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38
있는 길이지. 그리고 현세(現世)에서 살리려고 하는 힘과 친구들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마음의 의해서 다시 살려고 하는 의지의 길, 이 길로 가면.. 넌 또다시 괴로
운 고통을 겪어야 하는 힘든 시련을 기다리고 있지. 이것이 둘 중에 선택해야 하는
운명의 장난. 네가 스스로 선택해야 하니까.. 나는 관여하지 않겠다.”
카이란은 그녀의 선택을 중요시 여기며 도와주지 않았던 것이었다. 자살이란 스스
로 목숨을 잃는 것이다. 즉 이것은 목숨을 잃더라도 그것은 그녀가 결정을 내린 데
로의 결말이다. 생과 사는 그녀가 결정을 해야지 억지로 살려주고 싶은 마음은 없
었다. 물론 그런 길이 있을지 없을지는 카이란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살려
는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녀는 다시 눈을 뜰 거라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에
카이란은 억지로 현세에 붙잡아 두지 않았다. 그래서 카이란은 새벽에 간절히 바라
는 듯이 바라보는 아리아의 생각을 단번에 거절했던 것이다.
“시간이란 그렇게 많지 않다. 네가 선택한 행동도 나쁘지는 않았다. 내가 3600년
동안 살면서 너와 비슷한 인간은 많이 봐왔고, 모두 내 손으로 끝장을 낸 인간도
많이 있었다. 괴로움에 발버둥을 치면서 오기라도 버티려는 인간이 있었지만.. 나
는 그것을 가만히 놔두지 않고 내 손으로 끝장내서 억지로 해방감을 안겨줬다. 하
지만.. 넌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네가 결정해라. 살 것인
가 죽을 것인가를…”
그 말을 끝으로 카이란은 다시 한번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마지막 말을 내뱉고
는 텔레포트를 시전했다.
“난 네가 살기를 바라고 있다. 인간의 소녀여…”
사라질 때 카이란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또다시 기계음만 들리고 무거
운 적막감이 흘렸다.
불안한 마음에 의해서 승환이는 시원한 바람을 쐬기 위해서 밖으로 나갔었다. 10분
정도만 있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와 혜진이 부모님과 승환이는 마련된 의자에 앉은
채 초조하게 그녀의 상태를 살폈다.
아직까지는 평온하게 일정한 상태로 혜진이의 상태는 변화가 없었다. 현재 시각은
8시가 다되어가는 시간이지만.. 그래도 불안한 감은 멈추지 않았다. 이런 것 때문
에 밖에 나가서 잠시간 바람을 쐰 것인데.. 여전히 점점 손이 떨려오는 승환이는
자신의 심정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삐!!-
심장박동 기계가 일정한 간격으로 소리를 내지 않고 갑자기 크게 소리내어 중환자
실을 크게 메웠다. 그 소리는 곧 심장이 멎었다는 의미이자 승환이는 등골이 싸늘
하게 식었다. 지금 무슨 소리가 나고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지 모른 채 승환이는 멍
하니 혜진이가 누워있는 것만 보았다.
심장박동 기계가 일정한 음으로 계속 메우자 의사 몇 명과 간호사 몇 명이 긴박하
게 뛰어왔다. 그리고 혜진이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기 위해 다급하게 응급조처를
했다. 심장충격기 소리가 몇 번을 걸쳐 어떻게든 혜진이를 살리기 위한 행동을 보
였지만 쉽게 심장이 다시 띌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흑.. 혜, 혜진아… 흐흑…”
“여보.. 꼭 괜찮을 거야.. 꼭…”
혜진이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혜진이 아버지에의 가슴에 기대서 흐느꼈다. 굳세
게 혜진이 아버지는 위로를 했지만.. 자신도 지금 이 광경에 의해서 몰려오는 절망
감을 떨치지 못했다.
승환이는 부들부들 떨었다. 혜진이가 죽어간다… 그것도 자신의 눈앞에서… 아니
! 죽으면 안 된다!
“혜, 혜진아.. 아, 안 돼.. 제발….”
굵은 눈물 한 방울이 승환이의 오른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왜 이런 결과를 기다려
야 하고? 왜 이런 결말을 지어야 하는지 승환이는 어디서 따지고 싶었다. 그래서
싫었다. 어디서 따질 데는 없지만 승환이는 혜진이를 잃고 싶지 않았기에 멀어져
가는 혜진이를 붙잡으려고 발버둥을 쳤다.
“안 돼! 혜진아 눈을 떠! 눈을 뜨란 말야!! 왜!! 왜 눈을 감으려고 하는거야!! 제
발!! 눈을 뜨란 말야!! 이 바보야!!”
승환이는 벌컥 달려들며 무언가를 잡으려고 모습으로 혜진이에게 달려들자, 몇 명
간호사들과 의사들이 승환이를 필사적으로 말렸다.
“놔!! 놔란말야!! 혜진이.. 혜진이를 붙잡아야 된다고!! 그러지 않으면 그녀가 떠
나버린다고!! 그러니 놓으란 말이야!!!! 놔!!!”
몸부림을 치며 자신을 말리는 의사와 간호사들을 떼어놓으려고 했다.
왜들 말리는 것이지? 혜진이를 붙잡아야 한다고!! 이렇게 혜진이를 보낼 수가 없단
말야!! 승환이는 울부짖으며 어떻게든 떠나가는 혜진이를 붙잡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렵게 그녀의 마음을 알았는데.. 몇 년만에 그녀의 마음을 들었는데… 이
렇게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하고 싶었던 일이 무척이나 많았고, 하고 싶은 말도
많았다. 언제나 그녀와 같이 웃으면서 하려고 하는 행동이 많았기 때문에 그녀와
이렇게 헤어지기는 싫었다.
‘안녕! 나와 같이 놀자!! 난 혜진이야!! 넌 이름이 뭐야?’
‘와! 같은 아파트에 같은 유치원을 다니게 되었네… 헤헤헤.. 다행이다.’
‘헤헤! 나 아빠한테 칭찬 받았다!!’
‘뭐야! 넌 누군데! 우리 승환이를 건드리니!! 빨리 사과해!! 사과하란 말야!!’
‘걱정마.. 분명히 아무 말도 하지 않을거야. 겨우 시험 문제 하나 틀렸다고 그렇게
울상이면 어떻게? 내가 잘했다고 칭찬해줄게. 헤헤헤..’
‘다른 학교지만.. 우리는 같은 동네잖아. 그러니 아무 때나 만날 수가 있으니까…
너무 아쉬워하지마.’
‘….승환아.. 나 기분이 우울해.. 시험 10등 떨어졌어..’
‘아니. 괜찮아. 확실히 축하해 줄 일이니까. 그러니 됐어.’
‘와…! 이렇게 우리가 걸어본지 얼마만이야..? 헤헤헤헤헤!!’
‘네가 지금까지 걱정하던 것, 이제 안 할 생각이야.’
‘난 이제 싫어.. 이런 고통.. 더 이상 겪고 싶지 않아. 언제까지 이런 채로 있을
바엔… 차라리…. 차라리…… 죽는 것이 나아….’
‘미안.. 승환아.. 그리고… 나도 너를 좋아해..’
하나 하나의 영상이 스쳐지나갔다. 기뻤던 일.. 슬펏던 일. 언제나 같이 있었을 때
가 많았기 그녀를 떠나버리게 만든다면 완전 자신의 반쪽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였
다. 그녀를 그만큼 좋아했고, 정이 많이 든 자신의 하나뿐인 그녀였었다.
“놔! 혜, 혜진이가 떠나간단 말야!! 혜진이가!!! 그러니 놓으라고!!!”
모든 것이 느릿하게 보였고, 마치 슬로우 모션을 보는 착각이 들었다. 의사들이 뭐
라고 떠들면서 혜진이에게 응급조처를 했지만.. 오직 승환이의 귀는 심장이 멈춘
기계 음만 계속 드릴뿐이었고, 시각에는 혜진이가 떠나는 환상만이 보였다.
“놔 란 말이야!! 놔아아아아아!!!!!!”
절규하며 승환이는 부르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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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이세계 드래곤 [20] 3.그 후….
-짹짹…-
참새들이 여기저기 지저귀며 짹짹거리는 기분 좋은 날씨. 겨울이 온다는 징조인지
아침 공기는 가슴을 쓸어 내리는 상쾌함이 묻어 있어 숨을 쉴 때마다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것 같았다. 또한 이제는 떨어질 것이 없는 벌거숭이가 된 나무들. 그런 풍경
을 보면 조금후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 짐을 느꼈다.
-뚜벅 뚜벅-
발걸음 소리를 내며 승환이는 감상에 젖은 표정으로 저 하늘로 날아가는 참새들을
바라보았다. 자유롭게 날개 짓을 하는 새들을 보면 문득 저 새들은 천사가 아닐까라
는 의심이 가진다. 세상을 한바퀴 돌아보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는 새들. 인간의 모
든 마음을 훔쳐보며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다시 하늘로 돌아가는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새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무엇을 볼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새들
눈에는 하늘 다음은 무엇으로 보일까? 저 세상과 열려있는 문? 아니면 푸르른 창공
의 대지?
피식.. 승환이는 웃음이 나왔다. 쓸데없는 생각이었지만..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이봐야 학생? 꽃 살라우? 여자친구가 아주 좋아하는 꽃이 있는데.. 한송이 사가봐.
”
꽃? 승환이는 고개를 돌리며 부드럽게 웃으면서 인상 좋게 친근감 묻어있는 얼굴로
아줌마가 장미꽃 한 송이를 내밀었다. 향기로운 꽃향기가 코를 자극해 주자 문득 그
녀에게 꽃을 내밀면 좋아할 것 같다는 예상이 스쳤다.
“음…. 그럼.. 빨강 장미 20송이 주세요.”
20송이는 조금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주는 것 많이 주는 것이 좋
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그렇게 사버렸다.
“그려.. 그려.. 잘 생각했어.. 아마 여자 친구가 굉장히 좋아할걸..”
승환이는 그냥.. 웃음만 지을 뿐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돈을 건내주며
안개꽃과 잘 아울린 붉은 장미 20송이를 건네 받았다. 그러자 아줌마는 눈웃음을 지
으면서 승환이에게 말했다.
“이렇게 사줘서 고마우이.. 그리고 학생에게 좋은 것 가르쳐 주지.. 붉은 장미 10송
이면.. 그것이 무슨 뜻인 줄 아나?”
그런 것을 알 리가 없어서.. 승환이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후훗.. 붉은 장미 20송이면….”
말을 흐릿하게 끊고는 다음 말은 승환이 귓가에 소곤소곤 말했다.
“…..라는 메시지야. 여자친구가 이 의미를 알고 있으면 아마 얼굴이 빨개질꺼야..
. 후훗..”
능글맞은 미소를 보이며 그렇게 말하고 귓가에 떨어졌다. 승환이는 그런 의미인줄도
모르고.. 어리버리하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그럼.. 수고하세요.”
고개를 숙이며 아줌마에게 인사를 건네며 꽃가게를 빠져나왔다.
오늘은 그녀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그 일이 있은 뒤로부터 2주가 지났다. 그때 답
답했던 마음은 이제 없이 모든 것이 평상시대로 되돌아 왔다. 힘들었던 나날이었지
만 그래도 좋은 쪽이니 쉽게 정리 할 수가 있었다.
-뚜벅 뚜벅-
어느 정도 걸어가니 목적지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자신이 들어가
려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 후 회색으로 되어 있는 철문의 문고리에 손을 잡았다. 그
리고 오른쪽으로 돌리며 안으로 들어갔다.
“늦었잖아!!”
“미안.. 미안… 조금 준비 좀 하는 바람에 늦어버렸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삐친 듯이 화를 내는 어느 한 여성이 말했다. 승환
이는 쓴웃음을 지으며 사과를 했다. 그러자 그 여성은 얼굴 살을 찌푸리며 못마땅한
표정으로 승환이의 얼굴을 빤히 보았다.
“쳇! 하여튼.. 느림보 거북이.”
“그래? 그럼 그대로 집에 갈까? 네가 못마땅한 것 같은데.. 내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는 것 같네…”
“아니.. 아니.. 그 말 최소.. 최소.. 하여튼.. 으그..”
억울한 듯 그 여성은 입 살을 찌푸렸다. 아쉬워하는 것이 자신이니 어쩔 수 없이 승
환이를 잡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후후훗..”
승환이는 그 여성을 보면서 웃음을 지었다. 하얀 색에 세로로 ‘아름다운 마음’이라
고 써져 있는 옷을 입은 여성이었다. 지금까지 많이 힘이 들었는지 야윈 모습이었고
, 머리에 큰 수술을 의해서 붕대로 칭칭 감은 상태였다.
“후훗.. 많이 성질이 죽어졌네요.. 역시 도를 닦는 여스님답군요..”
“뭐야….? 너 그 말 하지 말랬지..! 하여튼….”
여성은 인상을 팍 쓰며 바로 불만을 토했다. 머리카락도 없고, 붕대가 칭칭 감아져
있으니 꼭 세상 연을 끊어서 도를 닦겠다는 스님처럼 보이니.. 승환이는 그것을 거
지고 놀렸다. 그 여성은 그 말에 의해서 왠지 모를 창피함이 느끼고는 조금이라도
그것을 덜 하기 위해 벙거지 모자를 푹 눌러쓰며 투덜거렸다.
“쳇쳇…. 흥!!”
토라해진 듯 여성은 고개를 홱하고 돌렸다. 승환이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며 부드
러운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런 외모였지만.. 아름다움은 어떠한 형태라도 바뀌지
않는 다는 말이 헛말이 아닌 듯, 그 여성의 외모는 조금도 꺾이지 않았다. 다만 야
윈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오히려 남자의 로망(?)인 병약한 소녀의 아름다움을 취
지를 느끼는 것 같아서 꼭 감싸주고 보살펴 주고 싶은 충동을 서려줄 정도였다.
“와!! 장미꽃이다!!”
“어머 진짜네!!”
청아한 두 여성의 목소리.. 승환이는 뒤를 돌아보았다. 18살 정도 보이는 조숙한 처
녀 2명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뒤에 감추고 있는 승환이의 빨간 장미꽃 20송이를
보고 감탄어를 내뱉었다.
“이거 누구꺼야? 오호라… 여자친구를 위해 이런 장미꽃을!! 으으.. 부럽도다!!”
갈색머리에 목까지 오는 단발머리 여성이 오버하는 행동과 표정으로 애꿎은 손수건
을 쥐어뜯으며 탄식했다.
“그러기에.. 너도 좋은 남자 빨리 구하라고 했잖아. 괜히 네 이상형만 찾다가는..
좋은 남자 다 날아 가버리니까.. 빨리 마음을 정하는 것이 좋을걸.”
긴 머리에 포니테일을 한 또 다른 여성이 짓궂게 말을 했다. 그러자 짧은 단발머리
여성은 표독스런 표정으로 빤히 그 여성을 쳐다보며 바로 불만을 토했다.
“그래.. 니 잘났다. 하지만! 소녀는 멋진 남자를 생각하는 꿈이 있다고! 네가 감히
그런 꿈을 짓밟겠다는 것이냐!!?”
“그래그래.. 그런 꿈 실컷 꿔라.. 난 좋은 남자 있으면.. 빨랑 그 남자에게 갈 테니
까…”
대충 넘어가겠다는 뜻으로 포니테일의 여성은 팔을 저으며 외면했다. 그리고 시선을
승환이쪽으로 돌렸다.
“그런데.. 왜 그 꽃은 안주는 거야? 뒤에 숨기고 있는가보면.. 분명히.. 깜짝 놀라
게 해줄 심산이었나 보네?”
승환이는 아까 꽃가게에서 산 장미꽃 20송이를 아직 뒤에 감추고 있는 상태였다. 물
론 깜짝 놀라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다만.. 그냥 의미 없게 주기에는 조금 재
미없는 감이 들었기 때문에 여지껏 뒤로 감추고 있었던 거였다.
“아아.. 아무래도 들켰으니.. 이제부터 보라는 듯이 줘야겠지?”
“이거.. 눈꼴시려워 못 보겠군…”
불만어린 미소를 지으며 포니테일의 여성은 팔짱을 꼈다. 승환이는 피식 한번 웃고
는 침대 위에 궁금하다는 듯이 멀뚱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그 여성에게 장미꽃 20
송이를 넘기며 말했다.
“이거 받아… 정확히 붉은 장미꽃 20송이.”
붉은 장미꽃 20송이라는 그 말에 그 여성은 귓불까지 빨개졌다. 그러자 포니테일의
여성과, 단발머리의 여성은 능글스런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오호.. 장미꽃 20송이라.. 너 그 뜻을 알고나 있기는 하는거야?”
“맞아.. 승환이 너 알고 있어?”
그 말에 승환이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떡이고는 그 여성에게 시선을 돌려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으로 말했다.
“나는 당신을 열(10) 열(10)히 사랑합니다. 혜.진.양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예
정이고요.”
승환이의 대담성에 의해서 그 여성은 홍당무보다 더 붉게 물들었다. 그리고 어쩔 줄
모른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며 집게손가락으로 서로 콕콕 찌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헤헤~ 이거.. 정말 눈꼴시러운데.. 설마 이렇게 말할 줄이야.. 젠장.. 누군 좋겠다
.. 이렇게 멋진 남자친구에.., 저런 말도 서슴없이 하다니…”
“맞아.. 맞아.. 이거 서러워서 빨리 남자친구 사겨야겠다. 그렇지 않냐?”
“나중에 지 서방 자랑하기 전에 빨리 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래.. 그래.. 에구.. 솔직히 부럽긴 부럽다… 아! 누가 저런 남자 없나!!!?”
서로 맞짱구를 치면서 포니테일의 여성과 단발머리의 여성은 정말로 부럽다는 말투
로 밉살거렸다. 그 말에 그 여성은 고개를 숙인 채 어쩔 줄 모른다는 표정으로 붉게
물들인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 헤헤.. 아진아.. 선희야…. 헤헤헤헤헤헤”
그녀의 수줍은 미소에 승환이는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그것도 거짓이 아닌.. 정
말로 행복이 넘치는 웃음이었다.
혜진이는 살아났다. 그것도 아주 건강히…. 절대로 꿈이 아닌.. 현실이었다. 그때.
. 승환이의 절규에 부응이라도 해주었는지 멈췄던 혜진이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
했던 것이다. 그리고 3일정도 지난 후에 그녀는 의식을 되찾았고, 지금 이렇게 건강
한 상태를 유지했다.
아직 마약에 인한 후유증은 사라지지 않아 현재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병원이 아닌..
마약 제활 치료 센터로 옮겼기 때문에 지금은 금단의 현상도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
면회기간은 자자 주어지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자주 올 수는 없지만 이로써 그녀가
계속 건강하게만 있어준다면 더할 나위도 없었다. 이제 모든 것이 순조롭고 잘되기
만 하니.. 승환이는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솔직히 혜진이를 잘 못 보니 너무 섭섭
한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처음 승환이는 제활 치료 센터로 가는 것을 많이 꺼려해
서 마음을 정리하기에는 조금 힘든감이 많았었다.
그렇지만 그 무엇보다 승환이에게는 혜진이가 살아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
이라 그 어떤 것과 바꿀 수 없었다. 또한 기쁨에 기쁨을 낳아 그녀가 가장 보고 싶
고, 가장 원했던 아진이와 선희가 돌아왔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 아진이와 선희는
눈물 범벅이 된 채로 혜진이에게 사과를 하면서 나타났던 것이다.
-푸드득!!-
새하얀 비둘기가 창문너머로 날개 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 보였다. 꼭 혜진
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임무를 마친 비둘기의 모습 같았다.
-끼익..-
“여어.. 몸은 괜찮은 건가?”
문이 열리고 기본적인 안부인사를 건네는 이는 검은머리의 평범한 외모를 하고 있는
카이란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줄줄이 민지, 사미, 혜미, 아리아가 들어왔고, 인사
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혜진 언니.”
“건강한 것 같군요.”
“다행히 건강하네요.”
“건강하게 보여서 다행이네요.”
줄줄이 인사를 건네자 혜진이는 카이란 일행에게 시선을 돌리며 환하게 웃으면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