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14
음놓고 시험에 대한 결과만 나오기만을 기다리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혜진이는 부럽다는 느낌이 들자 순간 쓴웃음을 지었다.
“야.. 그런데….”
“응?”
카이란의 할말이 있다는 음성이 혜진은 약간 놀란 얼굴로 순간적으로 대꾸를 했다.
그걸 읽은 카이란은 약간 의아한 듯 했지만.. 신경쓰지 않고 말했다.
“뭘 그리 놀래? 흠… 어쨌든 넌 오늘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된 것이지? 너는 분명
나보다 시험이 3일이나 빨리 시작했잖아. 그러면 너는 정상 수업 아니야? ”
그렇다. 혜진이네 학교는 카이란네 학교보다 시험이 빨리 시작했기 때문에 마지막날
시험 날에는 분명 정상적인 수업이다. 그렇다고 오늘은 토요일도 아니기 때문에 혜
진이가 학교는 4시정도 되야 끝나는 시간대다. 그런데 아까 그녀는 카이란네 학교
정문 앞에서 민지하고 같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확실히 뭔가가 이상했기
때문에 카이란은 그냥 한번 물어보았다.
“그..그것은…”
허를 찔렀는지 순간 혜진이는 카이란의 질문에 당혹한 표정을 지으며 뜸들이는 모습
을 보였다.
“그….그냥 기분 나쁜 일이 있어서… 때…땡땡이 쳤어.”
그녀는 얼버무린 듯이 대답을 해 버렸다. 하지만 땡땡이는 맞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
다고 볼 수는 없었다. 혜진의 얼굴에는 우수가 가득했다. 이 얼굴만 봐도 그녀는 무
슨 사정이 있다는 것을 명확히 알려주는 격이었다.
“…………”
왠지 그녀는 카이란 얼굴이 보기가 힘들었다. 왠지 자신만의 이익 때문에 그를 붙잡
은 느낌 이 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말 못 할 사정은 아니다. 다만 말하기가 싫은 것
뿐이다.
혜진은 시험을 정말로 싫어한다. 불행 끝 행복시작이라는 농담식으로 말하는 것이
아닌 정말로 싫어한다. 시험이 있으면 언제나 괴롭다. 언제나 시험에 대한 결과만
나오면 언제나 부모님의 핍박이 시작되는 것이랑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녀는 점점
시험에 대한 결과를 생각하면 몸이 오한이 들 듯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땡
땡이를 친 유력한 이유는 바로 오늘이 결과물이 나오는 날짜였다. 바로 시험 성적표
를 받았기 때문이다.
싫었다. 싫었다. 집에 가기가 두려웠다. 반 등수 14등… 그리 나쁜 점수는 받지 않
았다. 하지만.. 집에 가면 분명 나무라면서 핍박을 주는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그
녀에는 집에 가기가 싫었다. 그래서 성적표를 받자마자 우울한 기분을 전환하려고
학교를 땡땡이 쳐버렸던 것이다.
땡땡이를 쳤지만..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그녀였다. 무작정 돌아다니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 오늘 하루만큼은 그녀도 재미있게 지내고 싶었다. 기분 좋은 하루를 보
내고 싶은 것과 오늘은 시험이라는 것을 잊고싶어서였다. 그래서인지 혜진이는 카이
란이 생각났던 것이고, 때마침 카이란은 시험 기간, 그것도 오늘이 마지막 날이니
그야말로 딱 알맞은 것이었다. 그러니 지금 혜진이는 카이란을 이용하려고 같이 있
었다고 볼 수 있었다. 꼬치꼬치 묻는다면 그녀는 사실대로 말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러면 카이란은 분명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을 생각했다.
“그래? 좋겠다. 땡땡이도 많이 쳐서…”
하지만 카이란은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고는 그냥 대충 넘겨버렸다. 굳이 깊게 물어볼
궁금증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그럴러니 하면서 대충 넘겼다. 하지만 땡땡이를 칠 수
있는 혜진이가 부럽다는 느낌이 든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제 어디 갈꺼야?”
밥도 먹었으니.. 이제 마땅히 보낼 곳이 없었다. 무작위로 시간을 보내기에는 이제
지루했기 때문에 어디라도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카이란은 혜진이에게 말을 했다.
그 말에 혜진이는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꼬치꼬치 물어보지 않고 그냥 넘어가 준 안
도감이 있었기 때문일까? 여전히 그녀를 어둡게하는 우수가 껴있지만.. 조금은 사라
진 듯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상시의 혜진이 얼굴로 돌
아오며 그녀는 활짝 웃고는 말했다.
“그냥 아무 곳이나 맡겨두라고!”
윙크를 하며 혜진이는 카이란은 한쪽 팔을 잡고서는 그를 이끌었다.
저녁이 다되어가려는 시각. 시간으로 따지면 지금 6시 36분을 가리키고 있는 중이었
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지도 몰랐다. 그저 영화보고 차 마시고 밥 먹은 것
밖에 없는데 정말 금세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다.
6시36분이니 지금의 거리에는 많은 사람들은 분주하게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 그리
고 이 거리뿐만 아니라 온 거리가 모두 같은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빵빵거리는
시끄러운 차도들 정말 이 시간대만큼은 거의 극악이라고 자부해도 될만한 모습이다.
퇴근시간과 약속시간을 대부분 이런 시간대이니 사람들이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은
당연한 모습 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이 많으면 너무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빨리 가고 싶어도 빨리 못 가는 이 답답함. 그리고 누군가가 툭툭 어깨를 건드리는
짜증. 사람들이 많은 곳은 이런 것 때문에 귀찮게 만든다. 누군가는 이런 사람들의
맛에 산다고는 하지만.. 모두는 그렇지 않다. 카이란은 이런데… 앞에 있는 혜진은
그리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 그냥 평상시의 얼굴로 거리를 보고만 있었고,
이런 곳을 자주 다녀본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런데.. 너 말야….”
“응?”
사람들을 헤치며 걸어가고 있는 도중 혜진이는 조심스럽게 카이란을 부르는 소리가
나자 그는 혜진이를 쳐다보며 대답했다.
“음.. …….너 말야… 정말이야….? 그… 기억…. 상실에 걸렸다는 것이…..
?”
혜진은 낮은 어조와 조심스러운 어투로 어렵사리 말을 했다. 카이란의 얼굴을 힐끔
힐끔 쳐다보며 말을 하는가보면 그의 눈치를 보면서 말을 하는 것 같았다. 뭘 그리
눈치를 보는지…. 카이란은 혜진이의 그런 행동에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음… 맞아. 기억이 없어. 아무것도.”
카이란은 혜진이의 말에 수궁을 하면서 쉽게 말을 내뱉었다. 자신에게 겪은 일이 아
니라 약간은 떨떠름하지만.. 그래도 이곳에서는 확실히 그렇게 먹히고 있으니… 어
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했다.
“그래…? 흐음… 기억이 없다라… 그럼 너와 나의 있었던 그 일을 잘 모르겠구나
.”
“그렇지. 그래서 하는 말인데.. 예전에 내가 어떻게 너에게 고백을 했지? 난 그것이
무척이나 궁금하거든. 가르쳐 줘봐.”
“에!?”
카이란은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지금까지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혜진이에게 말을 했
다. 그러자 혜진이는 약간은 놀랐다는 표정을 짓더니만 순식간에 부드럽게 웃으며
엷은 한숨을 내쉬었다.
“참나…. 그리 재미없을 텐데.. 괜스레 너만 가슴 아플걸.”
“괜찮아. 이미 기억도 잊어버렸는데.. 아플 리가 없지. 그리고 뭐든 이야기에는 첫
사랑이 걸려있는 것이 재미있다고 하잖아. 그러니 왠지 재미있겠다 싶어서 말야. 후
후후후.”
카이란은 남의 얘기를 듣는 마냥 눈이 반짝반짝 거리며 재미있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혜진이가 들려주는 백성이의 얘깃거리를 기대한다는 얼굴이었다.
혜진은 조금 황당한 눈으로 카이란의 빙긋 웃는 얼굴을 보았다. 어떻게 저렇게 웃으
며 재미있는 얘기를 기대한다는 얼굴을 하는지 약간의 의아한 듯한 생각이 들었다.
‘뭐.. 기억 상실이니까.. 그렇겠지… 성격도 변할 정도였으니까…’
기억 상실이니까 그럴러니 생각을 한 혜진이였다. 확실히 기억이 없고 성격까지 예
전과 절실히 다르니 그럴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 재미있지는 않아. 장작 그 본인이 왜 나를 좋아했는지를 모르니까.. 나는 그
첫사랑의 이야기를 끝에만 알고 있는 꼴이라고 말 할 수 있어서.. 재미있지는 않을
거야. 아무리 중학교 2학년에 너와 같은 반이라고 했어도… 나는 너에 대해서 아는
것도 없었고, 그리 친한 관계가 아니었기 때문에 네가 나를 왜 좋아했는지는 몰라.
그냥 무작정 고백 받는 격이었으니까. 그러니.. 재미없을 것이고, 첫사랑의 얘기는
처음부터가 재미있지 끝만 알면은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
얼래? 그리고 보니 그렇네. 카이란은 혜진이의 말에 일리가 있자 살짝 얼굴을 찡그
리며 오른쪽 관자놀이를 긁적였다. 확실히 혜진이는 백성이에게 고백 받은 것 밖에
없다. 같은 반이라고 해봐야 그냥 아는 사이 정도 밖에 없다. 그러니 장작 중요한
것은 백성이의 과거이지 혜진이의 과거가 중요하지는 않았다.
“에이.. 그렇군… 그래도 괜찮으니.. 어떻게 고백해서 찼는데? 사실 이것만으로도
궁금하니까 가르쳐 줘.”
내용도 중요하지만.. 장작 카이란이 제일 궁금했던 것은.. 혜진이가 어떻게 백성이
를 찼냐 라는 것이다. 따귀를 때렸을 것인가? 아니면 주제를 알라! 라고 엄하게 꾸
짖는 듯이 화를 낼 것인지가 더욱 궁금했었다.
“음… 그래? 그거야 뭐 쉽지.. 그때 네가 느닷없이 나를 좋아한다는 말과 함께 사
귀자라고 고백을 했었어… 그때 그렇게 느닷없이 고백을 받으니까 조금 황당하더라
… 어쨌든 그리고 그냥.. 너는 내 타입이 아냐! 라고 하면서 거절했었어.”
살짝 어색하게 웃으며 혜진은 말을 했다. 아무래도 고백했던 본인 앞에서 그런 말을
하니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나 보았다.
“그리고?”
“그리고? 뭐가 그리고야? 당연히 집에 갔지.”
“에엑!”
카이란은 허무하고 이상한 결말에 그만 짧은 비명을 질렀다. 뭔가 생각한대로 되지
않고 허무한 결말로 끝을 맺었다는 것이 정말 황당했다.
“서..설마! 네가 그렇게 끝내줬단 말야!? 분명 어디를 분지르거나 따귀를 때린다거
나 주제를 알아라! 고 하면서 상당히 화낼 것 같은데… 너 거짓말이지! 사실을 말
해! 괜히 거짓말하지 말고!”
“………”
기가 막혔다. 어떻게 저런 말을 내뱉는지.. 아무리 궁금해서 그런 것을 물어봤다고
는 하지만.. 어떻게 자기가 있었던 일을 그렇게 고약한 쪽으로만 생각하는지… 정
말 본인이 맞는지 의심이 났다.
“너 말야… 정말 백성이 맞냐? 어떻게 그런 생각을 다 하냐? 내가 그리 싸가지 없
게 보이냐! 이래봐도 난 왕 순진한 천사표라고!”
“………”
이번에 카이란이 말이 없었고, 얼굴만 구겼다. 그의 얼굴에는 더위먹은 마냥 얼굴이
축 늘어나며 바로 혜진이의 말에 부정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
“뭐야 그 재수 없는 표정은!?”
“아니 아무것도.”
“왠지 무시당한 느낌이 드는데….”
“………”
카이란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당연히 무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카이란은 담담히
혜진이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던 것이다.
“흐음… 그런데 이제 슬슬 돌아갈 때 되지 않았냐?”
시각은 6시 반이 넘은 상태. 착한 어린이가 아닌 이상 더 돌아다녀도 될 시간이지만
카이란은 집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꺼냈다. 그러자 혜진은 벌컥 놀란 얼굴로 카이란
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왜….왜? 벌써 집에 가야해?”
“뭘 그리 놀래?”
놀라는 혜진이의 얼굴 때문에 카이란은 의아한 듯한 얼굴로 말을 했다. 그러자 혜진
이는 당황을 하며 애써 변명했다.
“아…아니.. 그..그냥.. 그런데.. 왜 벌서 집에 가려고 해?”
“그냥… 늦은 것보다는.. 이제 할 일이 없잖아. 거리를 구경하면서 무작정 돌아다
니는 것은 이제 지겹거든. 아무리 재미있는 거리와 할 것이 많은 거리라고는 하지만
… 모든 것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슬슬 지겨운 감이 나에게는 돌아서 말이야…”
시험 끝나자마자 혜진이를 만났기 때문에 그들은 만난지 꽤 시간이 지난 상태였다.
오후 3시쯤에 만났더라면 아직 한창은 더 돌아다녀도 될 시간이었지만… 아침에 만
났기 때문에 이제는 할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목적 없이 돌아다니는 것은 카이란도
질렸기 때문에 이제 그것은 사양하고 싶었다.
“흐음.. 그래서 결론은 할 일 없으니 집에 가자 라는 것이군.”
“뭐… 그렇다고 볼 수 있지..”
혜진은 한숨을 쉬었다. 내심 다행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한숨이었다.
“참나. 할 일이 없다니! 염려 푹 붙들어 매셔. 내가 알아서 리드해서 갈 테니까. 시
간은 없데! 할 일은 많다! 라는 말도 모르냐! 그러니 염려마.”
입 꼬리를 올리며 혜진은 리드를 하면서 갈 곳이 많다는 식으로 자신 있게 말을 했
다. 그런 혜진이의 모습이 내심 불안하기만 하는 것은 카이란만의 느낌? 아니면 착
각? 어쨌든 그런 불길한 생각이 들었지만…. 카이란은 군말은 하지 않았다. 집에
가봐야 할 일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군말하지 않고 혜진이가 이끄는 곳
으로 향했다.
또다시 시간은 많이 지나갔다. 혜진이는 카이란을 이끌고 계속 어디론가 가고있었다
. 제법 쌀쌀한 날씨에 해는 벌써 노을 빛과 함께 어둠이 드리워지려고 하니 왠지 춥
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벌벌 떨 정도의 추위는 아니고.. 느낌만 그렇다는 것
이다.
거리는 온통 술집으로 돌변해 져있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지금 있는 거리는 젊
은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는 거리라 온통 술집으로 가자는 분위기였다. 왜 저
녁만 되면 이런 거리는 술집거리들을 연상케 하는지 모르겠다. 저녁에는 술 파티를
위한 시간대였나? 너도나도 술을 먹으로 가자는 말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았고, 무엇
보다 저녁에는 할 일이 없어서 모두들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술을 먹는 것 같았다.
할 일이 있다면 당연히 일을 하겠지만… 그것이 아닌 인간들은… 집에 가도 할 일
없이 지내는 것보다는 나와서 술 먹는 것이 더 속편한 일일 수도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헤이! 예쁜데 우리랑 같이 놀지 않을래!?”
“맞아.. 우리가 화끈하게 놀아줄게. 어때?”
이것은 뭔 소리? 옆에 있는 카이란을 무시하게 말하는 이들은 거리의 헌팅맨들… 2
명의 양아치 복장을 한 놈들이 혜진이에게 추근거렸다. 카이란과 혜진이가 나란히
서서 걸어가고 있는데.. 이것들은 카이란을 무시한 채 혜진이에게 말을 하자 그의
미간은 주름이 잡혔다.
“이놈들이 죽고 싶어 환장했나…?”
카이란은 앞 이빨을 들어내며 무섭게 그들을 노려보며 음산한 어조로 말을 했다. 그
러자 그들은 거만하게 카이란을 빤히 쳐다보더니만 피식 웃더니만….
“이봐 예쁜이 우리랑 같이 놀자니까.. 우리가 화끈하게 놀아줄테니까 저딴 자식과
떨어지라고… 어때? 우리랑 갈래?”
“그래.. 그래.. 우리랑 가자. 내가 잘 리드해 줄 테니까. 가자.. 가자..”
카이란을 무시했다. 헌팅맨들은 다시 활짝 웃으면서 혜진이에게 사근사근한 어투로
추근대기 시작했다.
“……………”
카이란의 얼굴은 거의 폭발하기 일보직전이었다. 감히 드래곤을 무시하다니..!! 카
이란은 분노의 기운이 그의 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카이란은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
가며 주먹을 꽉 쥐며 손을 봐주려고 했다.
“됐어! 꺼져 임마들아! 너희보다는 이쪽이 더 좋으니까. 그냥 가라! 좋은 말 할 때.
그리고 너희와 놀 바에는 그냥 내가 집에 가고 마니까.. 그러니 그냥 가라.”
이것은 또 무슨 말? 이런 삭막한 말을 하는 인간은 혜진이였다. 어째 이런 인간들
많이 상대해본 말투라는 느낌이 들은 혜진이었고, 왠지 저 대사는 어쩐지 지희를 생
각나게 했다. 혜진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놈들을 무시하고는 카이란의 팔을 이끌고
헌팅맨들에게서 빠져나왔다. 그 헌팅맨들은 혜진이의 그런 말을 들었는데도 더 이상
상관하지 않고 입맛만 다신 채 다른 여성을 물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잠깐 잠깐.. 나 잠시 저놈들 손을 봐줘야 직성이 풀리겠다. 아! 짜증.. 내가 왜 저
런 인간들에게 무시를 당해야 하지!? 빌어먹을! 잠시만 기다려봐.”
카이란은 그들 뼈를 몇 개 부러뜨려야 직성이 풀리는 느낌이 들자 혜진이가 잡고 있
는 팔을 떼려고 했다.
“안 돼! 그냥 가자. 너 지난번 진철이와 비슷하게 사람을 팰 생각이지!? 안 돼! 내
가 안 돼! 그냥 가자!”
혜진이는 그때 진철이와 싸울 때를 생각하며 더욱 카이란의 팔을 붙잡고는 완강히
말렸다. 혜진이는 피와 살을 좋아하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사람의 뼈가 분
지르고 피가 터지는 그런 광경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카이란을 가지 않게 했다.
“싫어! 젠장! 내가 왜 저딴 자식들에게 무시를 당해야 하지! 저런 별 볼일 없는 인
간에게?”
어지간히 무시당한 것이 화가 났는지 카이란은 어떻게 해서든 그 헌팅맨들을 손봐주
려고 하자 혜진은 애써 미소까지 흘리며 그를 잘 타일렀다.
“참아..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고 하잖아. 그리고 이런 일 한 두 번도 있는 일 아니
고, 무엇보다 이곳은 이런 일이 거의 다반사니까 그렇게 화를 내지마.”
역시 얼굴이 예쁘니 저렇게 헌팅을 하자는 인간들이 많았나 보았다. 이런 일이 다반
사라고 하니.. 그녀도 이곳을 몇 번 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쳇… 알았어. 젠장…”
혜진은 카이란의 대답을 듣고 난 후 그제서야 안심을 했다. 이곳의 거리는 젊은 사
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자 일명 불량아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니 이곳의
거리에는 헌팅은 기본이다. 혜진은 이곳말고도 여러 곳에서 헌팅을 당해본 경험자이
기 때문에 이제는 ‘헌팅 왔냐!? 그럼 싫다! 꺼져라!’ 라는 식으로 가볍게 누르는 법
을 터득했기 때문에 쉽게 거절하는 방법을 능숙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디를 가는 거야? 한창 간 것 같은데…”
한참을 걸었기 때문에 이제는 해가 완전히 저버렸다. 완전한 밤이 되었는데도 아직
목적지를 도착 못하자 카이란은 눈살을 찌푸리며 혜진이에게 말을 했다.
“다 왔어. 바로 저기야…”
다왔다고 하니.. 카이란은 또다시 걸었다. 그리고 혜진은 빙긋 웃으면서 카이란을
쳐다보고는 말했다.
“바로 여기야.”
“에엣! 여기라고!?”
“응.”
카이란은 놀랬다. 설마 혜진이가 말한 곳이 이런 곳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니 상상도 하지 않았었지만 설마 이런 곳을 찾을지는 몰랐다. 카이란은 눈앞에 있
는 건물을 보았다. 그리 크지 않은 4층 정도의 건물이지만… 장작 중요한 것은 건
물의 크기가 아닌 그들이 들어가려고 하는 곳이 중요했다.
불이 번쩍이며 전기세 많이 나갈 것 같은 간판들이 화려하게 빛을 비추고 있는 곳이
었고, 그곳 입구에는 검은 양복이 입은 인간들 몇 명이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리고
인간들은 대부분 남자끼리만 가거나 여자끼리 가는 모습만 보였다. 간혹 커플이 들
어가거나 단체로 가는 것이 보였긴 했지만.. 거의 남자끼리 들어가고 여자끼리 들어
갔다. 대부분 모두 젊은 사람들이었고, 많으면 20대 중반 적으면 10대 후반정도 보
이는 인간들이었다.
그렇게 근처에 이곳의 광경을 보고 있을 때 어느 검은 양복 입은 인간이 활짝 웃으
면서 혜진이게 다가왔고, 20대가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한 이곳은……….
“어서옵쇼! 몇 분이십니까?”
“2명이요.”
“네. 알겠습니다. 여기 2사람 내려갑니다. 자리 안내해드리세요.”
나이트 클럽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