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00
다시 가을이 다가온다는 징조를 가르쳐 주듯 낙엽하나가 휘날리며 날아갔다.
결국 이혜진이라는 이름을 가진 짧은 단발머리의 웨이브의 그녀에게 핸드백도 돌려
주지 못하고 혼자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카이란이었다. 오늘 일진은 거의
개같은 날의 오후라고 말을 들어도 상관이 없는 날이었다. 아니 버스 안에서의 옥
떨메킹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엿같은 날의 오후였다.
왜 자신은 이렇게 생고생해서 이곳까지 와야 했는지…. 화가 나기 시작하는 것도
모자라 폭발할 지경이었다. 마음 같았으면 브레스로 이곳 학교를 날려버리고 싶은
충동이 가득했지만 참는자에게 복이 있다고 하니… 카이란은 그 복을 기다리며 화
를 억누르는 채 발길을 돌렷다.
6시가 조금 안되는 시각이라 아직 버스 안에는 죽음 문턱을 왔다갔다할 시간이다.
당연히 아직 카이란은 죽음의 문턱을 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에 버스를
타지 않고 마법으로 곧장 집으로 향했다.
“다녀왔습니다.”
그리 밝지 않은 목소리로 현관 앞에 내뱉은 후 카이란은 자신의 신발을 벗고 바로
윗층으로 향했다. 윗층으로 향하자마자 카이란은 자신의 방문에 들어섰다. 방 안으
로 들어가자마자 어깨에 짊어져 있는 책가방을 책상에 던져놓았다.
“오빠.”
카이란이 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책가방을 팽개치자마자 민지는 카이란의 방문을 열
면서 안으로 들어왔다. 노크 없이 방문을 들어온 민지를 보며 카이란은 입살을 찌
푸렸다. 누구는 노크 없이 방문을 들어오면 주먹먼저가 나가면서 누구는 자신의 방
에 들어올 때 노크도 하지 않고 뻔뻔하게 활짝 웃으면서 들어오니 카이란은 그 누
구에 대해 입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뭐야 그 표정은?”
입살을 찌푸린 민지는 그런 카이란의 표정을 보며 왠지 기분 나쁘다는 투로 궁금증
을 표했다.
“아니 아무것도.”
그래도 말을 해 봐야 듣지도 않을 민지이고 바로 미안이라는 두 글자로 끝내는 민
지의 성격이라 카이란은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흐음.. 그래?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당연히 그런 자리가 생기면 자동적으
로 얘기가 많아져서 이것저것 시간이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빨리 헤어졌
나봐?”
민지의 예상이라면 그 둘이 만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할 겸 어디서 차나 한잔 마시
면서 약간의 시간을 보낼 거라는 예상을 했었는데… 의외로 1시도 안된 채 집에
돌아오자 의외라는 얼굴로 카이란의 얼굴을 보았다.
“못 돌려 줬어.”
“에? 어째서? 못 만났어? 학생증에 사진이 있으면서 어떻게 못 만났다는 거야? 혹
시 딴 곳으로 센 것 아니야?”
카이란의 인상이 갑자기 굳어졌다. 민지의 말투에 왠지 못 미덥다는 말투로 말하는
것이 카이란의 심기를 건드렸고, 그것도 그것이지만 또 하나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생각을 해서 그런지 카이란의 인상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는 상태에서 굳어져 버렸
다. 카이란은 무섭게 민지를 쏘아보며 그 자리에 떠벌리듯 주절거리기 시작했다.
“세긴 뭐가 세! 지금 내가 어떤 고통을 당한지 너는 아냐? 아냐고!? 흑… 분명 나
는 그 버스를 제대로 타고 그 학교를 가는 중이었어! 그런데! 하필 그때가 학생들
의 러시아워라서 사람들이 장난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이것이 다는 아니야 하..하
필! 그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 하필이면!! 하필이면!!! 그 돼지 같이 생긴 그(삐리
리리리~ 차마 너무 심한 욕이라서 청소년 보호법과 우리사랑 나라사랑의 한글을 사
랑하자는 마음으로 글로 담지 않았음을 알려 드립니다. 그리고 계속되는 삐리리리
리리~)슈퍼 울트라 저그종족보다 저 못생긴 히드라 발톱의낀 때만큼도 못하는 얼굴
을 가진 엿 같은 옥떨메킹을 만나서 얼마나 곤혹을 치렀는지 알아!? 그 기름끼가
자르르한 때꾹물 으아! 생각하면 생각하수록 구토가 절로 나온다! 끄으윽! 지금도
나올려고 한다! 제장알! 망할 그 뚱땡이 옥떨메킹! 나가 죽어랏 그 얼굴에 왜 살아
! 그리고 목욕 좀 하고 살아라! 코가 썩을 뻔했다! 젠장알!! 이 순진하고 착한 미
소년(?)에게 감히 그런 엄청난 수치(?)와 모욕(?)과 굴욕감(?)을 남겨주다니! 아!
왕짜증! 내가 그 옥떨메킹을 다음번에 만나면 뱃가죽을 벗겨서 내가 삼겹살을 구워
먹고 말리라! 끄아아아!”
“……..착한 미소년은 아니라고 보는데…..”
작게 중얼거리며 민지는 머리끄덩이를 잡고 호통을 하는 카이란의 모습에 착한 미
소년이라는 부분에서 부인을 했다. 다행히 작게 중얼거렸고, 무엇보다 카이란은 혐
오도취에 빠져서 민지의 중얼거림을 들을만한 사고는 없었다.
‘헤…. 곤혹이 심하긴 심했나 보네… 저렇게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표정과 오바
하는 행동을 보면….’
민지는 그런 카이란의 모습을 보며 팔짱을 낀 상태에서 어색하게 웃는 수 밖에 없
었다. 차마 말로 담지 못하고 저렇게 욕으로만 나가는 그 옥떨메킹이라는 사람의
대한 평가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이니… 앞에 있는 카이란의 심정을
알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흠흠….”
그 엄청난 굴욕과 곤혹의 얘기가 넘어가자 카이란은 그제서야 평정심을 되찾았는지
헛기침 몇 번을 하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
“어쩟든 버스에서 내리고 난 뒤 그 여자 핸드백을 갖다 주려고 그 학교를 찾았었는
데…. 왠지 이상한 느낌이 들더라고… 주위에 돌아다니는 인간들이 없으니 불길
한 감이 나의 뇌리에 스쳤었지… 그래도 그 불길한 감을 이기면서 애써 학교를 찾
았는데… 이게 웬일… 젠장알!! 오늘부터 그 학교는 시험이라서 모두 집으로 돌
아간 상태였다고!!! 젠장! 내가 왜 가야했지! 망할 시험 때문에 그 옥떨메킹 왜 봐
야 했지! 오늘이 시험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애초에 가지 않았어도 됐잖아! 끄아아
악!! 젠장!! 비러머글!!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결국 평정심을 되찾은 카이란은 또다시 흥분 한 상태가 되어버렸고, 약을 복용한
상태처럼 금단현상을 일으키는 행동까지 보이는 것 같이 희귀성 비명을 질러댔다.
그걸 가만히 지켜보기만 한 민지는 팔짱을 낀 상태에서 서서히 팔을 풀었고, 어디
선가 나타난 야구방망이를 집으며 큰소리로 말하고는 방망이를 후려쳤다.
“시끄럽다! 바스타!!! 홈런! 볼!”
-퍼억!!-
“끄아아아아악!”
카이란은 비명을 지르며 유리창을 깨뜨리고는 저 하늘에 별이 됐다는 전설이….
또 한번 말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픽션! 픽션…! 그리고 착한 아이들은 따라
하지 말아주세요. 위험한 짓입니다.
“얌마! 오빠를 죽일 심산이냐!!”
“헤헷… 그래도 잘 살아서 돌아왔잖아….”
카이란은 창문으로 기어오면서 핏잔을 세우고 소리를 쳤지만… 민지는 한쪽 관자
놀이를 긁적이며 귀엽게 혀를 쏙 내밀었다.
“그럼 그 언니 지갑은 시험날에 돌려 줄거야….?”
민지는 화를 내는 카이란의 표정 때문에 재빨리 화제를 다시 지갑 주인 쪽으로 돌
렸다. 민지의 의도를 알았지만… 카이란은 결국 민지의 페이스에 넘어가고 말았다
.
“뭐.. 그래야 겠지? 귀찮지만… 어쩔 수 없잖아..
“그래….? 어쩟든… 참… 하필 그날이 서험이었을 줄이야…. 어쩟든 오빠 우리
도 2틀후에 시험이니 오빠 공부 열심히 해.”
어쩟든 이러한 연유로 카이란은 자신도 시험이 닥치지 않은 한 그녀와 만나는 것은
힘들었다. 그러니 결국 핸드백을 돌려주는 것은 같은 시험이 되어서 돌려주기로 마
음을 먹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어느덧 시험 날짜가 다가왔다.
“오빠 자신 있어?”
“글세.. 우선은 노력하는데 까지 해 봤으니 어떻게 되겠지…”
오묘한 대답을 내뱉으며 카이란은 한쪽에 가방을 더욱 바짝 짊어졌다.
드디어 시험이다! 시간은 어느덧 2틀이 흘렀기 때문에 시험이라는 거창한 날짜가
다가왔고, 오늘의 이맘때를 위해서 카이란은 요 이틀간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
였다.
드래곤은 망각이 없는 존재라 한번 기억한 것은 잊어버리지 않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암기력 공부쪽에는 거의 눈감고 찍기요. 누워서 떡 먹기 정도이다. 하지만
망각이 좋은 드래곤이지만…. 문제는 풀이쪽 문제가 가장 큰 문제이다. 암기쪽은
외워서 아는 것만 나오면 답이 되겠지만… 수학쪽이나 과학같은 계산식 풀이문제
는 그야말로 힘들고, 어렵다 라는 것이다.
노력만 하면 그것도 쉽게 하겠지만… 카이란에게는 그런 집중력과 공부에 대한 비
중이 그렇게 높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데 까지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상태였다. 귀찮으면 공부를 하지 않고, 생각이 나면 디시 공부를 하는 식이 카이란
이다. 뭐든지 귀찮으면 하지 않는 존재가 드래곤이듯이 카이란도 그 부류에 속한
존재이다. 또한 무엇보다 막강한 파워만 자랑하는 레드이니 더욱 공부쪽에는 어울
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다녀오겠습니다.”
카이란과 민지는 똑같이 구호를 맞추며 박자 하나 틀리지 않고 경쾌하게 현관 앞에
말을 내뱉고는 밖으로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 이제는 여름의 날씨는 찾아볼 수 없
는 쌀쌀한 공기가 피부를 곤두서게 만들어 주었고, 숨을 들이실 때마다 코를 찌르
듯 차가운 가을 공기가 코를 적셔주었다. 이제는 완벽한 가을이었던 것이다.
시험이라 주위의 아이들은 거리에서 조금이라도 공부를 더 할 수 있는 단어장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 80%는 그러한 모습이
었고, 민지 역시 입에서 중얼중얼 거리면서 한 개의 단어를 외우려는 모습을 보이
고 있었다.
“흐음… 시험이라는 것은 이런 것이었구나…. 읏샤!”
기지개를 피며 카이란은 시험에 대한 첫 인상을 내뱉었다. 한글자라도 더 맞추기
위해서 노력하는 아이들…. 모두 시험이라는 것을 잘 보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볼
수 있는 광경이었다. 시험을 잘 보면 아이들은 앞으로의 미래가 보장이 될 수 있는
단계이니 이 부분만큼 소홀히 하는 아이들은 없을 것이니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다
.
“아~ 오빠 오늘 혜진이라는 언니에게 핸드백 갖다 줄 거야?”
지난번에 예문 고등학교가 시험 날이라 핸드백을 못 갔다 줬으니 오늘부터 이쪽 학
교가 시험이라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끝난다. 시간대가 비슷하면 혜진이라는 여성
과 만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민지는 그것을 기억하고는 물어보았다.
“음…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했으니… 그냥 오늘 갖다 주는 것이 속 편할 테니
… 그냥 오늘 재빨리 갖다 줄 생각이야.”
“흐음.. 그래? 그럼 오늘도 지난번처럼 사미 언니와 아리아 언니하고만 가겠네. 그
런데 핸드백은 가지고 왔어?”
가방을 챙기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민지는 카이란에게 핸드백을 준비했는지를 물어
보았다. 카이란은 싱긋 웃으며 고개를 끄떡이고는 말했다.
“당연하지.”
“오호…. 웬일? 오빠가 이렇게 준비성이 좋다니…. 서쪽에서 태양이 뜨려나.”
장난기가 발동한 얼굴로 민지는 오른손을 핀 상태에서 이마를 대며 두리번거리듯
서쪽을 응시했다. 그런 민지의 장난기에 카이란은 발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시비거냐….?”
“헤헤헤헤헤헤…. 미안….”
배시시 웃으면서 말하는 민지의 모습에 카이란은 더 이상 화를 내를 표정을 못 지
었다. 왠지 점점 민지의 표정이 자주 약해져 가는 모습을 느낀 카이란이었다.
“아… 맞아! 그리고 오늘 아마도 오빠가 먼저 갈 거야. 그러니 학교 나무 앞에서
아리아와 사미만 올 테니 너희들끼리만 그렇게 집에 돌아가. 같은 시험날짜니 끝나
는 시간대도 거의 똑같을 것 아냐? 그러니 오빠는 재빨리 그 예문 고등하교라는 곳
으로 바로 갈 거니까. 그렇게만 알아둬.”
시험이니 끝나는 시간도 다른 학교랑 비슷할 것이다. 자칫 천천히 가다가는 그녀가
먼저 집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카이란은 사미와 아리아와 같이 느긋하게
걸어다닐 시간이 없다. 그 때문에 카이란은 그녀들을 만나지 않고 바로 마법을 사
용해서 그 학교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그래? 알았어.”
거기까지만 말하고는 그들은 학교로 향했다. 제법 쌀쌀한 공기를 맞으며 이제는 슬
슬 하복에서 동복으로 바꿀 때가 온 것 같았다. 몇몇 아이들은 벌써 동복으로 바꾼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하복을 입은 상태였고, 하복에다가 동복 마의만 입은 아
이들도 몇몇이 있었다.
가슴이 설렌다라고 느끼지 않다는 것은 거짓이다. 모두들 공부한 노력의 한 만큼
결과를 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카이란도 그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
다. 비록 할 수 있는데 만큼 했다고는 하지만… 그 할 수 있는 만큼 한 노력의 답
은 과연 점수가 어떻게 나올지는 궁금하게 만들테니…
-딩동 딩동-
그리고 시험은 시작되었다.
“음.. 늦지는 않은 것 같군.”
카이란은 왼쪽 손에 차져있는 시계를 보며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시각
을 확인한 카이란은 다시 시계를 소매 속에 감추고는 교문 앞 기둥에 자신의 등을
기댔다. 지금 카이란이 있는 곳은 예문 고등학교라는 학교 정문 앞이다. 카이란은
아까 아침에 얘기대로 바로 마법을 사용해서 이곳으로 온 것이다.
물론 사미와 아리아를 만났었지만… 학교 시험이 끝나자마자 대충 급하게 어디로
간다는 말만 해 놓고 어디론가 재빨리 뛰어갔다. 너무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라서
이유도 물어보지 못하고 그녀들은 어디론가 뛰어가는 카이란의 뒷모습만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한번 예문고등학교라는 곳을 와본 상태이기 때문에 카이란은 타기 싫은 버스를 타
지 않고 바로 이곳으로 올 수 있었다. 다행히 카이란의 학교 먼저 끝이 났는지 예
문 고등학교는 아직 한참 시험 중이었고, 지금 카이란은 교문 앞에서 혜진이라는
여성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흠… 그리고 보니 시험이 정말 쉬웠어…..’
시험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역시 기억력이 좋은 드래곤이라서 그런지 암기쪽의 문
제는 눈감고 풀을 정도로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채로 가면은 보모님에게 낯
짝을 못들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의 진짜 백성이의 성적정도는 아니
더라도 반에서 15등 이상을 할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고, 계산식 문제만 아니면 모든
과목을 100점으로 맞출 자신감도 있을 정도였다.
수학같은 계산식문제도 노력만 하면 100점을 맞을 확률이 높다. 다만 카이란에게
문제점은 바로 귀찮고, 계산하는 문제는 풀기 귀찮아서 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냥
글자만 줄줄이 읽어서 ‘어 이것은 이거네’라는 식으로 간단하게 답만 적는 것이라
면 문제없이 술술 풀어가겠지만… 계산식문제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카이란
은 그런 문제라면 귀찮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그런 문제는 일제 포기한 상태였다
.
오늘 카이란은 처음 필기 시험에 대한 느낌은 ‘별것 아니다’라는 느낌이었다. 첫
느낌이 그러니 카이란은 앞으로의 시험에 대한 자신감은 가득 차 있었다. 단 수학
식 계산문제만 빼놓고…..
-띵딩띵딩~ 띵딩딩딩…..-
익숙한 벨 소리가 예문 고등학교를 가득 메웠다. 박자를 맞추듯 일반 학교에서 들
을 수 있는 종소리였다. 종소리가 들렸다는 것은 즉 학교가 끝났다는 의미기도 했
다. 학교가 끝나는 소리가 들리자 카이란은 기댄 등을 떨어뜨리며 스스로 중심을
잡았다. 그리고 몇분후 학생들이 나오는 것이 카이란의 시야에 보이기 시작했다.
나오는 아이들을 놓치지 않게 바라보며 카이란은 그들의 얼굴의 가지가지의 표정들
을 볼 수 있었다. 환하게 웃는 표정과, 울상에 젖혀 있는 표정, 아무런 문제가 없
다는 식으로 담담한 표정… 이 모든 표정들은 시험에 대한 결과의 표정이었다.
-웅성 웅성-
주위에 자동차 밖에 소리가 나지 않던 거리는 순식간에 아이들의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로 이 거리를 모두 메웠다. 처음에는 4-5명이 나오는 모습을 보이더니만… 어
느새 교문 입구에는 빡빡하게 채워져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으로 바꿔져 있었다.
“이거 이래서야 만날 수 있을까나….”
이렇게 아이들이 한꺼번에 나가니… 카이란은 제대로 만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
다. 많은 아이들이 웅성웅성 거리면서 교문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카이란은 유
심히 그녀를 찾으려고 애를 썼다.
또한 교문 앞에 다른 교복을 입고 있으니 가는 아이들마다 흘끔 카이란을 흩어보는
모습을 보였다. 간혹 여자아이들은 다른 학생이 이곳에서 서성거리고 있는 것이 웃
기는 것인지… 쿡쿡 거리면서 웃는 모습도 보였다. 역시나 어디에서나 카이란은
시선이 집중이 되는 것 같았다.
“흐그… 이러다가 못 만나는 것 아냐? 또다시 헛고생하기 싫은데…”
뒷머리를 박박 긁으면서 카이란은 이 많은 아이들 중에 한사람을 찾기란 힘들 것
같았다. 모래사장에 바늘 찾기 정도는 아니었지만… 확실히 조금은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했다.
“흐음.. 그냥 반으로 찾아가 볼걸…..”
어차피 학생증에 학교와 반까지 있었으니 괜히 교문에서 기다린 것이 후회감이 밀
려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오늘은 끝까지 참고 혜진이라는 여
성을 기다릴 심산이었다.
“아앗!!”
뒤에서 놀라는 듯한 여성의 음성이 카이란의 귀에 들어왔다.
-찌릿찌릿!-
그 비명의 의해서 수많은 아이들의 빔을 발사한 듯 일제히 고개를 돌리며 시선이
모두 한곳으로 집중이 되었다. 카이란 역시 그곳으로 시선을 옮겼고, 그토록 찾던
혜진이라는 단발머리 웨이브 여성이었다.
“휴~”
카이란은 한숨을 내쉬며 다행히 그녀가 먼저 알아차려 줘서 다행이다라는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카이란을 가리킨 상태였다. 엄
청난 시선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그녀는 그런 채로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두 번째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싸가지맨!!!”
-찌릿찌릿!!-
무심결에 내뱉은 혜진이의 음성에 이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카이란에게 집
중이 되어버렸다. 오히려 아까보다 더 많은 시선을 끌렸고, 그야말로 만화같은 내
용이었다. 그리고 싸가지맨이라니!! 카이란은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다는 식으로 두
눈이 커지며 그는 그에 알맞은 대답을 내뱉었다.
“에엑!!?”
한꺼번에 시선이 카이란에게 쏠리자 혜진이는 당황하는 경향을 보였고, 뒤늦게 자
신이 저지른 짓을 눈치 챈 것 같았다.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는 순식
간에 얼굴이 붉어져 버렸고, 한번 쏟은 물은 주워담기 못하기 때문에 이미 주위의
사람들은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푸훗훗…”
“큭큭큭…”
하나둘씩 사람들은 웃음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혜진이는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의
해서 허둥지둥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을 하려고 했지만… 마음만 앞설뿐… 몸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은 상태였다.
장작 당사자인 카이란은 두 눈이 놀란 채로 가만히 있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카이란은 정신을 차렸다. 카이란은 이런 시선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담
담한 표정으로 앞에 있는 혜진이를 응시했다. 철면피 강한 드래곤이니 당연히 이런
시선 따위는 별 것 아닐 것이고… 무엇보다 이미 서점에서의 전적(?)이 있는데…
. 이 정도의 시선에 창피함에 당황할 위인이 아니다.
“야야! 이봐! 너….. 그게 나에게 할 말이냐!? 싸….싸가지맨이라닛!! 어렵사리
이곳에 와서 이것 돌려줬더니만.. 거참 황당한 말을 다 듣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