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39
답했다.
“응.. 괜찮아 졌어. 고마워.. 그리고 여러분들도 고맙고요.”
카이란이 들어오자마자 아진이는 환하게 웃으면서 손가락질로 카이란을 가리키며 크
게 소리쳤다.
“그래! 나 이 남자로 정했어!! 이 남자를 내 남자친구로 정해야겠군!!”
“엑!!?”
카이란은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는 얼굴로.. 짧은 의문성을 내뱉었다.
“너 내 남자 친구해라!! 지금 생각해보면.. 너 때문에 며칠째 시달린 것을 보면 무
척이나 괘씸해! 하지만.. 너 때문에 이렇게 다시 혜진이와 사이가 좋아졌기 때문에
불만은 없지만.. 그때 너에게 시달린 것만 생각하면 아직도 이 여린 가슴에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어! 또한 그렇게 혜진이를 생각하는 마음! 난 그것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 그러니 그 은혜와 보답으로 네가 내 남자친구가 되는 거야! 좋지!! 어때!!”
“무, 무슨 헛소리야!!”
카이란은 아진이의 허무맹랑한 소리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맞아요! 무슨 소리인가요? 제가 옆에 있는 것은 괜한 폼이 아니에요! 그러니 그런
생각 집어치우시는 것이 좋을 거에요!”
“사미양 말 맞다나.. 저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줘요. 백성님은 누구에게도 줄 수 없
습니다.”
옆에서 떡 하니 버티고 있는 아름다운 소녀들 사미와 아리아가 있는 이상.. 그녀들
은 카이란을 그 누구에게도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뿜었다.
“오호.. 옆에 이렇게 예쁜 2명이 있었네.. 흐흠…”
그리고 심각한 고민을 하는 표정을 지으며 턱을 쓰다듬었고, 손으로 ‘딱’하는 소리
를 낸 후 아진이는 명쾌하게 말했다.
“그럼.. 이렇게 나까지 합쳐서 남자들만이 할 수 있는 쓰리 다리를 만드는 거야!!”
“…………….”
이 소리는 어디선가 들은 소리. 아진이의 그 발언에 기가 막혔는지 아무도 그 말에
대꾸를 못했다. 카이란은 도끼눈으로 혜진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친구는 닮아간다고
하더니만.. 아진이가 혜진이를 닮아 가는 것인지.. 아니면.. 혜진이가 아진이를 닮
은 것인지 정말 어이가 없었다.
혜진이도 자신이 한 말을 기억하는지.. 카이란의 시선에 애써 딴청을 피우며 오른쪽
볼을 긁적였다.
“백성이라고 했죠?”
“아…”
선희의 부름에 카이란은 짧게 대답했다.
“우선.. 너에게 감사해.. 아진이 말대로 며칠간 고생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
고 너의 행동이 잘못했다는 것은 아니야.. 확실히 우리는 무서웠으니까… 그래서
우리는 너의 말을 안 들었어. 그것이 가장.. 우리는 혜진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해.”
선희는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혜진이를 보았다. 그러자 혜진이는 고개를 가로 저으며
괜찮다라는 답변을 해 주었다. 아진이와 선희가 혜진이를 멀게 한 이유는 간단했다.
친한 친구인 혜진이가 마약에 손을 댔다는 것이 무서워서 자신들도 모르게 그녀를
멀리 해 버린 것이다. 친한 친구일수록 그것을 하지 말도록 도와줘야 하는데… 그
때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못했기에 아진이와 선희는 지금 혜진이의
모습에 뼈속까지 후회감이 저려왔다.
“아니.. 괜찮아. 뭐.. 그럴수도 있지. 인간의 마음에는 심리적인 공포감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반응을 보인거야. 하지만.. 그렇게까지 겁을 먹은 인간들은 너들이 처
음이다.”
카이란은 그때 그 일을 생각하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자 아진이는 바락 나서서
카이란에게 대들었다.
“누, 누가 겁먹었데!! 다만 혜진이의 얼굴이 볼 면목이 서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 그리고 말 좀 곱게 써라! 어떻게 첫 대면하는 사람에게 ‘야! 너희들 혜진이 친구
지? 차사하게 마약했다고 친구를 버리다니! 마음 같았으면 한 대 때려주고 싶다!’
라고 말하는 인간은 너 밖에 없을거다! 내가 살다보아 너만큼 황당한 남자는 처음이
었다!”
확실히 카이란 다운 말이었다. 그리고 마음 같았으면 인간이 아닌 드래곤이야 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싶은 카이란이었지만 그러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뭐, 내 성격이니.. 너희들이 이해해 달라고. 그것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거라고.
. 만약에 너희들이 남자였다면.. 다짜고자 다리몽둥이 하나 부러뜨려놓고 얘기를 했
을걸.”
씩.. 웃으면서 말하는 카이란의 얼굴이었지만.. 그 미소에는 왠지 모를 섬뜩함이 묻
어 있어, 농담이 아닌 진담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그래. 장! 한! 우리 오빠 ‘나는야 한 무식을 자랑해서 말보단 주먹이 나가는 놈입
니다’라고 자랑을 해라 자랑을.. 하여튼… 바보라니깐.”
한심하다는 얼굴로 민지는 입 살을 찌푸리며 말을 했다. 그러자 옆에 있는 혜미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후훗.. 그래도… 민지양.. 어찌보면.. 백성군 답잖아요. 만약에 정중한 어조로 말
한다면.. 분명 귀신을 보는 마냥 길 한복판에 비명을 지를걸요.”
“맞아! 맞아! 분명히 그럴거야. 백성님이야 원래 무식쟁이에 힘만 자랑하는 분이니
까.. 아는 사람이 그 광경을 본다면 아마도 자살할 가능성이 높을거야.”
혜미에 이어 사미도 덩달아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맞아! 저도 사미양말에 동감! 후훗..”
사미에 이어 아리아까지 합세하니 카이란은 은근슬쩍 약이 올랐다.
“어이.. 어이.. 니들 정말 너무하다는 생각 안 해? 어떻게 그렇게 밖에 평가를 못하
냐? 혜미 선배도 너무하고요…”
“후훗.. 하지만.. 백성군의 행실을 보면.. 그렇게 밖에 생각이 안되는 걸요. 언제나
말보단 주먹이 먼저 나가는 사람이니.. 다른 이들도 비슷하게 보는 것뿐이에요. 그
리고 이미 말했잖아요. 아마 너희들이 남자였다면 다리몽둥이 하나 부러뜨렸을 거라
고요. 스스로 자기무덤을 판거랑 마찬가지니.. 그렇게 투덜거려봐야 이미 늦었어요.
후훗…”
의외로 혜미는 얄궂은 성격이 있었나 보다. 어떻게 웃으면서 저렇게 말하는지 그로
써는 상상외의 모습이었다.
“아아.. 너의 행실이 얼마나 나쁜지 안 봐도 비디오다 비디오. 그러기에 처음부터
잘 행동했으면 좋았잖아. 얼마나 칠칠맞게 굴었으면.. 대부분 저렇게 공감을 가는
말밖에 없냐…?”
아진이는 양팔을 으쓱하면서 지금까지 카이란의 행동이 어쨌는지를 쉽게 파악이 갔
다. 그러자 아리아는 그런 말이 못마땅했는지 바락 나서서 반박했다.
“뭐라고욧!! 그래도 우리 백성님 좋은 모습도 많이 있다고욧! 어떤 좋은 모습이냐면
… 음… 공부는 좀 하는 편이고.. 음.. 에또.. 그리고.. 싸움도 잘하고… 음….
음… 어쨌든!! 좋은 모습 많아요!!”
이거.. 왠지 병주고 약주는 꼴에 부작용이 생겨 오히려 병만 악화된 것 같았다. 두
둔하려고 말했던 아리아였으나 좋은 모습은 그다지 없다는 것만 강조하는 꼴이라 오
히려 더욱 두둔이 아닌 우둔한 것 같았다. 카이란은 고개를 푹 숙이며 중얼거렸다.
“그래.. 난… 악역이었어.. 악역.. 난 좋은 점도 없는 악역이었던 거야…. 어떻게
.. 얘들 눈에도 좋은 모습을 못 볼 수가 있는지.. 난.. 악역이었어….. 악역….”
이제 알았냐? 라고 말한다면 어떤 반응이 일으킬지 궁금했지만.. 정말로 충격에 벗
어나지 못한 모습으로 중얼거리는 카이란의 말에 하나같이 어색한 웃음밖에 지을 수
가 없었다. 카이란의 기분이 안 좋은 쪽으로 고조되는 것 같자 선희가 재빨리 나섰
다.
“호홋.. 그래도.. 백성이가 우리들을 다시 혜진이와 만나주게 했으니.. 이것만으로
도 난 감사하다고 생각해. 무서운 감정을 없애주고 혜진이를 다시 만나게 해주는 용
기를 심어 준 것만으로도 좋은 모습이 아닐까? 그러니.. 다시 한번 너에게 감사하다
고 말하고 싶어.. 정말 고마워…”
선희는 부드럽게 눈웃음을 지으며 감사하다는 말을 카이란에게 전했다. 카이란은 그
런 선희의 모습을 보며 살짝 미소를 아려주었다.
“나도 감사해! 그리고 또한 우리 혜진이를 도와줘서 감사하고!”
선희와 아진이는 혜진이를 보았다. 부드럽게 웃고 있는 혜진이의 모습은 예전에 웃
던 그 모습과는 차원이 다른 미소였다.
아진이와 선희는 카이란이 불러서 데려왔었다. 예전에 운디네와의 대화에서 카이란
은 이런 말을 내뱉었었다.
‘그녀를 치료해주는 방법말고도.. 지금 다른 것을 도울 수는 있다고..’
그래서 생각한 방법은 다시 아진이와 선희라는 인간의 여성을 불러서 혜진이가 좀더
힘을 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나이트에서 혜진이가 쾌락에 젖어 이상한 말을 내뱉
을 때 카이란은 아진이와 선희라는 이름을 외워두어 그녀들을 찾았었다. 물론 찾기
란 그리 쉽지 않고 굉장히 힘들었다. 아무것도 단서 하나 없이 딸랑 이름만 아는 인
간의 여성을 찾기란 무척이나 쉽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이란은 포기하지
않고, 끝내 아진이와 선희라는 여성을 찾을 수 있었다.
카이란 성격으로는 당연히 좋은 말로 나갈 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다짜고짜 반말에
괴팍한 말투로 나가니.. 아진이와 선희는 당연히 좋게 볼 리가 없어서 그의 말을 몽
땅 씹었었다. 하지만 카이란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하루에 1번은 꼭 아진이와 선희
를 보러 왔었고, 그녀들을 설득했었다.
그 설득에 점점 마음이 약해진 아진이와 선희였고, 말투는 좀 괴팍하지만 혜진이를
도와준다는 일념하나만으로도 이렇게 매일 찾아와 주니 문득 혜진이가 굉장히 걱정
이 됐다. 하지만 한번 헤어짐을 가져서 다시 만나기란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
에 선뜩 카이란의 말에 응해주지 못했고, 때마침 카이란의 입에서는 혜진이가 자살
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진이와 선희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마음 한구석에 친구를 그렇게 버린 잘못이 계속 남았었는데… 그런 충격적인 소식
을 들으니 한구석에 있던 그 마음은 폭발해 혜진이의 미안한 감정으로 가득 메워버
렸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살아났을 때.. 이제는 용기고 뭐고 다 필요 없이.. 무조
건 혜진이에게 잘못했다는 용서를 빌고 싶었다.
마약이란 생소한 약이다. 일반인들이 잘 보지 못하고 구경도 하기 힘든 약이다. 그
래서 그녀들은 혜진이가 마약을 했을 때부터 왠지 모를 공포감이 조성되어서 자신들
도 모르게 그녀들을 멀리하게 만들었던 것이고, 결국 어설프게 헤어짐을 가져 한순
간에 우정이 끊어진 것이다.
“아라..?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지? 혜진이 친구들이 이렇게 놀러 온 거네..”
반가움이 역력한 어른의 말투. 병실에 있는있는 모든 인간, 엘프, 드래곤은(뭔가…
) 뒤를 돌아보며 누구인지 확인했다.
“우리 혜진이 이렇게 친구들이 많다니.. 아빠는 좀 기쁘다.. 하핫..”
“아~ 아빠! 엄마!”
다름 아닌 혜진이 부모님이다. 병실안에는 카이란, 사미, 민지, 아리아, 혜미, 아진
, 성희, 승환이까지 있으니 무척이나 북적거렸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혜진이 부모님이 오자마자 그들은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사미만 사뭇 다르게 쭈
물쭈물 앞으로 걸어가며.. 허리를 바짝 숙이고 인사를 건넸다.
“저기.. 안녕하세요! 지난번에는 죄송했습니다!”
혜진이 부모님은 사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자 부드럽게 웃으면서 사미의 머리를 쓰
다듬었다.
“괜찮단다.. 솔직히 네가 한 말은 틀린 것은 없단다. 우리도 그것에 의해서 많이 반
성했는걸. 그러니 괜찮아.”
“맞아.. 너무 미안해 할 것 없어. 그러니 이제 고개를 들어… 오히려 감사를 해야
할 사람은 너희들인걸…”
혜진이 부모님은 많이 변하셨다. 그것을 가장 쉽게 느끼는 인간은 항상 같이 살고
같이 지냈던 혜진이가 가장 잘 알았다. 예전에 비해 많이 부드러워지시고.. 많이 웃
으시는 부모님의 모습이었다. 그렇게 바뀌니 느낌이 이상해서 상대하기 껄끄러운 이
질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현재 바뀐 부모님의 모습이 더 좋다고 느꼈다.
“감사합니다… 헤헤헤…”
사미는 고개를 들며 배시시 웃었다.
점점 몰려드는 사람 수의 의해서 시끌벅적 해졌지만.. 결코 껄끄럽지 않았다. 오히
려 환한 즐거움만이 있었다. 승환이는 이 분위기가 무척이나 좋았고,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풍족함이었다. 특히 혜진이의 미소는 정말 좋았다. 앞으로도 혜진이는 저
런 미소를 유지해서 계속 나아갈 생각이었다.
-푸드득.-
또다시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가는 광경이 보였다. 승환이는 날아가는 비둘기를 쳐
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 승환이만 비둘기를 본 것이 아닌 혜진이도 승환이와
같이 비둘기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둘의 시선이 딱 마주쳤다.
-빙긋.-
먼저 웃는 쪽은 혜진이였다. 부끄러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양 볼이 약간 붉게
물들어 졌다. 승환이는 활짝 웃으면서 살짝 고개를 끄떡였다. 이제 혜진이는 행복이
란 뭔지 느낄 수가 있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닌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았
다. 앞으로도 계속…, 계속 이런 행복을 유지할거라는 희망찬 미래가 그녀를 기다
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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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이세계 드래곤 [21] 1.한가로운 날? 이상한 만남들.
맑고 화창한 월요일. 이런 좋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어제가 일요일이라 너무 낮잠을
자서 허리가 아프고, 밤에는 억지로 잠을 자야 했기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 만 같은
최악의 월요일이라고 카이란은 느꼈다. 또한 일요일에 잠만 자는 카이란을 향해, 억
지로 깨우기 위한 민지의 필살 괴롭히기도 한 몫 거드니.. 지금의 상태는 거의 최악
이라고 할 수 있었다.
고질병이라도 앓은 것처럼 카이란은 힘없이 도보를 터벅터벅 걸었다. 그러자 민지는그런 모습이 못 마땅했는지 허리에 팔을 짚으며 불만을 토했다.
“뭐야! 왜 이렇게 기운이 없는 채로 가는거야!? 이런 화창한 월요일에 기운차게
가야 다음 날도 기운날 것 아냐! 하여튼!!”
이게 말이면 단줄 아나!! 누구 때문인데!! 라고 말을 내뱉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카이란은 애써 그 말을 꾹 삼켰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자초지정으로 처음부터 끝
까지 보면, 일요일날 잠만 퍼지러 잤던 자신의 잘못이 컸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 그래..”
지금 민지를 상대하다가는 오히려 기운만 빼는 짓이니 카이란은 억지로라도 기운찬
모습을 보였다. 그래야.. 민지에게 잔소리를 듣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하아..”
하지만.. 절로 나오는 한숨은 제어할 수가 없었나 보았다.
-띵동 띵동-
왠지 모르게 무척이나 오랜만에 듣는 학교의 종소리. 수업 예비종이 울리자마자 떠
들썩했던 교실은 점차 조용해지면서 하나둘씩 자기 자리를 찾아 수업을 들을 채비를
갖추었다. 물론 카이란도 그 답지 않은 모습으로 첫 교시에 배울 책을 책상 위에 올
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한번 수업 본 종이 울렸고, 몇 분 후 선생님이 들어와서 바
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수업시간이 되면.. 언제나 집중하지 못해 실과 바늘같이 무언가 딸려오는 것이 꼭
존재하는 법이다. 바로 졸음과, 딴짓. 카이란은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서인지 머리
가 아픈 것과, 허리가 찌뿌둥한 것은 사라졌지만.. 몰려오는 잠을 참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암!!”
이것은 절대로 평범한 의지로 버티기 힘든 가공할 최면마법! 아무려면 이렇게 졸릴
까? 그래도 명색의 드래곤이라 이깟 정신적인 공격에 당할쏘냐!? 그렇게 굳은 의지
를 내뿜으며 카이란은 계속 정신의 끈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적은 점점 강해
지고 있었고, 방어하기 힘들어 지는 것을 느꼈다. 계속 정신적인 공격을 대응하며
흘끔 주위를 둘러보니.. 카이란과 비슷한 동료들은 이미 반 이상 죽어(?) 있는 광경
이 보였다. 그때 방심한 카이란은 그만.. 결정타를 먹이고 어렵게 이 한마디를 내뱉
으며 쓰러졌다.
“….크윽… 인간주제에…..”
이런 마법을… 라고 더 추가해서 말하고 싶었지만.. 의지력은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 그리고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카이란은 죽었다. 그가 죽자마자 교실에서는 이
제 이런 소리만 가득 메웠다.
“쿠울.. 쿠울.. 쿠울…”
….아니.. 가끔 이런 소리도..
“드르렁.. 드르렁…”
카이란의 반.. 전멸! 역시 최강의 수면마법!
-띵동 띵동-
의지력을 시험(?)하는 수업시간이 끝나자 아이들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억지로
참았던 보람이 있는지 정신이 상쾌했고, 머릿속이 무척이나 깨끗한 느낌이었다. 그
리고 다음 시간은 딱 알맞게 체육시간!!
“자! 간닷!!”
-뻥!!-
한 아이가 있는 힘껏 다리에 힘을 줘서 눈앞에 굴러오는 공을 힘껏 찼다. 그러자 그
공은 뉴턴의 역학 법칙의 의해서 저 멀리 하늘위로 붕 날아갔다. 힘은 좋지 않기 때
문에 높이 20미터 길이 30미터 정도밖에 날아가지 않았고, 공 밑에는 또 다른 아이
가 대기하고 있었다.
“오옷! 좋았어! 넌 적군이 아니라 우리편이었구나! 캬하하하하하!!”
괴상망측한 웃음을 보이며 앞으로 달려나가던 아이들은 갑자기 방향을 틀어 반대쪽
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체육시간에 하고 있는 것은 손을 사용하면 안 되는 ‘축
구’였다. 어느 한 놈에 의해서 패스인지 슛인지 분간을 할 수 없는 찬 공이 그만 적
군의 손(?)에 넘어가서 속공을 당하고 있었다.
“야! 저 새끼 막아! 저 새끼 못 막으면 우리 잘하면 한 꼴 먹힐거야!!”
“알아! 새꺄! 그런 말 하지 않아도 안다고!!”
공을 든 자를 죽이려는 기세로 달려드는 아이들. 투지를 불사르며 아이들의 축구에
는 과격함이 묻어났다.
“캬캬캬캬캬! 나를 막아봐라!!”
괴상한 웃음을 보이는 이상한 놈이었지만.. 실력은 쉽게 볼 만한 놈이 아니었다. 멋
진 테크닉으로 달려드는 놈을 제치고는 계속 상대편 골쪽으로 돌파를 했다. 좀처럼
잘 넘어지지 않고, 공을 뺏기지 않은 실력파였다. 축구부의 소속된 놈이거나 이런
운동을 몇 번 해본 놈이 틀림없었다.
“응!!?”
심상치 않는 기운을 느꼈는지 그는 굴러가는 공을 멈추며 앞을 쳐다보았다. 자신을
멈출 정도로 예사롭지 않는 놈은 예전에 이지메를 당해 자살까지 기도했는데, 그것
의 의해서 무슨 힘이라도 생겼는지 오히려 반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간 카이
란이었다. 카이란은 팔짱을 낀 상태에서 눈에 힘을 주며 자신을 쳐다보는 놈을 노려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