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13
“호호호호… 그렇게 방어벽을 높게 쌓으니 제가 할 말이 없어지는 군요…..”
웃음과 함께 혜진은 졌다는 의사를 내놓은 것 같았다. 그녀도 지쳤을 것이다. 그냥
남자 한명 때문에 이런 승강이를 벌이는 짓. 정말 할 짓이 못된다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여기서 굽힐 수는 없는지 혜진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게 빛났다. 무언가 꿍꿍
이가 있다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에 사미와 아리아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앗! 저기 U.F.O가 날아다녀요!!!”
썰렁…. 휘이이이이이잉 이라는 음향효과가 들리는 듯 하다. 가을에서 한순간에 갑
자기 겨울로 돌변하는 순간이었다. 도대체 저런 소리를 해서 뭐하자는 것인지!! 사
미는 한순간에 할 말을 잃어버리는 듯이 입을 뻥긋뻥긋 거렸지만… 눈을 감고 정신
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돼서야 다시 평정을 유지했고, 그런 자세에서 어
이없는 웃음을 내뱉었다.
“호…호…호호호호호.. 저..정말 어이가 없군요… 지금 개그를 하시나요? 지금
시대가 어느 땐데!! 그런 발상을 저지르는 것인가요!! 정말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군요! 제가 그런 유치한 개그에 넘어갈 것으로 보이나요!!!? 도대체 저를 뭘로
보시는 건가요!!?”
손가락 높이 치켜올리며 사미는 혜진이를 가리켰다. 하지만….
“엣?”
의문의 탄음이 나올 뿐…. 그 자리에는 혜진이 없었다. 지금까지 봐온 민지는 그런
사미를 향해 말했다.
“오빠를 데리고 도망갔어요… 아까 언니가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눈을 감았을 때부
터 혜진 언니 오빠를 데리고 도망갔어요.”
“에엣!!”
사미는 짧은 비명과 함께 카이란이 서있던 자리로 시선을 옮겼다. 아까 전 만에도
카이란이 서있던 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민지가 말한 대로 혜진은 카이란을 데리고
도망갔다는 것이 확실했다. 엄청 썰렁한 개그를 읊어되고 주위의 사람들이 그 개그
에 얼어버릴 때 놓치지 않고 도망가는 그런 멋진 계획. 정말 혜진은 잔머리의 고단
자였다.
“용서 못해욧!!!!”
사미는 노기가 서린 음성으로 부르짖었다. 설마 이렇게 해서 카이란을 데리고 갈지
는 정말 누구라도 상상을 하지 못했고, 그런 자리에서 그런 농담을 했다는 자체가
정말로 황당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향해 아리아는 말했다.
“저기 U.F.O가 어딧죠? 한번쯤 그런 것보고 싶었는데….”
아리아는 하늘을 유심히 쳐다보며 혜진이가 말한 U.F.O를 열심히 찾았다.
“…………….”
“…………….”
……..할말이 있으랴?
많은 인간들… 바쁜 인간들.. 그리고 젊음의 거리. 이 수 많은 인간들은 어디를 가
는 것일까? 이 모든 인간들은 다 자기의 할 일이 있는 것일까? 무척이나 궁금하게
여겨지는 인간들의 모습들. 그리고 이 많은 차들은 모두 어디를 가는 것일까? 집?
아니면 직장? 아니면 놀러? 역시나 이것도 궁금하게 만들지만… 아는 방법은 없다.
그냥.. 이런 인간들 때문에 거리가 빽빽이 막히는 한탄만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카이란과 혜진은 이곳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것도 한동안 말 없이 돌아다녔
다. 카이란이야 그리 할 말이 없었기 때문에 상관은 없었지만 이럴 바에는 혜진이는
왜 카이란을 데리고 나왔는지 의아하게 만들뿐이었다.
“……….”
역시나 할 말이 없다. 왜이리 할말이 없을까? 혜진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카이란도 할 말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혜진이가 카이란을 데리고 왔
지 카이란이 혜진이를 데리고 온 것이 아니라서 할 말은 혜진이쪽이 있다는 것이 옳
았다.
혜진은 카이란과 나란히 걷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약간 앞에서 리드를 하듯 걸어다
니고 있었다. 이렇게 가다가 어디론가 정신을 빼앗겨서 잠시간 딴 곳을 보고 있다면
분명 그들은 TV에서 자주 나오는 장면처럼 서로 떨어질 확률이 무척이나 높았다. 그
것도 그거지만… 어찌보면 이들은 같은 커플(?)로 보이지 않고 서로 모르는 사이로
보이는 것 같았다.
-웅성.. 웅성..-
시끄러운 소리들.. 차 소리들… 카이란의 귀에서는 이런 소리가 전부였다. 인간들
이 뭐라고 그러는 소리는 모두 웅성웅성 왁자지껄 같은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인
간의 소리와 차소리, 기계음같은 모든 소리가 뭉치면 왜 저런 소리가 들리는지 참으
로 신기하다. 따로따로 소리가 나지 않고 모두 알아들을 수 없는 웅한 소리밖에 들
리지 않으니 귀가 이상하지 않다면 정상적인 소리이지만 신기한 것은 신기하다. 그
나마 가까이에 있는 인간들의 소리는 들리지만 그것도 가까이에서 이 인간을 쳐다보
며 무슨 말을 할까라는 생각을 해야 들리지… 보통 같았으면 그 인간이 말 중.. 딱
한 단어만 들린다.
‘흐음…. 저 인간의 소리는 아예 들리지 않는군… 그리고 저 인간은 약간만 들리
고… 정말 쓸데없는 말 밖에 하지 않는 인간들이군… 누가 예쁘고 누가 귀엽다라
고 하면 뭐해! 실천을 해야지 실천을! 정말 인간들이란 바보 같군….’
카이란은 이런 저런 이상한 생각과 멀리 있는 인간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혜진
이 뒤를 따라다녔다. 정말.. 누가 바보인지 참으로 헷갈리게 하는 부분이다.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데도 왜 카이란은 혜진이를 따라다니는지….. 정말 바보 같았
다. 쉽게 생각만 하면 왜 자신이 이곳에 있고, 왜 혜진이를 따라다녀야 하는지를 자
각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장작 카이란은 그런 이상한 생각만 하지.. 왜 혜진이를
따라다니는지는 자각 못하는 것 같았다.
말없이 걸은지 몇 십 분이 지났다. 계속 그들은 같은 자리에만 빙빙 돌고 있는 중이
다. 지금 몇 바퀴를 돌았는지는 모른다. 누군가가 이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으면
카이란은 영락없이 변태로 찍힐 수 있다. 누가 봐도 혜진이는 얼굴이 예쁘니 남자들
이 끊임없이 쫓아다닐거라는 예상을 하게될 얼굴이다. 그런 얼굴인데… 계속해서
뒤에 이상한 남자가 쫓아다닌다면 그것을 뭐라고 부르겠는가!? 바로 스토커나 변태
로 찍혀버린다! 그러니 지금 카이란은 변태로 오인할 수 있는 확률이 무척이나 높았
고, 누가 지금까지 이 상황을 보고 있다면 분명 정의의 사도니 어쩌니 해서 혜진이
를 구해준다는 이상한 행동을 취할 수도 있다.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카이란은 슬슬 짜증을 내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이렇게 돌아다니니 한심함도 모자라 왜 자신이 이곳에 있어야 하는지 황당했다. 카
이란은 이것에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는 혜진이를 향해 뭐라고 하려고 했다.
“저기말야……”
하지만.. 카이란은 뭐라고 하려는 순간 혜진이가 더욱 입을 빨리 열었다. 덕분에 카
이란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을 찌푸린 얼굴에서 혜진이를 보았다.
“……….”
혜진이는 아무 말 하지 않고 카이란만 바라보았다. 묘한 침묵과 함께 거리에는 웅성
웅성거리는 시끄러운 소리만 가득했다. 무슨 할말이 있는 얼굴인데.. 섣불리 입을
열지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정말 어색한 침묵이자 카이란은 또다시 얼굴을 찌푸렸
다. 하지만 카이란이 얼굴을 찌푸리자마자 혜진은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우리 배고프다. 뭐 좀 먹으로 가자.”
“……..”
느닷없이 활짝 웃으며 혜진이는 카이란에게 다가오며 말을 했고, 이 광경에 카이란
은 갑자기 할 말을 잊어버렸다. 정말 웃기는 여자였다!
“야… 너 굉장히 싸움을 잘하더라… 정말 어떻게 하면 그렇게 싸움을 잘 하냐? 예
전에는 그냥.. 왕따처럼 생겼고, 완전히 범생같은 너였는데… 언제 그런 싸움을 배
웠냐? 그리고 그때는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드냐? 사람의 뼈를 어떻게 그렇게 쉽게 부
러뜨리는지…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드냐? 참나…”
“………..”
놀랍고, 대단하고, 잔인하다고 하면서 한숨을 내쉬는, 알 수 없는 교묘한 어투로 말
하는 혜진이의 얼굴을 보며 카이란은 심기가 언짢은 얼굴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
고, 손에 들고 있는 햄버거를 한 입 물어버렸다.
지금 여기는 패스트푸드점 안이다. 혜진이가 배가 고프다고 말을 했을 때 그들은 자
리를 옮기며 근처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안으로 들어갔다. 근처에 패스트푸드점이라
면 햄버거집밖에 없었기 때문에 햄버거를 시키며 그들은 지금 2층 창가쪽에서 먹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그리 쉽게 이겼냐? 진철이는 복싱을 배워서 웬만해선 아무한테도 지
지 않았는데.. 또한 전국 복싱대회에서 준우승 한 놈이라 분명 나는 네가 실컷 맞을
줄 알았는데.. 의외의 결과를 보여서 정말 놀랬다니까… 그리고 너 힘 정말 쌔더라
. 진철이를 한번에 번쩍 드는 그 모습.. 정말 놀랄 놀자였다니까. 예전에는 뼈만 있
던 놈이 어떻게 그런 괴물 같은 힘을 키웠냐? 싸움은 언제 배웠고? 싸움을 배웠다면
나에게 호신술 정도는 가르쳐 줘. 그래야 나도 위급할 상황에 대처를 하지.”
정말 쫑알쫑알.. 말도 잘하는 혜진. 하지만.. 카이란은 여전히 아무 말 하지 않고
앞에 있는 후라이드 감자 한 개를 잡으며 케첩을 찍고는 입 속으로 넣었다.
“얼래 왜 아무 말 안 해?
아무런 대답과 말하지 않는 카이란을 향해 혜진은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그의 모습
에 기분 나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말야… 어떻게 내 앞에서 그런 말도 잘 꺼내냐? 그리고 내가 그런 말까지 했는
데 어떻게 나를 볼 생각도 다하고?”
정말 이 여자는 무슨 낯짝으로 카이란을 다시 찾아왔는지 의아했다. 그것도 아무 말
하지 않으면 상관 않겠지만… 그때 일을 주제로 쫑알쫑알 거리니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도 신경 쓰게 되는 혜진이의 말이었다.
혜진은 그때 그 말을 생각하는지 잠깐 위를 바라보았다가 다시 카이란의 얼굴을 보
며 말했다.
“그냥.. 놀 상대가 없어서… 그런 것 뿐이야. 나와 놀아줄 상대가 필요한데… 마
땅한 상대는 없고 그러니 너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몸소 찾아와 준 것
뿐이야. 그리고 네가 그런 말을 했다고해서 내가 꼭 얼굴을 안 보인다는 보장은 없
잖아? 꼭 그런 말을 들었다고 해서 내가 너 얼굴 보지 말라는 법이 있냐.”
역시 이 여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무슨 생각으로 사는 여자인지 속을 뜯어
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당연히 그런 말을 들었으면 그 놈을 생각하면서 욕을
갈궈줘야 정상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잘도 하는지…. 어찌보면 혜진은 바보같이
단순하면서도 무서운 여자인 것 같았다.
“설마 그때 그 말 때문에 미안한 마음이 생겼냐? 그러면 사과해. 내가 모두 받아 줄
수 있으니까.”
혜진이는 그때 카이란이 험하게 말한 것에 대한 사과를 받아준다는 얼굴로 헬쭉한
미소를 지었다.
“웃기는 소리하지도 마라… 사과같은 것은 바라지도 마라.”
카이란의 말에 혜진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칫! 너무 하다는 생각 안 드냐? 이런 연약한 소녀에게 그런 비수를 꼽았으면서 사
과하나 하지 않다니 쳇!! 쳇!!”
그런 연약한 소녀가 어떻게 카이란 얼굴을 볼 생각을 다하는지 정말….. 그리고 요
즘 연약한 소녀는 모두 이렇게 철면피가 묻어나 있던가? 만약 모두 이런다면 요즘
연약한 소녀 다 죽었다!
“시끄러.. 잔말말고 이거나 먹어.”
시큰한 소리와 함께 카이란은 후라이드 감자를 하나 집고는 그것을 입에 먹으려고
했다.
-덥석-
하지만 혜진이는 카이란의 손을 낚아채며 잡고 있는 후라이드를 덥썩 물어서 먹어버
렸다.
“끄악! 너..너 뭐 하는 짓이야!!?”
카이란은 손가락까지 물렸기 때문에 그만 비명과 함께 화를 내는 표정으로 혜진이에
게 말을 했다. 하지만 혜진이는 싱긋 웃으며 딱 한마디만 뱉어냈다.
“헤헷! 그냥!”
헤헷! 그냥? 허헛! 정말 어처구니없는 혜진이의 행동에 카이란은 헛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이 여자가 손가지 물었으면서 그냥이라니!! 카이란은 표독스런 얼굴로
혜진이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혜진은 그런 얼굴을 무시한 채 눈앞에 있는 후라이드
를 한 개 집으며 케첩과 입속에 넣으려고 했다.
-꽉!-
음향효과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소리만 들어도 상황은 어
떤지 쉽게 짐작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했다. 쉽게쉽게 말하자면 혜진이가 카이란
의 손을 가로채서 후라이드를 먹었지만.. 이번에 반대로 카이란이 혜진이의 손을 가
로채서 후라이드를 먹은 광경이다.
“아야야야야! 뭐.. 뭐야! 왜 내 손을 물어!!?”
효과음이 달랐기 때문에 혜진은 손을 흔들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의 손가락에는
정확히 카이란이 이빨자국이 찍혀 있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정말 무진장
아팠나 보았다.
“그냥?”
하지만.. 카이란은 복수했다는 식으로 싱긋 미소를 지으며 딱 한마디만 내뱉었다.
그리고 손으로 V자를 지으며 더욱 얄팍한 미소까지 지었다. 혜진은 황당함보다는 카
이란이 자신과 똑같은 행동으로 복수를 했다는 것에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천천히
짙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는 똑같은 복수를 다짐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을
읽은 카이란은 가소롭다는 표정과 함께 웃으면서 말했다.
“헤헤! 내가 똑같은 것에 2번 통할 줄 아는 어리석은 놈으로 보이는가 보지!?”
바보가 아닌 이상 2번 통하지 않는다 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 상식! 혜진
이는 그렇게 말하는 카이란을 뻔히 쳐다보며 기회를 노리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
지만 빈틈이 없어서인지 혜진은 금방 공격태세를 버리며 눈앞에 후라이드를 응시하
며 먹기 시작했다.
“흠.. 포기냐? 큭큭.. 당연히 그래야지… 감히 나에게 덤빌 생각을 하다니.. 넌 아
직 멀었다.”
카이란은 웃었다. 이겼다는 통쾌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이란은 이긴자 만의 미소
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후라이드를 집었다.
-번쩍!-
혜진은 기회를 잡았다는 얼굴로 눈빛이 번쩍거렸다. 그리고……
-꽈악!!-
아까보다 강도가 쌘 효과음과 함께 카이란의 손에는 낙인이 찍힌 듯이 이빨자국이
나타났다. 그리고 얼마나 쌔게 물었는지 카이란의 검지와 엄지는 붉게 물들여 있었
다. 방심은 금물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껴지게 하는 순간이었다.
“이…이것이!!”
할 말이 있을 리가 있는가?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고, 뒤늦게 화를 낸다면 카이란은
바보가 되는 꼴이니.. 할 말이 없다. 이번에 혜진이가 이겼다는 얼굴로 V자를 지었
다. 전세 역전이라는 것을 실감나게 만끽했다.
“칫… 그래 네가 이겼다. 이겼어.. 쳇이다!”
“후훗.. 이제야 패배를 인정하는 군.. 좋아. 좋아. 이제 그만하자고.”
그러며 그녀는 안심을 하며 후라이드에 한 개를 손으로 집었다. 그리고 카이란은 이
것이 기회다 라는 얼굴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재빨리 그녀의 손을 낚아채는 동시
네 물어버리려고 했다.
-휘익!-
하지만.. 그녀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가볍게 손을 피하며 공격하는 카이란의 손
아귀에 빠져나왔다.
“에헤! 안됐네요. 내가 그렇게 쉽게 당할 줄 알았나 보지? 후후훗.. 애석하지만..
나는 바보가 아니라서 말이야…”
“쳇… 그래.. 이제 안 한다 안 해!”
역시나..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았는지 카이란은 쉽게 그만두며 후라이드 한 개
를 입 속으로 넣었다. 혜진은 카이란이 이제 안 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그녀도 자신
이 잡고 있는 후라이드를 입 속에 넣으며 먹었다. 그리고 이제는 끝났는지 서로 아
무렇지 않게 후라이드를 집으며 먹으려고 했다.
-콱! 콱!-
콱콱? 정확히 2번이나 소리가 났다.
“끄악!”
“아앗!”
그리고 정확히 2명의 비명 소리가 났다.
“뭐..뭐야! 넌 왜 공격을 하는 거야! 이번 공격권은 나에게 있는 것 아니었어!? 치
사하게 2번이나 공격하려고 하다니!!”
“호호호호! 전쟁에서 너는 그런 룰을 정하냐? 그리고 너에게는 이상하게 1번으로는
족하지 않아서 말이지. 최소한 3번이상은 이겨줘야 겠더라고!”
“오호! 그렇게 나왔다 이 말이지! 그럼 너 오늘 이 후라이드 먹을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걸!”
그렇게 그들은 후라이드 전쟁이 일어났다. 이것이야말로 서로 먹히고 먹히는 전쟁!
카이란과 혜진은 서로 눈치를 보면서 후라이드를 먹고 먹히는 전쟁을 계속 벌였다.
하지만 먹을 걸 가지고 싸우는 그들의 모습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그것도 그거지만… 장작 중요한 것은 주위의 인간들이었다.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카이란과 혜진이 서로 그런 어이없는 싸움을 하고 있을 때 주위에 있는 인
간들은 모두 돌이 되었다는 것을! 그들이야 서로 먹히고 먹히는 싸움을 벌이겠지만.
.. 주위의 눈에는 서로 사이좋게 ‘자기야 아~ 해~’ 라는 감미롭고 닭살의 극치의 장
면으로밖에 보이지 않으니까… 모두 닭살과 함께 굳어버린 상태였다. 그리고 여담
으로 그 후라이드를 다 처리하는데는 무려 1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너 오늘 시험 끝났지?”
혜진이의 말. 패스트푸드점을 나온 그들은 또다시 의미 없는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
었다.
“응. 아쉽게…. 끝났다.”
혜진의 말에 카이란은 가볍게 대꾸했다. 그러자 혜진은 카이란의 말에 조금 의아하
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가 아쉬운데? 대부분 불행 끝 행복시작이라 모두 지겨운 시험이 끝났다라고 하는
것이 정상인데.. 너는 뭐가 아쉽다고 하냐?”
맞는 말씀! 모두 시험이라는 것은 어렵고! 힘들고! 잘 못 보면 부모님의 사랑의 매
가 기다리고! 잘 보겠다는 정신적인 피로감! 같은 확실히 어디를 보나 힘들게 하는
것이 시험이다. 그런데 카이란에게는 아쉽다니… 혜진이는 그런 카이란의 말에 궁
금함이 묻어났다.
“당연한 것 아냐? 시험이란 당연히 생각해서 푸는 것 밖에 없잖아. 가끔 계산식 문
제가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어쨌든 대부분 그런 것 밖에 없으니 다 풀면 자면 되
는 것이 시험이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무조건 3교시에 끝난 다는 것! 이 이유 하나
만으로도 정말 좋은 시험인데.. 벌써 끝나다니.. 흑… 이로써 나에게는 행복 끝 불
행시작이 닥쳐오는 구나.”
카이란은 하늘을 쳐다보며 눈을 감고는 눈물을 흘렸다. 정말 그에게는 이제부터 불
행이 찾아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를 본 혜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흘리며 말
했다.
“너 공부 포기냐? 너 말야 완전 양아치 꼴이다. 예전에는 참으로 공부 잘하는 백성
이었는데.. 언제 저렇게 공부 포기한 양아치가 됐는지.. 쯧쯧.. 불쌍한 우리의 백성
이…”
혜진은 고개를 설래설래 흔들며 양아치로 돌변한 카이란에 대해 유감이라는 표시를
했다. 그 말에 카이란은 눈을 부릅뜨며 반박했다.
“포기라니! 누가 그런 소릴! 이래봐도 기억력 하나는 짱이기 때문에 시험은 자신 있
는 이 몸이시다! 크하하하하핫! 아마 25등 안은 확실하니까 그런 잡소리는 집어치우
도록!! 크하하하하하하하핫!!”
광오하게 웃는 카이란의 모습에 혜진은 약간은 부럽다는 느낌이 스쳤다. 저렇게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