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dinary Art Factor RAW novel - Chapter 21_1
7-3 (완)
하늘이,
하늘이 검붉다.
그러니까 하늘이… 붉은 핏빛처럼 검붉다.
그러니까… 에….
“… 여, 여긴 어디냐? 던전이 아닌가 봐? 알림이 울리질 않는데?”
“알고 계세요.”
“뭘? 내가? 여기가 어딘지 내가 알고 있다고?”
“네.”
“하… 어이, 사라. 내가 이런 말은 가급적 안하려고 했는데, 한가지만 묻자. 넌 왜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너에게 물을까? 라는 단순한 생각은 안 해보는 거냐? 이 씨팔쌍놈의 ….”
“보셨잖아요.”
“뭘?”
“지금까지 보셨던게 맞아요.”
“그러니까! 내가 도대체 뭘 봤다고 이 지랄… 어? 어어! 그러니까 혹시 그거?”
“맞아요. 그거.”
“…….”
아!
아아아!
씨팔!
그러니까, 내 대가리 속을 스치고 지나가던 장면들 모두가….
그러니까, 내가 지금까지 헛것을 본 게 아니고….
그러니까, 지금까지 본 그 장면들이 전부다….
“그, 그럼….”
“네. 이곳이 당신이 본 그곳이에요.”
“…….”
“제가 존재하고 있는 곳. 여신의 세상. 당신을 선택한 그분이 계신 곳. 이데아에 오신걸 환영해요.”
“…….”
“최후의 전투. 마지막 전투를 준비하세요.”
“…….”
뭐, 뭐라고?
최후의 전투? 마지막 전투?
내, 내가 왜!
“… 내, 내가 무슨 이유로….”
“이곳에 오신 이상 그들의 침략을 막지 못 한다면, 다시 돌아갈 수 없어요.”
“뭐, 뭐라고!”
“얼마 남지 않았어요. 일단 그분을 뵙고 준비해야 해요.”
“이… 이익! 뭔 개수작이야! 너 아까 뭐라고 했어! 뭐? 못 돌아가? 처음부터 그런 말 없었잖아!”
이 개씨팔쌍놈의 좆같은쌍년이!
뭐? 그들의 침략을 막아?
내가? 왜?
못 막으면 못 돌아가?
누구 맘대로!
도대체 누구 맘대로 내가 여기서 좆뺑이를 쳐야하는 건데!
“이… 개같은쌍년이!”
“남서쪽으로 314km, 제일 큰 성체 타워로 오시면 되요. 그럼 거기서 기다릴게요.”
지 할 말만 하고 사라져 버린, 자폭 스킬 사라.
아니, 이제 와 생각해보니 내 전용 스킬인지 아닌지도 헷갈린다.
저 년의 목적이 날 여기로 데리고 오기 위함인가?
그렇다면 어째서 내게 종속되고, 스킬 상태가 뜨는 건지….
한참을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딱히 이거다라고 떠오르는 단어가 없다.
더군다나, 혼자 뻘쭘하게 남겨진 좆같은 상황. 하도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온다.
뭐?
최후의 전투? 마지막 전투?
좆까지 마셔!
사라가 끌고 온 좆같은 세계에 입장한 지 1시간 30분 후.
“아까 남서쪽이라고 했지. 그럼 북동쪽으로 움직여 주마!”
난 그 년의 말에 그대로 따를 당위성과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마지막 전투니 최후의 전투니, 그건 걔네들 사정이고.
난 여길 나가서 집으로 돌아가면 그만.
사라 년이 누굴 만나 전투 준비를 하라고 했지만, 넌 나를 잘못 봤다.
난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반발심이 생겨 뛰쳐나오는 스타일.
내 평생 그렇게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거다.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은 내 것.
남의 개인적인 사정까지 봐주면서 내가 희생할 이율 전혀 모르겠다.
일단 되든 안되는, 집에 돌아 갈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아예 개판으로 만들어주마.
깽판이다.
나도 지랄발광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는 놈이거든!
사라가 끌고 온 좆같은 세계에 입장한 지 2시간 20분 후.
일단 셔틀 하나를 생산해 북동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주변을 살펴봤는데… 여긴 마치 바이오 던전 같다.
태초의 던전에 입장하면서 지금까지 세 번이나 본 그 풍경과 거의 흡사… 아니 같겠지.
아까 그 년이 말한 것도 있고, 주변의 조그만 성체 타워와 바이오 던전에서 많이 보던 저굴링, 히드라, 울트라, 가시체, 하늘군주 등등을 봐도, 역시나 마찬가지.
웃긴건 얘네들이 날 발견하고도 공격하지 않는다는 거다.
와이번 몇몇 개체가 셔틀이 신기한지 주변을 배회하다가 다시 저쪽으로 날아간 걸 제외하고는, 어떤 거리낌이나 관심조차 없다.
음… 날 같은 종족으로 인지하는 건가?
사라가 끌고 온 좆같은 세계에 입장한 지 8시간 50분 후.
“음… 천막이 없네. 불을 피울 마법사도 없고. 간이침대는커녕, 앉아서 쉴 의자 하나 없고….”
얘들을 데리고 오지 않은게 이렇게 불편할 줄이야.
클리어팀 전사와 마법사들이 알아서 척척 하던 일들을 나 혼자서 하려니, 존나 귀찮다.
더군다나 인벤토리에 넣어둔 거라곤 식량과 소환 유닛들 뿐.
비상물품인 포션을 비롯해 천막, 의자, 테이블, 식기류 등 잠을 잘, 밥을 먹을 어떤 도구도 없는 상황.
사라가 미리 처음부터 이런 곳이라고 조금이라도 언질을 줬다면, 최소한 포션이라도 챙겨 왔을 텐데… 그 빌어먹을 씨밤바쌍년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인지. 쩝.
일단 인벤토리에 어떤 게 있나 확인부터.
“에효… 앓느니 죽어야지. 상태창!”
…….
응? 어이.
“야! 상태창이라고!”
…….
에… 그러니까….
이런 적은 처음인데?
존나 당황스럽다.
왜 상태창이 뜨질 않는 거지?
왜!
혼자 미친 척, 상태창이란 단어를 수없이 되풀이하고 인지해 봤지만, 여전히 오리무중.
그나마 다행인건 인벤토리에 들어있는 것들은 인지가 가능했다. 인지가 가능하니 꺼낼 수는 있다만, 이렇게 되면… 응? 아, 아닌가?
아까 셔틀은 생산했잖아!
그럼 도대체가….
“프롤브 1개체 소환!”
[띠링! 프롤브 1개체를 소환합니다.]되는데?
그럼….
“수정체 생성!”
‘파… 치치직.’
맞아. 되잖아.
근데 왜….
“상태창!”
…….
“됐다 그래! 에효….”
이유?
모른다.
나도 이곳은 처음이니까.
원인?
이유를 모르는데, 원인을 어떻게 찾아.
아, 혹시 모르지. 아까 그 년이 말한, 그분을 찾아가 마지막 전툰지, 최후의 전투를 준비하다보면 이 상황에 대해 알려주거나, 설명해 줄지도.
하지만 난, 곧 죽어도 그럴 맘이 전혀 없거든.
아직까지는… 크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으니까, 일단 밥이나 쳐 먹자.
난 인벤토리 공간을 인지하며, 물건들을 하나씩 꺼내기 시작했다.
“에… 일단 물을 꺼내고, 통조림과 햇반, 김치하고… 생닭은 됐고, 돼지고기도 불이 없으니, 패스. 고추장도 꺼내고… 응? 꺼, 꺼내? 꺼낸다라… 그래! 그렇다면… 줄럿 1개체 소환!”
[띠링! 줄럿 1개체를 소환합니다.]“오~케이! 그럼, 햇반 1개 소환!”
…….
“크음. 어둠의 암살자 전체 소환!”
[띠링! 어둠의 암살자 34개체를 소환합니다.]“… 스팸 통조림 5개 소환!”
…….
“도대체가 뭔 차이냐고오오~.”
왜!
왜 같은 인벤토리 공간에 있는 유닛들과 물품인데, 왜 같은 소환 주문에 다르게 반응하는 건데!
차별이냐?
차별이야?
유닛들은 소환되고, 물품만 소환 안되는 이 좆같은 증상은… 어? 물품? 물품이라….
“대검 소환!”
‘파… 아아앗!’
눈앞에 소환된 2m 크기의 전사의 대검을 보며, 난 머리카락을 쥐어뜯었다.
“캬캬캬. 아주 지랄을 가지각색으로 한다! 젠장!”
사라가 끌고 온 좆같은 세계에 입장한 지 10시간 10분 후.
“쩝쩝. 음… 괜춘이네.”
햇반에 고추장을 대충 비벼, 스팸 통조림, 배추김치와 함께 처묵처묵했다.
역시나 시장이 반찬인지 검붉은 하늘 아래서의 식사는, 꽤 괜찮았다.
꺼내 논 햇반 큰 용기 2개와 스팸 통조림 2개를 싹 다 비우고, 마지막으로 물 2리터짜리 PT병을 통째로 들어 꿀꺽꿀꺽 마신 후 길게 트림 한번 해주면, 식사 끝.
“꺼억. 잘 먹었다. 이렇게도 먹을만하네. 쩝.”
두둑해진 배를 두드리고 이제 천막으로 들어가 낮잠이나… 자기는! 천막이 어딨다고.
“에효… 짤 없이 노숙해야 하는 건가? 불도 못 피우는데….”
내가 왜 편리하고, 안락한, 일꾼들인 클리어팀을 데리고 오지 않았는지에 대해 자아성찰을 반복하며 어디 괜찮은 곳이 없는지 주변을 살피는데,
“응? 저굴링?”
전방 30m 거리에서 저굴링 3개체가 통조림 냄새를 맡았는지, 코를 바닥에 대고 킁킁 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온다.
“음… 귀찮은데. 어둠의 암살자 날 보호해.”
저굴링한테 당할 내 신체 상태는 아니지만, 혹시나 모를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소환해 논 어둠의 암살자 일부를 내 주변으로 모이게 했다.
‘끄으응. 헥헥헥.’
‘끼엑. 끄으응.’
뭐 하는 시추에이션(situation)?
내가 밥을 먹었던 곳에서 놈들이 빙글빙글 돌며, 바닥에 코를 박고는 낑낑 거린다.
음….
난 어디선가 많이 본 느낌에 인벤토리에서 스팸 통조림 세 개를 꺼내 놈들에게 던져줬다. 그러자,
‘콰직. 촵좝.’
‘우직. 첩첩.’
“허….”
미처 통조림 케이스에서 덩어리만 빼서 준다는 걸 생각지도 못했는데, 놈들이 억센 이빨로 외곽 채 씹어 먹는다.
순식간에 개 눈 감추듯 한 덩이씩 사이좋게 나눠먹은 녀석들이 꼬리를 살랑거리며, 이쪽으로 다가온다.
근데, 가만히 보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든다.
니들이 개새끼냐?
왜 꼬리를 흔들고 지랄이야!
그렇다고 내가 통조림을 더 줄 것이라는 얄팍한 생각은….
사라가 끌고 온 좆같은 세계에 입장한 지 1일 8시간 30분 후.
‘끄으응. 헥헥.’
‘키에엑. 헥헥헥.’
날 따라다니며 주변을 빙글빙글 도는 발업 저굴링 6개체.
처음 세 놈이었던 것이 지금은 두 배로 늘어났다.
호기심에, 장난삼아, 어릴적 키웠던 흰둥이 생각에 스팸 통조림을 던져줬던 것이 이 좆같은 상황의 시작. 한번 스팸을 맛본 놈들이 내 곁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괜한 짓을 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까지 던전 클리어 솔플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았고, 날 이곳으로 끌고 온 씨발년은 그곳으로 먼저 떠나버린 이 상황에 혼자 있으려니 존나 기분이 이상했는데, 그나마 개새끼를 가장한 저굴링들이 꼬리를 살랑살랑 거리며 혀를 빼물고 주변을 뛰어다니니 그나마 낮다.
더군다나 핏빛처럼 검붉은 하늘 때문에 괜한 짜증이 났었는데, 그나마 개새끼일지언정 같이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크으음.
사라가 끌고 온 좆같은 세계에 입장한 지 1일 17시간 20분 후.
일단 대충 주변은 다 훑었다.
처음 사라와 도착한 곳에서 북동쪽으로 대략 30km 지점.
밥을 먹기 위해 잠시 셔틀을 착륙 시킬 때까지만 하더라도 좀 더 이동하려고 했는데, 지금도 내 주변을 빨빨거리며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개새끼를 가장한 저굴링 6개체 때문에 이곳에서 튕겨 보기로 맘을 먹었다.
어차피 내가 어디에 있던 위치가 중요한 게 아니니.
분명 사라가 머지않은 시간에 전투가 벌어진다고 했었다.
그게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나타나지 않으면 지가 날 찾아오거나 다른 방법을 강구하겠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순순히 그곳으로 갈 맘은 전혀 없지만.
윗부분이 평평한 검붉은 바위에 올라 비스듬히 누워 꼬리에 불붙은 개새끼마냥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저굴링들을 구경하면서 사라가 언제쯤 내 앞에 나타나 제발 가 달라고 애원할지를 대충 짐작해보고 있는데… 응?
저쪽 커다란 바위 밑을 박박 긁어대던 저굴링 한 놈이 뭔가 입에 물고는 내가 있는 쪽으로 뛰어와 이상한 돌멩이 하나를 툭 내려놓는데, 흙과 함께 표면에 파란 빛이 일렁거린다.
나중에 먹으려고 숨겨놨던 뼈다귀를 찾아서 내게 준것도 아니고, 이상한 돌멩이? 파란 빛?
묘한 호기심에 바닥의 돌을 주워 대충 흙을 털어내자, 어디서 많이 본 것이었다.
“… 미, 미네랄?”
‘헥헥. 헥헥헥….’
옆에서 미네랄을 물고 온 놈이 혀를 빼물고 꼬리를 흔들며 자신을 칭찬해 달라는 느낌이다.
난 인벤토리에서 스팸 통조림을 하나 꺼내 저 멀리 던졌다.
“일단 이거나 먹고 있어.”
놈이 통조림을 떨어진 곳으로 개처럼 뛰어가자, 난 주먹보다 조금 작은 미네랄을 자세히 살폈다.
바위 밑에 깔려있는 미네랄이라….
이곳이 던전 내 공간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공간인지는 확신할 순 없지만, 던전 클리어 보상이 아닌 흙바닥에서 발견된 미네랄.
이곳 역시 바이오 던전처럼 저굴링, 히드라, 락커, 와이번 유닛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성체 타워에서 유닛들을 생산하는 건 맞을테고… 드란들이 미네랄을 물어와 흡수하는 형식인가?
그럼 미네랄이 왜 바위 밑에 깔려 있는 거지?
다른 곳에는 외부로 표출되어 있는 건가?
아니, 예초에 땅속에 묻혀있는 미네랄을 드란이 흡수할 수는 있는 건가?
음….
의문이 계속 쌓이는 느낌이다.
이럴 땐 직접 테스트를 해보면 알 터.
“프롤브 전체 소환!”
[띠링! 프롤브 18,001개체를 소환합니다.]하얀 빛과 함께 주변에 수 없이 나타난 프롤브 1만8천 개체.
너무 많나?
일단은,
“근처 미네랄 캐 봐.”
내 명령에 프롤브들이 세 군데로 나눠져 움직이기 시작한다.
좀 전에 저굴링이 긁어댄 바위 밑으로 이동하는 프롤브 한 무리와 내가 앉아 있던 바위쪽으로 이동하는 무리, 그리고 5시 방향으로 움직이는….
“뭐가 이리 많아. 거기, 거기는 소환 해제.”
세 방향으로 나눠서 이동한다는 것은 근처에 미네랄이 세 군데나 묻혀 있다는 뜻.
여기가 미네랄 밭인가?
아니면 바위 밑에는 무조건 미네랄이 있는 거야?
왜 이리 여기저기에 미네랄이 묻혀 있는 건데?
정신 사납게 움직이던 프롤브 두 무리는 소환해제시킨 후 저굴링이 바닥을 긁었던 곳으로 움직였다.
[띠링! ? 등급 미네랄 조각을 흡수하였습니다. 미네랄 조각 1이 증가합니다.] [띠링! ? 등급 미네랄 조각을 흡수하였습니다. 미네랄 조각 1이 증가합니다.] [띠링! ? 등급 미네랄 조각을 흡수하였습니다. 미네랄 조각 1이 증가합니다.]…….
물음표의 등급이라….
등급을 확인하지 못하는 알림음?
음….
내가 던져준 통조림을 다 먹은 개새끼가 다시 내게 다가와 헥헥거리며 주변을 빙글빙글 돌면서 뛰어다니고, 녀석이 파놓은 흙무더기에서 미네랄 조각을 흡수한 프롤브 수십 개체가 쫄래쫄래 기어와 내게 조각을 뱉어내곤 다시 돌아가고, 나머지 수천 개체의 프롤브들이 주변 바닥에 엉켜 완전 아수라장이다.
“그럼 그렇지. 얘네들이 땅 파는 두더지도 아니고… 줄럿 100개체 소환.”
[띠링! 줄럿 100개체를 소환합니다.]“이 근처 바닥 다 뒤집어 봐.”
짜증어린 내 말투에 줄럿 100개체가 기다란 건틀릿으로 주변 바닥을 쑤셔대기 시작한다.
잠시 후.
[띠링! 미네랄 조각이 흡수 한계치에 도달했습니다. 더 이상 미네랄 조각을 흡수할 수 없습니다.]“음….”
깊이는 대략 40cm 정도, 근처 10m 넓이의 바닥이 다 뒤집어졌다.
수많은 흙무더기 속에 언뜻언뜻 보이는 파란 빛의 돌멩이들.
이게 다 미네랄이란 말이지?
여긴 그냥 길 가다 땅 파면 돈 나오는 그런 곳인가?
뭔 미네랄이 사방팔방에 깔려 있는 건데!
음… 미네랄, 미네랄이라….
그리고 사라가 말한 그들의 마지막 전투.
내가 굳이 그곳으로 가서, 여기가 어딘지, 날 왜 데리고 왔는지, 내가 집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볼 말도 많고 따질 것도 많지만… 왠지 그러기 싫단 말이지. 그렇다고 하염없이 쫄래쫄래 돌아다니다가 뒤에서 날아오는 칼질에 대가리 터지기는 더욱더 싫고.
음….
“어차피 남아도는 게 미네랄이라면, 내가 직접 방어진지를 구축하면 되지. 크큭. 사라 넌 좆된 거야. 크크큭.”
…….
사라가 끌고 온 좆같은 세계에 입장한 지 1일 22시간 40분 후.
“프롤브 120개체, 수정체 생성!”
‘콰… 치…치직. 파… 치…지직.’
날 중심으로 거대한 파란 빛의 파도가 몰아친다.
이윽고 생성된 수정체 120개.
검붉은 하늘 세워진 백여개의 투명한 수정체. 뭔가 기괴하면서도 신비롭다.
“포스 생성.”
‘파… 치…지직.’
“프롤브 120개체, 방어탑 생성!”
‘쿠아… 치…치직. 콰… 치…지직.’
하얀 빛과 파란 빛이 어울려 주변 대지를 일깨운다.
“나머지 프롤브는 전부다 미네랄 캐. 계속해 보자고. 크크큭.”
사라가 끌고 온 좆같은 세계에 입장한 지 2일 18시간 20분 후.
“게이트웨이 생성, 게이트웨이 생성, 방어탑 생성, 거기도 방어탑 생성.”
처음에는 120개체의 프롤브를 이용해 한꺼번에 수정체와 방어탑을 생산했는데 그렇게 하다 보니 흡수하는 미네랄 조각이 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