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dinary Art Factor RAW novel - Chapter 8_5
“넵. 드란 소환!”
[띠링! 드란 1개체를 소환합니다.]내 말과 싸이코의 외침이 끝나자 던전 바닥에 하얀 빛과 함께 2개체의 드란이 소환되었다.
하나는 놈 꺼. 하나는 내 꺼.
“역시나 주군도 드란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퍽!’
“크윽. 주, 주군!”
“쓸데없는 소리 말고, 드란 더듬이나 잡아.”
“넵!”
난 소환된 드란을 다시 인벤토리에 집어 놓고, 싸이코가 머뭇거리며 드란 더듬이에 손을 가져가는 걸 지켜봤다.
잠시 움찔거리더니, 몇 초가 지나지 않아 눈을 뜬다.
찰나의 시간에 무수히 많은 속성이 머릿속에 새겨질 거다.
“세, 세상에! 이건 정말… 대, 대단합니다. 주군!”
“하… 니 좆 꼴리는 대로 불러라. 싸이코 새꺄! 포기다.”
“아, 아닙니다. 길드장님.”
“됐고, 바이오 테크트리 불러봐.”
“넵. 우선 드란을 타워로 변태한 후 저굴링 코어와 발업 코어가 1단계입니다. 다음은 성체 타워 2에서 히드라 코어와 와이번 코어, 마지막 성체 타워 3에서는 마법지렁이 코어와 울트라 코어가 있으며, 해당 코어에서는 바이오 유닛 생산과 업그레이드, 유닛 활성화를 통해….”
역시나. 바이오 유닛 생성 테크트리에 대한 코어는 나와 같다.
내가 만들든, 녀석이 만들든, 앞으로 생산된 바이오 유닛들은 다 내 거라는 뜻.
“됐다. 드란으로 타워 만들어 봐.”
“네. 타, 타워 생성!”
“…… 뭐하냐?”
“안되는데요? 미네랄 모자란다고 알림 뜹….”
‘퍼어억!’
“아악! 주군!”
씨파! 테스트는 나가리다.
생각해 보니 놈의 미네랄 흡수 능력치를 생각 못했다. 간단히 말하면, 놈이 흡수할 수 있는 능력치가 모자라기 때문인데, 당연한 결과다.
싸이코 각성자 레벨이 10등급이니, 될 리가 있나!
놈의 레벨, 흡수 가능한 능력치부터 올려야겠다. 쩝.
근데, 막상 하려니 이거 괜히, 꽤 귀찮아 질 것 같다. 일단은 한득하고, 길수한테 싸이코 버스 좀 태우라고 해야겠다.
능력치가 개판이니, 테스트 할 수 있는 게 있어야지!
난 오늘도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않는다. 개구리는 개구리고, 올챙이는 올챙이지, 올챙이가 개구리로 변신할 턱이 있나. 크큼.
그나저나 얘들은 왜 이렇게 안와? 10등급 던전 클리어야 그냥 걸어 다니면, 끝 아냐?
에이~ 귀찮다. 셔틀 타고 다니면서 던전 클리어하는 거 구경이나 해야겠다.
잠시 후.
내가 기갑 유닛 생성 테크트리 올리는 걸 지켜보던 싸이코의 괴상한 외침에 뒤통수를 세 번쯤 후려쳐 주고, 셔틀을 생산한 후 둔덕 넘어 한득이와 코찔찔이들을 찾아 나섰다.
“와~ 역시 대단하십니다. 주군! 세상에 던전에서 탈 것, 아니 날 것이라니요! 세상 모든 각성자들이 주군을 우러러 볼게 당연지사(當然之事)입니다.”
셔틀에 타자마자 싸이코가 뱉은 개소리.
“납니다. 날고 있어요! 공중부양(空中浮揚)합니다!”
얘들을 찾아 셔틀에 타고 날아갈 때 뱉은 헛소리.
“지상이 아니라 공중에서 보는 던전은 또 다른 감흥이 있네요. 역시나 주군은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십니다.”
날아가기 시작한지 5분이 지나지 않아 내뱉은 나에 대한 정확한 판단. 괜찮다. 계속해 봐라.
10분 정도 날아가자 저쪽 본진 앞에서 코찔찔이들이 둥그렇게 모여, 한득의 말을 듣고 있었다. 지금 뭐 하는 건데? 클리어에 대한 계획? 아님 다단계 물건 팔이?
가까이 다가가 고도를 낮춰 살짝 엿들어보니,
“… 그렇기 때문에, 전사 계열 각성자는 전방에서 마법사들의 마법공격과 힐러, 성직자들의 서포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등을 맡길 수 있는 믿음과 신뢰, 상대방에 대한 전우애 등 유기적인 조합과 상대방의 직군에 대한 정확한 특성을 감안하여….”
쓸데없는, 허무맹랑한, 필요 없는 말을 유식한 척, 잘난 척, 뱉어내는 한득.
웃긴 건 한득의 저 개소리를 코찔찔이들이 주의 깊게 듣고 있다는 거다. 눈을 초롱초롱 거리며.
“뭐하냐?”
“응? 형, 아니 길드장님!”
“셔, 셔틀이닷!”
“세상에!”
“허억!”
얘들이 놀라던 말던 셔틀을 착륙시키고, 다가가 물었다.
“클리어 안 하냐? 세이프티 존에서 벗어난 지가 언젠데, 아직까지 이러고 있어?”
“얘들한테 던전 클리어에 대한 전반적인….”
“빨랑 끝내. 그리고 앞으론 저 녀석 니가 데리고 다니면서 버스 좀 태워주고.”
“알겠습니다.”
한득이가 싸이코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날 유심히 쳐다보던 코찔찔이들을 보며 다시 한 번 말을 이었다.
“그럼 지금부터 클리어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제가 지원해 줄 테니 전사 계열은 앞으로 나서고, 뒤에 마법사, 힐러 위치합니다.”
“네.”
“넵. 알겠습니다.”
“3시 방향으로 접근해서 게이트웨이 앞에 있는 줄럿들을 먼저 처리한 후 본진 쪽으로 다가갑니다. 출발!”
한득이가 얘들을 데리고 10등급 기갑 던전 본진 안으로 들어가는데,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싶다.
맞아. 쟤네들 10등급이었지.
줄럿 한 개체를 상대로 전사들이 달려들고, 뒤에 있던 쎅한 마법사가 원거리 마법공격을 한다.
‘쿠워워.’
“물러나지 말고 붙어!”
“왼쪽, 왼쪽으로 돌아!”
“이데아 여신의 눈물! 얼음의 벽!”
하… 진짜 답답하다.
지켜보던 내내 복창이 터질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나서서 얘들 노는데 깽판 칠 수도 없고.
쟤네들이 다 놀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음, 귀찮다. 그렇다면.
“어둠의 암살자 전체 소환!”
[띠링! 어둠의 암살자 4개체를 소환합니다.]“나한테 덤비는 놈들만 처리해.”
난 소환된 어둠의 암살자들을 인지하며, 지시를 내렸다.
색다른 방법으로 10등급 기갑 던전 클리어 해볼까? 얘들한테도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크큼.
본진 쪽으로 걸어가는데, 싸이코가 뒤따라오더니 묻는다.
“주군. 어디 가십니까?”
아, 존재감 없는 놈. 넌 여기서 할 일이 없지.
“넌 여기서 대기해. 괜히 돌아다니다 뒤지지 말고.”
“주군이 가는 곳이라면, 그게 어디든 제가 보필해야….”
“줄럿한테 대가리에 구멍 좀 내달라고 할까?”
“… 아닙니다. 여기서 대기하고 있겠습니다.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겠습니다.”
“그건 니가 알아서 하고.”
존재감 없는 싸이코를 뒤에 남겨두고 안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가기 시작했다.
‘쿠워워.’
‘쿠워… 쿠워워.’
본진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게이트웨이 앞을 슥 지나친다.
줄럿 2개체가 나에게 덤벼들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대가리가 잘리거나, 기다란 건틀릿이 던전 바닥을 뒹군다.
평상시 걷는 속도로 다른 게이트웨이 앞으로 또 슥 지나치면, 또다시 줄럿 3개체가 나에게 달려들었고, 그대로 조각나 검은 연기로 산화된다.
그저 걸을 뿐이다. 손을 뒷짐 지고 주위를 살피며 천천히 걷는다.
던전을 산책하듯 넥서스까지 걸어가며 주위를 둘러본다.
물론 주변의 게이트웨이에서 뛰쳐나오는 줄럿들은 나하고 상관없는 놈들이다. 지들이 덤비는 거지, 내가 클리어하는 게 아니다. 분명.
“길드장님!”
저쪽에서 한득이가 나에게 소리친다.
왜?
10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넥서스 앞에 섰다.
이제 넥서스만 파괴하면 끝인데, 응? 내가 무기가 있던가?
힐러와 성직자는 됐고, 마법사들은 자신의 특화된 마법, 전사 계열은 대검류 등 공격할 무기와 방법이 있지만, 난 유닛을 소환하지 않으면 넥서스를 파괴할 만한 무기가 없… 오호?
내 주변에 서 있는 어둠의 암살자 4개체. 그들이 들고 있는 기다란 검. 저걸로….
응? 안돼? 왜? 왜 안돼?
그냥 잠깐 빌려달라니까. 금방 쓰고 돌려줄게.
어차피 소환수? 소환체? 인데, 니들께 내 거고, 내 거도 내 거지. 왜 안되는데. 젠장!
어쩔 수 없다. 이런 것까지 생각하지 못한 내 잘못.
던전 나가면 진짜 각성자 쇼핑몰에 가서 대검하나 장만 해야겠다. 명색이 직군에 전사라고 분명 쓰여 있건만, 지금까지 무기하나 없이 돌아다녔다니… 쩝.
난 어둠의 암살자들에게 넥서스를 파괴하라고 인지했다.
[띠링! 10등급 기갑 던전을 클리어하였습니다. 클리어 공헌도를 계산합니다. 2분 59초, 58초, 57초, 56초…]“길.드.장.님!”
저쪽에서 한득이가 또다시 큰 목소리로 날 부른다.
왜!
던전 클리어 알림이 뜨자마자 한득이가 나에게 달려와 뭐하고 한다.
“길드장님. 얘들 노는데 왜 깽판 치는 겁니까? 이럴 거면 차라리….”
“내가 안했다. 난 산책한 건데?”
“예?”
“쩝. 아니다. 귀찮아서. 내가 시간이 펑펑 남아도는 줄 아냐? 테스트해볼 거 다했으니, 던전 나가야 되는데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응? 차라리 니가 클리어 빨리 하던가.”
“그, 그래도 간만에 10등급….”
“그만. 얘들 모이라 그래. 셔틀로 입구까지 이동한다.”
“걸어가도 30분이면….”
“기각.”
“네~이.”
한득이가 주둥이를 길게 내빼고 코찔찔이와 싸이코를 불러 모은다.
3시간 후.
연동 각성자 쇼핑몰 VIP 매장.
“이데아 주머니는 없습니까?”
“예. 죄송합니다. 현재 국내에 있는 모든 매장에 이데아 주머니는 없습니다.”
“비슷한 특성을 가진 아이템도 없구요?”
“예.”
“허….”
역시나.
각성자 직군과 특성에 상관없이 흡수 가능한 아이템을 구매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
금액도 금액이지만 시중에 풀리는 즉시 판매되기 때문인데, 분명 한두 개쯤은 꼬불쳐 둔 줄 알았는데, 괜한 짐작인 것 같다.
대검을 구매하러 왔다가 인벤토리 공간이 부족하길래 이데아 주머니 같은 아이템까지 구매하려고 했지만, 허사.
지금도 최대치까지 꽉 차 있는 인벤토리.
던전 클리어할 때 드랍되는 아이템이 없다면 당분간은 이대로 계속 지내야 된다는 말인데, 대검은 어디다가 집어넣고? 그렇다고 공간을 차지한 유닛들과 미네랄, 이데아 송곳이 필요 없는 것도 아니고.
어디 여분의 공간이 없… 오호라. 전용금고?
난 내 옆에서 VIP 매장이 신기한지 연신 두리번거리고 있는 싸이코, 줄여서 싸이를 바라봤다.
“싸이.”
“넵. 주군.”
“너 인벤토리 있었지? 몇이냐?”
“2입니다.”
“잘됐다. 앞으로 이거 니가 보관하고 다녀라. 잊어버리면, 생각날 때까지 죽도록 맞는다. 알간?”
“넵. 주군! 목숨을 바쳐서라도 기필코 사수하도록 하겠습니다.”
난 인벤토리에서 미네랄 덩어리와 이데아 송곳 2개를 꺼내 싸이에게 넘겨주며 당부했다.
몰래 아이템 쌩까거나, 내가 필요할 때 즉각즉각 꺼내놓지 않으면, 비오는 날 먼지 나게 맞는 거다. 알간?
난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싸이를 쳐다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민첩과 체력을 각각 1씩 올려주는 물건인데요.”
“얼맙니까?”
“7억 4천입니다만, 지원 길드장님이시니 7억만 받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요? 잠시만요.”
난 내 앞에 놓인 120cm 가량의 기다란 대검을 바라보며 상태를 살폈다.
‘일반 대검
출처: 바질 마법연구소, 등급: 7등급,
전투 계열(전사) 민첩 +1, 체력 +1’
“음, 이것보다 더 좋은 건 없습니까? 금액은 상관없습니다.”
“죄송합니다만, 이게 저희 매장에서 제일 좋은 제품입니다. 더 좋은 건 아무래도 본점을 이용하셔야….”
“그렇겠죠?”
“네. 송구할 따름입니다.”
“괜찮습니다. 이걸로 하죠. 큐대 좋다고 당구 잘 치는 건 아니니까요.”
“예?”
잘못 말했다. 비유를 해도 어찌 이따위로. 크큼.
처음부터 엄청난 고가의 무기는 필요 없다. 어차피 내가 검술을 아는 것도 아니고.
일단 길수한테 기초 먼저 배운 후 틈틈이 연습해봐야겠다.
난 조심스럽게 대검을 꺼내드는 쇼핑몰 지점장을 바라보며, 길수를 떠올렸다.
어떻게 하면 쉽게, 빨리, 수월하게 검술을 익힐 수 있을까? 방법이 없으려나?
일주일 후.
죽겠다. 진짜로 죽을 것 같다.
어깨와 팔, 허벅지, 종아리 안 아픈 데가 없다.
근육통인지 타박상인지 모를 통증과 지금 당장 바닥에 드러눕고 싶을 만큼의 강렬한 유혹에 길수의 대가리를 대검으로 쪼개버리고 싶다.
하지만 능력이 안된다. 쪼개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으니 더 답답하고, 저 능글맞은 입과 면상을 신나게 후려쳐 버리고 싶은데, 그게 안된다.
“팔 내려갑니다. 정 자세 유지 안합니까? 20분 남았습니다. 대련 5분 추가로 들어갑니다.”
“씨파쌕!”
“대련 10분 추가 됩니다.”
“개새끼! 죽여버릴 거야.”
“… 마, 말이 시, 심합니다.”
“대검으로 대가리를 세로로 쪼개버릴 거야!”
“… 자, 잠시 쉬었다가….”
“좆까! 죽인다. 죽일 거야. 씨밤바쌕!”
“… 한득아! 힐!”
내 벌게진 얼굴과 부들 거리는 팔과 다리, 찰진 욕에 한쪽 구석에서 좋은 구경을 하고 있던 한득의 힐이 들어온다.
삽시간에 전신에 상쾌한 느낌이 들고 누적된 피로가 가시지만, 힐을 받았으니 앞으로 1시간은 더해야 할 터.
“개쌔끼들! 둘 다 죽여버릴 거야! 크아악!”
20분 남았던 훈련시간이 1시간 20분으로 늘어났다.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다.
일주일 전 길수에게 맛있는 저녁을 사주며, 검술 훈련을 도와 달라고 했었다.
어차피 전사 직군도 있었고, 지금까지 검 한번 휘둘러 본 적 없으니, 혹시나 모를 만약에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나만의 비장의 한 수 였는데, 지금은 존나 후회한다.
일반인이 아닌 각성자. 더군다나 4등급의 고위급 각성자 등급과 능력치.
길수처럼 몸으로 때우는 직군이 아니기에 신체 능력치는 비교할 게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가 저급의 각성자 능력치도 아니고, 해서 솔직히 쉽게 봤다.
존나 빨리 움직여서, 존나 빨리 검을 휘두르면 끝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검을 파지하는 손 모양, 휘두를 때와 찌를 때의 각도와 피니쉬, 포복과 호흡, 선과 선, 면과 면.
존나 복잡하고, 어려웠다.
기초가 중요하다고, 마보나 정자세로 멈춰 움직이지 말라고 했을 때도 그런가 싶었다.
땀이 비오듯 흐르고, 전신이 부들거려도 훈련이 끝나고 난 뒤 한득이가 걸어주는 힐에 쾌감까지 느꼈을 때쯤, 길수가 대련을 하자고 했다.
아니 대련을 빙자한 구타였다.
체력단련실의 유리창이 터져 나가고, 콘크리트 벽에 실금이 가고, 주변의 집기가 산산조각 나기 수십 차례.
2분의 대련시간이 5분으로, 10분으로 늘어감에 따라, 난 바닥과 입맞춤 하는 횟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상급의 포션과 한득이까지 단련실에서 대기했지만, 무용지물.
왜 전사가 전사인지 알 수 있… 기는 개뿔!
저 씨밤바 새끼의 뒤통수를 대검으로 시원하게 날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젠장!
“하… 지친다. 지쳐.”
“힐 한번 더 넣어 드릴까요?”
“몸이 아니고 여기가 아프다.”
난 내 가슴을 손가락으로 쿡쿡 찔렀다.
며칠이나 배웠다고 이러는 게 아니다. 그저 단 한번, 단 한번만 길수의 대가리를 후려쳐 보고 싶다. 대검으로. 쪼개지나 안 쪼개지나 테스트.
“그냥 포기하시면….”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썩은 무라도 썰어야지.”
맞나? 맞지?
샤워를 한 후 인근 근처로 저녁을 먹으러 이동하는데,
‘우웅… 우우웅.’
“네. 지원입니다.”
“그렇게 본인 밝히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하하. 그러게요. 습관이라서요. 형님, 협회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허. 누워서 절 받긴가? 정말 안 올라 올 거야?”
“글쎄요. 그들이 던전 들어가면, 상황 보면서요.”
“허. 진짜. 아우도 독하긴 독해. 그럼 4일뒤쯤?”
“네. 별 이상 없으면 그렇게 되겠죠. 그건 그렇고, 확약서에 명시했죠?”
“어. 아우가 말한 대로 넣긴 했는데, 쳐다보지도 않더구만. 리젠 클리어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던데? 다른 방법을 모색했나 봐.”
“그렇겠죠. 그들도 머리가 있는 놈들이라면, 같은 실수 두 번은 안할 겁니다.”
“그래도 괜찮은가?”
“지들이 잘하면 제가 배 아픈 거고, 못하면 대박이니 노려볼 순 있겠죠.”
“허, 허허. 여하튼 가능하면 빨리 올라오게. 내 조마조마해서 살 수가 있어야지.”
“알겠습니다. 수방사하고는 긴밀히 협조하시구요.”
“알겠네. 기다리고 있겠네.”
“네. 들어가세요.”
대한민국 각성자 협회 지원본부장에서 이번에 협회장으로 취임한 태석 형님이다.
그도 꽤 난처한 상황이리라. 아니 최우선으로 신경 써야 하는 일인데, 내가 자꾸 신경 쓰지 말라고 하니, 그게 더 신경 쓰이는 모양이다.
“협회장님이십니까?”
“어.”
“이번에 그것 때문에요?”
“어.”
“비행기표는 다 예약해 놨습니다만.”
“이 양반이 우리하고 같은 심정이겠냐? 옆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금수저들요? 그리고 감하고 배추 아닙니까?”
“무식한 놈.”
“…….”
한득이가 머릴 쓱쓱 만지고, 옆에서 길수가 큭큭 거린다.
근데, 맞지?
한 달 동안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오기 시작한다.
랜덤 발현 현상으로 제한시간 내에 클리어하지 못해 터져버린 서울시청 3등급 바이오 던전.
이전 협회장과 그 떨거지들이 날 찾아온 이유도, 지금까지 금수저들이 협회에 압박과 로비를 한 이유도,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이상하게 행동한 이유도 다 그것 때문이다.
저번에는 우여곡절 끝에 클리어할 수 있었지만, 내가 주도적으로 클리어하는 것 하고 그들이 숟가락 얻겠다고 덤비는 건 천양지차(天壤之差).
원래는 리젠 클리어하려고 했다.
터져버린 던전이 아니기에 바이오 유닛 사체는 건지지 못하겠지만, 안의 클리어 보상 미네랄과 가스는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양이니까.
하지만, 그들의 협박 아닌 협박과 협회장을 대신한 회유, 그리고 그 좆같은 자격지심.
지들이 리젠 클리어할 수 있다고 똥고집을 피우는데, 하라고 하지 뭐.
하다가, 해보다가 안되면 그제야 아~ 내가 좆같이 살았구나 하고 느끼겠지.
그때가서 선심 쓰는 척 썩은 동아줄 건네주면, 그들도 그게 썩은 건지 모르고 움켜쥘꺼다. 그리고 던전이 터진다면 그에 대한 모든 책임은 그들이 지고, 난 바이오 유닛 사체까지 챙기는 거고. 여하튼 그렇다. 지금까지 내 계획은.
며칠 전부터 TV에서 이 문제로 연신 특집 방송을 하고 있었다.
사성, LC, 질풍 같은 대기업 길드와 중견기업 몇몇 길드가 뭉쳐 리젠 클리어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데, 가끔씩은 우리 지원 길드와 내 이름이 몇차례 언급되기도 했다.
그들은 기존에 클리어한 지원 길드가 없다고 하더라도 분명 리젠 클리어를 장담하고 있었고, TV나 신문, 인터넷 포털 사이트 등은 그들이 클리어 이후의 보상에 대한 대략적인 금액 산출과 각성자들의 레벨업, 그리고 리젠 클리어 이후 기업의 이미지 상승효과 등에 대한 원론적인 말만 거듭하는 실정이다.
끼리끼리 논다고, 금수저 옆에도 금수저겠지.
온 국민의 관심이 서울시청 3등급 바이오 던전 리젠 클리어에 쏟아질 때, 와이프가 이번에는 서울 안 올라가냐고 살짝 묻기도 했지만, 그걸로 끝.
지금은 집 짓는 현장에 정신이 팔려 그다지 관심을 같지 않는다. 대신 집 구조와 안에 들어갈 인테리어와 가전제품, 정원의 잔디, 뒤쪽의 텃밭, 낚시터의 정자와 바비큐실을 어떻게 꾸미는지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아니,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 라는 우회적인 표현이겠지?
며칠 후.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이 도래했다.
날 비롯한 홍찬이 형, 한득과 길수, 지혜와 미혜, 김은희와 최은지 등을 비롯해서 지원 길드원 전원과 싸이, 서울지부 팀장 세명을 포함한 전원이 길드사무실 대형 TV 앞에 모였다.
실시간 생방송으로 서울시청 3등급 바이오 던전 리젠 클리어 진행사항을 방송해 주는데, 몇몇은 주둥이가 뾰족하게 튀어 나왔다. 특히나 지혜.
“오빠! 저기, 저기에 내가 있어야 한다고. 내가 지난 한 달 동안 피부과에 얼마나 많은 돈을 가져다 바쳤는데!”
“동감입니다.”
“저두요.”
“주인공은 나중에 등장하는 법. 조연으로 만족해?”
“… 주, 주인공?”
“그, 그쵸? 당연히 우리가 주인공이죠? 역시… 우리 길드장님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암, 그렇고말고.”
“하하. 맞습니다. 저희가 없는데, 지들이 무슨 수로 클리어하겠습니까.”
한마디 해줬다고 다들 두마디씩 한다.
그리고 주인공은 나거든요. 너희들도 조연이거든요~. 크큼.
여하튼, 저번에 500여명의 각성자들로도 클리어하지 못한 서울시청 3등급 바이오 던전 리젠 클리어.
과연 이번에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수백억 원의 이데아 미러를 독점해서 사갔으니 분명 방법을 찾긴 했을 텐데 어떨지 모르겠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바이오 던전 특성상 지상으로 이동, 클리어하는 건 자살행위다.
수백, 수천의 발업 저굴링들과 히드라, 락커, 울트라가 지상에서, 멍텅구리, 와이번 등이 공중에서 공격할 텐데, 무슨 수로?
각성자 수가 많다고 해결될 일이 아닌데….
난 1,000여명의 각성자들이 서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3등급 바이오 던전 입구로 들어서는 TV 장면을 쳐다보며 속으로 중얼 거렸다.
‘금수저들아 잘해라. 잘해서 던전 한번만 더 터트려라. 내가 갈께.’
4일 후.
던전 내 시간은 현실과 두 배 차이니, 금수저들이 던전 리젠 클리어 입장한 후 제한시간이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오늘까지 그들이 클리어 해서 나오지 못한다면, 터진다고 보면 된다.
내가 언질한대로 오늘 오후부터 수방사 군인들이 인근 3km 반경에 민간인 통제를 시작했고, 던전 주변으로 500m 거리에 중화기 무기들이 설치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난 팀장급 이상의 길드원들과 지원 길드 서울지부 사무실에 모여 TV 시청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몇 시간 뒷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
지원 길드 서울지부 소속 각성자 180여명이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게끔 대형버스를 비롯한 경찰 인력이 도로를 통제하고 있는 상황.
이게 다 각성자 협회장이 지원 길드에게 공식적으로 클리어를 요청하는 공문 때문… 은 무슨! 다 내가 대가리를 쓴 이유지. 크큼.
여하튼, 이제 불과 몇 시간이면 판가름 날 터.
내 생각이 틀렸다면, 이제로 단체 회식 한번 하고 손가락 빨면서 제주로 내려가면 되고, 맞다면 신속하게 서울시청으로 이동 후 빡세게 리젠 클리어 진행하면 된다.
뭐, 중간에 부상자나 사상자가 나오지 않게 잘~ 클리어하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 했다.
위험한 만큼 얻는 것은 더 많을 터.
굳이 이런 것들은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각성자들이라면 알고 있을 거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TV만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던전 입구 상공에서 희미한 빛이 세어 나오기 시작한다.
“어, 어… 기, 길드장님!”
“빛이 세어 나오고 있습니다!”
“다들 조용!”
고함을 마구 질러대는 리포터 때문에 시끄럽다.
던전 입구를 시작으로 하얀 빛이 점차 퍼져나가기 시작하더니, 눈부신 빛이 상공으로 세상을 밝힌다.
“터.졌.다! 지원 길드 계획대로 신속이동!”
“알겠습니다!”
“넵!”
“준비한 대로 서둘러!”
“1에서 6팀까지 서둘러 버스에 탑승해!”
“지원팀 각성자 물품 챙겨서 뒤따라 와!”
“빨리 빨리 움직여!”
사방에서 외쳐대는 길드원들의 외침에 내 기쁜 모습이 숨겨져서 약간은 다행인 듯싶다.
왜냐하면, 나보다 길드원들이 더 신났기 때문이다.
앞에서 요란한 사이렌을 울려대는 경찰차와 오토바이들을 따라 대형버스로 길드원들과 함께 똭 트인 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우웅… 우우웅.’
역시나, 태석 형님이다.
“넵. 지원….”
“터졌네! 터졌다고! 도대체 어떻게 안건가? 지금 이동하고 있는 거지? 일단 수방사가 대기하고 있네만, 금세 던전 바이오 유닛들 뛰쳐나올 걸세. 이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응?”
“형님, 진정하시고 제 말 들으세요. 지금 서울시청으로 이동하고 있고, 늦어도 앞으로 10분 내로 도착합니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요. 일단 모든 화력을 던전 입구 쪽으로 모으고, 유닛 나오면 집중포격하세요.”
“그, 그 다음엔?”
“그 다음은 뭐겠습니까? 저희가 도착하면 저번처럼 클리어 진행하는 거죠.”
“그럼, 그들은?”
“글쎄요. 저번하고 똑같지 않을까요?”
“허, 일단 알겠네. 내 나중에 다시 연락함세. 아니 리젠 클리어 들어가기 전에 연락 한번 주게.”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해봤다.
과연 리젠 클리어하겠다고 들어간 금수저 소속 1,000여명의 각성자들은 어떻게 됐을까?
‘콰앙… 콰아앙.’
‘투타다당… 타다당.’
매캐한 화약 냄새와 포성이 사방에 진동한다.
그 잠깐 사이에 벌써 던전 바이오 유닛이 뛰쳐 나온걸까?
“서두르시죠! 이쪽입니다.”
가까운 곳에 주차한 후 대형버스에서 내리자, 기다리고 있었는지 각성자 협회 직원들과 몇몇의 군인들이 서둘러 우릴 던전 쪽으로 안내한다.
대형을 유지하고 신속하게 서울시청 쪽으로 이동해 보니, 수십의 발업 저굴링들과 히드라가 던전 입구에서 빠져 나오고 있었다.
“마법사 마법 발현! 전사들 준비해!”
옆에 있던 홍찬이 형이 먼저 지시를 내린다. 하지만,
“대기! 현 위치에서 벗어나지마! 줄럿, 드라칸 전체 소환! 형은 군인들한테 포격 중지하라고 해.”
“오케이.”
[띠링! 줄럿(방어+공격 200%,) 445개체를 소환합니다.] [띠링! 드라칸(방어+공격 200%) 321개체를 소환합니다.]“처리해!”
난 줄럿과 드라칸 수백 개체를 소환한 후 던전 입구에서 빠져나오는 바이오 유닛들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부팀장급 이상 전원 인벤토리 비워. 무기 제외하고 식량, 식수, 포션, 응급처리 용품 등은 전부 힐러나 성직자한테 몰아. 부족하면 셔틀에 넣고 다닌다. 서둘러.”
포성이 멈추자 저굴링들과 히드라의 기괴한 포호가 들린다. 마지막 발악인지 꽤 우렁차다. 하지만 저것들도 곧 정리되리라.
길드원들이 분주한 가운데 홍찬이 형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얘들 인벤은 왜? 뭐 하려고?”
“안 그래도 부족한 인벤토리인데, 물품은 꺼내서 들고 다니려고.”
“부족하다고? 인벤이? 어째… 아! 혹시….”
“응. 저번에 느꼈어. 그 수백의 바이오 유닛 사체를 두고 던전 나온 게 아까워서. 이번에는 꼼꼼히 챙겨야지. 미리 말하는데, 난 울트라만.”
“야. 니가 울트라 독식하면 얘들은?”
“한계 능력치만큼만 가져갈 거야.”
“말이 되는 소릴 해라. 너 4등급 아냐? 그럼, 능력치만 1,600이 넘어갈 텐데, 울트라가 그만큼 있기는 하겠냐!”
“재네들 땜에 그렇게 못 넣어. 대충 계산해봐도 3~400개체 정도 밖에.”
난 손을 들어 던전 입구를 깔끔히 정리한 수백의 줄럿들과 드라칸을 가리켰다.
홍찬이 형도 내 손가락을 따라 소환된 유닛을 쳐다본 후 고개를 끄덕… 이기는 개뿔!
“야! 울트라가 400개체도 없단 말야!”
“기다리지 뭐.”
“응? 뭐, 뭐가?”
“클리어.”
“도대체 무슨 소린데? 뭘 기다리고 클리어… 서, 설마?”
“응. 성체 타워하고 울트라 코어만 빼고 다 파괴하면, 지깟 것들이 울트라 생산 안하고 뭐할 건데? 뭐 안되면 클리어한 다음에 미네랄이나 줄창 캐야지.”
“…….”
어이 없어하는, 황당한, 멍한 표정의 홍찬이 형을 내버려두고 난 지긋이 서울시청 3등급 바이오 던전 입구를 바라봤다.
한창 던전 입장을 준비하고 있는데, 계급이 대령인 군인과 몇몇의 간부들이 나에게 다가와 우리가 입장한 후 뛰쳐나올 던전 유닛 처리에 대해 묻는다.
“입장하면 던전 입구에 방어탑 많이 만들어놀 거니, 더 이상 뛰쳐나올 유닛은 없을 겁니다. 그래도 혹시나 모르니, 철수는 하지 마시고요.”
“바, 방어탑 말입니까? 그걸 만들 수 있단 말씀이십니까?”
얼떨떨해하는 대위가 옆에서 묻는다.
난 너한테 말한 게 아닌데? 대령을 앞에 두고 감히 대위가… 아, 대신 물어본 건가?
“역시나 지원 길드장님이시군요. 알겠습니다. 상황 주시하고, 경계도 유지하죠.”
“네. 그럼….”
대충 인사한 뒤 길드원들이 준비가 끝났다고 하자, 난 태석 형님에게 전화를 걸어 이제 입장한다고 말하려고 하는데, 통화중이다.
정신없이 바쁠테지. 대충 이제 들어간다고 문자하나 넣어주고 길드원들을 정렬시켰다.
“지금부터 서울시청 3등급 바이오 던전 리젠 클리어 입장한다. 내가 인벤토리 왜 비우라고 했는지 짐작하는 원들도 있을 테니, 그런 것들은 알아서들 하고, 마법사 마법 발현!”
내 외침이 끝나자 뒤쪽에서 수십의 마법사들의 마법주문 소리가 들려온다.
“전사들부터 입장한다. 입장!”
“입장!”
“입장!”
수십의 전사들이 시커먼 던전 입구로 몸을 던진다.
서울시청 3등급 바이오 던전 리젠 클리어 입장 25분 후.
어지러움이 가시자마자 전사들의 외침이 들렸다. 수십의 발업 저굴링들이 던전 입구에 남아 있었던 탓.
이 정도는 내가 굳이 유닛들을 소환하지 않아도 처리가 된다.
프롤브를 한 개체 소환한 후 수정체와 포스, 게이트웨이, 드라칸 코어, 발업 코어, 블랙코어, 랜드 코어까지 일사천리로 생성시켰다.
던전 입구를 약간의 공간만 놔두고 방어탑을 충분하게 생성시켰다. 이 정도면 던전 유닛들이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하리라.
랜드 코어에서 수십의 셔틀 생산을 걸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머뭇거리며 싸이가 말을 건다.
“대, 대단, 대단합니다! 주군!”
“말이나 똑바로 해라.”
“정말 대단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이 없습니다.”
“없으면 하지마.”
“…….”
제주에서 길수가 싸이를 데리고 다니며 버스를 태워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능력치는 10등급을 벗어나지 못했다.
제주시청 6등급 기갑 던전 리젠 클리어도 아직 3주 이상 남았으니, 녀석의 레벨업은 당분간 정체 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런 비루한 녀석을 데리고 던전에 입장한 건 나름 이유가 있기 때문인데, 전용금고, 전용 펫 능력치를 올려줘 내가 편하기 위함이다.
물론 나도 그렇지만 3등급 던전 스펠 쇼크웨이브를 어디서 맞아 보겠냐. 쭉쭉 커서 훌륭한 내 금고가 되렴. 크큼.
“이동한다. 기존 셔틀팀 구성으로 다들 탑승해.”
“탑승한다. 기존 1팀은 이쪽으로 모여.”
“2팀과 3팀은 이쪽이다.”
“자기 물품부터 실어. 안쪽에 식량을 놓고, 뒤에는 식수다.”
20개가 넘는 셔틀에 길드원들이 나누어 탑승하자, 나도 홍찬이 형과 싸이, 길수, 한득, 지혜, 미혜와 함께 셔틀에 올라섰다.
“전체 셔틀 이륙!”
20여개의 셔틀이 던전 바닥을 벗어나 공중 20m 이상 떠오르자,
“이동!”
이동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멀티부터.
서울시청 3등급 바이오 던전 리젠 클리어 입장 2시간 10분 후.
“저번에는 대충 이 지점이 아니었냐?”
“맞습니다. 바뀐 것 같네요.”
“어? 길드장님. 멀티부터 찾는 겁니까? 먼저 들어간 각성자들은….”
홍찬이 형이 클리어 진행 중이라 말을 높인다.
“걔네들은 내가 왜 찾아? 살던, 죽던, 지들이 알아서 하겠지. 더 움직여 보자. 가다보면 뭔가 보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