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29
“형님.. 그냥 가시는 건가요? 뭔가 볼 일이 있어서 이쪽으로 온 것이 아니었는지요?
그냥.. 엎어버리기 위해 온 것치고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어서…..”
똘마니의 말에 카이란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희귀성 비명을 내질렀다.
“쿠의하아아아아아!!!”
카이란의 이상한 비명에 똘마니들은 움찔한 모습을 보였지만… 다음 말을 듣자 얼빠
진 얼굴을 지었다.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렇다.. 카이란은 싸움에만 몰두한 바람에 혜진이를 구한다는 목적을 잊어버렸던
것이다.
.. (182) 이세계 드래곤 [19] 31.악마의 유혹.
혜진이에 대한 일을 깜빡 잊은 카이란은 패닉상태로 돌변했다. 졸지에 바보가 되어
버린 꼴도 되니.. 창피함도 느끼고 싶지 않아도 느껴야 했다. 카이란은 혜진이의 행
방을 알아내기 위해서 망연자실로 빠져있는 사장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어느새 도망
쳤는지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젠장…”
이곳 사장에게 물어봐서 혜진이의 행방을 물어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사라졌으니..
결국 카이란은 자신이 직접 나서서 찾는 수밖에 없었다.
“형님.. 무슨 문제가 있는가요?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면 하겠습니다.”
정중하게 똘마니가 카이란에게 말하자 카이란은 똘마니들을 힐끔 훑어보자 서서히
눈 꼬리가 가늘어지며 딱 한마디만 내뱉었다.
“쉬어라.”
딱 잘라 그 한마디만 남겨두고 카이란은 뒤를 돌아보았다. 걸음만 간신히 걸을 수
있는 놈들에게 어떻게 시키라는 거야!! 지금 똘마니들은 3-4명만 제외하고 모두 KO
로 쓰러진 상태였다. 기절한 상태는 아니지만 아파서 낑낑거리는 놈들이라 시켜봐야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것 같아서 딱 잘라 거절했던 것이다.
아무래도 이렇게 시간을 지체하는 것보다는 직접 스스로 빨리 찾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 카이란은 우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이곳에 있을거라는 예상을 하겠지만..
. 이런 소동이 일어났는데.. 혜진이의 모습은 한번도 보이지를 않았으니 애초에 여
기에 없을 가능성이 높았다.
“너희들은.. 이만 돌아가라. 오늘 와줘서 수고했다. 다음에 다시 부를 일이 있으면
부를 테니까 이제 쉬도록…”
“예! 형님!”
카이란은 그들의 대답을 들은 후 이곳을 나가기 위해 나이트장 출입구로 향해 몇 계
단 올라가자마자 텔레포트 마법을 시전했다. 카이란의 몸은 사라졌고, 이곳 나이트
건물의 위의 100미터 떨어진 곳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차가운 바람과 함께 밤거리의 아름다운 야경이 카이란의 시야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천천히 그런 것을 구경할 시간이 없기 때문에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실프!!”
카이란의 부름에 엷은 회오리바람이 불며 중앙에 귀여운 요정 실프가 소환되어 나타
났다. 실프는 나타나자마자 귀여운 얼굴로 눈을 반짝거리며 대답했다.
‘네! 주인님!’
“혜진이라는 여성 알지? 그 여성 좀 찾아봐라?”
‘네!’
카이란의 명령에 실프는 대답과 동시에 몸이 사라졌다. 카이란은 실프가 찾을 때까
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저 가만히 공중부양(?)이나 할 수밖에 없었다.
실프가 혜진이를 찾으러가서 돌아온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래 찾았냐?”
‘네! 찾았어요!’
“어디냐?”
‘오른쪽 1km정도 떨어진 검은색 바닥에 이상한 물체들이 다니는 곳에 4갈래로 갈라
진 거리인데.. 그곳 오른쪽에 가시면 이상한 상점들이 많이 보이는데 안으로 더 들
어가시면 왼쪽에 또 하나 큰길이 보일거에요. 여전히 인간들이 많고 상점들이 많은
곳이거든요. 그곳에 쭉 더 들어가면 하얀색 큰 건물이 하나 보이고.. 더 이상 길이
없고, 좌우로 갈라진 길이 보여요. 그곳에 왼쪽으로 더 꺾으면 아까 같은 검은 길에
이상한 물체가 돌아다니는 것이 보이는데 그곳에 쭉 가시면 반짝반짝 거리는 이상한
건물 지하에 있더군요.’
“……………..”
실프가 이것저것 몸짓으로 위치를 가르쳐주며 주절주절 거리자 카이란은 좀 넋이 빠
져나간 얼굴을 지었다. 실프는 웃으면서 위치를 가르쳐 주었는데.. 앞에 있는 주인
인 카이란은 아무말 하지 않고 뭔가 나사 하나 빠진 얼굴표정을 짓자 의아한 듯 한
얼굴로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저기.. 주인님.. 뭔가 잘 못됐나요…?’
만약 다른 사람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너무 귀여워서 꼭 깨물어 주고 싶어 안달하겠
지만 카이란은 그저 멍하니 실프의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실프의 쭈물쭈물한 말투
로 자신에게 묻자 카이란은 양손을 흔들며 부정했다.
“….아, 아니.. 잘 못한 것은 없는데… 그냥.. 네가 다시 그곳에 가서 너의 힘을
풀어라.. 마법을 사용해야 하는데.. 위치를 모르니.. 네 말만 듣고는 힘들잖아. 그
러니 너의 힘을 느껴서 그곳으로 바로 갈 생각이니까… 부탁해.”
‘아! 그렇군요. 넵! 주인님..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카이란의 말에 실프는 확실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실프는 대답과 함께 명령
을 실행하기 위해 사라졌다. 텔레포트 마법은 이미지로 떠올려서 이동하는 마법이다
. 한번 가본 장소여야 하고 눈에 보이는 곳까지가 한계이기 때문에 실프의 설명 가
지고는 절대로 갈 수 없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실프의 힘을 느껴 그곳으로 이동
하는 방법밖에 없다.
실프가 사라지고 한 30초 정도 흐르자.. 어디선가 바람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 하급 정령이라 무척이나 미약했지만 카이란은 쉽게 실프의 힘을 느꼈다. 카이란은
실프가 발산하는 힘을 느끼며 대충 어디인지 짐작을 하고는 텔레포트 마법을 다시
시전했다.
-슉!-
‘아.. 주인님!’
텔레포트해서 나타나자마자 반기는 것은.. 실프의 큰 눈이었다. 깜짝 놀라긴 했지만
카이란은 굳이 내색하지 않았다.
“…어.. 그, 그래.. 수고했어..”
‘넷! 뭐.. 저의 일인데요.. 헤헷..’
실프는 귀엽게 웃으면서 혀를 쏙 내밀었다. 카이란은 싱긋 한번 웃어주고는 실프에
게 말했다.
“그래.. 수고했다. 그럼 돌아가라.. 슬슬 난 할 일을 해야 할 것 같으니까…”
‘네! 그럼 다음에도 불러주세요! 주인님!!! 그리고 여러분 다음에 봐요!’
윙크를 하며 실프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진 않았고….. 정령계로 돌아갔다. 그것도
이상한 말을 남겨둔 채…
카이란은 고개를 돌려 옥상 한쪽 가장자리로 몸을 옮겼다. 많은 상점들과 차들이 돌
아다니고 있는 광경이 한눈에 보였고, 아래는 분주하게 인간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 우선 카이란은 지상으로 내려가려고 했다. 다행히 이 건물 뒤쪽에는 인간들이 잘
돌아다니지도 않고, 조금 어두운 데라서 잘 보이지 않는 곳이자 카이란은 그곳으로
옮기기 위해 그냥 뛰어내렸다. 굳이 텔레포트를 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통 인간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비명을 지르겠지만 다행히 이 광경을 목격한 인간
은 한 명도 없었다. 가볍게 지상에 착지한 카이란은 주위를 뛰어내린 건물 앞쪽으로
향했다. 혜진이가 있다는 그 장소에는 카이란이 소란 피워서 반 이상을 망하게 만들
어 버린 나이트 장과 유사한 곳이었다. 다만 그곳과 다른 점이라면.. 외부 건물의
간판과 기타등등 다르다는 것과 위치가 다르다는 것, 또한 그리고… 가장 문제점
이자 다른 점은 ‘성인 나이트’라는 것이다.
“흐음….”
카이란은 고민에 휩싸였다. 그냥 엎어버리기에는 좀 그렇고 해서.. 고민을 하기 시
작했던 것이다. 지금 시간은 10시를 20분을 조금 넘긴 상태다. 이 시간이면 슬슬 인
간들이 많이 몰릴 때라서 엎어버리고 혜진이를 찾는다면 분명 놓칠 가능성이 많았다
. 그래서 결론은 안에 내부를 살펴본 다음 혜진이를 찾고 난 다음 결정하기로 마음
을 먹었다.
“…………..”
하지만.. 막상 카이란은 그곳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무언가 썰렁함을 느꼈다. 옆구리
가 허전하다고 해야 하나? 다들 보면.. 2사람 이상이나 아줌마 아저씨가 그곳으로
들어가는 광경이 보이지.. 절대로 혼자 들어가는 인간들은 없었다. 그렇기에 혼자
들어간다는 것은.. 왠지 자신의 자존심이 깎이는 느낌이 들자.. 카이란은 주위를 둘
러보며 어느 한 건물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인간들이 많이 분주하며 왔다갔다하는 화장실이라서 그런지 안은 무척이나 깨끗했다
. 화장지도 꽂혀있고, 좌변기 변기통은 하얀색 광채가 번쩍번쩍 빛났다. 그리고 냄
새도 없애게 좌변기에는 나프탈렌이 걸쳐져 있었고, 소변만 보는 변기에는 세정기까
지 달려있어 일보고 끝낼 때 향긋한 향기가 코를 찌르니 더욱 기분 좋은 시원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카이란은 지금 일보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 그의 눈에는
그냥 깨끗하다 라는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운디네!”
카이란의 소리에 수도꼭지에서 물 한 방울이 카이란 근처까지 옮겨지며 천천히 커져
무척이나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형성되었다. 운디네는 자신이 소환되자마자 특유
의 냉한 얼굴로 살짝 고개를 끄떡이며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부르셨습니까? 주인님…’
몇 백년이 지나도 절대로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면 분명 운디네가 포함될 것이다.
아름다움의 결정체는 얼음과 같다고 하더니만 꼭 운디네를 보고하는 말 같다. 카이
란은 헛기침을 몇 번하며.. 운디네에게 할 말을 했다.
“흐음.. 흠… 저기.. 인간형으로 변형해 줄래? 아시다시피.. 저쪽에 있는 건물을
들어가야 하는데.. 대부분 2명 이상 들어가는 곳이더라고.. 그래서 너에게 부탁하려
고..”
‘…..그것은 실프에게 시켜도 될 것 같은데… 왜 저에게 부탁하시는 것이죠?’
찌릿!!! 무언가 차가운 말투…, 왠지 한껏 더 성숙된 냉기가 흘렸다. 설마 삐쳤나?
실로 오랜만에 소환 당해서 꼭 삐친 말투를 듣는 것 같자, 카이란은 조금 놀랍고 춥
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카이란은 조금 어색하게 웃으면서 다시 한번 설
명을 했다.
“아니.. 실프에게는 좀 무, 무리라서 말야.. 실프는 보시다시피 16세 꼬마로 보이잖
아. 그리고 너는 20세 이상의 어른으로 보이고.. 지금 내가 들어가는 곳은 성인만
들어가는 곳이라.. 실프에게는 무리가 있거든.. 그래서 너에게 부탁을 하는 거야.”
확실히 실프는 귀엽지… 성숙해 보이지는 않는 정령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프와 같
이 성인 나이트 장을 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운디네는 여전히 아무런 표정하나 바
뀌지 않은 채 가만히 있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그럼 인간형으로 변하겠습니다.’
휴….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상하게 긴장감이 돌았다. 다행히 운디네는 카이란
의 설명에 쉽게 승낙을 하자 그는 안도감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역시 운디네는 간만
에 소환 당해서 삐친 것인지는 그녀(?)만이 알 것이다.
“그래 고마워..”
‘아니요.. 저의 할 일이니까요.’
역시 비서체질… 아무리 생각하고 보아도.. 운디네는 딱 어울린 모습이었다.
“그럼 나도 잠시 플리모프를 해서 20대 중반의 얼굴로 변형해야 겠군…”
아무래도 자신은 18세의 얼굴이니 조금 변형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플리모프
를 시행했다. 카이란의 몸은 붉은 빛이 일으키자 키가 약간 커졌고 아주 조금 각진
얼굴로 만들어 20대 중반의 형태로 만들었다.
형태를 바꾼 카이란은 화장실의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감상했다. 그리 잘생긴 얼굴
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만족할 만한 얼굴이 되자 카이란은 씩 웃어 보였다. 그리고
옆에는 강한 빛이 발산되자 카이란은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운디네가 인간형으로
변하는 모습이 보였다.
몇 초가 흐르자 운디네의 푸른 몸은 점점 인간의 살결로 변화해 갔고, 발산하던 빛
이 꺼지자 완벽하게 인간의 형태로 변신했다. 정령은 옷이 필요 없기 때문에 처음
실프가 인간형으로 변신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실오라기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다.
‘…………’
운디네는 자신이 알몸인데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여전히 냉한 얼굴로 가만히 카이
란을 바라보았다. 운디네의 여체는 정말 아름다움을 초월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운디네의 검은 생 머리 결은 천장에서 빛을 뿜는 형광등이라도 빛나고 있었고, 여신
을 조각했다는 말을 무색하게 할 정도의 아름다운 미모를 가졌다. 그런 아름다움이
라서 그런지 알몸인 운디네의 모습에는 욕정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왜 그러시죠? 무언가 잘못되었습니까?”
카이란이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자신만 뚫어지게 쳐다보자 운디네는 그런 카이란에게
말을 했다. 카이란은 운디네의 말에 화들짝 놀라 살짝 얼굴을 붉히며 말을 더듬었다
.
“아, 아니.. 아무것도 잘못된 것은 없어.”
“그렇습니까? 그런데 몸이 차가워지는 군요. 이런 것이 실프가 느끼는 바람이라는
느낌이군요. 그리고 이것을 추위라는 것이고요. 바람의 기분은 좋지만.. 이상하게
몸이 부르르 떨리군요.”
운디네는 추위를 처음 느껴봤기 때문에 조금 생소했지만 차가운 바람에 의해서 부르
르 떨었다. 당연히 지금 가을이고… 이 정도 시간에는 추워지기 때문에 알몸인 운
디네에게는 그런 반응은 당연했다.
“후훗….”
카이란은 웃음이 나왔다. 그 냉한 마녀 운디네가 저렇게 떠는 모습을 보이니 우스울
만도 했다. 카이란은 정령에서 그녀로 돌변한 운디네에게 마법으로 옷을 입혀 주었
다.
-스슥..-
운디네라면 비서를 떠올리기 때문에 검은 정장차림의 옷을 입혀주었다. 역시나 딱하
고 어울는 차림이었다. 허리보다 약간 내려오는 오는 검은색 허리 라인 옷에.. 안에
는 칼라가 조금 긴 하얀 셔츠…. 그리고 허벅지 반까지 오는 짧은 미니 스커트. 그
리고 그에 어울리는 검은 구두. 굽이 8cm정도 되는 거라 불편하겠지만 그녀에게 어
울리려면 이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흐음… 좋아.. 좋아..”
딱 알맞고 그녀의 이미지에 알맞은 옷이라 카이란은 고개를 끄떡였다. 운디네는 자
신의 옷을 훑어보며 조금 신기해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옷의 느낌은 그리 좋지만은
않고, 활동하는데 불편한 감이 있자 그리 달갑게 여기지는 않았다.
“자 그럼 갈까?”
카이란의 말에 운디네는 자신의 옷을 훑어보는 것을 그만두고는 카이란에게 시선을
돌려 대답했다.
“네. 주인님..”
그리고 카이란이 먼저 한발자국 움직이자 운디네도 따라서 움직였다. 하지만…
-꽈당…-
운디네는 한발자국 디디자마자 그만 멋지게 뒤로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푸하하하하핫….”
카이란은 크게 웃었다. 왠지 웃음이 나왔다 운디네의 이런 모습이라니… 정말 이것
은 보기 힘든 광경이라 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그녀답게 운디네는 담담한 표정
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
“아프군요.. 이런 것이 아픔이라는 것이군요. 이런 느낌 처음이라 생소하지만.. 이
상하게 기쁘지는 않네요. 아픔이란 좋지 않군요.”
당연히 기쁘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처음 느꼈더라도 굉장히 아플 정도로 저렇게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기뻐하는 그런 인간이나 기타 종족은 없을 테니까. 카이란은
웃음을 멈추고는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래.. 너에게는 처음 걸음을 배우는 것과 처음 힐을 신겠구나… 조금 시간이 걸
리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어서.. 네가 좀 참아 줬으면 좋겠어. 그 정도는
되겠지?”
운디네는 뻗은 카이란의 손을 잡으며 일어섰다.
“네.. 알겠습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서 걸음걸이를 배우겠습니다.”
왠지 어린아이가 걸음걸이를 배우겠다는 말투로 말하는 운디네를 보니 웃음이 나왔
지만 카이란은 그냥 살짝 고개를 끄떡여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리고 운디네도 냉한
얼굴을 풀며 살짝 미소를 아려주었다.
“그런데.. 손이 참 따뜻하시군요. 이런 것이 따뜻한 느낌이군요. 불의 정령 사라만
다는 이런 것은 느끼겠네요.”
카이란의 손을 만지고 있는 운디네는 체온에서 나오는 따뜻함을 느끼고는 말을 했다
. 어찌보면 참으로 닭살스러운 말투겠지만 운디네에게는 이상하게 그런 느낌이 없었
다. 카이란은 또다시 살짝 미소를 지어준 후 운디네에게 말했다.
“자.. 우선 지금 힘들 테니까… 네 어깨를 잡으면서 걸어봐… 계속 여기에 있을
수는 없잖아?”
“네.. 주인님..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운디네는 카이란의 어깨에 손을 올려 몸의 중심을 잡았다. 보통 신발이었다면 쉽게
걸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8cm의 굽이기 때문에 걷는 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
다. 그리고 문에 다가 설쯤에 어느 중년의 아저씨가 들어왔고, 카이란과 운디네를
보자마자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카이란은 그 아저씨가 들어왔든 나왔든 상관없이 운디네와 같이 밖으로 나갔다. 운
디네는 어색한 걸음걸이로 처음 힐을 신고 걸어다닐 때 나오는 몸 동작인, 살짝 엉
덩이를 뒤로 뺀 그런 모습으로 간신히 카이란의 도움으로 인해서 화장실을 빠져나왔
다. 왠지 운디네의 모습은 거의 꼴불견이라 지금까지의 이미지가 완전 다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나가자 방금 들어왔던 아저씨의 중얼거림을 들렸다.
“요즘 젊은것들이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요.. 하여튼.. 여자를 저렇게 되게
할 정도로 하는 놈이 어딧어!!?”
이것은 18금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 183) 이세계 드래곤 [19] 32.악마의 유혹.
어정쩡한 모습으로 카이란의 옆에는 인간형으로 변한 운디네가 그의 어깨를 잡으며
걸어갔다. 보통 인간들은 그런 운디네의 모습에 ‘킥킥’ 거리는 비웃음이 가득했지
만 그녀의 정면에서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런 비웃음이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아
름다운 운디네의 얼굴을 보니 모두가 할 말을 잃었던 거였다.
뒤에서 본 운디네는 정말 꼴이 말이 아닐 정도로 처절한 모습이었기에 비웃음을 살
만했지만 정면에서 운디네의 얼굴을 보는 인간들은 보자마자 넋이 빠진 얼굴로 운
디네의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는 이들이 한 두 명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