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35
그 말과 끝나는 동시에 카이란은 주먹으로 승환이의 북부를 꽂았다. 그러자 승환이
의 몸은 앞으로 굽혀졌다. 그리고 카이란은 몸을 빙글 돌려 왼쪽 다리로 승환이의
턱을 날려주었다.
-퍽!!-
먼지를 휘날리며 승환이는 3미터 정도 나뒹굴었다. 이 광경에 사미와 혜미를 제외하
고는 아리아와 민지는 물론이고, 지나가는 행인들도 놀라는 얼굴로 카이란과 승환이
를 번갈아 보았다. 사미와 혜미는 승환이의 말을 들었을 때부터 카이란과 똑같은 짐
작을 했기 때문에 카이란의 다음 행동에 그리 놀람이 없었다. 미리 예견을 하고 있
는 듯한 표정이었다.(무서운 자매.)
지나가는 행인들은.. 모두 걸음을 멈추고 카이란의 일행들과 쓰러져 있는 승환이를
보며 웅성거렸다. 싸움이 난 것 같은 광경이니 인간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했다.
“이 멍청한 놈아!! 네놈이 그러고도 혜진이를 좋아한다고 그러냐? 내가 미리 경고하
지 하지 않았어? 시작은 이제부터라고!! 이 병신 같은 놈아!!”
“….무, 무슨.. 마, 말이야….?”
쓰러진 채로 승환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말을 했다.
“진정 모르겠다는 거냐? 혜진이가 왜 그런 반응이 있는지를!!? 난 그래도 네놈이 혜
진이를 잘 지켜줄 줄 알았다. 지금 혜진이가 네놈같이 정상적인 행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그, 그게.. 무..슨..?”
카이란의 큰소리에 불길한 기운이 휩싸이자 등골까지 저려졌다.
“이 바보같은 놈!! 여전히..”
“잠깐만요.. 백성군.. 그만 진정하세요… 그렇게 흥분을 하면.. 저쪽은 말뜻을 못
알아들을 것 아녀요? 그러니.. 진정하고.. 저에게 맡기세요.”
큰소리를 내뱉는 카이란에게 혜미가 그의 입을 막으면서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말을
했다. 그러자 카이란은 그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눈웃음을
지으며 혜미도 고개를 끄떡이고 쓰러져 있는 승환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승환이
앞에서 무릎만 쭈그려 앉으며 눈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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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이세계 드래곤 [19] 40.악마의 유혹.
승환이는 뛰었다. 계속… 힘이 들고 지쳐도 승환이는 멈추지 않고 계속 뛰었다.
그런지 몰랐었다. 아니.. 잊고 있었다. 그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모든 일이 끝난
것처럼 가만히 그녀를 지켜보듯 상관을 하지 않았다.
‘백성군이 저렇게 화를 내는 것은.. 당신의 행동에 의해서 화가 난 것이에요.’
그가 화가 날 만도 했다. 그저 막 쳤을 때는 이유를 모르는 채 맞는 다는 것에 화
가 났었지만 이유를 들어보니.. 자신은 맞을 짓을 했었다. 그래서 지금 몇 번 더
맞아도 싸다고 생각했다.
‘지금 혜진양은.. 상태가 좋지 못한 상태에요. 아마도 지금쯤은 현재 현실인지 환
상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시달리고 있을 거에요.’
그 말에 승환이는 뒤통수를 맞았었다. 그 날 그때 혜진이가 왜 자신에게 그런 말을
내뱉은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왜 자신은 그런 것을 쉽게 눈치 못 챘는지 한심하
게만 느껴졌다.
‘마약인란.. 단순히 쾌락만 전해주는 단순한 것이 아니랍니다,. 그것을 사용했을
경우는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것과, 자신감과 만족감, 행복감 같은 쾌락을
경험할 수 있고, 기력상승으로 인해 늘 상쾌한 기분, 즐거움만 주지요. 또한 지금
까지 느껴왔던 피로감이 해소되고, 불만까지 사라져버려요. 물론.. 혜진양이 가장
원했던 집중력 향상까지 얻을 수 있는 만능 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는 힘이 있지요. 하지만.. 그 아래는 무서운 세상이 그녀를 지배할 거에
요. 행복이 있다면.. 늘 그림자처럼 딸려오듯 불행이 있듯이 혜진양도 지금 엄청난
불행을 맞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어요.’
불행.. 그녀에게 행복이라는 것이 존재했었나? 그저.. 현실을 직시하고 싶지 않아
서 마약을 한 그녀였는데.. 혜진이에게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껴본 적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말 그대로 마약을 했을 때가 혜진이가 제일 행복을 느꼈을 때겠
지…
‘마약을 중단했을 때는 엄청난 응보가 기다리고 있어요. 마약이란 단순히 인간을
유혹하는 것이 아닌 약이 인간을 유혹하기 되어 있어요. 약을 했을 때는 쾌락에 젖
어 행복만 누릴 뿐이지만 그것을 중단하면 약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계속 몸은 약을
원하게 되요.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욕망이 아닌 약을 할 때는 쾌락만 주는 신경
이 변화가 생겨 초조함과, 불안, 과민상태에 들어가 절망이나 환청이나 환각을 보
여주는 충격현상이 일어나요. 계속 이런 채로 지속된다면 나중에 혜진양은 그 괴로
움에 벗어나고 싶어.. 자신도 모르게 마약에 손을 되게 될 거에요. 그리고는 다시
마약의 세계에 빠져버려서 이제는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사태를 맞이할거에요.’
마약이란 이래서 공존할 수 없다. 마약은 극한 독약일 뿐.. 만능 치료약은 아니었
다. 지금 혜진이는 악마와 싸우고 있다. 달콤한 속삭임으로 혜진이를 다시 어둠의
세계를 끌어들여 다시는 벗어나지 못하기 위한 속삭임을 듣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에서 가장 혜진이가 절실히 도움을 필요한 사람은 바로 당신일 거에요.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가까운 사람.. 그런 사람들이 있어야.. 혜진양은 비로소 힘을
낼 수 있을 테니까요. 백성군은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상태라 혜진양에게 이런 비슷
한 말을 했을 거에요. 백성군 성격이라면.. 분명히 끝은 아니고 이제부터 시작이라
는 말을 했겠지만요. 요점만 말 한 것이었지만 그 말이 진실이에요. 마약은 끊었다
고 모든 것이 끝이 아닌 그때부터 시작이니까요. 그 말은 즉.. 혜진양에게 한 충고
일 수도 있지만 옆에서 힘이 되어주라는 당신께 한 말일 수도 있어요. 아무리 힘든
고통이라고 해도 혼자가 아닌 모두와 함께 극복하면..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기 마
련이니까요.’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자신조차 알지도 못했다. 왜 그때 그 말을
한 것을 쉽게 잊어버렸을까? 아니.. 그때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나 있었을까
? 자신이 혜진이를 도와줘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을 하지 못하고.. 그저.. 아무렇지
않으니.. 완쾌 된지만 알고있었던 것은 아닐까? 승환이는 이런 자신의 한심함에 욕
지거리를 내뱉고 싶었다.
‘인간은 쾌락을 얻기 위해 마약을 하지만.. 그것은 그냥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
니에요. 마약이라는 이름 아래 쾌락이 있기 때문에 인간은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
하고 말아요. 달콤한 속삭임 앞에서는 누구나 무릎을 꿇게 되어 있는 것처럼요.’
이 말은 전에 들었던 말과 비슷한 말이었다. 인간이 마약을 유혹하는 것이 아닌 마
약이 인간이 유혹하는 것이다. 라는 말을…
“헉.. 헉…”
거친 숨을 몰아쉬며.. 승환이는 어렵게 혜진이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눈높이에 있
는 초인종을 누르고는 안에서 대답이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누구세요?”
안에서 목소리가 들리자 승환이는 얼른 대답했다.
“네.. 박승환입니다!”
“어머 승환이구나!! 오랜만이네.. 그래.. 들어와라..”
철컥하는 소리가 난 후 문이 열어졌고, 안에는 혜진이 부모님이 반갑게 승환이를
맞이했다.
“안녕하셨어요..”
“그래.. 그래.. 어서와라..”
승환이는 허리를 숙여 혜진이 어머니에게 인사를 건넸다.
“승환이 넌 또 반에서 10등 안에 들었다며? 어머나.. 넌 누구를 닮아서 그렇게 머
리가 좋니? 우리 혜진이도 너 반정도만 닮았다면.. 참 좋을 텐데.. 쟤는 누구를 닮
아서 저렇게 머리가 나쁜지 정말 속이 탄다니까.. 그러니.. 네가 우리 혜진이 잘
좀 가르쳐 주거나 타일러 줘.. 쟤는 정말 머리가 좋지 않아서 구박하지 않으면 공
부 절대로 하지 않는 다니까.. 맨날 꼴등이나 하니.. 내가 얼마나 속이 타서 죽겠
다니까. 그러니….. ”
자식의 험담. 그렇게 혜진이를 공부라는 사슬에 묶고 싶은지 승환이는 이 말을 듣
고 싶지 않았고, 현재 지금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승환이는 혜진이 어머니의
말을 끊고는 말했다.
“저기.. 아주머니.. 죄송하지만.. 지금 혜진이 어디있어요?”
지금 상태가 제일 궁금한 것은 혜진이였다. 지금쯤 어떻게 됐는지 무척이나 궁금하
고, 걱정스러웠다. 그러자 혜진이 어머니는 얼굴 인상을 찌푸리며 못마땅한 듯이
말했다.
“지금 저 애 오늘 학교도 안가고 저렇게 방구석에만 처박혀 있다. 하여튼.. 공부도
못하는 얘가 이제는 등교 거부라니.. 하여튼.. 쟤는 뭐가 될련지 저런지 몰라. 공
부라도 잘하면 내가 말을 안해요. 어휴.. 자식이 아니라 왠수야 왠수.”
혜진이 어머니가 말하는 것 중 방에 있다는 말만 듣고는 승환이는 무시를 하듯 곧
바로 혜진이 방으로 향했다. 귀여운 노란색 곰 인형이 걸려져 있는 푸른색 문이었
다. 손잡이를 잡아 오른쪽으로 돌리자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끼이익…-
문이 열리자 안에는 엷은 어둠으로 둘러싸인 방이 보였다. 창문을 닫은 상태로 문
까지 닫아있으니 밖에서 들어오는 빛은 강하지 못했고, 형광등까지 꺼져 있는 상태
였다.
승환이는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고, 소리 없이 방문을 닫아버렸다. 여자방 답게
안에는 여자 인형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사람 허리 만한 곰인형도 있었다. 문 왼쪽
에는 책상이 놓여져 있었고, 창문 밑에는 아침이 밝아오면.. 빛이 들어와서 눈이
절로 떠질 수 있게 예쁘장한 침대가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침대 위에는 이불을 푹
뒤집어 쓴 채로 가만히 있는 혜진이를 발견할 수가 있었다.
“………혜진아…”
엷은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보며 승환이는 침대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침대 곁에
앉아 조용히 혜진이가 덮여 있는 이불을 쓰다듬자 미세하게 떨려오는 혜진이의 떨
림이 전해왔다. 그리고 조용히 혜진이를 감싸 앉으면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혜진아…. 미안해.. 너무 미안해….”
너무나 많은 죄의식을 느끼는 것 같이 가슴이 아파왔다. 그리고 미안한 감정도 너
무나 북받쳤다.
“누, 누구? 스, 승환이야? 아님.. 뭐야? 누, 누구야…? 제발.. 나를 가만히 내버
려둬.. 제, 제발….”
떨림이 멈추지 않는 목소리.. 환상과 현실을 구분 못해 정신적인 피해에 시달렸는
지 쉽게 알 수 있게 그녀는 무서움에 못 이겨 벌벌 떨고 있었다.
“미안.. 나야.. 진짜 나야.. 미안해.. 너무 미안해…….”
승환이는 혜진이를 부드럽게 감싸안았다. 이것은 환상이 아니다. 부드럽고 따스한
느낌이 그대로 전해지자 혜진이는 이것은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승환이야.. 진짜로 승환이지? 환상은 아니지…?”
그 말에 고개를 끄떡이는 승환이..
“그래.. 진짜로 나야…”
“흐…흑흑…..”
혜진이는 지금까지 너무 괴로웠던 고통을 눈물로써 호소하듯 고운 얼굴을 찡그리며
울먹였다. 살짝 미소를 아려주며 혜진을 꼭 안아주자 이윽고 그녀도 승환이를 꼭
껴안으면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앙!!”
밖에서 다 들릴 정도의 울음 소리였지만.. 이상하게 혜진이 어머니는 방 안으로 들
어오지 않았다. 꼭 밖에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소리가 차단된 느낌
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지금 현재 실프는 그 방 주위에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차단된 상태였다.
“이제 됐어.. 앞으로 내가 곁에 있어 줄게… 그러니.. 같이 힘내보자…”
여전히 혜진이는 승환이 폼 안에 가만히 눈물을 훔치고 있었고, 그는 계속 말을 이
었다.
“바보.. 이렇게 견디기 힘들었으면 나를 부르란 말이야.. 내가 꼭 옆에 있어줄테니
까…”
가냘픈 혜진이의 어깨가 이렇게 좁은지 처음 알았다. 좁은 어깨를 더욱 바짝 안으
며 승환이는 말했다.
“앞으로는 이렇게 되지 않도록 내가 내버려두지 않을 테니… 이제는 무서워하지마
.”
감미로운 말투로 혜진이 귓가에 속삭여 주자 짧게 고개를 끄떡였다. 그리고 그 둘
은 서로 껴안던 몸을 떨어뜨리고 마주보았다. 젖은 눈동자가 흔들거리며 누가 먼저
랄 것도 없이, 천천히 두 사람의 얼굴은 포개졌다. 짭짭한 눈물 맛이 긷든 부드럽
고 감미로운 느낌의 키스였다.
“그리고.. 아직.. 난 너를 좋아해.. 네가 어떠한 모습이더라도.. 난 너를 놓지 않
아..”
그리고 승환이는 현재 자신의 마음을 혜진이에게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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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이세계 드래곤 [19] 41.악마의 유혹.
그 날 이후 승환이와 혜진이는 언제나 달라붙어 있었다. 기쁠 때와 좋을 때와 슬플
때.. 그리고 아주 힘들 때.. 이 모든 것을 같이 느끼면서 누가 뭐라고 할 정도로
그림자처럼 달라붙어 다녔다. 또한 그 둘은 어느 정도 사이가 근접한 관계를 보였
고, 꼭 사랑하는 연인사이처럼 보일 정도였다.
승환이는 혜진이를 지켜주기 위해서 굉장한 노력을 가했다. 몸에서 마약을 갈망하
지 못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발랄하게 활동하는 것을 선택했고, 마음 것 움직여서
몸이 마약이라는 것을 원하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쉽게 사라진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서.. 혜진이도 이만저만의 고생
이 아니었다. 길 가다가 밀가루 같은 것을 보면.. 한동안 멍한 눈이 되어서 가만히
있거나,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환각, 환청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이고,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몸이 무거워지는 현상의 의해서 쓰러질 것 만 같은 고생을 몇 십 번
겪어야 했다.
다행히 승환이가 곁에 있어줘서 혜진이는 어렵게나마 버틸 수 있었다. 그때 승환이
가 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다음 날이 돼서는.. 마약을 찾으러 발벗고 나설 수도
있는 상황까지 올 뻔했다.
마약의 후유증이란 그런 것이다. 단순히 환각이나 환청, 초조, 불안.. 이런 것의
의해서 중독자들은 이런 고통을 느끼고 싶지 않아 마약을 스스로 찾는다. 그리고
고통 뒤에 오는 쾌락은 그야말로 하늘을 나는 기분이자 죽어도 여한이 없는 최고의
선사라 그 쾌락을 다시는 잊지 못해 더더욱 마약에 손을 떼지 못하게 되어버리는
최악의 상황까지 온다.
혜진이는 그 단계까지 올 뻔했고, 다행히 카이란과 승환이의 만남의 의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것은 두 사람이 같이 있
을 경우다. 학교에 같이 가고 같이 올 수 있지만.. 학교 안에서의 시간과, 같이 살
지 않은 한 무조건 떨어져야 하는 야심한 시각인, 취침시간만큼은 혜진이 스스로
그 고통을 참아야 했다.
“하아.. 하아…”
거침 숨을 몰아쉬며 혜진이는 침대에 웅그린 채로 누우면서 벌벌 떨고 있었다. 지
금 혜진이 귓가에는 벌레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가 계속 들리기 시작하자 불안한 마
음에 의해서 공포심이 자극되었다.
“시, 싫어….”
벌벌 떨며 더욱 바짝 혜진이는 몸을 웅크렸다. 옆에 승환이라도 있었다면.. 이 정
도로 무서움이 없을 텐데…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지는 몰랐다.
“승환아.. 승환아…”
뭄을 웅크리며 혜진이는 계속 승환이의 이름을 되뇌었다. 혼자 있는 밤이면 언제나
이래왔듯, 무서움은 점점 심해졌다. 그래서인지 밤만 되면 환각, 환청 증상에 의해
서 괴로움에 떨다가 잠이 들으니 아침이 되면 개운하지 않고, 피곤만 더 쌓인 날은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그래도 아침이 되면.. 그리 무섭지는 않았다. 언제나 승환이가 곁에 있어주니 없던
힘이 생겨났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승환이가 있을 경우이다. 그가 없으면 자신은
괴로움에 벗어나는 방법은 하나도 없었다.
“왜 그래? 안색이 점점 나빠지는데….”
걱정 어린 승환이의 말에 혜진이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요즘 잠을 좀 설치고 있거든…”
그 말에 승환이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마음 같았으면 같이 있고 싶었지만..
그것을 할 수 없다는 안타까움에 가슴이 아파왔다. 그 얼굴 그대로 나타내는 승환
이의 표정에 혜진이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걱정하지마.. 그렇다고 다시 약을 할 마음은 없을거야.”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심은 너무나도 불안했다.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계속 걱정하게 만들 수는 없어서.. 그렇게 내뱉은 것이
다. 하지만.. 역시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무서웠다.
생각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본능으로 약을 원해서 부엌에 있는 설탕을 먹는 자신
을 발견할 때면 깊은 절망감에 빠졌었다. 이런 채로 무서움을 떨어야 하는지.. 이
런 채로 계속 괴로워해야 하는지.. 빨리 이런 고통에 해방감을 찾고 싶었다.
해방감을 얻기 위해서 차라리 혜진이는 다시 마약을 찾으러 갈까? 라는 생각을 해
서라도 이런 고통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생각만 할 뿐 절대로 행동은 하지 않
았으나 언제부터 그 의지가 점점 약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
어 머릿속에 승환이를 생각해서 다시 세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것은 며칠뿐.. 점점 심해지는 증상 앞에서 혜진이는 무엇이 진짜고 무엇
이 환상인지 구별조차 힘들어 졌고, 덕분에 신경에 영향에 생겨 어느덧 그녀의 사
고 회로까지 이상하게 만들어 가고 있었다.
“싫어! 싫단말야!! 이제 이런 것! 정말 싫어!! 왜 내가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거
야!!? 난 이런 고통 싫단말야!!”
“혜, 혜진아.. 안 돼. 이제 나와의 약속이 있었잖아! 같이 극복하기로.. 그러니..
그런 생각하지마.”
같이 극복하기로 했으면서 혜진이는 신경질을 내면서 더 이상 참지 못한 듯 소리치
기 시작했다. 승환이는 난감했다. 기분 전환을 위해 같이 공원을 찾았는데… 느닷
없이 혜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이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싫어! 싫어!! 나 좀 내버려둬!! 이제 싫어! 싫다고!! 승환아 돈 좀 줘! 돈 좀!!
지금 그 나이트는 망했지만 다른 곳에서 분명히 구할 수 있을거야!! 그러니.. 나
좀 살려주는 셈치고 돈 좀 줘!!”
무슨 이유 때문이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금단의 현상에 의해서 더 이상 목마름을
참지 못해 의지가 끊겨버린 것 같았다. 며칠 전부터 이상한 증세를 보이더니만..
결국 이런 모습으로 나타나자 승환이의 가슴을 찢어질 것만 같았다.
“안돼! 혜진아! 그런 생각하지 말란말이야!!”
“싫어!! 싫단말야!! 괴로워!! 괴롭다고!!”
-짝!!-
승환이는 거세게 혜진이의 뺨을 후려쳤다.
“정신 차려!! 정신 차리라고!!! 괜찮을거야! 괜찮을거라고!!!”
가냘프게 떨고 있는 혜진이의 양어깨를 흔들며 소리쳤다. 그러자 그녀는 눈의 초점
이 흔들거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