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dinary Art Factor RAW novel - Chapter 4_3
“아까는 실례했습니다. 파티장님 말씀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 그럼, 공식적으로 지원 파티 가입을 환영하지. 한득아.”
“네. 파티장님!”
역시 한득이의 눈치가 제법이다. 다른 이들이 있으니 형님 소릴 안한다.
“지금부터 신입 파티원들을 위한 환영회를 시작한다. 장소 물색하고 메뉴 정해서 보고 하도록.”
“알겠습니다. 파티장님. 공금 사용한도는 어떻게….”
“무제한. 모자라면 내가 낸다.”
“넵! 다들 들으셨죠? 지금부터 지원 파티 신입 파티원들을 위한 환영회 의견 수렴합니다. 드시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뭐든 말씀하세요. 비용은 파티장님이 다 내신답니다.”
누군 환호성을, 누군 주먹을 움켜쥐었고, 김은희는 묘한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옆에서 지혜가 내 옆구리를 꼬집자 날 쳐다보던 그녀의 눈빛이 또다시 바뀐다.
음… 나도 막장 드라마 대본이나 써 볼까?
* * *
사업자 등록 시작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아니 문제라고 말하기엔 조금 쪽팔리다.
상호명 때문인데, 지혜와 한득, 미혜와 길수는 지원 파티니까 ‘지원’이란 단어를 무조건 넣어야 된다고 우기는데, 동의하면서도 조금은 뻘쭘하다.
그냥 지원 파티로 하자니 뭔가 특이한 게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막상 뒤통수를 강타하는 획기적인 상호가 생각나는 것도 아니다.
다른 파티나 길드를 살펴봐도 대부분 파티, 길드 이름으로 등록을 해놨다.
결국은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그냥 따라 했다.
대형 길드나 다른 곳에선 나와 같은 고민을 안했을까?
괜히 이상한데서 힘 빼긴 싫다.
귀찮으니까.
‘지원 파티’란 상호 아래 업종과 서비스 형태를 정한 후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세무서를 나섰다.
사무실은 연동 신시가지 근처 신규 건물 3층, 80평을 임차했다.
계약을 마치고 테이블과 의자, 컴퓨터, 프린터, 소파 집기 등을 새로 구입해서 배치하고, 친인척분들이 개업 선물이라고 주신 수석, 화분들로 사장실 겸 파티장실인 내방을 꾸몄다.
중간에 와이프와 어머님이 수시로 방문해서 파티원들에게 인사하는데, 그때 지혜와 미혜, 은희의 표정이 정말 가관이었다.
누구는 환한 웃음을, 누구는 덤덤한 척 하지만 싫은 내색을, 누구는 아예 관심 없는 척 쿨 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셋 다 다른 생각과 표정이 얼굴에 다 묻어났다.
기존 짱쎈 파티원들도 제주에 거주하기 위한 집을 구매하거나 임차하기 시작했고, 한득이와 길수가 서포트 했다.
신규 각성자 세 명을 추가로 모집해서 지원 파티 총 인원은 나를 포함 15명을 채웠다.
회사 내 직책은 파티장 이하로 던전 클리어팀 1팀장 한득, 부팀장 지혜로 7명으로 구성하고, 2팀장 길수, 부팀장 미혜로 역시 7명으로 구성했다.
직군에 따라 전사, 마법사, 힐러나 성직자를 골고루 배치했고, 팀장과 부팀장에게는 기존에 정한대로 던전 클리어 보상 5%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한 팀당 7명의 각성자가 있으니, 10등급 던전 클리어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뭐 돈이 될지 안될지는 모르겠지만.
9등급 던전 클리어도 우리 파티가 전원 9등급 각성자이기에 상관없고, 8등급 던전은 제주에 성판악 8등급 던전 하나뿐이니 다 같이 움직이면 된다.
회사 설립과 사무실 마련에 거의 2주일이 지났다.
중간에 한득이의 요청으로 터미널 쪽 공터에서 8등급 던전 입장 시 유지할 진형 이루는 연습을 했다.
이는 9등급 던전부터 존재하지 않는 세이프티 존 때문인데, 파티마다 던전 입장할 때 진형 이루는 방식이 다르니 어쩔 수 없었다.
날 보호하는 형태로 전사 계열이 앞으로, 공격마법사가 중간에서 서포트, 힐러와 성직자가 뒤에서 지원하는 형태인데, 움직이는 동선이 서로 꼬이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렸다.
하루에 2~3시간씩 연습한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위급한 상황 발생 시 제대로 된 진형을 이룰 수가 있었다.
방어, 공격, 이동할 때의 진형을 개인별, 팀별, 파티별로 구분하여 익히고, 위급 상황이나 비상사태에 대한 움직임도 연습했다.
처음에는 한겨울에 뭐 하는 짓인가 의아해하던 구경꾼들도 우리가 각성자인걸 알아차렸는지, 몇몇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실 제주에서 각성자 15명이 한곳에 모여 뭔가 한다는 것 자체가 이슈거리지. 다른 지역은 어떨지 모르지만.
문제는 내 저질체력인데, 전사 계열이나 공격 마법사는 그렇다 치고, 힐러나 성직자들과 비교해도 각성자라고 불릴 수 없을 정도로 낮은 내 신체 능력치 때문이다.
한 예로 9등급 힐러인 한득이의 민첩이 25, 지구력 24, 힘 19, 체력 22인데, 나와 비교하면… 됐다. 아예 비교치 말자.
결론만 간단히 말하면, 얘네들이 아무리 빨리 움직이고 날아다녀도 난 안된다는 거다.
방어할 때야 상관없는데, 신속히 이동하거나 공격할 때는 내가 못 따라간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이들을 따라갈 필요가 있나 싶다.
묻지마 줄럿들 한 10개체만 내 주변에 소환시켜 놓으면 되지 않을까?
줄럿들보고 방어하라고 하고, 공격하라고 하고, 이동하라고 하면 되지. 내가 멍멍이처럼 숨을 헐떡이며, 이리저리 돌아다닐 필요가… 있긴 있겠다. 젠장!
던전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니, 일단은 파티원들과 함께 연습했다. 한겨울 땀을 뻘뻘 흘리며.
씨팔! 안 그래도 30대와 40대의 체력이 다른 것 같은데… 죽겠다.
썩을….
* * *
며칠 후.
드디어 올해 초 제주지부 각성자 협회에 신청한 성판악 8등급 기갑 던전 클리어 입장 순서가 됐다.
왜 8등급부터는 클리어 대상을 전국으로 풀어서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게 만드는 건데?
그냥 제주에서 알아서 하라고 하면 얼마나 좋아.
그럼 우리가 매일같이 클리어 해 줄 수 있을 텐데….
아… 그럼, 우리도 육지 8등급 던전 클리어 못하는구나.
쌤쌤이다. 퉁~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성판악 8등급 기갑 던전.
던전 클리어 후 흡수한 가스 조각으로 반드시 줄럿의 발업과 공격력 업그레이드를 해봐야지. 가스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회사 공금으로 구입한 중고 승합차 2대에 나누어 탑승한 후 대략 35분 정도 이동해 성판악에 도착했다.
성판악은 한라산 등산 코스 중 하나이기도 하고, 서귀포로 넘어가는 5.16도로 휴게소이기도 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던전 관리 사무소에 들려 던전 입장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밖으로 나왔다.
대략 1시간 30분 정도 던전 입장 시간이 남았다. 몇몇은 대기실에 들어가 차를 마시고, 몇몇은 한라산 겨울 풍경에 푹 빠졌다.
온통 흰 옷으로 갈아입은 세상. 앙상한 나뭇가지에 하얀 눈꽃. 던전 클리어가 아니면 사진기를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싶을 정도로… 지혜가 나에게 다가와 핸드폰으로 기념사진 찍자고 한다.
무시하고 대기실로 향했다.
춥다. 많이.
성판악 8등급 던전에 입장 하자마자 길수를 포함한 전사 계열 파티원들이 장비를 꺼내 앞으로 나서며 주위를 살폈고, 지혜와 미혜, 은희를 포함한 공격 마법사가 내 옆에 위치했으며, 그 뒤로 한득이가 포함된 힐러와 성직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파티장님. 시작하시죠.”
한득이가 뒤에서 형님 소리 대신 파티장님이라고 부른다.
아마 자기도 이제는 팀장이니까 날 부르는 명칭을 바꾼 걸까?
아니면 공적인 자리라서 이러는 걸까?
여하튼 난 주위를 한번 훑어보고 우리가 위치한 진형에서 20m 앞 공터를 응시했다.
“시작한다. 줄럿 전체 소환! 드라칸 전체 소환!”
[띠링! 줄럿 80개체를 소환합니다.] [띠링! 드라칸 41개체를 소환합니다.]“세, 세상에….”
“허헉!”
“줄럿! 드라칸! 여, 역시!”
“허… 다시 봐도 적응이 안 된다.”
적응이 안 되긴, 자주 보면 그러려니 할 거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규 각성자들은 경악을, 기존 짱쎈 파티원 역시 놀란 눈치다.
하긴 저번 부산 해운대 8등급 바이오 던전에서 봤을 땐 던전 클리어를 위한 소환이 아니었으니 지금과는 분위기가 달랐겠지.
수십의 줄럿들의 검붉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으면, 기껏 9등급 각성자야 전의를 상실하게 될 거다.
우선, 던전 클리어한 후 가스 매장량을 확인해봐야겠다. 최대한 빨리 클리어할수록 미네랄과 가스 보상이 많아지니까.
“줄럿 10개체는 주변에서 우릴 보호하고, 나머지는 던전 내 유닛들과 건물들을 파괴한다. 우선순위는 넥서스, 방어탑, 게이트웨이, 드라칸, 줄럿 순이다. 출발!”
내 명령이 끝나자마자 줄럿들이 둔덕을 향해 뛰기 시작했고, 드라칸 역시 뒤뚱거리며 줄럿을 쫓아… 야! … 야아!
내가 잘못 생각했다.
드라칸이 멍청한 게 아니고, 내가 멍청한 거다.
아니 둘 다 멍청하다.
여유 공간 없이 소환된 드라칸들이 한꺼번에 이동하려니 지들끼리 부딪히고, 엉켜 아수라장이다.
날씬한 줄럿에 비해 둥글둥글한 팔과 다리를 가진 드라칸.
가슴에 커다란 캐논포만 아니면 지금 당장 역소환 하고 싶다.
줄럿들이 몸빵으로 앞에서 싸우면 뒤에서 보조하라고 소환했더니만, 이것들이 단체로 미쳤나!
지들끼리 엉켜 비비적거리고 있다.
“야! 다들 산개해. 산개하라고! 거기 너! 니가 옆으로 빠져줘야… 야이 새꺄! 이 멍청한 새끼들. 드라칸 소환 해제!”
내 앞에서 쇼를 하던 드라칸들이 하얀 빛과 함께 사라졌다.
“하… 진짜 드라칸 이 녀석들 못 쓰겠다.”
“파티장님 우선 이동하시죠. 줄럿들이 곧 던전 건물에 도착할겁니다.”
뒤에서 한득이가 다가와 이동할 것을 권한다.
“그래. 일단 가자.”
“다들 들었지? 신속 이동 대형을 유지한 채 둔덕까지 이동한다. 출발!”
난 한득이의 출발 소리에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 파티원들은 내 뛰는 속도에 맞춰 진형을 유지한 채 이동했다.
잠시 후.
“드라칸 5 개체 소환!”
[띠링! 드라칸 5개체를 소환합니다.]“저쪽 줄럿들 뒤에서 캐논포로 지원한다. 출발!”
‘콰앙… 콰아앙.’
‘쿠워워….’
“던전 줄럿 2개체 뒤로 이동한다. 1팀! 마법으로 묶어!”
“불의 벽. 파이어 월!”
“눈물의 결정체. 아이스 토네이도!”
“거기 신참! 뭐 하는 거야! 힐 주란 말이야!”
“… 이데아 여신의 안배. 저들을 치유하라. 퍼스널 힐!”
‘콰아앙….’
‘쿠워… 쿠워워….’
70 개체의 줄럿들이 넥서스와 방어탑을 파괴하는 동안 던전 유닛들은 가만 있지 않았다.
역시나 8등급.
몸빵, 미끼, 떡밥용으로 뿌린 줄럿들을 무시한 채 각성자들에게 달려드는 던전 줄럿도 있었고, 긴 사거리를 가진 드라칸들이 앞으로 나서며 캐논포를 쏘아댔다.
전사 계열 각성자들이 던전 줄럿들과 어울릴 때, 힐러나 각성자들은 힐과 축복을 걸었으며, 마법사 계열은 원거리 공격으로 드라칸을 상대했고, 내가 소환한 줄럿들이 던전 유닛들을 마무리 지었다.
부산 해운대 8등급 던전 클리어 때와는 다른 상황.
그때는 지원 파티 5명이 던전 클리어하느라 2시간 걸렸다면, 지금은 9등급 각성자가 나를 포함 15명이다.
소환한 줄럿의 수는 같지만 화력면에서, 서포트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어느덧 던전에 입장한지 1시간이 지나지 않아 던전 클리어 알림이 울렸다.
[띠링! 8등급 기갑 던전을 클리어하였습니다.]“우와~ 해냈다.”
“하하하. 8등급이 이렇게 쉬울 줄이야!”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부상자 확인하시고, 다들 모이세요.”
“1팀, 집합!”
“2팀도 마찬가지.”
“파티장님 수고하셨습니다.”
“오빠~ 역시 최고!”
던전 클리어 알림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서로 자축하는 소리가 들렸다.
팀별로 산개했던 직원들이 하나, 둘 모여 들었고,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형님. 1시간 내로 끝냈습니다.”
한득이가 다가와 흥분했는지 파티장님이란 말 대신 형님 소릴 늘어놓는다.
“부상자 파악하고, 넥서스로 이동하자.”
“알겠습니다. 형님. 다들 들었지? 인원 파악 보고.”
“1팀 보고합니다. 총 인원 7명, 현재인원 7명, 부상자 1명. 부상도 경상. 힐 치료 후 부상 인원 없습니다.”
“2팀 보고합니다. 총 인원 7명, 현재인원 7명, 부상자 2명. 부상도 경상. 힐 치료 후 부상 인원 없습니다.”
1팀은 한득이 대신 지혜가, 2팀은 팀장인 길수가 보고를 했다.
클리어 중간 중간에 힐러나 성직자 계열 각성자들이 눈치껏, 요령껏 힐과 축복을 걸어주긴 하지만, 전투 중간이라 자잘한 부상까지는 미처 파악하지 못 할 수가 있다.
팽팽한 긴장감이 가신 후에야 통증이 몰려오니, 그때야 자신이 다친 걸 아는 거다.
부상자를 치료하고 기갑 던전 넥서스 근처로 이동했다.
이제는 던전 클리어 보상을 확인할 시간이다.
“허… 형님!”
“크으음….”
“오빠! 대박이야! 진짜 대박!”
“저, 저게 다 미네랄?”
이번에 새롭게 뽑은 3명의 9등급 각성자들은 멍하니 서있고, 기존 짱쎈 파티원들은 놀라움을, 기존 지원 파티원들은 고함과 비명을 지르며 신나게 미네랄 쪽으로 뛰어갔다.
“1팀은 왼쪽부터, 2팀은 오른쪽부터 미네랄 캔다. 다들 서둘러!”
한득이의 외침이 터지고 나서야 다들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 나야 미네랄이 중요한 게 아니니, 그들을 구경하다 주변을 훑었다.
마침 넥서스 왼쪽으로 30m 떨어진 곳에 뿌연 수증기가 간간히 솟구친다.
난 그쪽으로 걸어가며 프롤브 한 개체를 소환한 후 놈의 더듬이에 손을 가져갔다.
“가스채광소 생성!”
프롤브를 바닥에 내려놓자, 놈이 바위틈으로 쪼르르 기어가 몸통을 파랗게 불태운다.
‘푸… 치…치직’
던전 바닥에서 파란 빛 줄기들이 이어지며 가스채광소가 생성되었다.
[띠링! 가스채광소가 생성되었습니다. 총량 75.533L]“75리터? 75면, 대충… 가스 250 조각?! 크흐흐… 흐흐… 하하하!”
내 웃음소리와 상관없이 금방 생성된 가스채광소에 들어간 프롤브가 주둥이에 검은 수증기를 내뿜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띠링! 기갑 던전 8등급 가스 0.3L를 흡수하였습니다. 가스 조각 1이 증가합니다.]수정체 소환 후 게이트웨이를 생성시키고 드라칸 코어를 생성하는데 필요한 가스가 50조각, 발업 코어 생성에 40, 줄럿 이동 속도 업그레이드 하는데 필요한 가스가 60, 포스 생성은 가스가 필요 없으니 됐고, 지상 공격력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가스가 100이면 총 필요한 가스… 250. 맞지?
우연인지 오늘 성판악 8등급 기갑 던전 클리어한 방에 줄럿의 이동 속도와 공격력 업그레이드, 둘 다 할 수 있게 됐다.
일단 가스를 다 캐 보자.
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고 힘차게 외쳤다.
“프롤브 전체 소환!”
[띠링! 프롤브 150개체를 소환합니다.]하얀 빛이 던전 바닥을 가득 채운다.
“뭐하냐? 몽땅 가스 캐!”
소환된 프롤브에게 명령을 내리자 놈들이 가스채광소에 서로 먼저 들어가려고 발버둥을 친다.
귀여운 놈들… 은 아니고, 어찌 좀 징그럽다.
많아도 너무 많다.
[띠링! 기갑 던전 8등급 가스 0.3L를 흡수하였습니다. 가스 조각 1이 증가합니다.] [띠링! 기갑 던전 8등급 가스 0.3L를 흡수하였습니다. 가스 조각 1이 증가합니다.] [띠링! 기갑 던전 8등급 가스 0.3L를 흡수하였습니다. 가스 조각 1이 증가합니다.]…….
잠시 후.
“상태창!”
[아트팩터: 한지원(Lv-3)국적/소속: 대한민국/지원 파티,
나이: 40, 신장/체중: 177cm/80kg,
민첩: 3, 지구력: 3, 힘: 4,
체력: 3, 지능: 2, 행운: 13,
인벤토리: 6/9
(각성자 부츠, 장갑, 망토,
줄럿(16), 드라칸(32), 미네랄(5.867kg)),
건물: 8
(포스, 배터리, 게이트웨이, 드라칸 코어,
가스채광소, 발업 코어, 랜드 코어, 스타게이트),
수정체: 0/30,
개인 보유 능력치: 0,
소환 대상 능력치: 150(프롤브),
줄럿의 상의 갑옷 1,
보유 아트팩트:
미네랄 조각(흡수) 160, 가스 조각(흡수): 251,
이데아 주머니(흡수) 1]
던전 클리어하면서 남은 줄럿과 드라칸들은 역소환시켜 인벤토리에 집어 넣어놨고, 미네랄 조각과 가스 조각을 유심히 살폈다.
“됐다. 가스 조각 총 251개!”
드디어 레벨업에 따른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스를 다 캐 한마리만 남아 있던 프롤브 더듬이를 움켜쥔 후 내려놓고, 5m 전방을 응시했다.
“수정체 소환!”
내 외침에 프롤브가 앞으로 쪼르르 기어가더니, 놈의 몸통이 파랗게 빛난다.
‘푸… 치…치직’
[띠링! 수정체 1개가 소환 되었습니다. 보유 아트팩트 총량이 증가합니다.] [띠링! 포스, 배터리, 게이트웨이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띠링! 소환 능력치가 증가합니다.]수정체를 소환했으니 다음은,
“게이트웨이 생성!”
[띠링! 게이트웨이가 생성되었습니다. 현재 생산 가능한 유닛은 줄럿(개체당 미네랄 20 필요)입니다.]“드라칸 코어 생성!”
[띠링! 드라칸 코어가 생성되었습니다. 게이트웨이에서 드라칸(개체당 미네랄 조각 30, 가스 조각 5 필요)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됐다.
이제 드디어, 마침내, 결국….
“발업 코어 생성!”
[띠링! 미네랄 조각(120)이 부족하여, 발업 코어를 생성할 수 없습니다.]“응? 뭔 소리야? 미네랄?”
왜 미네랄이 부족한 건데?
내가 흡수한 미네랄 조각만 160개… 아… 모자라겠구나.
“꼭 이럴 때 이런다. 상태창!”
[아트팩터: 한지원(Lv-3)국적/소속: 대한민국/지원 파티,
나이: 40, 신장/체중: 177cm/80kg,
민첩: 3, 지구력: 3, 힘: 4,
체력: 3, 지능: 2, 행운: 13,
인벤토리: 6/9
(각성자 부츠, 장갑, 망토,
줄럿(16), 드라칸(32), 미네랄(5.867kg)),
건물: 8
(포스, 배터리, 게이트웨이, 드라칸 코어,
가스채광소, 발업 코어, 랜드 코어, 스타게이트),
수정체: 1/30,
개인 보유 능력치: 0,
소환 대상 능력치: 150(프롤브),
줄럿의 상의 갑옷 1,
보유 아트팩트:
미네랄 조각(흡수) 30, 가스 조각(흡수): 201,
이데아 주머니(흡수) 1]
수정체야 30개까지 소환할 수 있으니 됐고, 게이트웨이 생성에 미네랄 조각 30, 드라칸 코어 생성에 100개의 미네랄 조각을 썼으니, 지금 남아있는 건 고작 30개.
발업 코어 생성에 120 조각이 필요하다고 했으니, 결국 줄럿의 발업 코어 건물 생성에 필요한 미네랄은 총 150개.
그리고 업그레이드까지 한다면….
씨팔!
더 들겠네.
“미네랄 전체 소환!”
[띠링! 미네랄 5.867kg을 소환합니다.]난 내 앞에 나타난 미네랄 덩어리를 보며 입맛을 쩝쩝 다셨다.
난 이 미네랄 덩어리 못 부순다.
대검도 없고, 힘이나 체력도 그냥 일반인 수준이거든.
아니 좀 더 좋으려나?
“길수야~ 안 바쁘면 이리 좀 와.”
난 지원 파티 2팀 팀장, 9등급 전사 계열 최길수를 소리쳐 불렀다.
저 멀리서 미네랄을 캐던 길수가 내 목소리를 들었는지 두리번거리다, 이쪽으로 뛰어오기 시작한다.
쪽팔리다.
전사 계열 각성자한테 미네랄이나 쪼개 달라고 하자니.
“부르셨습니까? 형님.”
난 아무 말 않고 바닥에 놓인 미네랄 덩어리를 가리켰다.
“알겠습니다. 이번에도 자근자근 입니까?”
“어. 자근자근.”
길수가 미네랄 덩어리를 잠시 살피더니 등 뒤의 대검을 치켜든다.
‘퍼어억… 퍼억… 퍽퍽퍽….’
신났구나.
아니 칼춤 추는 건가?
물러나서 길수가 하는 걸 지켜보자니 쫌 그렇다.
그냥 프롤브 시켜서 흡수할 걸 그랬나?
아니다.
그 놈들이 물어오는 것들은 너무 커서 비효율적이다.
프롤브 대가리가 몸통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놈들은 자신의 대가리만한 미네랄을 물어온다.
아깝게. 그게 다 돈인데.
어차피 주먹 크기만 한 미네랄 조각이나, 좁쌀 크기의 미네랄 조각이나 나에겐 미네랄 조각 1 에 불과하다.
길수가 휘두른 대검에 미네랄 덩어리가 쪼개지기 시작했고, 조그만 파편이 이리저리 튄다.
난 약간 더 뒤로 물러나 손을 뻗었다.
[띠링! 기갑 던전 8등급 미네랄 조각을 흡수하였습니다. 미네랄 조각 1이 증가합니다.] [띠링! 기갑 던전 8등급 미네랄 조각을 흡수하였습니다. 미네랄 조각 1이 증가합니다.] [띠링! 기갑 던전 8등급 미네랄 조각을 흡수하였습니다. 미네랄 조각 1이 증가합니다.]…….
수십 번의 알림이 울렸는데 뭔가 이상하다.
더 이상 미네랄 조각을 흡수할 수 없다는 알림이 뜰 때가 지났는데, 왜 계속 흡수가 되는… 아차차. 레벨업!
저번 레벨 2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미네랄 흡수 가능 능력치 50이 증가 했었으니, 이번 레벨업까지 포함하면 210 능력치인가?
잘됐다.
앞으로 가능하면 길수 부르지 말아야… 아니다.
미네랄 조각 210개론 게이트웨이 생성하고 나면 줄럿 100개체도 생산하지 못한다.
길수야, 미안하다.
앞으로도 계속 칼춤 춰야겠다.
미네랄 조각을 더 이상 흡수할 수 없다는 알림이 울린 후 난 다시 발업 코어 건물을 생성시켰다.
“발업 코어 생성!”
[띠링! 발업 코어가 생성되었습니다. 줄럿 이동 속도 업그레이드 +100%(미네랄 조각 150, 가스 조각 60 필요)가 가능합니다.]“줄럿 이동 속도 업그레이드!”
[띠링! 발업 코어에서 줄럿 이동 속도 업그레이드를 진행합니다. 소요시간 39분 59초, 58초, 57초…]“형님! 업그레이드가 뭡니까?”
내가 하는 짓을 지켜보고 있었는지 길수가 다가와 물어본다.
“어. 이번 구정에 레벨업 했거든. 신규 건물 특성 생겼는데 줄럿 이동 속도하고 공격력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 같다.”
“… 그럼, 줄럿들이 지금보다 더 강력해진다는 말씀이십니까?”
“어. 이동 속도 두 배, 공격력도 두 배.”
“… 혀, 형님!”
“왜?”
길수를 쳐다보자 얘가 뭘 잘못 먹었는지 눈을 부릅뜬 채 날 쳐다보고만 있다.
기다려봐. 칼춤 한 번 더 추게 해줄 테니.
결국 포스까지 생성시키고, 줄럿의 공격력까지 업그레이드를 마쳤다.
길수가 추는 칼춤을 두 번 구경하고, 강화된, 업그레이드된 줄럿들로 인벤토리를 꽉 채웠다.
모자란 미네랄 덩어리는 길수를 시켜 한 덩어리 더 가져오게 한 후 자근자근 부숴댔다.
최대한 작은, 흡수 가능한 미네랄 조각을 능력 한계치까지 흡수한 후 게이트웨이에서 줄럿들을 생산하자 뭔가 다르긴 달랐다.
기존 줄럿과 신장은 같았지만, 검붉게 물든 건틀릿과 상의갑옷은 묘한 매력을 풍겼다.
내가 업그레이드된 줄럿들을 생산해서 인벤토리에 차곡차곡 집어넣고 있을 때, 파티원들이 미네랄을 다 캤는지 이쪽으로 다가와 구경하기 시작했다.
게이트웨이를 추가로 생성시키고 줄럿들이 생산될 때마다 감탄사를 터트리는 게, 왠지 등 뒤가 따갑다.
대략 5kg짜리 미네랄 덩어리 하나와 생산된 줄럿들을 한계치까지 인벤토리에 집어넣고 뒤돌아섰을 때, 파티원들이 엄청난 환호성을 질러댔다.
“역시 오빠가 최고!”
“형님! 멋있습니다.”
“오빠. 담에도 잘 부탁드려요.”
“파티장님! 최곱니다.”
“역시 지원 파티에 들길 잘했다니까!”
“당연하지! 세상 어디 저런 특성을 가진 각성자가 있을까!”
“아트팩터 말고 소환술사라고 해도 믿겠어요!”
1팀 2팀에 상관없이,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규 파티원들까지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데, 전투 마법사 9등급 S라인 몸매를 가진 김은희 눈빛이 여전히 이상타.
줄럿의 붉은 눈동자를 닮았다.
“파티장님. 한 가지 여쭤 봐도 될까요?”
날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던 김은희가 앞으로 나서며 입을 열었다.
“응. 왜?”
“혹시 기존에도 이렇게 클리어하셨나요? 부산 해운대 8등급요.”
“어. 그땐 기존 지원 파티끼리 클리어하느라 시간이 꽤 걸렸지. 두 시간 정도? 알잖아?”
“… 네. 그랬죠. 하지만 다른 파티들은 8등급 클리어하는데 최소 4시간씩 걸리죠. 그것도 빠른 편이구요.”
“뭐 그렇다고 들었지. 근데 그게 왜?”
“… 아, 아뇨. 그냥 그렇다구요.”
“…….”
뭐가 문제인데?
던전 클리어 빨리해야 보상이 많아지잖아.
어차피 클리어할 거 질질 끌게 뭐야?
능력 되면 최대한 빨리 클리어하는 거지.
돈 벌기 싫어?
의아한 눈빛으로 은희를 쳐다보는데, 허… 살포시 미소를 짓는다.
돈 많이 버니까 좋은 거지? 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