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16
“쳇.. 눈치를 빨라 가지고..”
혜진이가 대충 예상한 것이 맞았는지 그는 얼굴 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당연하지 여자의 눈치를 얕보지 말라고…”
빙긋 웃으며 혜진이는 검지손가락을 좌우로 흔들었다.
“그래.. 그래.. 니 잘났다. 맞아. 그런데.. 너 들었냐? 진철이 자식.. 입원했데…
누군가가 주먹을 완전히 으스러버렸고, 팔까지 부러뜨렸데.. 어떤 자식이 그런지 몰
라도.. 엄청나게 심하게 패서.. 고문 선생이 장난 아니게 펄펄뛰었다고 하더라. 그
러고 진철이 자식은 누가 그랬냐 라고 그랬는데도 입 다물고 아무 말 하지 않고 있
는데… 정말 황당하더라.. 그 놈 완전히 무서워서 벌벌 떨고만 있었다니까. 병신새
끼 어디서 맞고 와가지고.. 그렇게 벌벌떠는지…”
그러자 붉은 머리 옆에 있는 놈이 덧붙여서 말했다.
“그리고 그것뿐만 아니야.. 그때 옆 그놈 친구들도 있었는데.. 사건의 전의 좀 알겠
다고 물어봤는데도 입만 다물고 있데. 완전 겁에 질려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니까
…”
“진철이가 무서워 할 정도면 도대체 누구라는 거야? 야 너 혹시 아는 것 있냐?”
그들은 각각 그때 있었던 일에 대해서 말을 했다. 그들도 진철이의 대해 잘 아는지.
. 어떻게 진철이가 그렇게 맞은 것도 이상한데… 무서운 것을 보는 마냥 그렇게 벌
벌떠는지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 말에 깜짝 놀라는 혜진…. 그리고 옆에
가만히 있는 카이란을 조심스럽게 흩어보았다. 카이란은 그 소리를 들었는데도 아무
말 없이 가만히만 있었다.
“아..아니.. 나도 아는 것이 없어…”
진실을 말하는 것이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혜진이는 거짓말을 했다. 물론 카이란
의 모습을 보면 싸움이라는 것을 절대로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에 말해봐야
믿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고, 무엇보다.. 카이란이 이런 곳에서 사고를 칠만한 녀석
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도 더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하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들은 혜진이의 거짓말에 속았는지.. 그 말을 믿어줬다. 혜진이는 내심 다행이다
라는 얼굴로 엷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데 옆에 있는 범생이는 뭐냐? 너 눈 나빠졌냐? 아니면 그렇게 남자 운이 없냐?
시이입파아알(빠르게 읽으세요. 심의상.).. 이제는 졸라 재수 없게 생긴 자식과 노
는 거냐?”
“맞아.. 그래 저 범생이는 뭐야? 아니면 저놈이 너에게 찍쩝되디? 내가 지금 손봐줄
까?”
“그래.. 우리가 손봐줘..? 그러지 않아도 요즘 범생이 같은 자식 때문에 열발 뻗치
는데… 저 새끼 확 조져버릴까?”
아니!! 저 자식들이!! 죽고 싶어 환장을 자초한 놈들이잖아! 카이란은 그들에 말에
노기가 서렸다. 요즘 외모로 그렇게 만만한 놈이라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실력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인지? 그들의 말에 카이란은 얼굴이 순식간에 구겨
졌다. 시비조로 나가는 그들의 말투에 혜진이는 가슴이 벌렁거렸다. 또다시 그때 일
이랑 똑같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혜진이는 카이란의 순식간에
구겨진 얼굴을 보며 재빨리 그들에게 말했다.
“지…지금 무..무슨 소리하는 거야! 이 애 내 치..친구이니까 신경 끄라고!! 괜히
나 상관하지 말고!! 그리고 오빠는 빨리 오빠 볼일이나 봐.”
혜진이는 얼른 그들을 보내려고 했다. 그 말은 완전히 카이란에게 시비를 건다는 뜻
을 알고 있었기에 혜진이는 그들에게 자신의 친구라고 말을 해야지 안심이 되었다.
그래야지 카이란에게 시비를 걸게 하는 일이 없을테니..
“쳇! 알았다고…. 그럼 있다가.. 올 일 있으면 오라고… 우리가 있는 곳 알지?”
“응.. 알았어.. 그러니 얼른 꺼져버려.”
“계집애가 입을 거칠어 가지고… 야 가자.”
그렇게 그들은 카이란의 테이블에 벗어나며 어디론가 가버렸다. 그들이 가는 것을
보고야.. 혜진이는 내심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휴….”
어떻게 보는 녀석들마다 모두 백성이에게 시비를 거는지… 혜진이는 골치가 아파
왔다. 인간은 외모로 봐서 상대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겠지만… 모두 그런 말이
라는 것은 이론뿐이라는 것이다. 작은 고추가 매우면 뭐하는가? 직접 경험하지 않는
한 모르는 것이고… 대부분 모든 평가는 얼굴과 기세와 깡과 덩치만 좋으면 모두
벌벌 떠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니 만만한 얼굴과 덩치를 보면 그들은 그런 인간들에
게 모두 약하다는 판명을 가지게 되는 모든 세계의 법칙이기도 했다.
‘하긴.. 어찌보면 그들 같은 양아치는 자신들의 쪽수와.. 지금까지 몇 번 싸움해 왔
던 실력이 있는 한 그럴 수밖에 없겠지….’
혜진이는 대충 그들의 내면을 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행동을 보인다는 것
은 대충 짐작이 갔다.
“뭐야 제 놈들!! 아… 또 나 열 뻗치게 만드네… 그러지 않아도 헌팅맨들 때문에
기분 무진장 나빴었는데.. 젠장.. 오늘따라 왜이래? 젠장.. 빌어먹을..”
투덜거리며 카이란은 기분이 무척이나 나쁘다는 얼굴을 지었다. 그의 말에 혜진이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카이란에게 말했다.
“참아.. 원래 저 놈들 저런 입담을 가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잖아.
그리고 솔직히 보면.. 너는 너무 평범하게 생겼어. 몸에 근육도 없고, 그렇다고 싸
움도 잘할 것 같지 않단 말야. 그러니까.. 저놈들은 너를 만만하게 볼만도 하다고..
”
그말에 바로 불만이 나오는 카이란.
“쳇!! 뭐야! 그럼 어떻하라는 거야!? 처음부터 생김새가 이런걸… 쳇… 빌어먹을.
. 젠장…”
또다시 마음에 안 든다는 식으로 투덜투덜거렸다. 마음 같았으면 폴리모프를 해서..
원래 붉은 색의 미남자로 바꾸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
운 현실이다.
몇 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잔잔하고 은은한 음악이 뚝 끊겼다. 그리고 엷은 조명을
비추던 빛까지 꺼져버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시끄러운 음악과 함께 여러 조명이
번쩍번쩍거리기 시작했다.
“아.. 블루스 타임 끝났다. 우리 나가자…”
그런 말을 할거면 왜 손을 잡고 억지로 끌고 가는 거야!? 정말 어이없게 말이 끝나
기도 전에 혜진이는 먼저 무대 쪽으로 카이란의 손을 붙잡고 억지로 끌고 가는 그녀
에 대해 그는 정말로 황당했다. 그럴거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블루스 타임이 끝났으니.. 서서히 사람들이 한 두 명씩 무대에 오르고 있었고, 순식
간에 이곳 무대를 인간으로 꽉 채웠다.
시간은 흘러 나이트장 안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간들이 가득했다. 나이트의
나이트는 knight가 아닌 night로 통하기 때문에 밤에 주로 손님이 많이 온다. 절대
로 knight라고 착각하지 않길 바란다. 만약 knight를 모른다면…. 사전을 찾아보도
록… 클럭.
밤의 손님이 많은 나이트장은 새벽까지 지속된다. 기본이 새벽5시까지 영업을 하니
이름하여 나이트라고 불리우는 것이다. 아직 새벽 5시가 되려면 멀었지만.. 인간들
이 몰려오면 10시에서 11시 사이에 인간들이 제일 많이 몰려올 때이고 제일 여자를
꼬시기에 적당한 시간대이다.
처음에는 아직 이른 시간이라 인간들이 없는 것이고, 새벽 2-3시에 건드려봐야.. 서
로 핸드폰 번호만 알려준 채 기약 없는 약속과 함께 헤어지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
에… 좋다고는 볼 수 없다. 전화번호만 가르쳐 주지.. 여자 것의 경우는 대부분 거
짓정보를 흘리거나.. 남자번호만 가져가서.. 연락 안 하면 장땡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이트장에는 한창 무르익을 때라고 볼 수 있다. 뭐니뭐니해도
나이트는 마지막 차가 아니다. 거의 2차로 되어있고, 나이트 다음 차야말로 꼬신 여
자들하고 같이 놀 수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12시전까지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좋
다. 하지만.. 순전히 놀러온 사람에게는 몸만 흔들고… 억지로 부킹 들어온 여자들
과 잠깐의 얘기만 하는 것은 끝날 시간까지 해도 상관없고… 그런 것도 괜찮을 듯
싶다.(필자 같은 경우이다.)
아무리 처음 하는 운동이나 오락이나 춤 같은 것은 몇 번하다보면 익숙해지기 마련
이다. 둔한 감각을 소유하지 않는 이상 잠시간 익숙해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고,
주위의 인간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볼 수가 있으니… 눈으로 배워서 바로 실천으로
행동하면 되기 때문에 쉽다.
카이란도 운동감각도 없는 것도 아니고.. 박자에 대한 둔감함이 없는지.. 금방 춤이
라는 것에 익숙해져서 이제는 무대장에서 춤을 춰도 눈초리나 비웃음을 사지 않을
정도가 됐다. 아무리 나이트가 막춤이 용서가 되는 것이라고 해도.. 인간의 눈에는
한계가 있다. 시선을 끌리는 짓을 하면 자동적으로 끌리는 것이 인간의 눈이니.. 그
만큼 카이란의 춤은 정말로 두 눈이 썩어날 정도로 엄청난 춤을 추는 드래곤이었다.
“훅… 훅…”
……..하지만 봉창을 깨는 저 신음소리는 어떻게 안 되는가 보다. 무슨 야한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저런 소리가 나는지 정말로 알 수 없기도 하고.. 신
기하기도 한 카이란이었다.
난잡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이 뚝 끊겼다. 어느덧 댄스 타임은 끝났고, 블루스 타
임이 시작되었다는 뜻이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무대 밖으로 빠져나갔다. 모두 춤을
열심히 췄기 때문인지 이마에는 구슬땀이 많이 맺어 있었고, 심한 인간은 옷까지 축
축하게 젖어 있었다. 이곳에는 사람들의 열기에 가득했다. 그러지 않아도 춥지 않은
날씨인데… 사람들의 열기가 있으니 너무 덥다는 느낌까지 났다.
사람이 많으니.. 이제는 자리에 찾아가는 것도 걸리적거릴 정도가 되자 절로 짜증이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니.. 참고 자리에 찾아가는 수
밖에 없었다.
“하아.. 더워라.. 맥주.. 맥주… 헤헤헤헤헤헤….”
혜진이는 싱글싱글한 웃음을 뱉으며 입안에 맥주를 넣었다. 어느덧 테이블에는 맥주
병이 7-8병이 널브러져 있는 상태였다. 정말 많이도 먹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천만
의 말씀이다. 나이트에서 파는 맥주는 모두 작은 맥주병이기 때문에.. 그리 양이 많
지 않다. 지금 양으로 따진다면 제일 큰 맥주병 3-4병도 사이정도 되는 양이다. 그
래서 나이트에서 맥주를 마신다는 발상은 좋지 않다. 가능한 나이트에서는 춤을 추
며 분위기를 위한 적당한 술이 좋다. 이것이야말로 돈도 아끼고 여자도 보고… 신
나게 춤을 추는… 뽕도 따고 임도 보고다.
“아 잠깐 나…. 화장실 좀 갈게…”
혜진이는 카이란에게 그렇게 말해놓고 자리에 일어났다. 화장실을 간다고 하니….
뭐라고 하겠는가? 당연히 고개를 끄떡이며 카이란은 그녀가 일어나도 상관하지 않았
다. 그리고 오른손으로 맥주병을 집으며 마셨다. 무대에서 춤을 춘 시간과 인간들의
열기 때문에 맥주는 그리 시원하지 않고 미지근했다.
“우엑… 맛없어…”
카이란은 맥주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 맥주는 시원할 때 먹어
야 맛있는 거였다. 카이란은 맥주병을 다시 탁자에 놓으며 양손으로 맥주병을 감쌌
다. 그러자 서서히 카이란의 손에서는 강하고 푸른빛이 감쌌다.
-휘잉…-
그리고 그 빛은 천천히 꺼졌고, 양손을 병에 떼며 다시 카이란은 병을 집고는 맥주
를 마셨다.
“캬! 역시 맥주는 시원해야 제 맛을 낸다니까..”
맥주는 처음 나올 때보다 더 시원해져 있었다. 시원한 맥주야말로 맥주의 맛을 최고
로 끌어들이는 맛이다. 카이란은 인간들이 눈치를 못 채게 빙(氷)마법으로 맥주를
다시 시원하게 만들었다. 강도만 약하게 하면 맥주가 얼지 않고 시원하게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마법으로 이렇게 응용을 할 수도 있다. 다만… 손에 강한 빛이 발할
때 인간들의 눈에 띄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해야했다.
-………..-
서서히 블루스 타임이 끝날 조짐이 보였다. 그런데.. 화장실을 간다던 혜진이가 너
무 늦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얘는 화장실에서 뭐라도 만들어서 볼 일을 보는 거야? 아니면.. 뭐 하는 거야?”
대략 화장실을 간지 20분이 넘은 시간이 걸렸다. 누가 계속 카이란을 지켜보고 있었
으면 분명 이런 말이 떠돌아다닐 것이다.
“큭큭.. 저 새끼 꼬시다.. 어쩐지 저런 미인이 근처에 있는 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
어.”
“케케케케 너무 꼬셔서 후련하다. 에휴.. 무슨 저런 얼굴에 그런 미인을 얻겠어? 케
케케케케”
“병신 잘됐다. 어휴… 속이다 시원하네.. 그러지 않아도 옆에 호박이 있어서.. 열
받아 죽겠는데.. 누군 저런 얼굴에 엄청난 미인이고.. 누군 이런 호박이니… 속이
다 시원하네.”
“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케”
이렇게 비웃음이 가득한 말을 내뱉을 것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예로 들어서 말하
는 대사다. 진짜 그런 말을 내뱉었다는 것이 아닌 참고로 지금까지 카이란과 혜진이
를 보고만 있었다면 이런 얘기가 왔을 거라는 예상인 것이다.
-딴라라라라라라딴따라라라라! 딘디디디디디디딘!디디디디디(음악입니다^^;;)-
어느덧 블루스 음악은 꺼지고 빠른 템포의 음악이 시작되었다.
“얘는 뭐 하는 거야? 왜 이렇게 늦게 와..? 에이~ 짜증나네…”
늦어도 너무 늦게 오자 카이란은 걱정보다는 짜증먼저 불러 일으켰다. 왠지 사고방
식이 이상했지만… 카이란은 혜진이가 무슨 일이 있더라고 그리 상관하지 않고 있
기 때문에… 걱정은 눈곱만치도 없는 것이다.
그렇게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무대장만 보고 있을 때 저 멀리서 혜진이가 오는 것이
보였다. 혜진이는 카이란에게 다가오자마자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두 손을 딱 치며
사과를 먼저 했다.
“미안.. 미안.. 너무 늦었지.. 우리 빨리 나가자.. 빨리 신나게 춰야지.”
혜진이는 사과하는 표정으로 보이지 않고 왠지 무척이나 기분 좋다는 표정을 지었다
. 뭐가 그리 기분이 좋은지 카이란은 뭔가 의아스러움이 묻어났지만… 스트레스를
풀어버리 듯 춤을 신나게 춰서 그런가 보다라는 생각을 하며 카이란은 군말하지 않
고.. 혜진이의 손에 이끌려서 무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혜진이는 환하게 웃으며 무대에 아무 곳이나 자리를 잡고 남의 눈에 신경을 쓰지 않
으며 자신만의 춤을 추기 시작했다. 혜진이는 남자들을 현혹시킬만한 웃음으로 카이
란의 얼굴을 쳐다보며 현란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까 와는 다르게 춤이 달랐다. 그전에는 얼굴 흔들고 몸 흔들고 팔 흔들며 테크노
춤을 선보였는데… 지금은 섹시한 춤을 추며 주위의 남정네들을 유혹의 마수에 벗
어날 수 없을 정도 미소를 지은 상태였다. 다른 이들이 정면으로 혜진이의 얼굴을
본다면 분명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코피를 쏟을 것 같았고. 민망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버릴 수도 있었다. 얼굴도 예쁘고 춤까지 섹시하게 추니… 다른 남자들이었다
면.. 정신의 세계에서 사경을 헤맬 수도 있었다.
‘흠… 얘가 왜이래?’
혜진이는 카이란의 몸을 더듬으며 섹시한 춤을 추니 그는 그녀의 갑작스런 이상한
행동에 의아함을 감 출 수가 없었다. 이렇게 대담하게 춤을 추니 그로써는 의아할
만한 상황이었다.
‘뭐… 눈요기가 되니 기분은 좋군.’
이상하더라도 눈요기에는 참으로 좋다! 은근히 야하면서도 재미가 있다. 남자들의
심리적인 자극을 끌어올리는 혜진이의 행동에는 일부 남성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하더라도… 카이란은 눈만 재미있으면
그만이었기 때문에 의아한 그녀의 행동에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이런 시간일수록 시간은 빨리 가는 법이었다. 어느새 시끄러운 댄스 시간은 끝나버
린 것이다. 사람들은 아쉬운 마음과 덥고 재미있다는 얼굴로 모두 무대장을 빠져 나
왔다. 카이란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무대장 밖으로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혜진이
는 느닷없이 카이란의 손을 붙잡았다.
“야.. 우리 더 춤추자…”
얼래? 이것은 뭔 소리… 지금 댄스 타임 끝났는데.. 무슨 헛소리냐는 얼굴로 카이
란은 혜진이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
“계속 추자….”
“야..야 지금 뭔 소리야? 너 이런 춤 안 추잖아. 그러고 우리 둘이서 무슨 춤을 춘
다고 그래? 잔말말고 빨리 나가자.”
그러며 카이란은 다시 뒤를 돌아보며 테이블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또다시 혜진이
는 카이란의 손을 붙잡았다.
“헤헤헤… 우리 추자. 춤추자…”
취한 듯 완전 나사 빠진 혜진이의 모습이었다. 얘가 술에 약하나? 그 정도 술에 마
시고 취하게… 혜진이는 웃으며 계속 카이란을 재촉하는 모습을 보이자… 혀를 내
둘렀다. 이곳 무대에서 춤을 춰서 시선을 끈다는 것은… 카이란에게 그리 신경 쓸
일은 아니지만 그에게 춤이란 서툴러서 꺼려한 것뿐이다.
“참나…”
거참… 거절도 하지 못하겠네… 카이란은 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혜진이가 너무
환하게 웃으면서 살살 안겨오니.. 할 말이 없어진 듯 했다. 카이란은 그냥.. 혜진이
가 이끄는 되로 분위기만 맞춰서 알아서 그녀가 춤을 추도록 놔둘 생각이었다.
블루스라는 것은 느린 곳을 맞춰서 추는 느린 춤이어서.. 그리 어렵지 않다. 방방
뜨지 않고… 노래 속에 분위기만 맞춰서 율동만 취는 것이니.. 어찌보면 무척이나
쉽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나이트에서 블루스라는 것은 무척이나 어울리지 않
고.. 인간들의 시선이 장난 아니기 때문에 철면피가 아닌 이상 힘들다. 그래서 인간
들 사이에 블루스 타임대는 쉬는 시간!
혜진이는 부드럽게 춤을 추면서 흐르는 음악에 맞췄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음악이니
.. 그녀 역시 비슷하게 율동을 췄다. 카이란이야 혜진이의 모습을 보며 가볍게 어깨
를 흔드는 것 밖에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무척이나 좋았지만.. 카이란은 그 분위기
를 유지하지 않았다.
“야.. 나 잠시 화장실 갖다 올게.”
맥주는 잘 취하지 않는 대신 소변이 자주 마렵다는 것이 문제다. 카이란도 지금 인
간으로 폴리모프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생리 현상은 어쩔 수 없다. 마법이 있다면
이런 생리 현상을 없애고 싶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마법이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이
다.
카이란은 무대를 빠져나오며 곧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분위기를 잘 잡고 춤을 추고
있는데.. 카이란이 혼자서 무대를 빠져나오는 광경을 계속해서 본다면 주위에 남자
들은 분명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저런 나쁜 놈! 예쁜 여자하고 춤을 추는데도.. 겨우 소변이 마렵다고 그 자리를 피
하다니! 부러움보다는 네놈은 남자의 적이다!”
라고… 할 가능성이 무척이나 많았다. 혜진이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생리현상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아는지.. 그녀는 빙긋 웃으면서 테이블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또다시 자리에 일어서며.. 그녀는 다른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휴.. 시원하네… 하여튼.. 맥주를 마시면 이게 문제라니까..”
손을 씻고 카이란은 화장실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그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걸음
을 옮기자 혜진이가 없는 것이 보였다.
“얼래? 어디 갔나?”
두리번거리며 카이란은 혜진이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을 털끝만치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흠.. 다시 화장실을 갔나?”
둘러봐도 없다는 것은.. 화장실을 갔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카이란은 의자에 앉았
다. 그리고 몇분정도 지나자 누군가가 카이란 근처로 왔다.
“얼래? 혜진이 그쪽으로 갔나 보내… 서비스로 안주를 줄려고 했는데…”
다크라는 남자였다. 그는 약간 놀라며 혜진이가 없는 이유를 아는 듯하게 말했다.
“당신.. 혜진이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
허락 없이 반말하는 말투가 다크라는 남자의 신경을 거슬렸지만.. 손님의 왕이다 라
는 명색 때문에 그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얼래? 몰라요? 당신 혜진이와 이곳에 처음 왔으니 모를 수도 있겠군요? 흐음.. 처
음 만난 것 같지도 않고 혜진이를 잘 아는 듯하니… 어쨌든 저쪽 룸에 가보세요.
아마도 친구들과 같이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가능한 조금만 하세요. 나중에 문제가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