 줄 아는 어떤 아저씨들 때문에 존나 귀찮아 죽겠다. 쩝.
됐고, 일단 여기에 들어갔다가 나가면, 한국 광주 무등산 근처가 맞겠지?
맞아야 하는데… 혹시나 또 다른 곳과 연결되어 있으면, 진짜 좆 되는 건데….
됐다. 어설픈 지레짐작은 그만.
확인해보면 알 테지.
난 날 기다리고 있는 길드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미국 캘리포니아 신규 던전, 아니 태초의 던전 리젠 클리어 입장한다. 전사들부터, 입장!”
“입.장!”
“입장!”
길게 줄지어 있던 전사들이 하나, 둘 시커먼 구덩이 속으로 몸을 던진다.
그리고 1시간 후.
‘스… 파… 아앗!’
“여, 여긴! 지, 진짜다! 진짜라고!”
“… 시발! 이게 말이 되는 소리야? 이게 말이 되냐고!”
“… 야! 비켜! 아직 다 안 나왔어!”
“전사들 한쪽으로 물러나! 아직 다 안 나왔다고! 정신 차려!”
“우와아… 역시 지원 길드!”
“마, 맞습니다. 저쪽에 있는 사람이 지원 길드 2팀장, 최길수 각성자라구요!”
“접근하지 마십시요! 접근하지 마세요!”
“주변 통제해! 지원 길드가 다 빠져 나올 때까지 아무도 움직이지 못하게 하라고!”
어지러움이 가시는 와중에 주변이 너무 시끄럽다.
음… 한국말로 된 고함들이 존나 쳐들리는 걸 보면, 무등산 던전 입구가 맞는 것 같은데?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주변의 경관이 눈에 들어오는… 오, 오오!
역시나 우리가 처음에 입장했던 광주 무등산 기슭의 던전 입구가 분명 맞다. 그렇다면 싸이가 말한 검증된 인원만이 미국과 연결된 이 던전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이고, 앞으로 벌어지게 될 뻔한 스토리가 점점 더 흥미진진하게… 응? 카메라?
저쪽에서 수백 명의 일반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군인들과 한창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지원 씨! 여기 좀 봐 주세요!”
“지원 길드장님! 세계 최초로 새로운 타입의 신규 던전을 클리어하셨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신규 던전 난이도는 어떻습니까? 1등급 던전에 비해 그 규모나 크기에 대해….”
“던전과 던전의 연결! 커넥트를 지원 길드에서 직접 제어할 수 있다고 하는 게 사실입니까?”
“지원 길드가 지금까지 클리어했던 일부 던전을 비활성화시켰다고 하는데, 이 말이 맞는 겁니까?”
뭐?
아, 아까 뭐라고?
어떤 새끼가 또 입을 함부로 놀리는… 응? 기자네?
기자야.
기자가 어떻게….
난 아무 생각 없이 그 자리에 서서 주변의 아수라장을 한동안 지켜봤다.
진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머리가 멍~ 하다. 크으음.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