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07
옆에서 아리아는 그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기만 했다. 아
리아는 카이란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 그리 추리가 어렵지 않았다. 예전에 바실에게
드래곤이라는 것을 모두 들었기 때문이다. 드래곤은 폴리모프라는 마법으로 인해서
몸을 바꿀 수 있다는 소리를 모두 바실에게 들은 상태여서 아리아는 카이란의 얼굴
이 왜 바뀌었는지 쉽게 눈치를 챘기 때문에 아무 말 안하고 가만히 있는 것이다. 마
음 같았으면… 설명을 해 주고 싶지만… 옆에 사미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민지는
마법이라는 것은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상태였지만 사미는 그렇지가 못한 것이다.
“자…잠깐… 뭘 그게 중요하다고 그래!? 그냥… 대충 넘어가자고… 나에게도 미
처 말못한 사정이 있다고… 그리고… 내가 지금 이 얼굴이면 좋겠다는 뜻이야?”
“그것은 아니죠…”
“아니… 오빠의 예전 얼굴 싫어.”
다행히 카이란의 말에 사미와 아리아는 만장일치했다.
“그…그럼… 됐잖아. 누구 말처럼 과거에는 신경 쓰지 말자고, 지금 현실이 중요
한 거잖아.. 하하하…”
웃음을 흘리며 카이란은 판즈의 마리의 말처럼 현실을 직시하자는 말을 꺼냈다. 사
미와 민지는 카이란은 뚫어져라 쳐다보았지만 카이란은 그 시선을 맞부딪칠 자신이
없는지 눈알을 돌렸다. 드래곤이라는 위세가 완전히 떨어지는 순간이다.
“네…. 그렇게 하죠… 하긴.. 현실이 중요하니까요.”
“하아…. 그래.. 그래.. 어차피 과거니까…”
다행히 그녀들은 이제 그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다는 말투로 말을 내뱉자 카이
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래… 앞으로가 중요하지… 과거는 그리 중요하지 않잖아.. 하하하하하
하하하하!”
안심을 하듯 카이란은 이 고비를 넘겼다는 의미가 담긴 큰 웃음을 내뱉었다. 그리고
사미는 눈이 번쩍이며 카이란에게 다가갔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그러면.. 우리의 앞으로 미래를 위해서라도 일을 저
질러야죠!”
노골적으로 말을 내뱉으며 사미는 카이란의 겉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화들짝 놀란
카이란은 사미를 보며 소리쳤다.
“뭐…뭐 하는 짓이야!! 미..민지가 있잖아!! 민지 앞에서 뭐 하는 짓이야!!!!”
“오호호호호호호호!! 어차피 알 나이라고 하잖아요. 그러니… 상관없지요. 그러니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한발자국 다가서자고요.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
간만에 사미는 자신의 특유의 웃음을 내뱉으며 카이란의 옷에 단추를 하나하나 풀었
다. 민지는 눈이 번쩍이며… 이 장면에 눈을 부릅뜨면서 감상을 하는 표정을 지었
고, 아리아는 이미 머리 위에 김이 나는 상태였다. 이런 빌어먹을! 민지 마저 저렇
게 표현하고, 아리아는 얼굴이 붉게 물들여 있는 상태에서 굳어버렸으니 도움이 되
지 못했다. 카이란은 할 말이 없는 것과 이 상황을 빠져나오는 것이 급급했다.
“에흠…”
누군가가 있다는 식으로 헛기침이 흘리는 것이 들렸다. 사미는 카이란의 셔츠를 반
쯤 벗긴 상태에서 멈추었고, 헛기침이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카이란도 마찬
가지였고, 민지도 똑같이 돌렸다. 아리아만 굳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 헛기침을 낸 사람은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노기를 띤 얼굴로 이 상황에 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근엄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고, 모두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이윽고 아버지는 그 상태에서 말했
다.
“하아… 아무리 내 아들이라고 하지만… 저렇게 멍청하게 여자에게 당하다니…
아버지로써는 실망이다. 남자가 여자를 덮쳐야지.. 여자가 남자를 덮치게 만드는 일
이라니… 아버지는 백성이에게 실망이다.. 실망…. 다음부터 이 아버지가 여자를
덮치는 법을 가르쳐 주마!”
“………..”
카이란은 순간 사고정지를 당한 듯이 멍하니 아버지의 말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리
고 어느정도 카이란의 머리 속에 아버지의 말뜻이 들어오자 카이란은 황당하다는 얼
굴로 바락 아버지에게 ‘얼굴과 말이 따로 놀지 마세요!! 그리고 그것을 보고만 있다
니!! 이런 모습을 보면 말려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라는 말을 하려고 했지
만… 사미가 더 빨랐다.
“어머나 아버님! 앞으로 잘 부탁해요. 앞으로 백성님이 저를 덮칠 수 있게 만들어
주세요. 요즘 사미 쓸쓸하답니다.”
사미는 외롭다는 얼굴로 얼굴을 찡그리며 아버지에게 말했고, 그런 사미를 보며 아
버지는 그 마음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도…동정하지 말라는 말을 뱉고
싶었지만…. 카이란은 입만 뻥긋거릴 뿐 황당한 얼굴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카이란
은 어렵사리 이 한마디만 내 뱉을 뿐이었다.
“뭔가가 잘못됐다고요!!!”
카이란은 절규했다.
탁탁한 공기와 엄숙한 분위기 그리고 긴장된 빛이 역력한 아이들의 얼굴들과 그 반
대로 여유스러움이 묻어나는 얼굴들… 여러 인간들의 얼굴들은 각각 다양한 얼굴
을 가진 이 실내에서 그중 카이란도 섞여 있었다. 카이란은 긴장된 빛도 없고, 여
유러움도 없는 얼굴로 눈앞에 있는 종이를 응시를 하며 인상만 찌푸렸다.
‘제길! 빌어먹을… 썩을… 망할!!!’
속으로 온갖 욕을 해되며 카이란은 손으로 샤프를 굴리기만 했다. 샤프 굴리기는
어떻게 알았는지 카이란은 손에 익을 것처럼 오른손으로 샤프를 본능적으로 굴리는
것 같았다.
‘내가 이런 것을 어떻게 알아!’
또다시 짜증을 속으로 뱉으며 카이란은 이마를 찡그렸다. 지금 카이란은 보고 있는
것은 가로 25cm정도, 세로 40cm정도 되는 종이였고, 한글로 된 글씨가 있긴 있지만
.. 거의 대부분 이상한 숫자와 이상한 기호가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시험지였다.
그렇다. 지금 시험을 보는 중이었다. 아직 시험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카이
란은 시험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카이란이 제일 우려했던 수학시험이다.
그러니 카이란은 욕을 하고 싶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욕이 머릿속에서 돌고 있었다.
-때구르르르르르-
결국 할 수 있는 일이란!! 예전부터 대대로 내려와져서 운이 있으면 수석 합격도
했다던 전설적인 연필 구르기!! 하지만.. 카이란은 연필이 없기 때문에 샤프로 구
르기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런데.. 어떻게 샤프 구르기를 하냐고? 훗.. 그
런 것 쉽다. 카이란에게는 인간의 눈이 아닌 드래곤 눈이다. 빠른 움직임도 다 보
이는 카이란의 눈에 그깟 샤프 몇바퀴 돌아가는 것 못보겠는가? 샤프의 옆꽂이를
빼고 그것을 돌리면 그만이다. 그런데.. 어떻게 몇 바퀴가 돌아가는지 아냐고? 후
후후후…. 샤프의 상표는 폼이 아니다. 그러니 쉽다.
다만 유의사항이라면… 객관식만 가능하다는 얘기이다. 주관식을 죽었다 깨어나도
풀지 못하는 것이 흠이지만…. 그래도 40분 정도 있어야 하는 문제풀이를 10분으
로 단축할 수 있는 위력이 있다. 단… 정답을 다 맞추려면 액운이 굉장히 높아야
하는 법이다. 아마도 63빌딩 꼭대기 층에서 뛰어내려 살아남을 정도의 운이 있어야
한다. 물론 다 맞추려면 그 정도 운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카이란은 대충 구르기를 사용해서 찍어버리고 난 뒤 그냥 엎어졌다. 아직 시험시작
한지 10분이 조금 넘은 상태였기 때문에 조용히 겉잠이나 청하기 시작했다.
-딩동… 딩동…-
시험이 끝나는 종이 울리자 선생님은 각자의 답안지를 챙기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겉잠을 청했기 때문에 카이란은 종이 울리는 소리에도 쉽게 일어났다.
“흐으음!!”
기지개를 키며 카이란은 겉잠을 청에서 나른해진 몸을 풀어주었다. 아직 시험은 4
일이나 더 남았다. 카이란에게는 학교가 빨리 끝나서 좋기는 좋지만.. 막상 집에
돌아가도 할 일이 없다. 어찌보면 집에 있는 것보다는 학교에 있는 것이 카이란에
게는 더 좋을 듯 했다.
“야! 나 이것 틀렸어.. 아.. 젠장!”
“뭐야 이것 4번이었어!!? 빌어먹을 나 모르고 2번이라고 찍었는데…”
“끄아아악!! 계산을 잘못해서 답이 25인데.. 모르고 20이라고 적었다!! 5점 짜리
주관식 문제였는데!!”
“이거 푸는데 너무 어렵지 않았냐? 나 이거 푸느라고 죽는 줄 알았다. 아.. 이것
때문에 시간만 무척이나 잡아먹었다니까…”
종이 치지자마 무섭게 아이들은 자신의 시험지를 가지고 다른 아이들것과 비교하면
서 답이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 채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윗부분들은 소위 앞에
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대화였다. 그리고 다른 쪽에서는 절망감이 담겨 있는 목소
리와 이런 문제를 낸 선생에 대한 노기가 담긴 말이 들렸다.
“야! 야! 너 이거 어떻게 풀었냐? 젠장.. 나 80%는 모두 찍었다. 객관식은 물론 다
백지다. 빌어먹을.”
“말도 마라.. 나도 너랑 비슷하다. C8 어떻게 풀라고 그러는지.. 젠장! 하여튼 우
리들의 수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러게 말이야.. 빌어먹을 수학 선생! 엿먹어랏! 우리의 내신을 깎아먹기 위해 발
악을 해라 발악을!! 가다가 코나 깨져라! 이 빌어먹을 영감탱이야!!”
수학선생이 65살의 노인이다. 소위 뒷자리 아이들은 수학선생에 대한 화를 내지 자
신들의 실력에 대한 반성은 눈꼽만치도 없는 놈들이었다. 그리고 간혹 이런 아이들
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에헤! 난 거의 모두 풀었지롱! 바보같은 놈들.. 그것 하나 풀지도 못하고 말이야.
.. 쿠헤헤헤헤헤”
맞고싶어 안달한 놈.
-퍽퍽퍽퍽퍽퍽-
당연히 다굴 맞는 소리이다. 이런 소리를 들었는데.. 가만히 있는 다는 것이 이상
할 것이니… 이러는 아이가 있는 반면…. 어느 한쪽에서는 이런 실랑이가 벌어지
는 소리가 있다.
“얌마! 웃기지마! 이게 무슨 3번이야! 지랄하지마라! 죽는다!”
“jo까 너야말로 개 같은 sound나 하지마! 이게 무슨 3번이야! 모르면 중간이라도
간다는 말이 있다! 내가 풀어보니 이것 2번이야 새끼야!”
“이 새끼가 친구 말 졸라 안 듣네! 얌마 개 엿 가락지 같은 소리하지 마라.. 너야
말로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이 새꺄!!”
“이 18쉐리가! 죽고 싶어! 내가 2번이라면 2번인거야!”
“이런 dog쉑! 웃기고 지랄 염병하지마!”
아~ 아~ 친구의 우정이 문제 풀이 하나 때문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것이야
말로 우정파괴 시험이다. 저렇게 자신의 답이 맞다고 하면서 싸우고 있지만… 장
작 그 문제의 답은 1번이라는 것이 문제다.
이렇게 자신의 답이 맞다고 싸우는 놈들이 있었고, 이것 때문에 우정 싸움이 많이
일어난 아이들도 몇몇이 있었다.
어쩟든 저마다 아이들은 서로 시험지를 보면서 답을 확인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
다. 자신의 공부한 만큼 성과의 결과를 빨리 알고 싶다는 것인지.. 아니면 두려운
미래에 대한 결과를 빨리라도 알아서 조금이라도 두려움을 덜 하고 싶은 것인지 아
이들은 시험 끝나고 하는 행동은 꼭 답 맞추기였다.
-딩동… 딩동-
그리고 다음 시험에 대한 종이 울렸다.
“하암!! 끝났다…”
시험이 끝났다는 기지개와 함께 하품을 하며 카이란은 어깨에 가방을 들쳐 맸다.
그리고 유유히 교실을 빠져나왔고, 문앞에는 두명의 미녀 아리아 사미가 그를 맞이
했다.
“시험 잘 보셨어요?”
“아니.. 그냥 다 찍고 자버렸어.”
사미가 이번 시험에 대해서 물어보자 카이란은 솔직 담백하게 사실대로 있는 말을
줄여서 말을 했다. 이번 시험은 거의 계산식 문제만 봤기 때문에 카이란에게는 무
리가 있었다. 그래서 카이란의 최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샤프(?)구르기를 사용해
서 대충 찍는 거였다.
“그러는 너희들은 잘 봤고?”
그리 궁금하게 여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카이란은 반문을 해보았다.
“흐음.. 저도 그렇게 잘 보지는 않았어요. 수학은 다른 과목보다는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사미양은 잘 보지 않았다는 것에 그쳤네요… 저는 백성님과 똑같이 찍을
수밖에 없었는데…”
사미는 잘 보지 않았다로 끝을 맺었고, 아리아는 카이란과 똑같이 찍기로 했다는
말을 했다. 아리아도 카이란과 마찬가지의 상태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시험이라는 것은 잘 본다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행여나 카이란 같이 그녀도 샤
프 굴리기를 하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 다른 과목보다는 확실히 수학이 어렵긴
어려운지… 모두들 시험을 못 봤다는 말로 결론을 지었다.
“어머!? 사미야…”
짤막하게 놀랜 말투로 사미를 부른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모두 고개를
돌리며 사미를 부른 장본인을 보았다.
“얼래 언니.”
혜미였다. 간만에 등장한 사미의 친언니인 혜미가 사미를 부른 것이었다.
“아.. 선배.. 오랜만이네요.”
“후훗.. 그렇네요….. 잘 지냈었나요?”
“네.. 당연히 별 탈 없이 잘 지냈지요…”
“후훗.. 그렇네요…”
그렇게 말하며 혜미는 입가에 올려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사미와 다르
게 여전히 혜미는 웃는 얼굴이 예뻤다. 이 미소야말로 진정한 천사의 미소이라. 그
리고 혜미는 옆에 있는 아리아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네요.. 아리아양.. 잘 지냈지요?”
“네.. 잘지냈어요.”
그리고 서로 빙긋 웃으며 인사는 종결되었다.
“모두들 오늘 시험 잘 보았나요? 저는 오늘 수학 시험 하나 틀리고 모두 다 맞았는
데.. 여러분들은….?”
“………………”
“………………”
혜미의 말에 아무도 그의 말을 대답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 예쁜 것과 성격 좋은
것도 모자라 그녀는 공부까지 잘했다. 혹시… 스포츠도 잘하는 만능소녀 아닐까?
그들은 발걸음을 옮기며 민지가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교문 앞 나무까지 닿았다.
그리고 언제나 똑같은 자리에서는 민지가 그들을 기다렸다.
“아.. 오빠….”
민지는 그들을 발견하고는 그들 쪽으로 다가왔다.
“에? 혜미 언니? 와! 언니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후훗.. 그래요.. 민지양.. 오랜만이네요… 저는 잘 지냈어요.. 민지양이야 말로
잘 지냈죠?”
“당연히 저야 멀쩡하죠! 헤헷…”
“후훗.. 여전하군요.. 민지양은…”
그렇게 대충 인사를 끝내놓고 그들은 발걸음을 다시 옮겼다. 미녀4명에 남자 한명.
.. 누가 보면 정말 부러울만한 그림이다. 그것도 교내에 최고 미녀들만 있는 사미
와 아리아, 혜미까지 있으니 부러움이 없다는 것이 이상할 만도 했다. 많은 남정네
들이 부럽다는 얼굴로 카이란의 얼굴을 쏘아보았지만… 교문 밖으로 다가설 때쯤
그들을 보고 또한 나가자마자 흘끔흘끔 어디론가 누구를 보는 얼굴이 많이 보였다.
남자들이 나갈 때마다 그러한 모습을 보이니 이상할 만도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않아 그들이 그러는 이유를 찾았다.
“얼래?”
카이란은 눈썹이 실룩거리며 놀란감이 담긴 말투를 내뱉었다. 카이란에게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보였기 때문이다.
“얏호! 백성아! 안녕!”
바로 백성이의 첫사랑 혜진이의 등장이었기 때문이다.
난데없이 혜진이가 나타나자 카이란은 놀란감이 약간 감돌았다. 혜진이가 카이란을
친하듯이 부르자 그러지 않아도 시선을 끌고 있는 그의 일행들이었는데… 혜진이까
지 나서서 그를 부르니 주위의 남정네들은 각자 얼굴에 노기를 띤 표정으로 카이란
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제길! 또 저녀석이야!”
“저런 녀석 뭐가 잘생겼다고 모두 저런 남자에게 미인들은 달라붙는지…”
“우엥! 나 예쁘여자와 같이 있고 싶어.”
“한 명만 나에게 주오!!”
분노와 부러움과 질투를 모두 한껏 받고 있는 카이란. 이상하게 혜진이가 있는 곳에
서는 카이란은 언제나 스타가 되듯 모든 시선을 듬뿍 받았다. 그래봐야 눈 하나 깜
짝 안 할 카이란이지만…. 누가 봐도 부러울 만한 상황인 것은 확실하다.
“얼래? 내가 여기로 오니까 왠지 싫은 눈치다.”
카이란의 표정에는 전혀 반가움의 기색이 없자 혜진이는 의아하다는 얼굴과 왠지 자
존심 상한 느낌마저 돌았다.
“….여긴 어떻게 알고 왔냐?”
그 말에 혜진이는 입살을 찌푸렸다.
“쳇! 역시 그렇군… 이거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드냐? 이렇게 이 몸이 몸소 왔는데
반가워 해주질 못할망정… 그런 표정이라니….”
어찌보면.. 이 여자는 공주병 중증이다. 자신이 왔다는 것이 엄청나게 대단하다는
것을 착각하고 있으니… 하긴.. 얼굴만 보면.. 확실히 예쁘니까.. 자신이 예쁘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카이란에게는 주위의 있는 여자가 모두 혜진이
보다 더 나은 얼굴이니.. 그리 감흥도 없다.
“어떻게 왔긴.. 그냥 네가 어제 여기에 다닌다고 해서 이쪽으로 와 본 것 뿐이야…
그런데 네 주위에 있는 여자들은 다 누구야? 아까부터 너 주위에 서성이고 있던데..
. 왜 집에 가지 않고 너하고 같이 있냐? 설마 저렇게 예쁜데.. 같은 일행일리는 없
을 테고…”
혜진은 뒤늦게 카이란의 일행들을 보고는 사미와 아리아, 혜미, 민지에 대해 궁금하
다는 얼굴을 했다. 하지만 궁금하다는 표정보다는 자신보다 예쁘다는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비교가 되니 걸리적거린다는 표정이 오히려 더 근접했다. 그리
고 이쯤 되면 언제나 끼여드는 이가 한 명 있다.
“잠깐! 백성님 이 건방지고 오만한 이 천한 여자는 누구죠!?”
끼여드는 이는 바로 사미! 사미가 끼여들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이상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캐릭(?)의 앞에서 사미가 무조건 끼여들어야 하는 이 소설의
기본 패턴이다. 그리고 건방지고 오만한 천한 여자? 흐음.. 어찌보면 딱 들여 맞는
이미지이다. 사미는 느닷없이 혜진이가 나타나서 바락 카이란에게 그렇게 말을 하자
혜진이의 고운 이마에는 미간이 꿈틀거리는 동시에 한쪽 눈썹이 씰룩거리며 이마 가
장자리에서 굵은 힘줄이 생겨났다.
“자..잠깐 건방지고 오만하고 천한 여자!? 말 다했나요? 어떻게 사람을 처음 보자마
자 그렇게 예의 없게 말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