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09
‘저 자식 능력 좋네’
라고…. 이것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현실법칙이다. 남과 여의 어떠한 인연으로 엮어
져서 이루어진 한 쌍으로 보지 않고… 무조건 얼굴로 따져서 누가 어떻고 누가 어
떻게 꼬셨냐는 이상한 평가를 내리는 이 시대의 정의적 가치이다. 깊은 내면을 모르
는 일반 인간들의 관점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여길만한 법칙이었다.
혜진이가 카이란을 끌고 간 곳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학가 근처였다. 버스
를 타고 근처에 있는 대학가 근처로 옮긴 것이다. 대학 근처라 구경할 것은 무척이
나 많았다. 거리의 상인들의 진열해 놓은 여러 가지 목걸이와 반지, 귀걸이 같은 물
건과 손수 옷을 자작해서 만든 것을 거리에 진열해 놓은 것이 많으니 구경하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돌려지는 이곳 거리였다. 또한 대학 동아리 사람들이 거리 공연
같은 것도 하니 더욱 눈은 쉴새 없이 돌려질 수밖에 없었다.
목적 없이 돌아다닌다는 것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무작위 돌아다니면서 여러 물건
들을 보거나 만지거나 하는 일은 세 살 박이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짓이니 어렵다
고는 말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할 것이다. 다만 시험기간인데 이렇게 돌아다닌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 것이 조금 문제되는 일이다.
“야.. 너도 시험 아니냐? 이렇게 밖에 돌아다니고 있어도 돼? 보통 이런 날이면 앞
날이 두려워서 시험 공부에 몰두한다고 하던데….”
자신이야 집에 있는 것보다는 여기에서 돌아다니는 것이 더 좋았다. 또한 그에게는
시험이라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는 않았지만 보통의 인간경우에는 그게 아니라는 소
리를 들었기 때문에 혜진이의 이러한 행동에 의아함 때문에 물어보았다.
“괘..괜찮아… 자신 있으니까 이러는 것 아니겠어? 그리고 난 벼락치기만으로도 충
분하기 때문에 학교가 빨리 끝나도 이렇게 돌아다니고 밤에서부터 공부를 시작해.”
어깨를 으쓱하는 동시에 웃음까지 흘리며 혜진이는 카이란의 질문에 답을 해 주었다
. 하지만 혜진이의 웃는 얼굴에는 무언가 어색함이 묻어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
무언가 속사정이 있는 듯한 얼굴이었으나 카이란은 내면 속에 깊게 들어가지 않고
그냥 그것을 흘려버리며 더 이상 묻질 않았다. 인간은 누구나 그런 사정이 있으니까
그녀도 똑같이 그 말못할 사정이 있다는 것만 생각하고는 묻질 않은 것이다.
“뭐야? 왜 아무 말 없어? 혹시 너 시험 공부 때문에 나를 놔두고 어디를 갈 생각하
는 거야? 쳇! 치사한데.. 이렇게 예쁘고 착하고 너의 첫.사.랑이었던 상대를 놔두고
너만 공부하겠다니… 너무하다는 생각하지 않아?”
밉살스럽게 은근히 첫사랑이라는 말을 강조하는 혜진이의 모습에 카이란은 한쪽 눈
썹이 실룩 꿈틀거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신이 예쁘다는 말을 하는가 보면.. 그
녀는 사미와 아리아의 미모에 대한 비중이 없는가 보았다. 역시 이 여자는 공주병
말기의 환자였다.
“시끄러…. 그냥 한번 물어본 것 뿐이야!”
귀찮은 어투로 카이란은 대충 혜진이의 말에 얼버무렸다.
“흐응… 그래?”
귀찮다는 듯이 말하는 카이란의 말투에 그리 신경 쓰지 않는 듯… 그녀는 카이란의
말에 반박이나 말을 잇지 않았다. 그때 카이란은 혜진이가 첫사랑이라는 말을 언급
했을 때 예전의 일을 물어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저기 말야! 너는 잘 모르겠지만 예전에 나는……”
말은 거기까지였다. 카이란은 몇 달 전에 기억을 잊어버렸다는 말을 할 찰나 혜진이
는 느닷없이 카이란의 손을 잡더니만 더욱 큰소리로 먼저 말을 꺼냈던 것이다.
“저기말야! 우리 저쪽으로 가보자! 저기에서 무슨 공연하나봐! 나 저런 것 정말 재
미있더라! 우리 가보자! 알았지!”
말을 그렇게 하면서 혜진이는 억지로 카이란을 끌고가면서 이미 자신이 가리킨 방향
으로 뛰어간 상태였다. 정말 기똥찬 타이밍과 행동에 카이란의 얼굴에는 당황빛이
감돌았고, 잠깐이라는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어이가 없는지 입만 뻥끗 뻥끗거
리기만 했다. 결국 카이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만 살짝 찌푸린 채로 뒷머
리를 긁으며 가만히 혜진이가 이끌어 가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혜진이가 카이란의 손을 붙잡고 간 곳은… 대학 캠퍼스 안이었다. 캠퍼스 안이니
인간들은 득실득실하게 많이 보였지만… 거리가 넓다보니 걸어다니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역시 대학은 고등학교랑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학교 건물보다는 오히려 교정이 더 넓으니 어찌보면 낭비고 사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공부하는 곳인데 뭐 때문에 이렇게 넓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학교란
강당과 공부하는 교실과 그에 알맞은 운동장만 있으면 되지 뭐가 이렇게 넓어야 하
는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 캠퍼스 안을 들어가니 둥그렇게 4-5층 계단으로 되어있는 넓은 공터가 보였다.
이 대학가의 중앙 공터 같았다. 많은 사람들이 넓은 공터 안에 둘러앉아 있었고, 중
앙에는 몇 명의 인간들이 전자 기타를 가지고 음을 퉁기고 있었다. 시설을 보아하니
.. 이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 음악 밴드부 같았고, 연습삼아서 이 중앙에 자리 잡고
콘서트를 벌일 생각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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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족처럼 검은 가죽으로 화려한 옷과 머리를 한 리더 보컬같이 보이는 인간이 마
이크 테스트를 하는 동시에 자신의 무대에 온 감사의 인사를 했다. 복장과 머리가
저러면 당연히 인간들의 관점으로는 불량아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불량아 같지는
않다는 느낌이 돌았다.
혜진이는 둥그렇게 되어있는 공터를 흩어 보며 자리를 물색했다. 빽빽하게 자리가
차여있지는 않았지만 2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터는 많지는 않았기 때문에 자리를 찾
는데는 어려움이 약간은 있었다.
“아.. 저기 자리 있다.”
몇 십 초 자리를 흩어보고 있을 때 혜진은 2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보이자 재빠
르게 카이란의 손을 잡고는 그쪽으로 뛰어갔다.
“저기 죄송합니다… 옆으로 약간만 당겨주실 수 없을까요?”
막상 그쪽으로 가봐도 사람은 2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충분치 않자 혜진은 옆 사람에
게 양해를 부탁했다. 옆에 있는 사람은 혜진이의 말에 귀찮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렸
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얼굴이 밝아졌다.
“아…네…”
남자란 이런 존재였나 보았다. 대게 미인에게 약한 존재라는 판명은 개개인마다 다
르겠지만… 거의 대부분 공감을 할 것이다. 미인은 용서하되 추녀는 용서 못한다.
라는 이런 말이 생길 정도이니…
“감사해요…”
미소를 흘리며 혜진은 감사하다는 말을 건네 놓고 자리에 앉았다. 자리를 비켜준 남
자는 좋아서 죽으려는 표정을 짓더니만 어떻게 그녀에게 말을 건네려고 하는 꿍꿍이
가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옆에 있는 남자의 기대는 와르륵 무너졌다. 옆에 있는
카이란이 그녀 옆에 앉은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남자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는 몇몇의 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질투가
어린 시선으로 카이란을 노려보며 저주를 퍼붓는 듯 했다.
“흐음.. 이상하게 뒤통수가 따갑네…”
많은 시선에 의한 것인지…. 따끔따끔하게 뒤통수 가렵기 시작하자 카이란은 뒷머
리를 긁적이며 중얼거렸다. 이를 들은 혜진이가 뒤통수를 긁적이는 카이란을 보며
말했다.
“왜 머리가 가려워? 혹시 머리도 안 깜고 다니냐?”
꿈틀….. 불끈! 발끈!
“뭐야!? 내가 그렇게 지저분하게 보이냐!? 그냥 누군가가 나를 노려보는 듯한 느낌
이 있어서 따가운 것 뿐이야! 간지러운 것이 아니야!”
“헤에… 그래? 그렇구나…”
카이란의 말에 그렇다는 듯이 대답했긴 했으니 혜진이의 얼굴에는 전혀 응해 주는
표정이 아닌 능글맞은 얼굴로 웃고 있었다. 또다시 발끈하는 찰나 혜진이가 더 빨리
말을 꺼냈다.
“아.. 시작한다.. 이제 그만하고 앞에 있는 사람들의 노래 실력이나 보자….”
“………”
관심 없다는 투로 고개를 돌려버린 혜진은 앞에 있는 밴드사람들에게 시선을 고정했
다. 뭐.. 카이란도 그리 화낼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고 혜진
이처럼 앞을 응시하면서 앞에서 노래를 시작하려고 하는 밴드사람에게서 시선을 고
정했다. 그리고 이윽고 그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시간은 어느덧 5시가 다다랐다. 여름과 달리 날이 벌써 저물어 지려는 기미가 보이
기 시작했으나 해가 다 지려면 아직 2시간 정도가 남은 시간이다. 혜진이와 돌아다
닌 시간은 꽤 길었다. 데이트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이것은 명박한 데이트라고
볼 수 있다. 사미와 아리아가 이 사실을 알면 기절 초풍하겠다는 생각이 뇌리에 스
쳤다.
아직도 대학가 거리에는 사람들이 끊임이 없었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
았다. 점점 사람들이 몰려드니 점차 움직이기도 귀찮아지기 시작했고, 시간이 시간
인 만큼 거리의 양아치 같은 인간들이 1-2명 정도에서 이제는 눈에 띠게 많아졌다.
이제 사람들이 많아졌으니… 카이란과 혜진이는 대학가 쪽을 빠져나왔다. 있어봐야
이제부터 구경할 것도 없는 상태였고, 모두들 술집으로 들어가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자리를 옮긴 것이다. 자리를 옮겼으나 멀리가지는 않았다. 멀리 가는 시간도 아까웠
고, 무엇보다 5시가 되었으니 그리 오래 있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간 곳은 대학가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작은 소공원이었다. 대학교 근처에 이
런 공원이 있는 것은 신기할 따름이었지만… 빽빽막히는 도시 중앙 속에 이런 소공
원이라도 있으니 답답하고 바쁜 움직임 속에 여유라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
“야야.. 아까 그 사람들 노래는 잘 부르지 않았냐? 정말 저렇게 노래 잘 부르는 사
람들 보면 난 정말 신기하더라…”
“그래..?”
“응.. 난 노래 부르는 사람들 보면 신기해… 내가 노래를 잘 못 불러서 그런 것이
라서 그렇게 부러워하는 것 일수도 있거든.. 나는 친구들과 노래방을 가지고 하면..
. 난 가능한 안 가려고 노력한다… 노래도 못 부르니까 괜히 아이들에게 쪽팔림을
당하고 싶지 않거든.. 그래서 노래방 가자는 말만 나오면 일부러 저 핑계 요 핑계되
어서 빠지거나 안 가려고 해.”
카이란은 혜진이의 그런 말에 피식 웃음을 지었다. 노래방이라면 카이란에게도 빠삭
한 기억이 있다. 예전에 노래방 파괴사건이라는 것이… 그때 그 가게는 어떻게 되
었는지 모른다. 물론 망하지는 않았겠지만 그 한곳에만 수리하는데 비용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니면 그 노래방은 망했을 수도 있다. 첫 끝 발이 개 끝 발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기 때문에 그때 그 가게에는 신장개업이었는데… 그런 손님이
왔으니 부정 탈수도 있었다.
“하하.. 조금 지쳤다.. 우리 여기에 좀 앉자…”
하도 걸어다녀서 다리가 아픈지 혜진이는 자신의 다리를 주물럭거리며 근처에 있는
벤치로 걸음을 옮겼다. 카이란이야 아무렇지 않겠지만 여성인 혜진이에게는 보통 때
보다 많이 걸었기 때문에 다리에 무리가 갈 만도 했다.
“마음대로…”
혜진이가 앉든 어디를 가든 카이란에게 그리 상관이 없었기 때문에 약간은 퉁명스러
운 말투가 배어 나왔다.
“칫….”
카이란의 반응과 행동에 혜진이는 재미가 없는지 얼굴을 찌푸리며 짤막하게 불만이
깃들인 탄음을 터트렸다. 카이란의 말수가 너무 없었기 때문이다. 말수는 없고 일방
적이지만 언제나 자신이 가는 곳에만 따라가니 그녀로서는 편하긴 했지만 재미는 없
을 만도 했다. 카이란은 그녀의 그런 소리를 들었지만…. 상관없다는 얼굴로 그녀
옆에 앉았다.
“너 정말로 재미없게 논다… 역시 범생이라서 그런건가…?”
모범생이라는 말은 카이란에게 정말로 어울리지 않는 칭호였지만 깊은 내면을 모르
는 혜진이에게는 카이란이 모범생처럼 보였다.
“그럼 어떻게 놀면 재미있게 노는 거냐? 이렇게 따라가 준 것만으로도 고맙게 여겨
라… 그리고 나는 노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 것이 좋을거
야……”
“흐음.. 그래? 한마디로 아직 어리다는 뜻이네.. 이런 젊은 나이에 이렇게 세월을
하찮게 보내다니.. 후후.. 넌 아직 어리군… 쿡쿡쿡..”
웃음을 내뱉으며 혜진이는 카이란에게 어리다는 말투와 함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
..이것이! 3600살이나 먹은 드래곤에게 어리다니!! 카이란은 은근히 혜진이의 말에
노기가 서렸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이유를 모른다면
이세계 드래곤 1-5을 다시 봐주세용… 서점이나 총판장에 절찬리 판매중!
“어이! 이거 혜진이 아냐?”
친근한 말투로 누군가가 혜진이 이름을 불렀다. 혜진은 자신의 이름을 부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장본인을 쳐다보았다. 카이란도 따라서 움직였고, 혜진이를 부른 인
간들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건장하고 체격이 조금 좋은 남자 3명과 옆에 진하게 화장을 떡칠 한 여자 2명이 같
이 있는 인간들이었고, 하나같이 모두 쫙쫙 빼입은 캐주얼복장들이었다. 얼굴들은
그리 잘난 얼굴도 아니었고, 여자들도 화장을 지우면 완전 추녀들의 본모습이었다.
한마디로 그들의 모습과 평가를 말한다면 ‘양아치’이다.
“아.. 진철이구나. 하하.. 네가 웬일로 여기에 있냐? 오늘은 술집에 안가나 보지?
언제나 술만 먹고사는 놈이 웬일로 여기에 있냐?”
그런 양아치 집단이었지만 혜진이는 그들을 잘 아는지 반가움과 함께 밝게 웃으며
그들 중 가운데에 있는 남자에게 아는 척을 했다. 이런 남자애들을 잘 알고있다니..
. 혜진이도 그런 부류의 한사람이었나?
“18! 내가 무슨 맨 날 술만 먹고 사냐? X같은 소리하지도 마라.. 그런데 너야말로
여기 웬일이냐? 너야말로 오늘은 거기 안가나 보지? 언제나 그것에 미X년이…”
험하게 욕을 섞여서 말하는 진철이라는 인간에게 카이란은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것? 그것이 뭔지 궁금했지만…. 지금 타이밍에 물어보기는 뭐해서 아무 말 없이
입을 다물었다.
“미X놈. 내가 그런 년 인줄 아냐? 웃기는 소리하지마. 나도 거기에 갈 때가 있고 안
갈 때가 있어.. 임마. 그리고 지금 시험이라서 가지도 못해… 이 미X놈아…”
거기라는 말을 하는가보면 무슨 장소인 것 같았다. 그리고 혜진이도 보기와는 달리
험한 욕을 내뱉자 카이란은 또다시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혜진이에 대한 이미지
평가가 안 좋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오빠 이 여자 누구에요?”
아직 어린 티를 벗어나지 못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양아치 집단의 뒤에 있는 2명의
여성 중 한명이었다. 목소리를 보아하니 민지 또래 같았다. 그녀는 혜진이의 얼굴을
보더니만 삐진 어투로 진철이라는 인간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혜진이가 자기보
다 예뻐서 삐진 것 같았다.
“미안미안.. 그냥 아는 친구야.”
“씨! 거짓말! 이런 예쁜 여자친구가 어디 있어요!? 혹시 양다리로 사귀는 사이 아니
에요!? 그리고 말투도 정말 친해 보이는데!”
여자의 예감은 하늘을 찌른다고 이렷다! 확실히 말투를 보면 그냥 친구였던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사귀는 사이치고는.. 혜진이가 너무 아까워 보이는 실황
이고…
“정말이야.. 그냥 알고 있는 사이였어… 믿어죠. 그리고 지금은 너만 사랑하잖아..
. 지금 이 오빠의 마음 모르는 거야? 그냥 아는 사이니까.. 그렇게 화내지만.. 알았
지?”
“…….정말이죠…”
약간은 넘어간 듯한 그녀의 음성이었다.
“응.. 정말이야… 사랑해…”
이 한마디에 그녀는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감미로운 말투로 살살 꼬득이는 것도 장
난 아닌데… 한술 더 떠서 천천히 그녀를 안는 모습을 보이자 카이란은 전신의 살
갗이 부르르 요동치는 중이었다. 그리고 ‘나 거짓말하는 중이야’라고 광고하는 것이
이마에 써져 있는 진철이의 얼굴 표정인데도 그것에 속아넘어간 앞에 있는 여자에
대한 한심함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이런 광경을 딱 보면 진철이라는 이 인간은 앞
에 있는 여자를 만난지 별로 안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X랄 염병떠네… 새끼 거짓말은… 예전에 사귄 사이면서 저렇게 감언이설을 하는
지.. 만난지도 별로 안된 사이면서…”
바른 소리로 염장 찌르는 말을 내뱉은 인간은 진철이라는 인간의 옆에 있는 친구였
다. 하지만 그 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고 작게 중얼거렸기 때문에 그 소리는 카이란
과 옆에 있는 또 한 명의 양아치같은 인간에게만 들렸다. 그래서인지 옆에 있는 또
한명의 양아치는 그 말에 수긍하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런데.. 저런 인간하고
혜진이가 사귀었다니… 의외로 그녀는 눈이 낮았나 보았다.
“오호.. 오늘은 어떤 여자를 낚아챘기에…. 너와 나의 사이를 숨기냐? 이거 너무한
데..? 그리고 벌서 몇 번째 여자냐? 그때는 미자라는 여자를 데리고 있던 것 같던데
…”
“야! 야! 너… 너! 조용히 해라!”
정곡을 찌른 듯 진철이라는 인간은 순간 말을 더듬었다.
“내가 틀린 말했나? 나는 사실을 말한 것 뿐이야.”
사실만을 추구했다는 식으로 그렇게 말하는 혜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당황빛이
물들인 진철이는 옆에 있는 여자를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이미 그녀의 얼굴표정은
노기를 띤 얼굴로 붉게 상기되어 있는 상태였다.
“저..저기… 이거 거짓말이야.. 쟤가 괜히 질투….”
애써 변명을 하려고 했지만 말은 끝까지 하지 못했다.
“됐어! 새끼야! 가자 영자야 우리 재수 옴 붙은 새끼를 만났었다! 10+Eight X나 짜
증난다! 잘먹고 잘 살아라 병신들아! 흥!!”
그 남자의 본성을 알았으니 그녀도 자신의 본성을 드러내며 욕과 함께 그녀들은 바
람(?)과 함께 사라졌다. 진철이는 그녀의 행동에 기가 막혔는지 황당한 표정을 지었
다. 떠나가버린 그녀의 본성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짓는 것 같았다.
“십X뇬아! 잘난 것이 뭐가 있다고 그런 싸가지냐! 쳇! 돈 좀 있어서 어떻게 해 볼까
했더니만… 기분만 잡쳤군!”
진철이라는 인간은 얼굴을 구기며 욕과 함께 가운데 손가락을 펼쳤다. 이렇게 한순
간에 남녀사이의 이별이라는 것이 생겨났다. 스피드 시대이니 이별까지도 스피드한
식으로 무진장 빨랐다. 진철은 앞에 싱글싱글 웃고 있는 혜진을 쳐다보며 인상을 찌
푸리고는 말했다.
“그리고 너는 왜 그런 말을 꺼내서 커플을 갈라놓게 만드냐? 젠장! 잘 만 꼬시면 돈
방석에 앉는 것이었는데…”
화를 내지 않고 짜증을 내는 목소리로 말하는가 보면 떠나버린 그녀에 대한 미련은
없었나 보았다.
“뭐? 내가 틀린 말했나… 난 사실대로 말한 것 뿐이야.. 그리고 커플 좋아하네..
니 가슴에 손을 얻고나 말해라.. 그 년 좋아하지도 않았으면서…”
“쳇!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쟤네들이 갔으니 우리는 뭐하냐? 여자애들이 갔는데
남자애들끼리 논다는 것은 나에 대한 모독하는 거리고!”
얼굴도 된 가치 않은 녀석이 저런 말을 하니 정말로 세상에는 많이 좋아진 것과 모
든 평정은 말발로 승부한다를 생각케 한다. 지가 왕자라도 되는 것 같이 말하니 카
이란은 약간 기가 막혔다.
“지랄떠네… 새끼.. 가만히 들어보니까 우리들을 우습게 아는 것 같다. 야 이쉐리
야.. 넌 친구를 물로 보냐? 네가 너와 노는 것이 모독이다 쉐리야!”
“맞아맞아.. 생각해 보니까 졸라 괘씸하네… 10 bird리.. 싸움 좀 할 줄 안다고 모
든 여자가 다 지를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니.. 내가 네 친구라는 것이 부끄럽다!
쉐리야!”
진철이의 말에 괘씸함을 느낀 친구 2명은 인상을 찌푸리며 욕과 함께 말을 했다. 양
아치 집단이라 그런지 귀에 거슬리는 욕이 왔다갔다하자 카이란은 점점 이들에 대한
불쾌함과 함께 노기까지 서리기 시작했다.
“크하하핫! 이것들이 내가 잘나서 이제 질투까지 하는 구나.. 원래 내가 잘났는데
어떻게 하겠냐? 크하하핫!”
큰소리로 웃으며 말하는 진철이를 보며 친구들을 오바이트 하는 시늉을 했다. 그리
고 혜진이는 한심하다는 듯이 그를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