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10
“바보, 멍충이, 해삼, 말미잘….”
“질투는…. 야.. 그런데 혜진이 옆에 있는 범생이는 누구냐?”
범생이? 혜진이 옆에 있는 범생이라고 하자 카이란은 혜진이 옆에 누가 더 있는지
옆을 보았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고, 의아한 듯한 얼굴로 카이란은 진철이를 바라보
았다.
“이 새끼 완전 또라이네? 이 병신아 너 말이야 너!”
병신! 이 노무 자슥이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병신이라고 하다니! 제삿날이 되고
싶은가!? 카이란은 진철이가 자신을 가리킨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지만 병신이라는
그 말 때문에 그의 얼굴빛은 순간 분노로 휩싸였다.
“새끼 웃기는 자식이네.. 뭘 그리 꼴아봐? 죽고 싶냐? 범생이 주제 자존심을 있어
가지고… 당장 눈깔 안 깔면 죽인다!”
간덩이가 아예 배 밖으로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이란은 분심을 참지 못해 주먹
으로 진철이의 얼굴을 후려치려고 했다.
“얌마! 너 그게 무슨 싸가지야!? 얘는 내 친구야!”
주먹을 후려치고 싶었지만 혜진은 느닷없이 카이란을 와락 끌어안으면서 말을 하자
그는 아무 짓도 할 수가 없이 찌푸린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꼭 카이란을
말린 것 같은 행동이었지만 혜진의 행동은 어색함이 묻어 있지 않았다. 꼭 카이란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장난기가 서려 있는 행동 같았다.
“큭큭큭큭….. 친구라… 언제부터 혜진이 저런 범생이와 친구가 됐을까? 혜진이도
많이 눈이 낮아 졌구나 저런 새끼랑 친구로 하니… 큭큭큭큭… 나랑 헤어진 것이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보지?”
“맞아.. 혜진이 정말 눈 낮아졌다. 18… 차라리 저런 범생같은 새끼랑 놀지 말로
나와 사귀자. 어떠냐? 혜진아..”
“아니.. 나랑 사귀자 꼴을 봐도 저런 개 거지같은 얼굴인데… 내가 더 낫겠다. 어
떠냐? 나랑 사귀자 최고의 대우로 모셔줄게.”
진철이의 이어 2명에 있는 양아치들도 각각 말을 했다.
“됐네요 내가 미쳤냐? 너희들과 사귀게…? 너희들과 사귀다가는 내 인생 망치니까
어림 반분치도 없는 소리하지도 마. 그리고 난 너희들과 달리 공부를 포기한 인간이
아니라서 말이야…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 몸이라고.. 누구처럼 말이야…. 후훗
…”
‘누구처럼 말이야’라는 말을 하는 동시에 혜진은 빙긋 웃으며 카이란을 쳐다보았다.
혜진의 시선을 본 카이란은 자신을 뜻한다는 것을 알았고, 과연 자신이 모범생인가
라는 생각을 하며 왼쪽에 있는 볼을 긁적였다.
“쳇! 알았어… 그래 X나게 열심히 공부해라…”
“그래도 마음 바뀌면 연락해.. 내가 당장 달려갈테니… 헤헤헤…”
한 놈은 미련을 버리고 한놈은 아직 미련을 못 버리는 듯이 말하는 그 두 놈들을 향
해서 혜진이는 혀를 쏙 내밀었다.
“야! 범생아! 너 핸드폰 있냐? 있으면 빌려줘 봐. C바 내 핸드폰 요금이 이번 달 많
이 나와서 나 쓰지를 못하고 있거든.. 그러지 않아도 집에 있는 마나님께서 자식 핸
드폰을 챙겨주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어? 그리고 X나게 써도 다 챙겨주는 분 아니냐.
. ten 8! 우리같은 서민들에게는 핸드폰 요금도 만만치 않아서 말이야…”
“새끼 거짓말은… 며칠 전에 칼라폰으로 바꾼 주제.. 졸라 구라 잘까요.. 그러지
않아도 며칠 전 어떤 계집애에게서 돈 좀 뜯어냈으면서…”
은근히 시비조로 말하는 듯한 진철이의 어투가 왠지 신경이 거슬렸다. 아니 아까부
터 계속 신경이 거슬렸다. 말하는 투가 욕과 함께 하는 진철이니 신경이 거슬리고
싶지 않아도 계속 거슬린 느낌이었다. 또한 이번에 말한 것은 완전히 카이란을 우습
게 여기는 말투로 말을 하니 더더욱 카이란을 분노케 했다. 또한 한술 더 떠 거짓말
이란다. 어디서 카이란 앞에서 거짓말을!! 이미 카이란은 이마에는 몇 개의 힘줄이
그어진 상태였다. 이 정도로 무시를 당했으면 이미 폭발해서 진성이의 팔과 다리쯤
을 몇 개 부러뜨려야겠지만 그러지 않고 오히려 화를 억누르며 애써 미소까지 흘리
며 말했다.
“해…핸드폰? 그게 뭐지? 나 그런 것 없는데?”
크억! 경악을 금치 못하는 진철과 양아치 일행… 그리고 뜨아 하는 표정의 혜진이
얼굴. 정말로 가관이었다.
“이…이 새끼 완전 시골 촌놈 아니야!? X나게 짜증나는 놈이네! 10+8! 야 이 Ten새
끼야! 너는 핸드폰도 모르냐? 이 촌놈아! 얌마 이런거다! 이런 것이 핸드폰이라는
거다!”
진철은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 있는 칼라 폴더 핸드폰을 끄집어내면서 자랑스럽게 내
밀었다. 카이란은 이것이 핸드폰이구나 라는 얼굴로 뚫어지게 그것을 쳐다보았다.
그의 표정은 정말로 처음 보는 것 마냥 신기한 물건을 보는 듯한 얼굴이었다. 혜진
은 카이란이 그런 표정으로 핸드폰을 쳐다보는 것이 황당한지 정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공부만 하는 공부벌레가 되니 세상 물정 아무것도 모르는 촌놈이 되어버렸
다고 생각했다.
“그래? 이게 핸드폰이라는 거구나.. 잠시만 보면 안될까? 한번 만지고 싶은데….”
만지고 싶은지 카이란은 핸드폰을 한번 달라고 말을 해 보았다.
“그래! 마음껏 만져봐라 새끼야…”
여전히 욕과 함께 말하는 진철은 자신이 들고 있는 핸드폰을 카이란에게 순순히 건
네주었다. 카이란은 핸드폰을 받고는 그것을 천천히 흩어보며 폴더의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그러한 행동을 보였다.
“새끼 부럽냐!? 부러우면 당장 집에 달라가서 엄마에게 졸라라.. 그러면 아마도 사
랑스러운 자식을 위해서 사주실테니! 요즘 세상에 핸드폰 없는 새끼도 있는 것이 신
기한데… 그것을 모르는 새끼도 다 있다니 정말 웃긴다 웃겨! 크하하하하하!”
진철은 비웃음이 가득한 대소를 터트리며 배를 잡았다. 진철뿐만 아니라 주위 친구
들도 진철과 똑같이 비웃음이 가득 담긴 웃음을 내뱉었다. 그렇게 엄청나게 무시를
하는 진철을 향해 카이란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짙은 미소를 보였다.
“그래? 이게 핸드폰이라는 것이군.. 그래 잘 봤다.”
짙은 미소를 보이며 카이란은 순순히 자신에 수중에 들고 있는 진철이의 핸드폰을
돌려주려고 했다. 그리고….
-빠직!-
효과음과 함께 들고 있는 핸드폰은 그대로 카이란의 주먹에 의해서 가루가 되어버렸
고, 밑에는 핸드폰 잔해가 떨어졌다. 진철이가 카이란에게 줬던 그 멋지고 예쁜 핸
드폰의 모습은 이제 플라스틱 조각으로 돌변해졌었다.
“어이쿠 미안하군… 역시 이런 플.라.스.틱.조.각은 그리 좋지만은 않군.”
말을 강조하면서 카이란은 핸드폰이라고 하지 않고 플라스틱 조각이라는 말을 했다.
카이란에게는 지금 보이는 것이 핸드폰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부러 플라스틱이
라는 말을 강조했던 것이다.
진철은 자신의 눈앞에서 핸드폰이 박살나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물론 진철 뿐만
아니라 옆에 그의 친구들과 혜진이까지 본 상태였다. 그는 잠시간 카이란의 행동에
정신을 못차리는 것 같았다. 아마도 놀래서 정신회로가 정지되었겠지… 그리고 이
핸드폰은 칼라폰이라는 것과 며칠 전에 새로 맞췄다고 하니 그만큼 정신 적은 충격
이 쌜 것이다.
카이란은 바보가 아니다. 여기 세계에서 이미 카이란도 물들여 있기 때문에 핸드폰
을 모를 리가 없었다. 물론 처음 볼 때는 정말 신기한 것을 보는 마냥.. 이것저것
눌려보는 촌스러운 짓을 서슴없이 했었지만… 그때는 처음 볼 때였고 지금은 당연
히 그때와 다르기 때문에 놀란다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었다. 그래서 처음 카이란
은 핸드폰을 보고도 놀라지 않았었고, 연기를 하듯 그냥 이리저리 만져보며 신기한
물건을 보는 척 한 것뿐이다. 얼마나 놀란 행동을 많이 했으면.. 연기라도 해도 감
쪽같이 속아 넘기는 카이란의 모습이 대단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처음 카이란은 진철이라는 인간에게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서 한
대 쥐어 패 주고 싶어서 안달이었는데… 카이란 답지 않게 그런 분노심을 참고는
일부러 진철이의 화를 돋구기 위해서 핸드폰을 박살 내 버린 것이다. 핸드폰을 언급
했을 때부터 카이란은 자신의 숨겨진 본성으로부터 지혜를 받으며 그 답지 않은 계
획을 세운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핸드폰은 칼라폰! 이 시대에 나온지 별로
안되고 많은 사람들이 가격 때문에 잘 사지 않은 엄청난 고가라는 것! 그러니 100대
패 주는 것 보다 가장 아끼는 물건 하나를 없애 버리는 것이 기분이 통쾌하다는 것
이다.
나중에 진철이는 정신회로가 복귀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말이 필요 없이 화를 낼
것인가? 아니면 주먹먼저 휘두를 것인가..? 카이란은 지금 진철이의 다음 행동이 궁
금하게 여겨졌다. 아마도 화를 먼저 낼 확률이 높았다.
“뭐..뭐야!! 이…이 새끼가!!! 미……미친…. 노..놈이!!!”
역시 예상했던 대로 진철이는 눈을 부리부리 뜨면서 화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
신의 눈앞에 자랑스럽게 여기던 핸드폰이 가루가 되어서 플라스틱 조각으로 돌변해
버리자 진철이는 어이없는 표정과 화내는 표정과 함께 말까지 더듬었다.
“큭큭큭…. 놀래서 말까지 더듬는군.. 그렇게 충격적이었나? 큭큭큭큭큭….”
카이란은 그런 진철이의 표정이 재미있는지 짙은 미소와 함께 비웃음이 가득한 소리
를 내었다. 지금 상황이 점점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느낀 것은 혜진이였다. 순
간 카이란의 행동이 너무나 기가 막혔기 때문에 할 말을 잃고만 혜진이었지만… 어
느정도 시간이 지나서야 지금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혜진이는 진철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이였기 때문에 분명 진철이는 카이란은 가
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진철이 뿐만 아니라 누구나 그렇게 당하
면 모두 똑같겠지만….. 진철이는 어느 곳에서 불량아라고 소문난 것뿐만 아니라..
. 싸움도 질줄 모르는 소유자였고, 이대로 곱게 카이란은 보내줄 진철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혜진이는 이 사태에 대해 어떻게 풀어야 할지 급급하기만 했다.
“야… 배..백성아… 어…어떻게 그…그런 짓을…”
혜진은 카이란에게 위험을 알리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꺼냈지만 카이란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계속해서 짙은 미소만 보일 뿐이었다. 혜진이는 할 말이 없었다. 무
슨 생각으로 저런 행동을 보인 것도 의아하고 있는데… 저런 여유있는 표정과 모습
이라니… 그녀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그런 것은 신경 쓸 정신은 없었다.
“저…저기… 진철아… 화 풀어라… 저 놈이 몰라서 그런… 잘못을 한 것…”
혜진은 화가 난 진철이를 풀어주려고 했지만… 그만 말을 잇지 못하고 진철이에게
저지되었다..
“꺼져 이 ssang년아! 젠장… 이 (삐리리)같은 (삐리리)새끼… C8 너 오늘 죽었어.
. 이 dog같은 놈.”
진철은 그러지 않아도 욕을 달고 다니는 놈인데…. 화가 나니 있는 욕 없는 욕을
해되며 말을 했다. 혜진이는 이미 진철이를 말리기에는 늦었다는 것을 알았다.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나 있었고, 이제 그를 말리려면 화나게 한 장본인을 반 이상 패 놓
아야 풀린다는 뜻이기도 했다.
혜진은 뒤에 있는 남은 2명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진철이를 말려보라는 식으로 그들
을 바라보았지만 뒤에 있는 그들은 아무 말 없이 웃기만 하고 있었다. 양아치 집단
답게 진철이는 화가 나 있어도 그들에게는 아무런 상관과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굳
이 말릴 생각이 없었나 보았다. 그들도 진철이가 저렇게 되면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는 것을 알고 있는 것과 지금부터 재미있는 구경거리일 테니…. 말린다는 것보다는
지금부터의 구경거리가 그들에게 가장 신경이 쏠렸다.
“야! 이 (삐리리)같은 새끼야! 좋은 말 할 때 네가 돈 100만원 가지고 와서 한 대
사줄래? 아니면 죽을 때까지 맞을래? 어느 것을 선택할래? 둘 중에 네가 선택해라
이 10새야.”
100만원이라… 카이란에게 지금 있는 수중 중 100만원은 껌 값이겠지만… 당연히
줄 마음은 없다.
“글세… 내가 그런 돈을 왜 줘야 하지? 너는 바보냐? 바보가 아닌 이상 어떻게 그
런 말이 나오는지…. 그리고 저것은 비싸봐야 60만원인데… 왜 100만원이지? 큭큭
큭큭큭… 내가 그딴 플.라.스.틱을 부셨다고 이번에 위자료까지 얹혀 달라는 것인
가? 큭큭큭큭… 정말 웃겨서 눈물이 앞을 가리는 군.”
이제는 카이란이 시비조로 나가는 어투로 진철이에게 말하자 진철이의 얼굴은 이미
노기에 휩싸였고, 당장이라도 달려드는 기세였다.
“이 Dog쉑!! 죽여버리겠다!! 이 이 (삐리리)같고 Dog같은 쉑이!!”
진철이는 울분을 터트리며 욕설과 함께 카이란에게 달려들었다. 카이란은 여유가 묻
어난 얼굴로 진철이가 달려오는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혜진은 이미 늦었다는 얼굴
로 고개를 돌려버렸고, 뒤에 진철이 친구들은 이것을 기다렸다는 식으로 생글생글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했다.
진철은 달려가며 주먹을 휘둘렀다. 카이란은 느려터진 진철의 주먹을 보며 하품을
했고, 동시에 고개를 뒤로 젖히며 휘두르는 주먹을 피했다. 그리고 몸을 비틀며 뒤
를 돌아보는 동시에 머리는 땅의 근처까지 내리고는 오른쪽 다리를 올리며 진성이의
턱을 가격했다.
-퍽!-
“헉!!”
진철이는 턱을 가격 당해서 뒤로 넘어졌다. 그리고 진철이가 쓰러질 때 공중에는 조
그마한 하얀 물체가 공중위로 치솟아 올랐다. 그것은 진철이의 이빨이었다. 턱을 맞
자 진성이의 이빨은 그 충격을 벗어나지 못해서 그만 세상 밖으로 나와버린 것이다.
누군가가 맞는 가격음이 들리자 혜진은 실눈을 뜨며 그들을 쳐다보았다. 분명 카이
란이 한방에 나가 떨어졌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쓰러진 인간을 쳐다보았지만… 혜
진이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쓰러진 인간이 오히려 진철이이자 혜진은 눈을 크게 뜨
면서 멀뚱히 서 있는 카이란과 땅바닥에 쓰러져버린 진철이를 번갈아 보았다. 물론
혜진 뿐만 아니라 진철이의 친구들도 넋을 잃을 정도로 이 상태에 대한 놀라움을 금
치 못했다.
“이… 빌어먹을 새끼…… 죽여 버리겠다…”
진철이는 너무나 평범하고 진부한 말을 읊어되며 카이란을 죽일 듯한 기세로 쳐다보
았다. 인간들은 꼭 저러는 것이 문제다. 자신이 한 실력 한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 방어하지도 못하고 저렇게 한방에 나가떨어지니까… 저런 진부한 대사를 나열하
는 것. 정말로 카이란에게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 장면이었다.
“큭큭큭큭큭큭큭큭큭… 그래 죽여봐라. 어디 네놈이 잘 죽이나 보지.”
짙은 웃음을 내뱉으며 여전히 시비조로 말하는 카이란은 진철을 거만하게 쳐다보았
다. 하지만 예성과 달리 진철은 덤비지 않고 얼굴만 구긴 채로 입을 열었다.
“이 새끼.. 알고 보니… 어디서 호신술 같은 것을 배운 놈이군… 어쩐지 저렇게
여유 있게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병신 새끼 그딴 호신술 같은 걸로
나에게 덤빌 생각을 하다니… 너 오늘 잘못 걸린 줄 알아서 새끼야!”
그래도 무척 대고 덤비는 다혈질은 아닌가본지 진철이는 입가에 피를 닦으며 몸을
추슬렀다. 진철은 입가에 피를 닦은 손을 보며 분통을 참지 못했다. 설마 이렇게 맞
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 범생이 같은 놈이 피하는 동시에 반격까지 할 줄은 생각
지도 못한 것뿐만 아니라 의외로 발길질의 충격이 쌔서 머리가 아딸딸 했다. 그래서
섣불리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다.
“뭐하지? 왜 덤비지 않지? 이제 겁먹고 도망이라도 치려는 준비냐?”
“이 자식이…… 오늘 죽어봐라!”
진철은 상투적인 말을 뱉어내고 천천히 발을 통통 구르기 시작했다. 몸을 가볍게 뛰
어오르며 언제라도 쉽게 움직일 수 있게 박자를 맞추는 듯 했다. 그리고 오른손은
오른쪽 볼 근처에서 주먹을 쥐었고, 다른 한쪽 손은 약간 앞으로 내밀고 반쯤 굽힌
상태에서 주먹을 꽉 지었다.
“오호..”
카이란은 놀랍다는 식으로 작은 탄성이 나왔다. 처음 봤던 것이다. 저런 파이팅 포
즈를 잡는 인간을… 하지만 실질적으로 처음 봤던 것이지… 이곳 세계에서 처음
본 것은 아니다. 그도 잘 알고 있는 진철이의 포즈였고, 지금 이곳에서 이런 놈을
봤다는 것에 감탄한 것뿐이다.
“복싱을 배웠나 보군…. 큭큭큭…”
복싱… 진철이가 잡은 파이팅 포즈는 복싱의 포즈였다.
“큭큭… 이제 조금 겁이 나냐?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오늘 알아서 죽을 준비하
라고…”
겁? 카이란에게 그런 것이 있었나? 물론 겁이야 있지… 민지가 삐졌을 때 그 무서
운 앙갚음의 처절한 복수가 카이란의 지레 겁을 먹게 만들지…..
“그래? 오늘 한번 그 죽음이라는 것을 구경해 볼까? 하지만 과연 네놈이 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군…”
“시팍놈의 새끼 그 여유 어디까지 가나 보자! 이 Dog쉑!!”
여전히 여유가 묻어나는 목소리가 진철이의 성질을 건드리자 진철은 욕을 내뱉었다.
“저 놈 아직도 진철이 성질 건드네.. 완전 미친놈 아냐?”
“쯧쯧.. 요행으로 진철이를 친 것 가지고 아예 이겼다는 식으로 여유를 부리네…
진철이는 전국 고교 복싱대회에서 준우승한 사람인데… 참나.. 하긴… 아직 진철
이에 대해서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
“야! 야! 진철아!! 장난하지 말고 저 새끼 골로 보내버려라! 졸라 짜증나는 새끼다!
”
그들의 말을 들은 카이란은 진철이가 복싱을 해서 준우승까지 하는 실력이라는 것을
알았다. 저런 실력을 가졌으니 그렇게 큰소리 뻥뻥 칠만도 하자 카이란은 비웃음이
가득한 조소를 지으며 말했다.
“시끄럽다… 이 미천한 것들아… 그러지 않아도 이놈 손봐주고 네놈들도 손 봐줄
테니까.. 얌전히 순서를 기다릴 생각이나 해라. 이놈들아…”
“뭐…뭐야! 저 쉑이!!?”
“18! 죽었어 저 미친 범생주제에 말하는 꼬라지 보래? 야 Dog (삐리리)같은 새끼야
너 오늘 죽었어! 야! 진철아 저 새끼 다굴해서 한꺼번에 패버리자!”
“아니! 진철아 그냥 죽여 패버려라! 그리고 100만원은 무슨 100만원! 그냥 200만원
이상 받아내서 저 쉑이 집안 말아먹게 만들어!”
“그래! 그래! 그 200만원으로 뽀샤지게 먹어보자고!”
“맞아! 맞아! 하하하하하하핫!!”
그들은 뭘 믿고 카이란이 저렇게 자부하는지 이상하게 생각지도 않고, 서로 이야기
의 장단을 맞추며 웃었다. 역시 단순 무식한 힘쟁이라서 그런지 머리가 돌아가는 것
은 없었나 보았다. 물론 이 상황에 카이란이 유세한 것은 없었다. 3:1이 될 수 있는
것과 진철이의 실력을 믿고 있으니 오히려 카이란이 불리한 경우라고 생각하고 있다
. 그러니 그들 눈에는 카이란의 위치만 생각하지 장작 그가 왜 이렇게 여유가 묻고
있는지는 생각지도 않고 있었다.
“……….”
혜진은 아무 말 없이 카이란과 진철이만 바라보기만 했다. 말린다는 것은 이제 무리
였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부셨다는 것은… 너무나 기가막힌 일이니 차라리 몇 대
맞아서 진철이에게 돈이라도 줬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날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밤이 다 되어가려고 하니… 그러지 않아도 사람 없는 공
원 안에 더욱 사람들이 없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곳에서 싸움이라도 벌이면 큰 문
제가 될 것 같았는데… 사람들이 점점 수가 줄어드니…. 이제는 아무런 문제가 없
을 듯 했다. 사람들이 있어봐야 신경도 쓰지 않는 카이란이었지만….
차가운 바람이 카이란의 얼굴에 스쳐 지나갔다. 이제 제법 쌀쌀한 날씨가 되니 반
팔 같은 옷을 못 입게 될 정도였다. 차가운 바람은 진철이에게도 불었지만 지철이는
분노 때문에 그런 바람의 기운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탁탁-
진철은 권투 특유의 스텝을 밟으며 카이란에게 빠르게 다가왔다. 이를 못 본 카이란
이 아니었기 때문에 느긋하게 진철이 다가오는 것만 보았다. 그리고 진철은 카이란
근처에 다다르자 앞으로 내밀어져 있는 왼손으로 잽을 몇 방 날렸다.
-슉!-
맞아봐야 아프지도 않는 잽이었지만.. 앞의 시야를 걸리적거리는 잽이었다. 카이란
은 이리저리 잽을 피하며 뒤로 물러섰다. 진철이는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크게 앞
으로 한발자국 내밀며 오른손으로 카이란의 턱을 날리기 위해 어퍼컷을 작렬했다.
-퍽!-
“억!!?”
아프다!? 진성은 이상하게 자신이 주먹에 묵직함은 없고 느닷없이 뒤통수에 고통이
밀려오자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자신의 어퍼컷은 바람만 가를 뿐 턱은커녕 카
이란의 옷도 스치지도 못했다. 어퍼컷을 작렬할 때 카이란은 뒤로 물러서는 동시에
왼쪽으로 빙그르 한바퀴 돌며 어퍼컷을 피했다. 그리고 몸이 도는 상태에서 오른쪽
다리를 들며 바로 진철이의 뒤통수를 가격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