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world Dragon RAW novel - chapter 175
“당연하지! 그러지 않아도 극기훈련을 갔다온 뒤로부터 무료함을 느껴서 죽겠는데 조
금후면 시험이라니! 난 금시초문이야! 왜 이제야 그걸 몰랐지!? 시험이 시작되면 2-3
교시 밖에 안 한다는 것이잖아! 그런 기쁜 소식을 내가 이제야 알다니! 이런 젠장맞을
일이 있나! 그걸 미리 알았다면 앞으로 그것만 바라보며 살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그런 기쁜 소식을 이렇게 늦게 알게 되다니! 난 왜 이럴까!!? 이 바보바보바보!”
“…….”
갑자기 백성이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자기비하를 하기 시작했다. 아예 난 천하의 둘도
없는 바보라는 것을 강조해라. 어떻게 시험 날짜도 모르는지…. 대계 선생님이 종례시
간에 가르쳐 주거나 수업시간에 시험범위를 가르쳐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을
지금까지 몰라서 이런 증상이라니. 그것도 그거지만… 지금도 지루해서 죽을 것 같다
면서 시험을 본다면 뭐라도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는가 보군. 바보아냐?
난 혜미언니를 쳐다보며 진지함이 묻어난 눈빛으로 물어보았다.
“원래 저래요?”
의도는 ‘쟤 원래 바보예요?’ 라는 질문이다. 나의 질문이 무슨 뜻인지 아는지 모르는
지 혜미언닌 그냥 눈웃음만 지을 뿐이었다.
우리는 계속 집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아무래도 백성이네 집인 것 같다. 그리고 사미
와 아리아, 혜미언니는 백성이 집에 들릴 예정인 것 같고.
나도 백성이네 집에 간 적은 있다. 이들과 같이 다니는데 한번쯤은 안 가볼 리가 만무
하다. 사실 딱 두 번 가봤지만….
백성이네 집은 쉽게 말해 부유층 집안이다. 100평정도 되는 2층 짜리 단독주택이다.
이거면 말 다했다. 처음 백성이네 집에 갔을 때, 난 입이 쩍 벌어지고 말았다. 세상에
마상에… 이런 집은 실재로 TV에서 봤지 직접 눈으로 보니 지금만큼은 백성이가 대단
하게 보였다. 물론 여기까지 이룬 장본인은 백성님에 아버지겠지만….
백성이네 집 가기 전에는 다른쪽으로 가는 길목이 나온다. 우리가 그곳으로 도달했을
즘, 모두 아무 말 없이 백성이네 집으로 가는 길목을 향했다. 난 능청스럽게 말했다.
“어머? 사미야 오늘은 이쪽으로 안가?”
“어? 난 오늘 백성님에 들리려고 하는데? 왜 넌 안 가려고?”
에구… 사미는 아직 친구를 한번도 사겨보지 못해서인지 미리미리 말한다는 것을 잘
모르는 모양이다. 자신이 말한 ‘왜, 넌 안 가려고?’ 라는 부분이 잘못 된지를 모르고
있다. 왜 자신이 가면 당연히 나도 간다고 생각하는지 아직은 많은 것을 알아야 할 필
요성을 느낀다. 아리아야 애초에 사미와 똑같이 백성이 하나만을 바라보는 소유자라
죽이 척척 맞는 것이니 솔직히 도움이 못된다.
“으응… 난 오늘 너희 집을 가려고 오늘 같이 동행 한 거거든….”
백성이네 집은 입이 벌어진 것에 불과하지만 사미네 집은 비명을 내지를 정도였다. 크
기가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넉넉히 잡아도 가히 800평 이상이 될 것 같은 집안에 정원
까지, 없는 것이 없었다. 어떻게 이런 집안에서 사는지, 유지비도 만만치 않을 것 같
다. 조직이라고 해도 역시 사업까지 확장하는 곳 답게 돈이 어마어마한가 보다. 그렇
다면 이 집을 물려받을 만한 인물은 바로 백성이라는 뜻. 그때 더더욱 백성이를 바라
보며 난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 잘 만나 팔자 늘어지게 생겼구나.’
라는 생각을… 아마 사미와 결혼을 하면 이 재산을 잘하면 백성이에게 갈 확률이 높을
테니 말야. 문제는 데릴사위가 되야 하지만….
“그래? 흐음… 그런 거였구나. 그래, 그럼 우리는 따로 가지 뭐. 백성님 죄송해요. 오
늘 하나 때문에 집으로 곧장 가야 할 것 같아요. 너무 죄송해요.”
사미는 쉽게 나의 말을 응낙했다. 그러자 민지가 아쉽다는 표정으로 사미에게 말했다.
“에? 사미 언니 그냥 집에 갈 거예요? 웅~ 좀 아쉽네요.”
“뭐, 친구 때문이라면 어쩔 수 없지. 아니 괜찮아. 그럼 아리아와 선배는 어쩔 거예요
?
백성이는 사람좋은 표정으로 웃으면서 사미를 이해했고, 그 뒤 옆에 있는 혜미언니와
아리아에게 시선을 돌려 어떻게 할지를 물어보았다. 나도 그녀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때 사미 말대로라면 그녀들은 오히려 부추겼다고 하니, 나 혼자서 사미를 부추기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그녀들이 있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라 가든 말든 그리 상관이
없었다.
“음, 저는 그냥 백성님네 갈래요.”
“후훗! 글쎄요. 저는 아무래도 사미가 가니 저도 가봐야겠죠?”
대답은 쉽게 나왔다. 아리아는 백성이네 간다고 했고, 혜미언니는 집으로 간다고 한다
. 혜미 언니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자마자 시선을 나에게로 옮겨 뭔가 의미심장한 미소
를 보였다. 왜 나에게 그런 웃음을 보이는지 좀 의아했지만 백성이의 말에 의해서 생
각을 멈추었다.
“그래요? 그렇다면 여기서 찢어지지. 그럼… 사미 내일 보자고.”
“응! 언니! 내일 봐요!”
우리는 짤막하게 인사를 건네고 정확히 3:3으로 백성파(?) 사미파(?)로 찢어졌다. 그
리고 제 각자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사미네 집으로 다다를 때쯤 예상대로의 전개가
있었으니…….
“여어!”
“…….”
기다렸다는 듯이 종민이가 빙긋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다, 당신이 이곳에 왜 또 나타난 거예요!!?”
“어머나? 안녕하세요. 어제도 뵙는데, 오늘도 뵙는군요. ”
사미는 바락 소리치는 반면 혜미언니는 시종일관하게 포커페이스로 웃으면서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나를 쳐다보며 빙긋 웃는다. 아무래도 혜미 언니도 종민이가 나타날
것이란 걸 예상했고, 조금전 백성이와 헤어졌을 때 나에게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낸 이
유도 이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쉽게 말해 내가 사미네 집으로 가자는 의도를 알
아차렸다는 것이다.
“어, 어… 종민이가 이곳에 웬일이냐?”
난 능청스럽게 종민이에게 말을 걸었다.
“당연히 사미를 모시러 왔지.”
그리고 종민이도 나에게 당연하다는 말투로 답했다. 그러자 사미는 버럭 성질을 냈다.
“왜! 왜 내가 당신을 따라가야 하는 거지요? 전 볼일 없습니다! 어서 가주세요! 전 오
늘 하나하고 같이 저희 집에 가야 하니까요!”
아직은 종민이가 꺼림칙한가 보다. 점심시간에 그런 말을 했는데도 사미의 본능은 바
꿀 수가 없나 보다. 그나저나 종민이도 참 대단하다. 여자가 단호히 거절했는데도 저
렇게 웃음을 유지하다니… 실로 가상하다.
“사미야 가라. 종민이가 이렇게 몸소 왔는데, 그냥 돌려보낸다면 실례잖니. 난 다음에
너희 집에 갈 테니 오늘은 종민이하고 놀다와.”
“에? 그, 그런 것이 어딧어? 우리집에 가기로 했으면 가야지. 난 그럴 수 없어.”
에구~ 예쁜 사미, 순진하기도 하지요. 내가 이것을 노렸다는 것을 잘 모르다니, 사미
야 정말 미안해.
“괜찮아. 꼭 이번만이 기회가 아니잖아. 얼마든지 갈 수 있잖아. 그러니 종민이와 재
미있게 데이트하고 오라고. 어차피 어제도 했잖아. 한번이건 두번이건 어차피 똑같잖
아. 그리고 내가 유유히 말했던 말 중 뭔지 알지? 즐기라는 거야. 고등학교 인생의 추
억을 만들라는 거야. 벌써 내 말을 까먹은 거야?”
“그,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사미는 머뭇머뭇 했다. 쉽게 생각을 잡을 수 없는 거겠지. 내가 그렇게 말했지만 무엇
보다 고등학교 추억은 백성이와 보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찼을 것이다. 장작 사랑하
는 사람을 놔두고 다른 사람과 추억은 그다지 내키지가 않을 테니까 말야.
“그래 사미야 갔다와. 너도 어제 재미는 있었다고 나에게 얘기했잖아. 그걸로 된 것
아니니? 솔직히 너도 그런 기분 한번쯤은 더 경험하고 싶잖아. 너의 머뭇머뭇 거리는
태도를 보면 난 알 수 있어. 그런 것 가지고 배신을 한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 장작
네 본인만 떳떳하다고 여기면 백성군도 그렇게 추궁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그런 것
가지고 백성군이 뭐라고 할 위인도 아니지만 설사 알더라도 백성군은 그런 것으로 화
낼 정도로 그리 속 좁은 사내가 아니라는 것은 너도 잘 알잖아. 그렇지 않아?”
흐음… 의외로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긴 백성군의 천하태평 한 모습을 본다면
확실히 화낸다는 생각이 안 든다. 난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와 누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전 사미를 기쁨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군요.
이거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핫!”
종민이는 뒷머리를 긁으며 웃음을 내뱉었다.
“어머나… 종민군은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사미를 잘 부탁드려요.”
“에? 자, 잠깐‥ 난 아직 결정을 내지 않았다고!”
혜미언니는 멋대로 결정해버리자 사미는 깜짝 놀라며 반박을 했다. 원래대로의 사미성
격의 패턴이라면 ‘내가 왜 저런 미천한 인간과 같이 논다는 생각을 하는 거야!? 그럴
일 없어!’ 라고 대답할 텐데 아무래도 어제의 영향이 컸던 탓인지 말투가 바뀐 상태였
다.
난 씩 웃었다.
“결정은 무슨… 그냥 잘 놀다오라고. 알았지?”
“자, 잠깐! 왜 이래 하나야!?”
난 억지로 사미의 등을 떠밀며 종민이 쪽으로 향하자 사미는 당황하는 손짓 몸짓을 보
였다. 하지만 마음이 좀 기울린 탓인지 저항하는 몸부림은 크지 않아 쉽게 종민이 앞
에 다가갈 수 있었다. 종민이는 활짝 웃으면서 어느새 사미 앞에 다가와 덥썩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럼 잘 갔다오겠습니다!!”
“자, 잠깐! 놔, 놔요! 이 손 못놔요오오오오오!!”
손을 잡자마자 종민이는 후다닥 어디론가 뛰어갔다. 그것도 사미의 손을 잡고서 뛰어
가니 또다시 도플러효과가 터졌다. 모두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나와 혜미 언니만 남
았고, 순간 썰렁한 정적이 흘렀다.
“…….”
“그럼 하나양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요? 맛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제가 다과(茶菓
) 정도는 대접할 수 있답니다.”
먼저 정적을 깬 이는 혜미언니였다. 난 흔쾌히 받아들였다.
“저야 그래주신다면 좋죠.”
“그래요? 그럼 가볼까요?”
“네.”
결국 사미의 바램대로 난 사미네 집으로 향했다. 다만 장작 나와 같이 가고 싶어하는
사미가 없는 것이 흠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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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늦었습니다.
그럴만한 사정이…
어쨌든.. 원래 예정대로라면 이번 편에서 이 챕터 완결을 해야 하지만..
원래 이번편이 저번 편과 이어져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 챕터가 이 챕터의 마지막편이 되겠습니다.
에구.. 할 말은 많지만.. 옆에서 땍땍 거리는 이가 있어서.. 잡담은 이만 줄입니다.
문의나 멜은[email protected] 입니다.
그럼 언제나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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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Subject
[연재] 235.이세계 드래곤 [24] 8.이해할 수가 없어!
(235) 이세계 드래곤 [24] 8.이해할 수가 없어!
종민이는 계속 사미에게 접근을 했다. 벌써 사미를 쫓아다니기 시작한지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종민이는 사미를 어떻게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
일 정도로 그는 정말 악착같았다.
사미는 계속 싫은 기색을 끊임없이 보였다. 하지만 사미가 계속 종민이를 만날 수 있
던 것은 바로 나의 덕택이다. 내가 자주 사미네 집으로 가기 때문이다. 사미는 이상하
게 나에게 무척 약하다. 나의 뻔한 행동이 눈앞에 보이지만 사미는 그것을 일부로 속
아주는 건지, 아니면, 진짜로 속는 건지 잘 알 수가 없다. 아니, 일부러 속아넘어가는
척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은근슬쩍 사미는 종민이가 자신을 기다리기를 바
라는 눈치도 가끔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음에 품었다기 보다는 뭔가 기대에 설렌
다는 표정이니 확실히 사미는 종민이에게 마음이 없다는 것은 장담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사미는 바로 10대들이 구경하고 놀고 하는 그런 것을 좋아
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 밖에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느낌상 내 예상
이 맞는 것 같다. 분명 자신은 자신 나름대로 이 일을 즐긴다는 생각 할 테니까. 단지
눈앞에 종민이가 자주 나타나서 치근덕거리고 있다는 것이 느낌이 싫은 것 같다.
요~ 기집애 그런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이 나에게 말을 해야지. 이렇게 은근슬쩍 시치
미를 떼다니… 뭐, 그래도 좀 봐주는 것이 낫겠지? 괜히 그런 말 꺼내면 사미야 당연
히 아니라고 하면서 반박할 테지만 사실상은 무안할 테니 말이야. 난 친구에게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결론은 모르는 척 가만히 있는 걸로 할까나…. 후훗~ 난
역시 멋진 친구인가봐.
난 그렇게 사미는 종민이에 의해서 요즘 애들이 잘 알고 즐기는 일을 계속 만끽할 줄
만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욕심이었을까? 나중에서야 사미에게는 그것이 힘들다
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딩동 딩동-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과목 선생님은 밖으로 나가고 담임이 곧 들어와서
종례를 시작했다. 대충 앞으로 1주일 밖에 안 남은 기말고사니‥ 어쩌고저쩌고 시험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만 전하고는 도로 다시 밖으로 나가버린 담임선생님을 보며 난
책가방을 챙겼고, 사미와 같이 교실 밖으로 나가자마자 그녀에게 말했다.
“오늘은 우리 둘이서만 가자.”
사미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으, 응? 하지만 백성님과 아리아양이….”
같이 가고 싶어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오늘은 나와 둘이 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
바램은 지금 나의 말에 나온다.
“그냥 아리아에게 먼저 간다고 말하고 가면 되잖아. 오늘은 토요일인데 그냥 집에 가
면 정말 재미없다고. 나와 노는 것 싫어? 난 너와 데.이.트.하.고 싶어서 둘이 가자고
한 말인데… 넌 그게 싫은가 보구나.”
은근슬쩍 데이트라는 말은 임팩트하게 강조했다. 그리고 여기서 말은 꺼내지 않았지만
알아둬야 할 점은 종민이와 같이 라는 대목도 사실상 저 말속에 내포되어 있다는 것이
다. 그 말을 하면 분명히 사미는 꼭 백성이네 간다고 아우성 칠게 뻔하니 난 그 말을
뺀 것 뿐이다.
내가 느닷없이 이런 말을 꺼낸 이유는 사미와 종민이가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 토요일이겠다 시간도 많겠다 하니 한번 같이 동참
해 볼 심산인 것이다. 분명 종민이는 우리가 자주 가는 길목에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야. 사미도 그것을 못 느끼는 바는 아니겠지만 분명 속아주는 척 하겠
지.
“아, 그, 그런… 것은 아냐. 당연히 좋지. 하지만 같이 우리끼리만 가는 것은 좀… 그
, 그냥 같이 데이트하면 안될까?”
처음은 금방 좋아하는 표정을 짓더니만 순식간에 그 표정은 싹 사라지고 우물쭈물한
표정으로 바뀌며 말을 꺼냈다. 남자 하나에 여자 셋이라… 아니, 잘하면 여자 다섯일
수도… 민지와 혜미 언니가 가세할 수도 있으니까 말야. 어쨌든, 그것은 싫군. 무슨
길거리에 시선 집중하게 생겼어? 그리고 백성이만 좋으라고? 그것은 정말 싫다.
“그건 별로야. 난 너와 같이 돌아다니고 싶다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은 다
음으로 미루면 안될까? 난 그러고 싶어.”
또한 종민이와 백성이와 마주치면 안되니까 말야.
“으음… 그, 그런…”
사미는 생각에 잠겼다.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고, 방금 고민에 빠진 표정은 온데간데없이 금새 활짝 웃는 미소를 보였다.
“그래. 그러자. 아리아양이나 백성님에게 말해 놓고 가자고. 아마도 이해해 주실 거야
.”
난 빙긋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결정했으면, 얼른 가자고.”
“응.”
우리는 불과 몇 미터 안 되는 백성이네 반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
서는 아리아를 만날 수가 있었고, 대충 우리들은 그녀에게 먼저 간다고 말을 해 놓자
역시 예상대로 아리아는 깊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활짝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네, 제가 백성님에게 말해 놓을테니, 그렇게 하세요.”
그 말을 듣자마자 나와 사미는 대충 인사를 건네고 학교 건물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교문 앞에서는 언제나 민지가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을 테지만 오늘은 없었다. 아무래
도 오늘이 토요일이라 그런 것 같다.
평일 날에는 언제나 중학생이 먼저 끝난다는 것은 누구라도 쉽게 알 수 있는 상식이다
. 우리 학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건물이 붙어 있는 관계로 수업시간은 50분으로 맞추
어져 있다. 대부분 다른 중학교는 45분이 정상일 테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5분이 더 추가되어 있어서 중학생들에게 있어서는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생각하
겠지만, 이 학교는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월부터 금까지 모두 6교시로 통일해져 있다는
점이다. 대계 보통 중학교는 월부터 금요일 중 중간에 7교시가 껴 있지만 우리 학교는
그것이 없다는 것이다.(이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지겠지만 필자의 중학시절에는 화요일
은 무조건 7교시가 있었기에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설정한 것이니 그냥 그렇다고
만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는 월부터 금까지는 무조건 7교시라는 것이
다. 여기서 혜미 언니는 어떻게 민지와 같이 있는지는 의아하겠지만 거기까지는 나도
모른다. 나 역시 미스터리라고 생각하니까 말야. 혹시 수업을 땡땡이 치는 불량소녀가
아닌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니까.
어쨌든간 민지가 학교 교문 앞에서 우리들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어떻게 50
분 동안 밖에서 기다리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게 생각될 뿐이다. 50분 동안 혼자서 우
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닐텐데…. 어쨌든 월-금을 제외한 토요
일은 중학교나 고등학교는 모두 3교시로 이루어져 있고, 지금은 우리들이 먼저 끝났는
지 교문 앞에는 민지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심지어 혜미 언니도….
우리는 곧 바로 도시 중앙가로 향하기 위해 가까운 버스정류장을 찾았다. 그러자 우연
도 아니라는 식으로 우리가 가는 길은 앞에는 종민이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표정으로
떡하니 서 있었다.
“여어‥. 오늘도 데리러 왔어. 어랏? 오늘은 하나까지 있네? 어쨌든 안녕!”
“‥그래….”
어쨌건 난 대충 종민이에게 손을 살짝 올리며 인사를 받았다. 과연 오늘 사미는 어떻
게 나오는지 난 궁금했다.