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41
준비할 것이라면 카이란에게도 존재했다. 물론 이런 채로 나가도 되지만 카이란은
무슨 생각이 있는지 바로 마법을 사용했다.
-슈앙!-
카이란의 몸에서 붉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천천히 카이란은 몸은 커지고 있
었다. 얼굴 형태도 변하고 있었고, 짧은 머리카락이 서서히 길어졌다. 카이란이 실
행한 마법은 드래곤이 유희생활 할 때 꼭 필요한 마법인 폴리모프였다. 몇 초 정도
흐르자 서서히 카이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빛은 힘을 잃어갔고, 뚜렷하게
카이란의 모습이 보였다.
“와! 주인님 오랜만 그 모습 보내요!!”
“………”
인간형으로 변형하는 것을 완료했는지 실프는 카이란의 모습을 보자 반색했다. 물론
운디네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마냥 가만히 카이란의 모습만 보고 있었다. 카이란
이 변형한 모습은 현재 이백성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20대 후반의 모습도 아
닌 예전에 카이란이 딱 한번 엘프의 마을에서 변했던 붉은 머리 미남자의 모습이었
다.
180이 조금 넘는 키에 어깨를 살짝 넘기는 찰랑찰랑한 붉은 머리. 갸름한 턱선과 그
에 맞게 매서운 눈매가 매력적인 얼굴은 ‘미소년’보다는 ‘미남’이라는 칭호가 어울
린 미형적인 외모였다.
카이란은 잠시동안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실사 거울이 구멍이
날 정도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카이란의 모습은 진지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런 채로
10분 정도 흐르자 실프는 지루함을 느끼며 말했다.
“……….주인님… 거울에 빵꾸 나요.”
“응..? 아.. 그, 그래… 하핫.. 오랜만에 이런 멋진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심
취되었네… 하하하하…”
웃으면서 말하는 카이란을 보며 운디네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런 감정변화도 없이
입을 열었다.
“그런 것을 나르시스트 라고 하지요.”
“………”
설마… 라는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그 설마가 진짜일지 모른다는 뇌리가 깊게 박
혔다. 그나저나 운디네는 나르시스트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의문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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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이세계 드래곤 [21] 3.한가로운 날? 이상한 만남들.
이제 슬슬 외출 준비를 모두 갖춘 운디네와 실프와 카이란은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차가운 공기가 카이란의 온 몸을 강타했다. 그리 춥지
는 않았지만 보통 인간에게는 조금 두꺼운 옷을 입어야 할 정도의 추위였다.
카이란과 실프와 운디네가 나오자마자 카이란은 문을 잠그려고 호주머니 속에 열쇠
를 꺼냈다. 열쇠구멍을 맞춰 문을 잠그려고 하자 운디네의 말이 들려왔다.
“춥군요.”
이런 것은 한번 느꼈던 거리서 운디네는 이제는 그리 이질감은 형성되지 않고 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감정하나 변하지 않고 말하는 운디네를 향해 카이란은 ‘네 말보
다 더 차가운 말은 없을거다’라고 말을 내뱉고 싶었지만… 그 말을 꾹 삼켰다.
“추워요.. 주인님…”
이번에는 애교가 섞인 말투로 말하는 실프의 목소리가 들리자 카이란은 문득 의아함
을 느낄수가 있었다. 실프가 춥다니? 바람의 정령이라.. 언제나 이런 것을 느낄 터
라 그리 추위를 느낄 수가 없을 텐데…, 춥다니…? 뭔가 이상해도 단단히 이상하
자.. 카이란은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아 그녀들을 보았다.
“끄아아악!!”
카이란의 깜짝 놀라 비명을 내질렀다. 그러자 운디네와 실프는 한마디씩 건넸다.
“옆집에 폐가 됩니다.”
“얌전치 못해요. 주인님…”
이 상황에 그런 말이 왜 나오는지…. 어찌됐건 지금 그것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
했다. 그가 비명을 지른 이유는 다름 아닌…
“왜! 너희들 옷이 없다고 얘기를 안했어!!”
이거였다. 깜빡 그녀들에게 옷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카이란은
알몸인 그녀들의 모습을 보고 비명을 내지른 것이었다.
“알아서 만들어 주실지 알았죠.. 주인님 건망증이 심해요…”
알아서 만들어 줄지 알았으니.. 실프의 입에서는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 나왔다. 알
몸인 그녀들의 모습에 의해서.. 다른 인간들이 보기 전에 카이란은 재빨리 마법으로
옷을 입혀 주었다.
운디네는 여전히 비서같은 체질이라 다른 것은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예상이 들어,
그때 와 비슷한 점장을 입혀 놓았다. 다만.. 그때와 다른 점은.. 구두굽이 그리 길
지 않다는 것. 그전같이 굉장히 길다면.. 걸어다니기가 힘들어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선심한(?) 배려를 해 주었다. 그리고 실프는 귀여운 옷을 입혀 놓고 싶지만.. 운디
네와 상반되는 옷차림은 많이 이질감이 날 것 같아서운디네와 비슷한 옷을 입혀 놓
았다. 다른 점은.. 운디네는 허벅지까지 오는 짧은 치마지만.. 운디네는 여성용 기
지바지를 입혀놓았고, 마이 대신 이미지에 어울린 붉은 넥타이와 검은 조끼를 입혀
놓았다. 이러니 정말로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화! 이 옷 예뻐요!! 감사요 주인님!”
자신의 옷을 둘러보며 실프는 기쁨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반대쪽인 운디네
는 아무 말 없이 표정, 자세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가만히 있기만 했다.
막상 이렇게 해 놓으니 카이란 자신만 처량하게 보이는 것은 착각이 아니라는 생각
이 들었다. 그런 생각에 카이란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집으로 들어가서 옷을 뒤지기
시작했다. 다행이 검은색 캐주얼 정장 한 벌을 찾을 수가 있었다. 그것으로 갈아입
고 문 앞에 기다리고 있는 실프와 운디네에게 갔다.
“자.. 갈까?”
“넷! 주인님!!”
“………”
명쾌하게 대답하는 실프의 모습이었지만.. 운디네는 무언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 다
는 표정이었다. 잘 새겨 보지 않는 한 눈치 못 챌 정도지만 여전히 옷을 입는 느낌
이 그다지 좋지 않은지 살짝 눈썹이 안으로 몰리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어쩌랴? 절대 명령 복종인데. 카이란은 실프와 운디네를 부른 이유는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그저 혼자서 재미를 보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이 좋다는 결론에 의해 이렇게 두 정령을 부른 것뿐이니까.
우선 카이란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바로 마법을 사용해서 도시 중심가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천천히 도시 중심가로 향해도 됐지만 정령을 소환해서 인간형으로 변하
게 하는 것은 막대한 마나량이 필요하다. 아무리 드래곤이라고 해도 반나절도 버티
지 못할 정도이다. 그런데 2명이라면 과연 몇 시간을 버틸까? 아마도 4시간이 한계
이기 때문에 그 만큼 시간을 아껴야 한다.
-슈슉-
카이란이 찾은 곳은 인적이 드문 으쓱한 골목. 그곳에는 붉은 머리 미남자 카이란과
귀여운 소녀로 변한 실프, 조각처럼 아름다운 운디네가 나타났다. 텔레포트를 사용
해서 오려면.. 인간의 눈에 띄면 안 되니, 이런 으쓱한 골목으로 목적지를 잡은 것
이다.
“자 가볼까…”
“넷! 주인님!”
발랄한 실프는 카이란이 말하자마자 앞으로 달려나갔다. 하지만.. 별로 가지 못한
채 멋진 소리와 함께 실프의 몸은 땅과 밀착된 상태였다.
-꽈당!-
“에공.. 넘어졌네… 헤헷..”
아픔에 대해서 그리 고찰이 없는지 실프는 넘어졌어도 발랄하게 웃으면서 일어났다.
카이란은 살짝 웃음을 짓고는 실프에게 다가갔다.
“아직 걸음걸이도 익숙하지 않으면서 뛰면 어떻게?”
“헤헷.. 하지만.. 두 다리로 뛴다는 느낌이 기분 좋은 걸요..”
“녀석…”
빙긋 웃음 짓고는 실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운디네와 같이 카이란은 인간
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상점가 근처로 걸음을 옮겼다.
-웅성 웅성-
인간들의 시끄러운 소리와 차도에 다니는 자동차의 소음도 한 몫은 거리를 걸으며
저마다 상점가의 물건들을 보면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정령들은 몇 번 소환을 당
해서인지.. 거리에 있는 상점가의 물건들을 봐도 그리 신기한 감은 없었다. 그래서
실프와 운디네의 표정은 그리 신기하다는 느낌을 찾을 수가 없었고, 그저 아이 쇼핑
(Eye Shopping)하는 기분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밖에 나오니.. 집에 있는 것 보다는 좋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에 나올 것을 후회했다. 시원한 바람이 아닌 추위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차가운 바
람이 불어서 외출하기에는 다소 귀찮은 감이나 싫은감이 있겠지만 나가서 노는 것
보다는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카이란에게는 그다지 추위를 잘 느끼지
않으니 추워서 나가지 싫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고, 단지 귀찮아서 외출을 하지 않
는 것이 문제였긴 하지만…
“와… 멋지다..”
“예쁘다..”
“미남, 미녀도 모잘라.. 귀여운 아이까지….”
“한 폭의 그림 같네…”
“저 남자 너무 멋지다.. 내 이상형인데.. 여자까지 멋지니… 이거 샘도 나지 않네.
.”
“아잉!! 저 아이 너무 귀여워…”
저마다 거리에 걸어다니는 인간들은.. 카이란과 운디네, 실프를 보고 웅성거렸다.
조각해놓은 듯한 아름다움만을 자랑하니 시선이 모두 카이란쪽으로 끌리는 것은 당
연했다. 이런 시선을 받는 것은 예전에도 몇 번 받아봤지만…, 오늘은 시선이 받는
의미가 다르니.. 왜이리 콧대가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또한 입도 찢어질 것만 같았
고..
“….주인님.. 보여요…”
실프는 카이란의 얼굴을 올려보며 말을 했다. 여전히 얼굴 표정을 관리 못하는 카이
란의 모습이었다.
“으, 응? 하핫.. 보였냐..?”
“네.. 꼭 우리가 시선을 받는 것이 찢어져라 좋아하는 표정이었는 걸요… 에효..”
그런 카이란의 표정에 의해서 한숨을 어리는 실프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옆에 운디
네는 조용히 한마디 건넸다.
“그런 것을… ‘변태’라고 하지요.”
“………”
나르시스트에 이어서 변태… 카이란은 깊은 절망감에 빠지는 것 같았다. 실프는 어
색하게 웃으면서 카이란과 운디네를 번갈아 보았다.
“아…”
실프는 무언가를 발견한 마냥.. 카이란의 소매를 잡아 당겼다. 카이란은 실프에게
눈길을 돌리자 손가락으로 어디를 가리키는 모습이 보였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
으로 눈길을 다시 돌렸고, 그곳에는 카이란이 잘 아는 인물에 있었다.
“얼래? 민지네…”
뜻밖이라고 해야 하나..? 역시 세상은 좁다고 해야 하나? 옷가게에서 유심히 옷을
구경하는 민지가 보이자 카이란은 자신이 지금 어떤 모습인지 망각한 채 아무런 생
각 없이 그녀를 부르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카이란이 걸음을 옮기자 실프, 운디네
도 같이 움직였다.
“민지야…”
친근함이 가득한 어조로 민지를 불렀다. 그러자 민지는 의아함이 묻어있는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리자 카이란은 ‘제가 왜 저러지’ 라는 얼굴로 다시 한번 민지를 부
르려고 했다. 다행히 운디네가 더 빨리 말했다.
“주인님.. 민지는 지금 주인님의 모습을 알아 볼 리가 없습니다.”
“아…”
잠시간 자신의 모습이 어떤지를 자각하자 카이란은 뒷머리를 긁으며 탄성을 내뱉었
다. 그리고 어떻게 할까 망설이다가 이내 결정을 짓고는 다시 민지에게로 향했다.
“여어.. 네가 민지구나…”
여전히 친근함이 묻어 있는 말투로 민지를 다시 한번 불렀다. 그러자 민지는 가까이
에서 자신의 이름이 들리는 것을 귓가에 느껴졌고, 다시 한번 두리번거리다가 카이
란과의 시선이 딱 마주쳤다.
“와! 꽃미남!”
민지가 카이란의 얼굴을 보자마자 내뱉은 첫 소감은 이거였다. 어떻게.. 처음 보는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데…. 저런 말이라니.. 어찌보면 민지도 성격하나 정
말 유별나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누구세요?”
그리고 다음 말은.. 지극히 정상적인 말이었지만.. 지금까지 눈치를 못 챘는데, 민
지 옆에는 또 다른 인물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보았다.
“꺄아! 잘생긴 사람이다! 야 이 민지!! 브라더 콤플렉스에 벗어나서 이제 이런 미남
을 건진거냐?”
친구A가 카이란의 얼굴을 보고는 얄팍스럽게 웃으면서 민지의 왼쪽 어깨를 툭툭 건
드렸다.
“오옷! 민지야! 누군지 모르지만.. 소개시켜 줘라!! 이런 미남이라니!! 연예인보다
더 잘생긴 사람이라.. 이 내가 뿅 갈 것 같다!”
이번에는 친구B가 흐느적거리며 비꼬았다. 민지 곁에는 두 명의 여자아이가 있었고,
비슷한 또래같이 보이니 아마도 클래스메이트 같았다. 민지는 그 두 명의 같은 반
아이의 부추기는 말 때문에 얼굴을 붉혔다. 또한 브라더 콤플렉스라는 말에 의해서
표독스런 눈빛으로 아이들에게 쏘아보며 반박했다.
“우, 웃기지마! 왜 내가 브라더 콤플렉스야!!? 난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헤에.. 그렇냐? 후훗.. 그렇구나.. 야야.. 그렇데..”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옆에 있는 친구B에게 능청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친구A
는 친구B와 비슷한 표정으로 웃었다.
“후훗.. 그런가보지 뭐.. 후훗..”
말을 수긍한 듯 보이나.. 표정에는 절대로 부정하는 얼굴이었다. 결국 민지는 투정
만 부릴 수 밖에 없었고, 다시 앞을 쳐다보며 카이란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오빠는 누구세요? 어떻게 제 이름을 알고 있는거죠?”
“당연히 알고 있지.. 난 네 오빠의 친구야.”
그러자 불신이 가득한 표정으로 뚫어져라 쳐다보는 민지.
“음… 못 믿겠는데요.. 우리 오빠… 예전에는 바보 같아서.. 왕따 당했던 인물이
에요. 하지만 그것은 옛날 얘기고.. 지금은 더 바보라.. 반 아이들을 왕따 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가진 멍청이인데.. 친구라뇨…? 못 믿겠는데요.”
‘윽! 바, 바보에 멍청이!!’
민지의 직설적인 신랄한 발언에 카이란은 이마에 핏대가 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 지금은 외모가 다르니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며 표정관리에 신경 써야 했다.
그러자 실프는 동정 어린 눈빛으로 카이란을 보았고, 운디네는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은 채 각각 입을 열었다.
“주인님…. 불쌍해…”
“그러한 분이셨군요. 바보에 멍청이라.. 앞으로 그 부분 잘 기억하겠습니다.”
‘기, 기억하지마!!’ 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지, 진짜야.. 믿어죠.. 어쨌든.. 그것은 됐고.. 지금 뭐 하고 있었니?”
친근하게 말을 해도 여전히 불신이 가득한 표정으로 도끼눈으로 빤히 쳐다보고 있는
민지였다. 의외로 이런 쪽에는 철두철미한 민지의 모습이라.. 어색하게 웃을 수 밖
에 없는 실정이었다.
“….하아.. 대충 믿어 드리죠.. 뭐.. 보시다시피.. 이런 거 하고 있었어요.”
한숨을 내쉬며 민지는 오른손에 들고 있는 몇 개의 종이 백을 들어 올렸다.
“아아..”
카이란은 대충 민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 처음.. 민지를 보았을 때 옷을
보고 있더니만.. 아무래도 친구들과 약속잡고 옷을 사러 쇼핑을 나온 것 같았다.
“그래.. 옷은 많이 샀고..?”
적어도 종이 백은 3-4개정도 들고 있는 상태라 그 정도면 쇼핑은 충분히 끝낸 것 같
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말에 대답은 친구A가 말했다.
“아니요! 아직 안 끝냈어요! 우리는 쇼핑 끝났고, 원래 민지도 끝났는데.. 오빠 옷
을 산다고 하면서 몇 시간째 이렇게 친구 고생만 시키고 있다니깐요.”
이번에는 친구B 왈.
“맞아요! 이러니 브라더 콤플렉스라는 소리를 듣는 민지.. 하아..”
고개를 저의며 민지의 그런 모습이 한심하고,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었다.
“야.. 야.. 무, 무슨 헛소리야. 뭐, 뭐 어때서!! 오빠 옷을 사주는 것도 죄야? 그,
그냥.. 오빠 옷 좀 사주고 싶어서 그런 것 뿐이야! 절대로 챙겨주려고 하는 것이 아
니란 말야!!”
정곡을 찔렸는지 민지의 양 볼에는 홍조를 띄며 바락 반박했다. 하지만 그런 외침에
도 불구하고 친구들은 여전히 능글스런 표정만 지을 뿐이었다. 강한 부정은 강한 긍
정이라는 것을 잘 모르는 민지같았다. 하지만… 그런 민지가 불쌍하게 생각하지 않
고, 카이란의 얼굴은 이상하게 양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불쌍함보다는
민지에게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아서 그런 반응이 나온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 주인님 너무 좋아하시는 표정이다.”
“그런 것을 ‘단순’하다고 하지요.”
표정을 읽은 실프의 말에 운디네는 가볍게 대변 해 주었다. 그리고 실프는 운디네의
그 말에 미약하게나마.. 인정한다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떡였다. 애석하게도 이번에
는 민지의 귀여운(?) 모습에 넋을 잃어서인지 카이란은 그 둘의 얘기를 못 들었다.
“너무 놀리지 마라.. 민지는 나름대로 이 나를…이 아니고.., 오빠를 너무 좋아하
고 있어서 그런 것이니까… 그런 걸로 약점 잡으면 안 좋지…”
타이르는 말투로 민지 친구들에게 말했지만.. 그런 말투와는 너무나 상반되는 얼굴
표정 때문에 보였기 때문에 그리 효과는 없는 듯 했지만.. 이상형이나 너무나 잘 생
긴 사람 앞에서는 굴복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듯 힘차게 대답했다.
“넷!! 민지야! 얼른 오빠 옷 사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